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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프랑스-문화정치는 프랑스의 발명품이다(1) - '문화' 비밀무기로 세계 관광대국 1위 고수

지난해 젊은 시나리오 작가 한 명이 사망했다. 그녀가 남긴 마지막 쪽지의 내용은 "남은 밥 있으면 주세요"였다. 전설로 불리던 가수 임재범은 100만원 안팎의 저작권료로 근근이 살아간다. 연극배우들은 보험 설계사, 카페 서빙을 해야만 생계를 이을 수 있다. 문화에 발을 담그는 예술가들이 한국 사회에서 감내해야 하는 굴욕은 우리나라가 문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보여준다. '전북 문화예술의 대중화, 길을 찾다'는 문화강국 프랑스를 찾았다. 수십 년 간 프랑스는 문화라는 비밀의 무기를 통해 아비뇽 연극제, 칸 영화제 등을 성공적으로 치러내 세계 관광대국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정부의 문화예술 대중화 정책은 시민들에게 "자신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 남에게 행복을 주는" 문화적 자부심까지 심어줬다. △ 문화를 공공재로 제도화프랑스는 1946년 헌법에 문화의 권리를 명시하면서 문화와 교육을 통한 사회 건설에 나선다. 문화 사업부를 창건한 장관이자 작가인 앙드레 말로는 예술가들이 국가로부터 존중받아야 할 권리를 지니고 있음을 확산시켰다. 그러나 엘리트 위주 문화에서 지방 분권화되고 시민 자치화된 문화 정치로 연결되기엔 간극이 존재했다.이후 자크 뒤아멜 문화부 장관은 퐁피두 대통령을 설득해 예산을 0.47%(1972)에서 0.55%(1973)까지 늘리고, 국립 조르주 퐁피두 문화예술센터(당시 국립문화예술센터) 건립을 구체화시킨다. 앙드레 말로는 예산 확보엔 재능이 없었던 반면 뒤아멜은 프랑스 행정 전반에 문화의 중요성을 설득시킬 줄 알았던 것. 1980년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에 이르러 문화 정치는 꽃을 피운다. 정치적 동지인 자크 랑을 문화부 수장으로 10년 간 재직하게 하면서 특권층에만 한정된 문화가 아닌 모두를 위한 문화에 혜택을 주기 위한 정책으로 대규모 문화시설 건립을 추진한다. 오르세 박물관, 빌레트 공원, 신 개선문 등이 대표적이다. 실험적인 성공 축제로 꼽히는 아비뇽 연극제 역시 정부의 국립예술배급소, 실험연극 아카데미, 국립연극센터 등 크고 작은 연극 관련 기관 건립에 힘입은 바 크다. △ 행정, 문화교육부 협력 모델로 문화예술 교육 활성화음악과 미술은 학교 선생님 보다는 예술가에게 교육받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프랑스 정부는 문화예술 교육 활성화를 위한 문화부와 교육부를 합병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 끝에 1983년 첫 번째 공동 규약을 체결한 뒤 5년 뒤 예술가들이 학교 문화예술 교육에 참여하면서 활성화된다. 심지어 정부는 대학의 3기 교육 과정 중 23기 교육 과정을 예술 창작과 연결시켰다. 문화정치에 앞서 존재해온 예술이 사회 모두를 이롭게 하는 공공재 역할을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정부가 예산의 1% 정도를 문화부에 투자한 게 오히려 관료화된 예술인들을 배출하고 그들이 상업적 성공을 경멸하게 했다는 반론도 있다. 일례로 프랑스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지휘자 제임스 콘론윌리엄 크리스티나 연극인 로버트 월슨 등이 자국민이 아닌 외국 이민자나 북아프리카 출신이라는 점에서 프랑스 출신의 진정한 예술가는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 하지만 프랑스는 한 국가의 문화적 저력은 예술가들의 인종적 순수성이 아니라 이들을 동화하는 힘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반기를 들고 있다.△ 지자체 문화정책 목표, 젊은층 지역을 안 떠나게 하는 것프랑스와 같은 문화 강국에서도 문화에 있어 중앙 집권화가 계속됐다. 문화부는 1990년부터 지방에 예산의 50% 할애하기 시작하면서 지자체의 문화정책이 활성화됐다. 문화가 노년층의 사회 동화, 농촌의 공동화 등과 같은 사회적 통합을 위한 수단으로 간주된 것. 오랫동안 프랑스 정부의 무관심의 대상이었던 음악은 뒤늦게 지방 분권화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정부가 음악적 위엄을 갖춘 오페라 극장 등을 짓고 지자체 지원으로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 방식. 특히 문화재 관리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온 정부는 지자체에 문화재 보호 재량을 위임하면서 문화정치의 지방 분권화를 이뤄낸다. 문화부 산하 박물관국에 속하는 박물관 제외한 나머지 박물관 감독을 지자체로 이관시킨 결과 문화재박물관 정책이 지역의 문화관광과 결합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 같은 지자체의 궁극적인 문화정책 목표는 젊은이들이 지역을 떠나고 싶지 않도록 하는 데 있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9.27 23:02

