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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문화재·학술] 국립무형유산원 문 열고 무형문화 중심 우뚝

올해 전북 문화재학술계는 굵직굵직한 사안들을 하나씩 해결하면서 역사와 문화의 고장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예산과 인력 문제로 터덕거렸던 국립무형유산원이 정식 개원하고, 도내에서만 7개 농악이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무형문화유산의 중심지로 입지를 다졌다. 익산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의 국립박물관 승격에 청신호가 켜지고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세계 유산 등재가 추진되면서 도내 안팎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또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맞아 각 지자체와 학회의 학술대회가 개최되면서 동학농민혁명의 의의와 위상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졌다. 후백제 도성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면서 찬란했던 역사문화 융성 시대를 이어나가려는 노력이 잇따랐다.△무형문화유산의 중심으로 우뚝국립무형유산원이 10월 1일 정식 개원하면서 전북을 비롯한 국내 무형문화유산를 위한 공간이 탄생했다. 국립무형유산원 개원은 예산과 인력 확보 등의 문제로 한 차례 미뤄진 뒤 문화재청의 내부 문제로 다시 연기되면서 1년 가까이 차질을 빚었다. 우여곡절 끝에 문을 연 국립무형유산원은 무형문화재의 전승보호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국립무형유산원 개원 행사 프로그램의 하나인 국제무형유산영상페스티벌은 세계 17개국 무형문화유산의 어제와 오늘을 24편의 영상으로 읽을 수 있는 자리로 무형문화유산의 가치를 일반에게 넓히며 전주에 또 하나의 영상 페스티벌로서 가능성을 확인시켰다.또 올해는 농악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전북 농악단이 새롭게 주목을 받았다.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인 이리농악일심필봉농악과 고창김제남원부안정읍농악 등 도내에서만 7개 농악이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농악의 본고장인 전북의 위상을 대내외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익산 미륵사지 유물전시관 국립박물관 승격 청신호전북 현안 가운데 하나였던 익산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의 국립익산박물관 승격에 청신호가 켜졌다. 익산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의 국립박물관 승격 문제는 지난 2008년부터 백제 고도 익산의 역사적 정체성 확립과 국보급 유물의 체계적 보존을 위해 추진됐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국립익산박물관 용역 결과에서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국립익산박물관 승격이 본격 추진됐고 예산 확보와 향후 절차 등을 거쳐 오는 2017년 정식 출범하게 된다.또 도내에서는 익산 미륵사지와 익산 왕궁리 유적 등 백제역사유적지구가 내년 세계 유산 등재를 목표로 세계유산위원회 자문 기구인 이코모스(ICOMOS,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로부터 현지 실사를 받는 등 준비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이 결과를 토대로 내년 6월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세계 유산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되는 상황으로 지역 유산의 세계적 가치와 국제적 위상을 제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백제역사유적지구에 대한 세계 유산 등재 신청이 충청권에 집중되면서 전북이 가진 백제문화유산을 추가로 포함시켜 평가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기도 했다.△후백제 연구 새로운 전기(轉機)국립전주박물관이 그동안 각종 설(說)로만 존재했던 후백제 도성의 흔적을 전주시 노송동 일대에서 확인하면서 후백제에 대한 연구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박물관은 일제강점기에 간행된 전주부사와 19151919년 지적도, 1938년에 만들어진 전주시 도시계획도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분석해 후백제 도성 성벽을 포착한 것. 지지부진했던 후백제 연구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는 것은 물론 학자 간 종합적인 연구가 이뤄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박물관은 이번 성과를 토대로 향후 10년에 걸쳐 후백제 도성, 유적과 유물, 대외관계 등 다방면의 조사연구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더불어 전주시와 국립전주박물관은 지난 2월 후백제 역사문화 복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오는 2023년까지 10년간 4단계로 나눠 본격적인 발굴 및 유적 찾기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 관련 전주시와 박물관은 지난 3월 후백제 유적의 정비 방안, 10월 대외관계로 본 후백제를 주제로 학술 심포지엄을 실시했다.△동학농민운동 2주갑 조명 활발동학농민혁명 2주갑(120주년)을 맞아 역사적 의미와 위상을 조명하는 각종 학술 대회가 잇따라 열리는 등 활발한 공론의 장이 마련됐다. 남원시가 주최하고 동학학회가 주관하는 학술대회는 동학의 글로컬리제이션(Glocali zation) 남원 동학농민혁명의 발자취와 과제를 주제로 열렸다.고창군과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의 제11회 동학농민혁명 학술대회가 개최됐고, 정읍시와 부안군이 공동 주최하고 전북사학회가 주관한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기념 학술대회도 진행됐다. 또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는 전주 정신과 동학농민혁명을 주제로 동학농민혁명 속에서 전주를 재조명하는 논의를 펼쳤다.△무형문화재 보유자 처우 개선 이뤄져열악한 환경에서 전통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전북도 지정 무형문화재 보유자에 대한 처우가 내년부터 개선된다. 무형문화재 보유자의 전승 의욕을 고취시키고 전승 활동을 돕기 위한 방안으로 정부가 전통문화를 육성한다는 방침을 내놓은 것과 궤를 같이 한다.우선 도는 지난 2007년 이후 제자리걸음을 했던 무형문화재 보유자 전수 활동비와 공개 행사비, 전수장학생 활동비 등을 인상해 지원한다고 밝혔다. 반면 올해 신설된 전수교육조교에 대해서는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전북만 유일하게 지원하지 않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4.12.19 23:02

