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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을 버려야 원하는 삶 목표 찾을 수 있어" 전주 찾아 즉문즉설한 법륜 스님

親美·親中정책 오락가락, 北자극…'한반도 평화위협' 진단

 

'달변가' 법륜 스님은 거침이 없었다. 29일 전주시청 강당은 스님의 '희망세상 만들기'를 주제로 한 강연을 듣기 위한 시민들로 2층까지 꽉 찼다. 바로 묻고 답하는 '즉문즉설'(卽問卽說)은 때로는 엄숙함을, 때로는 웃음을 교차시키면서 각자의 삶 안에 화두를 던졌다.

 

전북대에서 방황하는 한 청춘이 손을 들었다. "부(副)·명예·사회적 지위에 얽매이지 않고, 어떻게 하면 원하는 삶의 목표를 찾을 수 있을까요?"

 

스님은 "부나 명예,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갈구하는 삶은 문제될 게 없다"고 했다. 이것들을 얻기 위한 노력은 하지도 않고 바라기만 하는 '욕심' 때문에 괴로운 마음에 사로잡힌 게 문제라는 것. 스님은 "'욕심'은 버리되, '원'(願)까지 없앨 필요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삶의 목표는 그 누구도 잘 모른다"면서 "개인적으로는 현재 있는 자리에서 단기적인 목표를 정해 실천해나가고, 사회적으로는 원하는 세상을 가꿔나가기 위한 관심을 가져나갈 것"을 권유했다.

 

뒤이어 야당과 여당이 판이하게 접근하는 남북 관계를 어떻게 봐야 하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다소 '거창한' 질문에도 스님은 당황하지 않고 "가장 큰 변수가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여기서부터 몇 백 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방대한 역사지식이 풀어졌다. 역사 이야기의 핵심은 '떠오르는' 중국과 '지는' 미국 사이에 낀 우리나라가 어떤 외교 전략을 쓰느냐에 따라 달렸다는 것.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중 정책, 이명박 대통령의 친미 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북한을 자극해 한반도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스님이 내놓은 현명한 해결책은 뭘까. "바르게 투표하라"는 것이다. "출신지, 학교, 종교 등을 따지는 '묻지마 투표'는 안되고, 나라의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할 수 있는 정책에 표를 주되 정책이 비슷하면 신뢰도를 보고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강연 내내 다양한 고민에 대한 답으로 모든 죄를 뒤집어 쓰고 십자가를 진 예수의 자세를 강조했다. 희망을 담보하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려면 "피해가 생기면 내가 책임지고, 이익이 된다면 나눠갖겠다"는 마음가짐이 요구된다는 딱 부러진 답변. 종교를 넘나든 '즉문즉설'은 이날 참석한 모든 이들에게 잊지 못할 즐거운, 그러나 울림이 큰 나들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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