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째 장학금 지급 소권호 전주교대 명예교수
올해로 14년째 '권보' 장학금을 지급한 전주교대 소권호 명예교수(83)는 인터뷰 요구에 손사래부터 쳤다.
그는 지난 19일, 전주교대 서주연 학생과 우광윤 학생 두 명에게 각각 1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지난 1999년부터 올해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왔지만 자랑할 게 아니라는 것.
"단지 나를 가르치고, 키워주고, 도와줬던 학교 측에 뭔가 도움을 줘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소 명예교수는 지난 1966년부터 1994년까지 28년간 전주교대에서 윤리교육과 교수로 재직했다.
이에 앞서 그는 일제 강점기인 1949년에 전주교대 전신인 전주사범학교 1회 졸업생으로 졸업했다.
대학 졸업이후 10여 년간 고교에서 교사로 재직했지만 사실상 인생 황금기를 전주교대에서 보낸 셈이다.
"도움을 주는 방법으로 장학금보다 좋은 게 없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렵지 않게 선택했고요"
지난 1994년 퇴직한 그는 5년 후인 1999년 자신의 돈 2000만원을 기금으로 출연해 '권보' 장학회를 만든다.
권보란 명칭은 자신의 이름(소권호)과 2년전 별세한 부인(오보순 여사)의 이름을 한자씩 따서 만들었다.
이어 장학회는 학교 측에 통장을 넘긴 가운데 학교가 직접 관리하며 운영토록 하는 방식으로 운영토록 했다.
그리 윤택한 삶은 아니었지만, 학교측에 그리고 학생들에게 무언가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에서 추진한 것.
"출발 당시에는 괜찮았는데, 요즘 들어 금리가 낮아지고 있어 많은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권보 장학회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학기당 한명의 학생에게 100만원씩 지원하는 꽤 규모있는 장학회였다.
하지만 얼마전 부터는 연간 한명 또는 두명의 학생에게 한정해서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축소됐다.
소 명예교수가 출발당시 넣어둔 기금의 이자로 운영되는지라, 금리가 떨어지면서 수익(?)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힘들지만 계속 이어갈 것입니다. 어려운 학생들을 도와주는 것은 넘어 훈훈한 사회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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