시민이 주는 '천인갈채상'에 안태상·이용선씨

시민이 수여하는 제3회 천인갈채상에 음악가 안태상(44)·소리꾼 이용선(34) 씨가 뽑혔다.천년전주사랑모임(이사장 김명곤)은 도내에서 한 해 동안 가장 열심히 활동한 문화예술인으로 두 사람이 결정됐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에게는 진흥 기금으로 각각 500만 원이 지원된다. 안 씨는 퓨전그룹 ‘오감도’와 락밴드 ‘휴먼스’의 대표로 작곡·편곡가, 앨범 프로듀서, 기타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03년 국악과 서양음악을 결합한 오감도를 창단했다. 이후 2004년 창작국악 경연대회에서 기악부 1위인 금상을 수상했고, 2006년 서울 아트마켓 해외진출용 우수공연작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역에서 공연과 작곡으로 꾸준히 음악을 선보이며, 지난해에는 KBS 드라마 ‘삼생이’배경음악의 제작에 참여했다. 이 씨는 전북 무형문화재 제2호 적벽가 이수자다. 1989년 제1회 KBS주최 전국어린이 판소리경연대회 특별상, 1996년 제1회 전국판소리 명창대회 고등부 우수상, 1997년 제13회 동아콩쿠르 학생판소리부분 은상 등을 받으며 소리꾼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국악뮤지컬 ‘선녀와 나무꾼’과 야외 공연에 참여했으며, 전주 마당창극에서도 별주부처와 여우역으로 연기와 소리 실력을 선보였다.천인갈채상은 도내 20~45세의 문화예술인 가운데 천년전주사랑 운영위원회가 구성한 추천위원의 추천을 받은 4~5명을 두고 기금모금에 참여한 1000명의 모바일 투표를 통해 선정된다.올 수상자에 대한 시상식은 오는 22일 전주시 송천동 소재 음식점 고궁에서 이뤄진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4.12.18 23:02

"동학농민혁명서 전주 정신 찾자"

