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2-01 15:47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일반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봄은 이웃집에 더 많이 오는 것일까?

봄은 이웃집에 더 많이 오는 것일까?蜂蝶紛紛過牆去, 却疑春色在隣家.봉접분분과장거, 각의춘색재인가.벌 나비가 훨훨 담 너머로 날아가니 봄은 이웃집에만 와 있는 것일까?당나라 때의 시인인 왕가(王駕)의 〈우청(雨晴:비 갠 날)〉이라는 시에 나오는 구절이다. 막 비가 개이고 화창한 봄볕이 들자, 한 떼의 벌 나비가 날아온다. 내 집으로 찾아오는 벌 나비 떼가 반가워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데 그 벌과 나비들이 내 집에 내려앉지를 않고 담을 넘어 이웃집으로 날아간다. "웬 일일까? 왜 우리 집의 꽃 위에 내려앉지를 않고 이웃집으로 날아가는 것일까? 우리 집보다 이웃집에 봄이 더 많이 왔기 때문일까?" 봄이 어찌 내 집에는 적게 오고 이웃집에는 많이 왔으리요 만은 시인은 이웃집으로 날아가는 벌 나비 떼를 보고서 이웃집에는 더 많은 봄이 왔기 때문이라는 시샘을 부리고 있다. 읽는 이로 하여금 입가에 빙그레 웃음을 짓게 하는 천진스런 시샘이다. 시샘도 이런 시샘이라면 부려봄직 하다. 그러나, 시샘은 이 정도에서 끝나야 한다. 이 시샘이 커져서 이웃집이 무엇이든지 더 많은 혜택을 보고 이웃집 운세가 항상 내 집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사람은 불행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세상은 공평하다. 내 집에나 이웃집에나 봄은 고르게 와 있다. 다만 어쩌다 벌과 나비가 이웃집으로 날아갔을 뿐이다. 내일은 그 벌과 나비들이 우리 집으로 날아올 것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리자. 시샘이 지나치면 내 집에는 영영 봄이 찾아오지 않을 지도 모른다. .蜂:벌 봉 蝶:나비 접 紛:어지러울 분 ※紛紛:벌이나 나비가 어지러이 나는 모양 過:지나갈 과 牆:담 장 却:도리어 각 疑:의심할 의 隣:이웃 린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3.15 23:02

닫힌 무대서 열린 공간으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실내 중심의 공연에서 탈피, 새봄과 함께 야외무대를 운영한다.1천2백여평의 야외광장에 전당측이 자체 제작한 가변무대를 설치하고 20일부터 기획공연 등 다양한 야외행사를 마련하는 것. 지난해 9월 개관이후 6개월 동안 모악당과 연지홀 등 극장내 공연 위주로 운영되던 방식에서 탈피, 열린공연무대를 지향한 것이어서 관심을 모은다.이 야외무대는 특히 지역 예술인과 공연단체 뿐아니라 시민들이 무대에 올라 끼를 발산할 수 있는 열린공간으로 활용, 지역에 문화의 바람을 불어넣는다.뛰어난 소질이 돋보이는 아마추어 예술인이나 단체에 시상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다양한 축제이벤트 행사를 마련, 야외무대의 행사를 활성화할 계획.전당관계자는 “소리전당을 수탁할 당시 운영목표였던 ‘열린 생활의 공간’을 가시화하는 첫 단계”라며 “아마추어 예술인들은 물론 시민들이 자유롭게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무대가 됐으면 한다”고 소개했다.전당측은 록그룹과 댄스, 행위예술 등에 관심있는 사람이나 단체의 참여 신청을 받고 있으며 대학가의 언더그라운드에게는 언제든지 개방키로 했다. 사용료는 무료이며 신청과 문의는 중앙공연문화재단(063-270-7841).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3.14 23:02

[최동현교수의 판소리 길라잡이] 20. 협률사란 무엇인가

일제강점기에 판소리에 입문한 사람들은 대부분 ‘협률사’를 보고 그것이 너무 좋아서 판소리에 입문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 협률사란 무엇인가.구한말 서울에는 청나라 사람들이 많이 와 있었고, 이들을 위해 ‘협률창희(協律倡戱)’를 공연했다. 여러 사람이 출연하는 일종의 극이다. 협률사라는 이름은 바로 이 ‘협률창희’를 본딴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최초의 극장이었던 협률사는 1906년 일제에 의해 해체되어 버렸다. 협률사가 폐쇄되자 그 책임을 맡고 있던 김창환은 강용환과 같이 실의에 빠져 낙향을 한다. 그리고는 그 이듬해인 1907년 전라도 출신의 명인명창을 규합하여 새로운 공연 단체를 만들었다. 그것이 민간에서 최초로 조직한 최초의 협률사였다. 그러니까 이 때부터는 협률사가 특정한 단체의 이름이 아니라, 민속예술을 공연하는 단체에 붙는 보통명사가 되었던 것이다. 이들은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포장을 치고 판소리와 창극을 공연했다. 김창환 이후 송만갑도 협률사를 조직하여 1910년까지 공연에 나섰다. 그러나 1910년에 한일합방이 되자 협률사는 해체돼 침체기에 들어선다. 그러다 1912년 이후 다시 협률사들이 조직되어 공연에 나서게 되었다. 1920 - 30년대는 협률사 공연의 전성기였다고 할 만한데, 이 시절 특히 이화중선을 중심으로 한 협률사는 대단한 인기가 있어 돈을 가마니로 담아 쓸어간다고 할 정도였다.협률사는 이제 민속예술을 공연하는 대표적인 형태가 되었다. 실제 공연의 내용은 창극이니, 국극이니 하여 변모해갔고, 명칭도 창극단, 국악단, 국극단 등으로 바뀌었지만, 사람들은 그냥 늘 ‘협률사’라 이르게 되었다. 그래서 협률사는 민속 예술의 공연을 대표하는 명칭으로 굳어졌다. 별다른 공연 예술이 없던 시절 협률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였다. 임방울같이 창극에 별다른 소질도 없고 관심도 없던 소리꾼이 택한 활동방식도 바로 이 협률사 공연이었다. 대부분의 소리꾼들이 협률사 공연을 보고 그 멋에 반하여 소리꾼의 길로 들어선 것도 이 시기였다. 협률사는 1960년대를 끝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그 추억만은 여러 사람들의 기억 속에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 군산대 교수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3.14 23:02

