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news
‘20세기 한국 최고의 시인’이란 찬사와 ‘친일문필활동의 죄인’이란 비판 사이에서 슬프게 떠도는 미당 서정주(1915∼2000). 복잡한 현대사와 얽혀있는 미당의 삶과 문학을 사이버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미당의 제자 윤재웅 동국대 교수와 고창미당시문학관이 함께 홈페이지 ‘미당 서정주’(www.seojungju.com)를 개설했다. 앞으로 미당의 공식 홈페이지 역할을 할 이 사이트는 미당의 생애와 시문학관, 미당문학제, 고창국화축제, 문학자료실, 포토갤러리, 사랑방, 방명록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미당의 작품과 관련 글들을 모아놓은 문학자료실은 미당 관련 서적에 잘못 서술된 연보, 목록, 간행 연도 등을 바로잡았으며, 친일 작품 목록과 텍스트 등 친일작품도 공개했다.윤재웅 교수는 “시문학관이 개관되고도 오래도록 홈페이지를 개설하지 못해 마음이 편치 않았다”며 “여러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체로 보존하고 정리하며 기억할 필요가 있는 미당의 생애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한편, 미당의 기일 23일 낮 12시에는 고창 선운리 미당 묘역에서 묘제가 열린다.
‘박철영 시인이 시인인 이유는 세상의 소소한 것들에 눈길을 주고 그것들에서 삶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기 때문이다’.김광원 문학박사의 해설처럼 그의 시는 순수성과 맞닿아있다. 두번째 시집 「아름다운 감옥」(문학과경계)을 펴낸 박철영씨(49·고창경찰서 정보보안과장). ‘섬세한 순수 서정의 시세계’를 ‘경찰공무원’이란 직업과 연결시키니 “경찰이라고 해서 순수하지 않으란 법 있냐”며 웃는다. 딱딱하고 긴장감있는 직업 탓에 시와 무관하겠다는 편견이 받지만, 그는 자신을 여느 시인처럼 생각해 주길 바란다. 오히려 경찰이라서 아프고 소외된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로부터 시의 영감을 얻게된다.“시라는게 시인이 방향을 세운다고 그대로 쓰여지는 것은 아니죠. 은유와 표현이 서정적이고 여성적인 면이 강한 시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적인 이미지가 툭 불거질 때도 많아요.”첫 시집이 서정시가 많았다면, 이번에는 현실적이고 이미지가 강한 시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아름다운 감옥’ ‘유배지에서’ ‘무료한 날의 가려움’ 등 연작시가 많아진 것도 특징이다. ‘우울한 날의 한석봉’ ‘우울한 날의 홍길동’ ‘우울한 날의 황진이’ 등 잊혀진 것들에 새 생명을 불어넣고, ‘모기’ ‘무좀’ ‘연필’ 등 사소한 것들에 이름을 달아주는 것도 그의 시가 갖는 의미다. “따뜻한 소식이 그리워 두번째 안부를 물었다”는 박씨. 그의 시는 각박한 세상에 안부를 묻는 일이다. 부안 출신으로 1994년 「우리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현재 「경찰문학」 사무국장과 전북시인협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국악계도 올해 풍성한 한 해를 보냈다. 도립국악원을 비롯한 국악관련 관립단체들의 상설공연이 안정적인 수준과 위상을 확립했으며, 국악 연수생으로부터 문화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발표무대를 제공하는 등 국악대중화와 저변확대를 주도했다. 개인은 물론 다양한 국악단체의 왕성한 연주활동도 국악무대를 풍성케 했다. 