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2-01 15:26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일반

2003 광주국제영화제 22일부터, 빛고을서 만나는 영화

'시네필(영화마니아), 부활을 외쳐라'. 2003 광주국제영화제(Gwangju International Film Festival·집행위원장 명계남)가 22일부터 31일까지 빛고을 광주에서 열린다. 올해로 세번째인 광주국제영화제는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세계의 역량 있는 신예 감독들을 발굴해 소개하고, 세계 영화사에 특별한 업적을 남긴 감독과 장르의 재조명을 앞세웠다. 올해 영화제에는 22개 국가에서 초청된 180여편의 장·단편 영화들이 논픽션시네마와 월드시네마 베스트, 영 시네마 등 6개 부문에 걸쳐 소개된다. 영화제의 개막작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김기덕 감독). 호수 위에 떠있는 암자를 배경으로 수도승의 생을 사계절의 풍광과 함께 담담하게 그린 작품이다. 폐막작은 올해 칸 영화제 공식 경쟁부문 진출작이었던 칠레 영화 '그 날'. 초현실적인 유머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국내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제3세계권 영화.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다큐'루이즈가 본 미오뜨'로 만난 적 있는 라울 루이즈 감독의 영화여서 더 반갑다. 주목할 만한 작품은 철부지 소년이 남성이 되는 과정을 그린 성장영화'빅터 바르가스'. 단편'파이브 피트 하이 앤 라이징'으로 선댄스영화제 등에서 주목받은 피터 솔렛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대중적 작품들을 모은 '시민영화광장'섹션의 '레드 새틴'(라자 아마리)과 니콜 키드먼 주연의 '버스데이 걸' 등도 관심을 모은다.영화사를 재조명하는 특별섹션에는 올해 초 타계한 포르투갈 대표감독 조앙 세자르 몬테이로와 프랑스 자연주의 완성자인 모리스 피알라의 추도전이 마련됐다. 서부영화의 거장 존 포드와 국민배우 안성기의 회고전, 일본액션영화 걸작선도 흥미를 끈다. 개막식은 22일 오후 7시 광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개최되며, 폐막식은 31일 광주극장에서 열린다. 조직위는 영화제 기간 동안 충장로 2·3가 일대를 '영화의 거리'로 지정해 영화음악공연 등 부대행사를 개최할 예정. '장화홍련'의 문근영이 홍보대사로 활약한다. 문의 062)228-9968. www.giff.or.kr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08.15 23:02

[한문속 지혜] 당파싸움

곧은 신하는 당파가 없다.直臣은 無黨이라직신 무당《진서(晉書)》〈유의전(劉毅傳)〉에 나오는 말이다. 정말 곧은 신하는 당파를 초월하여 옳은 말을 하고 옳은 행동을 한다. 당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나라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즈음 정치인들은 너무 당리당략에 집착하는 것 같다.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으로 나라를 위하는 길인지를 이미 국민들은 다 알고 있는데, 일반 국민들도 다 알고 있는 그런 상식마저도 도외시 한 채 '당론(黨論)임'을 내세워 반대하지 않아야 할 것도 반대하고 찬성해야 할 것도 찬성하지 않는 사태가 종종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폐단을 막기 위해 한 때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사전 당론이 없이 국회의원 각자가 자유투표를 한 적도 있다. 국회는 당연히 그렇게 운영되어야 한다. 깊이 연구하고, 충분히 토론하여, 정말 국가와 민족을 위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산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정치판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기가 정말 힘들다. 게다가 요즈음에는 일부 언론마저도 '사론(社論)을 정하고 그 사론에 따라 사실을 왜곡하기도 하고 과장하기도 하고 축소하기도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일이 지속된다면 역사를 배우면서 우리가 그렇게 안타까워했던 조선시대의 당파싸움과 무엇이 다르랴! "直臣無黨”, 요즈음 정치인들과 언론이 정말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다시는 당파싸움으로 인해 나라가 망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기에. 直:곧을 직 臣:신하 신 黨:무리 당, 파당 당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8.14 23:02

전주공예품전시관 15일부터 3일간 봉숭아 공예학당

지난 초여름 옮겨 심은 봉숭아가 한창 제 색을 내고 있는 전주공예품전시관(관장 백옥선)에서 봉숭아를 테마로 작고 예쁜 이벤트를 마련했다.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온갖 꽃들이 향기를 품어내고 있는 공예품전시관 마당과 전주명품관에서 열릴 '봉숭아 공예학당'. 이번 행사의 포인트는 봉숭아물들이기와 천연염색, 꽃부채만들기 등 봉숭아를 이용한 다양한 체험행사. 봉숭아물을 들이며 한지에 적은 소망을 소망단지(타임캡슐)에 담아두었다가 첫 눈이 오는 날 인터넷에 공개하는 봉숭아타임캡슐 행사부터 다양한 이벤트가 주말 관객을 맞는다. 8·15일 광복절을 기념한 한지태극기 만들기를 비롯해 가족긴줄넘기대회와 오목대풍물굿, 민속놀이 등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와 오목대 주변 한옥마을을 돌며 풀과 나무의 습성을 찾아보는 한옥생태탐험, 한옥마을의 이모저모를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해 시상하는 오목대디카전도 가족 단위 관객들의 마음을 이끌 행사다. "공예품전시관의 여름정례행사로 지속시키기 위해 '봉숭아 공예학당'이란 이름을 붙였다”는 백옥선 관장은 "'학당'이라고 이름을 붙인 만큼 수업 종을 치고, 3개 이상 행사에 참여한 가족에겐 천자문을 기념품으로 주는 등 다양한 연출을 통해 관객들에게 즐거움과 체험의 보람을 함께 전할 것”이라고 소개했다.'첫 눈 올 때까지 봉숭아물이 안 빠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아름다운 구전이 아니더라도 가을의 풍성함을 먼저 느낄 만큼 탐스럽게 열매를 맺은 전시관 소립문옆 대추나무를 보는 것만으로도 공예품전시관 방문은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문의 063)285-4403 http://www.omokdae.com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08.14 23:02

