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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學으로 세상을 바꾸자"

실천하는 문학, 전주에서 다시 불지피다민족문학인 2백50여명 ‘전주선언’채택74년 유신 독재에 맞선 민족문학인들의 시국선언. 그리고 28년이 지난 2002년 11월 10일. 침묵에서 깨어나 실천하는 민족문학의 불길은 전주에서 다시 지펴졌다.지난 9일과 10일 전주 전통문화센터에서 열린 제11회 전국 민족문학인 전주대회에서 민족문학인들은 현시대가 문학인들에게 요구하는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자성했으며 이제 펜의 힘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실천의지를 다졌다.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현기영)와 전북작가회의(회장 최동현) 등 전국 12개 지회 소속 민족문학인 2백50여명은 10일 오전 작가회의의 정체성이 건강한 이념성 회복과 현실 참여에 있음을 스스로 확인하는 ‘전주선언’을 채택해 발표했다. 9일 밤을 꼬박 새우며 열띤 난상토론 끝에 채택된 이 선언은 이 시대가 문학인들에게 요구하는 책무에 대한 화답이다. ‘결의’를 내세워 발표한 이 선언문은 넓게는 세계 평화와 한반도 평화, 구체적으로는 대선을 겨냥한 활동의 좌표를 담고 있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4·19혁명 5·18광주항쟁 6·10시민대항쟁으로 이어온, 이 나라 민주화의 도도한 흐름을 계승하여 이 땅에 완전한 민주주의를 안착시키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힌 선언문은 “역사의 물꼬를 되돌리려는 모든 기회주의적 수구 냉전 논리 세력을 단호히 배격한다”고 밝혔다. 망국적 지역 감정을 볼모로 하는 선거운동, 근거없는 인신 공격 등의 흑색선거운동이 이번 기회에 영구히 추방돼야 한다고 주장한 이들은 한반도의 정치적 안정을 위해 온 국민이 대통령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호소했다.선언문은 한반도 평화 정착과 진정한 세계평화의 시대를 열기 위해 당대가 요구하는 문학적 과업을 수행해나가는데도 나설 것을 내세웠다.이에 앞서 9일 시민문학강좌를 펼친 고은 시인은 “문학은 개인과 민족, 세계를 별개로 다루는 것이 아닌 그것의 총화(總和)”라며 “어제와 내일을 복합적으로 내포, 창조적인 혼혈과정을 거쳐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것이 오늘의 문학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문인은 ‘고립이 아닌 연대’ ‘독선이 아닌 종합’ ‘모든 것을 아우르는 교향(交響)’이라는 문학의 대전제를 내세워 ‘실천하는 문학’을 강조했다. 이 대회는 내년 울산에서 이어진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11.11 23:02

[역사속 오늘] 11월 11일

▲일력(日曆)11월 11일(月). 음력 10월 7일 ▲출생러시아 소설가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1821-1881), 이탈리아 마지막 왕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3세(1869-1947), 프랑스 영화감독 르네 클레르(1898-1981) ▲타계 덴마크의 철학자 쇠뢴 오비 키에르케고르(1813-1855), `움직이는 조각'(모빌) 창시한 미국 조각가 알렉산더 칼더(1898-1976) ▲국내외 주요사건 1908년 = 한국 최초의 신연극 은세계(銀世界), 원각사서 초연 1909년 = 미국, 진주만을 태평양의 주요 해군기지로 지정 1911년 = 독일의 항복으로 1차 세계대전 종전 1920년 = 동아일보 장덕준(張德俊), 만주 훈춘(琿春)사건 취재 도중 일본군에피살 1937년 = 미국 샌프란시스코 금문교(金門橋) 완공 1945년 = 조선인민당(당수 여운형) 창당 1946년 = 국립박물관 개관. 전주교도소서 죄수 400여명 탈주 1950년 = 정부, 북한 공산군에 협조한 남한인 처벌을 위한 부역자 처벌조치령공포 1961년 = 박정희 최고회의 의장, 미국 방문 1975년 = 앙골라, 포르투갈로부터 독립 1977년 = 전북 이리역 화약 수송열차 폭발해 1천여명 사망 1985년 = 재야인사 110명, 민추협 사무실서 공안당국의 고문철폐 요구하며 농성 1992년 = 서울중앙병원(현 서울아산병원)서 국내 최초로 심장이식 수술 성공 1995년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출범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11.11 23:02

[자연과 생명] 전북의 해안사구(中)