그러나 전국고수대회 보조금 유용문제로 촉발된 전북국악협회 사태가 검찰수사와 한국국악협회 감사로까지 이어지는 등 국악계 내분과 위상을 추락시키는 오점으로 남았다. △관립단체 국악 저변확대 주도 전북도립국악원과 국립민속국악원 정읍시립국악단 남원시립국악단 등 관립국악단체의 상설공연이 튼실히 자리매김하면서 국악관객의 층을 넓히는 등 국악대중화에 기여했다. 특히 도립국악원 상설공연은 다채로운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평균 객석점유율 80%를 웃도는 등 전북 국악계의 대표적인 상설무대로 위상을 확보했다.전주전통문화센터의 상설 기획무대도 눈에 띄는 프로그램이다. 해설이 있는 판소리와 한벽예술기행 등은 판소리 저변확대와 국악에 대한 흥미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며, 특히 기량이 뛰어난 국악인을 초청해 발표무대를 제공하는 기획프로그램도 예술인에게는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시민들에게는 다양한 형식의 국악공연을 만날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의미있는 작업이었다. 특히 전통문화센터의 일요풍류한마당은 전국의 내로라하는 유명 국악인과 단체를 초청, 지역에서는 보기드문 공연을 선사하는 수준높은 프로그램이다. 전주한옥생활체험관의 토요사랑방도 국악을 생활속에서 친숙하게 마주할 수 있는 마당을 제공했다. 남원 국립민속국악원의 토요예인전은 전통의 원형을 지켜가는 문화재들의 귀한 무대를 마주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주목받았다.△국악인 왕성한 연주활동국악인은 물론 각종 국악관련 단체의 연주활동이 부쩍 늘어난 것도 올해 국악계의 특징이다. 전통문화센터와 우진문화공간 초청기획으로 이항윤 장윤미 박희전 등의 개인연주회가 열리는 등 문화시설과 연계한 개인발표회가 증가했다. 소리꾼들의 완창발표회도 잇따랐다. 김일구 유영해 송재영 차복순의 완창발표회가 이어졌다. 국악연주단 한벽예술단과 동남풍의 활동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전통을 지키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연주방식을 모색하는 등 국악연주활동의 영역을 확대해냈다. 특히 국악퓨전그룹 오감도는 대규모 행사에 단골로 초청돼 호평을 받는 등 국악크로스오버의 전형을 제시했다.김영자 김일구 명창이 이끄는 온고을소리청이 청소년 창극을 처음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이 창극은 아마추어 소리꾼들이 공연한 첫 사례로 창극의 내용과 영역을 확장하는 시도로 받아들여졌다. 전북창작악회가 결성된 것도 전북국악계의 성과중 하나다. 국악작곡가 10여명의 참여로 4월 발족한 창작악회는 전북지역의 창작국악계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취지에서 발족했다. 이달초 전주를 주제로한 창작곡 발표회를 가졌으며, 그 역할에 기대가 모아진다.△국악계 갈등전북국악협회의 전국고수대회 보조금유용 사건으로 촉발된 국악계의 내분은 검찰수사와 한국국악협회 전면감사로까지 이어지는 등 전북국악계의 위상을 추락시켰다. 국악협회 사태는 단순히 고수대회 보조금 유용건뿐 아니라 국악협회 전반적인 운영문제로 까지 확대되면서 국악계를 양분시키고 갈등의 골을 깊게 했다. 문화재와 국악인 동호인들이 중심이 된 전북국악협회 파행운영관련 공동대책위원회가 결성됐으며, 이들은 한국국악협회에 전국국악협회 사고지회 지정과 집행부 사퇴 등을 촉구하는 등 강도높게 전북국악협회의 개선을 촉구했다. 그러나 국악협회는 문제가 없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어 국악계의 갈등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7세인 P의 부모님은 아버지의 도박과 빚 등으로 7년 전 이혼했다. 아버지는 현재 재혼한 상태며, 어머니가 장사를 하며 어렵게 생계를 유지하면서 P와 동생을 교육시켰다. 