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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252) 13장 동정(東征) 8

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잠시 후에 슈토가 가와사키와 함께 들어섰다. 가와사키는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몸을 굳히고 있다.

“말할 것이 있느냐?”

계백이 먼저 묻자 가와사키는 숨부터 들이켰다. 그러더니 두 눈을 치켜뜨고 말했다.

“우에스기가 시모다의 처를 빼앗아 소실로 데려갔습니다. 그것이 시작입니다.”

“그런가?”

“시모다는 주군과의 불화를 걱정하여 그날 밤에 자결을 했습니다.”

“시모다가 누구냐?”

“5백석 녹봉을 받는 보군대장입니다. 자식이 둘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섯살, 두살짜리 아들인데 다음날 집에서 유모가 돌보던 두 아들을 괴한이 침입해 죽였습니다.”

가와사키가 번들거리는 눈으로 계백을 보았다.

“후환이 걱정된 우에스기가 자객을 보내 죽인 것입니다. 유모까지 죽였습니다.”

“강도일지 모르지 않느냐?”

“아닙니다.”

어깨를 늘어뜨린 가와사키가 말을 이었다.

“자객으로 들어가 시모다의 자식들을 죽인 위사가 유서를 오다와라님께 보내고 자결을 했습니다.”

“유서?”

“예. 위사 이케다는 우에스기의 명을 받고 시모다의 자식들을 죽였다는 유서입니다.”

“그것을 받은 오다와라가 누구냐?”

“예, 가리쓰성 성주인 중신(重臣)입니다.”

“…….”

“오다와라가 그 유서를 들고 우에스기에게 충언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자객을 만나 죽었습니다.”

“…….”

“오다와라는 그것을 예상하고 소인하고 아모성의 성주 기쿠치에게 이케다의 유서 복사본을 보내주었지요.”

“…….”

“우에스기는 오다와라 일가를 가리쓰성에서 내쫒고 새 성주를 넣었습니다.”

그때 길게 숨을 뱉은 계백이 슈토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이곳, 우에스기 영지는 평온하다고 하지 않았느냐?”

“예, 겉만 보았습니다. 소장도 내막은 몰랐습니다.”

슈토도 한숨을 쉬었다.

“듣기에 부끄럽습니다.”

다시 고개를 든 계백이 가와사키에게 물었다.

“그래서 너희들은 반란을 일으킬 계획이냐?”

“소인과 아모성주 기쿠치, 그리고 우에스기 측근인 미나미까지 행동을 같이 하기로 했습니다만 세력이 약합니다.”

“반란을 일으켜서 누구를 영주로 옹립할 계획이었느냐?”

“우에스기의 형제가 4명, 자식은 17명이나 있지만 적임자가 없는데다 친인척으로 대를 잇기가 곤란하던 차에….”

“말해라.”

“무신(武神)께서 동방원정을 나오신다는 소문을 듣고 여쭈려고 했습니다.”

“무신이라니?”

“주군 말씀입니다.”

대답은 슈토가 했다. 어깨를 편 슈토가 똑바로 계백을 보았다.

“주군, 자격이 없는 영주가 신하는 물론이고 백성을 지옥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우에스기를 쳐야 합니다.”

“너희들 마음에 다 맞는 영주는 없다. 나도 부족한 점이 많을 것이다. 그러면 너희들이 나를 쳐낼 것이냐?”

“주군, 천부당만부당한 말씀이오.”

눈을 치켜뜬 슈토가 두 손으로 방바닥을 짚었다.

“주군께서 어찌 우에스기 같은 종자와 비교를 하십니까?”

그때 계백이 한숨과 함께 어깨를 늘어뜨렸다.

“하나만 더 묻자. 가리쓰성에서 쫒겨난 오다와라 일가는 어떻게 되었느냐?”

계백의 시선을 받은 가와사키가 외면하고 말했다.

“산기슭에서 일가 140여명이 몰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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