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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오늘] 11월 8일

▲일력(日曆) = 11월 8일(金). 음력 10월 4일 ▲출생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쓴 미국 여류소설가 마거릿 미첼(1900~1949), 미국 대중가수 패티 페이지(1927- ), 미국 여배우 캐서린 헵번(1909- ), 핼리혜성 존재 확인한 영국 천문학자 에드먼드 핼리(1656-1742) ▲타계조선중기 성리학자 기대승( 奇大升.1527-1572), `실낙원' 쓴 영국시인존 밀턴(1608-674) ▲국내외 주요사건 1895년 = 독일 물리학자 빌헬름 뢴트겐, X선 발견 1912년 = 미국서 결성된 독립운동단체인 대한인국민회(大韓人國民會), 샌프란시스코에 중앙총회 결성 1923년 = 히틀러가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 타도를 위해 일으킨 뮌헨 봉기 실패 1936년 = 프란시스코 프랑코, 스페인 총통에 취임 1942년 = 아이젠하워 장군이 이끄는 40만 미.영 연합군, 롬멜 장군 휘하의 독일군이 점령한 북아프리카로 진격 1944년 = 나치 독일, 신무기 미사일 V-2호 개발 1960년 = 존 F. 케네디, 미국 35대 대통령에 당선 1965년 = 구엔 카오 키 베트남 총리 방한 1978년 = 방한 외국인 관광객 100만명 돌파 1988년 = 조지 부시, 미국 41대 대통령에 당선 1991년 = 노태우 대통령, 한반도 비핵화 선언 1995년 = 한국,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 이사국으로 뽑힘 2001년 = 김대중 대통령 민주당 총재직 사퇴 선언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11.08 23:02

‘문화의 집은 ‘우수’, 공공도서관은 ‘낙제’

도내 문화의 집 운영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공공도서관 경우 전국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6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린 제5회 전국문화기반시설 관리책임자대회에서 발표된 문화기반시설 분야별 평가보고에서 밝혀진 내용이다. 전주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문화의 집은 진북문화의집이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우수프로그램을 기획, 주민들의 자발적인 문화향수를 유발하고 있는 반면, 도내 25개 공공도서관은 최근 요구되고 있는 사회교육 기능을 제대로 담보하지 못한 채 단순 학습공간으로 전락한 것으로 평가된 것.도내 공공도서관 활성화를 위해서는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예산지원과 함께 도서관 운영진의 경영마인드 제고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제5회 전국문화기반시설 책임자 대회는 공공도서관, 박물관·미술관, 문예회관, 문화의집, 지방자치단체 등 5개 분야별 문화기반시설의 바람직한 관리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이날 오후 2시 소리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박문석 문화관광부 차관과 강현욱 도지사, 김완주 전주시장을 비롯해 전국 문화시설 관리자 등 1천5백여명이 참석했다. 개막식과 함께 열린 우수문화기반 시설에 대한 시상식에서는 전주 진북문화의집(관장 이종근)이 문화의집 부문 최우수상, 전주시가 자치단체 도시부문 우수상, 원광대박물관이 박물관·미술관 부문 장려상을 수상했다.개막식이 끝난 뒤 전주시립예술단의 대서사음악극 ‘혼불’ 공연과 두재균 전북대총장의 ‘백제 무령왕에서 혼불 최명희 선생까지’특강이 이어졌으며 문화기반시설 분야별 워크숍이 진행됐다. 7일 오전 11시에는 분과별 토론 결과를 종합하는 합동워크숍이 열린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11.07 23:02

