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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힘 2050] 교원평가제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현행 교원평가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수업평가로 대체하겠다고 밝혀 김 교육감의 정책을 지지하는 교육단체와 이를 반대하는 학부모 단체로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전북일보 여성객원기자들은 교원평가제의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현행 제도는 문제점이 많다는 데 공감했다.▲ 박영숙 여성객원기자"교원평가제 도입 자체를 반대하진 않아요. 다만 일부 수정해야 할 점이 있다고 봅니다. 전과목 선생님을 평가하는데, 수업을 들어야만 답변할 수 있는 문항들이 있는 것 같아요. 게다가 공개수업 하루 만로는 전과목 선생님을 평가하는 게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교원평가제 폐지 대신 수업평가제로 대신하겠다고 한 것은 차라리 잘 된 일 같습니다. 일부에서는 학부모 평가가 '혹시 내 아이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고 들었어요. 평가를 하려면 반·번호를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비밀이 보장되는 것인지 걱정하는 의견이 있다고 합니다. 정부가 내년부터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통해 학부모 평가를 통해 익명성 보장하겠다고 하지만, 이것의 효과는 아직 잘 모르니까요."▲ 이금주 여성객원기자"교원평가제는 교사들의 전문성을 높여 공교육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입니다. 하지만 우리 교육 현실에서 이 제도가 본래 취지 대로 정착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교사들은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교육의 질을 높이기 보다는 실적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한다는 거죠. 현직 교원들은 학원과 달리 학생들의 인성을 교육하는 학교에서 이러한 제도가 행해진다면 교사들의 실적 다툼으로 인해 교육의 본질적 측면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즉 교원평가제는 '좋은 교사 = 좋은 점수' 라는 등식이 성립될 것이고 이는 '교사 줄 세우기'에 머물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교육철학의 빈곤이 초래한 정책 제안이라는 생각이 씁쓸한 마음이 듭니다."▲ 김은자 여성객원기자"중학교 다니는 아들 학교에서 교원평가제에 관한 안내장이 날아오기 시작했습니다. 담당 교사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나는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고민하다 결국 그만뒀죠. 꼭 해야 한다면 아이의 평가에 의존하는 수업이었을 겁니다. 그런 와중에 학교 공개수업이 있다고 해서 근무시간을 빼서 참석했습니다. 교실에는 달랑 나 하나뿐이었어요. 45분 수업을 듣고 나누어준 평가서를 작성해야 했는데, 그것도 참 곤란했습니다. 누가 작성했는지 뻔히 알 텐데 어느 부모가 솔직하게 작성할 수 있을까 싶어서였죠. 또한, 교사의 가르치는 능력에 대한 평가 뿐만 아니라 인격적인 자질에 대한 성찰도 이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교원평가제는 그걸 가늠할 수 있는 평가는 아닌 것 같아요."▲ 이진선 여성객원기자"현행 교원평가제 방식으론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평가절차부터 잘못됐어요. 교사 스스로 평가한 뒤 동료가 평가하고 학생이 평가하고 최종적으로 학부모 평가도 받아야 하는데, 학생·학부모부터 평가하고 있습니다. 평가 목적은 교사 스스로 깨닫고 변화를 꾀하는 것이에요. 결과지향적인 평가는 안 된다고 봅니다. 특히 초중고교생에게 모두 똑같은 내용의 평가 설문지를 돌리는 것으로 어떤 평가결과가 나올지 의구심이 듭니다. 이 때문에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학생 서술형평가제를 제안했던 것으로 압니다. 학생 중심적 사고가 아니라는 뜻이겠죠. 교사와 학생은 평행성과 균형성을 가져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간다면 교사는 설 곳이 없어요. 교원평가제 때문에 학교 현장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지현 여성객원기자"선생님도 어떤 방식으로든 평가방법은 있어야 합니다. 다만 그 평가가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방식이라서 문제죠. 평가의 주체인 학생과 학부모가 평가의 내용과 방법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로 평가를 강요당하는 꼴이에요. '선생님에게 점수를 매기는데, 안 매길 수는 없나'라는 의문을 갖는 학생들은 양심의 자유, 의사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하게 됩니다. 선생님의 자질을 평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생님들이 교단에 서기 전 인성교육이 먼저 이뤄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최근 어떤 교사가 학생들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두른 동영상이 공개 돼 논란을 빚었잖아요. 이 사건을 보면서 문제 교사의 직위해제에 그치지 말고 부적격 교사를 근본적으로 걸러내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교원평가제가 이런 부적격 교사를 퇴출시킬 수 있는 예방책은 아니라고 봅니다."▲ 류정숙 여성객원기자"하루 공개수업 한다고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어떻게 가르치는지 알 수 있을까요. 현실감이 떨어진 정책이라고 봅니다. 특히 중·고등학교는 사교육 위주로 돌아가고 있어요. 아이들은 학교 선생님 보다 학원 선생님한테 더 의존하고 있어요. 심지어 일부 선생님은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학원 가서 물어보라고 했다네요. 사교육에 100% 의존하기 때문에 열심히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거에요. 그런 현실 속에서 교원평가제를 한다고 해서 선생님들의 수업이 좋아질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다고 봅니다. 잘못하면 야단치는 선생님을 고맙게 생각해야 하는데 오히려 나쁜 점수를 주는 학부모도 있을 것 같고요. 이런 식으로 학부모들이 우월감을 갖고 교사를 대하면 교사의 가치가 땅에 떨어질 것 같아 염려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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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10.07.20 23:02

