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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웃고 살 줄을 모른다면 그게..

웃고 살 줄을 모른다면 그게 바로 바보. 隨富隨貧且歡樂, 不開口笑是痴人.수부수빈차환락, 불개구소시치인.부자면 부자인대로 부(富)를 따라 즐기고, 가난하면 가난한 대로 가난을 따라 즐겁게 살아라. 입 열어 웃을 줄 모르는 사람, 그게 바로 바보이니라. 당나라 때의 시인 백거이(白居易)가 쓴〈대주(對酒:술을 대하고서)〉라는 시의 끝 두 구절이다. 부자는 부자여서 즐겁다면 가난한 사람은 또 가난한 대로 어느 구석에선가 기쁨과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은 참 이상한 존재다. 기쁨과 즐거움이 좋은 것인 줄을 알면서도 그것을 찾아 누리지를 못하니 말이다. 그래서 부자는 부자대로 고민이 많고 가난한 사람은 가난해서 또 고민이고 걱정이다. 그리하여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입가에 웃음을 짓는 일이 별로 없다. 그저 찡그리고 사는 게 우리네 삶이다. 우리의 입은 찡그릴 수도 있고 웃을 수도 있고 또 울 수도 있다. 입의 기능은 이처럼 다양하다. 이처럼 다양한 기능 중에서 웃는 기능이 가장 좋은 기능이요 바람직한 기능인 줄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그 기능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려 들지 않는다. 새로운 기능을 가진 컴퓨터나 전자 제품이 나오면 앞다투어 그 기능을 사용해 보려고 애를 쓰면서 말이다. 그러니 사람이 바보일 밖에. 제 몸에 지니고 있는 기능 중에서 좋은 기능은 사장시키고 나쁜 기능을 애써 사용하면서 스스로 괴로워하고 있으니 말이다. 웃을 일이다. 웃고 살면 웃음이 늘고 찡그리고 살면 찡그림이 는다. 기왕에 내 처지대로 사는 삶, 웃는 것이 남는 것이다. 그게 바로 바보를 면하는 길인 것이다. 隨:따를 수 富:부자 부 貧:가난할 빈 且:또 차 歡:기쁠 환 樂:즐거울 락 開:열 개 痴:어리석을 치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3.23 23:02

[생활영어] Am I on the right bus to go to Deogjin Park?

Am I on the right bus to go to Deogjin Park?제가 덕진공원으로 가는 버스에 맞게 타고 있나요?A: Excuse me. 실례합니다.Am I on the right bus to go to Deogjin Park?제가 덕진공원으로 가는 버스에 맞게 타고 있나요?B: No, you aren't. 아니오, 그렇지 않습니다.This bus goes downtown.이 버스는 시내로 갑니다. A: How can I get to Deogjin Park?어떻게 덕진공원으로 가야 하나요?B: Get off at the next stop and take bus number 5.다음 정거장에서 내린 다음 5번 버스를 타세요.우리 고장 전주의 대표적인 공원인 덕진공원은 연못을 뒤덮어 피어나는 연꽃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유명한 공원입니다. 그윽히 풍기는 연꽃 향기를 맡으며 연못 중앙으로 아치형 현수교를 거닐면 누구나 시상이 떠오를 법한 풍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덕진공원 안에는 '어린이 헌장', '신석정 시비', '김해강 시비', '전봉준 장군상' 등 9개의 석조 기념물이 조성되어 있으며, 인근에는 도립국악원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매주 토요일 오후 3시에는 국악공연이 열리기도 합니다. 우리 고장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덕진공원은 우리의 멋과 소리를 동시에 보여줄 수 훌륭한 장소가 될 것입니다. < 기억해 둘 만한 표현들 >* Which bus goes to Gaegsa?객사가는 버스는 몇 번입니까?* How many stops before Deogjin Park?덕진공원까지는 몇 정거장이나 됩니까?* Where do I get off for Joenju Station?전주역에 가려면 어디에서 내려야 합니까?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3.23 23:02