"동문거리축제 시민이 만들어요"

2002전주월드컵에 맞춰 전주의 거리문화를 특화한 ‘동문거리축제’를 기획하고 있는 동문거리축제추진위원회의 본격적인 축제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지난 12일 동문거리축제추진위는 홍지문화공간에서 동문거리 상가 대표들과 주민, 그리고 시민 20여명을 초청해 첫번째 간담회를 열었다. ‘친근한 얼굴로 인사나누기’를 주제로 열린 이 자리에서 추진위는 축제 준비과정과 프로그램, 동문거리의 정체성에 대해 설명했다. 시민들은 축제 취지에 공감하며 행사기간동안 동문거리 상가는 물론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동문거리신문을 2호까지 발행한 추진위는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간담회와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개최, 축제 기획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동문거리의 잠재된 문화 역량을 탐구하고 풀어내는 축제를 준비하는 동안 침체된 동문거리가 시민들이 호흡하는 살아있는 공간으로 되살아날 것”이라고 소개한 성기석씨(동문거리신문 편집장)는 “상인과 이용자, 예술가 등이 어우러지는 모범적인 문화축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 동문거리의 문화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축제의 기획의도. 추진위는 축제 준비과정의 하나로 동문거리의 모든 것을 담은 지도와 책자, 동문거리다큐멘터리 등을 5월초까지 제작할 계획이다.월드컵 기간중 이틀동안 축제를 펼치게 될 추진위는 동문 거리 구석 구석에서 벼룩시장과 놀이판, 거리미술제를 열고 상가에서 동문거리의 추억이 담긴 사진전도 마련한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3.14 23:02

가야금 선율 살랑.. 봄처녀 가슴뛰네

관객들을 사로잡을만한 아름다운 가야금 선율이 봄을 몰고 온다. 15일 오후 7시 30분 전주 덕진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전주시립국악단의 106회 정기연주회 무대다. 이날 연주회는 특별히 주목을 끄는 협연자와 객원지휘자로 관심을 모은다.협연자는 전주출신의 중견가야금연주자 김일륜씨(42, 숙명여대 전통문화예술대학원 교수). 개인적인 연주세계로도 그렇지만 ‘어울림’이나 ‘서울 새울 가야금 삼중주단’의 활동을 통해 국악애호가들 사이에서도 이름을 널리 알린 국악인이다. 전주여고와 서울대를 졸업, 국립국악원 민속연주단 단원과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 단원으로 활동했던 그는 이재숙 서용석 박종선, 가야금 병창의 명인 박귀희 최옥산류 가야금산조의 일인자인 함동정월 명인들을 사사하면서 우리음악의 폭넓은 세계를 섭렵했다. 가야금 연주부터 가곡과 시조, 국악가요에 이르기까지 빼어난 역량을 보여온 그는 89년 창단한 어울림 공연을 통해 가요풍의 노래들로 인기를 모았으며 그의 노래와 가야금연주가 담긴 음반은 국악계의 스테디 셀러로 자리잡았다. 이날 무대에서 연주할 작품은 박범훈 작곡의 ‘22현 가야금협주곡 -새산조’. 기존 가야금산조의 구성과 특성을 살려 관현악과 어우러지도록 작곡한 곡으로 특히 휘모리 장단을 활용, 힘차면서도 경쾌한 멋을 한껏 발휘해낸 것이 특징이다.95년 이 작품을 초연한 김일륜씨는 자신이 지닌 산조의 멋과 창작음악에 대한 해석으로 호평을 받았으며 이후 ‘김일륜을 위해 작곡한 곡’이라고 칭해질 정도로 이곡과의 인연이 깊다. 이런 활동에도 불구하고 그의 고향무대와의 인연은 깊지 않다. 어울림 공연과 지난 99년 남편 임재원교수(목원대)의 대금독주회때 이중주를 협연한 것 말고는 이번이 세번째다. 오롯이 자신의 독주로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고향은 늘 각별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이번 연주에 대한 설레임이 큰 것은 당연하지요. 더 조심스럽구요.”정작 국악의 고장인 고향무대에 자주 서지 못했음을 마음 빚으로, 또 한편으로는 적지 않은 섭섭합으로 갖고 있는 그는 그래서 더욱 기쁜 마음으로 고향사람들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전주시립국악단은 창작곡 중심의 연주곡도 그렇지만 이 작품의 작곡자인 이상규씨를 직접 지휘석으로 초대해 무대를 꾸린다. 이씨는 KBS국악관현악단과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 지휘자를 역임, 한양대 교수로 재직중이다. ‘22현 가야금협주곡’을 제외하고는 ‘밀양아리랑 주제에 의한 관현악곡’ ‘가야금 거문고를 위한 관현악곡’ ‘영광’ ‘남도 민요’등 연주곡 모두가 그가 창작하고 편곡한 작품이다. 국악관현악의 다양한 세계를 보다 가깝게 감살할 수 있는 연주회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2.03.14 23:02