전라문화연구소 판소리 실용화 작업 착수, 대중-세계화 기대

내후년이면 누구나가 판소리의 사설을 쉽게 이해하고 배울 수 있게 된다. 판소리 대중화와 세계화를 실질적으로 이끌어내는 대대적인 실용화작업이 시작된 덕분이다.판소리 이해와 보급을 위한 해제작업은 그동안에도 판소리 연구자들에 의해 진행되어 왔지만 사설을 현대국어로 풀이하고 이를 다시 영어로 번역, 공연무대에서 곧바로 실용화할 수 있도록 DB(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은 처음이다. 특히 이 작업은 판소리 다섯바탕의 서로 다른 창본을 정리해 각 '바디'의 기본이 되는 정리본을 체계화하는 것이어서 그동안 확인되지 못했던 판소리 사설의 변모 방향과 원리를 밝혀내는 성과도 이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북대 전라문화연구소(소장 임명진)가 추진하는 이 사업은 학술진흥재단의 기초학문육성지원을 받아 이루어지는 작업이다.(본보 8월 14일자 보도) 예산만도 5억1천5백여만원, 2단계로 나누어 2003년 7월까지의 1차 작업에 2억5천7백만원이, 모든 작업이 완결되는 2004년 7월까지 2억5천8백만원이 각각 지원된다. 이 사업에는 군산대 최동현 교수(국문과)를 중심으로 한 20여명의 관련분야 전문연구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전라문화연구소는 지난 5일 '판소리 사설의 대중화 및 실용화시스템 개발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를 위한 연구소를 개소하고 본격적인 연구작업에 들어갔다. 임명진소장은 "기존의 사설 정리 차원을 뛰어넘는 것은 물론, 비로소 판소리의 실용화를 이어낼 수 있는 본격적인 시스템이 개발될 수 있는 대대적인 연구작업인 만큼 판소리의 대중화와 세계화에 새로운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고 소개했다. 연구책임자인 최동현교수는 이 작업의 대상은 "판소리 다섯바탕의 서로 다른 창본 중에서도 전승력이 강한 18개 바디를 선정했다"며 "비교적 확실한 형태가 남아있더라도 명맥이 끊어진 경우는 제외했지만 이번 정리 작업으로 우리 판소리의 모든 것을 아우을 수 있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2.11.07 23:02