화폭으로 되살아난 전북의 역사 인물

백제의 부흥을 주도했던 견훤, 우리 근대사의 문을 열었던 전봉준과 김개남, 시와 예능에 빼어났던 매창, 원불교 창시자인 박중빈, 그리고 현대사를 잇는 인촌 김성수, 신석정, 황욱, 송성룡, 최명희. 멀리는 후백제시대부터 가깝게는 1990년대까지 우리와 함께 살았던 역사속 인물들이 화폭으로 되살아났다.전북인물작가회(회장 박상규)가 기획한 '전북인물열전'. 15일부터 21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이 전시회는 당대를 살았던 인물들을 통해 역사를 읽어내는 새로운 체험과 인식의 자리다. 화가들의 '인물'을 통한 역사읽어내기 기획전은 이번이 두번째. 지난해, 예원대 조형예술연구소(소장 이철규)가 주최가 되어 열었던 전북인물열전에 이어지는 전시회다. 인물은 그림의 중요한 소재지만 정작 인물화는 회화의 장르에서 빛을 얻지 못하고 있는 분야. 대중들과 가장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소재지만 작가들 스스로 인물화는 되도록 피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인물을 화두로 이 지역 작가들이 모인 것도 인물화의 영역을 새롭게 가꾸기 위한 목적이다. '전북인물열전'은 작가들 스스로 지역의 역사에 눈뜨기 위한 시도. "역사의 기록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의 기획전은 단순히 인물을 주제로 한 전시회에 그치지 않고 인물을 통해 역사를 기록하는 의미를 담은 작업입니다. 관객들도 보다 쉽고 가깝게 그림을 감상하면서 역사를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박상규회장은 지역의 역사적 인물을 담아내기 위해서는 자신들 스스로 역사를 공부하는 작업이 우선되어야 했다고 소개했다.이들 인물화의 역사 기록으로서의 의미는 작가들이 공동으로 완성한 견훤 행렬도 '후백제의 건국'이나 동학농민혁명 역사를 형상화한 '동학의 주체'에서 더욱 돋보인다. 박회장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함께 역사를 공부하면서 공동으로 기록화를 이루어내는 과정은 매우 새로운 체험이었다고 밝혔다. 이들이 시대를 거슬러 화폭안으로 끌어들인 인물들은 모두가 당대를 용감하게, 치열하게 살면서 삶의 궤적을 역사에 깊게 남긴 사람들. 현직에서 활동하는 교육자 성종림씨와 상산고 이사장인 홍성대씨도 화폭속 주인공이 되어 있다. 화가들은 혁명가로 교육자로 예술가로 시대를 앞서갔던 인물을 자신들의 필력에 담아 생생하게 복원해냈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각 인물마다의 삶과 사상을 긴밀하게 보여주는 사실적인 묘사가 주를 이루지만 다양한 표현기법에 의한 새로운 형식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면서 기존 인물화의 한계를 뛰어넘는 회화적 성취도도 보여준다. 강렬한 운필이나 섬세한 필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은 회화성과 기록성의 결합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성과도 보여준다. 참여작가는 권영주 김선태 김성민 김성춘 김화경 박상규 박성섭 박천복 소훈 연정희 이연희 이주리 이철규 조헌 조현동 최광호씨. 온전히 인물화에 몰두해오지 않았으면서도 대부분 인물화로 예술적 기량을 돋보여온 작가들이다.화가들이 만들어낸 역사 읽기의 새로운 통로가 넓어지고 있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3.08.14 23:02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실내악의 아름다운 선율

