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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학교 교장의 역할…윤준호 군산진포중 교장 에세이 〈네가 있어 내가 있다〉

“여러분! 제가 누구인가요?” “교장 선생님이요.” “그러면 교장 선생님은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요?” “학교 짱이요. 학교를 운영하는 사람이요. 학교 책임자요. 결재하는 사람이요. 학교 얼굴이요. 학교 주인이요.” (본문 ‘교장은?’ 중 일부) 군산진포중 윤준호 교장이 펴낸 에세이집 <네가 있어 내가 있다>에는 교장의 역할, 아울러 학교의 역할에 대한 고민과 답이 담겨 있다. 그는 교장은 학교에서 어떤 존재인지, 선생님들과 어떤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지, 학생들과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학부모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지역주민분들과 어떻게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지에 대해 오랜 세월 고민해왔다. 그리고 ‘교장이 되면 이렇게 한 번 해봐야겠다’라고 생각했던 내용을 하나하나 실행으로 옮기고 있다. 즐겁고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그 ‘실행’의 흔적을 책 안에 남겼다. 그가 군산진포중 교장으로 발령받은 뒤, 마음속 다짐을 실행에 옮긴 사례는 다음과 같다. 그는 매일 아침 교문에서 학생들과 손바닥을 마주치면서 아침을 맞이하고, 각 교무실과 특별실을 돌면서 선생님들에게 인사한다. 학생들이 버리고 간 우산을 수리해 교장실에 비치해 두고, 학교의 시종 알림을 아이돌 노래로 바꾸고, 온라인 네트워크인 밴드를 개설해 학생·학부모들과 소통하는 일 등 사례는 다양하다. 이외에도 선생님·학부모들과의 대화, 학급별 특강 내용에서 발췌한 글도 수록했다. 학생들이 그에게 쓴 편지, 학생들이 만든 그의 자서전도 함께 실었다. 윤 교장은 책 안에서 내내, 구성원들을 동등하게 대하는 인간 중심의 조직 문화를 강조한다. “교장은 교장이라는 직책 하나만으로도 무게감이 있습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낮추어야 합니다. 수직적 조직구조에서 수평적 조직구조로 변환해 나의 교육이 아닌 우리의 교육으로 학교가 운영돼야 합니다.” 윤준호 교장은 전북대를 졸업하고 고려대 교육대학원 석사, 전주대 체육학 박사 학위를 수료했다. 현재 군산진포중 교장, 전북도체육회 학교체육 이사로 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8.04.05 21:11

손글씨 열풍…그 멋과 감성을 배운다

캘리그라피는 인간의 다양한 감성을 글씨로 표현하는 창작예술이다. 최근 캘리그라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지면서 일반인과 캘리그라피 작가들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저변 확대는 긍정적인 현상이지만 캘리그라피는 생각보다 고도의 기술과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어서 제대로 배우고자 하면 쉽지 않은 예술이다. 캘리그라피를 배우거나 글씨와 그림으로 감성을 촉촉이 적시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강수호 서예가가 캘리그라피집 <곁에 두고 싶은 사랑>을 출간했다. 지난 2006년 국내 최초로 캘리그라피 관련 사단법인체 ‘필 문자디자인 연구소’를 설립하고 체계적으로 캘리그라피를 연구해온 강 서예가. 서예가로서 왕성히 활동해온 그는 “현대가 요구하는 서예술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서예술이 새롭고 다양하고 실용적인 방향으로 대중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시대 변화에 맞게 다양한 감성이 담긴 서체(캘리그라피)는 현재 다양한 디자인에 사용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풍부한 창작을 위해서는 단어에 대한 깊은 이해는 물론 단어 뜻과 분위기에 어울리는 다양한 서체나 글꼴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한글서체의 자음, 모음의 다양한 변화와 자연스러운 흐름, 결구, 장법, 조형적 요소 등 서예의 기본이 뒷받침 돼야 하는 이유다. 이번 캘리그라피집은 강 서예가가 직접 쓴 작품과 150여 점의 예제 따라 쓰기 등 두 섹션으로 구성됐다. 시구(詩句)는 전북에서 왕성히 활동하는 시인 이형구 씨의 시집<곁에 두고 싶은 사랑>에서 발췌했다. 사랑, 감사, 설렘, 그리움 등을 담은 시구와 사진이 어우러져 시각적으로 감동을 준다. ‘따라 쓰기’ 섹션에서는 강약, 고저, 곡직, 농담, 완급, 장단, 여백 등 11가지 요소에 따라 하나의 시구도 3~4가지 버전으로 예시를 제공한다. 그는 “단순히 예쁘게 보이도록 쓴 글자와 서예를 바탕으로 현대적으로 변형시킨 글자는 무게가 다르다”면서 “이 책이 캘리그라피를 습득하는 독자들에게 좋은 참고 자료가 되고 나아가 분야 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집은 중·고급 캘리그라퍼를 위해 집필했다. 입문 캘리그라퍼를 위한 교재는 추후 출간될 예정이다. 현재 (사)한국전각협회 이사이자 (사)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 전북지회장, 필 문디자인 연구소·동방서예학원 대표 등으로 활동 중이다. 2017 전북일보 신년슬로건 휘호, 무주군청 6·25참전 기념비·독립애국지사 전일봉장군상 비문 휘호 등을 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4.05 21:11