썰물에 드러난 해변의 바닥은 시간이 경과하면서 햇볕에 마른다. 모래가 오랜기간 해풍에 날려 육지쪽에 퇴적하면서 생겨난 것을 모래언덕 또는 해안사구라 부른다. 생태적으로는 강한 산성에 일교차가 크고 영양분이 거의 없는 등 상당히 거칠고 메마른 장소여서 어떤 생명체라도 이 곳에 터를 마련하고 대를 이어 살아가기란 수월치 않아 보인다. 그래도 기는 줄기를 가지고 있는 화본과 풀이나 깊은 뿌리의 콩과 연리초 등이 먼저 자리잡기를 시작하고 시간이 흐르면 식생이 불어나게 마련이다. 다양하지는 않지만 이들을 토대로 개척자인 초식성 곤충이 따라오게 되어 있어서 사구에는 메뚜기와 진딧물·나방의 유충 등이 눈에 뜨인다. 얼핏 생각하기에 이 정도가 가까스로 생명을 부지하고 있으리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아무리 격리된 해안 모래언덕이라해도 육지의 생태계와는 크게 다르다. 물가에 사는 각종 해초류·패류와 갑각류 외에 바다에서 밀려오는 다양한 생명체와 유기물에 기대어 사는 종류로 인해 조류·포유류를 포함하여 굉장히 시끌벅적한 장소가 되기도 한다. 곤충으로는 의외로 많은 부식성 파리와 식식성 또는 포식성의 개미도 많다.그런데 조금의 관찰력을 지닌 사람이라면 이 곳에 사는 생물은 비록 부류는 유사하더라도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종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릴 것이다. 곤충의 예를 들어보면 원래는 초식성 곤충이 다양한 만큼 포식성이나 기생성 곤충이 살아가게 마련이지만 이 곳은 개척자 곤충과는 별개로 의외의 포식성 곤충들이 적응하여 살아가고 있다. 생성된 시기는 비록 오래지 않으나 현재로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않아 비교적 보존이 양호한 고창군 심원면 만돌리 사구에 어느 지역에서도 보기 힘든 수백·수천의 개체들이 장관을 연출하며 살아가고 있는 개미지옥과 뜰길앞잡이가 좋은 예이다. 개미지옥은 어린시기를 깔대기모양의 모래함정을 파고 그 끝에 묻혀 있으면서 지나던 먹이감(주로 개미, 그러나 진딧물·거미·쥐며느리도 포함)이 함정 안으로 미끄러 떨어지면 잽싸게 낚아채는 신출귀몰의 재주를 지닌 종이다. 그러나 어린 개체는 때가되면 성충인 우아한 명주잠자리로 변신한다. 뜰길앞잡이도 어린시기에 진딧물이나 개미를 먹고 산다. 구멍을 파고 몸은 수직으로 모래속에 두면서 머리로 구멍을 막고 있다가 근처를 지나는 먹이에서 오는 진동을 느끼면 귀신같이 튀어나와 물어 들인다. 성충은 왕방울의 두 겹눈에 등껍질의 색과 문양이 아름다워 장식용으로 가공이 되기도 하는 수려한 생김새의 딱정벌레로 산다. 그리고 이들은 표범장지뱀·두더지 등의 먹이감이 되면서 생태계 영양단계의 상부로 이어진다.만돌리 외에도 전라북도에는 부안군과 고창군 등지에서 사구가 확인되고 있다. 올 한해 전라북도 사구곤충의 서식현황을 조사한 결과 구시포 등 5개 지역에서 13목 46과 96속 1백4종을 확인하였으며 이들 중에는 홍가슴메뚜기·땅해변먼지벌레 등 고유의 종들이 많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부분 위락시설과 해안도로, 또는 양식장이나 건축물이 들어서면서 상당 부분이 이미 파괴되었거나 서식처의 원형이 급격히 훼손되고 있는 실정이다. 해안 고유생물의 서식처로서, 육상과 해양을 잇는 교두보 생태계로서, 한걸음 나아가서는 인간이 자연의 아름다움에 하나가 되는 경관으로서의 사구의 역할을 상기하면 조속히 자세한 현황조사 및 보존 방안이 수립되어야함은 당연한 수순이다./김태흥 교수 (전북대 생물자원과학부)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11.11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하나

天無二日이요 地無二王이라천무이일 지무이왕하늘에는 태양이 둘일 수 없고 땅에는 왕이 둘일 수 없다.《예기(禮記)》〈증자문(曾子問)〉편에 나오는 말이다. 하늘에 태양이 둘일 수 없듯이 어느 단체나 국가를 막론하고 최고 지도자가 둘 일 수는 없다. 지금은 민주의 시대요, 다양화의 시대이며, 개성의 시대임을 안다. 그러나 그것이 곧 최고 지도자가 둘 이상이어도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민주란 국민의 뜻이 반영되어 그 뜻에 반하지 않는 정치가 이루어져야한다는 뜻이지 모든 국민이 다 지도자를 자처하고 나서도 된다는 뜻이 아니며, 다양화나 개성중시라는 말 역시 준법과 양보와 단결과 화합이라는 인격적 신뢰와 유대를 전제로 한 다양화와 개성 중시인 것이지 결코 제멋대로 살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 '민주'라는 말이 지나치게 자유롭게 쓰이기 시작하면서부터 각 조직과 단체가 이른 바 '장(長)'이 두 서넛이 되는 듯한 현상이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다. 집안에서는 가장 자리를 놓고서 남편과 아내가 다투고, 사업장에서는 노사가 서로 나서서 자기가 '주인'임을 주장하며, 야당은 야당대로 원내 제1당임을 내세워 정국의 주도권을 잡으려 하고 있고 여당은 여당대로 여당행세를 포기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아무리 민주 사회라 하더라도 '장(長)'은 분명히 하나임을 알고서 '장'의 의미와 권위를 인정하는 가운데 양보와 화합과 조화를 창출해 내야 할 것이다. 민주 사회란 결코 콩가루 사회를 의미하는 게 아닌 것이다. 無:없을 무 日:태양 일 地:땅 지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11.11 23:02