[문화광장] 공연

-발레라인스 창단공연22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창단되는 전문발레단 ‘발레 라인스’의 창단공연. 전북대 손윤숙 교수(무용과) 제자들이 모여 창작 발레와 고전 발레를 선보인다. 270-3746-호로비츠 피아노 리사이틀22일 오후 7시 한솔문화공간. 한솔문화공간이 마련하는 영상클래식 감상회. 20세기 낳은 최고의 피아니스트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의 86년 모스크바 실황공연이 상영된다.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C장조, 라흐마니노프의 프렐류드 등이 연주된다. 278-2783 -신춘대음악회23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푸른미래 음악인회가 마련하는 무대로 브라드밴드와 홀리크로스 합창단, 남원과 익산시립합창단이 봄노래를 선사한다. 바리톤 김동식, 소프라노 이은희씨도 무대에 선다. 270-7829-에보니 앤 아이보리 연주회26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2000년 전북대 백희영 교수와 제자들이 모여 창단한 ‘에보니 앤 아이보리’의 3회 정기연주회. 백교수를 비롯해 이윤정 유진아 임세영 박윤아 최지연씨가 나와 쇼팽과 슈만, 리츠의 곡을 연주한다. 270-3738-오보에향기27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군산시립교향악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오보에 연주자 최병준씨(전북음협 사무국장)가 여는 4회 독주회. 요한 스트라우스의 ‘박쥐서곡’과 모자르트의 ‘The Hunt’등을 연주한다. 284-2420-어린이 연극 ‘흥부와 놀부’23일과 24일 오전 11시, 오후 2시, 4시 전북예술회관 공연장. 어린이 뮤지컬 교육극단 ‘소꿉’이 선보이는 마당놀이. 고광수씨가 연출을 맡았고 오유성 김대훈 김희순 오상화씨 등이 출연해 어린이 관객들과 어우러지는 마당놀이를 만든다. 284-4445-김길주 클라리넷 연주회26일 오후 7시30분 전북예술회관 공연장. 전북대 음악교육과를 졸업하고 독일 WUPPERTAL음대를 졸업한 김길주씨의 클라리넷 독주회. J.브라암스의 ‘소나타’등 클라리넷 특유의 음색을 살린 곡을 연주한다. 284-4445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3.22 23:02

전주 덕진 청소년 문화의집 개관

전주 덕진동청소년문화의집(관장 김상희)이 개관을 기념하는 특별프로그램을 23일부터 28일까지 마련한다.23일 오후 2시 개관기념식을 시작으로 오후 7시에는 그룹사운드와 청소년들이 어우러지는 ‘Youth-Tec’을 다목적실에서 연다. 소나무와 연합그룹 ‘가디록’, 뮤더(완산고), 크로우(성심여고) 등이 노래를 부르며 무대를 후끈 달군다.청소년과 부모가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가족마당극 ‘뺑파전’을 26일 오후 7시 덕진예술회관에서 공연한다. 이일주 판소리전수관팀이 무대에 서는 이 자리는 화목한 가족의 의미를 찾아보는 기회를 제공한다.청소년문화의집이 청소년만을 위한 한정된 공간을 넘어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복지공간을 지향하는 ‘건강교실’도 마련한다. 28일 하룻동안 다목적실에서 열리는 건강교실에는 한의사 김정필 원장(익산 제일한의원)이 나와 골밀도 및 부인병에 대해 강연한다.24일부터 28일까지 매일 오후 6시부터 가족영화도 상영한다. 청소년문화의집 AV실에서 열리는 영화상영에는 킬러들의 수다(24일) 차스키차스키(25일) 키즈리턴(26일) 아멜리에(27일) 빌리엘리어트(28일) 등 온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가 선보인다. 김상희관장은 “청소년들의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자기계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건전한 청소년 문화체험공간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3.22 23:02

'아름다운 글자'의 세계 선보인다

서예가 오민준씨(28)가 22일부터 28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여는 ‘사랑과 자연전’은 문자의 조형성을 강조한 서예전시회다. 원광대 서예과를 졸업한 오씨의 첫 번째 개인전. 금문(金文)이나 예서(隷書), 한글 등 서법을 공부하면서도 외형에만 충실하기 보다는 자신의 조형언어를 자신감 있게 표현한 작품 40여점을 선보인다. 문자가 담고 있는 회화성에 주목한 작품들이다. 모음과 자음을 독특하게 표현, 환희의 기쁨을 느끼기에 충분한 한글작품 ‘기쁨’은 서예를 넘어선 미술작품같은 느낌을 전해준다. 상형문자와 한글만으로 해와 달, 산과 물을 표현한 ‘자연의 조화’에서도 살아 숨쉬는 문자의 조형미를 만난다.“서예작품도 미술품처럼 소장할 수 있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작은 생활공간에도 어울릴 수 있는 회화성 강한 작품을 구상했습니다”서예계의 큰 흐름중 하나인 ‘현대서예’에 관심이 많다는 그가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전서. 회화성이 강한 글씨여서 예술성을 나타내는데 부족함이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현대서예를 하고는 있지만 기본 바탕이 없는 글씨는 경계하고 있다”는 그는 ‘법고창신’을 되새기며 전통서예를 익히고 자신만의 글씨를 고민한다. 고전의 글귀를 새롭게 해석하거나 노랫말 가사를 서예로 옮기는 ‘생활속 서예’를 지향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2001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회 기획위원으로 참여했던 그는 한글서체에도 관심이 많아 윤디자인연구소와 공동으로 폰트 CD를 제작하기도 했다. 서예공부를 위해 오는 9월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는 그는 앞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과 일본의 서예를 두루 섭렵해 자신만의 독특한 서체를 익힐 계획. 그가 지닌 ‘젊음과 열정’ 만큼이나 의욕도 크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3.22 23:02

