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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시각장애인에 들려주는 '문학의 기쁨'

시각장애인에게 문학을 접할 수 있는 도서는 그림의 떡이다. 일반도서는 읽을 수 없을 뿐더러 드문 드문 발행되는 점자도서는 침술 등 장애인관련 전문분야가 대부분인 까닭이다.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관장 송경태)이 시각장애인들에게 문학을 접하는 기쁨을 안겨주고 있다. 도내에서는 처음으로 오디오북(Audio Book)을 제작, 무대 대출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 10일부터 대여를 시작한 오디오북은 CD 80개 분량으로 한국 단편전집을 담고 있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황순원의 ‘소나기’ 계용묵의 ‘백치 아다다’ 현진건의 ‘B사감과 러브레터’등 명작 단편소설 1백권 분량을 아우르고 있다. CD 한개당 러닝타임이 83분인 이 오디오북의 낭독은 KBS 성우 서혜정씨가 담당했으며 한 작품이 끝날때 마다 잔잔한 배경음악을 삽입, 듣기의 효율성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도서관은 CD를 1인당 2장까지 2주간 무료로 빌려주고 있으며 대출 대상도 도내 시각장애인 뿐아니라 투병중인 환자나 자가용운전자, 눈이 침침해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노인들까지 넓히고 있다. 송경태 관장은 “이번 오디오북 제작은 도내 1만2천여 시각장애인들의 독서의욕을 고취하는데 목적이 있다”며 “앞으로도 책을 통해 시각장애인들에게 희망의 빛을 주는데 도서관 역량을 모으겠다”고 말했다.오디오북은 도서관이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제작했던 기존 녹음도서에 비해 음질이 뛰어나고 보관이 간편한 것이 특징. 카세트테이프에 자원봉사자가 낭독한 녹음도서는 오랜기간 사용했을 때 음질이 저하되지만 CD로 된 오디오북은 반영구적인데다 도서명과 권수를 점자로 표기할 수 있어 시각장애인이 일반인의 도움없이 원하는 작품을 들을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도서관은 지금까지 발간한 녹음도서 3천권을 앞으로 오디오북으로 전환해 시각장애인들의 독서의욕을 고취할 계획이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3.13 23:02

[즐거운 학교] 엄마가 들려주는 이야기- "잘 적응해줘서 고맙다"

고교생이 된 우리 아들에게엄마, 아빠 둘만의 생각으로 정든 친구들을 떠나 익산으로 이사를 결정했을 때 미안한 마음과 걱정이 한꺼번에 밀려오더구나. 한참 예민한 나이에 낯선 곳으로 전학을 와서 잘 적응할지 많은 걱정을 했단다. 다행히 너무도 잘 적응해 주어서 고마웠단다. 예쁜 곰아! 너를 키우면서 매를 들어본 기억이 없단다. 늘 제 일 알아서 하고 말 대답 한번 하지 않고 늘 건강하게 잘 자라주어 너무 기뻤단다. 어려서부터 과자 한 봉지를 사더라도 몸이 불편한 삼촌 것도 꼭 챙기곤 해서 할머니 할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렸지. 초등학교 때 용돈을 모아서 외할머니 손에다 쥐어주며 "할머니 용돈 쓰세요" 라고 해서 또 한번 엄마를 감동시켰었지. 그런 우리 곰이 벌써 고등학교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언제 이렇게 자랐나 싶구나. 아빠보다 더 큰 키에, 더 큰 몸집에 굵은 목소리로 이야기 할 때는 정말 내 아들인가 싶단다. 지금까지는 엄마의 걱정을 불필요하게 만들 만큼 잘 자라 주었다고 생각하는 데 앞으로는 더 많은 걱정이 앞선다. 세계에서 우리나라만 있다는 입시와의 전쟁이 너에게도 곧 닥칠텐데…. 또 너무나 많은 세상의 유혹들이 도사리고 있는 곳에서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 잘 견디어 낼 수 있을지…. 엄마는 늘 말했지만 지금의 마음 그대로만 간직하고 지낸다면 실망스런 삶을 살지 않을 것이라고…. 엄마는 늘 궁금하단다. 친구들과는 뭘 하고 지내는지 무슨 얘기를 주고 받는 지…. 너랑 같은 책을 보고 이야기하고 같이 영화를 보고 이야기할 때 참 좋단다. 앞으로는 그런 기회가 점점 더 줄어들겠지만.... 지나온 시간들을 뒤돌아 봤을 때 후회되는 일도 있을 것이고 참 잘 했었다고 생각되는 일도 많을 것이다. 이제 고등학교에서의 새로운 출발을 하는 이 시점에서 앞으로의 생활에 지난 시간들이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한별아! 힘들고 지칠 때 늘 뒤를 돌아보렴. 그곳엔 늘 너의 휴식처로 엄마, 아빠가 서 있을게.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슨 고민을 하는지 아빠는 네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단다. 엄마, 아빠는 너의 가장 편안한 안식처이고 싶다. 우리 한별이 앞날에는 늘 좋은 일만 있기를 기도할게. 몸집만큼 넉넉한 마음을 가진 한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참 잘 자랐구나라는 얘기를 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다오. / 긴태숙씨 (남성고 1학년 강한별 학생의어머니 )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3.13 23:02

