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사회서 당당히 살아가게 해주는 것이 내 역할"
반값 등록금이 화두가 되어 대학과 정부가 고심하고 있는 요즘, CEO 출신으로 전주비전대학교 총장이 된 홍순직 총장은 이미 1년 전 재학생 등록금을 2.3% 인하하는 결단을 내려 전국적으로 화제가 됐었다. 대학들이 경쟁하듯 물가 인상률을 훨씬 뛰어넘는 등록금 인상을 해마다 반복적으로 하던 일이 대학의 방만한 경영 때문임이 감사원의 감사결과로 밝혀지고 울며 겨자먹기로 대학들이 등록금 인하를 결정한 이 시기에 홍총장의 탁월한 선견지명은 더욱 눈부신 조명을 받고 있다. - 등록금을 인하한 후 경영이 어렵지 않았나. 올해 인하 계획은.1년 전 등록금을 인하할 당시 결손액을 따져보니 4억원 가량이었다. 대형 건축물 공사를 하지 않고, 교과부의 사업과 연구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지원금을 확충, 에너지 절감 등을 통해 긴축 경영을 해 나가면 충분히 절약 가능한 금액이라고 생각했다. 마음 먹은대로 학생들의 면학분위기 조성을 위한 교육환경 리모델링을 제외한 건물 신축을 하지 않았고 프로젝트 사업도 작년 29억의 2배에 가까운 55억을 수주했다. 교직원들도 임금 동결에 합의하고 전기, 수도 등 학교운영비 절감에 동참했다. 등록금 인하로 뭉쳐진 교직원들의 각오가 취업률, 입학률의 상승을 가져와 100%가 넘는 학생을 모집하게 됐으니 결국 인하된 등록금액의 수십 배가 넘는 이익을 본 셈이다. 올해에도 재학생, 동문, 외부인사, 교직원들로 구성된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심도있게 논의를 해서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 경감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계획이다. - 취업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학생과 기업을 감동시켜 열정을 불러 일으키는게 가장 중요하다. 여기에 다른 대학과 구분되는 색다른 아이디어 2%를 보탰다. 학교에 와 보니 학생들이 모두 내 자식 같았다. 부모된 마음으로 학생을 보니 당당하게 취업에 성공해 사회에서 자리잡고 살아가게 해 주는 것이 내가 해야 할 가장 큰 역할이라고 느꼈다. 지방의 전문대학에 진학한 학생 대부분은 가정형편이 어려웠고, 부모의 관심과 신뢰를 얻고 있지 못했으며 무엇보다 의욕과 자신감이 없는게 가장 큰 문제였다. '대기업 취업반'과 '자격증 취득반'을 만들었다. 그리고 전체 학생들에게 "노력하는 학생들에게 학교가 대기업 취업을 시켜준다"는 솔깃한 문자를 보냈다. 믿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었고 반신반의 하며 문을 두드리는 학생들도 있었다. 1기 취업반에 모인 학생 50명을 늦은 밤까지, 주말도 없이 혹독하게 입사를 원하는 대기업별 맞춤식 교육을 시켰다. 사전에 LG반, 삼성반, 두산반 등 기업별로 시험과 면접 유형을 분석해 놓은 자료로 특별교육을 실시한 것이다. 사회와 조직생활의 기본을 알게 하기 위해 기업 연수원에서 CS(고객만족) 교육을 받게 하고 중증 치매환자를 돌보는 봉사활동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많은 것을 누리며, 건강한 몸 하나면 못할 게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하기도 했다. 1기 학생 50명 중 17명이 LG디스플레이, 삼성LCD에 합격했다. 합격한 학생들의 이름을 플래카드에 적어 캠퍼스 곳곳에 게시했다. 이후 계속적으로 실시한 대기업반 2기~7기에는 수많은 학생들이 모여들었다. 같은 학과의 동기가, 선배가 저렇게 대기업에 취업했는데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었다. 대기업 취업의 좋은 실적은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최선을 다한 노력의 성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