[모집]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 취업지원교육과정 운영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센터장 박영자)가 경력 단절 주부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 과정을 마련한다.여성들이 쉽게 진입하기 어려웠던 기계·자동차·조선 등 부품업 관련 분야다.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는 '기계 캐드 인력 양성 무료 교육생'을 모집한다. 8월31일까지 선착순으로 24명. 9월1일부터 10월29일까지 캐드명령어 익히기, 3차원 모델링 등 직업전문교육과정과 직무소양교육, 취업대비교육으로 이뤄져 있다. 여성 가장일 경우 훈련수당까지 지급된다.상담·심리 분야의 전문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자리로 '애니어그램 & 리더십 전문가 교육생'을 모집한다. 교육과정은 애니어그램과 리더십 강좌, 자아 이해, 성격 유형 검사와 해석, 부부관계, 자녀교육 등으로 진행된다. 8월11일까지 심리상담 분야에 관심있는 여성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12일부터 27일까지 48시간 수업으로 이뤄진다.커피 전문점 창업이나 취업을 돕기 위한 교육 과정도 준비됐다. '커피 바리스타 교육생'은 8월13일까지 선착순으로 20명을 모집한다. 8월14일부터 10월2일까지 커피학개론, 커피 로스팅, 핸드드립, 에스프레스 추출 등을 내용으로 교육이 진행된다. 또한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는 '스피치 지도사'도 양성한다. 스피치 분야의 강사로 활동하고픈 이들을 대상으로 마음 열기, 호흡과 발성, 프레젠테이션 기법, 방송화법 등을 내용으로 강의가 이뤄진다. 모집기간은 25일까지. 교육은 26일부터 11월18일까지 매주 목요일 12주동안 진행된다. 방문·전화·팩스 접수. 문의 063) 254-3813~4.

