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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전주비빔밥 축제'(18~21일 전주 한옥마을)에서 기획홍보를 맡는 임갑정(43)씨가 등장할 때면 늘 시끌벅적하다. 사람들을 우르르 몰고 온다는 인상을 받는다. 혼자 등장할 때도 마찬가지. 알고 보니 지역 극단을 안 거친 데가 없는 연극배우 출신이다. 1989년 서울에서 대학 다닐 때 꽂힌 풍물 소리에 무작정 극단에 들어가서 버틴 게 10년. 자연스레 양반에 항거해 민초의 응어리를 거침없이 토해냈던 마당극 전문이 됐다. 연극이 좋아 죽어도 배우들이 밥벌이를 위해 기웃거렸던 곳이 축제다. 배우들이 지역 축제로 대거 흡수될 때 그는 (사)풍남문화법인으로 눈을 돌렸다. 2003년부터 풍남제, 단오제, 천년의 맛 잔치 등을 지켜보면서 잔뼈가 굵은 그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비빔밥축제를 홍보하는 얼굴이 됐다. "연극에서는 배우가 무대 주인공이잖아요. 그런데 축제는 달라요. 오신 분들이 축제의 주인공이고, 저는 방문객들이 잘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조연인 거죠. 축제 프로그램과 관객들을 잘 버무릴 수 있을까 고민하는 '비비기 기술'이 진짜 필요한 일입니다." 프로그램을 다 꿰고 있다고 해도, 방문객 눈높이에 맞춰 전달하는 것은 참 어려운 숙제. 지난해 적은 예산에서도 수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며 성공적으로 축제를 치러낸 비빔밥 축제는 '관광 명소 1번지'로 꼽힌 한옥마을의 덕을 톡톡히 본 감도 있으나,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다각도 홍보 전략이 주효했다. 더욱이 올해는 축제를 진두지휘하는 정성엽 사무국장과 음식업외식업 단체, 구청주민자치센터 등을 누비며 비빔밥 축제를 홍보하는데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었다. 여기에 매년 새롭게 시도하는 프로그램 역시 인산인해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게 한 이유. 특히 전주시가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 선정되면서 전주비빔밥에 대한 관심이 덩달아 높아져 관련 홍보관 설치와 음식 전문가 초청도 빼놓을 수 없었다. "지난해 대박을 터뜨렸던 제2회 조리장원 선발대회'나는 쉐프다'는 비빔밥 도시락비빔밥 판매 단체 경연을 신설해 비빔밥의 진화를 엿볼 수 있도록 했어요. 4000인 분 비빔밥 시식 나눔 행사는 33개동 시민 6000여 명이 참여하는 '우리 동네 맛자랑 비빔 퍼포먼스'로 확장시켰습니다. 그러다 보니 신경 쓸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요. 제 애간장이 녹을수록 관람객들은 더 즐거워질 거란 기대로 일하고 있습니다."이런 마음가짐 때문일까. 이곳저곳에서 비빔밥 축제 참여 신청이 쇄도했다. 올해 신설된 어린이 비빔밥 레시피를 활용한 퍼포먼스는 일찍부터 동이 났을 정도. 그는 "도내 유치원에서 추가 신청을 묻는 문의가 빗발쳐 한동안 전화통에 불이 났다"고 했다. 여기에 지역 문화단체가 전주 비빕밥을 소재로 풀어낸 기획 공연을 비롯해 소리문화관의 '해 같은 마패를 달 같이 들어 메고', 전통문화관의 다문화 합동결혼식, 삼도헌의 대청음악회 등으로 지역과 하나되는 축제가 되기 위한 시도도 돋보인다. "나름대로 전주 비빔밥의 대중화를 위한 다각도 시도를 하려고 합니다. 신경 쓴 만큼 좋은 성과를 내놓아야 한다는 생각에 조바심이 나기도 하지만, 그런 긴장감이 오히려 큰 보답으로 돌아올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저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비빔밥 축제를 잘 치르기 위해 힘쓰시는 분들을 위해 많은 격려 부탁드립니다."
국내 대표적인 자연생태 축제로 자리매김한 '군산 세계철새축제'가 11월 21일 개막해 닷새간의 여정에 들어간다.올해 축제는 지난 8월 발생한 엄청난 폭우피해를 고려해 경비성 예산을 최대한 절감했기 때문에 축제 규모는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축제 추진위원회는 최근 회의를 열고 '2012 철새 축제 홍보 포스터와 주제'를 확정하는 등 축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이번 축제는 11월 2125일 성산면 금강철새조망대와 생태습지공원에서 열린다.올해로 9번째인 축제는 철새탐조와 생태관찰 중심으로 치러진다.추진위는 이벤트나 공연 위주의 관광축제를 지양하고 금강유역의 훌륭한 생태자원을 최대한 활용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방침이다.행사의 주요 콘셉트도 '생태체험을 통한 힐링 축제'. 도시인들이 잠시 짬을 내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 위주로 마련할 계획이다. 소음이 큰 무대공연이나 주민 동원행사를 배제하는 대신 60여개의 생태체험과 참여행사로 구성했다.이번 축제에는 특히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맘껏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에 신경을 썼다. 1박2일 가족 생태캠프, 철새동물 먹이주기 체험 등이 대표 프로그램이다.21만㎡ 규모로 새롭게 조성된 생태습지공원에서도 조류 뿐만 아니라 곤충, 식물, 어류 등 다양한 생태계를 종합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군산시의 한 관계자는 "축제 예산을 줄여 지난 8월 폭우로 피해를 본 주민을 돕는데 보탤 계획"이라면서 "하지만 프로그램을 짜임새 있고 알차게 준비하는 만큼 역대 축제에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시는 '2012 전주비빔밥축제'를 오는 18~21일 한옥마을 일대에서 연다고 17일 밝혔다.