소리문화의전당 위탁기간 연장될까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하 소리전당)의 위탁기간 연장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5일 전북도에 따르면 당연직 3명과 각계 전문가 8명으로 이뤄진 '소리전당 위탁기간연장 심사위원회'가 구성돼 이달 27일 현 위탁기관인 예원예술대의 재계약 요건 충족 여부를 평가할 예정이다. 심사위는 사업계획서와 정기적인 모니터링 등 종합적인 자료를 참고해 심사하게 되며, 전북도는 다음달 5일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전북도는 예원대가 심사위에서 일정 기준을 만족할 경우 재위탁을 결정하며, 기준이 충족되지 못했을 때는 공개 모집을 통해 연내 위탁기관을 선정한다. 예원대는 지난 2003년부터 소리전당을 수탁 운영하고 있다. 운영 계약기간은 3년이며, 예원대는 절차에 따라 기간 종료 120일 전인 지난달 말 3번째 연장을 신청했다. 이런 가운데 특정 기관이 10년간 소리전당을 도맡아 운영할 경우 독점적인 권리를 행사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경험노하우를 등을 갖고 있는 기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최종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전북도는 소리전당 위탁기관에 지난 2008년부터 매년 운영비로 35억8000만 원을 지급했다. 또 3000만 원 이상 드는 시설 보수비를 지원한다는 협약에 따라 지난해부터는 음향장비, 조명 등 노후된 시설 교체개선을 위해 해마다 5억 원씩을 별도로 지원하고 있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2.09.26 23:02

창사 15주년 JTV 전주방송, 다양한 특집 마련

창사 15주년을 맞은 JTV 전주방송(대표이사 신효균)이 다양한 특집 프로그램과 특별 콘서트를 마련한다.JTV 전주방송과 교류 10년 째를 맞은 TV 가나자와는 체험 관광의 미래를 다룬 다큐멘터리'체험을 파는 가나자와'(연출 김균형·30일 오전 10시40분)를 내놓았다. 음식으로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선정된 전주가 체험형 관광 콘텐츠를 갖추기 위해 공예로 유네스코 창의도시에 지정된 가나자와에 주목한 것. 가나자와는 공방 견학과 공예 체험을 결합한 크래프트 투어리즘으로 관광객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전통시장의 개발 가능성을 확인하는 특집 방송'탈라드'(연출 송의성·10월14일 밤 11시)도 기획했다. '탈라드'는 태국어로 '시장'을 뜻한다. 물 위에서 즐기는 시장 '담넌 사두억'을 비롯해 반딧불이가 수놓는 야시장을 즐길 수 있는 '암파와', 시장 가운데 기차가 드나드는 '메끌렁', 세계 최대 주말 시장으로 알려진 '짜뚜짝', 전통 시장과 현대 쇼핑몰이 공존하는 '빠뚜남' 등이 소개된다.JTV 전주방송은 '다시 깨어난 거인 임재범 해빙 콘서트'(10월13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야외공연장)도 준비한다. 열 세 번째 전국 콘서트로 전석 매진을 기록한 그가 새로운 앨범'해빙' 발표를 위해 2차 전국 투어 콘서트를 전주에서 시작하는 의미있는 자리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9.26 23:02

