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전북 문화계 결산 ⑧ 문화재]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제정, 무성서원 세계유산 등재 ‘겹경사’
올해 문화재 분야에서는 경사가 이어졌다. 14년 넘게 진통을 겪어온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지정이 황토현 전승일(5월 11일)로 확정제정돼 첫 기념식을 치렀고, 일본에서 송환된 무명 동학농민군 지도자 유골이 125년 만에 전주동학농민혁명 녹두관에 안치됐다.
특히 정읍 무성서원 등 전국 서원 9곳을 묶은 한국의 서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는 큰 경사가 있었다. 또한 남원농악은 국가무형문화재로 승격됐고, 진안 수선루, 고창 선운사 참당암 석조지장보살좌상, 완주 갈동 출토 동검동과 거푸집, 정문경 등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되는 등 의미 있는 일들이 적지 않았다.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제정, 첫 기념식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이 황토현 전승일인 5월 11일로 지정됐다.
정부는 지난 2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황토현 전승일은 동학농민군이 1894년 5월 11일 정읍 황토현 일대에서 최초로 관군과 전투를 벌여 승리를 거둔 날이다.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제정은 지난 2004년 3월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후 추진됐으며, 많은 우여곡절을 거쳐 동학농민혁명의 위상을 높이는 결실을 맺게 됐다.
정부는 지난 5월 1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난 지 125년 만에 이를 기리는 첫 국가기념식을 개최했다. 그러나 정부 주최의 첫 기념행사인 만큼 문재인 대통령의 참석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결국 불발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일본 송환 동학농민군 지도자, 125년 만에 영면
고이 잠드소서. 일본에서 송환된 무명의 동학농민군 지도자 유골이 125년 만에 전주에 안치됐다.
지난 6월 1일 전주동학농민혁명 녹두관에 안치된 유골은 동학농민혁명 당시 일본군에게 처형된 무명의 농민군 지도자 머리뼈다. 유골은 지난 1995년 일본 북해도대학에서 발견됐으며 이듬해 당시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이었던 한승헌 변호사가 유해봉환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전주로 모셔왔다. 그간 전주역사박물관 수장고에 임시 보관돼 왔다.
전주시와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는 이날 오전 전주역사박물관에서 발인 후, 풍남문 노제 등을 거쳐 동학농민군 추모공간인 녹두관에 유골을 영구 안장했다. △정읍 무성서원 등 한국의 서원, 세계유산 등재 조선시대 성리학을 보급한 서원(書院) 9곳을 묶은 한국의 서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됐다.
우리나라 14번째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서원은 정읍 칠보 무성서원을 비롯해, 소수서원(경북), 도산서원(경북), 병산서원(경북), 옥산서원(경북), 도동서원(대구), 남계서원(경남), 필암서원(전남) 등 모두 9개다.
서원은 공립학교인 향교(鄕校)와 달리 사림에 의해 설립된 사립학교. 정읍 무성서원은 통일신라 말기 정읍 칠보지역 태수를 지냈던 유학자 최치원을 제향하기 위한 태산사였으나 1696년 국가 공인 서원이 되며 이름을 바꿨다.
현재 전북지역 세계유산은 정읍 무성서원을 포함해 고창 고인돌, 백제역사유적지구 등 3곳이 됐으며, 세계적인 가치를 인정받은 무성서원에 대한 보존과 활용방안이 과제로 남았다.
이와 관련 정읍시는 무성서원 인근 4만 2492㎡ 부지에 호남 선비정신 수련과 풍류문화 계승 발전을 위한 무성서원선비문화수련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가야 문화재 발굴 성과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 출범
남원 청계리 청계 고분군이 호남지역 최고(最古)최대(最大) 가야 고총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남원 청계리 청계 고분군 발굴조사를 통해 청계 고분군이 현재까지 호남 지역에서 발굴된 가야계 고총 중에서 가장 이르고, 가장 규모가 큰 고총임을 확인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호남 지역에서 최초로 발견된 수레바퀴 장식 토기 조각을 비롯한 다수의 함안 아라가야계 토기, 호남 지역 가야 고총에서 최초로 확인된 왜계 나무 빗 등 남원 아영분지 일대 고대 정치조직의 실체와 변화상을 규명할 수 있는 새로운 자료들을 확보했다.
축조 시기는 5세기 전반으로 추정됐으며, 규모는 남아있는 봉분을 기준으로 길이 약 31m(도랑 포함 34m 내외), 너비 약 20m, 남아있는 높이는 5m 내외로 현재까지 발굴된 호남 지역 가야계 고총 중에서 가장 크다.
또한 장수 마봉산에 조성된 고분 83기를 묶은 장수 동촌리 고분군이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52호로 지정되는 등 전북 가야 문화재 발굴연구분야에서 주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전북지역 가야 유적과 만경강 유역 초기철기시대 유적 조사를 담당하는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연구소장 최종덕)가 지난 7월 신설됐고, 10월 완주 삼례문화예술촌 내 임시청사에서 개소식을 하고 업무에 들어갔다.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는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지방연구소들 중 7번째 연구소다.
그러나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를 삼례문화예술촌 곁방살이가 아닌 독립적 복합역사문화센터로 신축 건립하기 위한 국비 확보가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