실내악의 깊은 내면세계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연주회를 한낮에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정상급 실내악단 서울신포니에타(지휘 김영준)가 17일 오후 4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전주시민과 함께 하는 패밀리 콘서트'를 연다. 한 낮에 열리는 클래식의 향연은 무료로 청중들을 초대하는 자리. 연주곡도 가족 단위의 청중들도 부담 없이 감상할 수 있는 익숙한 곡들로 구성했다. 보헤미아 농부들의 생활을 묘사한 스메타나의 춤곡'코미디언의 춤'을 비롯해 모차르트의 '소야곡', 하이드리히의 '결혼행진곡', 브람스의 '헝가리안 무곡' 등 현악곡과 로저스의 '사운드 오브 뮤직', 모스의 '라이온 킹' 등 영화음악은 귀에 익은 음악. 피날레는 흥겨운 우리 동요 '고향 땅'(윤석중 작사·한용희 작곡) 등으로 객석의 청중들이 함께 노래하는 시간으로 이어진다. 스페인 왕립음악원에서 클래식 기타를 전공한 장승호씨와 비발디의 곡을 협연하는 무대는 특히 기대된다. 전문예술법인 서울신포니에타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준 교수(서울 시립대)가 1987년 12월 창단한 전문 실내악단. 다양한 레퍼토리로 1백회가 넘는 정기공연 외에 환경음악회, 청소년음악회, 가족초청 음악회, 소외계층을 위한 방문 연주회 등 지금까지 300여회의 연주회를 통해 폭넓은 음악적 영역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전주팔복초등학교와 올해 5월 부안변산초등학교에서 '김영준과 함께하는 해돋이 음악여행'을 펼치기도 했다. 서울시립교향악단 악장을 거쳐 서울신포니에타 리더로 활약하는 김교수는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정상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했으며 난파음악상, 올해의 음악가상, 한국음악상, New Renaissance Award(이탈리아 ISG) 등을 수상했다. 문의 02)732-0990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08.14 23:02

[한문속 지혜] 아름다운 노년

아름다운 노년老則戒之在得하여 年彌高而德彌?者는 是孔子之徒歟리라!노즉계지재득 연미고이덕미소자 시공자지도여늙으면 얻는 것을 삼가서, 나이가 높을수록 덕(德)이 더욱 아름다운 사람은 바로 공자의 무리(공자의 도를 추종하는 사람)일 것이다. 한(漢)나라 때의 학자인 양웅(揚雄)이 쓴 《법언(法言)》이라는 책의〈지효(至孝)〉편에 나오는 말이다. 드는 나이에 늙어 가는 몸이 아쉽고 서럽지 않은 사람이 어디에 있으랴.그러나, 그렇게 늙어 가는 것이 자연의 섭리인 것을 또한 어찌하랴.따라서, 사람은 자연 앞에서 자신의 분수, 즉 사람도 다른 모든 자연과 마찬가지로 이 세상에 왔다가 언젠가는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깨달아 인정해야 한다.그렇게 인정하고 나면 늙음에 대한 아쉬움이 훨씬 덜할 것이다.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드는 나이를 생각하지 않은 채 삶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하면 가슴속에 욕심이 쌓여 그 욕심이 맑은 정신과 지혜의 샘을 막아버림으로써 늙어 갈수록 마음의 평정을 잃고 뭔가를 더 얻기 위해 허덕이게 된다.'더 늙기 전에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좋은 것도 많이 보고, 즐거운 것도 많이 즐겨야지.....'하는 생각을 하면 할수록 사람은 추하게 변한다.따라서, 나이가 들수록 욕심을 버리고 뭔가를 더 얻으려는 마음을 경계해야 한다. 얻으려 하기 보다는 오히려 평생동안 쌓은 것을 풀어서 후손이나 이웃들에게 베풀려고 해야 한다. 어차피 이 세상을 떠날 때는 빈손으로 가는 게 인생이니 말이다. 그래서 공자는 덕을 쌓아 베풀 것을 그토록 강조하였다. 추한 향락이 있는 노년에 비해 깨끗하고 따뜻한 베풂이 있는 노년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戒:경계할 계, 삼갈 계 彌:더욱 미 ?:아름다울 소 徒:무리 도 歟:어조사 여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8.13 23:02

[책과 세상] 새로나온 책

△ 교양서'심장질환 100문100답'"갑작스런 돌연사를 일으키는 심장병도 미리 알면 예방이 가능하다”고? 심장학의 세계적인 권위자 의학박사 에드워드 정이 지은 이 책은 일반인이 심장발작에 대해 궁금해하는 1백가지 질문에 답을 달았다. 심장질환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문제를 파악할 수 있도록 상식적인 범주에서 간략하게 쓰여졌다. 특히 심장발작에서 회복된 환자와의 대화를 발췌해 기술한 16개의 추가 질문은 주목할 만 하다. 워싱톤 대학에서 35년간 심장내과 교수로 재직중인 저자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석학이다. △ 수필모음집'산골마을 작은 음악회'(수필과비평사)격월간 '수필과 비평'을 통해 문학세계를 펼쳐온 수필가들이 모인 수필과비평작가회의(회장 안재진)의 첫 동인지. 글을 쓴다는 것, 문학을 한다는 것은 유약한 사람도, 강인한 사람도 모두 포용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일. 회원 63명의 수필 120편이 삶을 편안하게 감싸안는다. 안 회장은 "잔잔하게 흐르는 강물의 밑바닥에는 힘찬 소용돌이가 버티고 있기에 그 머나먼 길을 멈추지 않고 도도히 흐를 수 있지 않겠는가”라며 "삶의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을 함께 하자”는 글을 책머리에 담았다. △ 장편소설'화성 연쇄살인사건은 미궁이 아니었다'(경원미디어)"이것으로써 민수가 할 일은 모두 끝났고, 이제 진실을 밝히는 일은 매스컴과 경찰, 그리고 국민들의 몫으로 남게됐다”(p329) 화성 연쇄 살인사건이 발생한 지 17년. 연극'날 보러 와요'와 영화'살인의 추억'으로 다시 불이 붙은 이 사건에 '화성 사건 다 밝히고도 벙어리 냉가슴 앓아온' 장편소설이 나왔다. 작가이자 소설의 주인공인 김해운씨는 전주출신으로 1986년 도미(渡美)해, 미주신문 '코리안저널'에 단·장편소설을 연재했으며, 현재 미 동남부 호남향우회 향우회보 편집장으로 있다. △ 장편소설'빛의 소리'(신아출판사)시성 괴테의 색채론에 담긴 의미를 바탕으로 한 장편소설. 지각과 감성, 심미감이 빼어난 예술가이며 미술학 교수인 헨리가 아름다운 사랑을 위해 불륜의 성벽을 넘지만 배신당하고 가정의 파편을 맞는다. 하지만 헨리의 사랑과 미움의 감정은 예술로 승화해 인류를 위한 커다란 사랑으로 변한다는 내용이다. 군산출신 작가 차복수씨는 "인간의 상상력이 현실화되고 있는 밀레니엄 시대에 소설 속 공상과학 만화의 상상에서 인류 미래의 희망을 조망해 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08.13 23:02

