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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극단 '작은소·동'(대표 이도현)이 30일 오후 4시와 7시 익산 솜리예술회관 소극장에서 '관객모독'을 올린다. 극단이 원광대 국어교육과 연극반 '우리들' 단원들과 함께 올 여름 내내 워크숍을 진행한 결과물이다. '관객모독'은 관객의 반응과 그에 따라 작품이 완성되는, 수용미학을 중시하는 작품. 일방통행인 연극의 단점을 깨부수려는 희곡작가 패터한드케의 실험성을 극명히 보여준다. 단원인 안혜영·오지윤씨와 원광대 국교과 한지은·김지혜·설동화씨가 출연한다. 이 작품은 이번 공연을 계기로 업그레이드 해 10월 익산예술제 기간 극단의 정기공연 작품으로 올려질 예정이다. 관람은 무료. 한편 '작은소·동'은 지난 주 송학동에서 동산동으로 연습실(동양호텔 맞은편 건물 5층)을 옮겼다. 이제 막 지어진 옥탑방이지만 단원 송유억씨의 말처럼 "맑고 푸른 하늘이 가깝고, 저녁 무렵 창엔 붉게 물드는 노을이 그림처럼 걸려있는” 그런 곳이다.
부정과 외세에 항거, 근대화 개혁의 시발점이 된 갑오년의 함성. 그 정신을 기억하는 (사)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이사장 한승헌)가 열여덟번째 소식지 '갑오세가보세'를 냈다.올해로 41회를 맞는 소충사선문화제가 기존에 펼쳐온 틀을 과감히 탈피하고 참여관광과 지역경제활성화를
전주영상위원회에서 지원한 장항준 감독의 '불어라 봄바람'(제작 시네마서비스) 시사회가 29일 오후 7시 전주덕진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영화는 '좀팽이' 남자를 길들이는 '푼수' 처녀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린 김정은·김승우 주연의 로맨틱코미디. 김승우는 전작 '라이터를 켜라'에서 보여준 어리숙한 이미지에 자린고비의 면모를 섞어 좀팽이 선국을 만들어냈고, 김정은은 '가문의 영광'에서 보여줬던 순종적 여성미를 심화시켜 푼수에 가까운 배역을 연기한다. 지난 5월 전주 성심여고 앞 도로와 남원 광활루 등에서 영화의 일부가 촬영됐다. 전주영상위원회는 인터넷 홈페이지(www.jjfc.or.kr) 방문자 가운데 20명을 선정, 시사회 초대권 2매를 증정할 예정이다. 배우나 감독은 참석하지 않는다. 063)286-0421
작품 속 여인의 몸짓처럼 설레임으로 가득 찬 전시회. 28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우석대학교 평생교육원 동양화-화조반이 꽃과 새, 여자를 소재로 '청류회전'을 갖는다. 이제 막 그림을 시작한 이들이지만 붓놀림이 능숙하다. 꽃가지에 앉아있는 새가 후드득 날아오를 것만 같은 자유로운 선들과 부드럽고 섬세하게 표현된 여인의 자태가 아름답다. 수묵의 차분한 바탕은 멋스럽고, 그 바탕 위에 고운 색채로 자리잡은 소재들이 더욱 매력적이다. 아마추어들의 전시회인만큼 전시장의 분위기도 색다르다. 편하게 감상하고 즐기는 발걸음과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를 담은 꽃들이 전시장을 가득 메우고있다.
올해로 41회를 맞는 소충사선문화제가 기존에 펼쳐온 틀을 과감히 탈피하고 참여관광과 지역경제활성화를 겨냥한 새로운 기획으로 치러진다.올해 축제의 주제는 '산과 강과 인심이 만나는 환경축제'. 청정임실의 이미지를 높이는 취지다. 젊은 층을 겨냥한 역동적인 프로그램도 대폭 확대한다. 소충사선문화제전위(위원장 양영두)는 26일 군청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고 새로운 축제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다각적인 토론을 펼쳤다.양위원장은 "최근 임실군 공직사회가 어두운 그늘에 쌓였다”며 "그러나 모든 문제가 마무리 될 시점에 축제가 열리는 만큼 군민화합의 장으로 승화시키자”고 당부했다.이번 행사는 지금까지 치러온 행사와는 달리 규모면에서도 기존의 틀을 벗는다. 소요예산만도 4억9천만원. 추산하고 있는 방문객도 10만명에 이른다. 제전위는 전체 12개 분야에 전국과 지역대회 등 23개 행사를 치르는 이 축제를 통해 임실군의 홍보를 극대화 할 수 있도록 방송체계 등의 협조를 이어내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소충사선문화제는 오는 10월 2일부터 5일까지 4일간 열릴 계획. '사선녀 구출작전'등 체험행사와 인터넷 게임사이트와 제휴한 바둑대회가 신설된다.사선대의 가을모습과 야경 등을 바탕으로 하는 가면무도회나 관내를 대상으로 관광벨트를 구성, 시티투어 형식의 구름마차 운행도 기대를 모은다.