[해설] 판소리 사설 대중화 연구 모임

전라문화연구소가 지난 8월에 시작, 2004년 7월 완결하는 프로젝트 '판소리 사설의 대중화 및 실용화시스템 개발에 관한 연구'는 소멸의 위기에 놓여있는 판소리 사설을 고정시키고, 실생활속에 판소리를 뿌리 내리게 하는 본격적인 시스템을 개발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근래들어 판소리 무대가 많이 늘었지만 그 의미를 제대로 알고 부르는 사람도, 듣은 사람도 많지 않았던데다 서로 다른 형태로 전승되고 있는 다섯바탕의 이본(異本) 모두 고사성어나 한문체, 관용어들로 되어 있어 현대인들에게는 여전히 낯설고 어려운 분야였기 때문이다. 연구 목적은 판소리의 대중화와 세계화다. 현재 불려지고 있는 판소리를 수집해 정리하고 이를 현대국어로 풀이하여 연구자와 공연자들, 그리고 일반인들이 쉽고 친밀하게 판소리를 접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단순히 연구단계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실용화 단계로 이어내는 이 작업의 성과는 기대할 만 하다. 특히 영문 번역과 컴퓨터로 DB화하는 과정은 주목을 모은다. 판소리의 예술성을 잘 살리면서 공연 현장에서 바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영문번역과 컴퓨터 실용화작업은 판소리의 세계화를 위해 가장 우선되었어야 할 작업이다. 그동안 판소리는 중국의 경극이나 일본의 가부키처럼 세계화의 가능성이 매우 큰 예술로 꼽히면서도 정작 외국인들이 가사를 이해하지 못한 채 판소리를 들어야 했다. 소설본이 있긴 하지만 판소리 사설과는 다르기 때문에 판소리의 예술성을 오롯이 전달하는데에 적잖은 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연구 책임자인 최동현교수(군산대 국문과)는 이 연구작업은 4개의 과정을 2차로 나누어 진행한다고 소개했다. 각 바디별로 대표적인 이본을 선정해 교정과 주석을 다는 작업(1과제)→대중화와 현대화 사설 작업(2과제)사설→영문번역(3과제)→사설 DB화, 대조ㆍ검색, 자막기송출시스템 개발(4과제) 작업이다. 사설 작업은 일반인들이 판소리 내용을 주석 없이도 이해할 수 있고, 특히 리듬을 그대로 살려 쉬운말로 풀이하는 단계를 더해 판소리를 부르기 쉽게 하는 것이어서 기존의 사설 정리와는 차원이 다르다. 컴퓨터와 연계한 시스템 개발은 다양한 전자매체를 개발하는 것이어서 현실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성과로 이어진다. 군산대 오석형교수가 책임을 맡은 이 작업은 컴퓨터 화면에서 필요한 종류대로 선택해 보면서 자세한 각주까지도 자유롭게 확인할 수 있도록 실용성을 대폭 확장시킨다. 따라서 공연이나 방송물로 내보내는 경우에도 특별한 추가 작업이 없이도 곧바로 제작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 작업의 대상은 판소리 다섯바탕의 서로 다른 바디 중에서 전승력이 강한 소리 18종이다. 수많은 바디가 전승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명확하게 남아있고, 제대로 전승되고 있는 소리를 가렸다. 전북을 중심으로 가장 왕성하게 전승되고 있는 동초 김연수제 소리는 다섯바탕 모두에 선정됐고, 춘향가는 김세종 정정렬 김소희바디가, 심청가는 정응민 박동실바디, 흥보가는 김정문 김창환 박초월 바디, 수궁가는 유성준바디의 정광수 조통달 창본이, 적벽가는 박봉술 조학진 정응민바디가 대상이 됐다. 성과물은 출판 작업으로도 이어진다. '판소리 창본 주해 및 해설' 전집으로 발간될 책의 분량은 20여권. 이를 바탕으로 '판소리 사설 사전'이나 '판소리 용례사전'으로 발전시키는 작업도 구상하고 있다. 참여하는 연구원 중 책임을 맡거나 전임연구원으로 일하는 연구자들은 현직 교수들과 박사 과정을 마친 시간강사들이다. 국문학 국어학 영문학 컴퓨터공학 등 각 분야에서도 판소리에 특별한 관심과 이해가 높은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이번 작업으로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앞두고 있는 판소리는 비로소 실용화에 들어설 수 있게됐다. 이 작업이 판소리의 고장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2.11.07 23:02

전주세계소리축제 고교 교과서에 실린다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지역의 대표축제로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린다.소리축제조직위에 따르면 2003년 고교 2∼3학년 심화 선택과목인 지학사의 ‘한국지리’ 과목에 전주세계소리축제가 부산국제영화제, 이천도자기축제와 함께 소개되고 있다.‘생활권의 형성과 변화’ 단원중 ‘지역특성에 맞는 지역개발’(170쪽)에 실린 소리축제는 ‘지역에 따라 소득을 올리거나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법이 다르다. 예를 들면, 지역 이미지를 올리고 관광소득을 늘리기 위한 축제도 지역에 따라 다른데, 이 것은 지역의 지리적 특성을 잘 반영한다’는 내용과 함께 2001년 전주세계소리축제 폐막행사 칼라 사진을 게재하고 있다.지학사의 ‘한국지리’과목은 교육부의 제7차 교육과정에 따라 2003년부터 2007년까지 5년동안 이용되며 내년에 2만5천8백27명의 학생이 이를 선택했다.이같은 숫자는 ‘한국지리’ 교과서를 출간하는 6개 출판사 중 금성출판사(3만8천명)에 이어 2번째로 많은 것이며 5년 동안 전국의 10만명 이상 학생들이 전주세계소리축제를 접하게 되는 셈이다.소리축제 조직위 천이두 위원장은 “소리축제가 지역특성을 잘 살린 축제로 고등학교 교과서에 소개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지역특성을 기반으로 소리축제를 세계적인 축제로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이성원
  • 2002.11.07 23:02

