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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 갖고 있는 한계와 벽을 넘어서기. 2일부터 8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제 19회 남부현대미술제(운영위원장 김한창)가 전하는 메시지다. 남부현대미술제의 회원은 3백50여명. 올해도 각 지역의 작가 3백여명이 대거 참여했다. 명실공히 현대미술 큰 잔치라 할만하다.규모면에서도 그렇지만 다원주의의 틀안에서 시도되고 있는 온갖 형식이 망라된 이 전시회는 지역화단으로서는 모처럼 맞는 자극과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다. 남부현대미술제의 결성 취지가 중앙종속의 문화환경으로부터, 또 학연과 지연으로 얽혀진 화단의 오랜 족쇄로부터 해방을 내세운 것이었다면 올해 열아홉번째 맞이한 전시회의 성과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지난 85년 첫 전시를 가진 이래 지금까지 한해도 거르지 않고 지역을 순회하며 대규모 회원전을 가져온 것도 그렇거니와, 지역마다 고루 분포된 작가들의 참여 또한 의기투합의 모범을 보여주는 덕분이다.한국화와 서양화, 조각, 공예 등의 장르별 다양성은 물론, 평면작업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오브제와 입체 설치까지 고루 출품한 작가들의 면면은 더욱 눈길을 끈다. 미술의 다양한 표현양식이 한자리에 모아진 전시장은 관객들의 적극적인 소통의지를 끌어내는데 효과적이다. 전시실 초입에서 마주할 수 있는 작품 두점. 이지역 현대미술 활성화에 열정을 보였던 서양화가 문복철씨(전 우석대 교수, 지난 5월 작고)의 유작이다. 한지를 활용해 독특한 조형미를 표현하는 작업을 견지해왔던 그의 유작 역시 한지가 소재다. 종이의 전통이 강한 전주에서 한지로 자기 표현의 세계를 추구했던 작가의 족적을 만나는 일은 의미있다. 그러나 올해 전시회는 아쉬움이 없지 않다. 보다 새로운 실험적 작품이나 창조적 정신의 신선한 미학을 감당해내는 작품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다. 이미 친숙해져버린 '실험적' 형식은 이미 낡은 것. 현대미술을 지향하는 작가들이 대거 참여한 전시회에서 눈을 확 뜨이게 하는 참신한 실험적 작품이 기대보다 적은 것은 아무래도 아쉽다.올해 전주 전시를 주관해온 김한창위원장은 "다양한 현대미술의 현상을 보여주는 의미도 있지만 문화예술의 지방분권화를 위해 지방이 갖고 있는 문화적 역량을 결집시키는데 더 큰 뜻이 있다" 고 밝혔다. 전북의 현대미술은 80년대 초반부터 일었던 일군의 현대미술작가들의 활동으로 본격적인 틀이 만들어졌다. 그 중심에 놓여있던 그룹 중의 하나가 '전북현대작가회'다. 남부현대미술제는 전북현대작가회와 부산의 혁, 광주의 에뽀끄가 마음을 합해 기틀을 다졌다. 다시 부산과 경남 전남 전북 제주를 연결해낸 결실이 85년 제주에서 가진 창립전. 이후 지방의 현대미술을 규합해내는 매우 의미있는 활동을 성실하게 전개해온 남부현대미술제의 전주전시는 지난 87년 이후 두번째다.
국내 회원 사이의 갈등으로 개최여부가 불투명했던 세계 종이제작자 및 종이미술가협회(IAPMA·이하 이아프마)의 2004년 전주총회 기본계획이 발표됐다. 이는 지난 7월 이아프마 집행위원회가 '단일화한 기획위원회가 상호협력과 팀웍을 바탕으로 전주총회를 추진한다면 기꺼이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한국 회원들의 논의가 급진전된 결과다. 제16회 IAPMA전주총회 조직위원회(대회장 진동규)는 지난 1일 "종이축제를 비롯한 4대축제 등 여러 행사를 체험할 수 있는 내년 5월 3일부터 8일까지 본행사를 열고, 행사기간을 전후로 각종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아프마는 40여개국 5백여명의 종이제작자 및 종이공예가들이 활동하고 있는 국제규모의 민간단체. 한국은 한지를 소재로 창작작업을 하고 있는 한지조형작가협회와 종이작가협회 회원들이 가입돼 있다. 동양에서의 총회개최는 일본 이후 두 번째다. 