[전주 태평동에 둥지 튼 'F갤러리' 권은경·곽풍영 대표] "예술인 관점에서, 예술인 위한 공간으로"

▲ F갤러리의 권은경곽풍영 사진작가는 초대작가의 작업관을 반영해 프로필 사진을 촬영해준다. 어릴 적 소아마비로 신체는 목발에 의지하고 있지만 중견 서예가로 우뚝 선 백담 백종희 서예가. 그의 붓을 통한 비상을 염원하며 백담이 누워서 찍은 사진을 합성해 하늘을 나는 듯한 프로필 사진을 완성했다. 예술가의, 예술가에 의한, 예술가를 위한 전시장이 문을 연다. 권은경곽풍영 사진작가가 전주 태평동에 자리를 튼 F갤러리는 전시뿐만 아니라 예술인에 대한 영상기록을 남기고 해외를 무대로 활동하는 문화공간이다. 6일부터 5월 2일까지 백담 백종희 서예가를 초청해 개관전을 연다. 개관식은 6일 오후 6시. △예술인 자기발전해외진출 주력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인 권은경곽풍영 씨가 공동 운영하는 F갤러리는 이들의 노하우를 토대로 지역 예술인들이 함께 성장하는 구심점이다. F갤러리는 근거지는 한국의 전주에 있지만 시야는 프랑스, 이탈리아 등 해외 시장을 향해 있다. 많은 기획자, 수집가, 향유층이 존재하는 유럽은 가능성의 땅일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는 지방수도권을 따지지 않고 그저 한국의 한 예술인으로서 활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F갤러리에서 초대작가의 영상프로필도록 제작부터 해외 전시와 SNS언론 홍보까지 진행한다. 또한 적극적인 현지 마케팅을 통해 판로를 확보한다. 오는 6월 말에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제1회 피렌체 국제 포토 앤 아트 페스티벌을 연다. 한국 예술인들과 함께 피렌체에서 전시를 열고 마스터 클래스, 출사 등을 갖는다. 이들은 전시와 해외 진출 등 예술인이 자신의 작업을 노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생각보다 노출 방법을 모르는 이들이 많다며 의지는 있지만 여건이 되지 않는 예술인들이 우리의 인맥, 노하우를 발판 삼아 같이 성장하는 것이 활동의 목표라고 말했다. Freedom(자유), Future(미래), Festival(축제) 등 F엔 긍정적인 힘이 깃들어 있는 것 같아 작명했다는 F갤러리. 운영자들은 공간을 다녀가는 예술인, 관객 모두 각자의 F를 찾아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담, 붓으로 비상하다 ▲ 백담 백종희 작품 꽃 그렇게 전시를 많이 했지만 아직도 헤매고 방황하는구나. 훨훨 날아야 할 텐데. 그래서 이번 기회에 비상하려고 한다. 몸으로는 비상 못했잖니. 물고기도 펄쩍 뛰는데. 나도 뛰어 보련다, 붓으로. 부서지도록 뛰어 보련다.(전시영상 중 백담이 자신에게 보내는 한마디) 공간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첫 초대작가는 중견 서예가 백담 백종희다. 운영자들은 백담 선생님은 40년 넘게 서예에 매진하면서 매번 자신의 한계를 넘는다. 존재 자체로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강한 예술인이라며 제한된 신체 활동에도 격정의 글씨로 감동을 주고,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는 힘은 지역 예술계의 본보기라고 말했다. 백담의 작품을 표현하자면 일필휘지와 기운생동. 고도의 집중력을 바탕으로 빠르고 능숙한 붓놀림을 한다. 연비어약(鳶飛魚躍) 등의 작품은 기운생동과 여백의 미가 느껴진다. 힘들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민초의 모습을 담은 한글작품 돌, 자진모리로 판소리의 한 대목을 들려주는 것 같은 무(舞) 등도 선보인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4.05 21:11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 '아홉 빛깔, 우리 춤 명작' 김제 공연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이 6일 오후 7시 김제문화예술회관에서 순회공연 아홉 빛깔, 우리 춤 명작을 올린다. 올해 1월 부임한 여미도 무용단장이 기획한 첫 무대로 한국적인 정체성과 예술성이 담긴 한국무용 작품들을 준비했다. 특히 국악인 오정해의 해설을 곁들여 관객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한국무용을 즐길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최현(19292002) 선생의 춤 기본을 군무 형태로 재구성한 춤, 그 신명으로 시작한다. 생동하는 봄의 기운을 여인들의 춤사위로 표현한 창작춤 춘상(春想), 한국 여인들의 우아한 자태와 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창작춤 여인화사가 뒤를 잇는다. 풍류 시나위는 남자 무용수들이 준비한 무대다. 옛 선비들의 기품을 담은 춤으로 절제된 움직임이 특징이다. 조선시대 남녀의 사랑을 서정적으로 담아낸 창작춤 초승달 연가도 선보인다. 또 양손에 부채를 들고 추는 부채춤, 장고를 어깨에 메고 추는 장고춤, 수건춤이라고도 불리는 살풀이춤(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 등 대표적인 민속춤도 공연한다. 공연의 대미는 창작춤 노닐며 솟구치며로 장식한다. 민속놀이 요소와 타악기 요소 등을 총망라한 가락과 구성으로 신명 나는 무대를 꾸민다. 관현악단 이재관 단원이 태평소 반주를 맡는다. 여미도 단장은 한국 춤의 고유한 예술적 가치와 품격을 드러내는 작품들로 관객들에게 보는 즐거움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8.04.04 19:02