2. 김해강(金海剛) - 학처럼 살다 간 호남의 맑은 선비

1물이 얼다국경을 흐르는 물이 얼다낮이면구름도 떠돌지 않는하늘이 멱을 감고밤이면푸른 별들이 내려와꿈을 파묻고 가는국경(國境)二千里를 흐르는얄루江 물이 얼다.2한결휘파람만 치는삭북(朔北)의 하늘!아아 한 자락 하늘도 만져 볼 수 없는내 마음이여얼음을 깨뜨리고떨어지는 하늘을 마시고 싶다. 한 울음두 울음싫도록 퍼 마시고 싶다.-「국경에서」 에서(동아일보,1940년)해강 김대준 시인은 1939년 『시건설』의 발행인이며 문학적 동지인 김남인을 만나러 평북 중강진으로 간다. 영하 40℃를 오르내리는 압록강 한ㆍ만 국경지대 중강진, 거기에도 움직이는 것이라곤 하나도 없다. 모두가 꽁꽁 얼어 갑갑하기 짝이 없는, 그것은 '한 자락 하늘도 만져 볼 수 없는 조국의 어두운 현실과 다름이 아니었다. 그리하여 '얼음을 깨뜨려' '떨어지는 하늘을 마시고 싶'어 하면서, 망국민으로서의 좌절과 슬픔, 아니 그만큼 새날에 대한 동경과 염원이 남달리 뜨거웠던 시인이었다. 나는 능금을 땄노라. 그러나 진정 너를 사랑하길래 능금을 푸른 바다에 던지노라. -「슬픔」 전문(1952년)소유와 집착을 넘어 보다 크고 아름다운 순수를 원하고 있다. 이런 삶의 자세로 광복과 6.25라는 역사의 질곡속에서도 끝내 자신을 올곧게 지켰던 시인이었다. 김해성 시인은 은사인 해강에 대해 '산같이 고고하게 선학(仙鶴)처럼 곱게만 살아온 시인이다. 인자스런 그 표정에 언제 보아도 모란꽃처럼 안으로 미소를 짓고, 정구선수답게 정정한 모습은 마치 학(鶴) 한 마리가 서 있는 듯싶었다.'고 술회한 바 있다. 1903년 전주시 전동에서 태어나 전주고등학교 교사와 예총전북지부장을 역임하였으며, 세속과 명리를 멀리하며 전주시 평화동에서 학처럼 살다 1987년에 돌아가신 호남의 맑은 선비 시인이었다. 철따라 / 그럭저럭 / 벗들은 다 가버리고 // 그토록 찬란하던 하늘에는 / 별도 하나 둘씩 꺼져가고// 실성한 여인의 한 숨처럼/ 바람만 뒤설레는 / 이슥한 밤// - 이 밤이 다 새도록/ 목 놓아 불러보고만 싶은// 아아 불러도 오지 않을 / 그대의 이름// 나의 사랑이여 ( 「노후」에서, 1977년) /백제예술대 명예교수(hanmail.net)

  • 문화일반
  • 기고
  • 2012.09.26 23:02

'연기+춤+연주' 장르 넘어선 이색 무대

'아따'(Art-ta)는 전라도식 감탄사다. 즐겁거나 못마땅하거나 혹은 쑥스러울 때 표현하는 것. 장르 불문한 젊은 예술가들이 의기투합해 결성한 '아따'는 바로 그런 복합적 의미를 담고 있다. 융합 혹은 통섭이 시대적 화두처럼 여겨지는 요즘 트랜드와도 걸맞는 조합. 주인공 대금 김지훈(30·온소리예술단 단원) 판소리 송봉금(25·온소리예술단 단원) 현대무용 송지헌(28·우석대 무용학과 조교) 재즈댄스 백중현(30·우석대 무용학과 조교) 장구 고정석(31·임실필봉예술단)씨는 가난한 예술가의 생활고 속에서도 놓칠 수 없는 꿈에 관한 고민을 공연으로 풀어낸다.기존의 '판'을 깨고자 하는 이들의 공연 콘셉트는 대개 이렇다. 첫 번째, 실화를 바탕에 둘 것. 두 번째, 꼭 재밌을 것. 세 번째, 젊은 예술가들의 꿈과 희망을 담을 것. 첫 창작 공연'알고 보니 우리 모두의 이야기'는 총 6막으로 구성됐다. 연애에 실패하는 '갑', 취업 준비로 여유가 없는 '을', 결혼을 앞두고 현실적인 문제에 부닥친 '병', 집안 문제로 도저히 예술을 할 수 없는 '정'. 공연을 준비하면서 이들은 자신만의 답을 찾아나가며 위안을 얻게 되지만 연기에 춤, 연주까지 곁들이는 이색적인 결합은 색다른 볼거리다.'아따'는 매년 창작 공연을 내놓으면서 관객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길거리 공연·퍼포먼스 등을 펼칠 계획이다. 이화정기자 hereandnow81@△ 다원예술집단 '아따' 창작 공연'알고 보니 우리 모두의 이야기' = 26일 오후 7시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9.26 23:02

"역사성 가진 교회당 보존, 정부 지원 필요"