조직위는 이 날 여태명(원광대) 신영무(호원대) 강진하(전북대) 차종순 교수(예원예술대)와 김영재 상무(펜아시아페이퍼)를 조직위원으로, 종이미술가 방조영자·이우복씨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했으며, 소리문화의 전당 전시기획자 유대수씨와 한지조형연구소 유봉희 연구원을 각각 전문 큐레이터와 사무국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東을 향하여'를 슬로건으로 한 본행사는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전시실과 국제회의장을 주무대로 종이관련세미나와 워크숍, 종이시장, 한국전통문화체험 및 축제관람 등 행사가 열리며, 본 행사를 전후로 한 4월 23일부터 5월 9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및 전주시내 주요 전시장에서 이아프마 회원들이 참여하는 전시와 고(故) 문복철 유작전, 한국 종이조형작가 초대전 등 특별전시가 열린다. 또 이아프마전주총회의 원활한 진행과 사전홍보를 위해 오는 10월 25일부터 11월 12일까지 19일간 전주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프리뷰기획전을 가질 예정이다. 진동규 대회장은 "다양한 소재와 특수기법을 통해 종이를 만드는 다른 나라의 문화를 엿보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시립합창단(지휘 구 천)이 4일 저녁 7시 30분 덕진예술회관에서 제 64회 정기연주회 '초가을에 여는 화음의 초대'를 갖는다. 성서를 바탕으로 한 곡들과 남성과 여성 목소리의 독특한 개성을 잘 살린 곡들을 레퍼토리로 선정한 무대다.남성합창단은 괴테의 시에 곡을 붙인 '바다의 고요함과 순항'을, 여성합창단은 하나님을 만났을 때의 기쁨을 경쾌하게 표현한 'Feel Good'등 세곡을 부른다. 전북대를 졸업하고 독일에서 유학중인 소프라노 이미성씨가 특별출연해 단원 박호영·김중율씨와 함께 프리츠의 곡을 부른다.그 밖에도 혼성합창, 가스펠 모음곡 등 합창음악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곡이 발표된다.객원지휘는 연세대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독일 Karlsruhe 극장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정길씨가 맡는다. 피아노는 전주시립합창단 상임반주자 정현숙· 박성은씨.
이색적인 의상디자인전이 눈길을 끌고 있다. 4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오선숙 교수(원광보건대 의상디자인과)의 '한지웨딩드레스'전과 의상학원생들의 전시회인 'J.O.B 아트 의상전'.한지로 웨딩드레스를 만든 오교수의 작품은 웨딩드레스의 로맨틱한 실루엣이 한지의 단아한 아름다움과 만나 색다르다. 깊게 파인 목선과 잘록한 허리를 강조, '인어라인'을 따라 내려오는 작은 꽃잎들이 여성스러움을 더해주는 'Understanding the mind'와 독특한 질감을 살린 한지를 덧붙여 중세시대의 공주의 풍성한 치마폭을 연상시키는 'Forever love'는 관객의 시선을 붙잡는다.다양한 디자인과 한지의 독특한 질감을 잘 활용한 꼼꼼한 박음질이 특별하다. 한지를 소재로 만든 웨딩드레스의 심플한 맛은 장점이자 단점. 웨딩드레스에 비즈, 레이스, 꽃 장식 등을 달아 약간의 변화를 주는 섬세함을 더해 밋밋하지않은 우아한 멋을 연출하였다.한지의 새로운 변신은 특별한 결혼식의 의미를 더높여, 한지를 우리 일상생활로 끌어들일 수 있는 좋은 기회. 서구적인 화려함이 떠오르는 웨딩드레스가 아닌 고전적 풍미가 은은하게 풍겨나오는 전시회다. 오교수는 제자들과 한지 웨딩드레스 패션쇼도 열 예정이다.'J.O.B 아트 의상전'은 한지의상 경진대회를 비롯 여러 대회에서 수상한 의상디자이너들의 그룹전이다. 역시 전통한지를 소재로 예술의상작품부터 한복, 수영복, 쿠션 등 생활용품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단청이나 전통 문양을 떠오르게 하는 선명한 색상들로 염색한 한지를 이용, 전통의 고전미와 현대의 세련미를 표현했다.