[생활속의 법] 기소중지자의 해외여행

문 저는 결혼을 앞두고 있는 남성입니다. 부인과 해외로 신혼여행을 가려고 출국절차를 밟던 중 여행사 직원으로 "손님은 기소중지처분을 받아 당장 해외여행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얼마 전 사소한 시비 끝에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연행되어 조사를 받고 상대방과 합의한 사실이 있는데, 그 후 검찰에서 사건을 종결하려고 하였지만 피해자의 소재를 알 수 없어 사건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이미 합의까지 다했고 피의자로서 검찰에 출석까지 했는데 피해자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해외여행을 나갈 수 없다니 기가 막힙니다. 직원의 말이 사실인지요? (답변)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귀하의 경우에 검찰이 사건을 종결하지 못하여 임시처분으로서 일정한 처분을 내렸다면 그것은 검찰사건사무규칙 제74조가 규정한 참고인중지에 해당합니다. 이 경우에는 기소중지의 경우와 달리 별도로 출국가능사실증명원을 제출하지 않더라도 해외여행이 가능합니다. 수사를 종결하는 경우에 검사는 사건을 기소하거나 불기소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피의자의 소재가 불명인 경우에는 기소중지를 하게 됩니다. 이 때 피의자는 기소중지처분을 결정한 관할 검찰청 또는 지청에 출두하여 기소중지사건의 재기신청을 하고 수사가 진행, 종결되도록 해야 출국 등에 따른 불이익을 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건이 아직 종결되기 전이라도 관할 검찰청 또는 지청에서 출국가능사실증명원의 발급을 신청하고 해당 관청이 출국이 사건처리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하면 출국가능사실증명원을 발급받아 출국절차를 밟을 수도 있습니다. 1996년도 개정 당시 도입된 참고인중지란 피의자 자신이 아니라 참고인이나 고소·고발인 등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수사를 종결하지 못한 경우에 피의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검찰업무를 능률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마련된 것입니다. /신양균 교수(전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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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2.11.09 23:02

11회 전국민족문학인전주대회 오늘 개막

고은 송기숙 신경림 현기영 도종환 고재종…. 우리 현대문학사의 큰 줄기를 잇고 있는 민족문학 작가들이 전주에 모인다. 9일과 10일 열리는 ‘제11회 전국민족문학인전주대회’.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현기영)와 전국 12개 지회가 주최하고 전북작가회의(회장 최동현)가 주관, 전주 전통문화센터에서 열리는 이 문학인대회는 ‘실천하는 민족문학’에의 의지를 새롭게 다지는 자리다. 전국 민족문학인 4백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오늘의 문학상황을 진단하고, 그 역할의 논의하며 참다운 민족문학의 방향을 모색하는 대규모 문학인 축제 한마당.9일에는 대중들을 위한 문예행사인 ‘고은 시인의 시민을 위한 문학강좌’(오후 4시 국악전용극장)와 ‘전국 순회 우리시 전시회’(전통문화센터 일대)가 열리고, 10일에는작가회의 정체성 모색을 위한 합동토론회와 전국 문예기관지 총괄 비교 분석발표를 통해 문단의 현주소를 분석하고 방전방향을 토론한다.특히 대회를 정리하며 발표하는 ‘전주 선언’은 현시국에 대한 작가회의 입장을 비롯해 문학과 문화 환경에 대한 작가들의 인식, 작가회의 장래에 관한 고민 등을 담아 ‘실천문학’의 강한 의지를 천명하는 것이어서 주목을 모은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11.09 23:02