[도전!] 열아홉 소녀, 가영이의 '발칙한' 영화사랑

영화에 죽고 영화에 사는 ‘영생영사(映生映死) 소녀’유가영양(19·고창여고 3년)은 수능을 불과 사흘 앞둔 지난 3일 아주 특별한 전주나들이를 했다. 막바지 성적관리에 여념없는 담임교사에게 “몸이 아프다”는 핑계까지 댔다. 가영이가 만든 영화를 출품한 제2회 퍼블릭액세스 시민영상제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아무리 영화를 좋아한다고 해서 저라고 시험부담이 없겠습니까. 더군다나 영화 만든다고 수능공부를 소홀히 한 터라 걱정이 태산같아요.”수능 점수가 제대로 나올 지 부담이 크다는 가영이는 이번 시민영상제에서 11분30초짜리 단편영화 ‘작전1호’로 대상인 ‘퍼블릭액세스상’을 품에 안았다. ‘작전1호’는 전쟁이 언제 발발할 지 모르는 남북 분단의 현실과 평화통일의 희망을 청소년들의 시각으로 다룬 참신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가영이의 이번 수상은 고2 때 영화를 처음 접한 ‘초보감독’인 그가 두번째 시도만에 일궈낸 결실이다.“광고나 방송 쪽에 관심이 많아 학교 방송반에 가입했어요. 그리곤 지난해 처음으로 영화를 만들었죠. 인생을 길에 비유해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나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었습니다.”가영이가 영화라기 보다는 영상수필에 가깝다고 소개한 작품은 ‘길’. 소재는 좋았던 것 같았는데 촬영기법이나 편집이 엉성해 큰 호응을 얻지 못한 습작에 불과했단다.하지만 이 작품을 계기로 가영이는 영화의 세계로 푹 빠져들었다. 일상생활에서 할 수 없는 일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영화의 매력에 흠뻑 젖은 것.“지난 여름 한국디지털작가협회 주선으로 전국 고등학생들이 모여 영화작업을 했어요. 그때 영화감독을 지망하는 친구들끼리 모임 ‘영생영사’를 결성했어요.”‘영생영사’를 통해 영화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가영이는 ‘작전 1호’도 14명이 공동작업한 결과라고 말했다. 서울은 물론 대전, 대구 등 전국에서 살고 있는 고교생들이 지난 여름방학 1주일동안 서울에서 머물며 1주일 동안 머리를 맞대고 제작했단다.“처음 3일은 디지털 카메라 사용 방법과 편집기술을 배웠어요. 그리고 나머지 3일동안 날밤(?)새가며 아이디어를 짜냈고 제작·편집까지 마쳤어요.”친구들의 열정적인 모습이 크나 큰 자극이 됐다는 가영이는 앞으로 대학에 진학, 영화를 체계적으로 공부할 생각이다. 처음엔 ‘여자가 그러다 말겠지. 뜻대로 안되면 다시 공부하겠지’하며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했던 부모님도 이젠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후원자가 됐다. 하지만 “자기 하고 싶은 것만 하고 공부는 등한시 하는 ‘절름발이’”라는 담임교사의 충고가 걱정이다. 영화 찍는다고 학교공부에 소홀히 한 탓이다.“결과를 떠나서 수능에 최선을 다할 겁니다. 영화세계로 가는 문이 대학에 있을 것 같아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싶은 것이 제 욕심이지만 역경에 부딪히더라도 헤쳐나가서 ‘영화감독’이라는 산을 꼭 오르고 말겁니다.”수능을 코앞에 두고 시민영상제에 참가할 정도로 영화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가영이. 대학진학이라는 첫 고지를 넘어 진정한 영화감독으로 거듭나는 그의 미래가 기대된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11.07 23:02

창립 15주년 맞은 지역 예술의 寶庫, '문화저널'

