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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는 나라 주인으로서 머슴 뽑는 소중한 권리"

4·11 총선 전주지역 남성 최고령 투표자 101세 허윤섭옹

"투표는 유권자가 대한민국의 주인으로서 머슴을 뽑는 일이지요"

 

11일 전주시 완산골 문화회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허윤섭옹(101).

 

전주시에서 남성 최고령자인 허옹은 지난 60여년간 자신에게 주어진 투표권을 단 한 차례도 포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그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한 제헌국회의원 선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술회했다.

 

그는 "나라 잃은 국민에게 무슨 투표권이 있겠습니까? 내 손으로 직접 뽑은 사람이 국회의원이 됐을 때 비로소 조국의 해방을 실감했습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이승만 정권에서 치러진 부정선거는 그의 투표에 대한 열정을 식게 만들었다.

 

"그때는 서슬퍼런 시절이었습니다. 국민들은 나라에서 하라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고 부정선거 직후에도 국민들을 탄압했지요."

 

이승만 정권이 물러난 뒤 곧바로 시작된 군부독재시절에도 그는 수차례 투표에 대한 회의가 들었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는 끝까지 행사했다.

 

수십년 동안 제대로(?) 된 권리행사를 못해본 그는 직선제가 부활된 지난 1987년 13대 대통령선거를 가장 극적인 순간으로 기억했다.

 

허 옹은 "국민들의 손으로 직접 대통령을 뽑는 게 지금은 당연한 일이지만 당시에는 많은 국민이 목숨을 걸고 싸워서 얻어낸 결과입니다"고 말했다.

 

70년 가까이 자신의 소신을 지켜오며 '소중한 권리행사'를 이어온 그는 투표에 대한 철학과 현시대의 유권자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그는 "투표는 대한민국의 주인으로서 머슴을 뽑는 일로 과거에도 한 집안의 머슴을 뽑을 때도 신중했는데 하물며 나라의 머슴을 뽑는 일인 선거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며 "우리가 뽑은 머슴이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하고 국민들은 죽는 날까지 일 잘하는 머슴을 뽑아야 나라가 부강해 집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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