  • 여성·생활
  • 이화정
  • 2010.07.13 23:02

[여성의 힘 2050] 전주효자문화의집 새벽요가반

주부 한삼남씨는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었다. 뇌하수체 기능저하증으로 15년간 병원을 들락날락 했다. 걸핏하면 허리가 삐끗해 움직이는 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지인들의 권유로 2005년 시작한 요가. 요가로 몸의 균형을 되찾게 되면서 아픈 곳이 하나둘씩 없어졌다. 병원과도 작별인사를 나눈 지 오래다.강명임씨도 한씨만큼이나 허약했다. 늘 감기를 달고 살았고, 남앞에 나서는 것도 싫어했다. 5년 전 요가를 할 때만 해도 보약을 먹어가면서 했을 정도."(요가) 선생님이 '몸도 업(業)'이라고 했어요. '업 닦는다'는 마음으로 했죠. 지금은 사람 됐습니다. 엄마가 딸 건강하게 해줘서 고맙다고 요가반 사람들한테 잔치까지 해줬어요.""태어났을 때부터 유연했다"는 농담에 "내가 요가반의 꽃"이라고 너스레까지 떤다.10일 오전 5시40분 전주 효자문화의집(관장 김선태). 단잠을 뿌리치고 나선 새벽 요가반 회원들은 아침부터 짧아진 호흡과 틀어진 자세를 바로 잡는 '파워 요가'에 집중하고 있었다. 30~50대 여성들로 몸의 유연성이 떨어질 법한 시기지만, 신체 나이는 잊고 사는듯 했다. 요가는 호흡, 자세, 명상으로 인체의 면역기능을 높이고, 심신의 누적된 스트레스와 피로를 없애주는 운동. 근육을 늘이고 마음을 이완시켜 '영혼이 담긴 스트레칭'이라고도 한다. 이들이 하는 '파워요가'는 몸의 유연성은 좋은데 근력이 약하거나 무기력함을 많이 느끼는 이에게 적당한 요가. 반면 '힐링요가' 혹은 '베이직요가' 등은 '왕초보'들이 호흡이나 명상의 기본을 배우는 데 좋다.이들은 어깨로 지탱하면서 두 발을 머리 위로 올리는 '어깨로 서기', 다리를 머리 뒤로 보내고 발끝이 바닥에 닿도록 하는 '쟁기 자세', 가슴을 들어올려 등을 아치 모양으로 만들고 머리를 뒤로 젖혀 정수리가 바닥에 닿게 하는 '물고기 자세' 등 고난이도 동작도 거뜬히 소화해냈다. 요가 경력만 4년 이상된 강명임 김경란 김은예 김효경 이정옥 전미영 정한순 최경숙 한삼남씨가 주인공. 이날 수업에 참여는 못했지만 초창기 멤버인 송재윤 이보연 부부와 김민주씨를 비롯해 엄선영 소애숙 최정희씨도 오랜 시간 이 수업에 함께 해왔다."새벽은 굉장히 신성한 시간이에요. 몸을 정리하고 마음을 정화하는 데 중요하죠. 틀어졌던 몸과 마음을 바로 잡는 데 아주 좋습니다."6년 째 이들을 지도해오고 있는 이성자씨는 '요가 예찬론자'다. 덕분에 남편인 이영호씨도 새벽 요가반에 참여하는 데다, 딸 이진아씨도 인도 비베카난다 대학에서 요가를 배워왔을 만큼 요가로 똘똘 뭉친 가족이다. '요가 가족'은 이들 뿐만 아니다. 김경란씨는 친정 엄마와 동생까지 지도해 '요가 마니아'로 만들어놨다. 친정 식구들이 함께 모이면 요가로 뻐근한 몸부터 푼다.특히 요가는 단전을 통해 깊은 호흡을 하는 것이 특징. 이성자씨는 "그래야만 순환기 호흡기 신경계 내분비계가 정화되고 스트레스가 풀리면서 감정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다"며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인 사람도 적극적이고 활발한 성격으로 변화된다"고 설명했다.요가에 한 번 '푹' 빠지면 헤어나올 길이 없는 것 같다. 새벽 요가반 대다수 회원들은 인도까지 직접 다녀왔다. 요가가 인도에서 출발한 것인 만큼, 본고장의 요가를 직접 보고 배우겠다는 욕심 때문이다. 이런 열성으로 배운 전미영 김은예씨는 각각 전주 송천동 뜨란채 아파트, 홈플러스 전주점에서 요가를 가르치는가 하면, 김효경씨는 원광 디지털대학 요가 명상학과에서 요가 이론공부까지 겸하고 있다.최근엔 요가가 다이어트와 피부미용에도 좋다고 알려져 여성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이성자씨는 "요가는 내장을 움직여 체내 노폐물과 복부지방이 빠져나가게 하면서 몸의 균형감각을 회복시킨다"며 "일부의 효과만을 확대 해석해 요가가 곧 다이어트 운동이라고 해석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여성·생활
  • 이화정
  • 2010.07.13 23:02