전국 민족문학인 전주대회, '실천문학' 정체성 회복 단초 제시

9일과 10일 전주 전통문화센터에서 열리는 제11회 전국 민족문학인 전주대회의 슬로건은 ‘민족과 함께 한 걸음 더’. 올바르지 못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대응하지 못했던 민족문학인들이 침묵에서 깨어나 ‘실천하는 민족문학’의 의지를 새롭게 다지는 의미를 담았다. 지난 10년 동안 지속된 영호남문학인대회를 계승·발전시켜, 영호남 작가들 뿐아니라 전국 민족문학인들이 참가하는 자리로 확대한 첫 번째 행사다. 민족문학의 위기가 논의되는 상황속에서 문학인들 사이의 유대도 희미해지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문학인들과 전북작가회의가 이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전국대회를 제안해 이뤄졌다. 대중과 함께 호흡하고 문학인들간의 교류를 활성화해 지역화합을 이어내는 자리가 될 이번 대회에서는 시민문학강좌와 우리시 전시회 등 일반 독자를 위한 문예행사와 작가회의 정체성 모색 토론회와 전국 문예기관지 비교분석을 주제로 발표회를 연다. 대중과 함께 호흡하기9일 오후 4시 전통문화센터 국악전용극장에서 열리는 시민문학강좌는 70∼80년대 혹독했던 시대의 압제를 온몸으로 뚫고 나온 고은시인이 ‘오늘의 문학을 말한다’를 주제로 강연, 문학의 현실을 함께 고민한다.전국 순회 우리 시 전시회는 8일부터 전통문화센터 일대에서 열리며 대회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지난 8월말 전주에서 제작, 2개 코스로 나누어 전국 순회전시에 들어간 걸개용 우리시 71편이 전시된다. 원로부터 신인까지 각 지회에서 엄선, 추천한 시인들의 작품. 작가회의 회원들의 문학세계에 흠뻑 취할 수 있는 자리다.민족문학의 화두는 ‘실천’올해 대회는 전국 민족문학인들에게 ‘깨어남’을 요구하는 자리. 괴리로 가득한 현실에 안주해버린 민족문학인들이 ‘실천문학’의 야성을 깨우치고 적극 실천하는 자세를 다짐한다. 그 정점은 10일 폐막과 함께 있을 ‘전주 선언’.이 선언문은 안도현씨(시인)가 초안을 작성, 합동토론회를 거친 뒤 전국 지회장과 사무국장들이 머리를 맞대고 검토·추가·첨삭하는 과정을 통해 탄생한다. 작가회의가 문학과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행동할 것인가에 대한 각오와 의지를 담은 ‘행동강령’인 셈이다. 강형철씨(시인·민족문학작가회의 상임이사)가 낭독한다.9일 밤 열리는 작가회의 정체성 모색을 위한 합동토론회에서는 자유실천문인협회 창립발기인으로 참여했던 박태순씨(소설가)가 ‘나와 우리, 그리고 세계와 문학이 달라져간다’를 주제로 기조발제한다. 90년대 변혁운동의 핵심 시인 박영희씨, 안티조선운동과 문화권력 논쟁의 ‘불꽃 여전사’ 김정란시인이 토론자로 나와 정체된 작가회의 내부 문제를 질타한다.10일 오전에는 92년 ‘심상’신인상을 수상한 서정원씨(시인·도서출판 ‘전망’대표)가 ‘전국 문예기관지 총괄비교 분석’을 발표한다.유명 작가들 한자리전국의 민족문학인들이 모이는 이번 대회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유명 작가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즐거움이 크다.민족문학작가회의를 이끌고 있는 현기영 이사장(소설가)를 비롯해 분단현실과 민중의 삶을 깊숙이 파고든 중량있는 작품을 속속 발표하여 민족문학의 중추역을 담당해온 송기숙씨(소설가), 22명의 시인을 찾아 기행형식으로 써내려간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로 각광받고 있는 ‘농무 시인’ 신경림씨 등이 전주를 찾는다.민족문학작가회의 제주도지회 초대 회장을 지낸 문충성씨(시인)을 비롯해 ‘접시꽃 당신’의 도종환시인과 임대수 강병철 정일근 박철 박찬시인, 소설가 전성태 정도상 김서정씨, 평론가 고명철 김승환씨도 전주를 찾는다.대회를 주최하는 전북작가회의 소속 회원들의 참여도 도드라진다.최동현 전북작가회의 회장은 공동대회장으로 김용택(시인) 임명진(전북대 교수)씨는 집행위원장으로 이 대회를 함께 준비했다. 김용택 시인은 개막식에서 신석정 선생의 ‘꽃덤풀’을 개막서시로 낭송한다.정양시인(우석대 교수)은 회원 어울림 한마당에서 환영사를 통해 전국 문학인들을 반기고, 소설가 김병용씨(백제예술대 교수)는 개막식에서 경과보고 및 대회취지문을 낭독한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11.09 23:02

전국 민족문학인 전주대회, 개막서시 '꽃덤풀'