대학가 가을무대가 풍성하다. 도내 각 대학의 연극 동아리 정기공연과 학과 학술제 행사에 연극 무대가 뒤를 잇는다. 학과의 연극동아리 활동이 가장 활발한 전북대는 2일 독문과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시작으로 3일 중문과가 노래연극'시집가는 날'을 무대에 올렸고, 5일에는 영문과의 '쥐덫'이 무대에 오른다. 국문과도 다음 달 7일 '땅 끝에 서면 바다가 보인다'를 합동강당 무대에 올릴 예정. 이들은 대부분 여름방학을 모두 투자해 강의실 등 교내 빈 공간을 연습실 삼아 구슬땀을 흘렸다. 참여인원도 대부분 30명 안팎. 배우는 10∼15명 정도지만, 스탭은 필요인원의 두배다. 기획·음향·의상·소품 등 기술력이 필요한 역할은 선배가 후배에게 대물림을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매년 여름 맹연습을 통해 지금까지 27회의 정기공연을 올린 전북대 영문과 연극동아리'미매시스'는 과단위 연극동아리의 대표급. 이들이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제대하자마자 연극반으로 달려오는 예비역들의 힘이 크다. 연출을 맡은 김근태씨(98학번)도 그 한 예. "선배의 꼬임(?) 때문에 시작하게 됐다”지만 어느 순간 자신이 선배가 돼 큰 책임이 느껴져 자신도 같은 처지에 있는 동기 2명을 꼬셔(?)왔다. 숨은 공신은 동아리의 터줏대감들. 기획·연출·배우 등 빈 공간을 채우며 여러해 동안 후배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는 시철우씨(96학번)가 그 경우다. 그는 "경험하지 못했던 일이고, 교과의 연장선에서 연극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지만 한번 무대 경험이 생기면 다시 서고 싶어한다”며 대학연극의 희망을 역설했다. 매년 알찬 무대를 보여주던 원광대 국문과는 주연급 배우들이 군에 입대해 올해 연극을 준비하지 못했다. 주축세력이 있어야 막이 열리는 대학의 현실을 그대로 증명한 셈이다. 국어교육과는 익산지역 극단인 '작은소·동'과 방학내내 연기워크숍을 갖고 지난 달 30일 익산 솜리예술회관 소극장 무대에서 연합공연을 펼쳤다. 개강이후 연극 준비에 한창인 불문과와 독문과는 학술제가 열리는 11월 연극을 올릴 예정이다. 2학기 시작과 함께 10월말 무대를 위해 대본선정에 나선 것은 호원대 영문과도 마찬가지. 20년의 역사가 있는 전주대 영문과 연극동아리 '셰익스피어'는 5일 드라마퍼포먼스 'Shakespeare & hillbillies'을 올린다. 예전에는 인문대에 속한 학과 대부분이 연극무대를 마련한 적도 있었지만 학부제가 실시되면서 뜸해졌다. '볏단'(전주대) '기린극회'(전북대) '한빛'(한일장신대) '극예술연구회 무제'(우석대) '멍석'(원광대) '베틀'(예수간호전문대) 등 대학연극단들도 매년 1∼2회의 정기공연을 열고, 연극영화과가 있는 우석대와 한일장신대, 예원대 등은 학과학생들을 중심으로 정기발표회를 열고 있다. 그러나 취업난 등을 이유로 1학년과 갓 제대한 복학생들에 치우쳐 있는 점은 아쉬운 현실이다. 연극출연을 계기로 '창작극회'무대에서 뛰고 있는 주서영씨(전북대 영문과 99학번)는 "영어회화·컴퓨터 등 취업관련 동아리들과 다르게 연극을 해보겠다고 동아리방을 기웃거리는 후배들이 갈수록 줄고 있는 현실에서, 어떻게든 무대를 마련한 후배들에 고마울 뿐이다”고 말했다. 아마추어리즘과 아카데미즘으로 무장한 대학연극은 상업주의에 휘둘리는 연극계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눈물이 난다 어머니 풋보리 잡아다가 가마솥에 삶던 날 지난 해도 그 지난 해에도 가슴 열어 반기던 멍석 마당이 뜨겁게 뜨겁게 볼 비비며 울었다. 나는 그 울음 빛이 어찌나 좋던지 허리띠 한 바람이 끊어지는 줄도 모르고 철없이 철없이 하늘만 보고 웃었다'-풋보리 전문' 김남곤시인(66, 전북예총회장)이 세번째 시집 '새벽길 떠날 때'와 수상집 '비단도 바수면 걸레가 된다'(신아출판사)를 앞뒤로 펴냈다. 오랜 문단활동에도 시집 펴내는일에 마음 앞세우지 않고, 기자로 논설위원으로 몸담았던 신문사 생활을 마무리하면서도 칼럼집 한권 내기 위해 잰걸음 바꾸지 않았던 그의 이례적인 의욕이 눈길을 끈다.시집은 '헛짚어 살다가' '푸새 한마당' 에 이은 3년여만의 노작이다. 작정하고 시를 쓰는 일없는 시인은 '마음 가는대로 노트장에, 메모지에 연필로 남겨두었던 시의 파편들을 갖다 앉혔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의 시는 단아하다. 