영상美學에 관한 미술적 사색 '2002골방 영상제'

영화를 미술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보는 이색 영화잔치 ‘2002골방영상제’가 14일부터 16일까지 서신갤러리에서 열린다. 서신갤러리가 주최하는 이번 영상제는 유대수씨(전북문화개혁회의 사무처장)와 전북대를 졸업하고 일본에서 애니메이션 영상을 공부하고 있는 정상용씨가 공동 기획했다. 정씨는 프로그래머 역할을 도맡아 일본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골라냈다.영상제의 뼈대는 ‘실험영화’와 ‘아트애니메이션’. 대부분 90년대 말부터 최근 제작된 영화들로 일본 등 세계적으로는 알려져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소개되는 작품들이다.‘실험영화’부문에서는 88년 이미지포럼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했던 미야자키 준 감독의 ‘타임스케이프(TIMESCAPE)’를 비롯해 이시다 다카시 감독의 ‘부실/형태’, 그리고 아지스 자카르 감독의 ‘Aziz Shakhar, Looking for a Job’등 6편이 상영된다. 대부분 16mm 필름으로 제작된 작품들로 현실의 시간체험과는 전적으로 다른 ‘영화적 시간의 창조’를 보여주는 것이 특징. ‘아트애니메이션’ 부문에서는 케이지 아이우치 감독이 92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회화 ‘수태고지’를 모티프로 만든 ‘마리나 마리나 마리나’와 가공한 연속 사진을 콤마 단위로 재촬영해서 제작한 니시누라 토모히로감독의 ‘푸른 난간이 있는 돌층계’등 회화적이면서도 실험적인 일본 애니메이션 6편이 선보인다. 일본의 미술전문학교 등에 재학중인 학생들의 작품 10여편도 상영된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3.14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생전의 삶과 사후의 이름

생전의 삶과 사후의 이름飢寒常在生前, 聲名常在身後.기한상재생전, 성명상재신후.배고픔과 추위는 생전에 일상으로 맞는 일이고, 이름이 남는 것은 죽은 후의 일이다.소동파의 〈서연명걸식시후(書淵明乞食詩後:도연명의 '걸식시'에 붙인 글)〉라는 발문에 나오는 구절이다. 나의 안락(安樂)을 챙기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삶이 평안하기를 기원하며 세상을 바로 잡고자 하는 뜻을 가지고 살다보면 정작 본인은 가난과 추위에 시달릴 수 있다. 배운 대로 실천하고자 했던 옛 선비들과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몸바쳐 싸우셨던 분들과 독재에 항거하였던 민주 투사들이 대부분 그렇게 사신 분들이다. 그러나 그 분들은 후세에 이름을 남겼다. 얼마 전 까지만 하여도 우리 사회에는 이러한 분들을 위인으로 추앙하는 분위기가 가득 차 있었고 우리네 가정에서도 이러한 위인들을 본받아 후세에 깨끗한 이름을 남기는 것이 생전에 안락함을 얻는 것보다 훨씬 가치가 있다고 가르쳐 왔다. 그런데 요즈음에는 많이 변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후세에 이름이 남아본들 뭐하나? 살아있을 때 남보라는 듯이 즐기며 살아야지."라는 생각에 동조하고 있다. 미래보다는 당장에 누릴 수 있는 근시안적인 향락에 더 가치를 두고 있는 것이다. 매우 위험한 가치관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그러한 향락적 가치관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조차 모르고 살고 있다. 폭탄의 무서움을 모르는 아이가 그것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듯이. 우리의 정치, 바른 가치관을 세우는 일부터 해야 할 것이다.飢:주릴 기 寒:찰 한 常:항상 상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3.14 23:02

[생활영어] How about visiting Geumsan Temple?

How about visiting Geumsan Temple?금산사를 방문해 보시는 게 어때요?A: I've heard that Korean temples are very unique.한국의 사찰들은 아주 독특하다고 들었습니다.B: They are. 그렇습니다.The architecture and design are unlike other temples in Asia. 건물과 모양새가 아시아의 다른 사찰들과는 다릅니다.A: I'd like to visit one but I don't know which one to go to.한 군데 방문하고 싶은데 어느 곳으로 가야할 지 모르겠어요.B: How about visiting Geumsan Temple?금산사를 방문해 보시는 게 어때요?모악산은 전주시와 구이면, 김제 금산면의 경계에 솟은 해발 793미터의 준봉으로, 모악(母岳)이라는 이름에서 엿볼 수 있듯이 어머니처럼 포근한 포용력을 갖춘 명산으로 일컬어집니다. 이러한 모악산 서쪽 기슭에 고찰 금산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백제 법왕 원년(599년)에 창건된 금산사는 역사가 깊은 만큼 많은 문화재를 거느리고 있습니다.금산사는 후백제의 시조인 견훤이 장남인 신검에게 잡혀서 유폐당했던 곳으로 역사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얼마 전 막을 내린 한 역사 드라마의 촬영지로 더욱 유명해진 이곳 금산사는 우리 고장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꼭 한번 방문하도록 권할 만한 장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 기억해 둘 만한 표현들 >* What's the admission fee to the museum?박물관 입장료가 얼마입니까?* This temple is so characteristic of Korea.이 절은 한국의 특색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Would you please take a picture for us?저희들 사진 좀 찍어 주시겠어요?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3.14 23:02

