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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법종 교수의 전라도 이야기] ②전라도를 처음 찾은 포크, 금강에서 좌초된 미군함을 도운 익산 용안현감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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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 조사단 일행. 왼쪽부터 집사 정수일, 통역 전양묵, 1884년 미국 무관 포크, 공사관 전령 고인수. 

△포크, 최초로 대동여지도 들고 전라도를 찾다

조선주재 미국 최초 무관으로 복무를 시작한 포크는 외교관이자 일종의 공식적인 정보원으로서 많은 활동을 했다. 즉, 포크는 부임후 3개월이 채 안된 상황에서 조선에 대한 구체 정보를 직접 조사했다. 먼저 9월 22일부터 10월 7일까지 16일동안 서울 북서부, 경기 개성지역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2차로 1884년11월 1일부터 12월 14일까지 44일동안 경기, 충청, 전라, 경상지역을 돌고 문경새재를 넘어 충주를 거쳐 서울로 복귀하는 조사를 진행했다. 

포크는 이때 미 국무부에서 요구한 조선에 대한 군사적 정보와 지역현황을 포함한 모든 방면의 정보를 조사하고 기록했다. 그리고 포크는 조선정부가 제공한 '대동여지도'로 전체 일정을 짜고 이동수단으로는 당시 양반의 지방여행 시 활용한 가마를 타고 여행을 했다. 흥미로운 것은 포크는 자신이 휴대한 조선의 지도에 대해 정밀함에 감탄하면서, 하루에 80∼90리를 가기로 약속한 가마꾼들과 시비가 생길 때마다 대동여지도를 놓고 거리를 따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종래 대동여지도의 사용에 대한 이야기는 이보다 10년 후인 1894년 청일전쟁과 이후 1905년 러일전쟁, 그리고 이어진 일본의 한국 토지측량에 '대동여지도'를 사용했다고 전했는 데 이번 기록을 통해 1884년에 미국인 포크에 의해 가장 먼저 사용됐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포크는 직접 현장 사용을 통해 '대동여지도'의 정확성을 확인한 최초의 서양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편, 포크는 나침반, 회중시계, 기압계, 온도계를 휴대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온도, 기압 측정자료를 남겨놓았다. 특히, 미국이 관심 있었던 금광 등 지질광물 자원관련 정보도 기록하고 있다. 포크는 이와함께 각 지역의 공간 정황과 산성 등 군사적 방어거점 및 읍성 등의 지리적 특성을 기록하면서 순간 순간 스케치 형식으로 그림을 남겨 지형과 공간 특성을 기록했다. 이러한 그의 행적은 미국 CIA가 가장 대표적인 휴민트의 전형으로서 그를 소개할 정도로 뛰어난 정보원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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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지도는 1884년 포크의 조선 조사여행지역,. 오른쪽은 포크가 실제 사용한 '대동여지도' 용안 일대, 행정구역별로 색을 달리해 채색된 지도로 현재 3부만 남아있다.(위스콘신대학 밀워키 도서관 소장)

 

△전라도에서 좌초된 미 군함을 도운 용안현감을 찾다.

포크의 조선 남부지방 여행목적 가운데 가장 먼저 해야할 임무는 금강에 진입했다 좌초됐던 미군함 앨럿호(USS Alert:경계호)를 도와준 관리를 찾는 일이었다. 흥미롭게도 이 사건은 현재 한국, 미국 기록에서 확인할 수 없는 유일한 기록으로 미 군함을 이용해 금강에서 증기선 운항 여부를 확인하려던 것으로 보인다. 포크는 앞서 공주에서 충청감사가 이 사실을 모르는 것에 충격받아 조선의 지방 행정체계에 실망했었다. 그런데 전라도 용안지역에 진입하며 용안현감이 미군함을 도와주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미국측의 공식 감사를  전했다. 