행사에서는 국내 최고의 음식 장인을 뽑는 전국요리경연대회, 전주지역 33개 동(洞) 주민이 음식을 마련해 6천 명분의 비빔밥을 함께 만드는 '우리동네 맛자랑 비빔 퍼포먼스', 전국 유명 요리사의 한식을 맛보는 '이야기가 있는 만찬'이 진행된다.유명 인사의 비빔밥 솜씨를 엿보는 '명인명사 비빔밥', 현직 조리사가 개발한 색다른 비빔밥을 선보이는 '쉐프의 비빔밥'도 열린다.송하진 전주시장은 "전주시가 유네스코 음식 창의도시로 지정된 이후 처음 선보이는 음식축제인 만큼 보는 축제보다는 직접 맛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자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완주군 초목염색연구회(회장 양은혜) 회원들이 전시회를 열고, 지난 1년 동안 만든 천연염색 작품을 선보였다.초목염식연구회는 16~18일 완주군립도서관 북카페에서 연구회 과제교육에서 염색한 원단으로 제작한 의류·침구류·생활소품 등 100여점을 전시, 천연염색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기회는 물론 회원들의 기술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상품화를 통한 소득사업으로의 전환을 모색한다. 특히 전시회 첫 날인 16일에는 천연염색 원단으로 제작한 침구패드를 지역의 소외계층 어르신 10여명에게 전달하는 시간도 함께 가져, 회원들의 실력도 뽐내고, 지역사회에 사랑도 전하는 등 의미를 더했다. 완주=
친환경적이고 생태적인 삶의 중요성을 수준 높은 예술성으로 승화시킨 세계 정상급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자리가 완주군청과 한국 소리문화의 전당, 그리고 국제벽암미술관에서 마련되고 있다.16일 완주군과 이코리아 비엔날레 조직위(위원장 류일선)에 따르면 '제1회 이코리아 전북비엔날레' 작품전시회가 한국 소리문화의 전당에서 18일까지, 완주군청 및 국제 벽암미술관(완주군 비봉면 소재)에서는 내년 5월까지 각각 진행될 예정이다. 소리문화의 전당에서는 190점이 전시되며, 완주군청과 국제벽암미술관에서는 210점이 관람객들과 만난다. 'Eco-life(친환경 삶), Eco-world(친환경 세계)'이란 주제로 기획된 전시회에서는 중국의 회화 거장 동기창(董其昌)을 비롯해 제백석(薺白石), 이가염(李可染), 서비홍(徐悲鴻) 등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또한 조각에 중국의 천원링과 함께 아르헨티나 출신의 한국계 김윤신과 박남재, 이남찬·이광수·황순례·박대성·임옥상·이이남·진시영·이매리 등 국내외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완주=
제39회 고창모양성제가 19일부터 23일까지 고창읍성 및 시가지 일원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이번 축제는 '모양성, 그 역사 속으로'라는 주제로 민족혼을 일깨우는 조선시대 병영문화 재현행사는 물론 고을기 게양식, 출정식, 원님 부임행차, 전통혼례식 등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는 각종 프로그램 운영으로 관광객들의 눈과 발을 사로잡을 계획이다.19일 오후 2시 실내체육관에서 고창읍성까지 군악대와 취타대, 원님부임행렬, 지역주민 등 1000여명이 참여하는 출정식(거리퍼레이드)을 시작으로 오후 4시부터 축제 기념식, 과거 모양성 축성 당시 참여했던 전라남북도와 제주도 등 현존하는 17개 자치단체장이 참여하는 축성 참여 고을기 게양식이 진행되며, 오후 7시부터는 봉화대 점화, 불꽃놀이, 마당극, 축하공연이 화려하게 펼쳐지면서 모양성제의 개막을 알린다.10월 20일부터 23일까지는 모양성 축성 당시부터 지금까지 전해지는 풍습에 따라 희망자는 누구나 머리에 돌을 이고 참여할 수 있는 '답성놀이'를 비롯해 성황제(20일), 원님 부임행차(20일), 전통혼례식(22일)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전국노래자랑(20일), 고향을 떠난 출향인사들과 군민이 한자리에 모여 고창발전과 애향심을 다지는 '애향의 밤'(22일) 행사도 열린다.특히, 올해는 답성놀이에 즐거움을 더하기 위해 성곽의 3루6치를 활용하여 포토존을 조성하고, 바람개비 만들기, 민속게임, 소리와 득음사이(소리 측정), 답성스토리 공모 등 관광객이 흥미를 가질 만한 코너를 마련하여 각각의 프로그램을 수행한 사람에게는 기념품을 제공하는 등 전통놀이에 활력을 부여했다.이밖에도 전국무예검무대회(20~21일), 신호연만들기 경연대회(22일), 학생미술사생대회(23일)가 열리며, 마지막 날인 23일에는 군민의날 기념식과 군민체육대회가 공설운동장에서 진행된다.한편 21일에는 고창농악보존회 주관으로 모양성 앞 잔디광장에서 관내 15개 읍면 농악단 및 제주도 특별초청 1팀이 실력을 겨루는 고창농악경연대회가 열린다.축제 기간 내내 인기가수들이 대거 참여하는 특집방송 축하공연과 평양예술단공연, 마술공연이 방문객들에게 즐겁고 유쾌한 볼거리를 제공한다.고창=김성규
온글문학회(대표 김동수)가 주관하는 2012 용담호 문학제가 17일 진안 용담댐관리단(단장 김충제) 물문화관에서 열린다. 댐 지역 주민들에게 물과 문학에 대한 강연과 시낭독을 통해 물을 사랑하고 깨끗한 물을 먹도록 애쓰는 댐관리단과 댐 주변 주민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는 자리다. 올해로 4번째.문학제에서는 김서운·박지영·이정우 시인과 최현숙 시낭송가(문학테라피반 부회장)의 시 낭독과 배한봉 시인의 '노자 도덕경과 물의 철학'을 주제로 한 문학강연으로 진행된다. 또 기타 연주와 가요가 문학제의 흥을 돋운다.