단지 꽃이 피고 지는 것이나 바라볼 뿐, 사람의 시비는 말하지 않으려네.但見花開落하고 不言人是非라단견화개락 불언인시비 며칠 전 전주 시내의 어느 표구사에 들렀다가 본 성재(惺齋) 김태석(金台錫) 선생의 작품에서 쓰여져 있던 글이다. 김태석 선생은 항일시대에 주로 활동했던 서예가이자 전각가로서 특히 전서(篆書)를 잘 썼고 전각에 있어서는 우리나라 전각계에서 선구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但見花開落, 不言人是非!” 정말 운치도 있고 의미도 깊은 글이다. 작품의 한 켠에는 "유당(酉堂)에게 준다”는 쌍낙관(雙落款)이 되어 있었다. 유당 역시 항일시기에 주로 활동했던 전주출신의 서예가로서 성재 김태석보다는 후배이다. 성재나 유당이 살던 이 때만 해도 선배가 후배에게, 혹은 스승이 제자에게, 이렇게 좋은 글을 써서 선물하는 일이 흔히 있었다. 그리고, 결혼이나 회갑 등의 잔칫날에도 으레 시 한 수에 글씨 한 줄이라도 써서 마음을 전달하곤 하였었다. 얼마나 운치가 있는 선물인가? 그런데, 요즈음에는 이런 식의 선물을 주고받는 일은 거의 없다. 잔칫날이면 그저 봉투 하나씩 들고 가서 술이나 밥을 잘 얻어먹고 오면 그만이다. 운치라곤 찾아볼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홀로 숨어 자연과 더불어 살며 단지 꽃이 피고 지는 것이나 바라볼 뿐, 시비는 물론 사람 자체에 대해서도 말을 하지 말아야 할 그런 세상이 되어 버린 것 같다. 벌써 은행잎가에 노란 테두리가 생기기 시작하였다. 다시, 지는 낙엽이나 바라볼 일이다. 세상 시비는 말하여 무엇하랴! 但:다만 단 開:열 개 落:떨어질 낙 是:옳을 시 非:그를 비
"역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왕과 양반처럼 고귀한 사람들 아니면,홍경래나 임꺽정처럼 무언가 큰 사고를 낸 사람들뿐이다. 그렇지않으면 역사는 기억하지 않는다.” 부산대학교 한문학과 교수인 저자 강명관의 말이다.그렇다. 먼저 조선의 역사를 생각해 보자. 우선 커다란 궁궐과 왕족들의 우아한 풍채. 몇 명의 성군과 몇 명의 폭군들... 그러나 장구한 시간 조선의 역사를 만들어온 대다수의 평민들에 대한 이야기는 '조선왕조실록' 어느 곳을 뒤져봐도 찾을 수 없다.하지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조선시대 뒷골목 풍경을 완벽하게 재현해낸다. 유흥계를 호령한 무뢰배들, 반양반을 기치로 내건 비밀 폭력조직, 족집게 대리시험 전문가, 벼락출세한 떠돌이 약장수, 탕자, 왈자, 도박꾼, 술주정꾼 등... 비주류 인생들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녹아있는 이 책에서 조선시대 서민의 애환을 느껴보는 일도 흥미로울 것 같다.