[리뷰] 전주시립극단 '이(爾)'

태평소의 애절한 힘이 담긴 소리. 그렇게 시작된 공연은 동성애를 소재로 연산과 장녹수, 광대들이 등장하는 특이하고 매력적인 줄거리로 관객들을 끌어들였다. 그러나 극의 화두는 동성애가 아니었다. 전주시립극단의 정기공연 ‘이’(爾, 연출 안세형, 극 김태웅)가 21일 저녁 7시 전주덕진예술회관에서 막을 열었다. 고조영(연산 분)의 정확한 호흡과 발성, 뚝심있는 안대원(장생 분)의 연기, 홍지예(녹수 분)의 카랑한 음색(?)은 작품 초반부터 관객을 사로잡았다. 극이 전개될수록 ‘여자도, 본시 남자도 아닌’ 공길(소종호 역)의 매력은 두드러졌다. 무대를 휘감는 김경미, 백민기, 최경식 등 우인들의 흡인력은 특히 돋보였다. 공연 중, 궁녀의 파리 잡기(?)를 보는 것은 뜬금없는 즐거움이다. 작품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 국악장단, 제각각 다른 모습을 보이는 진상놀이(벽사의식)는 관객을 오로지 '놀이'에만 푹 잠기게 하는 요소들이다. 우인들이 풀어져서 뛰노는 모습으로 시작된 첫 번째 진상놀이. 사자탈을 쓴 광대는 위엄한 풍채를 자랑하며 등장하고, 죽마를 탄 광대는 서둘러 달려나오며 관객을 긴장시킨다. 무대 중앙으로 가볍게 몸을 털며 상모잽이가 너울너울 재주를 넘고 어깨를 살풋하며 장구를 둘러맨 광대는 살랑살랑 춤을 추며 등장한다. 한바탕 놀아 제끼는 이들의 행위는 이제 귀신이 아니라 ‘백성들 간을 내어 회쳐 먹는 잡놈’들을 향한다. 극의 절정은 장생과 공길의 소학지희(笑謔之喜). 연신 땅재주를 넘으며 고개 넘는 흉내를 내는 장생의 행위는 관객들에게 더이상 즐거움이 아니다.운영책임자의 부재라는 어려움 속에서 치러진 공연. '장바닥에 나가 빌어먹어도 할 말은 하고 살자’는 전주시립극단의 신념이 더욱 강하게 와닿았다. 22일 오후 7시와 23일 오후 4시에도 공연된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2.03.22 23:02

[문화게릴라] CI전문 기획사 '컨티뉴'