지역 문화와 삶의 따뜻한 기억을 더듬어 준 순수 문화예술잡지 ‘문화저널’(발행인 류휴열)이 창간 15주년을 맞았다. 11월 기념호(통권 174호)는 판형도 바꾸고 내용도 새로 단장해 눈길을 끈다. 변변한 문화잡지 하나 없던 87년 11월, 지역 문화예술계 학계 언론계 사람들이 십시일반해 창간했던 전북문화저널은 호남의 역사와 인물·사상을 뼈대로 각종 문화프로그램과 그 전망을 촘촘히 보고해왔던 지역문화의 산실이었다. 당시 문화저널의 담론을 생산해냈던 젊은 문화예술인들은 이제 전북지역의 문화를 중심에서 일궈가는 주역들이 되어 있다.깊숙한 관찰을 통한 다각적인 비판과 전라도의 역사와 전통, 문화재, 예술인 등 문화 일반에 대해 체계적인 접근을 시도해온 문화저널은 전라도 문화에 대한 인식의 틀을 확고히 하며 지역문화의 보고로 자리잡았다. 정읍사에서 이순신 장군가까지 전북의 노래 찾기, 사료로 읽는 동학농민전쟁, 전북의 민속놀이, 백제문화의 원류를 찾아서, 세대횡단 문화 읽기를 비롯한 다양한 기획은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김두경의 옛말사랑, 강준만의 문화시평, 이흥재의 영상, 박남준의 이야기 보따리, 정철성의 책꽃이 등 고정칼럼은 지역 문화를 성장시켰다. 호남의 역사와 인물·사상을 뼈대로 지역 문화 현장과 예술인을 찾아 깊은 시선으로 조명한 작업들은 문화잡지가 이룩해낸 가장 값진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잡지’의 한계를 뛰어 넘어 직접 현장에서 문화를 끌며 신나는 여흥을 선사하기도 했다. ‘시민문화강좌’‘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 등 다양한 문화행사들이다. 특히 지난 88년 ‘우리는 녹두새를 보았다’를 주제로 첫 기행에 나섰던 ‘백제 기행’은 다음 달 85번째 여정을 기다리며 문화저널의 대표적 문화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저널의 길목은 올해 초 법인체 ‘마당’(이사장 정웅기)의 창립으로 이어졌다. ‘마당’은 지역 문화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공통의 전망을 모색, 현재 지역 문화와 인력을 생산해 내기 위한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걸어온 길이 뚜렷했던 만큼 아쉬움에 대한 목소리도 크다. 그 아쉬움은 전문성과 대중성이라는 상대적인 모순에서 시작된다. 전문성을 유지하면서 대중적이어야 한다는 시대의 과제가 안긴 딜레마다. 월간지의 기본 테마인 심층적 보도와 흔히 볼 수 있는 내용이 아닌 오랜 걸음과 장고 끝에 쓰여진 기사를 발견하는 것이 월간지 구독의 즐거움. 이는 다시 역설적으로 ‘어렵다’와 ‘깊이가 없다’는 상대적인 비평으로 되돌아올 수 있지만 그 동안 ‘파격’을 쉽게 보이지 않았던 만큼 ‘상대적인 파격’과 애써 조급함을 드러내는 ‘과감한 용기’가 필요한 시기로 평가된다. 웹으로 진출하지 못한 점도 아쉽다. 뚜렷하게 남아 있는 전북 문화의 숱한 발자국을 빼지 않고 담으려한 욕심에, 조급함을 드러내지 않은 탓이겠지만 독자들의 성장을 매체가 따라가지 못한다면 그 또한 심각한 문제다. “붉게 머리를 물들인 자녀에게도 쉽게 권할 수 있는 잡지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힌 지역의 한 문화인은 “고품격보다 다양함을 내세우는 문화잡지, 하급문화와 언더문화까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잡지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명맥을 잇고 있는 지역 유일의 문화잡지인 ‘문화저널’의 생명력은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서서히 성장해 온 것. 이곳을 거쳐간 문화 일꾼들의 차분한 발걸음과 이름 없는 후원인들의 긴 호흡이 가장 큰 힘이다.‘문화저널’은 전북과 문화라는 테두리에서 씨를 뿌리고 가꿔온 한 그루 나무에 비유된다. 지역에서 문화 전문지를 가꾸는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 ‘문화저널’이 고목이 아닌 거목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 곁을 지나는 이들의 건강한 시선과 애정 있는 손길이 필요하다. 전라도의 건강한 문화, 삶과 더불어 사는 문화를 뿌리내리고 발전시키기 위한 작업도 이와 다르지 않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2.11.07 23:02