"당신은 독도에 대해 얼마나 아십니까?”

"당신은 독도에 대해 얼마나 아십니까?” 홀로 아리랑, 독도. 일본이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길 때마다, 우리는 눈에 불을 켜고 규탄하지만 정작 독도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많지 않다. 단순히 "독도는 원래부터 우리 땅”이라 믿으며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이 백 리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을 불러주면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도장을 찍은 것처럼 인식해 왔을 따름이다. 독도역사찾기운동본부(대표 김봉우)에서 낸 '독도는 한국땅인가'(백산서당 펴냄)는 독도를 둘러싼 한·일간 영유권 분쟁의 역사와 한국의 독도 영유권 상실 위기를 다뤘다. 머릿글엔 '한국정부의 독도 영유권 분쟁과 관련된 현재의 대처방안으로는 영토 상실의 우려가 크다는 위기의식에서 출간'됐음을 밝혔다. 책은 역대정권이 독도 영유권 문제를 미온적으로 대응해 왔고 그 배면에 한일간의 정치·경제적 유착관계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김영삼 전(前)대통령은 일반 국민의 독도출입을 금지하는 '독도천연보호구역 관리지침'을 제정해 국민들의 독도 출입을 막았고, 김대중 전(前)대통령 또한 1999년 독도를 포함한 동해 바다와 제주도 남쪽을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관리하고 두 나라가 그 곳에 대해 같은 수준의 주권을 갖는다는 '신한일어업협정'을 일본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일본은 독도에 대해 한국과 대등한 권리를 갖게 된 셈이다. 어디 그뿐일까. 독도역사찾기운동본부는 '이러한 추세로 나가면 한국이 독도를 일본에 빼앗기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이를 막기 위해 독도 영유권 분쟁문제에 대한 한국인의 올바른 이해와 자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책의 한 부분에 지난 2000년 12월 전라북도의회의 '독도주권 수호를 촉구하는 대정부 건의안'이 담겨 있어 도민에게 약간의 면죄부를 주기도 하지만, 그럴수록 독도는 과거를 지나 우리가 풀어나가야 할 더 큰 숙제로 다가온다. 독도역사찾기운동본부는 이 책과 함께 독도문제에 관한 격조 높은 이론들이 담긴 논문집'독도 영유권 위기연구'(백산서당 펴냄)도 함께 펴냈다. 영유권위기를 몰고 온 신한일어업협정의 문제점을 해양영토분쟁의 측면에서 쉬운 언어로 구체적으로 지적한 논문집이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08.13 23:02

[주제가 있는 책읽기] 일본여성이 온몸으로 안은'일제 상흔'