시로부터 남겨진 여운 또한 맑다. 시인은 맑은 여운이 '마른땅 이슬비 노릇이라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 '희망'은 자신을 한껏 낮추고 추스려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 시 편편마다에 드러난 시인의 회한과 반성은 철저하고 깊다. '천수답 팔아 떨어진 몇 푼으로 어머니에게 미역국도 끓여주시던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시인은 '마른 가슴에 테'를 매는가 하면, 면접시험을 보러가서도 '바람통에 살점을 내맡기듯 울고 있는 뉘집 양념통 같은 누이'를 떠올린다. '넘어가야 산다는 이치'를 알고부터 '물이 되어 물을 뒤집어 쓰고 싶었지만' 시인은 결국 '물보다도 물의 통로가 되어 길게 엎디어 주는' 방식을 선택한다. 이 시집에 실린 시는 76편. 겸손함과 상대방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허소라 시인의 평처럼 그는 이 시대의 거창한 짐을 앞장서 짊어지겠다거나 쩌렁쩌렁한 관념어로 세상을 호령하지 않는다. 자신을 먼저 추스리고 이 강산 복통을 쓸어줄 대타 노릇인들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겸양의 세계는 그래서 더욱 설득력이 있다. 시집과 함께 펴낸 수상집에서도 이러한 세계관은 달라지지 않는다. 하도 오래되어서 기억에서조차 사라진 것들부터 최근의 칼럼까지를 꼼꼼히 챙겨낸 이 수상집은 그의 삶의 도덕적 근원이 어디에 있는가를 짐작하게 한다. 여전히 몸낮춘 시인의 칼럼은 부드럽지만, 그 필력이 향해있는 지점은 긴장할 수 밖에 없다. 그의 칼럼들은 세상을 향한 지극한 애정이고, 진지한 조언이다. 그의 글로부터 부드러운 것이 단단한 것을 이긴다는 '유지승강(柔之勝剛)'의 의미를 생각하게 됨은 새삼 스럽지 않다. 올해 초 그는 아무도 모르게 병원을 오가며 생을 뒤돌아보아야 하는 문턱에까지 이르렀던 적이 있다. 결국은 작은 병치레로 정리된 일이었지만 그 사건은 시인으로 하여금 세상을 다시 보게하는 계기가 되었다. "마음이 조급하여 당시로서는 지금이 아니면 정리하는 일도 어려울 것 같았다”는 두권의 책을 앞에 둔 시인은 시집의 머리글에 이렇게 썼다."부끄러움을 타기는 예나 시방이나 다를 게 없다. 세번째 시집을 내면서도 역시 고개를 들 수 없는 건 매 한가지다.”그의 시와 산문들이 우리에게 영락없이 '마른 땅에 이슬비'같은 것이라면 그의 부끄러움은 깊어질 수록 좋을 일이다.
교사출신 김용관 시인(62)이 '사랑은 오래 참고 나를 낮추는 거울'(정은문화사)을 펴냈다. 문학에서 자신의 역할뿐 아니라 인생관·행복론·삶과 죽음 등 짧은 단상을 국내외 명사들의 말을 인용해 엮은 산문집. 색이 강한 문장과 인생의 선배가 주는 교훈적인 글귀들이 빼곡하다. 그래서 책은 '철학적인 사색록'이란 별제가 붙었다. 작가는 '문학에서 나는 과연 어떤 존재인가''너무 쉽게 작품을 쓰지 않는가''독자들에게 정제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가'를 끊임없이 자문하고 있다. 결국 그는 '저울질 할 줄 아는 두려운 독자들'이라고 해도 '잘 걸러진 엑기스를 보여주면 된다'고 마무리한다. 참 문학인으로써 마음을 올곧게 잡으려는 스스로의 다짐이면서 독자들에게 두려운 독자가 되라고 권하는 의도도 비친다. 정읍출신인 김씨는 서사시집을 포함해 4권의 시집과 수상집 등을 펴냈으며, 전북문인협회, 한국시문우회, 21세기문협, 표현문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정음문화사 펴냄/값 8,800원
깊은 밤, 마음 깊은곳에 숨겨놓은 낱말들을 꺼내면 어떤 단어들이 떠오를까. 군산 중앙여고 박경균 선생님은 돌이와 순이, 징검다리, 대통령, 김일병, 구보, 휴전선, 술, 죽음, 현실 등을 먼저 떠올렸다. 그리고 맨 마지막 '시(詩)'라는 단어로 하얀 허공에 조심스레 집을 짓는다.(시'낙서'인용) 그가 첫 시집 '뒤죽박죽 살지만 재미있다'(신아출판사)를 펴냈다. 정성이 가득 담긴 시편들이 촘촘하게 엮였다. '아버지''어머니''아내''딸랑구''아들''아비의 이름으로' 등 아들로 남편으로 부모로서의 담담한 심경을 엮은 네번째 테마'연습 한번 못해보고 태어난 삶'은 특히 주목할만하다. '당신의 인자함으로 나를 다스렸던 당신 (중략) 지금 당신의 자리에 내가 섰습니다'(시 '아버지' 부분)에서 들리는 저자의 소회는 특히 감동적이다. 동료교사 남궁준씨는 '내가 아는 박 선생님은'이란 헌정의 글을 통해 그와 이번 시집의 의미를 새롭게 했다. 신아출판사/6천원.