[여성의 힘 2050] 소리사랑

"어디가 중요하냐믄 '부∼귀 공∼명∼이 붙∼은∼돈!' 이런 저음이 더 어려워. 높인 것은 악만 쓰믄 되는디, 이런 것이 어려워."2일 오전 11시 완산청소년문화의집(관장 이인숙) 강의실에선 흥부가 '돈타령'이 흘러나왔다. 북 장단을 맞추던 소리꾼 허향덕씨는 "그렇게 하면 안된다니까" 라고 하더니 한 소절씩 또박 또박 설명했다."긍게, 하나쓱 해봐."김순복씨의 대꾸에 돌연 웃음바다. 송운섭씨가 한 번 해보겠다고 나섰다."그려, 저 언니 한 번 시켜봐, 자신 있는갑네."박수가 나왔다. 한 소절 해보더니 "다시 해도 잘 안되네."를 되뇌이는 송씨. 이번엔 전남열씨가 나서 걸쭉한 소리를 내질렀다."그렇지. 그거여." 허씨는 "만세!"를 외쳤다."'얼씨구 절씨구'는 입안에서 소리를 씹어주면서 하는 거여. 뭔가 '짝짝' 씹듯이."허씨는 한마디 더 거들었다. 흐릿한 날씨였지만,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전주시 중화산동 완산청소년문화의집의 아마추어 명창 모임인 '소리 사랑'이다. 전주시평생학습센터(센터장 김수현)가 추진하는 '전주시민 한소리 하기'의 일환으로 이곳에서는 15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은 9명만 참석한 상태. 최고참 김현순씨를 비롯해 김길은 김순복 김춘례 박윤정 박정숙 복정남 송운섭 심인순 심휴자 오순안 왕순덕 전남열 조인덕 조재순씨로 이어지는 판소리 애정이 벌써 5년 째다. 불볕 더위에도 열심히 연습하는 것은 20일 '전주시민 한소리 하기 대회' 를 앞두고 있어서다. 무대는 여러 번 서봤지만, 매번 떨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우리 언니들은 실전 가서 더 잘 한다." 며 허씨는 추임새를 넣는다.이들은 '춘향가'의 한 대목인 '쑥대머리', '호남가', 단가 '사철가' 등을 비롯해 남도민요인 '진도 아리랑', '성주풀이' 등도 두루 익힌 실력파. 뿐만 아니다. '전주시민 한소리 하기 대회(2007)'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데 이어 '전국평생학습한마당(2007)'에서 우수상을 탄 화려한 경력이 있다."그렇다고 해도 실력이 하루 아침에 '확' 늘진 안혀." 5년 전부터 이곳을 지키고 있는 김현순씨가 이렇게 이야기하자 오순안씨는 "그냥 소리를 마음껏 지를 수 있다는 것이 좋다" 고 대꾸한다."원불교 화산교당을 갔는데, 거기 예술단이 판소리를 하더란 말이에요. 그 소리가 귀에 많이 익어가지고, 부러워하던 중에 여기로 엎어진(?) 거지요." (김숙복씨)대중가요만 듣던 이도 어느덧 우리 음악에 빠져들었다. 박정숙씨는 "가사가, 가락이 울고 웃으며 우리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고 했다. 전남열씨도 "나이가 들수록 우리 가락이 좋은 것 같다"며 "하면 할수록 가요는 귀에 안들어오고 우리 소리가 귀에 들어오고 정말 좋다"고 거들었다.하지만 이 많은 가사를 다들 어떻게 외울까. 김현순씨는 "어디 가서 불러보면 우리가 수재인 줄 안다"며 "길다고 해서 걱정할 것은 없고 하다 보면 저절로 외워진다"고 했다.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까마귀 기억력을 탓할 법도 하건만, 귀로 듣고 입으로 익힌 소리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어느 누구도 처음부터 '무대 체질'은 없었다. 처음엔 소리만 '꽥꽥' 내질렀다. 상청은 잘 나와도 하청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꺾는 음이 자연스럽지 않아 고생도 많았다. 하지만 점점 자신감이 생겼다. 덕분에 '주부 우울증'은 올 틈이 없다.이들은 수업시간 내내 온몸으로 호응한다. 손발로 박자를 맞추고, 머리를 끄덕이며 '얼씨구! 좋다','아먼','음','그렇지!','아이구, 잘한다' 등 다양한 추임새도 곁들인다. 허씨는 슬플 때는 낮은 소리로 길게 빼듯이, 기쁠 때는 높은 소리로 짧게 넣어줘야 한다며 포인트를 짚어줬다. 좋은 소리를 들으려면 소리꾼이 잘 못할 때도 열심히 추임새를 해줘야 한다는 것. 회원들은 "마음으로 같이 따라 하다보면 소리꾼이 내려는 소리를 듣게 된다"고 말했다.귀명창이 명창을 낳는다고 했다. 즐기는 사람이 없으면 문화는 사라진다. 시작은 각기 달랐지만, 우리 소리라는 종착역은 같은 이들. '소리 사랑'은 전통을 이어지게 하는 또 다른 진정한 '지음(知音·자기의 속마음을 알아주는 친구)'들이었다.