“생각해보니 3년 연륜으로 보자면 버거울만큼 많은 작업을 했지요.”기업이미지통합(CI) 전문업계에서 주목받는 젊은 일꾼 김병철씨(33)는 기획사 컨티뉴(CONTINEW)의 실질적인 대표. 회사에서 그의 직함은 실장이다.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 서울의 디자인회사에 근무하다 전주로 다시 내려온 것이 지난 98년. “제 손으로 전주의 디자인문화를 고급화하고 싶었고 살아있는 아이디어가 담긴 작품으로 전주의 문화적 정서의 한편을 가꾸고 싶었습니다.”지역에서 디자인문화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보겠다는 의욕은 그렇게 시작됐다.CI(Corporate Identity)는 기업 등 조직이나 제품의 이미지를 시각·감각적으로 체계화시켜 차별적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 “단순한 아이덴티티 차원이 아니라 대중과의 커뮤니케이션입니다. 기업이나 공공단체가 갖고 있는 이미지를 좀더 창조적이고 시각적으로 단일화 한 것이지요.” 김실장은 CI를 추상적인 상징물이 아니라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개성있는 시각언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별도의 예산을 들여야 가능한 CI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은 많지 않았다. 우선 CI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그 활용을 확대시켜나가는 일이 필요했다. 디자인의 영역이 생활속으로 들어온지 이미 오래지만 실제 디자인에 대한 인식은 예상보다도 훨씬 척박했기 때문이다. 직접 기획사를 차리고 나선 것도 그 이유다. 김대표는 오랜친구이자 현재 디자인 실장을 맡고 있는 동갑내기 파트너 이용성씨(33)와 의기투합해 동업의 틀을 꾸렸다. 백제대 편집디자인과를 졸업한 이 실장은 매킨토시학원이 전북에 처음 생겼을 때 강사를 했을 정도로 출판디자인에 빼어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들은 20대초반 화실에서 만난 막역지우. 99년 2월, 창업을 결심한 이들은 거금(?) 오백만원씩 투자했다. 사무실을 겨우 빌어 컴퓨터 두 대 마련한 것이 창업의 전부였다. 그런중에서도 순창군, 대한약리학회, 인터넷 국악방송 등의 CIP 제작과 전북대학교, (주)신원, (주)나산, 동원산업 등 많은 업체의 CIP 제작물이 이들의 손을 거쳐갔다. 지난해까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보여준 다양한 캐릭터와 디자인 홍보물도 컨티뉴의 대표적인 작품들. 작품 하나에 보통 6개월씩 걸리는 CI작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들이 3년동안 얼마나 바쁘게 일했을것인가를 짐작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현재 컨티뉴의 식구는 다섯명. 창업멤버인 김실장과 이실장, 그리고 최근 ‘삼고초려해서 모셔왔다’는 홍기선씨(33)와 김선미(28) 조덕숙(22)씨가 그들이다.모두들 베터랑 디자이너. 홍씨는 10년 넘게 디자인을 해온 디자인업계 고참. 지역의 특성을 담아내는 작업에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다섯명 식구들이 꾸려내는 컨티뉴는 여전히 재정적으로는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일에 대한 열정, 자신감은 대단하다.“디자인은 손끝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이해하는 마음과 서로에 대한 배려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디자이너 스스로 떳떳할 수 있어야 하죠.” 단 하나만 선택되는 심볼마크를 위해서도 수백개의 후보군을 준비하는 컨티뉴는 “전주에서도 충분히 좋은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데, 서울 업체에만 의존하려는”는 문화적 사대주의를 가장 안타까워한다. 컨티뉴가 모든 작업의 견적서에 디자인 기획비를 별도로 청구하는 까닭도 이러한 안타까움과 무관하지 않다. “가격을 낮추는데에만 마음을 두는 풍토에서 디자인 기획비를 책정하는 일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를 알지만 일종의 운동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몇일밤을 새은 결과물이라해도 ‘소주 한잔’으로 해결되기 일쑤지만 디자인기획비 투쟁(?)을 김실장은 스스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일이라고 했다. 김실장은 지금 또다른 작업을 구상중이다. 인터넷을 이용해 해외업체들과 업무교류를 통해 무대를 넓혀나가는 것도 그중 하나다. 전주라는 지역공간에서 만들어지는 디자인으로 전세계인들이 감동할만한 문화상품을 선보이는 것이 이들의 야심찬 목표다. 컨티뉴는 ‘CONTINUE’와 ‘NEW’, 두 단어를 합성해 만들었다. 색다른 발상과 시도로 언제나 새롭고 차별화된 싱싱한(?) 작품을 보이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지역의 디자인 문화를 한층 높이고 이미지를 고급화하기 위한 끊임없는 분석과 창조. 회사운영부터 디자인 실무, 외부영업, 거기에 벽성대, 전주공업대에서 디자인론을 가르치는 일까지를 꼼꼼히 챙겨내는 김실장과 컨티뉴 대원들의 신념이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2.03.22 23:02