9월은 문화관광부(장관 이창동)에서 지정한 '독서의 달'. 문광부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중심으로 온 가족이 함께 하는 독서환경 조성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행사들을 마련했다. 청소년 책읽기 운동, 민간단체 독서진흥행사, 독서표어 공모, 독서문화상 시상, 독서의 달 포스터 제작·배포 등 자발적인 독서 참여 열기를 확산시킬 행사들이다. 대표적인 행사는 시·도 지역 대표도서관을 주축으로 추진하는 '지역간 책 선물 릴레이'와 25일부터 제주에서 열리는 제41회 전국도서관대회. 시민들로부터 협찬 받은 책자들을 다음 도서관으로 전해주는 도서관 책선물 릴레이는 이 달 전주시립도서관이 제주 우당도서관으로 2천여권의 책을 전달한다. 도서관대회는 도서관계자 1,500여명이 참가할 예정. 도내 공공도서관들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민을 맞을 예정. 전주완산도서관은 20일 어린이 독서진흥 글짓기 대회와 21일 청소년 논술경시대회를, 전주시립도서관은 온·오프라인 독서퀴즈대회를 마련했다. 익산시립도서관은 20일까지 초등학교 3∼6학년을 대상으로 한 독후감 모집과 26일 시민대상 초청강연, 26일과 27일 도서관 앞마당에서 도서교환장터를 연다. 또 22일부터 28일까지 독서회원증 소지자에 한해 영화·음악 감상용 시청각 자료를 무료로 대여해준다. 남원시립도서관은 정규 회원 3천여명을 대상으로 가장 많은 책을 대출한 독서왕 선발 이벤트를 갖는다. 또 23일 남원시내 초등학교 4∼6학년생들을 대상으로 독서감상화 그리기 대회도 마련했다. 김제시립도서관은 23일부터 26일까지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독서교실을 운영한다. 강의내용은 자녀독서지도법, 독후감 작성법, 작문 기초 등. 도서 대출권수도 늘렸으며 17일부터 20일까지 5층 시청각실에서 영화감상회도 마련한다. 29일 아동열람실에서는 김제 지역 주부인형극단인 '동그라미'가 창작동화와 전래동화 인형극을 공연할 예정. 전 시민을 대상으로 도서기증운동도 전개한다. 전국규모의 민간독서단체도 행사를 마련했다. 독서대상 선발(독서새물결운동추진위원회), 전국고전읽기백일장대회(국민독서문화진흥회), 독서논술경시대회(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국민독서경진대회(새마을문고중앙회), 전국여성독후감대회(대한어머니회중앙연합회), 전국 초등학생독서감상문 및 작품 대모집(소년동아일보사), 신지식인 양성을 위한 독서감상문 대회(소설가협회), 전국 학생 독서·독후감 공모대회(한국학원총연합회), 전국학생환경과학 독후감 공모대회(한국녹색교육협회), 전국중고등학생 환경과학 독후감 공모 겸 2003 환경교육 장학생선발대회(한국 환경교육협회), 도서교환시장(새마을문고중앙회), 사랑의 책 모으기 운동(좋은 책읽기 가족 모임), 새마을이동도서관 운영(새마을문고중앙회) 등이다.
천재, 광인, 기인, 시를 쓰는 거지, 춘천의 명물 등 작가 이외수를 부르는 호칭은 다양하다. 작년 여름, 장편소설 '괴물'로 60만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따뜻한 감성의 작가 이외수. 그가 복잡하고 번잡한 일들로 고단한 현대인들에게 지친 일상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잠시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는 여유를 던지는 사색상자 '내가 너를 향해 흔들리는 순간'을 새롭게 선보였다.이 책에는 작가 특유의 감수성을 엿볼 수 있는 촌철살인의 선시(禪詩)들과, 나무젓가락으로 그려낸 색다른 그림들이 어우러져 있다. 작가는 책에서 세상과 소통하는 첫 번째 단계를 '흔들림'이라고 말한다. 세상을 사랑으로 물들이는 '따뜻한 흔들림'부터 고통과 번뇌에 사로잡히는 '매몰찬 흔들림'까지…성큼 다가온 가을향기 속에서 독특하지만 단아한 언어의 연금술사 이외수와 함께 꿈꾸듯 부드러운 영혼의 사색을 체험해 보자.
