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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만든 먹거리로 사람들 건강해졌으면"

전주 남부시장 '뽕의 도리' 청년 CEO 이철희 씨

"느리게 걷다보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지난 4일 전주 남부시장 상가 2층에 '뽕의 도리'라는 상점을 열고 청년 사장님이 된 이철희씨(36).

 

빠르게 달려온 삶을 정리하고 느리게 걷는 삶을 선택한 이씨의 첫 인상은 느림 그 자체였다. 그는 인터뷰 내내 말, 몸짓, 걸음 등 모든 행동에서 느림과 차분함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처음부터 모든 행동들이 느리지 않았다고 한다.

 

영상학을 전공하고 서울에서 영화 촬영기사로 일했던 그는 밤새 이어지는 촬영과 불규칙한 식습관 등으로 점점 건강이 악화됐다.

 

"성공만을 바라보고 달려 왔습니다. 몸이 망가져 가는데도 말이죠."

 

건강을 잃어버린 그에게 조용필의 '꿈' 노래가사처럼 그 누구도 말을 건네주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무도 말을 걸어주지 않던 서울을 떠나 고향 부안에 내려오는 것 뿐.

 

그는 지난 2010년 고향에 내려온 뒤 자연을 벗 삼아 산책을 즐기고 어머니가 지어주신 밥을 먹으며 점차 건강을 회복했다.

 

"나무 그림자 위치가 매일 1도씩 바뀌는 것을 알아 볼 수 있을까요?"

 

그는 앞만 보며 달린 삶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자연의 미묘한 변화를 알아볼 수 있게 되면서부터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됐다.

 

사람들이 건강해 질 수 있는 먹거리 등을 만들기로 결심한 것.

 

그는 부안군에서 운영하는 '참뽕 아카데미'에서 뽕 재배법, 가공식품 만드는 법 등을 배워 뽕을 이용한 먹거리 개발에 들어갔다.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그가 선택한 방법은 역시 '느림'이었다. 다른 사람이 재배한 뽕으로 당장 연구를 시작할 수 있었지만 그는 자신이 직접 재배한 '유기농 뽕'만을 고집했다. 이렇게 재배한 뽕으로 만든 첫 작품(?)은 뽕잎 소시지. 그의 어머니가 뽕잎 순대를 만드는 과정에서 착안해 만든 소시지는 뽕잎 특유의 향이 잡냄새를 없애 준다고 한다.

 

현재 그는 소시지 외에도 뽕잎을 이용해 수제비누, 막걸리 등도 개발했고 다양한 응용상품들을 연구하고 있다.

 

"내가 만든 상품을 먹고 사람들이 건강해 졌으면 좋겠습니다."

 

뽕의 재배시기는 5월부터 6월까지라고 한다. 인터뷰 내내 그의 마음은 이미 '뽕 밭'에 두고 있었던 듯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뽕을 재배하기 위해 바쁜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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