[즐거운 학교] 글마당

보물찾기벼리 - 1.지구의 중심 2.책을 읽는 아이 3.모든 일에 근본이 됨 4.차례(목차)의 순우리말벼리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내 이름이다. 이 이름은 1986년 3월 2일에 불리어지기 시작해 16년동안 여러 입속에 들어다녔으며 유통기한은 ... 미정이다.길었다가도 어느순간 짧아지는 16이라는 숫자속에서 벼리라는 자료를 조심스레 끄집어내본다.그러나 1, 2 3, 4 라는 숫자는 아쉽게도 복원 불가능이고, 5라는 숫자부터 시작이다.처음으로 유치원이라는 작은 사회를 접한 숫자가 5, 그리고 한 칸 건너띄어 숫자 7속의 3월 2일. 태어난지 딱 6년째 되던 날 나는 학교로 들어간다책가방과 비슷한 정도의 몸짓에 흔히들 말하는 개미목소리. 학교라는 곳에서 싸움하기엔 너무나도 부실한 무기이지 않았나 싶다.덕분에 형성된 것은 소극적인 성격. 그리고 9년동안은 이렇다 할 변화없이 동글동글 굴러왔다. 여기서 매듭을 한번 짓고 이제는 16이라는 숫자를 살포시 들춰내본다.시험으로 시작해서 시험으로 끝나는 16, 17, 18 - 과거 현재 미래가 겹치는 곳 16이라는 길목에서 나는 엄청난 것들을 경험하고 배우고 느낀다.15 이하의 숫자에서는 상상조차 못했던 엄청난 것들이 순식간에 밀려온다. 그리고 나는 그 엄청난 무언가를 - 아직도 정체를 파악할 수 없는 그 엄청난 무언가를 몸으로 부딪치면서 그 많은 양에 설레기도 하고 얻는다는 것에 기쁘기도 하고... 또 그러다가도 주체할 수 없이 많은 양에 곤란해하기도 하고 때문에 울기도 한다.아, 또한 진짜에 눈이 뜨인다어렸을 적 거의 의무감에서 하던 것들이 조금씩 내 안에서 바뀌어져간다. 가짜에서 진짜로 말이다. 난 지금 진짜 일기를 쓸 수 있고 진짜 봉사활동을 체험할 수 있다.그렇게 하나하나씩 진짜로 바꾸어나가면서 나는 어느새 20이라는 숫자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그때가 되면 성인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하나 더 부여받을 것이고 내가 평생동안 가지고 다닐 경영학이라는 것과 접할 것이다. 27쯤 되면 진짜 사회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회계사라는 이번에는 좀 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그렇게 열심히 싸우다가 40쯤엔 잠시 휴식을 취하며 온 세계를 둘러 볼 것이다. 여기저기 여러 곳의 색다른 문화를 접해보고 느껴보고, 그 속에서 같이 숨쉬어보기를 1년, 그 쯤이면 내 속에 좀 더 크고 강한 힘을 갖게 되지 않을까?어렸을 적 소풍 때 나뭇가지 사이 풀섶 밑에서 발견했던, 맑은 가짜보물을 찾으며 느꼈던 기쁨, 흥분, 환호감을 느끼기 위해 여기저기 샅샅히 뒤질 것이다.내 마음 속에 있는, 때문에 꺼내 볼 수도 없어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진짜보물을 찾으려 애쓸것이다. 전쟁을 끝마칠 때 쯤이면 무언가 내 보물하나를 갖게 되겠지.어쩌면 죽는 순간 내 보물이 가짜가 되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렸을 적 맑은 가짜처럼 내 보물도 해맑게 반짝거리리라 믿는다.그리고 그렇게 값진 맑은 것들을 가져간 대신 장기기증서 하나를 머리맡에 이쁘게 놓아두리라.그 때에는 이 글에 온점을 하나씩 찍을 수 있겠지.- 환화게 웃으며 / 김벼리 (전북사대부고 2년)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3.13 23:02

[즐거운 학교] 고교생 동아리

고교마다 ‘0교시 수업’을 두고 시끌벅적하다. 폐지됐던 보충수업이 올 새학기부터 사실상 부활되면서 고교간 경쟁적으로 ‘새벽 별보기 운동’에 한창이다. 우리의 대학입시 현실에서 고교생을 둔 학부모들의 여망이 담긴 것이기는 하지만 학생들의 불만이 이만저만 많은 게 아니다. 적성이 무시된 채 오로지 공부에 메달려야 하는 학교 시스템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고충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고교 과정이 온통 학력 신장을 위한 과정만으로 짜여진 것은 아니다. 학교에 따라서는 특기·적성을 강조하며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장려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1∼2학년 저학년생을 중심으로 한 학교 동아리 활동 역시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학교도 많다.실제 새학기들어 각 고교 동아리마다 ‘우수 회원’ 모집에 한창이다. ‘0교시 열풍’의 한편에서 또다른 고교 문화가 존재를 확인시켜주는 게 학교 동아리 활동이다. 기존 회원들이 신입생 모집에 열을 올리는 경우도 있지만 신입생들 또한 동아리 활동에 무척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게 학교 교사들의 이야기다.동아리에 따라서는 신입생 지원자가 많아 시험까지 치른다. 1차 필기, 2차 면접을 통해 동아리 성격에 맞는 회원을 받아들인다.고교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문학·음악·영화·연극·천문관측·시사토론·봉사활동·댄스 관련 동아리가 신입생들이 선호하는 동아리. 학교마다 내용과 활동면에서 비슷비슷하지만 동아리 이름은 각양각색이다. 전북사대부고의 경우 ‘딴숨쉬기’(연극) ‘가리사니’(시사토론회) ‘곰솔’(문학) ‘별지기’(천문관측) ‘비트’(음악) ‘파이’(댄스) ‘까메오’(영화) ‘비시엠’(생물) 등이 활발하다.비슷한 동아리를 근영여고에서는 ‘동그라미’(봉사활동) ‘아침’(수화) ‘창’(독서토론) ‘야사담’(역사연구’ ‘불휘’(풍물) ‘창세기’(만화) ‘필름’(영화) ‘디스포르’(스포츠관람) ‘WWW’(홈페이지제작) ‘에우테르페’(음악) 등으로 부른다.동아리 회원 수는 기수당 5∼6명만 뽑는 소수 정예 동아리에서부터 많게는 30∼40명의 대형 동아리까지 있다. 15∼20명 정도가 평균 회원수.학생들은 주로 점심시간이나 방과후 틈틈히 짬을 내서 동아리 활동을 한다. 동아리별 지도 교사가 있지만 큰 테두리에서 방향 제시 등 자문 역할에 그치고 대부분은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한다. 발표회를 앞두고 집중적인 연습이 필요하거나 봉사활동을 위해 토·일요일을 이용하기도 한다.이들 각 학교 동아리들은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들을 학교 축제 등에서 선보이거나 별도 성과물로 발표회 자리를 갖는 경우도 많다. 회원들간에는 고교 졸업 후에도 온라인상이나 오프라인상으로 모임이 이어져 고교시절 못다한 동아리 활동을 벌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도교육청은 특기적성교육·특별활동·동아리 활동이 연계될 때 교육적 효과가 커 질 수 있어 연계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할 방침이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02.03.13 23:02