지난 3월 시창작교실을 개설해 큰 호응을 얻었던 전주 아중문화의집에서 세 번째 시창작전문교실을 마련했다. 담임교수는 원광대 문예창작과 강연호 교수(시인). 3일부터 3개월 과정(주1회 총12회)이며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아중문화의집 2층 문화공연장에서 진행된다. 선착순 20명. 수강료 12만원. 문의 063)241-1123/1087
제목만으로도 흥미를 일으켰다.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프라하의 무대예술과 극작가가 국가의 수장(바츨라프 하벨)이 된 나라의 문화에 대한 궁금증도 컸다. 프라하에서만 볼 수 있다는 꼭두각시 인형극 '돈 지오바니'의 한 장면을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다. 체코만화연극 '에피소드 IN 블랙라이트'의 마지막 공연이 있던 지난 달 31일 오후 6시. 올 여름 내내 분주했던 공연장과 달리 관객은 배우들에 민망할 만큼의 숫자였다. 공연은 내내 어두웠다. 꽤 오랜 어둠과 정적, 눈 시림…. 어둠 속에서 블랙라이트라는 특수조명을 통해 반사되는 형광물질(형광안료를 바른 배우·캐릭터·소품·의상)로 펼치는 공연이니 당연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만화적 상상력으로 전 유럽을 열광시켰다'는 이들은 2백여명 남짓한 전주의 어린이들을 광적으로 흥분시키진 못했다. 어른들도 어정쩡한 예의만 차리고 있었다. 원인은 성(性)문화 차이였다. 신이 아담과 이브를 만드는 장면. 새의 알로 남성의 고환을 만들고, 결국 알이 부화해 하늘로 날아가 버리는 장면과 남성의 갈비뼈를 꺼내 음악을 연주하는 엽기는 피식 웃음이 나올 법도 했지만, 그저 우세스러웠던 모양이었다. 지난해 8월 배우 서주희가 바로 옆 무대에 올린 '버자이너 모놀로그'를 통해 여성의 성기에 대한 편견이 어느 정도 사라졌다고 해도, 갈매기를 붙잡아 여성의 가슴을 붙이고, 'V'자 모양의 화살표 끝부분을 떼어내 여성의 성기를 만드는 기막힌 상상력은 잔기침을 나게 했다. 특히 형광선을 이용해 만든 여성인형들이 풍만한 가슴을 출렁거리며 춤추는 장면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듬성듬성 빈자리가 있었고 박수마저 썰렁했던 관객들에게 서운할 만도 했지만 8명의 배우들은 꽤 인상적인 커팅콜을 보여줬다. 관객과 직접 대화를 시도했고, 극의 몇 장면을 재연하며 사물과 배우들의 움직임을 숨김없이 들어내 관객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게다가 아이들을 무대로 불러내 직접 시연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신기했던 어둠 속 세상은 "알고 보니 별 것 아니었더라…” 싶지만, 객석에 예의를 잃지 않는 참 예술인의 마음은 쉽게 따라할 수 없는 것이었다.
비어있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꽉차있는 것과 보이는 것. 사진작가 김정우(33)의 사진은 존재하는 것을 통해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강조하는 작업이다. 지난 97년의 '이완된 풍경'에 이어 '여백이 있는 풍경'으로 두번째 전주전(28일부터 9월 4일까지 전북예술회관)을 갖고 있는 그는 '공(空) 개념의 사진적 해석'을 시도한다. 프레임 안의 사물을 제거하거나, 일정한 대상에 초점을 맞추고 그밖의 대상은 초점 밖으로 내보내버리는 그의 방식은 다양하거나, 더러는 환상적인 이미지로 확장되는 효과. 작가는 이 방식은 '사진적 문법'이라고 설명해두었다. 그의 전시작품 20여점에는 제목이 없다. 모두다 '공'을 주제로 설정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나무와 풀, 화초 등의 생명체부터 쓸모없게된 사무실안의 집기들, 나무위의 평상과 같은 일상적 사물까지 다양한 풍경이 '공'의 개념으로 그의 카메라에 포착되어 있다. 작품을 통해 작가의 언어를 다시 생각하는 일은 특별한 감흥이다. 그는 "사진 속의 대상이 갖고 있는 의미에 얽매이지 말 것"을 주문한다. 소재에 집착하지 말라는 작가의 주문은 보이는 것 자제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이다. 초점을 전체적으로 주지 않고 특정대상에만 맞추는 방식이나 하이라이트를 주어 그 대상이 다르게 보이도록하는 기술적 장치의 근원 또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경계로부터 찾아진다."역사적, 혹은 사회현상, 그리고 우리의 일상의 사건들이 우주의 원리를 직접적으로 드러내거나 그것들에 근본적으로 일치하는 질서를 발견하는 것이라지만 난 그리 거시적이지 못하다."작가는 세속적인 집착들 속에서 공을 보고 공을 느끼고, 그리하여 공을 드러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전시 작품 중 색다른 소재로 눈길을 끄는 '시골방 풍경'. 