좁은 '창고'서 稀代의 유물 죽어간다

고려청자, 조선초기의 분청사기, 태화관과 명월관의 각종 소품, 신익희와 오세창의 글, 윤극영의 반달, 중국 원세개의 고금서 등 역사적 가치와 교육효과가 큰 각종 유물들이 사장될 위기에 처해 있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김제 청소년 수련관 유물전시실에 소장돼 있는 5백89점의 각종 유물이 역사적 고증이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특단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김제출신인 한 출향인사가 대를 이어 평생동안 모아온 각종 유물을 지난 98년 기증하자 김제시는 이를 청소년 수련관의 작은 공간에 전시해 놓은 상태.그러나 이 유물들은 역사적 가치가 풍부함에도 불구,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고증을 제대로 거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전문가에 의한 관리마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자칫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이 가운데 일부 작품들은 국내 어느 박물관에서도 볼 수 없을 만큼 희귀한 것이어서 전문가의 고증을 통해 하루빨리 박물관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중화민국 초대 총통인 원세개가 쓴 고금서(古今書)나 동양화가 국전심사위원인 허백련이 그린 매화는 큰 박물관에 전시돼 많은 사람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데도 창고나 다름없는 곳에 방치돼 있는 실정.‘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로 시작되는 반달은 윤극영이 직접 쓴 것으로 우리민족의 혼이 깃들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조선조 숙종 40년대 영의정을 지냈던 김상복이 소장했던 ‘독도가 강원도에 포함된 지도’는 교육적인 의미도 적지 않다.시민들은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풍부한 유물들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채 아무곳에나 방치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하루빨리 전문가들의 고증을 거쳐 온.습도 등 관리시설이 제대로 돼 있는 박물관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문화일반
  • 위병기
  • 2002.03.13 23:02

[책과 세상] 조기호시인의 '하현달 지듯 살며시 간 사람'

조기호씨(64)는 다작(多作)하는 시인이다. 최근에 펴낸 ‘하현달 지듯 살며시 간 사람’(오감도)은 그의 여덟번째 시집이다. 60대 중반에 들어선 시인의 창작열은 놀랍다. 더구나 이 여덟권의 시집속에 오롯이 놓여있는 문학적 정서와 의식의 일관된 세계를 추적하다보면 끊임없이 분출하는 시적 세계에의 갈증이 그의 삶속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알게 된다. 다작의 이면에 숨어있을 수 있는 표현의 한계도 이러한 그의 미덕으로 충분히 보완된다. 이 시집에 실린 64편 시는 대부분의 시들이 그랬듯이 자전적인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비 오는 날에는 저승에 간 친구라도 불러다가/술을 마시고/눈이 내리면 연인도 없이 허랑한 마음으로/동네 강아지라도 졸졸 따라가 보고/바람이 상하게 부는 날은 어물전으로 달려가/마른 가오리를 짝짝 찢어서 깨물다가/술이 취하면 늙은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야지 -서시(쉽게 쓰는시) 중에서’일상의 삶은 시인에게 가장 충실한 표현의 주체다. 그의 시들이 자연과 생명, 인간 존재의식과 같은 다소 비현실적인 세계에 잇대어 있으면서도 자기인식과 현실에 대한 치열함을 확인시켜주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연작시로 선보인 ‘새’나 ‘도깨비’ ‘새야 새야 개땅새야’등은 그의 이런 시적 특징을 가장 명료하게 보여주는 그릇이다. 자의식의 면면을 환히 들여다 보이는 ‘새’는 더욱 치열해진 시인과 세상과의 싸움을 녹록하게 풀어낸 시적 세계로 다가온다. ‘요즘 산새는 산에서 울지 않고/시장 모퉁이에서 내려와운다/시골 할머니가 다듬다 버린/푸성귀도 갈무리하고/7부바지 젊은 아줌마 단침 묻은/박하껌도 물어다 씹는다-중략- 낡은 시간은 졸고/별이 여무는 거기/이승에 가지고 온 손바닥만큼/기다림이/산골 장터 한나절은 따 담고 서있다. -새·9(낡은 시간)’시인의 싸움(?)은 궁극적으로 세상과 화해하는 과정에 놓여있다. 물론 그것은 처절한 자기 고통과 갈등을 겪고나서야 비로소 얻어지는 그런 세계다. ‘하루에 삼천 배를 올리고, 그렇게 고개를 갸웃 갸웃 조아리고 이승을 쪼아대야’저승빚을 갚을 수 있음을 아는 ‘새’는 ‘저승의 일체를 어느 발우에 어느 꼴로 비워서 몇 만 배를 올려야 새털처럼 가벼워져 물안개 일 듯 자욱하게 날아가 마음의 절 한 채 지긋이 세울 수 있을까’고 묻는다. 시인이 지향하는 지점은 바로 그곳에 있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2.03.13 23:02

[김재윤의 책!책!책!] 부자가 되라구요?