기독교가 우리나라에 미친 영향에 대해 학계는 상반된 인식을 갖고 있다. 기독교의 선교나 서구 문명의 팽창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이는 반제구국운동으로 발전할 수 없었으며 오히려 국가의식의 약화를 초래했다고 보는 부정적 시각이 있는 반면, 기독교계 인사들이 교육 등을 통해 근대의식과 자주의식·민족의식 형성에 기여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그것이다.전북에 기독교가 전래되어 정신사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또 전북 기독교의 대표적 근대문화유산으로 꼽히는 전주 서문교회가 갖는 위상은 무엇일까. 25일 전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북발전연구원 주최 '전라북도 종교문화유산 가치재조명 세미나'는 이같은 문제를 중심으로 전북 기독교 근대문화유산을 재조명했다. 이에 앞서 전북발전연구원은 전북지역 천주교·원불교 유산에 대해 조명하는 세미나를 가졌었다.이날 세미나 발제자인 원광대 나종우 교수는 기독교가 전북의 근대화 과정에서 절대적 가치와 의미를 부여했다고 보았다. 전주에서 시작된 최초의 근대교육이 기독교에 의해서 출발했고, 가극단·음악회 등의 신문화 활동을 주도한 것 역시 기독교였다는 바탕에서다.또 기독교는 투철한 민족의식의 바탕에서 항일 구국정신의 토대가 됐으며, 인간존중의 정신을 그대로 나타났다. 특히 다른 지방에 비해 남녀평등과 계급타파 등 봉건적인 구습이 타파된 것도 전북에서의 기독교의 영향이 컸다는 게 나 교수의 분석이다. 전북의 대표적인 정신의 하나가 지행합일 정신이며, 새로운 사상이나 문화가 필요하다고 느껴지면 바로 수용했던 지행합일의 정신에서 기독교 문화도 적극 수용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는 것이다. 전주 서문교회 김승연 담임목사는 '전북의 기독교 근대문화유산과 서문교회'발제를 통해 서문교회의 역사적 가치와 함께 향후 보존 및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서문교회에서 1910년 4월에 레이놀즈 선교사에 의해 최초로 구약성경이 번역된 점, 서문교회의 선교를 발판으로 전주신흥학교와 예수병원이 세워진 점, 교회 앞마당에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종각이 세워졌던 점 등의 역사적 가치를 내세웠다. 3.1운동 당시 전주지역 만세운동을 지휘했고, 중국 상해로 망명 임시정부 의정원 의장으로 항일 투쟁을 벌인 김인전 목사 등을 배출한 교회라는 점도 전북 교회사의 자랑으로 꼽았다. 김 목사는 현재도 매년 2000여명의 국내외 순례객들이 찾는 서문교회의 사례에서 보듯 "처음 교회당을 잘 지어야 하고 , 역사성을 가진 교회당의 보존을 위해 사찰 등의 경우처럼 정부 지원과 함께 주요 이정표에 표시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9.26 23:02

"전북정신, 임란극복의 절의정신이다" 전북유도회 학술발표회

선비는 한국문화의 대표적인 지식인상이었다. 왕조사회에서 양반의 신분으로 살았지만, 그 주류는 부귀영화를 추구하지 않고 청빈의 문화를 주도했다. 선비들이 지향하던 의롭고 고결한 정신세계는 어떤 것이며, 전라도의 선비정신은 무엇인가.성균관유도회 전북본부(회장 황병근·사진)가 이같은 문제를 논의하는 학술발표회를 마련했다. 정치·경제적으로 위축된 전북도민들이 과거 역사를 통해 자존과 긍지를 높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다. 26일 오전 10시 전주상공회의소에서 열릴 이번 학술발표회는 특히 임진왜란 당시 국란을 극복했던 전북의 절의정신(節義精神)에 주목하고, 이를 전북도민의 정신으로 정립시키는 시발점으로 삼겠다는 취지가 담겼다.'전북인 정신은 임란극복의 절의정신이다'는 주제로 진행될 이날 학술발표회에서는 이희권 박사(전북대 명예교수)가 '국난극복을 통해서 본 전라도 선비정신'을, 김기현 교수(전북대)가 '선비정신의 현대적 의의'를, 나종우 교수(원광대)가 '일제의 절의사상과 전북인의 정신'을 각각 발제한다.토론은 양병국 전 남원시교육장·정원지 전북대교수·김종수 군산대 교수가 참여한다. 이태영 전북대 교수 사회로 진행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9.25 23:02