한 사람의 삶을 읽어낼 수 있는 흙냄새 나는 이 사진은 그의 다음 전시회 주제인 '가족'의 시작이다.작가는 전주 출신으로 중앙대와 같은 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전주공예품전시관(관장 백옥선)이 한가위 특별기획전을 준비했다. 옹기작가 이현배씨와 천연염색작가 천성순씨의 작품을 모은 '쓰임(用)과 미(美)의 모음전'(21일까지 기획관)과 한지공예작가 한경희씨의 '추석풍속전닥종이인형전'(30일까지 공예관). 공예작품은 감상품이 아니라 삶에서 유용하게 쓰여져야 하는 것. 도자기공예의 정신과 섬유공예의 멋스러움을 선보일 '쓰임(用)과 미(美)의 모음전'은 공예 본래의 기능을 살펴 공예가 가져야 할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다. '잘 뿜어낸 독의 간장이 맛있다'는 옹기는 나쁜 성분을 빨아들여 좋은 맛을 내는 기능 때문에 생활문화가 많이 변한 요즘에 와서도 여전히 우리 생활속에 자리잡고 있다. 옹기장이 이현배씨는 사발·화병·접시류·사각 소스볼·탕기류·다기·주전자 등 전통옹기부터 새로운 각도에서 현대적인 조형감각을 살린 옹기까지 트인 시각으로 바라본 작품들을 선보인다. 천성순씨(한지공예 예사랑 대표)는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먹물·황토·감물 등 한국적 소재를 이용해 자신이 한땀한땀 바느질한 염색이불·방석·가리개·발·가방·스카프·지갑 등 생활소품을 선보인다. 추석풍속전의 일환으로 열리는 '닥종이인형전'은 인형을 통해 송편빚기·강강수월래·씨름 등 우리의 세시풍속을 선보인다. 지금도 행해지고 있는 추석의 풍속과 일반 어른들에게도 생소한 풍속인 소놀이까지 다양한 추석의 풍경들을 감상할 수 있다.
독립영화협의회는 매달 열리는 독립영화 발표회에 참여할 작품을 상시 공모한다. 응모자는 서울시 중구 신당1동 250-31 복천 빌딩 501호로 시사용 VHS 테이프를 제출하면 된다. 제작예정 작품은 협의를 통해 촬영과 조명, 후반작업의 기자재를 지원 받을 수 있다. 문의 02)2237-0334, www.inde1990.net
전시실안은 꽉 차있다. 네명의 작가와 또다른 일곱명 작가는 많지 않은 작품으로 관객들을 자극하고 감동시킨다. 오랫동안 시선을 머물게 하는 작품은 전시실 안에 얼마든지 있다. 소재는 풍부하고, 내용의 다양성도 넘쳐난다. '규모'의 전시로부터 섬세하고 밀도있는 전시로의 전이(轉移). 지난달 29일부터 4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2003 4+7전'의 특징이다.격년제로 열고 있는 이 전시회는 전북청년미술상 운영위원들과 수상자들이 함께 하는 자리다. 올해는 운영위원인 이건용 유휴열 이철량 이상조씨, 수상자인 임택준 강용면 유경상 홍선기 이철규 김윤진 채우승 차유림 지용출 김성민씨가 참여했다. 14명 작가가 보여주는 세계는 다양하다. 그러나 그 다양함속에는 일관되게 흐르는 공통적인 정서가 있다. 실험성과 자유로움. 50·60대의 중진작가들이 견지해온 실험성과 자유로움은 30·40대 청년작가들의 그것과는 또 다르지만 자기 발언의 세계를 탐색하는 통로에 놓여진 지치지 않는 창조적 정신은 연륜의 틀을 가르지 않는다. 사회문제에 꾸준한 관심을 갖고 작업해온 이건용씨의 '물로부터'는 물이 지닌 수용성을 여러 형상으로 구사하면서 궁극적으로는 환경문제에 귀착하게 하는 메시지 있는 작업. 근래들어 새로운 주제를 만난 유휴열씨의 '잃어버린 시간'은 물질이나 도구를 활용한 강렬한 화폭을 통해 삶의 근저로부터 소외되고 잊혀지는 소중한 것들을 제기한다. 모필의 자유로운 운동성을 통해 수묵의 표현세계를 더욱 새로운 언어로 열어가는 이철량씨의 '신시'나 산의 작가 이상조씨의 오브제 작업도 새롭다. 수상작가들의 작업은 깊어지고 밀도있는 세계로 만난다. 1회 수상자인 임택준으로부터 올해 수상자인 김성민까지 14명의 수상자 중 10명 참여 작가는 이 상의 의미를 새삼 주목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작업인 것 처럼 보이지만 환경에 대한 처절한 현장을 고발하는 임택준의 부조 작업, 일관된 목조 작업으로 옛것을 오늘에 새롭게 해석하는 조각가 강용면, 조형성 돋보이는 도조작업으로 새로운 변화를 보여주는 유경상, 암울한 시대상을 자기존재에 대한 인식으로 통찰하는 홍선기, 한국화의 가능성을 새로운 형식과 소재의 발굴로 모색하고 있는 이철규, 서양화의 영역을 한국적 정서로 극대화시키는 김윤진, 단순하고 절제된 양식으로 상징적 메시지를 강조하는 기법에 천착해온 채우승은 철저한 탐색 과정으로부터 자기 세계의 탄탄한 구축 과정으로 옮겨가 있다. 수상작가로는 유일한 여성작가 차유림의 인체를 통한 강렬한 자기 메시지의 변화나, 단색 목판화의 단순한 표현력과 구성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일상적인 소재를 독자적인 시각으로 담아가는 지용출, 자기 시련의 체험이자, 현실에 대한 인식을 젊은작가다운 열정으로 고발해가는 김성민의 작업은 지역미술의 힘을 열어가는 가능성으로 보여지기에 충분하다. 