국악 종합 카탈로그 '韓國의 소리'(신나라뮤직)가 나왔다. 신나라뮤직에서 나온 국악 음반들을 한 데 모아 엮은 것.상류층 음악인 정악과 궁중음악에서부터 구전민요는 물론, 민속 전통 무가 음악까지 다양한 음반을 소개하고 있다. '정악과 궁중음악', '한국의 민속기악', '우주의 목소리 예술 판소리', '노래로 푸는 한과 사랑', '국악창작음반', '기획음반' 등 모두 여섯개 테마로 총 147개의 음반이 실려 있다. 단순한 음반 소개가 아닌, 테마에 대한 설명도 함께 있어 국악 문외한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같은 소리도 부르는 명창에 따라 그 맛이 다른 법. 명인·명창들의 소개와 음반 수록곡이 함께 나와있어 직접 비교해 볼 수 있는 자료이다. 부록으로 실린 '판소리 명창 사전', '판소리 전승 계보' 또한 유용하다. 국악의 흐름을 한 눈에 보고싶다면 소장 가치가 있다. 신나라뮤직/값 1만2천원
행촌수필문학회 최선옥씨(62)가 계간'문예운동'(79호) 신인상을 수상, 수필가로 등단했다. 수상작은 '아름다운 사람'과 '올랜도 시절의 어느 날'. 심사위원들은 최씨의 작품을 "정의 문학인 수필을 쓰는데 기본적인 소양을 갖췄다”며 "문장 다루는 솜씨가 능란하며, 소재를 찾는 안목이나 주제를 전달하는 기술도 기성 수필가의 수준을 능가한다”고 평했다. 서울 출신인 최씨는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남편(전북대 통계학과 김승기 교수)의 직장관계로 15년전 전주로 거처를 옮겨 줄곧 이곳에서 생활했다. 지난해부터 전북대 평생교육원 수필창작반에서 수필을 공부했다. 글에 오랜 습작기간이 묻어나는 최씨는 당선소감에서 "인생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고 푸념을 늘어놓았을 때 당선을 알리는 소식은 진정 환희였다”며 늦둥이 출발을 통해 새삼 나를 돌이켜 보게 된다고 밝혔다.
동고산성 미륵산성 두승산성 성미산성 위봉산성... 고대부터 조선에 이르는동안 축조되었던 산성들이다. 산성은 서로 만들어진 시기가 다르다하더라도 주된 기능은 외적으로부터 임금과 백성을 지키기 위한 군사적 목적에 있다. 교통이 발달한 지금은 전국방방곡곡 골짜기마다 자동차 바퀴 닿지 않는 곳이 거의 없지만 험악한 산세에 의지해 만들었던 산성은 여전히 땀꽤나 흘리고, 발품 꽤나 팔아야만 이를 수 있다. 고고학자 전영래교수(77, 한서고대학연구소장)가 '전북 고대산성조사보고서'를 펴냈다. 전북지역 각 시군의 구석구석에 남아있는 산성을 현장답사하고 연구한, 현장보고서다. "고고학에 눈뜬 것도, 내나라 역사와 문화의 가치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도 산성을 통해서였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생애의 반절을 산성 연구에 바쳤으나 이루지 못한 작업이 더 많아요. 그러니 마음 빚으로 남은 아쉬움이 더 커졌지요."오랫동안 소망해온 연구작업의 결실을 얻은 원로교수의 소감은 뜻밖이다. 분량만 6백70여쪽. 산성마다 실측도와 지형도, 위치도, 그리고 사방 팔방에서 찍은 사진까지 꼼꼼하게 담아낸 이 두터운 보고서로도 마음 홀가분해지지 못한 저자는 훌쩍 지나간 세월에 회한이 더 짙었다. "처음 산성조사를 시작한 것이 65년, 2000년에 마지막 조사작업을 했고, 올해 책을 펴냈으니 38년이 걸린 셈이군요. 전북지역의 1백50여개의 산성 중에서 80개를 이 책에 수록했는데, 좀더 적극적으로 매달렸었더라면 다 할 수 있지 않았겠어요." 고고학에 바쳐온 세월 40년. 재야학자의 고독한 작업을 꿋꿋이 지켜오면서 남다른 자신감과 확신을 잃지 않았던 전교수의 전투적이기까지 했던 열정은 지금 찾아보기 어렵다. 얼마전 녹내장 수술을 받은 이후 한쪽 눈의 시력을 거의 잃어버린 탓이다. 그동안 자료 조사부터 사진을 찍고, 컴퓨터로 편집하는 일까지 모든 과정을 혼자해냈던 그로서는 자료를 읽어내는 일조차 불편했던 지난 1년이 가장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 '전북 고대산성조사보고서'는 이 힘든 시간속에서 만들어진 책이다. 수록된 산성 80개는 모두 전교수가 발품 팔아 찾아내고 조사한 성과물. 38년 세월이 그 안에 녹아있다. 