도내 공공도서관 '반쪽 역할'밖에 못한다

도서관은 지역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평생교육기관이다.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것은 물론 지역민의 삶을 살찌우는 문화공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북 지역의 공공도서관은 평생교육기관도, 지역민의 문화공간 역할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도민들이 피부로만 체감하던 도내 공공도서관 운영이 전국에서 가장 열악하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돼 충격을 주고 있다.이는 각 자치단체의 소극적인 지원이 공공도서관의 기능과 역할을 사회교육 보다는 단순 학습공간으로 전락시켜 이같은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분석돼, 도서관 활성화를 위한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관심이 촉구된다.6일 전주에서 열린 제5회 전국문화기반시설 관리책임자대회에서 발표된 ‘2002 공공도서관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자치단체별 공공도서관 평가점수 평균에서 전북은 51점. 전체 평균 66점보다 15점이나 처진 수치인데다 인근 충남(61점)이나 전남(60)과 비교해 10점 정도 심한 격차를 보였다. 이는 전국 3백73개 중 2백80개 공공도서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전북의 경우 25개 도서관 중 18곳만 조사에 응한데다 8개 도서관은 평가 조사에 불참, 전반적인 운영상태는 더 열악할 것이라는 것이 문화관광부 관계자의 분석이다.도서관박물관과 이한희 서기관은 “전북지역 공공도서관은 사회교육 프로그램 기획보다는 단순 학습공간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많다”면서 “더욱이 전주시를 제외한 타 시군의 경우 ‘주민 6만명당 도서관 1개 설립’이라는 기본 여건을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도내 공공도서관의 경우 도서관 및 독서진흥법에 강제 규정되어 있는 사서직 관장을 채용하기 보다 행정직 관장을 채용하는 이같은 조직구도가 대다수여서 경영혁신을 위한 마인드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또한자치단체의 예산지원이 장서 확보와 시설 개선에 투자하기도 벅찰 적도로 적어 지역주민들에게 제공해야 할 사회교육 프로그램 신설을 원천적으로 차단, ‘반쪽 도서관’으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이날 평가보고서를 발표한 정현태 연구원(한국문화정책개발원)은 “도농과 영호남 등 지역격차가 심한 편”이라며 “전북의 경우 평생교육프로그램 확대와 전담인력 배치가 시급하고 공간부족 및 노후시설 보완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11.07 23:02

전주시향 2002유망신인음악회, 7일 전주 덕진예술회관

전주시립교향악단(지휘 박태영)이 2002유망신인음악회를 7일 오후 7시 전주 덕진예술회관에서 연다.재능있고 우수한 학생 연주자들에게 무대경험과 자기표현의 기회를 제공하고 음악적 잠재능력을 가진 인재를 발굴, 지역 클래식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해마다 여는 자리. 88년 처음 시작, 18회째를 맞는 올해에는 이종일씨(충주 소년소녀 현악합주단 상임지휘자)의 지휘로 나지영(전주서문초교 5년) 이준영(전주예고 1년·피아노) 최지영(전주서일초교 5년) 한선영(전주서문초교 6년·바이올린) 이우석(전주예술중 2년·트롬본) 등 5명이 무대에 선다.전북교육감배 콩쿨 대상과 한국심포니 음악콩쿨 2위를 차지한 나지영양은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23번 가장조’를, 서울 음악콩쿨 은상을 수상한 이준영군은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 다단조’를 연주한다.소피아 국립음악원 마스터클래스 입상자 연주회를 가졌던 최지영양은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4번 라장조’, 2002호남예술제 최고상을 거머쥔 한선영양은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마단조’를 선보인다. 서울대 콩쿨 1위를 차지한 이우석군은 사시의 ‘트롬본 협주곡 내림마장조’를 들려준다. 281-2748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11.07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뜻이 같지 않으면