정치에서도 예술적 향기가 나길

6,7,80년대를 거치면서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은 산업화와 억압된 독재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민주화운동을 우리는 동시에 겪었다. 실로 눈물겨운 시절이었다. 산업화를 등에 업은 독재와 그에 맞선 민주화라는 거대한 현대화의 행진은 우리들에게 그늘과 빛을 동시에 가져다주었다. 민주주의와 통일을 갈망하는 민주화운동세력의 희생과 아픔은 길고 그 고통은 컸으나, 그러나, 우리국민은 다행스럽게도 그 상처를 딛고 그들에게도 권력을 가질 기회를 준 위대한 국민이다. 그 아름답고 고귀한 희생정신은 오직 국민의 것이었기에 더 눈물겹다. 그 고난의 시대를 뛰어 넘어 그 고난으로부터 자유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했다. '고통이 꽃처럼 천천히 피어 난 것이다.' 다행스럽고도 다행스럽다.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은 민주화 세력과 산업화 세력에게도 위기가 아니라 기쁨이며 기회다. 민주화 세력과 산업화 세력을 가지고는 이제 변화된 세상에 대처할 수 없다는 우리 국민들의 당연한 요구가 아닐 수 없다. 그 세력을 대표하는 사람이 인용한 말을 재인용하자면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다만 퍼지지 않았을 뿐이다.' 미래를 불러 오는 국민들의 눈부신 열망의 손짓들을 보며 나는 목이 메인다.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새로운 물건들이 나타났을 때는 모든 것들이 다 새로운 것들이었다. 그러나 8,90년대를 지나면서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은 공감을 주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제 관심과 공감을 넘어서 감동의 시대가 되었다. 드디어, 마침내, 비로소 우리는 전근대적인 감성에서 벗어나 세련된 현대성을 획득하고 자유로운 하늘을 비상할 기회가 온 것이다. 고착된 사회적 갈등과 분단이라는 장애가 우리들의 상상력을 구속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러나, 이 자유로운 감성이 오히려 그것들을 쉽게 녹일 수 있는 힘이 될 것을 나는 믿는다. 시대적인 필연과 요구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현실이란 피할 수 없으니 받아들이라는 말 아닌가. 그동안 흑백의 서정에 갇혀, 그것이 때로 틀리고 때로 또 맞는 일이었기에, 그 후에도 우리는 시대착오적인 이념 속에 갇혀 살았다. 이제야 우린 그 오래된 정치적인 억압의 굴레로부터 해방을 맞이하고 있다. 새로운 가치가 때지난 낡은 가치의 이쪽과 저쪽 벽을 때리고 울리는 새로운 경쟁의 출발점에 선 것이다. 해방과 분단 이후 한반도에 새롭게 펼쳐지는 이 세 갈래 풍경은 우리 국민이 그리는 찬란한 그림이다. 다시 정권을 차지하려는 세력과 정권을 교체하려는 세력, 그리고 세상을 바꿔 나라를 혁신하려는 시대정신의 충돌은 이기고 지는 싸움이 아니다. 지금 단일화를 논하는 것은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가고 있는 국민들에게 낡은 굴레를 씌우려는 정치적인 모욕이다. 정치 집단이 권력을 향할 때 역한 냄새가 나고 국민을 향할 때 향기가 난다. 정직과 진실이 통할 때 정치에서 높고 높은 도덕의 향기가 나는 것이다. 정직과 진실이 통하고 나의 진심이 다른 사람의 마음에 진정으로 가 닿을 그 때 그 진심이 일으키는 파문이, 파장이, 그 파란은 크고 아름답게 세상을 해방시킨다. '내가 으스러지게 설움에 몸을 태우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 으스러진 설움의 풍경마저 싫어진다. /나는 너무나 자주 설움과 입을 맞추었기 때문에/ 가을바람에 늙어가는 거미처럼 몸이 까맣게 타버렸다.' 정치와 시가 한 몸이 되어 세상을 온몸으로 밀고 가자던 시인 김수영의 '거미'라는 시다. 새로운 시대정신은 정직과 진실이 통하는 진심을 만나는 일이다. 국민들은 정권을 바꾸자는 것이 아니라 나라를 바꾸자는 진정성을 보고 싶다. 국민은 이제 어느 한쪽의 편이 아닌 국민의 편을 원한다. 이제 드디어 우리 국민이 자유롭게 권력을 선택하고 나라를 이끌어 갈 시대가 되었다. 그러니 모든 것을 국민에게 물어보라. · /본보 편집위원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9.25 23:02

"한글 세계화, 디자인 고민해야" 전북대 한스타일연구센터·전주문화재단 학술대회

한글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한글의 디자인 개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 외국인들의 한국어 수요 확대에 따라 교육내용의 표준화와 교원의 전문성 강화가 관건이 되고 있다.전북대 한스타일연구센터와 전주문화재단이'한글의 세계화'를 주제로 24일 전북대박물관 강당에서 가진 한스타일 학술대회에서 제기한 전문가들의 의견이다.문화체육관광부 김혜선 국어정책과장에 따르면 한류열풍과 한국기업의 해외진출·결혼 등의 이주 증가에 따라 한국어의 학습수요가 크게 증가, 한국어를 사용하는 인구가 6630만명으로 세계 17위 언어로 위상이 높아졌다. 해외 한국어 개설 초중학교 수만 해도 2009년 522개교서 2011년 695개교로 늘었고, 한국학과 개설 대학교도 2010년 57개국 688개교에서 2011년 81개국 810개교로 증가했다.한국어능력시험(TOPIK) 지원자는 2011년 41개국에서 45만명이 응시, 5년간 13배 이상 증가했다.이같은 폭발적 수요에 맞춰 범정부 차원의 추진체계로 다음달 세종학당재단을 설립, 해외 한국어교육을 총괄 지원하고 해외문화교류의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김과장은 특히 현재 43개국 90개소에 이르는 세종학당을 거점으로 온란인·모바일 강좌 등 학습자의 접근성을 확대하고, 교육내용의 표준화와 체계화, 교원의 전문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계원예술대 이용제 교수는 한글의 조형적인 멋은 글자꼴 정체성 정립에서 출발한다며, △한글의 제자윈리의 특징인 확정성을 이용한 디자인 개발 △한글로 덮인 제품 개발 등에 대한 노력이 필요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어리석은 백성을 불쌍히 여겼던 마음'으로 창제한 '나랏말씀'처럼 한글 디자인에는 정신적으로 숭고하고, 이타적 배려가 중요하다고 보았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9.25 23:02