동학농민혁명에서 전주가 갖는 위상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되는 상황에서 동학농민혁명을 전주 정신의 근간으로 삼자는 주장이 학술대회에서 제기됐다.동학농민혁명 당시 전라감영이었던 전주는 봉기 초기부터 농민군들의 1차적 목표였으며(전주감영을 함락하고 서울로 곧바로 나아갈 것-사발통문 결의 내용), 국내 역사상 처음으로 주민자치를 시도한 집강소설치의 중심 무대였다. 그러나 전주에서 동학농민혁명의 역사는 조선왕조의 발상지에 가려져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는 지적이다.15일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열린 전주정신과 동학농민혁명이라는 주제의 학술대회에서 역사학자 이이화 씨는 기조강연을 통해 농민전쟁의 진원지인 전주 또는 호남 사람들은 이를 지키는 역사인의 사명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간 전주 정신을 상징적으로 설명하는 역사적 기제들이 주로 후백제의 도읍지나 조선왕조의 발상지였지만 후백제의 경우 한국사 전체로 보면 국부적이며, 전주에서의 조선왕조는 하나의 환상이라고 꼬집었다.그는 낡은 틀을 깨고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열려는 열망을 담은 동학농민혁명의 민중적 저항에서 전주정신을 찾을 필요가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전주정신을 바르게 해석하고 평가하는 게 동학농민혁명의 의미가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학술대회에서는 또 동학농민혁명에서의 집강소 부분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농민군은 집강소라는 통치조직을 통해 평등의 정신과 폐정개혁을 실현했고, 근대민주정치 확립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 아래서다.김양식 충북발전연구원 충북학연구소장은 특히 1894년 7,8월 전주에서 처음으로 나타난, 거버넌스의 효시라고 할 집강소가 갖는 의미가 크다고 보았다. 그는집강소가 민관 합의로 설치된 역사상 최초의 주민 자치기구이자 민 주도의 협의기구였다며,농민군이 지향했던 의로움은 오늘날의 정의로운 사회구현과도 통해 농민군의 정신적 가치를 전주정신의 골간으로 삼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원도연 원광대 교수는 전주가 경험했던 역사적 사건 가운데 동학농민혁명이 가장 치열하고 영향력이 컸으며 지금도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라고 들고, 이를 통해 전주를 재조명하고 전주정신을 새롭게 발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주는 한국사의 고비마다 저항의 역사라는 신화를 간직한 곳이며, 이러한 저항과 좌절의 역사 속에서 가장 민족적인 풍류를 활짝 꽃피웠다고 보았다. 전주 정신을 저항과 풍류로 〈혼불〉에서 그린 소설가 최명희의 관점으로 접근한 것이다.반면, 전주 정신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정진영 안동대 교수는 안동이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라는 브랜드를 정립한 과정을 예시로 들며, 전주 정신과 등치될 동학 정신은 시장이나 시 당국이 아니라 시민의 정신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읍고창 등 도내의 이웃 시군과의 관계 설정 문제, 지속성의 문제 또한 고려해야 한다고 정 교수는 덧붙였다.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장은 동학이 전북의 정신으로 검토될 수는 있어도 전주정신으로는, 상관관계는 있지만 이를 바로 등치시키는 것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이 관장은 전주정신을 정립해 갈 때 동학은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면서 동학정신은 전북정신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신영우 충북대 교수 역시 동학농민혁명을 전주의 정체성과 관련해서 검토할 때 전주만이 아닌 전라도 나 전북이 더 부각된다며 동학농민혁명과 지역정체성을 연결시키려 할 때 충분한 사실 규명이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날 학술대회는 (사)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전주시가 후원한 가운데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소외된 현실을 뚫고 지역의 정체성과 정신을 확립하자는 취지에서 개최됐다.

  • 문화일반
  • 권혁일
  • 2014.12.16 23:02

[④연극] 12년만에 전북서 열린 전국연극제 흥행

올해 전북 연극계는 양적으로는 축소되고 질적으로는 일면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전국적인 문화예술축제인 전국연극제가 군산에서 성황리에 열리면서 도내 연극 저변의 확대와 관객의 관심 등을 이끌어 냈다.그러나 전북연극제는 관객 평가제를 도입하는 등 의미 있는 시도를 했으나, 올해 3개 극단만이 출품작을 내면서 자생력 있는 극단과 창작품이 양적인 빈곤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으로는 김제지평선고등학교 연극부 아파시오나토가 전국청소년연극제에서 대상을 차지하면서 전북 연극의 성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또 올해 처음 전북도의 소극장 지원 사업이 시행되면서 장기적인 예술 작품의 창작과 안정적인 수요 및 공급 효과에 기대가 모아졌다.△12년 만의 전국연극제 군산 개최올해 전북 연극계는 군산에서 개최된 제32회 전국연극제로 들썩였다. 전북에서 전국연극제가 열린 것은 2002년 이후 12년 만이다. 전국연극제 전신인 87년도 지방연극제까지 포함하면 전북에서 세 번째 연극인들의 대규모 페스티벌이 치러진 것이다.지난 6월 14일부터 20일간 연극과 놀다라는 기치 아래 진행된 전국연극제는 연극의 불모지라 할 수 있는 군산에 연극 붐을 조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전북 대표인 극단 까치동의 은행나무 꽃은 은상을 수상하고, 은행나무 꽃을 쓴 최기우 씨가 희곡상을 받으면서 전북 연극의 자존심을 지켰다. 개폐막식 포함해 모두 35차례의 공연 중 17차례의 공연이 점유율 90% 이상의 매진을 기록하면서 흥행을 이뤘다.△전북연극제 출품작 양적 아쉬움전국연극제에 앞서 열린 제30회 전북연극제는 군산으로 무대를 옮겨 치르는 등 몇 가지 의미 있는 시도로 관심을 끌었다.특히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위해 관객 평가제를 도입한 점이 눈에 띄었다. 32명으로 구성된 관객 평가단은 3차례의 공연을 빠짐없이 지켜봤고, 관객 심사단의 평가는 전체 점수에 20% 반영됐다.그러나 도내에 19개 극단이 활동하는 상황에서 3개 극단만이 각 1편씩 출품해 최근 10년간 가장 적은 출품 편수를 기록했다. 이렇듯 3개 팀만이 참가한 점은 작품 수준을 떠나 전북 연극계 스스로 연극제의 위상을 추락시켰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양적인 아쉬움을 남겼다.또 세월호 침몰 사고에 따른 애도 분위기 등의 여파가 있었지만, 모두 3차례 진행된 공연의 총 관람객이 800여명에 머무른 점도 아쉬운 대목으로 꼽혔다.관람객도 개최지인 군산 시민이 대부분으로 파악되면서 연극제를 통한 연극 인구의 저변 확대 등 지역 연극 발전을 위한 대책 수립이 지적됐다.△김제 지평선고등학교 연극부 아파시오나토의 활약제18회 전국청소년연극제에서 전북을 대표해 참가한 김제 지평선고등학교 연극부 아파시오나토가 공연작 우리 읍내로 대상(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차지했다. 개인상 부문에서도 연출상(조은아), 우수연기상(서수민, 조은아)을 수상하는 등 주요상을 휩쓸면서 전북 연극의 저력을 입증했다.제18회 전북청소년연극제에는 지난해 참가 팀보다 2개 팀 늘어난 9개 고교 연극부가 참가해 열띤 경연을 펼쳤다. 다양한 소재의 작품들과 학생들의 공동 창작 작품 4편 등을 선보이면서 전반적인 작품 수준도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았다.△소극장 안팎의 변화 모색소극장 밖의 변화로는 전북도의 소극장 지원 사업을 들 수 있다. 도는 올해 소극장 활성화를 위해 민간 소극장 3곳에 연간 모두 1억 8700만 원의 공연 활동을 지원했다.공연장을 중심으로 문화 상품의 공급을 늘려 수요를 창출하고, 경쟁력을 올리겠다는 구상으로 이들 3곳은 자체 공연과 대관 공연을 포함해 연중 공연을 올렸다. 그 결과 지역 연극계와 지역민의 문화 향유, 공간 활용도 향상 등 긍정적인 평가도 받았으나 일부 작품의 완성도 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또 도내 대표적인 연극 축제 가운데 하나인 제22회 전북소극장연극제는 도내 5개 소극장이 출전했다. 올해 소극장연극제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참가작을 정하고, 우수 공연작에 대한 수상 제도를 마련하는 등 내부적인 변화를 꾀하기도 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4.12.16 23:02