道不同이면 不相爲謀라.도부동 불상위모도(道)가 같지 않으면 함께 일을 도모할 수가 없다.논어 〈위령공(衛靈公)〉편에 나오는 말이다. '도(道)'란 길이다. 길이란 지향하는 바이다. 지향하는 방향을 따라 가는 것이 길이요 도인 것이다. 따라서, 가는 방향이 다른 사람끼리 같은 길을 갈 수는 없다. 그러므로, 같은 길을 가지 않는 사람끼리 무슨 일을 함께 도모한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있어서도 안될 일이다. 그런데, 세상에는 가는 길이 같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길을 가며 일을 도모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른바 '작당(作黨)'하는 사람, 즉 '패거리'들이다. 이들은 이익만 얻을 수 있다면 근본적으로 길이 같지 않더라도 필요에 따라 잘도 모이고 일정기간동안 같은 길을 가는 시늉도 잘 한다. 그러나 상호간에 이익이 될 게 없다고 생각하거나 더 큰 이익이 있는 곳이 발견되면 금새 그 모임은 깨지고 각자 필요한 만큼 서로 적절하게 욕을 하거나 그럴듯한 구실을 대고서 헤어져 다른 길을 간다. 지조라고는 찾아 볼 수가 없는 사람들, 이익 앞에서 몸을 파는 가련한 사람들이다. 선거철만 되면 이런 사람들이 무척 많이 늘어난다. 길이 같지 않으면 함께 일을 도모할 수 없음을 알고서 '패거리' 짓는 일을 이제 그만 멈추어야 한다. 그게 바로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다. '철새'라는 평을 듣는 사람들이여! 당신은 현명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런 당신을 보는 우리는 한숨이 난다오. 道:길 도 相:서로 상 爲:할 위 謀:꾀할 모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11.07 23:02