꽃덤풀 신석정태양을 의논하는 거룩한 이야기는항상 태양을 등진 곳에서만 비롯하였다.달빛이 흡사 비 오듯 쏟아지는 밤에도우리는 헐어진 성터를 헤매이면서언제 참으로 그 언제 우리 하늘에오롯한 태양을 모시겠느냐고가슴을 쥐어뜯으며 이야기하며 이야기하며가슴을 쥐어뜯지 않았느냐?그러는 동안에 영영 잃어버린 벗도 있다.그러는 동안에 멀리 떠나버린 벗도 있다.그러는 동안에 몸을 팔아버린 벗도 있다.그러는 동안에 맘을 팔아버린 벗도 있다.그러는 동안에 드디어 서른 여섯 해가 지나갔다.다시 우러러보는 이 하늘에겨울밤 달이 아직도 차거니오는 봄엔 분수처럼 쏟아지는 태양을 안고그 어느 언덕 꽃덤풀에 아늑히 안겨보리라.- 꽃덤풀은…석정(夕汀) 신석정(辛錫正·1907~1974)선생이 1946년 ‘신문학’에 발표한 서정시. ‘조국 해방의 기쁨’을 태양에 빗대 노래하고 있다. 모두 5개 연으로 구성됐으며 일제 강점하에서의 지하 독립투쟁을 비롯해 죽음과 유랑, 변절과 전향에 대한 안타까움, 식민 통치의 종말, 그리고 해방의 감회와 튼튼한 국가 건설의 기원이 오롯이 담겨 있다. 해방이후 처음으로 이념이 다른 전국 각지의 문인들이 함께 자리한 서울 모임에 참석했던 석정 선생이 참가소회를 시어로 옮겨 쓴 작품이다. 꽃덤풀을 낭송하는 김용택 시인은 “석정 선생이 시를 쓰셨던 시대적 상황이 전국 민족문학인 전주대회를 여는 요즘과 너무 닮아 있다”며 “문인들이 지녀야 할 시대적 자세가 결곱게 드러나 있는 이 시를 통해 우리는 많은 의미를 전달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2.11.09 23:02

팬아시아박물관 특별전 “닥종이 인형으로 보는 우리 풍속”

개관 5주년을 맞은 팬아시아종이박물관에서 ‘닥종이 인형으로 보는 우리 풍속’을 마련했다. 잊혀져 가는 우리들의 전통 세시풍속과 놀이를 닥종이 인형을 통해 재현해보는 열두번째 기획전이다. 전국을 무대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박금숙, 소빈, 이은주, 한경희 등 다수의 닥종이 인형 공예가들의 작품 150여 점이 전시된다. 세배, 연날리기, 윷놀이, 화전놀이, 연등놀이, 단오날 창포물에 머리감기, 그네뛰기, 강강술래, 송편 빚기, 김장하기, 팥죽 쑤기 등 세시풍속과 기차놀이, 말타기, 술래잡기, 공기놀이, 팽이치기, 썰매타기 등 아이들 놀이, 바둑, 장기, 전통 혼례 모습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줄곧 이어온 고유한 풍속과 관련된 작품이다. 우리 문화에 대한 향수와 더불어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기회이며 전통문화에 익숙지 못한 정보화 세대의 어린이들에게 전통문화가 쉽고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자리로 평가된다. 또한 박물관에서 운영하는 한지 체험 코너에서 우리 전통 한지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기쁨도 동시에 경험 할 수 있다. 내년 2월말까지 팬아시아종이박물관 기획전시실이며 단체 관람(20인 이상·예약)은 초등학교 3년 이상부터 가능하다. 문의 063)210 8101∼3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2.11.09 23:02

[역사속 오늘] 11월 9일

▲일력(日曆)11월 9일(土). 음력 10월 5일 ▲출생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安昌浩.1878-1938), 아동 문학가 방정환(方定煥.1899-1931), 러시아 소설가 이반 투르게네프(1818-1883), ▲타계 한국 오페라 개척한 여류 성악가.교육자 김자경(金慈璟.1917-1999),현대 불교학자 이기영(李箕永.1922-1996), 프랑스 샹송가수.배우 이브 몽탕(1921-1991), 프랑스 5공화국 대통령 샤를 드골(1890-1970), 프랑스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1880-1918) ▲국내외 주요사건 1799년 =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군사쿠데타 통해 500인회 해산하고 정권장악 1919년 = 항일 무장 독립운동단체인 의열단(義烈團. 단장 김원봉), 만주 지린(吉林)성서 결성 1920년 = 폴란드 단치히(현 그단스크), 자유시 선언 1925년 = 독일 히틀러의 나치 친위대(SS) 결성 1937년 = 일본군, 중국 상하이 점령 1938년 = 일제, 조선서 경제경찰제도 실시 1942년 = 미국.캐나다.멕시코, 비시 괴뢰정권하의 프랑스와 단교 1945년 = 중국, 국공(國共)내전 시작 1952년 = 미국무성, 한국군 확충안 승인 1965년 =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에 당선 1989년 = 한국, 멕시코와 경제과학기술협정 체결. 독일분단의 상징물인 베를린 장벽 붕괴. 덩샤오핑(鄧小平), 마지막 공직인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 주석직 사임 1999년 = 현대.삼성.한국중공업, 3사의 발전설비 및 선박엔진 사업 부문 빅딜협상 타결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11.09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바른 말, 바른 글, 바른 이름