한국전통문화전당, 공간 운영·콘텐츠 이원화…업무효율 높인다

한국전통문화전당이 공간운영과 전통문화 콘텐츠 연구를 이원화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했다. 신설한 공간운영팀을 통해 방문객이 전당에 머물며 즐길 수 있도록 체험전시공연 등을 통합 관리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전통문화전당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업무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달 초 오태수 제2대 원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하면서 확정이 늦어졌다. 이날 발표한 주요 계획은 조직 개편과 이에 따른 업무 효율화다. 전당은 기존 1국 3팀 3센터에서 2국 3팀 3센터로 조직을 개편했다. 그간 전당은 전주 한옥마을구도심 일대에서 보기 힘든 넓은 공간을 갖고 있음에도 방문객이 적어 공간 활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본연의 기능인 전통문화 진흥 및 R&D 사업 수행도 중요하지만 전시장, 공연장, 공방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만큼 전통문화도시를 상징하는 랜드마크화가 요구됐다. 야간 경관화 사업 등도 야심차게 진행했지만 가시적인 효과가 두드러지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이에 전당은 전당 운영프로그램은 팀별로 개별 진행했던 것이 업무가 중복되고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판단, 조직 변화를 꾀한 것이다. 전당의 공간적 운영에 중점을 둔 사무국과 본연의 기능인 콘텐츠 연구 등을 하는 센터기획국으로 나눈다. 사무국에는 정책기획팀, 경영팀, 공간운영팀을 두고 센터기획국에는 전통문화창조센터, 한식창의센터, 한지산업지언센터를 둔다. 공간운영팀은 그간 경영지원팀이나 홍보팀에서 진행하던 체험전시공연과 센터별로 운영하던 체험 등을 흡수해 하루에 모두 즐길 수 있는 체류형 프로그램으로 엮어낼 예정이다. 한달 째 공석인 원장직에 대해서는 조만간 우려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당 측은 현재 전주시시의회전당이 추천한 임원추천위원회가 꾸려진 상태다. 7명으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가 공모 시기방법 등을 결정하면 빠른 시일 내에 원장 공모가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태수 전 원장이 조직위원장을 겸임했던 한지문화축제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축제가 약 한달 남은 상태에서 공백이 생긴 것에 대해 외부의 우려가 높았던 상황이다. 이에 대해 강병구 한국전통문화전당 센터국장은 축제가 얼마 남지 않아 새 조직위원장이 오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해 부조직위원장 체제로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전당 내 센터 팀장들이 축제 집행위원회에 소속돼 있는 만큼 축제 장소인 전당과 원활한 업무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4.04 19:02