외규장각 의궤, 조선왕실 본향 전주 온다

145년 만에 고국의 품으로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가 조선 왕실의 본향 전주를 찾는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곽동석)이 외규장각 의궤의 귀환을 기념한 특별전'조선 왕실의 위엄, 외규장각 의궤'을 열면서다.의궤란 '의식(儀式)의 궤범(軌範)'이란 말로 '의식을 치르는 데 규범이 되는 책'이라는 뜻이다. 국가와 왕실의 여러 의식이나 행사에 대해 준비 과정부터 마무리 과정까지 보고서 형식으로 기록한 것이다. 조선왕조는 이를 모범으로 삼아 국정을 운영했다. 이처럼 의궤는 예치(禮治)와 문치(文治)라는 조선시대 국가의 통치 철학과 운영체계를 보여주는 대표적 기록 문화유산이다. 조선왕조 의궤는 200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 돼 이미 그 역사문화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의궤는 왕이 보도록 제작한 어람용(御覽用)과 여러 곳에 나누어 보관하기 위한 분상용(分上用)으로 구분된다.특히 지난해 프랑스에서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는 총 297책으로 대부분 어람용이라는 점과 세상에는 단 한 점 밖에 없는 유일본이 다수 포함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높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의궤의 개념과 내용, 외규장각 의궤의 특징, 의궤에 담긴 조선왕실의 의례를 살필 수 있다. 또 조선 왕실의 본향이라 할 수 있는 전주와 왕실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영조와 그가 주도했던 의례에 관한 의궤도 함께 살피는 자리다. 의궤와 관련된 궁중 회화인장제기 등 조선 왕실의 유물도 전시돼 조선왕실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전시는 총 3개의 주제로 구성됐다. 1부 '조선 기록문화의 꽃, 의궤'에서는 조선시대 의궤의 전반적인 내용을 소개하는 자리다. 조선시대 국가와 왕실의 중요한 행사나 사업이 진행되면 그 과정을 빠짐없이 기록하고, 이를 바탕으로 의궤를 편찬했다. 이 중 어람용 의궤는 국왕이 열람한 후 규장각에 보관되다가 1782년 강화도에 설치한 외규장각으로 옮겨졌다.2부 '의궤로 보는 조선 왕실의 의례'에서는 종묘와 사직에 지내는 국가 제례와 탄생책봉혼례장례 등 왕실에서 일생 동안 치른 대표적 의식의 진행 과정과 절차 등을 살피는 자리다.3부 '의궤로 보는 영조의 일생과 조선왕실'은 왕실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 영조 때 만들어진 의궤를 소개한다. 영조 대에는 역대 왕 중 가장 많은 130여 종에 달하는 의궤가 제작됐으며, 당시 추락한 왕실의 권위를 되살리고 왕권을 강화하려한 영조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김원용기자 kimwy@△ '조선왕실의 위엄, 외규장각 의궤' = 25일~11월25일 국립전주박물관.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9.25 23:02