[교육] 대학가 소식

- 한국정치외교사학회 학술회의한국정치외교사학회(회장 유철종·전북대 교수)는 13일오후 전주코아리베라 호텔에서 ‘한반도 정세와 미국의 대외정책’을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한다.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처장 강동현)와 공동주최로 열리는 이번 학술회의는 한·미정상회담 이후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를 전망, 향후 정책과제와 대안을 모색하는 토론의 장으로 민주평화통일연구회 제13차 정책포럼을 겸하고 있다.특히 남북문제와 국제정세에 해박한 지식을 갖춘 학자와 전문가·NGO대표등이 주제발표및 토론에 참가, 지역사회 통일논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이날 학술회의에서는 허만호 경북대교수가 ‘제도화의 관점에서 본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해, 김강녕 조화정치연구원장이 ‘남북관계의 발전과 향후과제’를 주제로 발표한다.또 오수열 조선대교수는 ‘미국의 대외정책과 한반도, 전망과 대응’에 관해,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부시행정부하에서의 북미관계 현황과 과제’에 대해 각각 주제발표에 나선다.- 초등교사 현장교육 연구논문 발표대회 전주교대는 초등학교 기초 과학교육 진흥방안의 일환으로 ‘제16회 초등학교 교사 현장교육연구논문 발표대회’를 개최한다. 전북도교육청이 후원, 교내 초등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이번 대회의 발표영역은 초등학교 국어와 사회·수학및 과학교과서안에서 교육과정의 운영과 개발에 필요로 하는 현장교육연구로 지정됐다. 오는 16일까지 연구계획서를 접수받아 다음달 13일 연구보고서 제출자를 결정·통보하게 되며 발표대회는 11월9일 개최된다. 발표는 연구계획서 1차심사를 통과한 자에 한하며 성적이 우수한 교사의 연구보고서는 이 대학 초등교육연구원에서 발간하는 논문집에 게재될 예정이다. - 전북대 방글라데시 봉사단 모집 전북대는 하계 방학기간 방글라데시 봉사활동에 참여할 재학생을 오는 30일까지 모집한다. 지난해 방글라데시의 농촌지역인 묵다카차 마을에서 진료및 교육봉사를 실시했던 이 대학 봉사단은 올해도 7월10일께 출발, 2주동안 촌락 순회진료와 봉사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의과대학 주찬웅교수가 통솔하는 봉사단은 10명 내외의 학부학생과 의료진등 모두 15명정도로 구성된다. - 원광대 "교양도서 바꿔보죠" 원광대 학생회는 학기초 교재 구입으로 인한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6일부터 학생회관에서 ‘교양도서 바꿔보기’행사를 갖고있다. 지난 2000년부터 시행된 도서 바꿔보기는 사용하지 않는 책을 가져와 필요한 학생들에게 원래 책값의 30%에 팔고 또 사는 행사로 오는 26일까지 열린다. 참여율은 매학기 평균 5백명정도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편. 이에따라 학생회측에서는 참여율을 높이기위해 방학직전부터 책 수거를 시작, 개강후까지 행사기간을 연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 문화일반
  • 김종표
  • 2002.03.13 23:02

[교육] 전주대 신문사 신입생 설문.. "동아리 가입하겠다" 87%

대학생활의 꽃은 역시 동아리 활동. 이제 막 캠퍼스에 첫발을 내딛은 산소학번 새내기 10명중 9명은 동아리에 가입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학가에 몰아닥친 심각한 취업한파로 신입생들의 동아리 가입률이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톡톡 튀는 새내기들에게 자신의 구미에 딱 들어맞는 동아리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매력임에 틀림없다.전주대 신문사와 대학방송국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한 새내기 3백명을 대상으로 ‘대학생활 계획’에 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87%가 ‘동아리에 가입하겠다’고 응답했다.가입을 희망하는 동아리의 종류로는 ‘취미및 여가’동아리가 61%로 절반을 넘었으며 스포츠(18%)·종교(7%)분야가 그 뒤를 이었고 학술과 봉사활동 동아리는 선호도가 각각 5%에 그쳤다.반면 동아리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학생들은 그 이유로 절반가량(49%)이 ‘시간이 많이 소비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또 이 대학 새내기들은 올해 꼭 해보고 싶은 일로 ‘자격증 취득’(34%)과 여행(30%)·아르바이트(13%)를 꼽았다. 대졸 취업난에 일찌감치 대비하기 위해 한두개의 자격증을 만들어 놓고 또 고3 수험생 생활을 벗어난 만큼 홀가분하게 여행을 떠나고 싶어하는 새내기들의 심정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대학’하면 떠오르는 것으로는 응답자의 36%가 ‘선·후배 관계’를 들었으며 ‘캠퍼스 풍경’(32%)과 대동제(16%)를 연상하는 신입생들도 많았다. 이에비해 ‘학구열’이라는 응답은 불과 8%에 그쳐 상아탑의 자화상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했다.

  • 문화일반
  • 김종표
  • 2002.03.13 23:02

[교육] 톡톡 튀는 '산소 학번'.. 눈길 붙잡기도 '톡톡'