앨럿 호(USS Alert)는 미국 해군의 1,020톤, 전장 60.88m 전폭:9.8m의 철제 포함(gunboat) 증기선으로 포크가 1876년 아시아 분함대에 배속되어 처음 승선했던 배였다. 당시 포크의 주요 임무 가운데 금강, 영산강, 낙동강의 수심조사가 있었는데 이는 조선의 세금 운반을 위한 증기선 운항 가능성 확인이었다. 이는 미국이 조선에 증기선을 판매하기 위한 사전 조사작업이었고 이를 위해 조창이 있는 전라도 용안에 대한 조사가 필요했다. 특히, 미국 군함이 이를 파악하기 위해 직접 금강으로 진입했다는 사실이 이번 자료로 확인되어 당시 조선의 조세운반 화륜선 구매경쟁에 미국이 적극 참여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앞서 미국이 보빙사 귀국선으로 최신의 트랜튼호(USS Trenton)를 제공한 점과 나주를 꼭 가야되는 이유로 영산강 수심과 증기선 운항 가능여부 확인이었다는 점과도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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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1872년 용안현 지방도에 나타난 포크가 머물렸던 객사와 아사. 오른쪽은 옛 향교자리인 용안초등학교와 용안면행정복지센터 옆에 있는 복원된 용안 동헌 모습으로 포크가 머문 객사는 이보다 앞쪽 공간에 위치했다. 

 

△용안 현감부인의 ‘매우 훌륭한 전라도 음식’ 에 반한 포크 

포크가 찾은 용안현감 김노완은 개화파 인물로 1880년 2차 수신사 일행으로 일본을 방문해 군사훈련을 받고 돌아온 군인이었다. 1881년 신식군대인 별기군 창설에 관여했다가 1882년 임오군란때 총에 맞아 죽을 뻔한 존재였다. 이후 1882년에는 지평현감을 거쳐 1884년 1월 용안현감으로 부임했다. 1885년 6월 '전라감사계록'에 나타난 평가에 의하면 그는 매우 성실하게 현감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평가됐다. 또한 백성들은 그를 위한 선정패를 세우고 있음을 포크가 기록했다. 김노완은 1884년 갑신정변(12월 4일∼6일)의 와중에서 피해를 보지 않고 계속 관직을 유지했는데 그와 관련된 마지막 자료는 1899년 법부품보에 ‘을미사변 복수를 도모한 용의자’로 나타나 민비(사후 명성황후 추증)살해에 대한 복수 활동에도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포크는 타 지역에서 경험하지 못한 격조있는 손님접대와 전라도 음식을 용안에서 맛보았다. 포크는 2일간 머무는 동안 현감 아내의 세심한 배려를 통해 품격있는 전라도 음식과 손님접대를 받았다. 즉, 숙소에 꽃 화병을 놓고 수시로 감,배 등 과일을 제공하고 술잔에는 국화꽃을 띠우는 등 다른 곳에서는 접할 수 없는 품격있는 대접을 받았다. 포크는 이때 받은 식사대접의 내용을 그림과 자세한 음식설명과 함께 ‘매우 훌륭한 성찬’이라고 표현했다. 포크는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라감영에서도 비슷한 방법으로 정리했는데 전주에서 ‘포크 밥상‘을 개발한 것처럼 ‘용안현감 김씨부인 밥상’을 익산에서도 개발하면 좋을 것 같다.

[차림내용] 밥,소고기무국,소고기 구운 것,삶은 계란,간 천엽, 육회 , 생선 젓갈, 튀김(전?),무채와 나물, 작은 그릇의 소고기국, 김치, 식초, 차가운 국수, 구운 통닭, 조개 젓, 생굴, 배, 김치, 감, 화로 위의 뜨거운 요리(호두, 소고기, 콩, 버섯, 그리고 적어도 4가지의 다른 야채와 허브가 모두 섞였다-신선로)/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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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가 그린 용안현감 김씨부인 밥상 상차림.

 

/조법종 우석대 교양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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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법종 우석대 교양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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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법종 #전라도이야기 #포크 #용안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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