  • 여성·생활
  • 이화정
  • 2010.07.06 23:02

"여성이 행복한 세상 만들자"…도내 곳곳 여성주간 맞아 행사

"여성이여, 세상의 주인공이 되라!"도내 곳곳에서 열다섯번째 여성주간(7월1~7일)을 맞아 다양한 여성 주간 행사가 마련됐다. 여성주간은 1995년 '여성발전기본법'에 따라 여성 발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양성평등 문화를 확산시키고자 7월 1일부터 7일까지 1주간 시행되고 있다. 올해 슬로건은 '일과 생활이 조화롭고 여성·청소년·가족이 건강한 사회'.전북여성단체연합(상임대표 박영숙)은 여성영화이야기 '喜Her樂樂(희허락락)'을 열었다. 지난 2~3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린 '희허락락'은 여성을 둘러싼 오해와 편견을 벗어던지고, 진정성과 참신함으로 여성을 바라보고 있는 영화와 사람들을 만나는 기회가 됐다.박영숙 상임대표는 "투쟁적인 여성운동의 이미지를 벗고, 영화를 통해 모든 세대가 여성문제에 동참하길 바라는 뜻에서 마련된 자리"라며 "앞으로 여성주간이 정체된 기념일이 아닌 꿈꾸고 변화하는 다양한 여성들이 함께 하는 날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개막작은 '제59회 베를린 영화제'에서 '넷팩상(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을 수상한 '어떤 개인날(감독 이경숙)'. 이혼한 40대 여성이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것으로 관람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 조우가 됐다. 국내 최초로 '커밍 아웃'을 선언한 최현숙 진보신당 의원의 이야기를 담은 '레즈비언의 정치 도전기(감독 홍지유 한영희)'를 비롯해 '날아라 펭귄(감독 임순례)','꽃다운(감독 장희선 김진상)' 등을 통해 소수자의 눈으로 바라본 박제화된 한국사회를 향한 날선 이야기가 이어졌다.전주시도 2일 전주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에서 '제15회 여성주간 기념 행사'를 가졌다. 전주시가 주최하고 전주시여성단체협의회(회장 김연희·이하 전주여협)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선 여성들은 녹색생활 실천을 위해 '한가정 탄소 1톤 줄이기 운동'을 결의했으며, 여성의 권익 신장과 양성평등을 이루자는 데 동참했다. 비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통문화센터 놀이마당에서는 피부관리사, 나무공예, 북아트 등 여성 일자리관을 비롯해 리본과 비즈공예 등 소자본 창업 체험관과 건강지원 부스 등이 마련, 많은 여성들의 발길이 이어졌다.이날 전주여협상을 수상하는 최우수여성단체는 전주 YWCA(대표 김형남), 우수단체는 한국여성농업인전주시연합회(대표 강복녀)가 영예를 안았으며, 전주시장상은 기독여성봉사회(대표 최숙자), 완산구 의류수선봉사대(대표 이춘영), 덕진구 사랑의울타리자원봉사단(대표 전영이)이 선정됐다. 또 다른 전주시장상의 주인공은 한국가정법률상담소 김영수 전주지부장, 전주 중화산2동 서경애 해바라기 봉사단장, 전주 팔복동 정정순 사랑의울타리단장이, 전주 노송동 주민센터의 윤영주씨와 전주 우아1동 주민센터의 윤종우씨가 각각 선정됐다.또한 여성 주간을 맞아 익산시는 7일 익산솜리문화예술회관에서 '제15회 여성주간 기념행사'를, 전주YWCA(대표 김형남)는 9일 전주 연세교회 비젼홀에서 '활동가의 이야기가 있는 음악회'를 열 예정이다.