음악에 나이는 없다…관록이 있을 뿐

은퇴를 대비해 악기를 배우는 중장년층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자칫 메마르기 쉬운 노년의 삶에 활력을 찾는 방안의 하나다. 이 점에서 에버그린밴드는 선구자적이다. 60대 노인들을 주축으로 벌써 10년 전에 실버밴드를 만들어 지역사회에 울림을 주었다. 창단 당시 60대는 70대가 됐고, 70대는 80대 노인이 됐다. 창단 후 10년간 350여회의 연주회를 소화했다. 한 해 30회가 넘는 연주회를 이어오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본래 갖고 있던 기본기에다 관록이 쌓이면서 이들의 연주는 아마추어 수준을 넘어섰다. 연주곡목도 클래식에서 퓨전, 라틴음악까지 장르 불문이다. 일본 공연 2회에 한미연합사 축하 행사장에도 섰다. 전국 15개 교도소 순회공연을 비롯, 소록도·음성 꽃동네 등 불우시설을 찾아가는 공연도 이들 연주단에게는 보람이었다."본래 출발은 전북관악의 명예를 회복하자는 취지로 뭉쳤습니다. 해방 후 전북의 브라스밴드는 국내 각종 대회를 석권했으나 그 후 불모지가 되다시피 한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했습니다."전북관악을 전국 정상에 세운 관악 1세대들이라고 할 전주공고 출신들이 중심이 돼 2003년 밴드를 결성하게 됐다는 게 현재 밴드를 이끌고 있는 황병근 단장(79)의 설명이다. 전체 28명의 단원중 70대만 10명에 이르지만, 악보만 있으면 연주할 수 있는 실력자들로 꾸려져 있다. 70대의 노인들이 이렇게 실력과 열정을 가진 연주단은 없을 것이라는 게 이들 단원들의 자부심이다. 클라리넷·색소폰·트럼펫·트롬본·호른·튜바·드럼 등 풀 멤버를 갖춘 '전천후'브라스밴드라는 점도 자랑이다. 이들이 창립 10주년 기념 콘서트를 갖는다(25일 오후 4시 30분 KBS전주방송총국 공개홀). 10주년 기념 정기연주회 겸 추석맞이 이웃사랑 콘서트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가요에서부터 샹송, 러시아 민요, 이태리 칸소네, 라틴 음악, 판소리까지 다양한 장르의 곡목이 준비됐다. 판소리 김소미 명창과 설장구 배난정 명인이 특별 출연한다. 지휘는 황병근씨가 맡는다. ·· 김원용기자 kimwy@△에버그린 콘서트=25일 오후 4시30분 KBS전주방송총국 공개홀.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9.24 23:02

국창 정정렬 추모 익산 전국판소리 경연, 원진주씨 일반부 대상 영예

국창 정정렬 추모 제12회 익산 전국판소리 경연대회에서 서울 출신의 원진주씨(34사진)가 문화관광부장관상이 수여되는 일반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원 씨는 23일 결승전에서 춘향가 중 십장가를 불러 심사위원들의 최고점을 받으며 대상을 차지했다. 춘향가 중 십장가 대목은 춘향이가 사또의 수청을 거부해 매 맞는 대목으로 매우 어려운 부분이다.대회 심사위원장인 홍성덕 한국국악협회이사장은 "원씨는 춘향가에서도 어려운 대목인 십장가를 시원스럽고, 여유롭게 해소해 냈다"며 "특히 무대를 휘어잡는 가창력이 돋보였다"고 극찬했다.특히 원씨는 심사위원 전원에게 모두 99점을 얻어 만점에 가까운 평가를 받아 주위를 놀라게 했다.여성들의 창극모임인 한국국극에서 활동하고 있는 원씨는 수상소감에서 "춘향이가 사또의 수청을 거부해 매를 맞는 대목이어서 당시의 상황을 생각하며 소리를 했다"며 "잘 평가받아 너무 기분좋고, 이렇게 큰 상을 받아 영광스럽다"고 말했다.특히 이번 대회에는 100명이 넘는 국악인들이 참가해 지금껏 쌓아온 기량을 맘껏 발휘하며 심사위원들을 고민하게 만들었다.게다가 이번 대회에 참가한 미래의 소리를 짊어질 초등부 학생들은 심사위원들이 깜짝 놀랄만한 기량을 선보이며 판소리의 미래를 밝게 했다.또한, 이번 대회 신인부 대상(전북도지사상)은 광주광역시에서 출전한 조해경 씨가 차지했고, 초등부 대상은 남산초 나영주 군, 중등부 대상에는 남원 한빛중 지명인 군, 고등부 대상에는 경남 예술고 정서희 양이 각각 차지하며 전북교육감상을 수상했다.임화영 대회장은 "정정렬 추모 전국판소리대회가 전국적인 국악대회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이번 대회는 경연이라기보다 국악인들의 축제 한마당이었다"고 평가하며 "특히 훌륭한 후배들의 날로 발전하는 모습에 다시 한 번 뿌듯함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진만
  • 2012.09.24 23:02