그의 연구는 '산성학'의 기초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형식학적인 산성 구조의 모델이 거의 제시된 것이라든지, 산성의 변천과정과 유형, 형식 등에 대한 꼼꼼한 분석은 이 책이 갖고 있는 큰 가치다. "산성은 고고학적 역사학적인 배경은 물론, 정치사적 상황을 뒷받침 하는 매우 중요한 사료지요. 그런데도 이 분야의 연구 작업은 미진해요. 유사 이래 우리에게 남겨진 것은 옛 무덤과 산성 뿐인데 이들을 도외시하거나 무시한다면 우리 역사와 문화를 가시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길은 차단되지 않겠어요." 산성을 조사하면서 그가 얻어낸 고고학적 성과물도 적지 않다. 70년대 고고학계의 화제가 되었던 '청동기 문화의 연원 논쟁'의 단초를 제공했던 증거도 그 중의 하나. 그는 당시 치열하게 전개된 지상 논쟁에서 "나는 고고학을 하기 위해 권위주의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권위주의와 싸우기 위해 고고학을 하는 것이다"고 맞섰다. 그 반향은 일본에까지 전해질 정도로 뜨거웠다. "고고학은 코끼리 문답이예요. 부분적인 것으로부터 전체를 읽어나가는, 이를테면 복원적인 고찰이 이 학문의 궁극적인 목적이지요.”1년전쯤 그는 전주 고사동 기린오피스텔에 연구실을 마련했다. 96년 대학 강의를 마감한 이후 곁방살이로 전주문화원 한쪽을 얻어썼던(?) 그로서는 더없는 행복이다. '눈이 침침하고 몸도 마음을 따라 주지 않지만'그동안 발표했던 수십편 논문을 정리하는 일만으로로 하루가 짧은 전교수에게 계절은 없다. 늦여름 더위가 아무리 기승을 부려도, 넓지 않은 연구실 사방을 빼곡이 채우고 있는 책들이 열기를 더해도.
물을 다스리는 사람은 물길을 잘 터주어 물로 하여금 제 길을 따라 흘러가게 하고,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은 백성에게 말할 수 있는 여건을 베풀어 백성들로 하여금 말을 할 수 있게 한다.爲川者는 決之使導하고 爲民者는 宣之使言이라위천자 결지사도 위민자 선지사언중국 고대의 역사서인 《국어(國語)》의 〈주어(周語)〉상편에 나오는 말이다. 물길을 제대로 터주지 않고 막기만 하면 결국은 더 큰물이 터져서 큰 피해를 입게 된다. 그런데, 막으면 물보다 더 큰 화를 부르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백성들의 입이다. 백성들의 입은 막는다고 해서 막아지는 게 아니다. 눈에서 눈으로 '쉬쉬'하는 입에서 입으로 민심이 전달되어 백성들의 쌓인 불만은 결국 폭발하고 만다. 우리는 과거 독재정부시절에 막혔던 백성의 말이 무서운 힘으로 폭발해 나오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았다. 백성의 힘을 보이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힘과 시간과 피와 눈물과 돈을 거리에 쏟아 부었던가? 말을 할 수 있는 길만 잘 터 주었더라면 그렇게 낭비하지 않아도 될 힘과 시간과 피와 눈물과 돈을 우리는 너무 많이 낭비했다. 이제, 한동안 덮여있던 물길이 세상에 다시 드러나고 있다. 청계천의 복원이 바로 그것이다. 물길을 바로 잡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말길이 막혀 말을 못하고 사는 백성은 거의 없다. 오히려 언론의 자유를 구실로 삼아 말을 너무 함부로 해서 탓일 정도이다. 물길은 터졌을 때 잘 인도하고 말길은 자유가 보장될 때 더욱 조심해야 한다. 백성의 말길을 터주는 것도 위정자의 할 일이지만 제대로 된 말이 세상에 나돌게 하는 것도 위정자의 할 일이다. 말, 막아도 안 되지만 함부로 해서도 안 될 것이다. 爲:할 위 決:물 길 터줄 결 使:하여금 사 導:이끌 도 宣:베풀 선