전북예총 주최 2012 전북예술인대회가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군산과 전주에서 열린다. 올 대회는'예술이 있어 행복합니다'는 주제를 걸고 문화특강과 세미나, 토크쇼와 판콘서트, 문화 엿보기, 체육대회 등으로 진행된다. 군산에서 열리는 문화특강과 세미나(18일 오후 3시 군산청소년수련관)는 김동수 교수(백제예술대)가 '디자인예술 새롭게 주목하라'특강과,'지역예총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한 세미나다. 군산대 박계성 교수, 군산예총 조성돈 회장, 전북예총 백봉기 사무처장이 지정토론자로 나서 전북예총의 정체성과 현안문제, 활로 등을 세미나에서 모색한다. 군산 은파 야외광장으로 자리를 옮겨 이어지는 문화토크쇼와 판콘서트에서는 한량무와 설장구, 성악, 색소폰연주, 통기타가수 공연 등이 가을밤을 수놓는다.체육대회는 20일 전주서천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전북예총 10개 협회 9개 시군예총 회원들이 참여, 고리걸기와 단체줄넘기농구공 넣기허들에 공차서 넣기 2인3각 경기로 회원간 친목을 다진다. 전북예총 선기현 회장은 "함께 웃고 뛰면서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고, 예술인이기에 행복하다는 자부심으로 자신과 전북예술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一千九百三十三年 지각이 얼기 시작하든 첫날, 내집에 오는 길 전차에서 나는 매우 침착한 소녀를 만낫서라 초생달 갓흔 그의 두 눈썹은 가장 아름다워 그린듯 하고 포도주 빗갓흔 그의 입술은 달콤하게도 붉었섯다. 그러나 도람직하고 귀여운 그 얼골에는 맛지 않는 근심빗이 떠도라 잇고, 웬 셈인지 힘을 일코 떠보는 두 눈가에는 桃紅色의 어린빗이 떠도라라. -「少女의 죽음」에서, 『금성』제2호, 1924.1 유엽은 전주 출생(1902-1975)으로 신흥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 대학 문과를 중퇴한 후, 1923년 11월 일본 와세다 대학생이었던 손진태, 양주동, 백기만 등과 함께 한국현대시문학의 초석이 되었던 시전문지『금성』을 주도한 인물이다. 여기에, 당시『학생계』에서 습작활동을 하던 김동환과 김창술을 신인으로 추천하면서 후배 양성과 현대문학 이론에도 밝은 전북의 선구적 시인이었다. 「少女의 죽음」은 우리 근대시에서 최초의 서사시에 해당된 작품이다. 고대 서사시는 민족적 영웅의 행위를 중심으로 역사적 사실을 서술한 장중하고 웅대한 구성의 산문시를 뜻했다. 그러나 근대에 이르러 시민사회가 형성됨에 따라 자아에 눈을 뜨게 되자 서사시에 등장하는 주인공도 영웅에서 소시민으로 바뀌게 되었다. 이 시 또한 전차 안에서 만난 소녀와, 신문에 실린 임신한 여인의 자살 기사를 결부시켜 쓴 3연 142행에 이르는 장시(長詩)로서, 한국현대시사상 서사시의 효시에 해당된 작품으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최초의 장편서사시라고 일컫는 김동환의「국경의 밤」(1925)보다 1년 앞선 셈이다. 당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던 남녀 간의 정사(情死) 문제, 곧 사랑을 이루지 못한 한 소녀가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당시의 사회적 병리 현상을 서사적 형식에 담은 시다. 연약한 소녀와 절대 권력의 가부장적 사회제도와의 대립은 표면적 기호일 뿐, 일제라고 하는 무소불위 폭력과 그 앞에서 무력할 수밖에 없었던 식민지민의 처지와도 무관치 않으리라고 본다. 가을 밤 구르는/ 낙엽 소리는/ 완연한 옛날/ 그 발소리라.//아, 다시는 못들은 / 익은 발소리/ 물끄러미 나는 / 눈물 삼키다.-「낙엽 노래」부분 , 『금성』제1호, 1923.11어떤 흐린 그믐밤 빛 없는 골방에서/.../ 낡은 이불에 눌려 죽은 듯이 누워 있으니....../ 세월은 어둠과 악수하고서/ 코웃음을 히히 웃으며/ 문틈으로 새여 흐른다.-「겨울 밤의 哄笑」부분 ,『금성』제3호, 1924.5'떨어져 구르는 낙엽 소리' 에 상심한 시인은 이후 '골방'으로 이동하게 된다. 골방은 거리의 유혹과 빛이 차단된 폐쇄 공간이다. 그만큼 시대와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있는 1920년대 화자의 어두운 모습이다. 그러나 그는 누구보다도 우리고장에 이미지즘 운동의 기본 태도와 예술지상주의론을 도입한 최초의 시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시인이란 '리듬을 중시하고, 정확한 언어 사용과 불필요한 수식어 삭제, 그러면서도 자연의 심오한 묘리(妙理)와 우주의 진리를 천진난만하게 노래하는 철인이요 도인(道人)이어야 함'을 강조하였음이 그것이다.(「유물사관적 문예론의 근본적 모순」(조선일보 ,1927, 6.23) /시인·백제예술대학 명예교수)