한·일 월드컵으로 양국관계가 호전됐다고 해도 '2002 한일월드컵 화보집'이나 '2002 한일 월드컵 관전기'를 보며 환희에 젖기엔 왠지 억울하다. 일본의 폭력적 광기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위안부'를 입력해도, 뒤를 이어나오는 책은 20여권. 역사를 바로 세우지 못하고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이 시대를 향해 여전히 눈을 부릅뜨고 있는 책들은 얼마든지 많이 있다. 음이 있으면 양도 있는 법. 근대 일본은 치욕적인 역사를 안겼지만, 가네코 후미코(金子文子·1903~1926) 처럼 식민지 조선을 사랑한 여인도 있었다. 그의 비극적 드라마인 '가네코 후미코­식민지 조선을 사랑한 일본 제국의 아나키스트'(산처럼 펴냄). 가네코는 독립운동가이자 아나키스트였던 박열(朴烈·1902~1974)의 사상적 동지이자 옥중 결혼한 부인이다. 이 책은 가네코와 박열의 삶을 그린 평전으로 철저한 자료 조사와 객관적인 집필 자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가네코는 고문자의 내면의식을 파헤친 정찬의 소설 '황금 사다리'(자유포럼 펴냄)에서 조선인을 돌보는 성모(聖母)의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한 인물. 서승·서준식 구명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쳤던 일본의 역사학자이자 이 책의 작가인 야마다 쇼지는 가네코를 '천황 암살 음모사건으로 사형언도를 받은 후 의문의 자살을 저지른 충동적 아나키스트'에서 '일본의 국가주의를 정면으로 반대한 사상가'로 복권했다. 그리고 '그의 투쟁은 근대 일본 전체에 대한 비판과 대결이었으며, 그 냉엄한 역사적 현실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이 책은 일본의 양심적 역사학자의 실천적, 반성적 역사 읽기다. 근대 일본의 군사대국화 과정에서 희생된 여성들의 실상을 파헤친 논픽션 작가이자 여성사 연구가인 야마자키 토모코(82)의 '아름다운 상처 아름다운 생애'(한일문화교류센터 펴냄)도 펼쳐 볼만한 책이다. 한국 청년과의 결혼, 정치적인 이혼, 소외된 여성들을 위해 여성 운동에 몸담기까지의 과정을 자서전 형식으로 엮었다. '조센징'이라는 멸시 한마디만으로도 불안에 떨어야 했던, 재일 조선인 2세 소녀의 아슬아슬한 삶을 그린 '유리탑'(이학사 펴냄)은 일본인의 가면과 조선인의 그림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동포들의 혼돈과 방황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전북대 국문과 출신인 전은이씨가 책을 엮어 더 반갑다.(다음 주제는 '일본이 본 한국')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08.13 23:02

[이희중의 문학편지] 죽은 시인의 사회?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말이 종종 쓰인다. 원래 미국에서 만든 영화의 제목이었는데, 우리 사회에서는 '시인이 살아남을 수 없는 삭막한 인간세상'이라는 뜻으로 주로 사용된다. 이 말과 뜻은, 은연중에 시인이란 아름답고 소중한 존재이며, 그런 존재를 넉넉하게 포용하는 사회는 좋은 사회라는 소박한 이데올로기를 포함하고 있다. 과연 시인이 많이 서식하는 사회는 좋은 사회인가?1989년에 만들어진 <죽은 시인의 사회>는 잘 만든 교육 영화이다. 명문 고등학교에 영어 선생(우리로 치면 국어선생)으로 부임한 한 어른이, 대학 입시 교육에 찌든 젊은이들에게 젊음과 자유와 도전의 의미를 일깨우지만, 결국 완고한 세상에서 추방당하는 과정을 줄거리로 삼았다. 이 선생의 독특한 교육철학은 주로 시 교육을 매개로 드러나 있어, 척박한 교육 풍토에 답답한 우리에게 참교육뿐만 아니라 문학교육, 특히 시 교육의 의미와 방법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한다. 이후 진정한 교육의 부재와 인문 교육의 황폐화를 고민하는 자리,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암담한 조건을 가리키는 상징적 표제로 '죽은 시인의 사회'가 사용되게 된 듯하다. 그러나 여기에 상당한 개념적 오해와 문화적 왜곡이 개재되어 있다고 나는 짐작한다. 원래 영화에서 '죽은 시인의 사회'는 거창한 사회 풍자의 뜻을 갖고 있지 않았다. 영어 제목 에서 소사이어티(사회)는 국가나 민족, 문화 단위의 큰 사회를 가리키기도 하지만, 작은 모임에서도 쓰인다. 그러니까 원제목을 <'죽은 시인' 소모임>이나 <'죽은 시인'회(會)>라 옮기는 것이 옳았다.영화 속에서 나오는 바이지만, '죽은 시인들(Dead Poets)'이라는 말도, 사회가 살해한 시인들이라는 뜻이 아니며, 이미 존재하는, '죽은 시인들만이 진정한 시인'이라는 시구를 마음에 들어 한 성원들이 모임의 이름으로 고른 중심 낱말인 것이다. 과연 시인은 죽어서야 인간이라는 누추한 껍질을 버리고 책 속에 영원한 시인으로 순결하게 남을 것 같다. 그러므로, 적어도 영화 속에서, 시인의 죽음은 애통해 할 일이 아니다. 어쨌든 첫뜻이 왜곡되어도 이만저만 왜곡된 것이 아닌 셈이다.영화의 문제 제기는 진정한 교육이며 그 구체적 사례로 시 교육이 들고 있다. 시 교육은 인문 교육의 핵심이며 청소년들에게 스스로 삶의 의미를 찾게 하는 양질의 교육 도구이다. 영화 속에서 선생도 학생도 시인은 아니었다. 다만 그들은 시를 가르치고 배우면서 건강한 인격의 성장을 추구하고 있을 뿐이었다. 참교육의 문제, 시 교육의 문제를 우리는 '시인'의 문제로 뒤바꾸고 말았다. 우리 사회에서 시인은 숫자로는 그리 적은 편이 아니다. 물론 시인들이 시만 써서 먹고 살지는 못하게 되어 있으므로 이 사회가 시인을 별로 배려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시인의 이런 처지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동서양에 다름이 없다. 시인의 숫자나 시인에 대한 처우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 정말 중요한 것은 시인들이 좋은 시를 쓰는 일이다. 이것은 시인의 책무이다. 그리고 시인들이 공들여 쓴 좋은 시들을 대중에게 올바른 방도로 전달하여 함께 즐기는 일이 중요하다. 이는 우리 사회의 책무이며, 문학선생들의 책무이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8.13 23:02