이문열씨가 북에서 잘 나가던 아버지 때문에 젊은 날의 꿈을 접어야 했을 때 3년 동안 1000권의 책을 읽고 작가가 되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알았다. 3년 동안 1000권의 책을 읽으면 인생이 바뀐다는 것을. 그전까지 그는 작가지망생이 아니었다. 지금은 정신적으로 결별 또는 극복했지만 이십 대에 나는 이문열 매니아였다--그에 대해서는 달리 길게 말할 게 있다. 어쨌거나 그후 나는 이 매력적인 진실을 나 자신에게 그리고 문학을 함께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자주 되뇌었다. 우리의 인생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바로 그 길. '인생이 바뀐다'는 말은 당연히 작가가 되는 길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마지막 1000권째 책을 덮는 날, 그는 자신과 세상을 그 전과는 전혀 다른 눈으로 꿰뚫어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곧 전혀 다른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말이다. 아아, 지금과 전혀 다른 나, 그는 내 속에서 잠자고 있는 것이 아닐까.가벼운 책은 너댓 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지만, 무거운 책은 너댓새가 걸릴 수도 있다. 평균을 잡으면 하루에 한 권이 된다. 잠자는 시간, 밥 먹는 시간 빼고 남는 시간을 모두 독서에 투자하면 그렇다. 그렇게 3년을 읽어나가면 1000권이 될 것이다.책의 종류가 문제가 될까? 그렇지도 않을 것이다. 우선 자신이 가장 읽고 싶은 책, 오래 전부터 읽겠다고 별러온 책부터 읽으면 된다. 그렇게 몇 권만 읽으면 그 다음은 저절로 정해진다. 처음에는 문학작품, 특히 소설이 좋을 것이다. 좋은 소설은 처음 열 장만 애써 읽으면 그 다음은 저절로 읽게 만든다. 그리고 어느 단계 이후로는 책의 질도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독자에게는 저급한 책을 읽는 일조차도 유익한 정보가 된다.하기야 무슨 일인들, 3년을 꼬박 매달려서 못할 게 있으랴. 밥 먹고 잠 자고 남는 시간에 한 가지 일에만 열중하면, 우리는 웹디자이너도, 열쇠전문가도, 대학생도, 부동산중개업자도, 자동차 정비기사도 될 수 있다. 나는 시인이 되고 싶어하는 젊은이에게 3년 동안 시만 쓰고 읽어보라고 권한다. 다만 1급이 되는 것은 좀 다른 문제이지만.우리 모두는 그 3년을 마련하지 못해 이렇게 사는 것이다. 지금도 나는 꿈꾼다. 3년의 시간을 빼내고 그 동안 책만 읽을 수 있다면 내 인생은 바뀔 텐데.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시작할지도 모른다. 가족과 친지들과 결별하고 어디론가 떠날지도 모른다. 아무튼 지금은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신념에 차서 실행하는, 지금과 전혀 다른 나.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그러나 그런 날은 생전 오지 않을 것이다. 직장의 하루를 준비해야 하고, 가족과 대화를 나누어야 하고, 친구들과 술 마셔야 하고, 지인의 경조사에 인사를 거르지 말아야 하고, 피서와 여행을 가야 하는 이 빡빡하고 번잡한 일상에서 어느 평생에 고스란한 3년을 마련할 것인가. 이리하여 우리 인생은 일대전환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하염없이 늙어 가는 것이다.하기 좋은 말로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 한다. 3년에 천 권은 아니더라도 한 평생에 천 권이라고 읽는 것이 나을 것이다. 지레 포기하고 안 읽지만은 말아야 하겠다. 그래야 인생이 바뀌는 것은 고사하고 뒷걸음질이라고 저지할 수 있을 테니까.
국립민속국악원(원장 곽영효)에서 춘향골 남원을 찾은 관광객을 위해 국악공연 '한 여름밤에 만나는 춘향골 노래'를 마련했다. 우리 전통음악과 무용, 노래가 함께 어우러지는, 흥과 멋을 느낄 수 있는 한 여름밤의 국악무대. 29일과 30일 오후 8시 남원 광한루 앞 요천 둔치 특설무대에서 열린다. 29일은 기악합주 '태평소와 관현악', 민속무용 '장고춤·신칼무', 남도민요 '자진육자배기·삼산은반락·개고리타령·성주풀이·진도아리랑', 단막창극 '심청가 중 심봉사 황성가는 대목'으로, 30일은 기악합주 '남도굿거리', 민속무용 '풍류춤·강강술래', 남도민요 '함양양잠가·둥그레당실·이어도사나·옹헤야', 단막창극 '흥부전 중 놀부와 마당쇠'로 짜여졌다. 양일 모두 피날레는 사물놀이 '판굿'. 사회는 학예연구사 이정엽씨(29일)와 명현씨(30일). 문의 063)620-2322∼7