지난 15일 전주 한옥마을 내 온고을 소리청. 카페 밖에서는 빔 프로젝터로 영화'사운드 오브 뮤직'이 상영되고 있었다. 김일구 김영자 명창 부부의 거처로 사용됐던 온고을 소리청이 전 세계 희귀 카메라를 전시하는 문화공간'여명카메라박물관'으로 바뀌어 문을 연 것. 한 때 뉴질랜드에 살던 한재섭 관장이 모은 카메라 300여 점을 비롯해 앤디워홀의 판화, 온갖 희귀한 1만여 장의 LP판, 100년도 더 된 축음기까지 아끼는 거의 모두를 '피신'시킨 상황이다. 한재섭 관장은 "그간 아무리 최첨단 기능으로 무장된 디지털 카메라가 대세라지만, 이것으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느낄 수 없는 맛과 멋이 아날로그 카메라에는 있다"고 했다. 좋은 물건이 나왔다는 정보만 들으면 발품 팔아 이곳저곳을 누비기를 7년 째. 1850년대 영국에서 인물 촬영용으로 제작된 '칩차이즈 카메라'나 1920년대 영국에서 뜨거운 인기를 누렸던 '샌더슨 레귤러' , 1910년대 미국에서 풍경 촬영용으로 쓰인 '뷰 카메라'까지 희귀한 카메라가 전시장 곳곳을 메운다. 주름상자를 접어 휴대하기 편리하도록 한 1907년산 코닥카메라, 첩보영화에 등장했던 독일산 스파이 카메라까지 카메라 반세기의 역사를 아우른 이번 전시는 한 관장이 직접 기획한 것이다. 희귀품이 수두룩한 이 컬렉션들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일까. 한 관장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나 혼자 부둥켜안고 있을 재산은 아니라는 생각에 박물관을 열어 보여주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카메라를 공을 들여 보관해온 덕분에 대부분 작동이 가능하다. 한 관장은 "관람객들이 이 카메라를 들고 한옥마을을 찍어볼 수 있는 행사도 기획 중"이라고 했다. 한 관장은 LP판 수집에도 조예가 깊다. 그간 모아둔 1만여 장 LP판 전시는 물론 100년이 넘는 축음기로 추억의 옛 음악도 들려준다. 2012 전주세계소리축제 기간에 이 축음기로 팝송민속음악 등을 들어본 한 관람객은 가족 모두를 이곳에 끌고 오기도 했다. 젊은 관람객들이 사진을 찍기 위한 공간으로 다양한 피규어 500점도 한켠에 마련했다. 박물관이 제공하는 차를 즐기지 않는 관람객들에게는 박물관이 우체부가 돼 관람객들이 쓴 엽서를 전달해주는 이벤트도 있다. 입장료는 3000원.(월요일 휴관) 만 10세 이하 어린이군인은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문의 063)232-5250.
파리 사람들은 몸속에 '카페 유전자'를 지니고 태어난다고 얘기해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출근길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홀짝 마시고 떠나는 직장인들, 볕 좋은 날 테라스에 앉아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는 노인들, 푹신한 카페 소파에 몸을 묻고 책을 읽거나 토론을 하는 학생들, 한밤 중 공연을 보기 위해 서둘러 카페로 발길을 옮기는 동네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카페 내 금연법 시행과 함께 와이파이가 되는 '스타벅스'와 같은 테이크 아웃 커피 전문점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25만여 개나 되던 카페가 매년 줄어 4만여 개로 급감됐다. 정부가 카페 활성화 대책을 고심할 만큼 파리지앵의 사랑을 받아온 카페는 파리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문화공간. 파리에 카페 문화가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무렵부터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이제는 회의실, 강의실, 도서관, 갤러리, 영화관, 콘서트 홀 등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거듭난 프랑스 파리의 카페를 엿본다.△ 살롱에서 문화 공간으로 거듭난 카페 파리에 머물렀던 이방인이 보기에 카페는 파리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은 물론 프랑스 철학과 예술의 향기가 녹아 있는 곳이었다. 18세기 프랑스 문화와 지성의 산실이었던 '살롱'(Salon)에서 당시의 문인과 귀족들은 술을 곁들여 식사를 하고, 책을 읽고, 공연을 즐기고, 춤을 추며 토론을 했다. 이같은 문화공간으로서 살롱은 현재 파리 전역 수천 개의 카페들로 이어왔다. 특히 카페는 창조적인 문화예술을 이끌어온 프랑스 문화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공간에 문화가 담겨지지 않는다면 그 공간은 단순한 기능적 장소에 불과할 수 있다. 하지만 공간에 '참여와 창조'라는 철학이 담긴다면 사회를 변화시키고 역사를 발전시키는 힘이 될 수 있다. 파리에서의 카페는 단순한 만남의 장소가 아니라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토론하는 문화공간이다. 샹젤리제 거리나 몽마르트, 바스티유 광장 같은 명소뿐 아니라 호젓한 주택가 골목골목까지 파고든 카페에 앉아 있으면 파리의 화려한 얼굴부터 삶에 지친 사람들의 무거운 표정까지 모두 지켜볼 수 있다. 이처럼 카페는 수없이 다양한 모습으로 시민들 사이에 존재하는 비밀의 화원 같았다.△ 파리의 다앙한 예술사 만나보는 공간100년 전 파리의 화려함을 느끼고 싶다면 몽파르나스 대로변에 자리잡은 '라 쿠폴'을 가봐야 한다. 철학가 장 폴 사르트르가 가난한 조각가 자코메티에게 커피값을 내준 인연을 맺게 한 곳으로도 유명한 카페. 지난달 19일 오전 10시에 찾은 이곳은 실내가 유난히 넓어 느긋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었다. 이곳에 앉아 신문을 보거나 햇살을 온몸으로 받는 파리지앵이 많았다. 쿠폴에서 절대 빠뜨려서는 안 될 볼거리는 안쪽 벽에 전시된 사진들. 자주 들렀던 예술가들의 면면과 쿠폴의 역사가 오롯히 담겼다. 파리 오페라극장 바로 옆에 위치한 '카페 드 라페' 역시 명성이 높다. 