그런데 최근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그동안 연락 한번 없던 아버지가 나타나 보험금과 보상금을 수령해 자신이 관리하겠다고 하면서 P와 동생의 학비도 주지 않고 있다. 어머니의 사망으로 인한 보험금과 보상금은 P와 동생에게 귀속되어야 하지만 P와 동생이 아직 미성년자이므로 그 재산을 관리할 친권자 또는 후견인이 있어야 한다. 이혼 후 단독 친권자로 되어 있던 일방이 사망하면 생존하는 부모의 일방이 친권자로 된다고 해석하고 있다. 따라서 P의 아버지가 보험금을 수령, 관리할 수 있는 법적 지위에 있게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친권을 남용하거나 현저한 비행 기타 친권을 행사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친족 또는 검사는 법원에 친권상실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924조). 친권의 남용이란 예컨대 관리의 이름 아래 자녀의 재산을 부모 자신의 이익을 위해 처분하거나, 미성년인 자녀와 이해가 상반되는 행위를 하는 것, 또는 가혹한 징계를 가하는 것처럼 친권자로서의 권리를 부당하게 행사해 자녀의 복리를 해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것들은 친권자의 충분한 고의, 중대한 과실을 인정할 수 있는 경우여야 하며, 그 판정의 기준은 일률적으로 정할 수 없다. 또 현저한 비행이란 예컨대 상습도박이나 방탕한 생활 등 심한 정도의 불량한 소행을 이른다. P의 아버지를 상대로 친권상실선고 심판청구가 제기 될 경우 위에 든 여러 사항들이 고려가 될 수 있다. 다만 미성년 자녀 자신이 친권상실선고 청구를 할 수는 없다. 친권상실의 선고가 있으면 후견이 개시되게 되는데, 이 경우 P의 외할머니가 직계혈족 중 가장 연장자이면 후견인이 된다(민법 제932조, 제935조)./구남숙(한국가정법률상담소 전주지부 사무국장)
이성 관계에 무관심한 체하는 사람이나 멍청한 천치를 꼬집는 말이다.<근원설화>이 설화에도 여러 허탄한 이야기가 많지만 그 일부 이야기는 첫날밤에 신부의 동작에 따라 그랬지만 ......... 신랑은 자기가 모르고 잘못해서 신부의 배가 찢어진 줄로 알고 놀라서 도망쳤다는 이야기.신부가 성기로 무는 재주를 부리는데 신랑은 그 속에 쥐가 들어서 무는 줄로 알고 도망쳤다는 이야기.신랑이 잠도 못 자게 신부가 성화를 대어 도망쳤다는 이야기 등.
창극을 보면 늘 갈증이 난다. 극을 관통하는 통일성 있는 흐름을 보여줄 수 없을까, 풍자나 해학의 풍성함을 살리면서 경박하지 않는 세련됨을 보여줄 수 없을까, 어디서 본 듯한 무대미술이 아니라 독특한 창작정신을 발휘할 수 없을까, 자신의 역할을 정확하게 파악한 배우를 볼 수 없을까, 창극의 기본인 풍성한 소리의 재미를 느낄 수 없을까, 판소리의 ‘소리’와 문학이라는 원재료의 효율성 있는 재창조작업을 이뤄낼 수는 없을까…… 하는 의문 때문이다. 도립국악원의 창극 ‘박씨전’이 올려진 14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150여명의 출연자’들이 ‘수개월동안 밤낮으로 노력했다’는 수식어보다, 고대소설을 창극으로, 매체를 달리한 작품을 보는 것만으로도 매력은 충분했다. 국립창극단 홈페이지에서 모니터로만 봤던 ‘박씨전’을 직접 무대에서 만나는 것. 게다가 이 날은 1992년 초연 당시 연기했던 두 주인공이 그대로 출연하는 ‘호기’였다. 도립국악원이 2003년 ‘심청’, 2004년 ‘흥부전’에 이어 선택한 작품에서도 창작초연이 아니라는 것은 아쉽지만, 우리 것을 아끼고 계승하려는 의욕이 모처럼 과감한 투자와 맞물려 올려진 창극 ‘박씨전’은 그만큼 바람직한 효과가 컸다. 외국작품들이 여전히 득세하고 있는 공연계에 우리 것이 얼마나 큰 예술적 잠재력을 갖고 있는지를 실감케 해준 무대인 탓이다. 민중의 회한을 역동적인 군무와 합소리로 표출해 가슴 뻐근한 감동을 준 것이나 쉴새없이 바뀌는 화려한 세트 등 볼거리에 익숙한 관객은 신이 나기도 했을 터. 