'그래, 우리들의 꿈을 펼치자'. 전북연극협회(회장 박병도)가 주최하는 제7회 전북청소년 연극제가 다음달 3일부터 8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린다. 미래 전북연극의 주역이 될 고교생들의 신선함을 엿보며 전북연극의 행보를 예감하는 소중한 기회다. 올해 참가팀도 평균을 웃도는 수준. 전주와 무주, 정읍, 익산에서 12개 학교 연극부가 출전해 방학 내내 흘렸을 구슬땀을 털어 낸다. 이번 대회의 특징은 중복 작품이 많다는 것. 이만희씨의 '탑과 그림자'와 장소현씨의 '김치국씨 환장하다'가 전주여고와 전주근영여고, 이리고와 무주고에서 선택돼 재미난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들의 고민과 꿈이 담긴 창작대본도 있다. 지난해 '2002년 여름, 더부도 일기'를 내놓은 유일여고 이수현양은 김수연양과 함께 공동 창작한 '소풍'을 내놨고, 해성고 고찬웅군은 월천중학교 연극반이 공동제작한 작품을 고교생들의 현실에 맡게 각색했다. 또 지난해 전국청소년연극제에서 희곡상을 수상한 김정숙씨(극단 '창작극회' 단원)는 모교 후배들을 위해 다시 한번 창작작품'또랑'을 내놨다. 이번 대회는 전북도지사상인 최우수작품상 1개교와 우수작품상 2개교, 장려상 5개교, 최우수연기상 2명, 우수연기상 6명, 지도교사상 2명에게 수상의 영예가 주어지고 특별상으로 희곡 및 스텝분야의 단체 또는 개인에게 전북연극협회장상이 수여된다.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팀은 10월 27일부터 열리는 전국청소년연극제에 전북대표로 참가한다. 지난해 전북은 전주여상 연극반 'ING'가 최우수상인 '문화부장관상'과 우수지도자상, 스태프상, 우수연기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한 바 있다. 전북연극협회 박병도 회장은 "청소년 연극제는 '배우기근'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연극계와 기성연극인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의 063)277-7440.■ 청소년 연극제 일정날짜/시간 학교명(극단명) 작품명9/3 14:00 전주여고(SINCE1996) / 탑과 그림자 19:00 해성고(P.O.T.B) / 우리 친구잖아9/4 14:00 한별고(이데아) / 귀족수업 19:00 이리고(야누스) / 김치국씨 환장하다9/5 14:00 호남제일여고(하제) / 다녀왔습니다 19:00 유일여고(ID) / 소풍9/6 14:00 무주고(해름) / 김치국씨 환장하다 19:00 전주근영여고(나루지기) / 탑과 그림자9/7 14:00 전주여상(ING) / 또랑 19:00 전주중앙여고(날빛) / 불타는 별들9/8 14:00 온고을여고(산목) / 거꾸로 걸린 그림 19:00 학산여자정보산업고(한우물) / 동리자전
한국문화예술진흥원(원장 현기영) 산하 문화예술연수원(경기도 일산)에서 예술경영인 및 축제기획요원, 전공자들을 위한 '예술경영연수(4차)'를 개최한다. 연수는 문화예술마케팅실무향상과정(9월 1일~9월 3일)과 축제기획과정(9월 3일~9월 5일)으로 나눠지며 과정별 선택도 가능하다. 신청 마감은 29일. 문화예술 마케팅 실무능력 향상과 21세기에 부응하는 문화적 역량을 갖춘 축제기획 전문인력 육성을 위해 풍부한 실무경험과 정통한 이론을 겸비한 강사진을 구성했으며 축제참가 및 공연관람, 교육후 인적 네트워크 구성을 통한 지속적인 교류 등 다양한 교육내용을 준비하고 있다. 교육훈련비는 1인당 1일 25,000원. 숙박자에 한해 10,000원이 추가된다. 문의 02)760-4653/4.
전북 문화예술인들, "문화예산 삭감 도의원들 사퇴 촉구"
하송 시인, '2024년 한국 예인문학 문학대상' 수상
추위 녹이는 클라리넷 연주⋯신재훈 독주회
박용근 의원 제기한 전북문화관광재단 본부장 심사 개입 의혹…법률상 '위법 사항 없음'
삭감된 예산에 뿔난 지역예술인, 반면 전북예총·전북민예총은 '무덤덤'
전주사진센터 부설 사진연구소 1983, 회원전 '새만금' 연다
정가 선율에 취하다, '시조와 가곡으로 듣는 우리 소리' 공연
전북특별자치도 콘텐츠융합진흥원 입주기업 ‘아가미림’, OTT 시장 진출
[안성덕 시인의 '풍경']까치밥
사회적기업 미소능력개발센터, 방화선 선자장 홈페이지와 쇼핑몰 제작 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