문화누리카드 가맹점·인생나눔교실 멘티 기관 모집

전북문화관광재단이 문화누리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신규 가맹점을 모집한다. 문화누리카드는 6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법정 차상위계층에게 공연·전시·영화 관람, 음반·도서 구입, 국내 여행과 스포츠 활동 등을 지원하는 카드로, 연간 지원 금액은 7만 원이다. 문화누리카드 전용가맹점은 농협카드 사용이 가능한 업체로 문화, 여행, 체육 분야와 관련된 업체여야 한다. 전용가맹점으로 등록되면 사업에 적합한 상품을 직접 기획하거나 업종·시즌별 프로그램 및 할인 이벤트를 운영할 수 있다. 또 주관처인 전북문화관광재단이 가맹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 신청은 상시적으로 받고 있으며 자세한 신청 방법은 재단 홈페이지(www. jbct.or.kr)를 참고하면 된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은 ‘2018 인생나눔교실’호남권 운영사업에 함께 할 멘티기관도 모집한다. 모집 기관은 어른들의 건강한 경험과 삶의 가치를 나누고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길 바라는 기관이어야 한다. 전북·전남·광주 지역 군부대, 보호관찰소, 자유학기제 중학교, 지역아동센터 등이 그 예다. 선정된 멘티기관은 4월 말부터 11월까지 아동·학생·청년에게 경험과 지혜를 전해준다. 오는 9일부터 13일까지 모집한다. 신청은 재단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4.02 19:20

제주 4·3 희생자, 전주서도 추모한다

대한민국의 역사, 제주 43 항쟁의 7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전주에서 열린다. (사)전북민족예술인총연합(이사장 이기홍)이 오는 3일부터 5일까지 전주 풍남문광장에 제주43 70주년 분향소를 설치하고, 문화제를 연다. 이번 문화제는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 제주특별자치도, 행정안전부가 주최해 전국 20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 제주43 항쟁 기념주간 행사의 일환이다. 이기홍 전북민예총 이사장은 43 항쟁은 제주만의 사건이 아니다. 한국사회의 민주화를 위한 전국적인 민중운동의 일환이었다며 70주년을 맞아 전국의 민예총과 시민, 사회, 노동자들도 힘을 모아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 낼 추모공간과 행사를 지역마다 마련했다고 말했다. 전주 풍남문광장에서는 3일부터 5일까지 제주43 70주년 분향소를 운영하고 리본 매달기 행사, 관련 자료 전시를 한다. 행사기간 매일 오후 6시부터 추모 문화제가 열린다. 3일 저녁에는 망자를 위한 피리 독주, 프리민속그룹 놉의 연주와 노래, 43 항쟁을 위한 추모글 낭독, 민중의 노래 합창 등이 진행된다. 4일에는 기접놀이 공연, 5일 오전 11시 30분에는 실내악, 판소리, 사물놀이, 43 추모 창작 공연 등이 이어진다. 이 기간에 맞춰 자전거 동호인 43명은 제주 43 평화공원을 출발해 전국 분향소를 순회, 서울 광화문에 도착하는 동백꽃 라이딩을 벌인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4.02 19:20

매주 목요일 즐기는 '국악 성찬'