[자연과 생명] 복수초

백색의 게릴라가 온 산을 점령하고툰드라의 바람은 아직 경보를 풀지 않았는데지층 깊은 곳의 뜨거운 마그마그 열정을 삭여…선 문답하듯어느새 대지를 찢고 올라오는샛노란 꽃대궁 하나. 김지헌 ‘복수초’봄의 화신(花信)은 외딴 산속에서부터 시작된다. 도회지 인근 콘크리트 사이사이로 개나리가 꽃무리를 만들고 물오른 나뭇가지와 뾰족한 새싹이 움트기 시작할 때 산속 야생화들은 아무도 몰래 짧은 절정을 마감하게 된다.국내에 자생하는 야생화중 잔설을 뚫고 가장 먼저 샛노란 꽃망울을 터뜨리는 봄의 전령 ‘복수초(福壽草)’. 도시 인근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넓다란 복수초 군락이 완주군 상관면 죽림리에서 한 꽃 산행꾼의 앵글에 잡혔다.마을인근 야산 4백여평에 길다랗게 군락을 형성한 이 꽃은 여느 야생화가 그렇듯 화려하지는 않지만 봄을 맞아 밭을 일구는 농부들의 바쁜 일손을 잠시 잡아둘 정도로 그 자태가 곱다.봄기운이 감돌면 재빨리 꽃을 피워내 곤충들을 불러내고 산과 들에 꽃잔치가 시작되기전 자취를 감추는 형광빛의 복수초를, 그것도 대규모 군락을 만나는 일은 어찌보면 행운이다.숲속 그늘에 자생하는 꽃의 특성상 제주도와 남해안 섬지역을 제외하고는 나무밑에 10여개의 개체가 간혹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일반적. 이 때문에 상관면 군락지는 내륙지방에서는 보기 힘든 대규모로 평가되고 있다. 전북대 선병윤교수(생물과학부)는 “복수초는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는 자생식물로 귀하지는 않지만 흔하지도 않은 야생화”라며 “관상용 식물로 각광받고 있어 무분별하게 뽑혀나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군락지 훼손가능성이 커 특별한 보호대책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관상용으로 복수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인위적으로 재배할 경우 꽃을 피워내기 힘들어 산지를 돌며 전문적으로 캐내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최근에는 모 백화점에서 고객들에게 사은품으로 이 꽃을 나눠줬는데 재배된 것이 아니라 야생상태에서 대량 채취된 것으로 드러나 말썽을 빚기도 했다.상관면 복수초 군락지를 발견한 야생화 전문가가 가장 우려하는 것도 역시 사람들의 발길이다. 산에서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함부로 캐 온 야생화는 가정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워 쉽게 생명을 잃는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 무분별한 채취로 꽃모양이 좋은 일부 야생화는 이제 희귀식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하얀 잔설을 뚫고 올라온 가느다란 꽃대와 그위에 피어난 노란 꽃잎은 그곳이 사람의 발길이 드문 산이고 또 들판이어서 더욱 아름다운 것 아닐까.- 복수초는 어떤 식물인가?복수초(福壽草)는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숲속 나무밑 그늘에서 자란다.눈속에서 나온다고 해서 설련화·얼음새꽃·원일초라고도 하며 꽃은 지역에 따라 2월∼3월에 노란색으로 핀다. 꽃잎은 20∼30개가 수평으로 퍼지며 수술은 많고 꽃밥은 길이 1∼2mm다.높이는 10∼30cm이고 우리나라와 일본·중국등지에 자생하는 야생화다.선명한 노란색의 꽃과 짙은 녹색 잎의 조화도 아름답다.꽃을 보면 복이 들어온다는 속설 때문에 복수초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야생화 달력에서는 항상 첫장이나 둘째장에 어김없이 등장한다.한방과 민간에서 진통제와 강심제·이뇨제등으로 사용한다는 기록이 있지만 유독성 식물이므로 주의해야 한다.한라산에 특히 많으며 경기도와 강원도등 전국적으로 분포한다.일본에는 원예식물로 다양한 품종이 있고 중국에서는 뿌리를 측금잔화라고 부른다. 꽃말은 ‘슬픈 추억’또는 ‘봄의 미소’.특히 일본인들은 ‘복과 장수를 기원하는 꽃’이라고 해서 새해 이꽃의 화분을 주위사람들에게 선물하는 풍습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관상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그러나 인위적으로 재배할 경우 꽃을 피워내기가 쉽지 않아 대량 보급에는 어려움이 많다.

  • 문화일반
  • 김종표
  • 2002.03.22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달팽이 뿔 위, 부싯돌 불의 순간

달팽이 뿔 위, 부싯돌 불의 순간蝸牛角上爭何事, 石火光中寄此身.와우각상쟁하사, 석화광중기차신.달팽이 뿔 위에서 무얼 그리 다투시나? 부싯돌 불빛처럼 짧은 시간에 이 몸을 맡긴 처지이면서.당나라 때의 시인 백거이(白居易)가 쓴〈대주(對酒:술을 대하고서)〉라는 시의 처음 두 구절이다. 사람살이가 다 그런 것 같다. 사활을 걸고 싸우는 일도 따지고 보면 아무 것도 아니다. 달팽이의 뿔만큼이나 좁은 '이익'이라는 바닥 위에서 서로 그 이익의 바닥을 넓게 차지하려고 싸우고 있는 것이다. 백년도 다 채우지 못하는 인생, 우주와 자연이 지내온 억겁의 세월이 비하면 부싯돌이 반짝 하는 순간만큼이나 짧은 시간이다. 그렇게 짧은 생을 살면서 우리는 서로 아옹다옹 다투고 있는 것이다. 왜 그러한가? 바로 사람이라서 그렇다. 사람은 본래 그렇게 다투면서 살게 되어 있는 존재인가 보다. 다투는 것이 이미 사람의 본능이 되어 버린 것 같다. 둘만 모이면 다른 사람의 흉을 보고, 그렇게 흉을 보던 사람들이 다른 사람과 만나면 또 전에 만났던 그 사람을 흉보고.... 그렇다가 또 서로 다투고.... 내가 딛고 있는 땅이 넓다고 생각하고 내가 사는 삶이 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다투는 것이다. 정신을 차리고 돌아보자. 내가 챙기고 내가 가져야 할 것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고 내가 사는 기간이 그렇게 긴 것도 아니다. 내가 가질 수 있는 것은 달팽이 뿔만큼이나 작은 공간, 그 위에 서서 부싯돌의 불빛처럼 반짝하는 시간을 사는 게 인생이다. 다시 무얼 다투어야 하겠는가? 蝸:달팽이 와 牛:소 우 '蝸牛'는 달팽이를 말함. 角:뿔 각 爭:다툴 쟁 寄:부칠 기 此:이 차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3.22 23:02