名無固宜라 約之以命하나니 約定俗成謂之宜요 異於約則謂之不宜라.명무고의 약지이명 약정속성위지의 이어약즉위지불의이름은 처음부터 고정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서로 그렇게 부르기로 약속하는 것이니, 약속으로 정해진 것이 습관적으로 쓰이게 되면 그것이 곧 마땅한 이름이 되는 것이요, 약속에 위배되는 것은 마땅한 이름이라고 할 수 없다.《순자(荀子)》〈정명편(正名篇)〉에 나오는 말이다. 세상에는 처음부터 정해진 이름이란 없다. 사람들이 그렇게 부르기로 약속함으로써 비로소 이름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자기 혼자만 사용하는 이름은 의미가 없다. 남들이 불러줄 때 비로소 이름은 이름 값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남들로부터 '이름'을 인정을 받고자 의식을 행한다. '부부'라는 이름을 인정받기 위해서 결혼식을 하고 성인임을 인정받기 위하여 성인식을 한다. 이름뿐이 아니라, 우리의 언어와 문자 생활 자체가 바로 약속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사회생활을 하기 위한 기본적인 약속인 말과 글을 우선적으로 가르치고 배운다. 그런데, 요즈음 이런 약속들이 심하게 망가지고 있다. 컴퓨터 온라인 상에서 오가는 젊은이들의 언어를 보면 이게 한글인지 아니면 어느 외진 나라의 외국어인지 구분을 하기가 어려운 말들이 있다. 뿐 만 아니라, 어른들이 사용하는 일상의 용어들도 부정확한 게 한 둘이 아니다. 아무한테나 '사모님'이고 걸핏하면 '야하다'고 한다. 말이 바르지 못하고 이름이 제멋대로 쓰이면 사고를 바르게 할 수 없고 사고를 바르게 하지 못하면 행동이 바르지 못하게 된다. 사람들의 행동이 바르지 못한 세상, 그게 바로 난세이다. 난세를 면하기 위해서는 하루 속히 우리의 말과 이름이 약속대로 쓰여지게 해야 할 것이다. 固:굳을 고 宜:마땅할 의 俗:풍속 속 謂:이를 위 異:다를 이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11.09 23:02

선후배 열정의 무대, 전주대음악학과 동문오페라 '사랑의 묘약'

7일 오후 전주대 중강당이 전주대 음악학과 동문 선후배들의 열정으로 후끈하다. ‘쓰리 테너’로 불리는 루치아노 파파로티가 불렀던 ‘남 몰래 흘리는 눈물’의 아름다운 선율이 흐른다. 순진한 시골청년 ‘네모리노’는 아리따운 처녀 ‘아디나’의 사랑을 얻게 해준다는 엉터리 약장수의 말에 속아 포도주로 만든 가짜 약을 마시고, 내일이면 아디나가 자신을 좋아할 것이라며 노래를 부른다.오후 3시 시작된 오페라 연습은 어둠이 교정을 삼킨 밤 7시 넘어서까지 이어졌다.전주대 음악학과 동문선후배들이 한자리에 모여 만드는 오페라 ‘사랑의 묘약’ 연습 현장. 14일부터 17일까지 올리는 제6회 전주대 오페라 대공연을 위한 이들의 의욕은 넘쳐난다. 이번 공연는 전주대 음대 재학생은 물론 동문 선후배들이 참여해 3년마다 마련하는 오페라 무대다. 지난 87년 ‘라 트라비아타’를 시작으로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카르멘’ 등을 꾸준히 무대에 올려온 전주대의 네번째 오페라. 단일학과 동문들로만 정기공연을 갖는다는 의미가 크다. 총감독을 맡은 은희천 교수는 “재학생들이 학창시절 오페라 무대를 통해 실기 경험을 쌓고 자질을 함양하는 계기로 삼기 위해 여는 무대”라며 “지난 봄 오디션을 통해 배역을 선발했고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연습에 돌입했다”고 소개했다.성악과 연주, 연기 등 복합예술 무대인 오페라를 재학생들이 직접 제작, 성장 밑거름으로 삼는 것은 물론 동문 선배들과의 교류를 이어가는 자리가 된다는 것이 은교수의 설명.세계적인 성악가로 성장한 테너 김남두씨도 87년 첫 공연 ‘라 트라비아타’주연을 맡았었다. 김씨는 올해 무대에 서지는 않지만 며칠전에도 연습실을 찾아 후배들을 격려하고 힘을 실어주었다.올해 공연 작품 ‘사랑의 묘약’은 이탈리아 작곡가 도니제티의 대표작으로 서민들의 사랑이야기를 희극적으로 그린 오페라. 교수와 재학생, 해외에서 활동하는 동문까지 무대에 오르는 것이 특징이다. 성악가는 물론 음악전공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등 2백여명이 무대에 오른다. 신정숙 교수가 음악감독을, 동문인 김성진씨(서울시국악관현악단 음악감독)가 지휘를 맡고 오페라 전문 연출가인 정갑균씨와 동문 김어진씨가 공동연출한다. 재학생 등 1백20명으로 구성된 합창단은 구천씨(전주시립합창단 지휘자)가 지휘한다.이탈리아와 독일 헝가리 등에 유학하고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문 성악가들도 참여하는 이번 공연에는 ‘아디나’에 유금정(2년) 최성경(대학원) 문자희(이태리 프로시노네 국립음악원 졸업) 신선경(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씨, ‘네모리노’에 홍성민(4년) 손영호(독일 만하임 하이델베르크 국립음대 졸업) 김선식(헝가리 리스트 국립음악원 졸업)씨가 출연한다. 또 ‘둘카마라’에 강창욱(4년) 김규성(이탈리아 로렌쪼 빼로시 국립음악원 졸업) 김석원(페루지아 국립음악원 졸업) 씨, ‘벨코레’에 이일호(대학원) 김승곤(독일 뒤셀도르프 국립음대 졸업) 김경도(모스크바 그네신 국립음악원)씨, ‘기아네타’에 서평안(2년) 김선미(3년) 이향란(4년)씨 등이 열연한다. 지역 음악의 역량을 새롭게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220-23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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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용묵
  • 2002.11.08 23:02