[책과 사람] "시란 깊은 사색과 명상서 터득되는 세계"

'명시는 파편적 언어를 통하여 재기를 발휘하려는 시가 아니라 인간의 삶과 사물에 대한 깊은 사색과 명상을 통해 터득되는 세계를 노래하고 있는 시이다. 순간적 재치로 촉발되는 시의 세계는 자칫 유머와 윗트로 커버하려는 속성을 띠게 되고 그것은 때로 독자들을 우롱하는 속임수로 작용하기도 한다.'시가 쏟아지는 시대, 그러나 진정한 시인은 만나기 쉽지 않은 시대에 그 자신 시인이면서 평론가인 우석대 송하선교수(65)는 명시(名詩)를 이렇게 정의한다. 송하선교수의 문학평론집 '시적 담론과 평설'이 국학자료원에서 나왔다. 이미 '서정주 예술언어'를 비롯한 여덟권의 저서를 통해 문학비평과 이론적 논리를 탄탄하게 구축해온 송교수의 이번 저서는 오랜기간동안 주된 문학연구와 비평의 대상으로 삼아온 미당 서정주와 신석정시인의 시세계를 중심으로 분석하고 해설한 책이다. 최근 몇년동안 학술지나 시집 등에 쓴 비평과 서정주 신석정 시인의 대표작 해설을 함께 엮어놓아 본격적인 문학비평서나 이론서로 읽혀지기 보다는 저자의 문학적 사상과 이론을 다양한 방법으로 들여다 볼 수 있게 하는 일종의 총서. 현대시조의 가장 높은 봉우리를 점한 초정 김상옥이나 백석과 같은 시단의 거목부터 지역시단에서 활동하는 정병렬과 이소애의 시세계를 분석한 시평이 있는가하면 지난해 '문예운동' 가을호에 발표, 문단에 논쟁의 단초를 제공했던 고은시인의 '미당 담론에 대한 담론'도 실었다. 눈길을 끄는 글은 역시 '미당 담론에 대한 담론'. 목청을 높이지 않고 사유하듯 철학적 깊이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시세계와 역시 사색적인 글쓰기의 평론을 발표해온 저자가 의외의 공격적 논조로 일필한 이 글은 당시 화제를 모았던 담론이다. 미당이 작고한 후 '창작과 비평'에 발표했던 고은의 '미당담론'에 대한 저자의 도발적 담론은 궁극적으로 시와 시인은 어떤 존재이고 또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를 제기한다.고은시인의 글 부분 부분을 인용하면서 '인간의 도리'로 고은의 스승에 대한 무례를 질타하는가하면 미당의 시세계와 고은의 시세계를 구체적으로 비교하면서 고은의 시를 공감대를 확보하지 못하는 난삽한 시로 폄하하기도 한다. 저자가 일관되게 강조하는 것은 '시란 무릇 인생과 사물에 대한 깊은 사색과 명상에서 터득되는 세계'라는 것. '시적 자아의 진실성에 문제가 있다'(고은의 '봄밤의 말씀')는 비판도 서슴지 않는 저자는 '난삽한 시의 속성은 우선 그 표현이 까다롭고 파편적 언어를 통하여 재기를 발휘하려 노력한다'며 파편적으로는 재기가 빛날 수 있지만 유기체적 통일성이 결여될 수 밖에 없고 내재율면에서 흠을 보일 수 밖에 없다는 논리로 은유적 비판을 가하기도 한다.그러나 역시 저자의 문학적 깊이는 미당과 석정의 대표시 해설에서 전해진다. 시는 독자에게 전해지는 그 자체로 읽혀지기 마련이지만 그의 해설에 기대어 감상하는 미당과 석정은 시의 진정성에 대한 새로운 발견의 기쁨을 준다. 기왕에 발표되었던 담론과 시평을 모아냈지만 마치 새로 발표되는 글처럼 흥미로운 것은 다양한 표현과 방법으로 읽어낸 시적 담론의 모음인 덕분이다. 이 책은 저자의 정년퇴임을 기념하는 문집의 의미도 갖고 있다. 최근에 발표한 시집 '새떼들이 가고 있네'와 함께 잇대어 펴낸 이 책의 부록으로 엮어진 저자의 글과 시에 대한 또다른 문인들의 글은 '송하선의 문학'을 만나게 하는 통로이기도 하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3.08.13 23:02

[한문속 지혜] 비록 문 앞이 시장을 이룬다 해도.....