그러나 아무리 애를 쓰고 큰 박수를 받은 공연이라 해도 허전함을 느끼게 하는 부분은 있다. 특히 이 날 공연이 ‘창극의 정체성’에 부합했는지는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 소리와 연기를 함께 하는 창극에서 창은 극 전체의 재미와 품격을 결정짓는 요소다. 그러나 이 날 배우들은 특유의 소리 빛을 펼쳐내지는 못한 것 같다. 관극을 방해하는 요란한 세트 전환이나 무대 동선을 살리지 못할 만큼 많은 출연진 등 장식적인 군더더기를 과감히 쳐버리고, ‘소리’의 참맛을 오롯이 살려낸다면, 소리를 가려들을 줄 아는 귀명창에게도 더 없이 ‘오진’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춘향전’에서 향단이와 방자만 살아있는 작품을 본 것처럼, 또 갈증이 난다. /최기우(극작가)
이옥자(58·전주시 우아동)씨가 세종(世宗) 대상(大賞) 제11회 전국시조경창대회에서 문화관광부장관상을 수상했다.전국시조경창대회는 (사)한국전통예악총연합회가 주관하고 문화관광부와 서울시가 후원하는 대회. 이씨는 이 대회 최고 단계인 대상부에서 금상을 차지했다.이씨는 “수상을 계기로 시조공부에 더욱 정진, 전북지역 시조발전과 보급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문화재 임산본명인과 조영숙명인에게서 시조를 배웠다.
전주전통문화센터(관장 류관현)가 지역 문화관광사업의 노둣돌 문화해설사들을 초대했다. 19일 오후 4시 전통문화센터에서 열리는 ‘문화관광해설사의 전통문화센터 나들이’.시티투어 관광해설사, 문화관광해설사, 관광안내원 등 전주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화관광 관련 해설사는 총 57명. 이중 40명의 해설사들이 참여할 예정인 이날 행사는 문화관광 현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정작 문화관광상품을 체험해 볼 기회가 적은 해설사들을 위한 자리다.내·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전주비빔밥 만들기 체험’을 비롯, 사물악기 장단과 우리 가락을 배워보는 ‘풍물체험’, 전라도 산해진미가 가득한 ‘전주 전통음식 체험’ 등이 펼쳐지며, 매직쇼와 레크레이션도 진행된다. 류관현 관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문화관광 해설사들이 문화기관에서 진행하는 사업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전주 전통문화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체험의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던 그 옛날, 바위에 새겨진 그림들이 전각의 시작은 아니었을까.“한자의 전서체를 돌 위에 칼로 새긴 전각은 가장 조형적인 언어입니다. 어찌보면 새김이 문자 보다 앞선 것일지도 몰라요.”도내에서 최초로 전각만으로 전시를 열고있는 유지회(由之會). 22일까지 전북학생종합회관에서 ‘새김 그리고 흔적’을 열고있는 이들은 “일종의 도장 개념으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전각은 낙관의 범주를 넘어서 하나의 독립된 예술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글, 한문, 문인화, 현대서예, 전각 등 서예도 많은 갈래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서예전이라 하면 대개 글씨에 머무르지만, 우리는 주제가 있는 서예전을 하고 싶습니다.”창립전으로 지난해 서울서 현대문인화전을 열기도 했던 유지회는 서예가들의 만남이다. 60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지만, 해마다 전시 주제를 달리해 주제에 맞는 작업을 하는 회원들만 참여하기로 했다. 