우크라이나 국립심포니 오케스트라 초청연주회

“지역에서 해외 유수의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교향곡을 듣기란 쉽지 않습니다. 지역 연주자는 물론 관객들에게 교향곡의 깊이있는 맛을 전해주고 싶었습니다.”우크라이나 국립심포니 오케스트라(지휘 알린 브라센코) 초청연주회를 여는 최병준씨(·전북음악협회 사무국장).우크라이나 국립심포니는 모스크바 필과 견줄 정도로 동유럽 최상의 오케스트라로 꼽힌다는 그는 “지난 여름 비엔나에서 한국방문이 예정돼 있다는 오케스트라 매니저의 말을 듣고 전주공연을 제안해 이뤄진 무대”라고 말했다.“보통 해외 오케스트라를 초청할 때 비용이 만만찮아 국내 연주자의 협연무대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을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무대가 될 겁니다.”깊어가는 가을분위기에 젖을 수 있는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제5번이 연주되는 이 무대에서는 지역음악인들이 우크라이나 국립심포니와 협연하는 무대도 마련된다. 윤남경(비올라·군산시향 상임단원) 이화정(레스-식스 피아노 듀오 리더) 이현주(전북대 대학원) 범미나(연세대 4년·피아노) 김재원(플룻·전주시향 단무장) 김선경(전주시향 상임단원)씨가 베르디 브르흐 멘델스존 곡을 연주한다. 오보에 독주회를 네차례 가진 그 자신도 치마로사의 ‘플룻, 오보에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을 협연한다.전북예총이 주관하고 예술기획 예닮과 전북음협이 주관하는 초청연주회는 10일 오후 5시와 7시30분 두차례 열린다. 228-0990.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11.08 23:02

화폭에서 되살아난 향기, 이경태 '들꽃전'

지난 8월 모악산 기슭에 아담한 화실을 연 서양화가 이경태씨(45·부안고 교사)가 늦은 집들이를 겸한 화실전을 열고 있다.모악산에서 지천으로 피고 지는 이름 모를 들꽃들을 화폭으로 옮겨 활짝 피워낸 작품 20여점을 선보이는 자리. 신화와 전설 속에 담긴 의미를 추상으로 표현했던 이전 작품세계와는 다른 시도다.“우리가 지니고 있는 꿈의 세계를 화폭에 담아내는 지금까지의 작가관을 버린 것은 아닙니다. 들꽃 그림은 ‘간이역’처럼 거쳐갈 수 있는 편안한 작업입니다.”화실을 드나들며 3개월여 동안 보아왔던 이름 모를 들꽃의 함초롬함과 은은한 향에 취한 그가 그 기쁨을 여러 사람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붓을 든 결실들이다.“지천으로 피고 지는 들꽃이 많다는 것에 놀랐고 애정이 샘솟았습니다. 들꽃 이름을 알고 싶어서 식물도감까지 봐가며 들꽃을 그렸습니다.”물봉숭아 산국 자리공 쑥부쟁이 엉겅퀴 어독초 고마리 등 쉽게 지나치기 쉬운 들꽃들이 화실에 그득하다. 들판인 지 건물인 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화실 외벽에도 들꽃들이 활짝 피어 관객들을 반긴다.‘군중 속의 고독’을 연상시키는 현대인의 소외와 외로움을 담은 드로잉 작품도 들꽃 그림과 함께 어우러진 것도 이채롭다.원광대 미술학과를 졸업한 그는 노령회와 ‘색깔로 만난 세상’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개인전 11회와 단체전에 참여했다.모악산화실전은 10일까지 이어진다. 구이에 있는 전주 예술중으로 들어가 철계단을 내려가면 그의 화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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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용묵
  • 2002.11.08 23:02