국립국어원 '개기다' '딴지' '허접하다' 표준어 인정

'삐지다'(삐치다), '딴지'(딴죽), '개기다'(개개다), '허접하다'(허접스럽다) 등 실생활에서 널리 사용됐음에도 표준어로 인정받지 못하던 어휘들이 표준어 반열에 추가로 올랐다.국립국어원은 이같은 어휘 13개 항목을 표준어로 인정한다는 내용의 '2014년 표준어 추가 사정안'을 발표하고 인터넷 표준국어대사전(http://stdweb2.korean.go.kr/main.jsp)에 이를 반영했다고 15일 밝혔다.표준으로 추가 인정된 13개 항목은 ▲ 기존 표준어와 같은 의미로 쓰이는 말을 복수 표준어로 인정한 경우 ▲ 현재 표준어와 뜻이나 어감이 달라 별도 표준어로 인정한 경우로 나뉜다.전자는 '삐지다'(삐치다) '눈두덩이'(눈두덩) '구안와사'(구안괘사) '초장초'(작장초) '굽신'(굽실) 등 5개다.'발음이 비슷한 단어들이 다 같이 널리 쓰이는 경우에는 그 모두를 표준어로 삼는다'는 표준어 규정에 따라 기존 표준어(괄호 안)와 새 표준어 모두 교과서나 공문서에 쓸 수 있다.특히 '굽실'과 더불어 '굽신'도 표준어로 쓸 수 있게 된 만큼 이 단어를 사용한'굽신거리다' '굽신대다' '굽신굽신' 등도 함께 표준어로 인정됐다.별도 표준어로 인정된 항목은 '개기다'(개개다) '꼬시다'(꾀다) '놀잇감'(장난감) '딴지'(딴죽) '사그라들다'(사그라지다) '섬?'(섬뜩) '속앓이'(속병) '허접하다'(허접스럽다) 등 8개다.일례로 기존 표준어 '개개다'는 '성가시게 달라붙어 손해를 끼치다'라는 뜻인 반면 '개기다'는 '명령이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버티거나 반항하다'라는 뜻의 속된 표현이어서 복수 표준어가 아닌 별도 표준어로 인정했다.'섬?'은 '갑자기 소름이 끼치도록 무시무시하고 끔찍한 느낌이 드는 모양', '섬뜩'은 '갑자기 소름이 끼치도록 무섭고 끔찍한 느낌이 드는 모양'으로 언뜻 별 차이가 없어 보이나 '섬?'의 느낌이 한층 강하다는 것이 국어원의 설명이다.역시 '섬?'의 표준어 인정에 따라 '섬?하다' '섬?섬?' '섬?섬?하다' 등도표준어로 함께 인정됐다.한편 국어원은 'RADAR'의 한글 표기인 '레이더'는 원어 발음이 'ar'로 끝나는 점을 반영, '레이다'를 새로운 기본 표기로 인정하되 지금까지 써 온 '레이더'도 관용 표기로 함께 인정키로 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4.12.15 23:02

