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화가 24인, '호생관' 최북을 다시 보다
'어느 날 최북은 금강산 구경을 갔다. 구룡연의 경치에 도취되어 술을 진탕 마시고 심하게 취하여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면서 갑자기 큰 소리로 부르짖으며 하는 말이 "최북은 천하의 명인이니 천하의 명산에서 죽겠노라" 하더니 못 속으로 뛰어들었다.'지난 8일 무주에 개관한 무주 출신의 최북미술관의 주인공 최북(1712~1786)과 관련해 전해지는 일화다. 그는 김홍도 신윤복과 동시대를 살았던 조선 후기 뛰어난 화가였지만 그의 탄생 300년이 지나서야 고향이 알아줄 정도로 일반에게 지명도는 낮다.호생관(毫生館) 최북의 전하는 작품은 약 100종이 넘으며, '최산수'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산수화에 능했다. 또 인물, 화훼. 괴석 등 여러 분야에서 대담하고 파격적으로 뛰어난 기량을 보인 화가로 평가받는다..현재 남아 전하는 작품중 화훼화는 주로 매화·맨드라미·무 등을 작품의 소재로 하였고, 영모화는 용·사슴· 소·매·꿩·토끼·메추리등을 소재로 하였으며, 괴석도는 바닷가의 기암을 소재로 하였다. 그는 특히 조선의 산과 계곡을 직접 찾아다니며 산천을 화폭에 담은 것으로 유명하다. 금강산의 '표훈사도', 단양의'도담도', 가야산 홍류동계곡의 산수도, 제주도 해변기암도 등을 남겼다. 최북미술관이 개관기념 기획으로 최북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시도했다. 전북에서 활동하는 24명의 작가들에게 최북을 현대적으로 해석해달라고 의뢰했다. 여기에는 김 원, 김선태, 김성민, 김용수, 김윤숙, 문재성, 박성수, 박천복, 양성모,여태명, 유기준, 윤철규, 이봉금, 이주리, 이철규, 이철량, 임현채, 장근범, 장영애, 장우석, 장지은, 조헌, 진창윤, 탁소연씨 등이 참여했다.이들은 최북이 남긴 작품과 일화 등으로 토대로 한국화와 서양화, 사진으로 그를 새롭게 조명했다. 김원씨는 화폐에 최북의 초상화를 담았으며, 문재성씨는 최북의 대표작의 하나인 '표훈사도'에 무주의 대표 브랜드인 반딧불이를 넣었다. 이주리씨는 최북이 송곳으로 눈을 찌르는 모습을 포착했고, 장우석씨와 장애리씨는 '애꾸눈' 최북의 불편한 시선을 표현했다. 최북의 작품과 일생을 다양한 시선으로 만나볼 수 있는 자리다. 현재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호생관 최북전에서 만날 수 있는 진품 전시와 연계시키면 관람의 재미를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 기획전과 별도로 최북미술관 상설전시관에서는 최북의 작품 120점 영인본과 최북 관련 기록들을 관람할 수 있다. 김원용기자 kimwy@△최북미술관 개관 기획전=8월31일까지 최북 미술관 2층 기획 전시실. 063)320-2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