관광명소 옆에 위치해 있어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들 카페는 한 시대를 풍미한 예술과 정신의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이 곳은 고흐, 고갱, 모딜리아니, 마네, 르누아르, 보들레르, 랭보, 헤밍웨이 등 그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사람들의 예술과 사랑이 싹트고 무르익었던 공간이었다. △ 문학의 향기 느끼고, 치열한 토론까지 '생 제르맹 데 프레' 한복판에 위치한 '카페 드 플로르'는 카페 문화를 이끌어온 대표적인 명소다. 생 제르맹 데 프레 교회를 중심으로 건물 건너편과 교회 뒤쪽에서 오데옹으로 이어지는 구역, 세느강까지 연결되는 '생 제르맹 데 프레'에는 또 다른 카페들이 모여 있다. 이곳은 실존주의 작가인 장 폴 사르트르가 애인 시몬 드 보부아르와 자주 찾은 곳으로 유명하다. 지난달 19일 오후 2시에 이곳을 찾았을 때 인근에 대학과 교회가 많아 고풍스럽다는 인상을 풍겼다. 여기서는 매주 첫 번째 수요일 오후 영어로 진행하는 철학토론 모임이 열린다. '카페 드 플로르' 바로 옆에는 녹색 테라스 카페 '레 되 마고'가 있다. 이곳 역시 에밀 졸라, 오스카 와일드 등 유명 문인들이 단골이었던 곳. 현재 '카페 드 플로르'와 '레 되 마고'는 자체 문학상을 제정해 신진 작가 양성까지 하고 있다. 서점과 출판사들이 몰려 있는 오데옹에 위치한 '레 제디퇴르'('편집자들'을 뜻함)는 출판인들이 모여 문을 연 곳으로 알려져 있다. 단골 손님은 출판 관계자들로 2층 살롱은 클럽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작가와 편집자가 원고 뭉치를 앞에 두고 언성을 높이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바스티유 광장의 '카페 데 파르'에 가면 아침 일찍부터 모여든 사람들이 철학 교수와 마이크를 주고받으며 토론을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소르본 대학 철학 교수였던 마르크 소테가 1992년 이곳에 토론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대학가를 중심으로 철학 카페가 속속 생겨났고 지방으로까지 퍼져나갔다. '카페 필로' 혹은 '비스트로 필로'라고 불리는 이같은 경향은 일주일에 한 번 철학에 관심을 가진 대중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철학자나 대학 강사의 주관 하에 어떤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철학 세미나 성격을 띈다.△ 전 세계 음악가들이 몰리는 카페지난달 21일 오후 4시 생 마르탱 운하 근처에 위치한'카페 셰 아델'을 찾았다. 오래된 간판을 보수하지 않아 일부 글자들이 떨어져 나갔으나 세계의 음악가들이 모여드는 '카페 셰 아델'에는 혼자 온 젊은 사람들이 바 둘레에 말없이 앉아 있었다. 자그마한 홀에서 두 사람이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고 있는 모습이 파리의 이국적인 느낌을 풍겼다. 공연을 끝낸 이들은 모자를 들고 다가왔다. 모자 속은 거의 텅 비어 있었으나 표정은 즐겁고 넉넉해 보였다.
지난달 23일 오전 10시 '카페 데 파르'. 60여 명 남짓한 시민들이 카페에 들어섰다. 매주 일요일 심지어 크리스마스에도 철학 카페가 진행돼서다. 이날도 정치·사회·심리 등 다양한 분야의 주제가 어수선하게 검토됐다가 다수결에 의해 '광기는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치는가'로 모임의 주제가 정해졌다. 모임을 진행한 클라우딘 엔자베르트(58)는 "공식적인 대표는 없고 가장 오래 이곳을 지킨 사람이 대표 역할을 한다"면서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아 철학 카페에 애정을 갖는 이들에겐 각별한 해"라고 말했다. 엔자베르트는 "이곳 모임은 작가·교사·의사·예술가 등 40~50대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 돼 있다"고 소개했다. 고등학교 수학 교사인 미첼 터리니를 비롯해 이곳을 찾은 지 20~30년을 넘긴 이들이 상당수.엔자베르트는 "'실망하지 않기 위한 최선의 삶을 살기 위해' 혹은 '함께 생각하고 찾는 삶의 의미를 위해' 사람들이 열심히 모여든다"면서 "토론이 끝난 뒤에도 진지한 분위기는 이어질 때가 있고, 이런 분위기가 싫다면 도중에 나가도 된다"고 했다. 이날 모임에서 가장 많이 논의됐던 게 미셸 푸코의 '광기의 역사'였다. 토론자들은 "광기는 이성 중심의 서구 문화가 포용하지 않고 배척했던 인간적 특성이다","정신병원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곳이 아니라 이성중심적 사회가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기준으로 광인을 추방하고 감금해온 장소"라고 지적하면서 중세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보여진 사회적 광기를 거론하며 그 개념 형성과 변화 과정, 역사를 훑었다. 딱딱한 주제였음에도 불구하고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모임의 운영비는 없는 게 특징. 누구든 이곳에 들어오고 나가는 게 자유롭다. 그는 "철학 카페에 참여하고 싶다면 챙겨야 할 단 한 가지는 2유로(3000원)"라고 씽긋 웃으며 덧붙였다.