[영화세상] '아시아의 칸' 부산국제영화제 14일 개막

‘아시아의 칸’으로 불리는 부산국제영화제(위원장 김동호·PIFF2002)가 오는 14일 일곱 번째 막을 올린다. 10일동안 상영될 영화는 세계 58개국(아시아 15개국)에서 초청된 227편. 개막작은 부안 위도에서 촬영돼 화제를 모았던 ‘해안선’(김기덕), 폐막작은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돌스’(일본)가 선정됐다. 부산 남포동 piff광장의 대영시네마, 부산극장과 부산시민회관 외에도 새로 생긴 해운대 메가박스까지 4개 극장, 15개 스크린을 통해 상영된다. △ 아시아 영화의 창 아시아 영화의 현재를 읽을 수 있는 12개국 34편의 영화를 소개한다. 중국 5세대 감독 티엔 주앙주앙의 ‘작은 마을의 봄’을 비롯해 ‘3세계 영웅’(필리핀·마이크 드 레온), ‘6월의 뱀’(일본·츠카모토 신야) 등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은 감독들의 복귀작이 눈길을 끈다. ‘니샤드’‘그림자 살인’‘매춘녀 이야기’ 등 영화계의 화두로 떠오른 발리우드(봄베이+할리우드) 대표작도 다수 초청됐다. 칸·베니스·베를린 등 세계 3대 영화제에 초청됐던 프루트챈 감독의 ‘화장실, 어디에요?’(한국·홍콩)와‘임소요’(중국·지아장커)‘남인사십’(홍콩·허안화) 등도 주목할 작품. △ 새로운 물결 유일한 경쟁부문. 아시아 신인감독을 대상으로 7개국 11편이 초청됐다. 관심을 끄는 작품은 변영주 감독의 장편 데뷔작 ‘밀애’를 비롯, ‘질투는 나의 힘’(박찬욱)‘죽어도 좋아’(박진표) 등 한국영화 3편. 이밖에도 여성 억압에 관한 문제를 과감하게 그린 ‘여성교도소’(이란·마니제 헤크맛),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교묘하게 넘나드는 ‘물의 여인’(일본·스기모리 히데노리), 전통에 대한 진지한 탐구를 담고 있는 ‘잃어버린 총’(중국·루추안) 등이 수상을 노리고 있다. △ 한국영화 파노라마 ‘취화선’(임권택)‘오아시스’(이창동)‘마리이야기’(이성강) 등 해외영화제에서 감독상과 대상을 수상한 화제작들이 총망라되며 한국영화의 경향과 변화를 담은 최신작 12편이 상영된다. 전국관객 420만 명을 불러모은 ‘집으로…’(이정향)를 비롯 ‘공공의 적’(강우석)‘생활의 발견’(홍상수)‘피도 눈물도 없이’(류승완) 등도 다시 만날 수 있다. 김응수 감독의 신작 ‘욕망’도 첫선을 보인다. △ 와이드 앵글무관심 속에 착취당하고 버림받은 지구촌 어린이들에 관한 다큐멘터리들이 대거 초청됐다. 전쟁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다룬 ‘파워 앤 테러’(존 준커만)‘포로, 기다림’(모함마드 아흐마디)나 ‘아프간 알파벳’(모흐센 마흐말바프)‘350위안 아이들’(린리)같은 관객들의 ‘구체적인 행동’을 요구하는 작품들이다. 한국작품은 프로그래머의 시선1·2·3으로 나뉘어 단편과 애니메이션 14편으로 구성됐다. ‘경계도시’(홍형숙)‘영매, 산 자와 죽은 자의 화해’(박기복) 등이다. △ 특별기획 프로그램(회고전과 특별전)김수용 감독(73)의 작품세계를 살펴보는 ‘김수용 회고전’을 비롯해 ‘감각의 제국’으로 유명한 일본 감독 오시마 나기사의 한국 관련 작품을 소개하는 ‘오시마 나기사-한국과의 인연’, 198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대만 뉴웨이브 영화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대만 신전영 탄생 20주년 특별전’ 등이 마련됐다. 전통과 모더니즘의 가교인 김수용 회고전에는 고은아·황정순 주연의 ‘갯마을’(65년), 신영균·도금봉 주연의 ‘산불’(67년)등등 7품이 소개된다. 또한 오시마 나기사 특별전에선 전후 일본사회에서 한국인에 가해지는 차별과 부당 대우에 대해 폭로한 ‘윤복이의 일기’‘일본 춘가고’ 등이 상영된다. 개막을 불과 1주일 앞둔 부산영화제. 허탕치지 않으려면 예매도 서둘러야 한다. 올해부터 ‘피프캐시’(PIFF Cash)라는 가상화폐가 사용된다. 신용카드 결제의 처리 지연과 예매 확인 불가 등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충전식 전자화폐다. 인터넷 예매가 4일부터 시작돼, 개·폐막작은 이미 매진됐고 나머지 영화들의 입장권은 절반 가량 남아 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내 메가박스와 부산은행 각 지점 등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영화제 홈페이지(www.piff.org)와 부산은행 홈페이지(www.pusanbank.co.kr)를 통한 인터넷 예매도 가능하다. 개·폐막작(1만원)을 제외한 상영작의 입장료는 5,000원이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2.11.0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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