‘넌 산소없이 살 수 있니?’, ‘산소학번 열분께 드리는 산소같은 제안’, ‘산소를 급히 구합니다’.풋풋한 새내기들의 발걸음이 캠퍼스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새 봄, 대학가는 온통 산소구하기 열풍이다.학번이 산소의 화학기호와 같다고 해서 ‘02’학번 새내기들에게 ‘산소학번’이란 애칭을 부여한 각 대학 동아리와 학회등이 캠퍼스 곳곳에 천막을 설치, 톡톡 튀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워 신입회원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지난 6일부터 동아리 회원모집에 들어간 전북대는 아예 캠퍼스 일부 구간에 차량통행을 막고 천막을 설치, 마치 대동제 난장을 연상시키는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호기심으로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는 새내기들의 눈길을 끌어잡기 위해 동아리방에 보관돼 있던 각종 트로피와 사진작품은 물론 대형바둑판·등산장비등 동아리의 특성을 알릴 수 있는 소품들을 모두 끄집어 내 전시하고 있다. 천막안에 들어와 관심을 보이는 새내기들에게는 따끈한 커피 한잔도 빠질 수 없다. 고객을 대하는 세일즈맨의 모습을 연상시킬 정도.또 일부 음악 동아리에서는 아예 즉석 공연을 선보여 신입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고 대학 신문사와 방송국에서는 대형 현수막으로 승부를 걸었다.인터넷에 친숙한 새내기들을 겨냥, 사이버공간에서의 홍보도 빼놓을 수 없는 일. 발빠른 동아리에서는 개강과 함께 대학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화려한 문구를 동원, ‘클릭’을 유도한 후 동아리의 활동상을 상세하게 안내하고 있다.특히 호원대 모 벤처창업동아리에서는 대학신문에 신입회원 모집광고를 게재, 눈길을 끌었다.이처럼 학기초 신입회원 모집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것은 최근들어 새내기들의 동아리 편중(偏重)지원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대학마다 학부제가 정착되면서 학교생활에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 새내기들이 상대적으로 결속력이 강한 동아리에 대거 몰리고는 있지만 분야에 따라 동아리별 속사정은 크게 엇갈린다.심각한 취업난으로 인해 컴퓨터와 어학분야에 지원자가 몰리고 취미·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는 동아리에도 학생들이 꾸준히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반해 일부 동아리는 당장 명맥을 잇기위해 신입회원을 모셔와야 할 형편이다.시대별로 동아리 선호도가 조금씩 바뀌고 있는 가운데 산소학번들은 어느 분야의 동아리에 몰릴지 관심이 쏠리는 부분이다.

  • 문화일반
  • 김종표
  • 2002.03.13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토포악발(吐哺握髮)-먹던 것을..

토포악발(吐哺握髮)-먹던 것을 뱉고 감던 머리를 움켜쥐다.一沐三握(捉)髮, 一飯三吐哺, 猶恐失天下之賢人.일목삼악(착)발, 일반삼토포, 유공실천하지현인.한 번 머리를 감는 사이에도 머리카락을 세 번씩이나 움켜쥔 채 (뛰어 나오고), 밥 한 끼를 먹는 사이에도 먹던 것을 세 번씩이나 뱉으면서까지 (손님을 맞으면서도), 오히려 천하의 현인을 잃을까봐 염려하곤 하였다. 사마천이 지은 《사기(史記)》〈노세가(魯世家)〉열전에도 나오고, 《한시외전(韓詩外傳)》에도 나오는 말이다. 주(周)나라 무왕의 동생으로서 조카인 성왕을 도와 훌륭하게 섭정을 한 후, 성왕이 나이가 들자 섭정을 거두고 중앙의 정치 무대에서 깨끗이 물러나 자신의 봉토로 돌아감으로써 후대에 현인의 표상으로 추앙을 받게된 주공(周公)이 그의 아들 백금(伯禽)을 훈계하면서 한 말이다. 말의 내용을 풀어 쓰자면 이렇다. "나는 머리를 감는 사이에라도 나를 찾아오는 손님이 있으면 감던 머리를 움켜쥐고 나가서 그 손님을 맞이하였다. 이런 일이 한 번 머리를 감는 데 세 차례씩 일어난다고 해도 나는 세 차례를 다 그렇게 했다. 밥을 먹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손님이 찾아오면 먹던 밥을 뱉고서 나아가 손님을 맞았다. 그렇게 하고서도 나는 내가 손님맞이를 소홀히 한 탓에 천하의 훌륭한 인재를 잃게 될까봐 오히려 걱정을 하였다." 여기서 '먹던 것을 뱉고, 감던 머리를 움켜쥔다'는 뜻의 '토포악발(吐哺握髮)'이라는 말이 나왔다. 훌륭한 인재를 얻기 위해 있는 성의와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정치인들도 훌륭한 인재를 얻기 위해 이러한 노력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 표를 끌어다 주는 사람만 인재로 보지말고 덕과 지혜를 갖춘 진정한 인재를 찾기 위해서 말이다.沐:목용 욕 握:쥘 악 捉:잡을 착 髮:털 발 飯:먹을 반 吐:토할 토 哺:먹을 포 猶:오히려 유 恐:두려울 공 失:잃을 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3.13 23:02

전주시향 정기연주회, '지역음악계와 함께하는 봄의 교향악"

전주시향(상임지휘 박태영)이 모처럼 지역에서 활동중인 작곡가들의 창작곡을 들고 무대에 선다. 14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 무대에서 여는 113회 정기연주회. 15일(오후 7시 30분)에는 익산솜리문예회관에서도 연주회를 갖는다.전주시향은 이날 무대에서 전북대 이종록교수의 ‘관현악을 위한-상사별곡’과 원광대 송은교수 ‘청산은 깊어 좋아라’와 ‘호심’등 창작가곡을 연주, 지역음악계와의 교우를 다진다.이교수의 작품은 어머니의 존재를 담은 시를 음악으로 형상화했다. 이를테면 사모곡이다. 고전적 레퍼토리도 적지않다. 모짜르트와 차이코프스키 베버 구노로 이어지는 연주곡을 통해 시향은 한층 성숙한 연주역량과 지휘자 박태영씨의 섬세한 해석을 전한다. 특히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한 차이코프스키의 ‘비창’은 전주시향의 색채를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작품이다. 협연 무대도 어느 무대보다 풍성하다. 서울시향의 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신상준씨와 역시 서울시향수석단원인 비올리스트 조상운씨가 모짜르트를 협연하고, 원광대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 러시아 페트로 자보드스크 국립음악원에 유학중인 소프라노 박미씨가 스승 송은교수의 창작가곡을 부른다. 이번 무대는 올해 들어서만도 세번째. 전주시향은 클래식음악의 대중화와 활성화를 새롭게 이어내기 위해 매달 연주회를 기획하고 있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2.03.12 23:02