‘부자 되세요’라는 인사가 유행한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 마다 이야기의 중심에 ‘돈’이 있다. 돈이 많고 적음에 따라 기가 살기도 하고 기가 죽기도 한다. 돈이 꽤 많은 것들을 좌지우지하는 현실을 억지로 부인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러한 사회 현상을 반영하듯 최근 1-2년 사이에 돈버는 방법에 관한 책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로버트 기요사키 외, 황금가지), ‘돈 버는 사람은 분명 따로 있다’(이상건, 더난출판사), ‘평범한 사람이 큰돈 버는 52가지 방법’(마루타 기요시, 오늘의 책), ‘가난해도 부자의 줄에 서라’(테시마 유로, 21세기북스), ‘1원의 경제학’(윤영무, 건국대출판부) 등은 눈길을 끄는 책들이다.‘돈 버는 사람은 분명 따로 있다’는 돈을 벌기 위해서 먼저 빚부터 갚도록 권유한다. 빚을 갚기 위해 빚을 다시 내야하는 경우도 많고 적금 넣는 것을 당장 중지해서라도 빨리 빚을 갚아야 한 다는 것이다.‘평범한 사람이 큰돈 버는 52가지 방법’은 돈을 벌기 위해서는 열정적으로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계속 한탄만 하거나 복권만 당첨되면 끝이라는 한탕주의는 돈으로부터 멀어지는 길.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하고 낭비하지 않아야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는 돈보다는 배움을 위해 일하고, 자녀들에게는 돈에 대한 지식을 가르칠 것을 권유한다. ‘가난해도 부자의 줄에 서라’는 매우 상징적인 책이다. 부자가 되기를 원한다면 베풀라고 권유하는 저자는 마음이 넉넉해야 남에게 베풀 수 있다고 강조한다. 마음이 넉넉하고 너그러운 사람에게는 사람이 모여들기 마련. 사람이 모이면 그만큼 비즈니스 기회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열두살에 부자가 된 키라’(보도 섀퍼, 을파소)는 아이들을 위한 경제 교육서로 적당하다. “돈을 벌고자 한다면 다른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줄 방법을 찾아라. 그리고 네가 알고 있고, 할 수 있고, 가지고 있는 것에 집중하라”. 담겨 있는 의미가 크다./ 탐라대학교 출판미디어학과 교수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3.13 23:02

[책과 세상] 새로나온 책

*웃음 꽃태권도장을 운영하고 있는 서귀석씨가 발간한 시집.시와 시조 90편이 체육인으로서의 건강하고 맑은 시심을 담고 있다. 시조에는 우리 민족의 정서나 가락이 현대감각으로 드러나 있는 것이 특징. 10행 내외의 비교적 짧은 시에서는 서씨가 시도한 축약미가 돋보인다. 시집 말미에 부록으로 ‘웃음꽃 시어들’ 을 실어 시의 이해를 돕고 있다.(신아출판사)*해돋이지난 1월 월간 ‘한국시’시조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한 시인 김남준씨가 펴낸 첫시집.삶의 이치와 자연의 섭리를 서정적 언어로 표현한 시조와 시 1백여편을 묶었다. 작품속에 묻어나는 보편적인 감성이 진솔하게 다가오며 시조의 운율도 시나브로 감동을 선사한다.정읍 출신인 김씨는 현재 한국전력 군산전력소에서 근무하며 봉황문학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도서출판 한맘)*생활 속의 법전북대 법학연구소(소장 서거석)가 지난해 발행한 ‘생활 속의 법이야기(1)’에 이어 내놓은 연구총서. 지역주민들이 실제 생활에서 부딪히는 여러가지 법률문제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위해 엮은 책이다. 민법과 상법 관련사례를 비롯해 형사법과 공법 관련사례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계간문예 ‘다층’기획특집으로 ‘2002년 신춘문예를 점검한다’를 다뤘으며 전북일보 시부문 당선자 송승근씨의 작품 ‘낡은 구두’ 등 전국 각지역 신문 시부문 당선자 20인의 작품을 싣고 당선작 경향을 집중 분석했다. ‘젊은 시인 6인선’에서는 배진성 김해원 고현수 이종욱 배용제 문정영씨 등 시인 6명의 작품세계를 선보였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3.13 23:02

[책과 세상] 입에서 기록을 옮겨낸 '완주의 구전설화'

“이서구씨는 전라감사를 두 번이나 살았잖어.이서구가 예언을 많이 히서. 인자 한벽당 이 자리로 철마가 댕긴다고. 그말을 했다거든. 그런 예언을 잘 했다고 하고.”(’이서구의 예언중’에서)이 지역 출신이 아니지만 전라감사를 지내며 미래 예언을 많이 한 것으로 유명한 이서구와 관련된 설화다. 이처럼 수백년동안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오는 완주지역의 이야기를 채록하는 작업이 첫 결실을 맺었다. ‘완주의 구전설화’.(신아출판사)완주문화원(원장 박승진)이 전북전통문화연구소(소장 송화섭)에 의뢰해 발간한 책으로 완주문화유산 총서의 세 번째 결실이다. 역사적 사실과 인물에 대해 민중들이 갖고 있던 시각과 관념을 잘 드러내고 있는 설화를 ‘입에서 입으로’가 아닌 기록으로 옮겨낸 의미있는 작업이다.98년 용담댐 수몰지역에서 회자된 구전설화를 책으로 엮어낸 황인덕 교수팀(충남대 국어국문과)이 완주군 현지를 탐사해 자료를 채집하고 정리했다. 이들은 삼례와 봉동 등 2개 읍과 상관 구이 등 10개 면지역을 직접 찾아다니며 3백10여개의 구전설화를 채록했다.황인덕 교수는 “설화는 과거의 역사가 오늘날에도 구연되는 현재사이자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연결고리”라며 “이 책이 점차 역사속으로 자취를 감추고 있는 완주지역의 옛이야기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3.13 23:02