[리뷰-'바람꽃 국악 오케스트라' 연주회] 천진난만 고운 목소리 감동 선사

바람꽃 국악 오케스트라의 모범생 3인이 단가 충효가를 부르자 객석에서는 추임새 얼씨구, 좋다가 메아리처럼 들려왔다. 드문드문 나오는 실수에 따르는 공백은 따뜻한 웃음으로 채워졌다.지난 12일 오후 7시 전주전통문화관 한벽극장에서 열린 국악판 엘 시스테마(El Sistema) 바람꽃 국악 오케스트라의 두 번째 정기 연주회 무지개로 피어나다Ⅱ가 사랑과 웃음의 온기를 가득 품은 채 마무리됐다.이날 바람꽃 국악 오케스트라는 1시간 30분간 창작무용과 판소리, 국악 관현악, 국악가요 등을 선보였다. 소녀들의 옅은 미소와 함께 시작한 창작무용 소고춤을 비롯해 판소리 흥부가 중 저 아전, 거동을 보아라 등을 통해 아이들은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국악기가 배치되는 사이 관람석에서는 오빠 잘해, 힘내자라며 응원의 말을 쏟아 냈다. 단원들은 지인들과 눈인사를 하면서 긴장을 풀었다. 이내 국악 관현악 타(打) 아리랑 접속곡의 연주가 시작되자 웃음기 어린 시선은 악보와 지휘자의 손끝에만 머물렀다.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선율과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고운 목소리가 조화를 이룬 국악가요 오나라, 산도깨비에서도 공연을 잘 해내고 싶은 아이들의 의지가 엿보였다. 특히 국악 관현악과 사물놀이 협연 신모듬에서 장구와 북, 징, 꽹과리를 연주하는 남학생 4명의 열정적인 연주는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 냈다. 이어 국악 관현악과 캐럴 징글벨 루돌프 사슴 코 울면 안 돼를 아이들과 관객들이 함께 부르며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연출을 맡은 김종균 씨는 국악 교육을 통해 희망의 무지개를 그리던 친구들이 어느새 일곱 무늬 무지개로 피어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내년에도 사회복지시설 방문 공연 등 그 의미를 다하는 아름다운 행보를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4.12.15 23:02

전북도립미술관, 17일 '메세나 운동가' 하정웅 초청 특강

50년간 미술품을 구입기증해 온 하정웅 광주시립미술관 명예관장(75)이 자신의 삶과 메세나(Mecenat) 활동을 들려주는 자리가 마련된다.도립미술관은 오는 17일 오후 2시부터 미술관 강당에서 하정웅 명예관장의 특별강연을 진행한다. 도립미술관은 높은 수준을 자랑하는 하정웅 컬렉션의 의미를 조명해 지역의 미술품 수집과 기증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이번 강연을 기획했다.그는 지난 2008년과 2009년 2차례에 걸쳐 도립미술관에 249점의 재일 작가 손아유 씨의 작품을 기증했다.이와 함께 광주시립미술관에는 광주민주화운동의 의미와 부모님의 고향인 연암 인근 광주와의 인연으로 5차례에 걸쳐 모두 2302점을 기증했다. 이 중에는 피카소, 달리, 앤디 워홀의 주요 작품과 이우환, 곽인식, 전화황 화백 등 재일 작가의 작품이 포함됐다. 최근에는 6번째 기증 의사를 밝혀 모두 2523점의 기증이 이뤄진다.일본 오사카에서 징용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지만 날마다 일보 전진이라는 삶의 철학을 바탕으로 사업가로 자수성가한 뒤 1만여 점의 미술작품과 역사적 자료를 수집했다. 이를 광주, 영암을 비롯해 전북 부산 포항 대전의 국공립미술관과 박물관에 나눔을 실천하면서 모범적인 메세나 활동가가 됐다.집안 형편 때문에 미술학도의 꿈을 접기도 하고, 영양실조로 실명 위기까지 맞았던 그는 국내 시각장애인을 위한 봉사활동을 비롯해 한일 양국의 문화교류를 촉진하는 매개자로 활약하고 있다.그의 인생관과 예술관 등을 담은 이야기는 지난 9월 <날마다 한 걸음>이라는 책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4.12.12 23:02