전주시향 2002 교향악축제 초대

전주시향이 2002 교향악축제에 초대받아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 선다. 교향악축제는 예술의 전당이 음악당 개관 1주년을 기념해 기획, 1989년 봄에 첫 무대를 연 이후 해마다 올려온 축제다. 해마다 지방의 시립교향악단이 함께 서는 무대로 기획, 지방의 클래식음악을 활성화하는데 기여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교향악축제는 올해 ‘멘델스존 에서 쇼스타코비치까지’를 주제로 클래식 음악팬들을 초대한다. 초청받은 교향악단은 11개. 전주시향을 비롯해 제주시향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대구시향 서울시향 인천시향 수원시향 부산시향 광주시향 울산시향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이다. 교향악의 축제인 만큼 국내 정상급연주자들을 비롯, 협연자들의 면면도 눈길을 끈다. 피아노의 김대진 김정원 허승연, 첼로의 양성원, 바이올인의 이경선 백주영 양고운 이경민, 첼로의 이유홍, 메조소프라노 김신자, 그리고 전주시향과 협연하는 기타리스트 이병우씨 등이 이번 축제 무대에 선다. 전주시향은 박태영씨의 지휘로 교향악축제 세번째 순서인 4월 6일 무대를 올린다. 연주곡목은 이세이 쯔카모토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시작’, 로드리고의 ‘아랑훼즈 협주곡’, 글라주노프의 ‘심포니 4번 작품 48’등이다. 특히 이세이 쯔카모토의 작품은 작품은 2002년 전주월드컵을 기념해 전주시향이 일본 작곡가에게 의뢰, 세계평화와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이미지화한 창작곡. 글라주노프의 작품은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연주되는 초연곡이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2.03.12 23:02

전주세계소리축제.. 판소리 중심 '종족음악' 새 장 펼쳐라

‘전주세계소리축제는 그 자체로서 전북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서뿐 아니라 21세기 인류음악의 새로운 양식을 창출하는 창구가 될 수 있다.’전주세계소리축제의 문화산업적 가능성이 다시한번 확인됐다. 11일 오후 2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열린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위원장 천이두)의 특별기획 세미나 ‘전주세계소리축제의 방향과 전망’은 소리축제의 정체성을 점검하고 그 발전 방향에 대한 다양한 관점이 제시된 의미있는 자리였다. 특히 한명희 서울시립대교수는 ‘동양철학에서의 ‘소리’에 대한 미적 사유’를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소리축제가 판소리를 중심으로 전주의 소리전통과 권위에 걸맞는 품격과 문화사적 의미를 선명히 드러내야 한다고 제기해 주목을 모았다.이러한 지역적 독창성 부각에 대부분의 발제자들도 공감했다. 최동현 군산대교수는 “보편적인 음악으로 내세워지는 서양클래식이 아니라 우리고유의 민속음악을 중심에 놓고 세계 여러 민족의 독특한 소리들을 모아 세계소리축제를 벌이는 일이 바로 보편주의를 거부하고 특수한 자기자신으로 새로운 중심으로 세우는 일”이라고 강조했으며 한국문화정책개발원 이원태 책임연구원도 “축제를 문화관광상품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지역문화의 독창성을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소리축제를 민족음악학 관점에서 해석한 발표도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소리축제가 간과했던 인간과 소리에 대한 상관관계를 재검토하고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는 한양대 권오성교수의 제안에 서마리아 워싱턴주립대 교수 역시 공감하며 소리축제가 세계 여러 민족의 소리를 편견없이 접하고 아낄 기회를 제공하는 축제가 되어줄것을 제시했다. ‘소리의 시각에서 본 서양음악의 특성’을 발표한 노동은 중앙대교수와 토론자 김광순 전주대교수는 서양음악을 우리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해석, 우리정신을 담아 서구인들과의 소통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소리축제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이제 논의의 관점을 소리축제의 정체성을 둘러싼 원론에 머물러있기보다는 축제의 조직과 운영 등 본질적인 문제로 진전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은정 전북일보 문화부장은 소리축제가 안고 있는 문제와 방향을 이제 구조적 관점으로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 관과 민의 관계정립과 인력 양성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전북대 이종민교수와 최상화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원도연 전북대 강사가 전북도민의식조사 분석 결과를 발표했으며 이보형문화재전문위원과 남상숙씨(원광대 객원교수)도 토론자로 참여했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3.12 23:02

한명희교수, '순수의 소리' 찾는 축제기획 중요

소리축제의 궁극적인 목표를 실용음악의 관행을 뛰어넘어 새로운 장르의 음악예술을 창조하는데 두어야 한다는 것이 한명희교수의 주장이다. 물론 그는 소리축제의 중심에 판소리가 서야한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주장은 그동안 소리축제의 정체성을 둘러싸고 꾸준히 제기되어온 판소리 중심의 축제와 같은 맥락이다.이런점에서 지난해 소리축제의 행사내용은 소리축제라는 명칭에 걸맞지 않았다는 것이 한교수의 지적이다. 2001소리축제는 단어만 ‘소리’를 사용했을 뿐 음악축제에 불과한 프로그램들로 채워졌다며 소리축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리’개념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것.따라서 상투적인 음악이 아닌 순수한 소리의 차원에서 소리축제를 기획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제안이다. 2000년 통영대교에서 보여줬던 빌 폰타나의 소리예술을 좋은 예로 꼽은 한교수는 음향적 언어를 전제로 하는 문학구연이나 연극까지도 소리의 지평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며 발상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대 음악관을 중심으로 음악의 정체를 분석한 그는 소리축제는 열린 안목으로 집요하게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특히 음악에 미술 건축 무용 문학 지구환경 생태현상 등을 접목하는 과감한 실험예술을 추구하는 실험공연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한교수는 이를 위해서는 축제와 국제학술세미나를 병행해 새로운 장르의 음악공연물을 구체화하는 과정이 필수라고 덧붙였다.초청하는데 유리한 단체들을 무작위적으로 취합해 옴니버스식으로 치르는 축제는 관심을 끌지 못한다고 밝히는 그는 해마다 주제를 지역 종교 악기 등으로 세분화해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축제의 성격을 선명하게 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3.12 23:02

[생활영어] Do you know anything about Korea's history?