매주 목요일, 국악의 고장 전주와 남원에서는 우리네 소리와 몸짓이 한 상 가득 펼쳐진다. 원형 그대로의 국악부터 국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창작 국악까지 아우르는 국악의 성찬이다. 전북도립국악원의 대표상설공연 목요국악예술무대는 4월 5일부터 6월 21일까지 총 10차례 공연한다. 창극단의 판소리 눈대목과 민요, 관현악단의 중주곡과 실내악, 무용단의 전통창작무용 등 매주 다양한 가(歌), 악(樂), 무(舞) 무대가 이어진다. 특히 3단이 함께하는 합동 공연, 예술단원들이 기획한 공연으로 단체개인 기량을 마음껏 뽐낸다. 상반기 첫 공연은 창극단과 관현악단이 함께 꾸미는 시작, 그 설레는 순간이다. 목요국악예술무대의 시작과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공연으로 봄의 생동감을 묘사하는 다양한 곡으로 채웠다. 5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 이날 공연은 7개 작품으로 구성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무대에서는 관현악의 울림을 고스란히 담은 곡 고구려의 혼과 광야의 숨결을 차례로 연주한다. 국악관현악을 실내악으로 편성해 국악을 친숙하게 접하도록 했다. 이어지는 무대는 단가와 판소리의 한 대목을 가야금 선율에 얹어 부르는 가야금병창 사철가, 독수공방이다. 비통한 심청의 심정과 유장한 자연 풍광이 묘한 대비를 이뤄 절절한 슬픔을 느끼게 하는 판소리 심청가 중 심청이 인당수에 빠지는 대목도 들려준다. 또 창극단 남성 단원들은 관현악단 수성 반주에 맞춰 입체창 농부가로, 관현악단 생황해금가야금 연주자들은 실내악 화우(花雨)로 무대에 오른다. 마지막 무대는 창극단 여성 단원들이 관현악단 수성 반주에 맞춰 부르는 신민요 봄 노래, 내 고향 좋을씨구로 장식한다. 남원 광한루원에서 펼쳐지는 국립민속국악원의 대표상설공연 광한루원 음악회도 5일부터 시작한다. 광한루원 음악회는 남원 광한루(보물 제281호)를 찾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춘향전과 국악을 함께 감상하도록 제작한 상설 공연. 4월부터 10월까지(78월 제외) 매주 목요일 오후 2시 광한루원 일대에서 총 20차례 공연할 예정이다. 광한루원 음악회는 이야기꾼 방자의 길 안내를 받아 춘향사당, 광한루, 방장정, 영주각, 완월정, 월매집 순으로 돌아본다. 광한루원 명소에서 춘향가 중 적성가(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가야금병창), 살풀이춤, 민요 농부가, 사물놀이 등 장소에 얽힌 이야기와 다양한 국악 공연을 즐길 수 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8.04.02 19:20

[재일미술가 '오일-Zero(無)의 외침'전] 조국에 대한 그리움 오롯이

일본의 고흐, 한국의 고흐라고 평가 받는 재일미술가 오일(吳日, 1939~2014)의 하정웅컬렉션 오일-Zero(無)의 외침展이 지난달 17일부터 5월 27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분관 하정웅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오일 작가 작고 3주기를 기념, 광주시립미술관과 수림문화재단에 소장된 하정웅컬렉션 300여점 중 선별된 80여점과 함께 작가의 생애와 사상을 알 수 있는 영상이 포함된 회고전이다. 일본 히로시마에서 태어난 오일 화백은 1960년대 일본 앙데팡당전과 재일 조선청년전, 평화미술전을 시작으로 2000년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재일의 인권전에도 참가한 바 있으며 생전에 35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일본의 고흐, 한국의 고흐라고 일본의 한 평론가가 오일 작가를 지칭한 것은 그가 고흐처럼 불세출의 화가지만 생전에 크게 주목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재일동포들의 삶이 그러하듯 일본 히로시마에서 태어난 오일의 인생역정은 시련과 고난의 연속이었다. 1945년 원폭투하 때 다행히 온 가족은 살아남았고, 7세가 된 오일은 할머니가 계신 조국 경남 거창으로 귀국하여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기까지 6년여를 그 곳에서 보내게 된다. 그는 가난하지만 정겹고 따사로운 조국의 풍광을 경험하게 된다. 어디에나 흔히 볼 수 있는 시골풍경이 어린 오일에게 잊히지 않는 기억과 경험을 안겨준다. 그 후 일본에 돌아온 오일은 여러 직업을 거치며 방랑하다 19세에 화가가 되기 위해 도쿄로 간다. 그는 독학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 제도적인 미술학교에서 배운 그림이 아니라 가슴 속에서 솟구치는 예술혼을 독창적으로 구현한다. 그는 단순한 형태와 강렬한 원색으로 주로 인물화와 풍경화를 그렸다. 그는 원색을, 특히 우리의 전통적인 오방색으로 화폭을 가득 채운다. 여인들이 입은 흰 저고리와 검은 치마, 농부가 하루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무렵 붉은 노을, 누런 들판, 푸른 하늘 등 오방색을 주로 사용했다. 그의 작품에는 물동이를 이고 가는 여인의 모습이 많이 등장한다. 머리에는 물동이를 인 시골 아낙네를 그린 작품은 조국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친다. 1970년대 오일은 새롭게 추상작업을 시작한다. 자유분방한 선과 색채로 러시아 순수추상화가 칸딘스키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직선과 원을 사용한 또 다른 추상화는 구성주의 대표적 화가 몬드리안의 면 구성과 유사한 듯 보이지만 그만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작품 향수는 빛나는 태양 아래 흰 저고리에 검은 치마의 젊은 여인이 한 손은 물동이를 잡고 한 손은 어린 아들 손을 잡고 있다. 어린 아들이 옆에서 젊은 엄마의 손을 붙잡고 있어서일까. 이 모자상은 태양보다 더 찬란한 모습이다. 아마도 작가가 어머니와 헤어져 지낸 어린 시절의 이상적인 모습을 표현하지 않았을까 추정해 본다. 별로 기대하지 않고 간 전시회가 새로운 작가를 만난 기쁨으로 충만해졌다. 제목 제로(無)의 외침은 유치진의 시 깃발 중에서 소리 없는 아우성이란 시구와 오버랩 된다. 내가 좋아하는 단순한 형태와 선명한 색상의 오일의 작품들이 우연히 발견한 보물 같다. 어린 시절 만경평야가 펼쳐진 외갓집에서 본 듯한 여인들의 모습이 그리운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늘 가고픈 그 시절, 그 곳.