[② 음악] 한중 음악페스티벌·전북 창작음악대전 성과

올해 전북 음악계는 의미 있는 성과를 하나둘 축적해 나갔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한 내실 다지기에 성공했으나 개막 공연에 대한 지속성과 한옥마을 관광객의 분산 등의 과제를 남겼다. 불혹을 맞은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는 젊은 출연자들에 대한 상반된 의견이 도출되면서 제2의 도약을 위한 마스터플랜이 요구됐다. 또 도내 대표 관립단체인 전북도립국악원은 교수실장의 퇴진론으로 촉발된 조직 개편안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내년부터 단계적인 단원 확충과 내부 평가 방식의 확대 등이 이뤄질 전망이다. 지역 곳곳에서 출현한 상설 공연은 작품성과 관객의 흥행 여부에서 상반된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전북음악협회는 한중 국제음악페스티벌과 전북 창작음악대전을 처음으로 개최하면서 중국과의 음악 교류, 순수 음악의 발전 토대를 마련했다.△음악 축제의 성과와 과제세월호 여파로 전주세계소리축제와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모두 203차례의 프로그램을 진행해 지난해 270차례에 비해 횟수는 줄었지만, 프로그램의 질을 높여 전문예술제를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특히 초연한 淸-Alive(청 얼라이브)는 창의 원형을 살리되 시각적 효과와 현대적인 음악으로 포장하면서 지대한 관심을 받았다. 개막 공연의 관심과 더불어 2억 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창작 작품인 만큼 일회성 공연에서 벗어나 재공연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전국 규모의 경연 대회인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는 올해 40주년을 맞았다. 세월호 여파로 막걸리 소리판, 광대전 등 일부 프로그램을 축소했지만 경연과 함께 여러 기획 공연을 선보이면서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선사했다.대회에서는 주요 부문 출전자의 나이가 20~30대로 젊어졌지만 소리 깊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상존했다. 또 올해 판소리 명창부에는 남자 출전자가 없어 아쉬움을 남겼고, 기획 공연과 대회의 운영 이원화가 지속되면서 향후 대사습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고민이 요구됐다.△도립국악원 조직 개편전북도립국악원 노사는 창립 30주년을 앞두고 경쟁력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에 뜻을 모았다. 교수실장 퇴진과 임기제 도입을 두고 벌어진 도립국악원 교수실 구성원과 교수실장의 갈등이 도화선이 됐다. 도립국악원은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전문가 토론회와 연구 용역 등을 통해 조직 인력운영 실태 전반에 대한 개선 방안을 모색했다.그 결과 도립국악원은 내부 평가 방식을 확대하고 단계적 단원 확충, 원장 공모제 실시라는 계획안을 내놨다. 현재 2년간 1차례 실시하는 근무 성과 평가의 배점을 조정해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정원 135명을 유지하는 상태에서 교수실과 학예연구실을 통합해 교육학예실로 이름을 바꾸는 등 조직 개편도 이뤄진다. 원장과 실단장을 모두 공모제로 전환하고, 결원 단원도 확충할 계획이다. 오는 2017년 1월부터는 공무원이 아닌 최장 5년 임기의 개방형 공모제로 원장을 임용한다는 내용도 포함해 국악 거점 기관으로의 역할과 도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또 공공운수노조 전북도립국악원지부와 전주시립예술단지부는 지난달 17일 창립 출범식을 갖고 전라북도 문화예술지부로 통합 출범했다. 향후 지역문화예술인들의 권익 보호와 열악한 환경 개선 등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상설 공연 희비 엇갈려전북도 브랜드 공연 춘향은 상반기에 총감독과 연출, 음악 등 제작진을 새롭게 편성하고, 전용 극장의 시설 개선 공사를 실시하는 등 여러 논란과 곡절 끝에 무대에 올랐다. 전용 극장인 예술회관 공연장이 기존 780석에서 300석 규모로 개선되면서 관람의 편의성은 높아진 반면 배우들의 역량과 판소리의 맛은 저하돼 관광 상품의 가능성에 의문을 남겼다.반면 전주문화재단 전주마당창극 상설공연단의 마당창극 아나 옜다, 배 갈라라!는 기대 이상의 선전으로 한옥마을을 활용한 야간 상설공연의 발전 가능성을 엿봤다.또 남원시립국악단은 한옥 자원 활용 야간상설공연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창극 광한루연가 춘향을 선보였다. 남원시립국악단이 최초로 시도한 유료 공연으로 5달 동안 누적 관객 수가 1만 1200명을 돌파하면서 남원의 대표 관광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한중 국제음악페스티벌, 전북 창작음악대전의 탄생전북음악협회는 올해 처음으로 한중 국제음악페스티벌과 전북 창작음악대전이라는 굵직한 행사를 잇따라 유치하면서 순탄한 출발을 알렸다. 전북과 중국 간 음악 교류의 물꼬가 터지고, 전북만의 독특하고 새로운 창작음악제가 탄생한 것.전북음악협회와 중국음악가협회 고교음악연맹이 공동 주최한 한중 국제음악페스티벌은 한중 음악콩쿠르, 한중 교류음악제, 한중 교류 청소년음악제 등 3개 행사로 진행됐다. 한중 음악콩쿠르에는 중국에서 5개 악기 장르 40여명이 참가했고, 한국에서 9개 악기 장르 114명이 참가해 경연을 펼쳤다. 그러나 애초 1000여명의 대규모 행사로 준비된 페스티벌은 세월호 사고의 여파로 중국 측 콩쿠르 참가자 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실망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전북음악협회가 전북도 문화예술전문단체 지원사업으로 기획한 전북 창작음악대전이 마련되면서 순수 음악의 발전과 창작 의욕 고취에 일조했다는 평을 받았다.창작음악대전을 위해 지난 6월부터 8월 15일까지 전북을 상징하는 역사, 문학, 자연 환경, 전래 이야기 등을 스토리텔링화한 작품을 전국으로 공모했다. 가곡과 합창곡, 실내악곡과 관현악곡 등 4개의 장르를 중심으로 창작곡을 공모한 결과 국내와 미국에서 활동하는 17명의 작곡가들이 모두 18개 작품을 출품해 전북 창작음악 부활의 신호탄을 터트렸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4.12.12 23:02