  • 여성·생활
  • 이화정
  • 2010.07.05 23:02

[여성의 힘 2050] 온고을여성축구단

"미림이랑 올라와! 힘들어도 붙어줘야지!"27일 오전 7시30분 전주시 아중체련공원 잔디구장. 모자를 푹 눌러쓴 한 남성이 선수들을 향해 소리를 질러댔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지만, 선수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뛰었다. 비 때문에 공이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듯 골이 쉬이 터지지 않았다. 집중력이 흐트러진 수비진의 실수. 결국 그물이 흔들렸다. 결과는 1 대 0. 7월 태백에서 열리는 '제9회 여성가족부장관기 국민생활체육 전국여성축구대회'를 앞두고 맹렬히 뛰는 이들은 바로 '온고을여성축구단(회장 김효례)'이다."남성 축구팀 기린봉클럽에 남편을 따라와 구경온 아줌마들이 만들었죠. 그러다가 아들이 축구하는 엄마들도 참여하게 됐어요. 아들 경기장을 쫓아다니다 보니, 직접 뛰어보잔 생각이 들었던 거죠. 친구 따라 강남 간 회원이랑 새로운 운동 해보고 싶다는 회원도 있어요."전주 공업고등학교 축구선수 아들을 대동한 추성림씨는 온고을여성축구단 창단 멤버다. 추씨는 "운동장 열 바퀴 돌라고 하면 못 해도, 전·후반전 20분씩 축구 하라고 하면 한다"며 "생각만큼 힘들지 않다"고 했다.2008년 창단된 온고을여성축구단은 기린봉여성축구단이 모태다. 이들은 전주를 대표하는 여성축구단이 되자는 뜻에서 온고을여성축구단으로 이름을 바꿨다. 3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주부 26명이 뛰고 있다. 경기 중의 모습은 용맹하지만, 햇볕에 그을린 얼굴에 썬 크림을 바르고 웃을 때의 모습은 그냥 평범한 이웃 아줌마들. 임미림 부회장(슈슈헤어라인 미용실 대표)은 "우리 아저씨(남편) 따라 축구 시작했는데, 이젠 나만 하고 있다"며 "맞벌이하는 주부들이 많아 운동할 시간이 별로 없었는데, 새벽부터 나와서 한바탕 뛰고 나면 몸이 가뿐하고 스트레스도 날아간다"고 말했다.전성희씨는 여성축구단에서 보기 드문 왼발 공격수다. 울산에서 축구선수로 활동했던 그는 전주에 와서도 축구를 저버리지 못했다. 축구 연습이 없는 날은 테니스까지 병행, 운동으로 다져진 강철 체력은 축구장에서도 빛을 발한다. 전씨는"이번 대회에서는 실력에 따라 조가 배정된 만큼 우승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회원들은 초반에 패스와 드리볼링, 킥 헤딩 등 기초기술 훈련을 반복한다. 볼에 대한 감각과 유연성을 살려야 해서다. 이들을 지도해온 황임만 감독은 "아직은 성에 차진 않지만, '초짜'들의 '오합지졸(?)'이었던 과거와 비교해 많이 성장했다"며 "무조건 우승이 목표"라고 말했다. 황 감독은 하지만 축구는 성패에 초점이 맞추기 보다 즐기기 위한 자리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과거 남성들만의 전유물이었던 축구가 이젠 여성들에게도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 즐겁다고 했다."경기가 잘 되려면, 모두가 한마음으로 즐겨야 합니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의 선전을 보세요. 아쉬움도 컸던 경기였지만, 아르헨티나에 패한 뒤에도 컨디션을 회복해 좋은 경기를 보여줬잖아요. 즐기는 축구로 이뤄낸 위대한 승리입니다. 온고을여성축구단은 앞으로 이렇게 서로 잘 챙겨주면서, 즐기는 축구를 했으면 좋겠어요."김효례 회장(음식점 무릉계 대표)은 "축구를 직접 하면, 큰 흐름에서 경기를 보게 된다"며 "포지션, 공격 전략, 심판에 대해서도 두루 살펴본다"고 말했다. 축구 연습 외에도 무수한 경기 관람을 통해 운영의 묘미를 읽는 것도 또 다른 훈련. 김 회장은 축구 경기를 보면서 "아, 이게 바로 운동의 세계구나"하고 깨닫게 될 때가 많다고 했다.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회원들은 주부 특유의 빠른 손놀림으로 후다닥 일상복으로 갈아입는다. 남편 챙기랴, 아이 챙기랴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판. 손 흔들며 운동장을 빠져 나가는 팀원들의 뒷모습이 행복해 보였다. 회원들은 주먹을 굳게 쥐며 "온고을여성축구단, 화이팅!"을 외쳤다.

  • 여성·생활
  • 이화정
  • 2010.06.29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