스와노부히로 감독에 캐스팅된 '나비'의 김호정시

지난해 스위스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청동표범상을 받는 등 한국영화계의 주목을 모았던 화제작 ‘나비’의 히로인 김호정씨가 2002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 삼인삼색’에 초청된 스와 노부히로 감독(일본)의 작품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동국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김씨는 영화계에서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10여년 동안 연극계에서 활동해오면서 탄탄한 연기를 인정받아온 중견연기자. 서울연극제 우수상 수상작 ‘오로라를 위하여’와 영화 ‘플란다스의 개’ ‘침향’등에 출연했으며 부산 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조연상(2000),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인기상(1997) 등을 수상, 연극계 뿐 아니라 영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스와 노부히로 감독은 ‘나비’(감독 문승욱)의 여주인공 김호정씨의 연기에 감명받아 지난 12일 한국을 방문, 직접 김씨를 만나 출연해 줄것을 제의해 캐스팅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짧은 시간이 되겠지만 이번 작업이 서로에게 좋은 결과로 남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스와 노부히로 감독은 김호정씨를 만난 이후 그동안 구상해온 디지털 삼인삼색의 시나리오를 전폭적으로 개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정씨는 지난 15일 출국, 영화촬영작업을 하고 있으며 22일 귀국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3.21 23:02

[최동현교수의 판소리 길라잡이] 21. 이동백

이동백은 충청남도 서천군 종천면 도만리라는 곳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중고제 판소리의 시조인 김성옥의 아들 김정근에게 배웠다. 충청도가 중고제의 고장인 데다가, 이동백의 스승이 중고제 시조의 아들인 김정근이기 때문에 이동백을 중고제 소리꾼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동백은 서편제 소리의 대가인 이날치에게도 배웠기 때문에 호남 판소리의 창법을 많이 구사한 사람이었다. 그가 장기로 삼아 자신의 등록상표가 되었던 [새타령]도 박유전 이날치를 거쳐서 내려온 민요 [새타령]이다. 이동백은 [새타령]을 잘 불렀기 때문에 판소리를 하다가 곳곳에 [새타령]을 끼워 넣어 불렀다고 한다. 실제로 이동백이 중심이 되어 녹음한 [춘향전 전집]에도, 이도령이 암행어사가 되어 남원으로 내려가는 대목에서 느닷없이 [새타령]을 부르고 있다.이동백은 오명창 중에서도 일급 대우를 받은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레코드 취입을 할 때나 공연에서 보수를 지급할 때 가장 돈을 많이 받은 사람이었다는 말이다. 지금 들으면, 전라도 사람에게는 이동백보다 정정렬의 소리가 더 판소리답게, 멋있게 들리지만, 일제강점기 때만 하더라도 이동백의 소리가 훨씬 더 인기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이동백은 소리꾼 중에서 가장 높은 벼슬을 받은 사람으로 유명하다. 그는 정3품 통정대부 벼슬을 받았는데, 통정대부부터는 이른바 당상관에 든다. 요새로 말하면 고급공무원인 셈이다. 물론 그 벼슬이 실제 직책을 수행하는 벼슬이 아니고 이름뿐인 것이었기 때문에 실제로는 별 게 아니었겠지만, 천민이었던 소리꾼의 입장에서 보면 대단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소리하는 사람들은 지금도 이동백이라는 이름보다는 이통정이라는 명칭으로 부른다.오명창은 대부분 1940년 이전에 세상을 떴다. 그런데 이동백은 1950년까지 살았다. 죽을 때까지도 늘 소리 연습을 했다고 한다. 죽을 때에는, 이제 소리를 알만하니 죽게 되었다고 한탄했다고 한다. 생전에 최고 대우를 받은 명창이었으면서도,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죽을 때까지 예술적 완성을 위해 탐구를 게을리하지 않은 그 정신이야말로, 이동백을 진정한 명창으로 만든 바탕이었을 것이다./ 군산대 교수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3.21 23:02