올 한국음식관광축제는 한식의 기억을 찾는 '푸드멘터리(foodmentary)'를 콘셉트로 치러진다.15일 한국음식관광축제추진기획단은 한국방문의 해(2010~2012년)를 맞아 한식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오는 18~2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와 함께 축제를 연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에는 시대별 밥상의 변화를 통해본 우리 식문화의 변천과 한국인의 애환을 담은 기획전시 '한국의 밥상', 50년 이상 가업을 이어온 지역의 음식 명인을 소개하는 '대를 잇는 맛집', 음식 명인들의 푸드쇼 '맛의 비밀을 찾아서'등이 마련됐다. 체험행사로 '며느리도 모르는 장맛의 비밀', '내 손으로 만드는 잔치음식'과 소금감자 등 식재료를 활용한 놀이 공간인 '맛있는 놀이터'등도 준비됐다.대중적인 먹거리로 방문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이름 난 6명의 길거리 음식 달인이 호떡, 떡볶이, 순대, 만두, 강정, 꿀타래를 만드는 '생활의 달인 열전', 세계를 대표하는 거리 음식에 우리 소스와 재료를 사용한 '세계를 요리한 K-드레싱'도 색다른 맛보기로 선보인다.박인구 추진위원장은 "올해 한국음식관광축제는 잃어버린 맛의 기억을 더듬어 우리 안에 새겨진 한식의 자리를 지키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지난 13~14일 전북은행 3층 회의실에서 전북시인협회(회장 송 희)가 주최하는 '제5회 도민과 함께하는 문학 강좌'가 열렸다. 전주 나들이를 온 박형준 시인(57)이 지난 13일 '고향 상실의 곤경과 장소에 내재된 기억의 힘'을 주제로 강연을 한데 이어 정호승 시인(63·사진)은 14일 '시와 산문의 경계는 어디인가'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정 시인은 삶 속에서 시가 어떻게 와서 형상화 되는지, 산문이 몇 줄로 압축된 운문과 결합하여 어떤 모양의 아름다운 시로 거듭나는지 생활 속 경험을 예로 들며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삶의 진행과정이 산문이라면 어느 순간의 성찰이나 자각이 시로 완성되는 것"이라는 시인은 "침묵이 배경이 되지 않은 시는 소음이며 문학의 영원한 주제는 사랑과 죽음이 아니겠냐"고 했다. "(시인이라면) 누구나 사랑시 한 편은 꿈꾼다"는 정 시인에게 시'풍경 달다'는 한 편의 사랑, 또 다른 시 '산산조각'은 위안을 받는 시. 심옥남 시인과 시낭송가 박배균씨의 낭송으로 가을을 물들인 이번 강좌는 명상치유음악가 평산의 음악까지 곁들여져 파안대소가 됐다.
본래 시조는 문자로 읽기 이전에 귀로 들었던 노래였다. 조선 시대 선비들이 사랑방에서 듣고 부르던 시조와 가곡, 가사를 흔히 '정가'(正歌)라고 부른다. 저잣거리에서 신명 나게 울려 퍼지는 '잡가'(雜歌)와는 달리 정가는 격정적이지 않고 차분하다. 국악평론가 윤중강씨는 "정가의 매력은 사랑의 노래라는 점에 있다. 그 사랑은 정성스럽다. 상대에 대한 배려가 있고 사랑에 대한 집착과 강요가 없기에 그 사랑조차 담담하게 대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전북정가진흥회·전라풍류회(회장 이선수·사진)가 가곡 전곡(15곡)을 들을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한다. 이번 무대의 주인공 이선수씨는 "정가 인구가 적지만, 스승인 나를 보고 전공하거나 배우려는 제자들을 보면서 내가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에서 작정한 무대"라고 했다. 2시간 30분이 넘는 이번 무대는 오랜 시간 내공을 쌓아온 그에게도 일종의 도전이다. 여러 악기의 반주가 있어야 하고, 호흡이 길고 복잡한 곡의 특성 때문에 어렵게 다가오긴 해도 오히려 이 매력 때문에 정가가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에 등재됐다고 보는 전문가 의견에 수긍하기 때문이다.특히 여창가곡은 남창가곡에서 들어볼 수 없는 속소리와 특유의 시김새가 특징. 선율을 이루는 골격음 앞·뒤에서 음을 흔들어주는 요성, 한 박 이내의 짧은 시가에서 음을 강하게 굴리는 전성, 음을 흘러내리게 하는 퇴성 등 다양한 시김새가 있다. 신용문 전주시립국악단 상임지휘자가 해설을 맡은 이번 무대는 전라풍류회 회원인 오승용 신유경 곽영종 최명호 정지웅 고성모 임영란 최경래(전주시립국악단 단원)씨가 소관현악 반주를 대신한다. 세상의 박자가 한없이 빨라져만 갈 때 거꾸로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춰볼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화정기자 hereandnow81@△ 이선수 여창가곡 전곡 발표회 = 16일 오후 7시 전주전통문화관 한벽극장.