  • 문화일반
  • 서유진
  • 2018.04.01 19:09

"미투, 다같이 함께 싸우면 세상 변할 것"

미투(#Me Too) 외침이 마침내 광장으로 나왔다. #미투 전북여성단체연합 특별위원회가 주최하고 미투를 지지하는 35개 전북 시민사회 단체 모임이 주관한 성차별성폭력 끝장문화제가 지난달 29일 전주 경기전 앞마당에서 열렸다. 두 시간 동안 이어진 행사에는 시민 약 10명이 학교, 아르바이트, 직장 등 일상에서 겪은 성차별폭력의 경험을 증언했고, 광장을 지킨 50여 명은 이를 노래로, 춤으로, 때론 박수와 구호로, 공감하고 위로했다. △같이 싸우면 아무도 다치지 않는다 전북 최초로 연극계 미투를 폭로한 배우 송원 씨도 이날 참석해 피해자가 겪은 미투 이후 한 달의 시간을 털어놨다. 주위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이제 그만 덮고, 용서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라는 조언 아닌 조언을 해줍니다. 그러나 문제가 불거질 당시엔 언론을 통해 사과하는 듯했던 가해자가 현재는 경찰조사에서 손을 잡은 것 빼고는 모든 것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참고인을 데려와야 하는 피해자들은 고소를 취하하고 있고요. 가해자에게 끝까지 진심은 없었습니다. 그의 발언에 광장에는 가해자는 감옥으로, 피해자는 일상으로, 다같이 싸우면 아무도 다치지 않는다, 미투가 바꿀 세상 우리가 만들자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피해자의 일상복귀는 정당한 가해자 처벌과 사회구조 변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의미였다. 또 피해자와 함께 끝까지 투쟁해 의식 변화를 이끌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 미투, 말하는 문화로 여성들은 말하기 시작했고, 이제 사회는 미투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비폭력 시위가 촛불문화로 자리 잡은 것처럼 미투도 시민 모두가 공감하고 동참하는 문화가 돼야 합니다. 이날 행사는 문화제라는 문패답게 발언뿐만 아니라 노래, 율동, 가면 역할극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됐다. 경기전 앞마당에는 #미투 #위드유를 지지하는 응원 메시지가 들어찼다. 짐승보다 못한 가해자에 분노해 개돼지당을 창당했습니다. 선착순으로 창당기념 수건 받아가세요. 각각 개돼지 가면을 쓴 채 자신들이 개돼지당 당원이라고 밝힌 두 명의 여성은 여성들의 억압된 현실을 개사한 동요로 풍자해 호응을 끌어냈다. 우리의 말하기는 오늘로 시작됩니다. 끝까지 싸워낼 것입니다. 살아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팝송 아이 윌 서바이브(I will survive)가 흘러나오자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직원들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여러분 함께 하시죠. 별거 있겠습니까. 노현정 전북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의 외침에 시민들이 동참의 몸짓으로 화답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4.01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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