문화가 소식

-서양화가 선기현씨 사무실 개소서양화가 선기현씨는 22일 오후 5시 전북예술회관 3층 옛 전북예총 자리에서 사무실 개소식을 갖는다. 사무실 명칭은 아트퍼스낼리티그룹 ‘린(鱗)’. 선씨는 이 공간을 소규모 작품을 그리는 자신의 작업실은 물론 문화예술 전반에 걸친 폭넓은 활동을 벌이는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현대미술중에서도 행위예술을 하는 미술인들의 활동 공간이 부족해 제대로 모이지 못하는 것 같아 이들을 위한 베이스 캠프 형식으로 차리게 됐다”는 선씨는 ‘린’공간이 앞으로 많은 미술인들이 찾아와 정을 나누는 장소로 활용되기를 기대했다.-문화환경 가꾸기 워크숍 참석유기상 전북도 문화예술과장은 21일과 22일 대전 유성리베라호텔에서 열리는 문화환경가꾸기 대토론회에 참석, ‘전통문화환경의 조성’을 주제로 발표한다. 유과장은 전주시 전통문화특구, 소리축제와 연계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설립 등 전북도의 문화환경 사례를 이야기한다.문화환경 가꾸기 워크숍은 문화관광부가 주최, 전국의 문화환경 전문가와 시도 관련 공무원 및 단체가 참여해 ‘문화환경 조성 방법과 방향’ ‘문화환경 활용방안’ ‘외국의 문화환경 조성 사례’등 3가지 주제로 토론을 벌이고 21세기 선진문화환경의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는 자리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3.21 23:02

내고장 '역사 현장' 직접 체험한다

“우리 고장의 문화유산을 직접 체험, 전주를 찾는 방문객들에게 온고을의 온전한 모습을 소개하세요”지난해 전주시민들을 생생한 역사·문화의 현장으로 안내, 큰 호응을 얻었던 전주문화사랑회가 24일부터 ‘문화유적답사’행사를 재개한다. 특히 올해는 전주 월드컵이라는 세계적인 행사를 앞두고 있어 그 의미가 특별하다.오는 11월24일까지 매주 일요일 오후 2시∼6시까지 둘러보게 되는 역사문화 현장은 모두 9개코스.첫 답사지인 △후백제와 견훤고성을 비롯, △조선왕조의 발상지 △전주한지와 인쇄문화 △호남제일성 전주와 성곽유적 △남고산성과 호국유적 △전주천변과 전주인의 삶 △천주교성지 순례 △전주 소릿길을 따라 △일제 식민잔재 흔적과 항일유적으로 짜여졌다. 답사일별로 코스를 차례로 순회, 약 두달간격으로 같은 지역을 찾게된다. 전주문화사랑회는 사학과와 국문학과 교수를 비롯, 박물관 학예실장등 전주의 문화·역사 전문가들이 지난해 3월말 의기투합한 문화사랑 모임.전주대 주명준 박물관장이 회장을, 예원대 이동희교수(교양학과)가 총무를 맡아 살림을 꾸려간다.또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주성(전주교대)·이태영(전북대)·조법종(우석대)·하태규(전북대)·변주승(전주대)교수와 구일회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실장·김성식 전주역사박물관 학예실장·송화섭 전북전통문화연구소장등이 역사문화 투어 안내를 담당한다.이동희교수는 “일요일오후 가족들이 부담없이 인근 유적지를 돌아보며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기회”라며 “시민들의 반응이 좋아 현장 강의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다음달 7일부터는 매주 일요일 오후 경기전에서 탁본및 목판인쇄 체험행사도 마련한다.또 그동안의 답사자료를 모아 소책자를 발행, 투어 참가자들에게 배포할 계획이다.참가희망자는 우리문화사랑회 인터넷 홈페이지(http://jeonjulover.hihome.com)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 문화일반
  • 김종표
  • 2002.03.21 23:02

전주시립합창단 운영 '불협화음'