[책과 세상] 시각장애인에 들려주는 '문학의 기쁨'

시각장애인에게 문학을 접할 수 있는 도서는 그림의 떡이다. 일반도서는 읽을 수 없을 뿐더러 드문 드문 발행되는 점자도서는 침술 등 장애인관련 전문분야가 대부분인 까닭이다.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관장 송경태)이 시각장애인들에게 문학을 접하는 기쁨을 안겨주고 있다. 도내에서는 처음으로 오디오북(Audio Book)을 제작, 무대 대출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 10일부터 대여를 시작한 오디오북은 CD 80개 분량으로 한국 단편전집을 담고 있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황순원의 ‘소나기’ 계용묵의 ‘백치 아다다’ 현진건의 ‘B사감과 러브레터’등 명작 단편소설 1백권 분량을 아우르고 있다. CD 한개당 러닝타임이 83분인 이 오디오북의 낭독은 KBS 성우 서혜정씨가 담당했으며 한 작품이 끝날때 마다 잔잔한 배경음악을 삽입, 듣기의 효율성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도서관은 CD를 1인당 2장까지 2주간 무료로 빌려주고 있으며 대출 대상도 도내 시각장애인 뿐아니라 투병중인 환자나 자가용운전자, 눈이 침침해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노인들까지 넓히고 있다. 송경태 관장은 “이번 오디오북 제작은 도내 1만2천여 시각장애인들의 독서의욕을 고취하는데 목적이 있다”며 “앞으로도 책을 통해 시각장애인들에게 희망의 빛을 주는데 도서관 역량을 모으겠다”고 말했다.오디오북은 도서관이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제작했던 기존 녹음도서에 비해 음질이 뛰어나고 보관이 간편한 것이 특징. 카세트테이프에 자원봉사자가 낭독한 녹음도서는 오랜기간 사용했을 때 음질이 저하되지만 CD로 된 오디오북은 반영구적인데다 도서명과 권수를 점자로 표기할 수 있어 시각장애인이 일반인의 도움없이 원하는 작품을 들을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도서관은 지금까지 발간한 녹음도서 3천권을 앞으로 오디오북으로 전환해 시각장애인들의 독서의욕을 고취할 계획이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3.13 23:02

[즐거운 학교] 엄마가 들려주는 이야기- "잘 적응해줘서 고맙다"

고교생이 된 우리 아들에게엄마, 아빠 둘만의 생각으로 정든 친구들을 떠나 익산으로 이사를 결정했을 때 미안한 마음과 걱정이 한꺼번에 밀려오더구나. 한참 예민한 나이에 낯선 곳으로 전학을 와서 잘 적응할지 많은 걱정을 했단다. 다행히 너무도 잘 적응해 주어서 고마웠단다. 예쁜 곰아! 너를 키우면서 매를 들어본 기억이 없단다. 늘 제 일 알아서 하고 말 대답 한번 하지 않고 늘 건강하게 잘 자라주어 너무 기뻤단다. 어려서부터 과자 한 봉지를 사더라도 몸이 불편한 삼촌 것도 꼭 챙기곤 해서 할머니 할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렸지. 초등학교 때 용돈을 모아서 외할머니 손에다 쥐어주며 "할머니 용돈 쓰세요" 라고 해서 또 한번 엄마를 감동시켰었지. 그런 우리 곰이 벌써 고등학교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언제 이렇게 자랐나 싶구나. 아빠보다 더 큰 키에, 더 큰 몸집에 굵은 목소리로 이야기 할 때는 정말 내 아들인가 싶단다. 지금까지는 엄마의 걱정을 불필요하게 만들 만큼 잘 자라 주었다고 생각하는 데 앞으로는 더 많은 걱정이 앞선다. 세계에서 우리나라만 있다는 입시와의 전쟁이 너에게도 곧 닥칠텐데…. 또 너무나 많은 세상의 유혹들이 도사리고 있는 곳에서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 잘 견디어 낼 수 있을지…. 엄마는 늘 말했지만 지금의 마음 그대로만 간직하고 지낸다면 실망스런 삶을 살지 않을 것이라고…. 엄마는 늘 궁금하단다. 친구들과는 뭘 하고 지내는지 무슨 얘기를 주고 받는 지…. 너랑 같은 책을 보고 이야기하고 같이 영화를 보고 이야기할 때 참 좋단다. 앞으로는 그런 기회가 점점 더 줄어들겠지만.... 지나온 시간들을 뒤돌아 봤을 때 후회되는 일도 있을 것이고 참 잘 했었다고 생각되는 일도 많을 것이다. 이제 고등학교에서의 새로운 출발을 하는 이 시점에서 앞으로의 생활에 지난 시간들이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한별아! 힘들고 지칠 때 늘 뒤를 돌아보렴. 그곳엔 늘 너의 휴식처로 엄마, 아빠가 서 있을게.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슨 고민을 하는지 아빠는 네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단다. 엄마, 아빠는 너의 가장 편안한 안식처이고 싶다. 우리 한별이 앞날에는 늘 좋은 일만 있기를 기도할게. 몸집만큼 넉넉한 마음을 가진 한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참 잘 자랐구나라는 얘기를 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다오. / 긴태숙씨 (남성고 1학년 강한별 학생의어머니 )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3.13 23:02