비록 문 앞이 시장을 이룬다 해도.....臣門如市라도 臣心如水이옵니다신문여시 신심여수저(臣)의 집 문 앞이 비록 시장과 같다고 하더라도 저의 마음은 물과 같이 맑습니다.반고(班固)가 쓴 《한서(漢書)》의 〈정숭전(鄭崇傳)〉에 나오는 말이다. 정숭(鄭崇)이 간신의 모함에 걸려 큰 벌을 받게 되었을 때 황제는 정숭을 꾸짖어 말하기를, "경의 집 앞에는 경에게 청탁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마치 시장과 같다던데, 어찌된 일인고?”라고 하였다. 그러자, 정숭은 대답하였다. "저의 문 앞이 설령 시장과 같다고 하더라도 저의 마음은 맑은 물과 같습니다.” 그 후, 이 '문정약시(門庭若市)'라는 말은 앞서 살펴본 것처럼 한나라의 정숭에 의해 다시 한번 사용되면서 사자성어로 굳어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변형되어 우리나라에서는 '문전성시(門前成市, 혹은 門前盛市)'라는 말로 더 많이 쓰이게 되었다. 권력 앞에는 청탁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청탁을 다 들어주고 돈과 선물을 들고 오는 사람으로 인하여 문 앞이 시장을 이룰 지경이 되면 어쩌자는 것인가? 요즈음 청탁문제로 세상이 시끄럽다. "문 앞이 설령 시장과 같다고 하더라도 나의 마음은 맑은 물과 같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없는 것인가? 如:같을 여 庭:뜰 정 若:같을 약 市:저자(시장) 시 盛:성할 성/김병기 교수(전북대 중어중문과)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8.12 23:02

최고 기타리스트가 수놓은 클래식 선율

낭만적인 클래식 기타 선율의 아름다운 세계가 한여름 무대를 연다. 현존하는 최고 기타리스트로 평가받는 에드왈도 페르난데스의 독주회가 14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에서 열린다. 올해 50세. 음악인생의 절정을 맞이한 에드왈드 페르난데스의 음악세계를 만날 수 있는 기회여서 클래식 애호가들이라면 더욱 놓치기 아쉬운 무대다. 에드왈도 페르난데스는 정확하면서도 고도의 테크닉으로 독창적인 음악을 만들어온 연주자. 결코 격정적이지 않은 부드러운 주법을 구사하면서도 리그미컬한 신선함을 그대로 전하는 그의 연주는 매우 빠른 스케일로 흐르는 손의 움직임으로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소리를 만들어내는 연주자로 정평이 나있다. 일곱살때부터 아벨 칼레바로와 귀도 산토소라, 핵토르 토사 등 명망있는 교수와 연주자로부터 기초를 다졌던 그는 71년부터 자신의 고국인 우루과이는 물론 브라질과 스페인, 파리 국제 기타콩쿨에서 그랑프리와 최우수상 등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고, 77년 뉴욕 카네기홀의 연주로 국제무대에 데뷔했다.음반 출반도 활발해서 지금까지 내놓은 음반만도 바하에서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100여종에 이른다. 바이올리니스트 알렉산더 마르코르와 파가니니, 일본 기타리스트인 신이치 후쿠가 등과 함께 녹음한 음반도 여러종이다. 브라질과 알젠틴의 콘서바토리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유럽은 물론 미주와 아시아에서도 뻬어난 예술적 기량을 인정받고 있는 그는 우루과이에서 열리는 국제 기타 페스티발을 주관하며 클래식 기타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13년만에 다시 한국공연을 갖는 그는 플랭크 마틴과 바하, 슈베르트의 작품을 비롯한 클래식 명곡들로 클래식 애호가들을 환상적인 기타의 선율로 초대한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3.08.12 23:02