Do you know anything about Korea's history?한국 역사에 대해 아는 것이 있습니까?A: Do you know anything about Korea's history?한국 역사에 대해 아는 것이 있습니까?B: No, I don't.아니오, 잘 모릅니다.A: If you are interested in history, you should visit the Jeonju Museum.역사에 관심이 있으시면, 전주 박물관을 방문해 보세요.B: I think I'll do that.그렇게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narrative, account, recital, history는 모두 일어난 일에 관한 이야기를 의미하는 단어들입니다. narrative는 온갖 이야기에 대하여 쓰이는 가장 일반적인 말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세 단어는 주로 과거에 실제로 있었던 일에 관한 이야기를 나타냅니다. account는 격식을 차리지 않고 종종 오락을 위해 하는 이야기를 뜻하며, 하나 또는 일련의 사건에 관한 구체적이고 상세한 묘사에 역점을 두는 단어입니다. recital은 보통 사정을 설명할 목적으로 하는 길고 자세한 이야기로, 사실을 정확하고 빠짐없이 설명하는 것을 강조하는 단어입니다. 위의 대화에 쓰인 history는 보통 상당히 길고 상세하게 쓰여진 것으로, 인과 관계를 살피고, 사실을 평가하고 해석하려는 것이 특징입니다.< 기억해 둘 만한 표현들 >* The park has a long history.그 공원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History repeats itself.(속담)역사는 되풀이된다.* They questioned her concerning her history.그들은 그녀의 신상에 관해 질문했습니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3.12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무엇으로 근심을 풀까?

무엇으로 근심을 풀까?何以解憂, 惟有杜康.하이해우, 유유두강.무엇으로써 근심을 풀거나? 오직 술밖에는 없도다.소설 《삼국연의》의 인물인 조조가 지은 〈단가행(短歌行)〉이라는 시에 나오는 구절이다. 여기에 나오는 '두강(杜康)'은 술의 별칭이다. 이〈단가행〉시는 조조가 하루 빨리 천하를 통일하는 대업을 완수하고자 하는 갈망을 표현한 시이다. 강한 의욕에 비해 천하통일이 그리 쉽게 이루어지지 않자 그 근심을 달래고자 술을 찾으며 지은 시인 것이다. 그러나 어찌 술이 근심을 달랠 수 있겠는가? 조조는 결국 근심을 달랠 수 있는 것은 술이 아니라 노력에 의한 일의 성취라고 생각하고 주공(周公)처럼 토포악발(吐哺握髮:※내일 신문 참고)의 자세로 천하의 인재를 모으리라고 다짐하며 시를 끝맺는다. 며칠 전, 필자와 함께 여행을 했던 중국인 교수가 공주의 영은사에 들렀을 때 갑자기 필자를 향해 "하이해우(何以解憂:무엇으로써 근심을 풀거나?)"하고 외쳤다. 갑작스런 질문에 필자가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그는 "유유측소(惟有厠所:오직 측간이 있을 뿐이지)"라고 외치며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의 재치 있는 농담에 박장대소하다가 그가 들어간 화장실 문을 바라보았더니 그 화장실에는 "해우소(解憂所:근심 푸는 곳)라는 작은 현판이 걸려 있었다. 그렇다! 화장실은 억제하고 있던 배설의 근심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곳이다. 억제된 근심을 풀려거든 술을 마시기보다는 차라리 화장실이라도 찾아보는 것이 나을 성싶다. 술은 결코 근심을 풀어주지 못하니까 말이다.何:어찌 하 以:써 이 解:풀을 해 憂:근심 우 惟:오직 유 杜:막을 두 康:편안 강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3.12 23:02

[Plus section] 사랑의 미로속 꽃핀 신데렐라 '익산출신 최진희'

올해로 가수 데뷔 20년째를 맞는 최진희씨(익산·사진)는 특별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4월쯤 신곡을 발표한 뒤 데뷔 20주년 대규모 공연을 가질 계획으로 올해를 제2의 전성기로 맞이하겠다는 각오다.새 음반에 대해 물었더니 “아직 밝힐 수는 없지만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며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좋은 곡으로 팬들의 사랑에 보답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최씨는 하나의 곡을 선택하기 위해 접수된 수십개의 곡(曲)의 노랫말과 곡을 꼼꼼히 따지는 등 노래 선곡에서 있어 매우 철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노력 덕택에 그의 노래 대부분은 오랜동안 팬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히트곡 가운데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 어느 것이냐는 질문에 “모든 곡이 애착이 간다”면서 “굳이 하나만 꼽으라면 ‘사랑의 미로’”라고 답했다.지난 82년 그룹 한울타리의 ‘그대는 나의 인생’으로 데뷔했던 최씨는 솔로로 변신한 이듬해에 ‘사랑의 미로’를 히트시키면서 가요계의 신데렐라로 등장,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최씨는 “이 곡은 무명이던 나를 유명 스타로 만들면서 내 인생을 바꿔 놓았다”고 설명했다.이후 최씨는 풍부한 성량과 가창력으로 가수로서의 자질을 인정받으면서 국내 가요계에서 몇 안되는 대형가수로 급성장했다. 최근에는 ‘천상재회’라는 신곡을 발표, 커다란 인기를 얻는 등 성실하고 꾸준한 활동으로 팬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데뷔동기는 아주 우연한 기회에 이뤄졌다. 가수 지망생이었던 친구를 따라 레코드 회사에 놀러 갔다가 ‘노래 한번 불러 보라’라는 작곡가의 말에 무심코 부른 노래가 계기가 되어, 전격적으로 발탁됐다는 것.최씨는 “노래는 즐겨부르는 정도였으나 가수가 되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당시를 술회한 뒤 “그러나 결코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이어 최씨는 “(가수는)겉으로는 화려하게 보이지만 전체가 그런 것은 아니다”면서 “그 속에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겪어야 할 갈등과 고민, 인내가 있다”며 무대 뒷편의 고충을 간접적으로 털어놨다.그는 가수 지망생에게 “먼저 이론적으로 실력을 갖춰야 한다”면서 “준비된 사람에게는 반드시 기회가 오고,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고향에 대해 그는 “지금도 고향말씨를 들으면 가슴이 찌릿해진다”면서 “자주 찾아 뵙지 못해 죄송하지만 항상 건강하세요”라며 인사말을 잊지 않았다. 끝으로 최씨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성실하게 가수활동을 할 것”이라면서 “팬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좋은 노래를 부르고 싶다”며 팬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부탁했다. 프로필△82년 데뷔 △한국가요 작가협회 가수상, 백상 예술대상 수상, KBS·MBC 10대 가수상, 뉴질랜드 ABU 가요제 금상, 연예인 선행활동 국무총리상 수상 △히트곡: ‘사랑의 미로’ ‘우린 너무 쉽게 헤어졌어요’ ‘카페에서’ ‘외로운 여자’ ‘가버린 당신’ ‘꼬마인형’ ‘여심’ ‘슬픈 고백’ ‘남자에게’ ‘첫사랑’ 등 다수.