"동학농민혁명 기념일 제정 빨리 해결을"

동학농민혁명 2주갑(120주년)이 연말로 다가오면서 10년 넘게 끌어온 국가기념일 제정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체계적으로 후대에 전승하기 위해서는 기념일 제정을 더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가 주관 기념행사로 격상돼 선열들에 대한 명예회복과 함께 동학농민혁명의 전국화, 세계화, 미래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그동안 연내에 기념일을 제정해야 한다는 수많은 여론과 전북도, 정치권의 중재도 헛수고로 끝날 전망이다.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은 지난달 27일 관련 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일 제정을 위한 토론회를 마련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채 결정을 내년 2월로 미뤘다.음력으로 내년 2월까지 갑오년이기 때문에 아직 시간이 남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양력이 보편화 된 현재 이들의 주장에 동감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이들의 느긋한 입장과는 달리 그동안 지역언론과 중앙언론 그리고 정치권에서는 기념일 제정을 촉구해왔다.최근 정의화 국회의장은 정읍을 방문한 자리에서 합리적으로 기념일이 제정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기념일 제정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정부가 신규 국가기념일 제정에 있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고,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실제 올해 국가기념일 제정을 이뤄낸 제주 43사건의 경우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43사건은 지난 2000년 특별법이 제정돼 진상규명이 이루어지고 2003년에는 정부 차원의 사과문이 발표되기도 했지만, 그동안 민간단체가 행사를 주관해오다 올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면서 처음으로 정부 주도로 추념식을 열었다.그러나 제주 43사건 기념일 제정 직전까지 일부 극우 단체들은 적극적인 반대운동을 벌였고, 한 국회의원은 진상규명의 성과를 부정하는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동학농민혁명 관련 단체 관계자는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제정 문제를 최대한 빨리 해결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뜻을 모아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만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기념일을 확정하고, 기념일의 필요성에 대해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정엽
  • 2014.12.11 23:02