전북 문학 '새 역사' 활짝 열렸다

전라북도문학관(관장 이운룡)이 문화계를 포함한 각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1일 개관식을 갖고 전북문학의 새 역사를 열었다. 방송인 김차동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개관식은 난타 공연으로 축하 분위기를 띄운 뒤 문학관 개관에 대한 경과보고, 이운룡 관장과 정군수 전북문인협회장의 인사, 김승수 전북도 정무부지사와 최진호 전북도의회 의장의 축사·개관 테이프 커팅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이운룡 관장은 " 전북 문학인들이 오랫동안 염원했던 희망이 실현된 것이다"며, "문학관 개관으로 유실 망각되기 쉬운 우리 고장의 향토문화유산을 후대에 물려주게 되었고, 전북의 우수한 문학을 전국에 자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또 "문학을 통해 인문학의 가치가 더욱 존중되고, 삶이 아름다워지는 문학관, 행복한 희망이 샘솟는 문학관, 문화민족을 선도해 갈 구심체가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전주시 권삼득로 옛 전북도지사 관사를 고쳐 문학인들의 품에 안긴 전라북도문학관은 '문학을 통해 삶을 향기롭게 열어가는 문학관'을 캐치프레이즈로 걸었다. 문학관에는 한국문학 및 전북문학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전북문인들의 자료와 유품들이 정리됐으며, 문학인들의 문예활동 공간과 일반인들이 책을 읽으며 쉴 수 있는 공간들이 갖춰졌다. 개관식에 참석한 문인들과 각계 인사들은 잘 정리된 전북문학의 자료들을 살피며 전북문학에 대한 자긍심과 함께 전북문학의 미래가 활짝 열리기를 기원했다. 이날 개관식에는 선기현 전북예총회장·김남곤 전북일보 사장(시인)·윤석정 국제해운 대표이사·김종량 언론중재위원회 부위원장·허소라 석정문학관장·황병근 전북유도회 회장·서재균 전 전북문인협회장·유광찬 전주문화재단 이사장 등 문화예술계 인사와 김성주 국회의원, 정운천 새누리당 전북도당위원장, 김대섭·김종담·김강수·양용모·신치범 도의원 등이 참석해 문학관 개관을 축하했다.한편, 전북문학관은 개관식을 기념해 이날 오후 문예관 강당에서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인 오세영 시인 초청 '한국의 근·현대시와 정치'를 주제로 특강을 가졌다. 오 시인은 특강에서 "1백년 한국의 근현대시는 긍정적인 측면에서든 부정적인 측면에서든 본질적으로 정치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며, 조선왕조 500년의 문학유산 답습과 근대사 100년의 정치적 파행 때문으로 분석했다. ·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9.24 23:02

13. 익산 원수리 출토 순금제 불상 - 관람객이 가장 사랑하는 전시품

지난 6월 국립전주박물관이 '관람객이 뽑은 박물관 10대 유물 선정 이벤트'를 했다. 여기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전시품이 바로 익산 원수리 출토 순금제 불상이다. 국립전주박물관에 있는 국보, 보물을 제치고 불과 5cm 밖에 되지 않는 자그마한 불상이 눈길을 끈 이유는 무엇일까. 이 순금불상은 1963년 8월 6일 익산시 여산면 원수리에 살던 농부가 밭을 갈다가 발견하였다. 이 순금불상이 발견된 장소는 마을사람 사이에서 이미 독적골 절터로 알려졌던 곳이었다. 그런데 관람객이 가장 사랑하는 이 순금불상이 금은방에 팔려 금반지가 될 뻔한 적이 있다. 바로 이 불상을 발견한 사람이 충남 논산의 한 금은방에 팔러갔다가 금값으로 여섯 돈을 쳐주겠다는데 실망하고 돌아서는 찰나 순경이 이를 발견하여 현재 우리에게 전달된 것이다.깨달음을 얻은 존재인 부처의 모습은 불교경전에 자세히 묘사되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몸에서 황금빛이 난다는 내용이 있다. 경전의 내용을 충실히 따르려면 황금으로 만들면 될 것이다. 그런데 삼국시대 이래 수많은 불상 가운데 순금으로 만든 불상은 경주 구황동 삼층석탑에서 출토된 2구와 익산 원수리 출토 순금제 불상 1구 등 3구밖에 없다. 지금도 그렇지만 예부터 황금은 매우 귀하고 비싼 보석이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불상은 철이나 동과 같은 금속, 나무, 흙, 돌로 만들었으며, 황금빛을 내기 위해 도금을 하였을 뿐이다.불상은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을 때 취했다는 항마촉지인을 맺고 있는 것으로 보아 석가모니불상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역삼각형 얼굴, 오른쪽 어깨 위를 살짝 걸친 옷자락, 대좌 등의 형태는 중국 원대 성행하였던 네팔과 티베트의 불교인 라마교의 불상과 유사하다. 불상의 뒷면에 '男 善 人 辛丑正月日 金○○'이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는데, 이로써 신축년 1월에 김모라는 사람이 발원한 불상임을 알 수 있다. 이 불상에서 네팔과 티베트 불상의 영향이 두드러진 것으로 미루어 보아 신축년은 1361년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편 상단에는 고리가 하나 달려 있는데, 여기에 줄을 꿰어 마치 목걸이처럼 몸에 지니고 다녔을 것으로 생각된다. 관람객이 이 불상을 국립전주박물관 대표 유물을 꼽은 이유는 아마도 역사적 가치가 높다거나 예술성이 매우 뛰어났기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어쩌면 이 불상을 지닌 사람의 삶을 지켜주고 소원을 들어주었던 부처의 영험함을 느꼈던 게 아닐까. 진정환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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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9.2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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