  • 문화일반
  • 김재호
  • 2002.03.12 23:02

[캠퍼스 청춘예찬] 전주대 한문교육과

한문교육과가 설치된 대학은 전국적으로 10여개 남짓에 불과하다. 중국과의 교류가 확대되면서 대학마다 중문학·중국어 학과 신설이 붐을 이루고 있으나 한문교육과는 제자리다. 학과를 새로 만드는 대학도 없지만 폐지하는 대학도 없다. 한문교육에 대한 우리 사회의 수용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한 결과다. 대학내에서 뿐아니라 전국적으로도 평가를 받는 전주대 한문교육과는 전주대 전신인 영생대 역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주대 한문교육과는 전국에서 다섯번째, 호남에서 처음 개설됐다. 74년 30명 정원의 야간 대학으로 문을 열었을 때 배움의 기회를 놓친 많은 인재들이 이곳으로 몰렸다. 특히 현직 교사들에게 더 할 수 없이 좋은 배움의 장이 됐다. 실제 한문교육과 1회 졸업생 22명(78년 졸업)중 17명이 현재까지 교직에 몸담고 있다. 1회 졸업생 은종삼씨(익산교육청 장학사)의 회고. “75년 2학년 편입시험에 많은 현직 교사들이 몰렸습니다. 학생들간 많게는 10살 이상 나이 차이가 있었지만 나이와 관계없이 모두들 배움에 열정을 쏟았습니다.”주경야독의 어려움속에서도 교내 체육대회때마다 한문교육과가 종합성적 1∼2위를 다툴 만큼 학과생들간 단합과 우의가 깊었다. 이같은 우의는 지금까지 이어져 1회 졸업생끼리 ‘출람회’라는 이름으로 매월 한차례씩 모임을 갖고 있다.2회 졸업생 김홍광씨(장수 계북중교장)의 대학시절 이야기는 더욱 생생하다. “현재 대학교 앞에는 소주·맥주집으로 꽉 들어차 있지만 옛 캠퍼스 주변은 거의가 막걸리집이었습니다. 학교 강의가 끝나면 보통 저녁 10시가 됩니다. 직장에 강의에 지칠 법도 하지만 수업이 끝나면 삼삼오오 막걸리집에 모여 막걸리잔을 기울이던 낭만이 있었습니다.”김씨는 당시 대학에 출강한 조두현교수의 영향을 받아 한시에 심취했고, 최근 ‘한국한시진보’ 책을 내게 된 것도 그 영향에서였다고 했다.초창기 동창들간 끈끈한 정은 이후 전주대 한문교육과 전통으로 더욱 발전됐다. 특히 방학중 단체로 한문강독 시간을 갖는 전통은 선후배간 관계를 돈독하게 다지는 계기가 됐다. 전북지역 한문교과연구회 회장을 역임한 김상곤씨(전일여고 교사)의 이야기.“방학을 이용해 틈틈이 후배들과 동행합숙하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신의 공부와 함께 후배를 지도하는 독특한 수련활동에 교수님들도 함께 해 배움의 깊이를 더할 수 있을 뿐아니라 끈끈한 정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매년 여름과 겨울 두 차례 한문강독을 위한 수련활동 장소로는 우리 고장의 유명 서원과 향교는 물론, 물론 멀리 전남 장성의 필암서원, 화순의 도남제 서원, 구례서원, 청학동서당, 화개서당, 칠불암 등지에 걸쳐 있다.특별한 방학나기 외에도 한문강독을 할 수 있도록 강독실을 마련, 선후배들이 함께 공부를 했던 재학시절을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는 동문들이 많다. 엄격한 규율이 지켜지는 강독실의 분위기는 보통 자유롭게 대학생활을 보내는 타학과와 차별되며, 학내 체육대회 등에서 이같은 분위기속에 길러진 규율의식과 단합·열정이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고 김씨는 설명했다.전주대 한문교육과 출신들이 가장 많이 포진한 곳은 교직이다. 전주시내 30여개 중·고교의 한문교육을 이대학 출신이 담당하는 것을 비롯, 전국적으로 이대학 출신 한문교사 수가 2∼3백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도내 뿐아니라 전국 각지 출신들이 여기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고향 교단에 둥지를 트는 사례가 많다. 제주도에서 출신으로 현재 서귀포 삼성여중 교사로 있는 김태국씨(88년 졸업)는 전주로 신혼여행을 올 만큼 한문교육과와 전주에 흠뻑 빠졌을 정도. 장동희 운봉중교장은 이대학 출신 한문과 교사들의 맏형으로 통하며, 아동문학가로 활동하고 있기도 한 안도씨(호남제일고교사)도 여기 출신이다. 학계에서는 이재하(78년졸, 경성대 중문과)·김병기(79년졸·전북대 중문과)·박상령(82년졸·호남대 중국어과)·류제윤교수(83년졸·전주대) 등이 활동하고 있다. 서예대전 입상작가이기도 한 김병기교수는 탄탄한 이론을 바탕으로 국내 서예평론 분야를 개척하는 분으로 명성을 다지고 있다. 모교 출신 첫 교수가 된 류제윤교수는 현실과 괴리가 있다고 느끼며 한문교육에 회의감을 갖는 학생들에게 선현들의 선비정신과 물질만능으로 흐르는 우리 사회에서 정신적인 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마음을 붙들어주는 교수 겸 선배 역할을 하고 있다.서예쪽에 이름을 빛낸 동문들도 있다. 제2회 대한민국 서예대전에서 한글 「우암선생편지글」로 대상을 차지한 이은혁씨(90년졸, 전주대 출강)를 비롯, 7∼8명의 동문들이 국전 초대작가로 활동중이다. 김홍광·윤점용·최낙희·임종현·한덕수·김용정씨 등이 서예작가로 활동하고 있다.언론과 문화 분야에 진출한 동문들도 있다. 김세곤(전주일보 문화교육부장)·이상덕씨(전북제일신문 문화팀징)이 여기 출신이며, 문화부기자(전북도민일보)를 거쳐 진북동 문화의집 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종근씨도 이대학을 졸업했다. 