[① 주요 축제로 본 한 해] 전주영화제·소리축제 변화 시도 돋보여

갑오년이 저물어가는 가운데 도내 문화 관련 기관, 단체도 한 해를 정리하며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문화계는 상반기 세월호 여파로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는데 중점을 뒀다. 하반기에는 이를 회복하는 움직임과 함께 새로운 시도가 돋보였다. 본보는 10차례에 걸쳐 올해 도내 문화계를 정리하며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한다. 첫 번째로 굵직한 행사를 중심으로 화두를 짚어봤다.도내 양대 문화축제인 전주국제영화제와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올해 기본으로의 방향 선회와 함께 변화를 주었다. 여기에 전국연극제가 군산에서 성공적으로 치러지며 공연문화의 저변 확대라는 성과를 냈다. 전북나우아트페스티벌은 매매시장 활성화와 축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공략했지만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막을 내렸다. 전주 마당창극은 수궁가를 소재로 한 아나 옜다, 배 갈라라!로 연속 매진 행렬을 이어가며 국악의 본고장에서 창극의 대안으로 자리잡았다.하지만 최근 2년 사이 전주 한옥마을의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그동안 이곳에서 이뤄진 각종 축제와 행사가 천덕꾸러기신세가 될 상황에 처했다. 교통 혼잡과 인파의 밀집으로 탈한옥마을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세월호 참사 여파영화에 집중한 영화제지난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로 국민적 애도 분위기에 따라 상반기 예정됐던 각종 지역축제와 행사, 공연 등이 무산 또는 연기됐다. 남원 춘향제, 익산 서동축제, 부안 마실축제, 진안 홍삼축제 등이 무기한 연기 또는 축소됐다. 관립단체도 5월 한 달을 개점 휴업한 채 6월부터 상설공연을 시작하기도 했다.지난 5월 초 진행한 전주국제영화제의 경우 해외 초청 인사의 일정 등을 이유로 지속하는 한편 개막식에 별도의 입장식과 이벤트를 없앴다. 영화에 집중하는 영화제를 기치로 7+3운영 방식을 도입해 앞선 7일은 평년대로 출품작을 상영하며, 나머지 3일은 수상작을 중심으로 조용한 마무리를 했다. 각종 행사가 없었음에도 관객 수 6만8477명으로 역대 2위, 331차례 상영 회차 가운데 역다 최다인 214회차가 매진한 것으로 집계돼 다른 방식의 가능성도 엿보았다. 또한 첫 선을 보인 디지털 삼인삼색의 장편화로 해당 영화가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전주영화제는 안정적인 운영에도 불구하고 대표 작품이나 감독을 발굴하지 못하고 지역의 인력 육성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매년 조직의 인력이 바뀌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원형과 파격의 만남상반기 숨죽였던 문화계는 하반기 들어 공연이 몰리면서 활기를 되찾은 가운데 도내 대표적인 축제인 전주세계소리축제는지난 10월 박재천 호(號)로 출항했다. 원형과 파격이라는 투 트랙으로 진행하며, 비교 음악제의 성격을 강화했다. 심청가의 원형 소리와 현대적 의상, 무대장치, 배경음악의 만남이 돋보인 개막공연 淸-Alive(청 얼라이브), 동시공연인 더블빌로 이러한 지향점을 보여줬다. 하지만 새로움에 대한 안정화는 과제로 남았다. 또한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한옥마을 등 양분화된 공간 활용에 따른 차별화된 프로그래밍과 정교한 축제 운영 매뉴얼 정립 등은 아쉬움으로 회자됐다.한옥자원을 활용한 야간상설공연인 전주의 마당창극 아나 옜다, 배 갈라라!는 한옥마을의 주요 문화콘텐츠로 자리잡았다. 반면 전북브랜드 공연으로 올린 전주세계소리축제 상설공연추진단의 춘향은 상반된 평가를 받으며 작품 수정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미술계는 지난 8월 말 겹치는 기간, 비슷한 행사인 전북나우아트페스티벌와 전북아트쇼가 함께 진행돼 감상의 폭을 넓혔다. 전자는 지역 작가 중심으로, 후자는 외부 작가 중심으로 도내 미술시장의 활성화라는 목적을 동시에 추구했다. 업계의 상도(商道)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모두 관람객을 끌어들이는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아트페어로서의 성격을 강화하는 일은 과제로 남았다.또한 신진작가 지원과 아시아미술시장으로의 진출 등을 내세운 장석원 전북도립미술관장의 임명으로 지역 미술계의 새로운 출구가 만들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탈한옥마을 고민한옥마을의 관광객이 연간 600만 명 이상으로 집계되는 가운데 과거 시너지 효과를 누리던 축제들이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지난 10월 하순께 치러진 전주비빔밥축제의 경우 가을철 관광객이 응집하는 한옥마을이 주무대인 만큼 이런 고민이 더욱 커졌다. 또한 소리축제도 공연 전용공간인 소리문화의전당과 달리 한옥마을에서의 축제 진행은 공간 이용에 대한 과제를 남겼다.이와 함께 지방자치단체장의 교체로 송하진 도지사가 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세웠던 전북문화관광재단의 출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광역단위의 관련 사업을 수행하는 토대가 마련되는 반면 다소 이질적인 영역의 융합에 대한 우려도 함께 상존하고 있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4.12.1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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