열정과 의욕, 그에 걸맞는 작가적 역량이 충만한 후배들의 작품을 마주한 이건용·유휴열씨는 젊은 작가들의 창작을 북돋울 수 있는 지원제도가 정책적으로 마련되고 있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수상작가들의 깊어진 작가적 역량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는 이교수는 "수상작가들은 이 지역 뿐 아니라 국내외에서도 매우 훌륭한 평가를 받는 작가의 반열에 들어서있다”며 "이같이 평가 받고 검증받은 작가들에게 보다 적절한 지원과 창작환경을 지원하기 위한 창작실 조성이나 작품 판매를 위한 문화 환경 조성 등 실질적인 창작 지원 정책을 마련하는 일에 자치단체가 앞장 서줄 것”을 제안했다. 후배들의 창작 활동을 격려하고 지원해온 선배들의 바람은 그 어느때보다도 절실했다.
전라북도와 자매결연을 맺은 일본 가고시마현 소개전이 2일과 3일 전주전통문화센터에서 열린다. 1989년부터 격년제로 치러지는 이 행사는 올해가 여섯 번째. 가고시마현을 소개하는 관광사진과 특산품·공예품 등이 무료로 전시된다. 전북도와 일본 가고시마현 공동 주최. 개장행사는 2일 오후 1시 30분에 시작되며, 2시부터 가고시마현에 대한 관광설명회와 의견 교환 등이 진행되는 세미나가 개최된다. 이후 2시 45분부터는 일본 가고시마와 한국 안동화회마을에서 공동 로케이션한 휴먼영화'호타루'(반딧불·감독 후루하타 야스오) 상영회가 마련된다.
사사로운 원수 관계를 공공의 문안으로 들이지 말라 私仇를 不入公門이라사구 불입공문《한비자(韓非子)》〈외저설 좌하(外儲說 左下)〉에 나오는 말이다. 사람이 살다보면 사이가 나쁜 사람도 더러 생길 수 있고 때로는 원수처럼 지내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물론 이런 일이 근본적으로 발생하지 않아야 되겠지만 부득이하게 이런 불편한 관계가 발생했다면 가능한 한 빨리 관계를 개선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사람과 사람이 원수처럼 대하면서 산다는 것은 누구의 잘 잘못을 떠나 서로에게 불행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번 형성된 이런 불편한 관계는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 서로 부딪칠 때마다 그 앙금이 되살아나서 서로를 헐뜯게되는 경우가 많다. 만약 고위공직자나 정치가들이 이런 행태를 보이면 전 국민이 피해를 당하고 나라마저 흔들리게 된다. 극히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 정치가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고 감정적인 싸움에 휘말려 있는 것 같다. 반대를 위한 반대도 너무 많고 정략적인 싸움도 너무 많은데 이런 싸움의 뒤에는 사사로운 묵은 감정이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 사사로운 감정을 가지고 공공의 장에서 싸우는 것은 조선시대의 당파싸움과 다를 게 하나도 없다. 미국은 물론, 러시아, 중국, 일본 등이 우리를 주시하면서 우리의 실수가 있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는 지금, 당파싸움이 있어서야 되겠는가? 나라를 살려야 한다. 당파싸움을 빨리 청산하고 제대로 된 정당정치를 실천해야 할 것이다. 私:사사로울 사 仇:원수 구 入:들 입 公:공 공
전북 문화예술인들, "문화예산 삭감 도의원들 사퇴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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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녹이는 클라리넷 연주⋯신재훈 독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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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사진센터 부설 사진연구소 1983, 회원전 '새만금' 연다
정가 선율에 취하다, '시조와 가곡으로 듣는 우리 소리' 공연
전북특별자치도 콘텐츠융합진흥원 입주기업 ‘아가미림’, OTT 시장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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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미소능력개발센터, 방화선 선자장 홈페이지와 쇼핑몰 제작 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