진안 증평굿보존회장을 맡고 있는 이승철씨는 작고한 인간문화재 김봉열씨의 뒤를 이어 전라좌도 농악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연세한의원장인 박영근씨(85년졸)와 교회목사인 류인호씨(86년졸)는 색다른 분야에서 활약하는 동문이다.1회 출신으로 전주에서 튼실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진태주씨(태농유지 대표)는 자수성가한 대표적 동문으로 꼽히고 있다. 동문들 뜻모아 '옛날식 서당' 세운다전주대 한문교육학과 출신들이 ‘큰 일’ 하나를 준비하고 있다. 대학교수들과 연계해 오래전부터 계획한 옛날식 서당 건립에 뜻을 모아 잘하면 올 하반기에 그 결실을 볼 수 있게 됐다.학과내 자생 동아리인 ‘호남학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박완식교수와 연구회출신 동문들이 그 중심에 서 있다. 오종일교수가 창립해 면면이 이어지고 있는 호남학연구회는 전주대 한문교육과의 상징으로 여겨질 만큼 외부적으로도 평가받을 수 있는 많은 연구물을 냈다.서울 등 전국 각지 교사로 활동하는 호남학연구회 출신 졸업생(대표 김상곤)들이 한문공부를 위해 타지역을 떠돌며 공부를 했던 지난 시절의 어려움을 더이상 후배들이 겪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모색한 끝에 서당 건립을 오래전부터 모색했다.박완식 교수가 사재를 털고 호남학연구회 출신 졸업생들이 후원금을 마련, 이같은 숙원이 풀리게 됐다. 전주시 송천동 일대 부지도 마련해 올 하반기 착공에 들어간다는 구체적 계획도 수립됐다.도심속 또하나의 명물이 될 이연구회가 추진중인 서당은 대학 후배들은 물론, 한문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언제든지 한학을 공부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개방될 예정이다. 김상곤 졸업생 대표는 “서당을 기초한 주춧돌 하나 하나에 대학 후배와 한문공부에 관심 있는 이들을 위한 터전이 이 고장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며, “넓게는 예(禮)와 예(藝)를 상징하고 존중하는 우리 고장의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 될 것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 나의 대학시절 / 79년卒 김병기 전북대교수 어느 날 저녁 밥상을 치울 무렵부터 누나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화가 난 어머니는 10시가 넘어서야 돌아온 누나를 까닭도 묻지 않고 몽땅 때렸다. 얼마 후, 창호지 문에 흐르는 연한 달빛 속에서 어머니는 누나를 감싸며 묻는다. "대체 어디에 갔었니?" 한동안 말이 없던 누나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나도 동생처럼 학교엘 가고 싶어서 몰래 동생 가방을 매고 아무도 없는 학교 운동장을 실컷 걷다가 왔단 말야. 엄마... 나도 학교에 보내 줘." 누나가 울었다. 엉엉 울었다. 아랫목에서는 아버지의 헛기침 소리가 들렸다. 이어 가슴을 녹이는 듯한 어머니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이 이야기는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의 실화이다. 그랬었다. 그땐 정말 그랬었다. 5∼60년 대, 아니 70년 대 초까지도 우리는 왜 그렇게 가난했었는지. 배우고 싶어도 배울 때를 놓친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그리고 학교를 다닌다고 하여도 자기의 능력과 꿈과 이상과는 관계없이 학비가 싼 학교를 시름으로 다니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전주대학'은 그런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대학이었다. 주경야독을 하는 학생들이 모여들던 대학이었던 것이다. 물론 모든 학생이 다 그런 건 아니었지만 최소한 10에 2∼3명은 피눈물을 흘리며 만학의 향학열을 불태우던 학생들이었다. 특히 우리 한문과에는 그런 향학열에 불타는 학생들이 많이 있었다. 밤늦은 시간, 피곤한 교수님들을 붙잡고서 질문을 거듭하다가 마지막 통학버스를 놓친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고 때로는 내일을 잊은 채 밤늦도록 추운 강의실에서 토론을 계속하다가 통금시간을 넘겨 어려움을 겪었던 일도 있었다. 공부를 조금 소홀히 하는 성싶으면 '집에서 잠이나 자지 뭐 하러 학교에 나왔느냐'고 호통을 치시던 아아! 그리운 근정 조두현 선생님. 그랬었다. 그땐 정말 그랬었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피나게 공부를 하였었다. 속 모르는 사람들은 당시의 전주대학을 3류대학이라고 비아냥거렸지만 공부에 굶주린 우리들에겐 그보다 더 좋은 대학은 없었다. 그리고 한글 전용 시대에 한문은 배워서 뭘 하느냐고 이죽거렸지만 우리들에겐 한문과보다 더 희망을 주는 학과는 없었다. '人棄我取'라고 했다. '남들이 버릴 때 나는 취(取)한다'는 뜻이다. 그 때 우리는 그랬었다. 남들이 3류대학이라고 할 때 우리는 그 대학을 '우리의 희망'이라고 여기며 취했고, 남들이 이제는 버려야 할 글이라고 여기는 '漢文'을 우리는 미래의 길은 漢文에 있다는 생각으로 그것을 취하였다. 그땐 정말 그랬었다. 참으로 열심히 살았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02.03.12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