[즐거운 학교] 글마당

보물찾기벼리 - 1.지구의 중심 2.책을 읽는 아이 3.모든 일에 근본이 됨 4.차례(목차)의 순우리말벼리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내 이름이다. 이 이름은 1986년 3월 2일에 불리어지기 시작해 16년동안 여러 입속에 들어다녔으며 유통기한은 ... 미정이다.길었다가도 어느순간 짧아지는 16이라는 숫자속에서 벼리라는 자료를 조심스레 끄집어내본다.그러나 1, 2 3, 4 라는 숫자는 아쉽게도 복원 불가능이고, 5라는 숫자부터 시작이다.처음으로 유치원이라는 작은 사회를 접한 숫자가 5, 그리고 한 칸 건너띄어 숫자 7속의 3월 2일. 태어난지 딱 6년째 되던 날 나는 학교로 들어간다책가방과 비슷한 정도의 몸짓에 흔히들 말하는 개미목소리. 학교라는 곳에서 싸움하기엔 너무나도 부실한 무기이지 않았나 싶다.덕분에 형성된 것은 소극적인 성격. 그리고 9년동안은 이렇다 할 변화없이 동글동글 굴러왔다. 여기서 매듭을 한번 짓고 이제는 16이라는 숫자를 살포시 들춰내본다.시험으로 시작해서 시험으로 끝나는 16, 17, 18 - 과거 현재 미래가 겹치는 곳 16이라는 길목에서 나는 엄청난 것들을 경험하고 배우고 느낀다.15 이하의 숫자에서는 상상조차 못했던 엄청난 것들이 순식간에 밀려온다. 그리고 나는 그 엄청난 무언가를 - 아직도 정체를 파악할 수 없는 그 엄청난 무언가를 몸으로 부딪치면서 그 많은 양에 설레기도 하고 얻는다는 것에 기쁘기도 하고... 또 그러다가도 주체할 수 없이 많은 양에 곤란해하기도 하고 때문에 울기도 한다.아, 또한 진짜에 눈이 뜨인다어렸을 적 거의 의무감에서 하던 것들이 조금씩 내 안에서 바뀌어져간다. 가짜에서 진짜로 말이다. 난 지금 진짜 일기를 쓸 수 있고 진짜 봉사활동을 체험할 수 있다.그렇게 하나하나씩 진짜로 바꾸어나가면서 나는 어느새 20이라는 숫자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그때가 되면 성인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하나 더 부여받을 것이고 내가 평생동안 가지고 다닐 경영학이라는 것과 접할 것이다. 27쯤 되면 진짜 사회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회계사라는 이번에는 좀 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그렇게 열심히 싸우다가 40쯤엔 잠시 휴식을 취하며 온 세계를 둘러 볼 것이다. 여기저기 여러 곳의 색다른 문화를 접해보고 느껴보고, 그 속에서 같이 숨쉬어보기를 1년, 그 쯤이면 내 속에 좀 더 크고 강한 힘을 갖게 되지 않을까?어렸을 적 소풍 때 나뭇가지 사이 풀섶 밑에서 발견했던, 맑은 가짜보물을 찾으며 느꼈던 기쁨, 흥분, 환호감을 느끼기 위해 여기저기 샅샅히 뒤질 것이다.내 마음 속에 있는, 때문에 꺼내 볼 수도 없어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진짜보물을 찾으려 애쓸것이다. 전쟁을 끝마칠 때 쯤이면 무언가 내 보물하나를 갖게 되겠지.어쩌면 죽는 순간 내 보물이 가짜가 되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렸을 적 맑은 가짜처럼 내 보물도 해맑게 반짝거리리라 믿는다.그리고 그렇게 값진 맑은 것들을 가져간 대신 장기기증서 하나를 머리맡에 이쁘게 놓아두리라.그 때에는 이 글에 온점을 하나씩 찍을 수 있겠지.- 환화게 웃으며 / 김벼리 (전북사대부고 2년)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3.13 23:02