전주시립합창단이 상임단원을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원 확보를 외면, 합창단 발전 장애를 스스로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조례상으로 전주시립합창단이 둘 수 있는 상임단원은 61명. 그러나 현재 상임단원은 조례상 인원의 2/3에 이르는 지휘자와 부지휘자 단무장까지 포함해 40명선에 그치고 있다. 이는 2000년 전주시가 지휘자책임제를 도입하면서 현지휘자인 구천씨가 임용했을 당시의 단원 54명에도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게다가 시립합창단의 단원 감소가 2000년부터 해마다 이어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휘자 책임제로 인한 합창단 내부의 갈등과 불협화음이 음악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그동안 사표를 내고 합창단을 등진 단원은 14명. 공식적으로는 대부분이 유학을 떠나는 등 개인적인 진로를 위해 사표를 낸 것으로 되어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갈등의 요인이 심화되면서 사표를 제출한 단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시립합창단의 불협화음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 사표제출을 둘러싸고 단원들과 집행부간의 입장이나 해석도 첨예하게 다르다. 사직한 일부 단원들은 구씨가 합창단을 개인 세력화하며 간접적으로 사퇴압력을 가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합창단을 떠날 수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반해 집행부는 이직단원들은 개인발전을 위한 유학이나 더 나은 조건을 찾아 떠난 것일 뿐 그 이상의 문제는 없다는 주장이다.지휘자 구씨도 “직업합창단의 단원들은 보통 3년내지 5년 정도 근무하다 자기 갈 길을 모색한다. 유학을 다녀와 교단에 서거나 지휘자 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많다”며 “시립합창단의 이직률은 국립합창단 등 타 단체와 비교해도 비슷,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는 음악계는 본질적인 면에서 비판적이다. 단원들의 이직 내용이야 어찌됐든 2년동안 14명의 단원이 사표를 내는 과정에서 충원작업이 이루어져야 했음에도 비상임단원 체제의 임시적인 운영으로 일관해온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 “해마다 적지 않은 성악전공자들이 배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좋은 단원들을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을 스스로 포기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비상임단원 체제의 운영은 장기적으로 합창단 발전을 가져올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구씨는 지금까지의 활동에는 별문제가 없었다며 그러나 이달말까지 상임단원 재위촉이 마무리되면 부족한 단원 충원을 전주시에 건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그러나 문제는 또 있다. 시립합창단의 충원문제에 부정적인 전주시의 입장이다. “단원이 23명인 시립극단과 비교하면 합창단의 단원수는 적은편이 아니다. 단원이 부족할 경우 연주회에 따라 비상임단원을 위촉할 수 있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시관계자의 입장이다.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음악계에서는 시가 합창단의 특성을 무시한 채 산술적인 기준으로만 예술단을 운영하려한다며, 그동안 시립합창단이 임시적 방책으로만 합창단을 유지해온 것이 행정의 인식을 관례화시켰다고 비판했다. 시립합창단의 단원 충원을 위한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3.21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네 가지의 통쾌한 기쁨

네 가지의 통쾌한 기쁨大旱逢甘雨, 他鄕見故人. 洞房華燭夜, 金榜掛長名.대한봉감우, 타향견고인. 동방화촉야, 금방괘장명.큰 가뭄 끝에 단비를 만났을 때, 타향에서 오랜 친구를 만났을 때, 신방에 촛불이 타는 밤, 과거에 급제하여 방(榜:게시판)에 영예로운 이름이 나붙었을 때.고려 시대의 문인인 백운거사(白雲居士) 이규보(李奎報) 선생이 지었다고 전하는 〈4쾌(四快)〉시의 전문(全文)이다. 오랜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리면 그것보다 반가운 게 어디 있으랴. 농사를 주업으로 하던 옛날에는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아는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없는 싸늘한 타향에서 오래된 친구를 만났을 때 그 기쁨 또한 말로 형언 할 수 없을 것이다. 요즈음이사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하여 고향이 그리워 우는 사람도 없을 텐데 고향 친구가 그리 반가울 게 뭐 있느냐고 할 지 모르나 아직도 우리에겐 1.000만 이산 가족이 있고 두고 온 산하, 갈 수 없는 산하가 있다. 고향 친구 만나는 것이 어찌 큰 기쁨이 아니랴. '종신대사(終身大事)'라고 불리는 결혼과 첫날 밤, 이는 분명 일생을 두고 비할 바 없는 큰 기쁨임에 틀림없다. 과거에 급제하여 금방(金榜)에 이름이 나붙는 것, 이 또한 비할 바 없는 기쁨이다. 오늘 날로 치자면 일류대 합격이나 국가고시 합격이 바로 그런 기쁨이 아닐까. 이 네 가지 일은 말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기쁨임에 틀림이 없다. 바야흐로 산천초목에 봄물이 오르고 있다. 참 좋은 계절이다. 올해는 가뭄도 없고 헤어짐도 없고 결혼하는 신혼부부들 모두모두 행복하고 수험생에게는 합격의 영광이 직장인에게는 승진의 기쁨이 있기를 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남북이 만나기를 간절히 빈다.旱:가물 한 逢:만날 봉 甘:달 감 洞:굴 동 房:방 방 華:빛날 화 燭:촛불 촉 榜:방 써 붙일 방 掛:걸 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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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2.03.2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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