[그들의 특별한 선택] (2)문화 길라잡이

여가생활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문화를 접하려는 시민들의 욕구가 높아졌다.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역사와 문화유산을 찾아다니는 답사의 발길이 이어지고, 우리 것을 배우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최근에 각광 받기 시작한 문화유산해설사나 판소리해설가, 문화카운슬러 등 다소 생소한 이름의 직종은 이 틈새에서 생겨났다. 이들은 여유를 즐기려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일종의 가이드다. 수요자는 엄청나게 많지만 문화길라잡이의 영역은 아직 미개척 분야. 그러나 문화유산해설사는 주부들이나 정년 퇴직자들이 봉사의 기쁨과 자신을 찾는 통로로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빠른 속도로 그 인구가 확산되고 있다. "전주의 모든 것을 알리는 일이죠. 별 생각 없이 전주를 찾았다가 전통과 역사가 가득한 도시라는 것을 알고 가는 사람들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낍니다”전북도가 운영한 문화유산해설사 교육 1기생인 채정순씨(53)는 안내를 받았던 사람이 다른 관광객을 소개하는 바람에 예상보다도 훨씬 분주하게 활동하고 있는 인기 있는(?) 우리문화길라잡이다. '팬이 많은' 그의 노하우는 비빔밥·콩나물국밥·한정식 등을 맛볼 수 있는 음식점과 전통문화센터 등 공연장을 자주 찾아 문화의 폭을 넓히는 것. "전주를 찾는 외지 방문객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건 전주의 음식과 소리입니다. 문화유산해설사라고 해서 단순히 유적과 유물을 소개하는데 그친다면 관광객들이 절실하게 원했던 전주의 문화를 놓치게 되죠.”매주 두번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근무하지만 쉬는 날이라고 해서 별도의 안내를 부탁한 이들에게 싫은 소리를 못하는 것도 그의 노하우 아닌 노하우. 전직 영어교사였던 채씨는 답사여행과 문화관련 세미나 등을 꾸준히 다닌 경험이 이 일에 큰 바탕이 된다고 소개했다. 아직은 낯선 이름인 문화유산해설사는 2001년 문화관광부가 도입, 실시해온 제도다. 전국적으로 1천73명이 고궁·사찰·민속·무형문화·사적·천연기념물 등 문화유적지에 배치돼 국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지역문화의 이해를 돕고 있다. 도내에는 지역 향토사학자와 퇴직교원·공무원, 주부 등을 중심으로 미륵사지·광한루·금산사·채만식문화관 등 35개 유적지에 모두 83명이 배치돼 있다. 외국어 구사능력이나 역사·관광지식 등 소정의 심사를 거쳐 선발되며 대학이나 연구소 등 위탁교육기관에서 대학교수·향토사학가·문화관광 전문강사들로부터 120시간의 이론·현장교육을 받고 배치된다. 지난해에는 2.24대 1의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올해 신규모집은 아직 없다. 문광부 담당자는 "내년 다시 수요조사를 통해 신규 모집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문광부에서 실시하는 문화유산해설사외에도 최근에는 남원·부안·고창 등 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지역 문화를 알리는 관광 안내도우미 교육에 뒤를 이어 나서고 있다. 문화유산해설사들은 "이 분야가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직업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더 전문적으로 공부한 인력들이 많아져 문화를 알리는 '프로'들이 생겨야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 분야가 안정된 직업으로 자리 잡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일정한 수입이 보장되는 직종이 아니라는 것이 가장 큰 단점. 문화유산 현장에서 일하는 해설사들에게는 기본적인 실비보상이 전부다. 대부분 해설사들이 자원봉사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긴하지만 문화유산해설사의 전문성과 영속성을 위해서는 해결되어야할 과제다.문화분야의 길라잡이는 속도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직접 무대에서 공연을 안내하는 해설가나 문화카운셀러 같은 직종이 생겨나고 있는 것도 이러한 현실를 반영한다. 지난해 전주전통문화센터가 판소리 대중화를 위해 도입한 '판소리해설가'는 전문 지식을 필요로 하는 우리문화길라잡이의 대표적인 예다. 판소리 사설과 해제작업을 꾸준히 해온 최동현 교수(49·군산대 국문과)는 판소리해설의 영역을 개척해놓은 연구자. 판소리 대중화에 큰 역할을 해온 그는 이 분야뿐 아니라 우리문화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이러한 통로가 앞으로 더욱 넓어져야 한다고 말한다.소리문화의 전당에서 올해 초부터 운영하고 있는 '문화카운슬러'도 눈길을 끄는 분야다. 이 역할은 공연이 시작되기 전 무대에서 공연의 내용과 의미를 소개하고 관람문화를 안내하는 것. 아나운서 출신 김순애씨(49)가 첫번째 문화카운슬러로 활동하고 있다. 아직 여러 이견도 있지만 새로운 공연문화 현상으로 눈길을 모을만하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08.12 23:02

러시아에 전하는 한국전통음악의 신명

러시아 제2의 도시인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전북의 국악 한마당이 펼쳐진다. 국립민속국악원(원장 곽영효)이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도시 건립 30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11일부터 일주일간 열리는 한국주간행사에 한국 전통문화사절로 파견돼 공연을 펼친다. 구한말 국권수복운동의 중심지였던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일제 시대에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활동했던 역사적인 도시다.한국주간은 러시아주재 한국대사관이 한국 민속음악과 무용 등을 현지에 알리고, 양국의 관계를 증진시키기 위해 기획된 행사. 외교통상부가 주최하고 문화관광부와 국립민속국악원이 주관했다.이번 공연에는 연주단·무용단·사물놀이패 등 31명의 국립민속국악원 공연단(예술감독 김무길)이 참여해 16일과 17일 오후 7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음악원 콘서트홀에서 기악합주'태평소와 관현악', 궁중무용'검무', 대금독주'산조', 민속무용'태평무', 기악합주'시나위', 민속무용'승무', 가야금독주'침향무', 풍물놀이'판굿과 소고춤'등 다양한 예술무대를 선보인다. 한국 전통문화의 진수를 알릴 수 있는 프로그램. 러시아에 한국 전통문화를 새롭게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이웃으로서 화합과 우정을 다질 수 있는 뜻깊은 자리”라고 소개한 국립민속국악원 이재형 장악과장은 "한국의 정서와 문화적 깊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 공연의 목표”라고 말했다. 국립민속국악원은 이미 중국 연변과 베트남 하노이, 인도네시아 등 국제무대를 통해 한국전통음악을 소개한 바 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역사적 인연이 깊은 도시지만 우리에게 여전히 낯선 도시. 지난 주에는 상트 페테르부르크 아이스발레단이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에서 공연을 가져 호평을 받기도 했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08.12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