[즐거운 학교] 고교생 동아리

고교마다 ‘0교시 수업’을 두고 시끌벅적하다. 폐지됐던 보충수업이 올 새학기부터 사실상 부활되면서 고교간 경쟁적으로 ‘새벽 별보기 운동’에 한창이다. 우리의 대학입시 현실에서 고교생을 둔 학부모들의 여망이 담긴 것이기는 하지만 학생들의 불만이 이만저만 많은 게 아니다. 적성이 무시된 채 오로지 공부에 메달려야 하는 학교 시스템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고충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고교 과정이 온통 학력 신장을 위한 과정만으로 짜여진 것은 아니다. 학교에 따라서는 특기·적성을 강조하며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장려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1∼2학년 저학년생을 중심으로 한 학교 동아리 활동 역시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학교도 많다.실제 새학기들어 각 고교 동아리마다 ‘우수 회원’ 모집에 한창이다. ‘0교시 열풍’의 한편에서 또다른 고교 문화가 존재를 확인시켜주는 게 학교 동아리 활동이다. 기존 회원들이 신입생 모집에 열을 올리는 경우도 있지만 신입생들 또한 동아리 활동에 무척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게 학교 교사들의 이야기다.동아리에 따라서는 신입생 지원자가 많아 시험까지 치른다. 1차 필기, 2차 면접을 통해 동아리 성격에 맞는 회원을 받아들인다.고교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문학·음악·영화·연극·천문관측·시사토론·봉사활동·댄스 관련 동아리가 신입생들이 선호하는 동아리. 학교마다 내용과 활동면에서 비슷비슷하지만 동아리 이름은 각양각색이다. 전북사대부고의 경우 ‘딴숨쉬기’(연극) ‘가리사니’(시사토론회) ‘곰솔’(문학) ‘별지기’(천문관측) ‘비트’(음악) ‘파이’(댄스) ‘까메오’(영화) ‘비시엠’(생물) 등이 활발하다.비슷한 동아리를 근영여고에서는 ‘동그라미’(봉사활동) ‘아침’(수화) ‘창’(독서토론) ‘야사담’(역사연구’ ‘불휘’(풍물) ‘창세기’(만화) ‘필름’(영화) ‘디스포르’(스포츠관람) ‘WWW’(홈페이지제작) ‘에우테르페’(음악) 등으로 부른다.동아리 회원 수는 기수당 5∼6명만 뽑는 소수 정예 동아리에서부터 많게는 30∼40명의 대형 동아리까지 있다. 15∼20명 정도가 평균 회원수.학생들은 주로 점심시간이나 방과후 틈틈히 짬을 내서 동아리 활동을 한다. 동아리별 지도 교사가 있지만 큰 테두리에서 방향 제시 등 자문 역할에 그치고 대부분은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한다. 발표회를 앞두고 집중적인 연습이 필요하거나 봉사활동을 위해 토·일요일을 이용하기도 한다.이들 각 학교 동아리들은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들을 학교 축제 등에서 선보이거나 별도 성과물로 발표회 자리를 갖는 경우도 많다. 회원들간에는 고교 졸업 후에도 온라인상이나 오프라인상으로 모임이 이어져 고교시절 못다한 동아리 활동을 벌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도교육청은 특기적성교육·특별활동·동아리 활동이 연계될 때 교육적 효과가 커 질 수 있어 연계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할 방침이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02.03.13 23:02

[교육] 대학가 소식

- 한국정치외교사학회 학술회의한국정치외교사학회(회장 유철종·전북대 교수)는 13일오후 전주코아리베라 호텔에서 ‘한반도 정세와 미국의 대외정책’을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한다.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처장 강동현)와 공동주최로 열리는 이번 학술회의는 한·미정상회담 이후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를 전망, 향후 정책과제와 대안을 모색하는 토론의 장으로 민주평화통일연구회 제13차 정책포럼을 겸하고 있다.특히 남북문제와 국제정세에 해박한 지식을 갖춘 학자와 전문가·NGO대표등이 주제발표및 토론에 참가, 지역사회 통일논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이날 학술회의에서는 허만호 경북대교수가 ‘제도화의 관점에서 본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해, 김강녕 조화정치연구원장이 ‘남북관계의 발전과 향후과제’를 주제로 발표한다.또 오수열 조선대교수는 ‘미국의 대외정책과 한반도, 전망과 대응’에 관해,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부시행정부하에서의 북미관계 현황과 과제’에 대해 각각 주제발표에 나선다.- 초등교사 현장교육 연구논문 발표대회 전주교대는 초등학교 기초 과학교육 진흥방안의 일환으로 ‘제16회 초등학교 교사 현장교육연구논문 발표대회’를 개최한다. 전북도교육청이 후원, 교내 초등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이번 대회의 발표영역은 초등학교 국어와 사회·수학및 과학교과서안에서 교육과정의 운영과 개발에 필요로 하는 현장교육연구로 지정됐다. 오는 16일까지 연구계획서를 접수받아 다음달 13일 연구보고서 제출자를 결정·통보하게 되며 발표대회는 11월9일 개최된다. 발표는 연구계획서 1차심사를 통과한 자에 한하며 성적이 우수한 교사의 연구보고서는 이 대학 초등교육연구원에서 발간하는 논문집에 게재될 예정이다. - 전북대 방글라데시 봉사단 모집 전북대는 하계 방학기간 방글라데시 봉사활동에 참여할 재학생을 오는 30일까지 모집한다. 지난해 방글라데시의 농촌지역인 묵다카차 마을에서 진료및 교육봉사를 실시했던 이 대학 봉사단은 올해도 7월10일께 출발, 2주동안 촌락 순회진료와 봉사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의과대학 주찬웅교수가 통솔하는 봉사단은 10명 내외의 학부학생과 의료진등 모두 15명정도로 구성된다. - 원광대 "교양도서 바꿔보죠" 원광대 학생회는 학기초 교재 구입으로 인한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6일부터 학생회관에서 ‘교양도서 바꿔보기’행사를 갖고있다. 지난 2000년부터 시행된 도서 바꿔보기는 사용하지 않는 책을 가져와 필요한 학생들에게 원래 책값의 30%에 팔고 또 사는 행사로 오는 26일까지 열린다. 참여율은 매학기 평균 5백명정도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편. 이에따라 학생회측에서는 참여율을 높이기위해 방학직전부터 책 수거를 시작, 개강후까지 행사기간을 연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 문화일반
  • 김종표
  • 2002.03.13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