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의 군산공장 폐쇄 방침에 대한 수습책이 여전히 불투명하기만 하다. 정부와 전북도, 지역 정치권 모두 원론적인 수준의 대책과 대응에 머무르면서 군산공장의 정상화를 위한 실마리를 전혀 찾지 못하는 것 같다. 정부와 전북도는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와 관련해 면피용 대책과 대응에 급급하고, 지역 정치권은 그저 보여주기식 활동에 치중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와 관련해 정밀 실사 후 대응하겠다는 입장만 밝힌 상태다. 부평과 창원공장을 중심으로 GM의 한국철수를 막는 걸 최대 과제로 여기는 분위기다. 군산공장과 관련해선 고용위기지역이나 산업위기특별지역 지정을 밟겠다는 게 전부다. 군산공장의 정상화에 대한 언급은 없다.
한국지엠이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할 당시 산업은행측 사외이사 3명의 반대만 있었더라도 이를 막을 수 있었으나 그렇지 못했다. 군산공장의 폐쇄 철회까지 포함시키려면 그만큼 GM과의 협상이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한 셈이다. 최근 군산을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도 구체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않았다.
전북도와 군산시 역시 그간 어떤 대응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에 대한 우려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으나 속수무책이었다. 군산조선소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정부의 대책만 바라보았다.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취할 수 있는 대책에 한계가 있지만, 지역의 위급한 상황을 어찌 그리 안일하게 바라볼 수 있다는 말인가. 대기업 두 곳이 연달아 문을 닫아 지역경제가 파탄지경이 됐음에도 전북처럼 이리 순하게 대응하는 자치단체가 또 어디 있을지 싶다.
지역 정치권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바른미래당이 첫 최고위원회의를 전주에서 갖고, 민주평화당이 군산현지를 방문해 군산공장의 정상화를 외치기는 했으나 그 뿐이다. 사태 해결을 위한 진정성 있는 대안 제시는 뒷전인 채 지방선거의 호재로만 삼으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군산공장의 정상화가 지역경제의 파탄을 막는 최선책이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출구 전략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빠른 감이 있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과의 협상에서 군산공장의 정상화가 걸림돌로 작용해 국가경제의 큰 손실로 이어지는 일 또한 막아야 한다. 끝내 군산공장의 정상화가 어려울 경우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이야기다. 자치단체와 지역 정치권이 똘똘 뭉쳐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도록 지혜를 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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