전북도립미술관은 지금 '비상사태'다. 세계 미술사를 주름잡은 거장들의 작품을 극진히 모시는 일 때문이다. 미술관 관계자들은 19일 '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전 개막을 앞두고 130여점의 작품이 15일 모두 도착하면서 작품 진열 등 전시준비부터 손님맞이 등에 여념이 없었다.전북도립미술관 개관 이래 최대 블록버스터 전시회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도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 국내 전체적으로도 블록버스터 전시회가 그리 많지 않아 전국적으로도 많은 관람객들이 거장전을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그러나 전북도립미술관의 거장전에 지구 반대편의 베네수엘라에서 도립미술관까지 세계 거장들의 작품이 오기까지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올 연초에서야 작품 소장 미술관과 접촉이 이루어진 데다 베네수엘라 국내 사정상 복잡한 대여 과정을 거치는 문제 등으로 전시회 일정을 1달여 미루었다. 또 당초 대여키로 했던 중요작품들이 소장 미술관측에서 제외시키려고 해 이흥재 관장이 다시 지난달 현지 협상을 벌이는 등의 곡절을 거쳤다.미술관측은 이날 작품 운송이 마무리돼서야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작품은 3차례로 나누어 비행기로 운송됐다. 분실 등 사고 우려에 대비해 분산 운송했지만, 베네수엘라 대선 정국과 맞물려 혹시 또다른 문제가 불거질까도 걱정했다는 게 이 관장의 이야기다.세계 거장들의 많은 작품들을 빌려서 전시하는 일이기에 운송과정과 경비도 만만치 않다. 전시회 경비로 8억원 정도를 예상했지만, 1억원 이상 더 들 것으로 미술관측은 예상했다. 운송료가 예상액 1억보다 2배 이상 많은 2억5000만원, 작품 보험료로 1억5000만원이 들어갔다. 화물 검색이 엄격한 미국을 경유할 경우 검색 후 재포장 과정이 만만치 않아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하고, 꾸리어(운송인)가 동행하면서 관련 예산이 늘었다. 보험료증가는 작품수가 늘고, 전시기간을 1달 늘려 잡으면서다. 이에 비해 대여료는 1만2천 달러로(1500만원), 보험료의 1/10 수준이다. 비슷한 수준의 작품을 유럽쪽에 대여할 경우 10억원 이상 드는 점을 감안할 때 작품 대여료는 공짜나 다름없는 셈이다.미술관측은 130여점의 총 작품가격이 1000억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피카소의 100호짜리 유화작품'남자의 초상'은 400억원대로 알려졌다. 소더비 경매시장에서 피카소의 그림보다 더 비싸게 거래되는 팝아트의 거장 엔디워홀의 마릴린 먼로 10점 풀세트와, 세잔의 대수욕도 등도 관심의 대상이다. 피카소가 회화를 포함해 다양한 장르에 걸쳐 생전에 5만여 작품을 남겼지만, 베네수엘라 현대미술관국립미술관에 소장된 16점의 작품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는 국내에서 처음이다. 샤갈, 몬드리안, 모네 등의 작품들 역시 마찬가지다.도립미술관은 도민들 뿐 아니라 수도권과 충청전남권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오프라인 홍보활동을 벌여 최소 10만명 이상 관람객을 확보할 계획이다. 19일 개막식에는 베네수엘라 대사와 국립현대미술관장 등이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가 받은 상이 쪼개진다면 51%는 김동호 명예위원장님 것입니다."지난 11일 부산 해운대구 두산 제니스 스퀘어에서 열린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축하 리셉션. 베니스영화제에서 영화 '피에타'로 황금사자상을 탄 김기덕 감독이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아 김동호 명예 집행위원장에게 공을 돌렸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 영화감독과 작품을 발굴해 세계에 알린 교두보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 영화의 선전과 부산영화제의 성공이 궤를 함께한다는 안팎의 평가는 이같은 사실을 방증한다. 전주국제영화제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일까.△아시아감독 탄탄한 네트워크 구축지난 13일 폐막한 부산영화제는 안정적인 축제 운영으로 역대 최고 22만 관람객을 기록하며 아시아 영화의 중심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전찬일 부산영화제 프로그래머는 "그러나 전주영화제와 부산영화제를 단순 비교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김동호 명예 집행위원장·이용관 집행위원장·전양주 부집행위원장·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 등 '부산영화제 역사의 산증인'을 통해 전주영화제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부산영화제의 성공은 축제의 중심이 바로 사람에서 나온다는, 이 단순한 진리를 잘 실천했다는 데 있었다. 이는 어떤 프로그램을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는가로 연결된다. 아시아 필름을 감상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아시아 필름 마켓', 아시아 유망 감독과 제작자들이 공동 제작자·투자자를 찾도록 주선하는 '아시아 프로젝트 마켓', 아시아 젊은 영화인들과 기성 감독들이 모여 고민하고 준비하는 영화 교육'아시아 영화 아카데미', 장편 독립영화의 인큐베이팅·후반작업, 다큐멘터리 제작 지원까지 이뤄지는 '아시안 영화 펀드'는 단순히 아시아의 재능있는 영화감독·작품을 지원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튼튼한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데 방점을 둔다. 이는 부산영화제·부산영상위원회 등 지역의 영화·영상단체가 영화산업 활성화를 위해 적극 공조하면서 이뤄진 결과물이기도 하다. '접속', '조용한 가족', '공동경비구역 JSA',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 흥행작과 화제작을 내놓으며 한국영화의 흐름을 주도해온 명필름을 비롯해 국내 영화 제작사 등이 속속 부산에 닻을 내리고 있는 데다 영화진흥위원회, 영상물등급위원회, 게임물등급위원회까지 부산으로 이전할 예정이어서 부산은 영상문화산업을 선도하는 중심 도시 위상이 강화될 전망이다. △지역과 하나되는 축제 자리매김부산영화제는 김동호 위원장을 비롯한 영화제를 이끄는 이들이 지역과 유대관계가 돈독한 편이다. 부산영화제를 즐기지 못하는 일부 계층은 제외하더라도 이 같은 불만을 최소화 하기 위한 집행부의 적극적 노력은 늘 인정받는 쪽에 속했다. 반면 전주영화제는 종종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문화계로부터 볼멘 소리를 듣곤 했다. 핵심은 "집행부가 지역과 겉도는 축제를 치러왔다"는 것이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유운성 프로그래머 해임 파문은 바로 그런 사례였다. 유운성 프로그래머 해임과 관련한 진실공방이 펼쳐지는 동안 지역 문화계는 내내 침묵했다. 일각의 지적처럼 "영화제는 애당초 지역 문화계를 껴앉고 함께 만들어가는 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유 프로그래머 해임과 관련해 촉발된 영화제의 축제성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관한 생산적인 담론의 장이 마련되지 못했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매년 영화제는 지역 여론으로부터 축제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심심치 않게 받은 반면, 조직위는 한정된 예산 내에서 다양한 축제성 프로그램을 내놓기엔 한계가 많다고 항변하는 등 상반된 반응이 나오곤 했다. 영화제는 늘 욕심껏 다양한 영화를 내놓은 것에 관해 관객들은 오히려 영화 편수를 줄이고 더 자주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해왔다는 점에서 전주영화제가 소화 가능한 적정 상영 편수를 고민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석만 전주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새롭게 합류하면서 영화제는 새로운 판을 구상 중이다. 전주영화제는 지역을 비롯해 국내·외 영화계와 폭넓게 소통하며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는 최우선의 과제에 직면해 있다.
