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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의 봉사대상 수상 김용래 씨 "봉사란 능력과 지식을 대가없이 베푸는 것"

어르신들 위한 경모당 건설·아파트 노인 문맹자 퇴치운동 / 부인 이름 딴 '파래재단' 만들어 어려운 학생에 장학금 기탁

"교육을 통해 인재육성에 힘써야 나라가 부강해집니다"

 

지난 달 22일 JTV주최 제8회 초아의 봉사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용래씨(86).

 

여든이 넘은 나이가 무색하게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씨에게 "봉사의 정의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던졌다.

 

"봉사는 가지고 있는 능력과 지식 등을 대가없이 베푸는 것"이라고 답변한 그답게 봉사의 시작도 남달랐다.

 

직업군인이었던 그는 6·25전쟁과 월남전쟁에 참전해 고아, 피난민 등의 비참한 생활을 목격하며 사회에 대한 봉사를 다짐했다.

 

그는 전역 후 70년대 초 예비군 중대장으로 일하던 시절 최우수 중대를 만들어 대통령 표창과 함께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이 돈은 자신의 5년 정도의 월급에 해당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지만 망설임 없이 기부를 선택했다.

 

어머니를 어린 나이에 여윈 그는 상금으로 동네의 어르신들을 모시기 위해 완산동 인근에 경모당(敬母堂)을 건설했다. 그는 당시 7남매를 키우며 이 중 3명의 자녀가 대학교에 다니고 있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등 가족의 반대가 심했을 법 하지만 부인 이선파씨(84)는 그의 선택을 존중해 줬다.

 

지난 1992년 그는 예비군 중대장을 은퇴하고 곧바로 경로당 회장을 맡았다. 당시 경로당에 있던 노인들 중 14명이 문맹이었다. 그는 문맹인 노인들을 위해 공책, 칠판, 필기구 등을 자비로 마련해 '아파트 노인 문맹자 퇴치운동'을 펼쳤다.

 

그의 1년 여간의 노력으로 7명의 노인들이 한글을 쓸 수 있게 됐다. 자체적으로 마련한 수료식에서는 잔치가 벌어졌고 당시 한 할머니가 손자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뜻 깊은 행사도 이어졌다.

 

그는 수십년간의 숨은 봉사의 공로를 인정받아 제8회 초아의 봉사대상과 함께 500만원의 상금을 받았지만 이번에도 역시 그의 선택은 기부였다.

 

'교육을 통해 인재육성에 힘써야 나라가 부강해진다'라는 그의 철학에 따라 가난 때문에 학업을 이어가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내 놓은 것.

 

그의 기부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다. 부인과 함께 매달 연금, 보험금 등의 일부를 적립해 자체적으로 부인과 그의 이름 마지막 글자를 딴 '파래재단'을 만들었다.

 

그는 "부인의 이름을 앞에 둔 것은 평생 남편의 봉사를 말없이 따라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작게나마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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