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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265) 14장 당왕(唐王) 이치(李治) 1

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현재의 당왕(唐王) 이치(李治)는 당태종 이세민의 아홉째 아들이다. 이세민에게는 17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왕비인 문덕왕비한테서 낳은 왕자는 장남인 승건, 넷째 아들 태(泰)와 아홉째아들 치(治), 셋뿐이었다. 그런데 장남인 왕태자 이승건(李承乾)은 남색을 밝힐 뿐만 아니라 성격이 괴상해서 이세민의 의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래서 남색의 상대자인 칭심(稱心)이라는 미소년을 죽여버리자 이승건은 더 미쳤다. 죽은 칭심의 초남을 만들어서 제사를 지내고 눈물을 흘리면서 배회했으니 태종 이세민의 울화가 터지지 않을 리가 없다. 또한 태종은 넷째 황자 태를 사랑했다. 이승건은 다리 병신이어서 제대로 걷지를 못했는데도 놔두었고 태가 비만해서 걷기 힘들어하자 그에게만 궁중에서도 수레를 탈 수 있도록 허락할 정도였다. 그러자 태에게 황태자를 이양할 눈치를 챈 이승건이 자객을 보내 태를 암살하려는 시도를 했다. 다시 왕자간 내분이 일어날 분위기였다. 그래서 태종 이세민은 아홉째 아들 치(治)를 후계자로 세운 것이다. 이것이 치(治)가 당왕이 된 이유다. 그것이 정관 17년, 서기 634년이었고 태종은 6년후 정관 23년, 서기 649년에 51세로 죽는다. 28세에 현무문의 난을 일으켜 형이며 태자인 이건성, 동생 원길을 죽이고 왕위에 오른지 23년만에 죽었다. 그당시 이세민은 형 건성의 아들 5명, 동생 원길의 아들 5명까지 다 죽였으니 이번에는 좀 나은 편이다. 그러나 여자 문제는 여전히 지저분했다. 이세민은 죽인 동생 원길의 처 양씨를 총애하여 왕비 문덕이 죽은 후에 왕비로 세우려고 했다가 신하들의 반대에 부딪혀 좌절되었다. 그리고 지금, 당왕 이치는 제 아비가 총애하던 미랑을 제 애첩으로 삼았다. 그 미랑이 나중에 당나라를 잠깐 무씨 왕국으로 바꾼 측천무후가 되었으니 백제 관점에서 보면 ‘상놈의 나라’다. 미랑은 소의가 되더니 이치(李治)가 왕위에 오른지 6년만인 서기 655년에 왕후에 올랐다. 이치의 왕비가 된 것이다. 백제 의자왕 15년이다.

“음, 그 무소의의 나이가 지금 몇이라구?”

의자가 묻자 좌평 성충이 대답했다.

“예, 올해로 32세입니다.”

“그럼 이제 무후(武后)로 불리우겠구만?”

“그렇습니다.”

백제 왕궁의 청 안이다. 백관이 도열한 청 안에서 다시 의자가 묻는다.

“이세민이 죽은지 6년이 지났다. 당왕 이치는 제 아비의 애첩이었던 미랑을 궁으로 불러들여 소의(昭儀)를 시켰고 이제 왕후가 되었다. 그런데도 당 조정에서 간하는 신하가 없었는가?”

“있었지만 무소의가 다 모함해서 죽였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당왕 이치도 무소의를 무서워한다고 합니다.”

“이세민의 업보가 제 자식에게 넘어간 것일까?”

“형제의 미망인을 제 처첩으로 삼는 것은 오랑케의 풍습이긴 합니다. 본래 이세민의 아비 이연이 오랑케인 선비족이란 소문은 있습니다.”

“아무리 오랑케라도 그렇지. 어찌 이치(李治)는 제 아비 이세민의 애첩을 데려다가 이제는 왕비로 삼는단 말인가?”

의자가 백관들을 둘러보았다.

“이것은 당 조정이 썩었다는 증거도 될 것이다. 그렇게 만든 신하들은 없느니만 못하다.”

“지당하진 말씀이오.”

대신 서너명이 입을 맞춰 말했다.

“소신들은 그런 천륜에 어긋나는 일이 없도록 하겠소이다.”

“백제가 중원을 제패해야 제대로 된 인륜의 왕도가 세워질 것이다.”

혼잣소리처럼 말한 의자가 성춘을 보았다.

“어디, 계백의 이야기를 듣자, 백제방의 영토가 왜에서 얼마나 늘어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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