국내 공연시설중 장애인석을 갖추지 않은 공연시설이 절반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김윤덕(민주통합당) 의원은 '2012 공연예술실태'를 통해 국내 공연장 1093곳 중 장애인석이 없는 곳이 470곳(42%)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전북을 포함 전라권은 107곳의 공연장 중 62.6%인 67곳에 장애인석이 설치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 미보유율은 서울 57.2%, 강원 45.7'%, 경상 41.4% , 전라 37.4%, 충청 32.2%, 제주 27.7%, 경기·인천 26.7% 순으로 조사됐다. 김윤덕 의원은 "MB 정부의 문화예술정책에 있어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가 얼마나 부실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면서 "정부가 공공시설은 물론 민간시설도 장애인을 배려할 수 있도록 유도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직 출신의 중등 미술교사들의 모임인'예전회'(회장 최상기)가 오랜만에 회원전을 열고 있다(18일까지 전북교육문화회관). 1994년도 결성돼 20년이 다된 연륜을 갖고 있지만, 학교 현장에서 바쁜 활동 등으로 그 활동은 상대적으로 뜸했다. 이번 전시회가 4번째며, 3년만의 회원 나들이다.중등 미술교사 중에서 장학사 등 전문직을 지낸 인사들이기에 참여 회원들중 상당수에 '원로'라는 칭호가 따르고, 현직에 있는 교원들도 교감 이상급의 중년들로 구성됐다. 회원은 20여명. 회화에서부터 조각, 사진, 만화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에 걸쳐 있다.이번 전시회에는 전북중등미술교육연구회장을 지낸 강경자씨를 비롯, 김금자(교장 역임), 김기나(대학 출강), 김두삼(완주 상관중), 김용섭(개인전 4회), 김용환(교장 역임), 김정곤(전북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김정옥(전북중등미술교육연구회 부회장), 양만호(전미회 회장), 윤찬호(교장 역임), 유정호(교장 역임), 임석윤(현대환경조형연구소장), 정환성씨(전북중등교원사진연구회장 역임) 등 14명이 참여했다.최상기 회장은"학교현장을 지켜온 회원들이 화필과 씨름하며 틈틈이 제작한 작품들을 용기를 내어 전시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
완판본 문화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작업이 다각적으로 이루어진다. 전주문화재단(이사장 유광찬)이 완판본 문화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21세기 새로운 완판본 문화의 진흥을 위해 '완판본 1번지'를 연다(19일부터 21일까지 완판본문화관).그동안 완판본 문화에 대한 관심이 소수의 전공자들에게만 한정되다보니 전주의 소중한 문화자산인 완판본에 대한 역사·문화적 가치를 제대로 알릴 수 없었던 게 사실. 이에 대한 반성 아래 향후 완판본 관련 문화를 전주의 대표적인 문화콘텐츠로 육성하기 위해 '완판본 1번지'를 기획했다는 게 재단측의 설명이다.'완판본 1번지'에는 학술대회와 전시, 필사, 고전소설 읽기, 골든벨, 사투리 콘서트 등의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학술대회 주제는 '완판본과 판소리, 완판본의 정보화'. 전주를 중심으로 완판본 문화가 발전할 수 있었던 배경과 완판본 한글 고전소설의 정보화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다.행사기간 원광대 박순호 명예교수가 수집한 완판본 고전소설 14종 70여권을 만날 수 있고, 전주의 정신과 전북 사람들의 사상이 집약된 전북의 책을 통해 조선시대부터 근대화 과정까지 융성했던 완판본 출판문화의 현재 모습을 살필 수 있다.또 30여명의 서예가 완판본을 필사하는 행사가 완판본 문화관 야외마당에서 열리며(20일 오전 11시), 체험 부스에서는 길이 10m의 두루마리 족자를 관람객들의 다양한 필체로 채우는 '완판본 필사 기네스'행사도 곁들여진다.완판본 출판문화를 제대로 공부할 수 있도록 '완판본 워크북'이 관람객들에게 제공하고 이를 토대로 진행하는'골든벨' 이벤트와, 전라도 사투리로 완판본 고전소설을 읽어주고 전라도 말로 이야기하는 '전라도 사투리 콘서트'도 관객들의 완판본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한 자리다.완판본 문화관 한정문 실장은 "완판본문화관을 중심으로 완판본 목판을 보관했던 전주향교 등을 완판본 정신문화의 1번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전북 문화예술인들, "문화예산 삭감 도의원들 사퇴 촉구"
하송 시인, '2024년 한국 예인문학 문학대상' 수상
추위 녹이는 클라리넷 연주⋯신재훈 독주회
박용근 의원 제기한 전북문화관광재단 본부장 심사 개입 의혹…법률상 '위법 사항 없음'
삭감된 예산에 뿔난 지역예술인, 반면 전북예총·전북민예총은 '무덤덤'
전주사진센터 부설 사진연구소 1983, 회원전 '새만금' 연다
정가 선율에 취하다, '시조와 가곡으로 듣는 우리 소리' 공연
전북특별자치도 콘텐츠융합진흥원 입주기업 ‘아가미림’, OTT 시장 진출
[안성덕 시인의 '풍경']까치밥
사회적기업 미소능력개발센터, 방화선 선자장 홈페이지와 쇼핑몰 제작 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