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전북지사와 우범기 전주시장이 취임한지 7개월이 지났다. 임기 4년의 8분의 1 이상이 지난 셈이다. 짧게 보일지 몰라도 이 기간은 전북 도정과 전주 시정의 방향을 제시하고 기틀을 다지는 황금 같은 시기였다. 이들은 이 기간 동안 거침없이 질주했다. 선거공약을 새로 다듬고 첫 인사를 단행했다. 외부로부터 큰 충격이 없는 한 이들의 밑그림은 3년 반 동안 계속될 것이다.
이들은 두 가지 공통점을 지녔다. 하나는 관운이 좋다는 점이다. 김 지사나 우 시장 모두 자리를 줍다시피 했다. 김 지사는 송하진 전 지사, 우 시장은 임정엽 전 군수가 민주당 경선에서 컷오프 되는 등 행운이 따랐다. 짧은 기간에 어렵지 않게 오늘의 자리를 차지했다. 밑져야 본전이고 잘하면 돋보이는 위치에 오른 것이다.
또 하나는 두 사람 모두 경제와 성장을 중요시하는 개발론자라는 점이다. 전북은 계속된 인구 격감과 경제적 낙후로 상실감이 큰 지역이다. 따라서 변화에 대한 욕구가 분출하면서 큰 표 차로 승리했다. 이러한 시대정신과 변화의 열망을 담아 기대감 속에 출범했다.
우선 김 지사부터 보자. 53세의 젊은 나이와 82.11%라는 압도적 지지에 걸맞게 순항하고 있다. 김 지사는 ‘오직 경제, 오직 민생’을 앞세운다. 또 여야 협치를 통해 ‘전북특별자치도법’을 통과시켰다. 지금은 여기에 담을 규제 철폐와 특례 발굴 등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 기업 유치와 정부 공모사업, 새만금 개발 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제부터 김 지사는 그의 공약인 5대 대기업 계열사 유치와 탄소·수소 등 에너지산업, 농생명산업, 문화관광산업 등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 구호가 아닌 도민들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윤석열 정부 들어 도지사에게 지역대학의 학과조정 등 대학지원 권한까지 주고 있어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반면 김 지사는 인수위 시절부터 매끄럽지 못한 인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정무 및 홍보라인에서 잡음이 나왔다. 민주당 현역 국회의원들이 도의원들을 앞세워 견제하는 측면도 없지 않으나 아직 그의 입지가 탄탄하지 못함을 엿볼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의 최대 장점으로 꼽히는 ‘고시 3관왕’이라는 타이틀이다. 약(藥)보다는 독(毒)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 대권 도전의 꿈은 스스로나 주변에서 거론하기 보다는 성공적인 지사로 우뚝 설 때 드러나는 게 자연스럽다. 대권에 가까이 가본 고시 3관왕이 있었던가를 반추해 보라.
다음으로 우 시장을 보자. 우 시장 역시 전주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강한 경제, 전라도의 수도로’를 내세우며 공격적인 투자 유치와 탄소·수소·드론 등 미래 먹거리,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등에 앞장서고 있다. 오랫동안 논란의 대상이었던 대한방직 터와 종합경기장 개발에 첫걸음을 뗀 것은 그가 개발론자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주역 명품환승센터 착수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우 시장은 설화(舌禍)가 잦은 편이다. 또한 그림을 너무 크게 그리는 경향이 있다. 취임 전부터 전주시의원에게 폭언을 하고 주사(酒邪)를 부려 구설수에 올랐다. 천안-전주간 KTX 직선노선, 1조원 규모의 ‘왕의 궁원 프로젝트’ 등은 시원한 사이다 정책 같으나 실행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어쨌든 두 사람의 행보는 전북의 미래를 위해 더 빨라져야 한다. 이들이 선두에 서서 성장을 멈춘 전주와 전북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면 좋겠다. 전북 성공시대의 쌍끌이선이기를 기대한다.
/조상진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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