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을 이용한 건강관리법
인간의 평균수명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증가되고 있다. 50여년 전만해도 50세가 넘으면 노인에 준하는 연령으로 보았으며, 60세를 넘기기가 어려워 60세를 넘기면 환갑을 축하하는 잔치를 크게 치르기도 하였다. 그러나 2012년인 지금은 '60대는 소년, 70대는 청년, 80대는 장년'이라는 TV광고가 나올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증가되고 있는 현실이다. 따라서 중년 이후의 삶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으며, 이에 따라 건강에 대한 관심도 많이 증가하는 추세이다.한의학적으로 볼 때, 노화란 혈기를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젊은 시절에는, 특히 어린 아이들의 경우에는 혈기가 잘 소통되어서 뛰고 달리는 것을 좋아하며, 노인은 걷고 달리는 것을 싫어하고 움직이지 않으려고 한다. 이것은 혈기가 쇠약해짐을 알 수 있는 증상 중 하나인데, 혈기의 쇠약은 다리에서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 노화가 진행되어 혈기가 부족하면 다리가 저리고, 시리고, 시큰거리고, 무력해진다. 또한 모발이 빠지고, 눈이 침침해지며, 잘 잊어버리고, 입맛이 없으며, 허리가 시큰거리는 등의 증상들은 노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말해주는 증상들이다.천하의 진시황도 불로장생을 이루지 못했던 것처럼, 보통의 사람이 이러한 노화의 증상들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적절한 건강관리를 함으로써 노화의 시기를 늦출 수는 있는데, 이러한 방법을 동의보감 신형문(身形門)에서 다섯 가지의 건강법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첫번째로, 허심(虛心)이다. 이는 공허하고 고요한 마음으로 살아가라는 것인데, 마음에 많은 걱정이나 근심 등을 덜어버리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함을 말한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손상을 칠정상(七情傷)이라고 하는데, 정신적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 됨을 설명한 것이다. 둘째는 정좌(正座)로, 혈기(血氣)를 기르는 운동을 할 것을 권하고 있다. 예를 들면, 태극권이나 요가, 명상 등이 있는데 이러한 것들을 통해 신체를 단련하고 정신을 수양하는 것이다. 세번째로는 '진액을 보존하라'고 하고 있다. 이것은 입이 마르기 전에 이러한 증상을 미리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다. 입마름은 한의학적으로 정(여기서 精이란 인체의 생명력 전반을 지칭한다)이 고갈됨을 의미하는데, 특히 정이 부족한 노인의 입마름은 적절한 치료를 통해 관리하는 것이 좋다. 네 번째로 평상시에 노화를 억제하는 약들을 상복하라고 하였다. 동의보감에 소개되어 있는 처방으로 경옥고(瓊玉膏), 연년익수불로단(延年益壽不老丹), 연령고본단(延齡固本丹)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환절기나 외부 환경이 변하는 시기에 적절한 약을 먹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은 환절기에 우리의 몸이 면역력이나 저항력을 잃기 쉬우므로 미리 약을 복용하여 몸을 튼튼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추운 겨울, 여러 겹의 옷을 입어 바깥의 기운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것처럼, 신체도 적절한 약을 통해 우리 몸을 방어해주는 기운을 기르는 것이 좋다. 또한 다리의 기운을 기르기 위해 걷기, 등산, 사이클링 등으로 하체 힘을 키우는 것이 좋으며, 담담한 곡물식을 골고루 꾸준히 하는 것은 정을 기르게 된다. 정을 소비하지 않으려면 화내지 말고 지나치게 고민하지 말며, 과로하지 말고, 너무 게으르지도 말 것, TV, 컴퓨터, 독서를 밤늦게까지 하지 말 것, 저녁시간에 많이 먹지 말 것, 술을 마신 상태에서 성생활을 하지 말 것, 무엇보다 밤에 일찍 잘 것 등이 있다. 이것은 모두 정을 기르는 섭생법이다. 이러한 건강법들은 빈번한 과로와 음주, 밤 문화가 만연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이미 알고 있어도 실천하기 어렵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을 생활에 기본으로 삼고 실천한다면, 우리의 남은 삶은 더욱 건강하게 다가올 것이다. 정 현 숙 (효사랑가족요양병원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