[우리학교자랑] 전주조촌초등학교

도시학교, 특히 전주시내 대부분 학교에는 주로 경험 많은 교사들이 포진해 있다. 교원 인사가 서열에 따라 이루어지면서 신규 교사들의 도시학교 진입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주시내에 젊은 교사들이 유별나게 많은 학교가 있다. 전주조촌초등이 그곳으로, 이학교에는 전체 담임 교사 44명중 임용된 3년 미만인 교사가 절반이 넘는 24명이나 된다. 99년 교원 정년 단축과 함께 초등 교원이 부족해지면서 당시만해도 시내권 학교에도 신규 교사들이 많이 임용됐고, 시내 중심권에서 떨어져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조촌초등에 신규 교사들이 집중적으로 배치되면서다.신규 교사들의 경우 열성적이고 적극적인 면에서 강점이지만 아무래도 교육에 대한 노하우나 경험 부족에 따른 약점을 안고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조촌초등 현 교사진을 두고 누구도 약체로 평가하지 않는다. 전주교육청이 최근 도입한 ‘프로교사제’ 공모에 2명의 젊은 교사가 도전장을 낼 정도로 교사들 사이에 수업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다. 젊은 교사들이 일천한 교단경력에도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교단에 설 수 있게 된 데는 이학교만의 비결이 있다. 다름아닌 ‘교내 자율장학’이다. 학교장(김치인) 중심으로 새로운 교수·학습지도방법과 수업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연마 노력이 있었다. 별도 연구학교로 지정된 것도, 승진 점수나 인사 평가를 받기 위한 것도 아니어서 이들 교사들의 노력이 더욱 값지게 받아들여지고 있다.이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자율장학의 꽃은 수업공개발표 자리. 올들어 20여명의 교사가 자신이 연구한 분야에 대해 수업공개발표회 자리를 가졌다. 수업공개발표회 자리를 갖기까지 해당 교사는 같은 학년 교사들 전원과 머리를 맞댄다. 해당 주제를 갖고 함께 논의의 장을 거친다. 수업때는 같은 학년 교사와 연구부장, 교감·교장 등 보통 14∼15명에 이른다. 수업이 끝난 뒤에는 교사 본인의 자기 반성과 참관자들의 소감, 주제에 대한 의견들을 나누는 자리가 마련된다.“교사는 수업이 생명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수업에 왕도가 있는 게 아닌 만큼 스스로의 노력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일련의 과정들을 ‘수업 업그레이드’로 이름 붙였다는 김치인교장은 “남의 좋은 수업을 지켜보면서 교사 스스로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수업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것도 젊은 교사들에게 중요한 경험이다.수업과정을 모두 녹화해 학교 자체 교육자료로 활용하고, 담당 교사 스스로도 녹화 내용을 살피며 수업 개선 방법을 찾도록 하고 있다.젊은 교사들에게 경험 많은 부장교사들은 가장 좋은 스승. 부장 교사들이 솔선수범으로 수업을 공개했다. 전체 12명의 부장교사중 10명이 자신의 수업을 공개, 수업에 대한 노하우를 후배 교사들에게 보여주었다. 적게는 한달에 2번, 많게는 5번까지 이루어지는 수업공개를 통해 학기 내내 교사들은 수업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게 된다.네티켓, 만화지도, 토론학습, 도서관 이용법, 상담활동, 신문이용학습, 소집단 토의방법, 한자를 통한 인성교육, 전주세계소리축제, 과학실험기구 이용법과 활용방법, 아동미술치료 등에 관한 것이 이학교 교사들이 진행한 연구 수업 사례들이다.김종 교감은 “당장 힘들고 어렵더라도 교사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젊은 교사들의 참여 열기가 높다”고 학교 분위기를 설명했다. 2년이 되면 다른 학교로 옮길 수 있음에도 전근을 신청한 교사가 단 1명에 불과했던 것도 더 좋은 수업을 생각하는 젊은 교사들의 마음을 반영하고 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02.11.06 23:02

[즐거운 학교] 당당하게 수업하는 그대는 '프로교사'

내년부터 전주 관내 초등학교에 ‘프로교사’가 등장한다. 전주교육청이 도내 처음으로 ‘프로교사제’를 도입키로 하고 프로교사 선발에 들어갔다. 자신의 수업을 누구에게나 당당하게 공개하는 교사가 전주교육청이 정의하는 프로교사다. 당연히 수업방법과 기술면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모든 분야에서 프로를 원하는 시대정신과 수업에 진정한 프로를 염원하는 교사들의 염원을 담았다는 게 전주교육청의 제도 도입 취지다. 전주교육청은 다른 교사의 좋은 수업을 지켜보는 것이 수업개선에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프로교사에게 그 역할을 맡길 방침. 우선 초등학교부터 시범적으로 실시키로 하고, 공모에 들어간 결과 36명의 교사가 여기에 도전장을 냈다. 국어 10명, 수학 7명, 사회 7명, 과학 3명, 영어수업에 9명이 각각 신청했다.희망만 해서 프로교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경험이 풍부한 전·현직 교장들로 심사위원회가 구성돼 직접 교사들의 수업을 참관한다. 임복근 전 교육장(국어), 오병우 전 수학연구회 회장(수학), 황문웅 전교육정보과학원장(사회, 과학), 신정모 전교장(영어) 등이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선발된 프로교사들은 내년부터 다른 교사들에게 수업을 공개하는 등 장학요원으로 활약하게 된다. 물론 이들 프로교사들에게는 인사 우대 혜택도 부여된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02.11.06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