전각을 주제로 한 올해, 참여작가는 김미란 이병철 이유경 이은혁 조진형씨. 이병철씨는 가장 전통적인 전각법을 따르고 있으며, 기교적인 김미란씨와 반대로 투박한 조진형씨 역시 전통을 기반으로 했다. 석고에 새긴 이유경씨는 회화성을 강조했으며, 이은혁씨는 석고와 지점토, 골판지 등에 다양한 실험을 했다.세상의 모든 흔적을 포함하며 전통을 깨뜨리고 싶다는 이들이지만, ‘전통이냐 현대냐’의 문제는 아니다. ‘전통에서 현대로’ 방향을 설정한 유지회. 내년에는 어떤 구성원들이 어떤 주제를 들고 나올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슴 아프게 견뎌온 지난 한 세기. 고난과 시련의 역사는 예술에도 스며들어 있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최효준)이 우리 역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미술관 안팎으로 담아냈다. 2006년 2월 5일까지 계속되는 ‘미술로 본 한국근대’전과 1월 15일까지 열리는 ‘2006 빛나무 새해맞이’전.‘미술로 본 한국근대’전은 국립현대미술관이 광복 60주년 기념으로 기획한 ‘한국미술의 100년’전을 축소한 것이다. 도립미술관 규모와 예산 등에 맞춰 간추렸지만, 당시 서울 전시여서 놓친 지역민들에게는 반가운 기회다. 1900년대 초부터 1960년대 까지 한국미술의 흐름을 조망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근·현대 양식사 중심으로 다뤄졌던 기존 전시와 달리, 사회·문화사적 맥락에서 접근한 것이 특징이다. ‘계몽와 항일 사이’(1905∼1919) ‘신문화의 명암’(1919∼1937) ‘모( )에서 황민으로’(1937∼1945) ‘광복과 분단’(1945∼1953) ‘냉전의 그늘’(1953∼1959) 등 중요한 역사적 사건을 기준으로 5개의 시기를 나눠 시대상황 속에서의 미술의 변화와 발전을 짚어본다. 연대미상을 제외하고 제작년도가 확인되는 작품 중 가장 오래된 것은 1899년 작 휴벗보스의 ‘서울풍경’. 당시 서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고희동, 도상봉, 윤효중, 장욱진, 김기창, 오지호, 천경자 등 미술사에 족적을 남긴 작가들의 대표작과 근대 4대가의 작품도 전시됐다. 식민지 시대, 일본인 작가 사토미 가쯔조의 작품 ‘여인’과 닮아 모방작으로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구본웅의 ‘여인’도 볼 수 있다.조선인 여성근로보국대 작업사진, 6·25 당시 반공 홍보물, 태평양전쟁 종군화집, 안중근 의사 휘호, 윤동주의 참회록, 독립선언문, 근대 건축 사진 등 역사적 자료와 패널 80여점과 영상물도 함께 공개돼 우리나라 근대의 시대상황도 재현해 놨다. 최효준 관장은 “미술양식의 변화를 통해 우리 미술의 향방과 정체성을 오늘의 시각에서 조망할 수 있으며, 각 시대를 재현한 역사적 자료들을 통해 과거를 회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미술로 본 한국근대’전이 우리의 생생한 과거라면, ‘2006 빛나무 새해맞이’전은 우리의 현재와 미래로 이어진다. 한 해의 끝자락, 도민들에게 새해에 대한 꿈과 희망을 전하기 위해 특별기획된 ‘빛나무 새해맞이’전은 장식용 전구를 이용해 깊어가는 겨울밤 아름다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참여작가는 강현덕 김갑선 김용수 김윤숙 송상민 신익창 오세나 이송선 임현채 채성태 최유리 한숙 희상 신명식 임유선 정하영씨. 도립미술관 광장에 서 있는 스무 그루의 나무는 다양한 형상의 ‘겨울 빛나무’로 변신했으며, 미술관 전시동 건물 외벽에도 조명을 이용한 작품이 설치됐다.2006년 병술년을 상징하는 조형물 ‘사람과 개’도 볼거리. 올해 닭을 만들어 전시했던 조각가 강용면씨가 개를 테마로 만든 작품이다. 2006년 1월 1일 새벽 6시30분에는 도립미술관 광장에서 해맞이 행사가 열린다. 일출 전 해오름맞이 춤과 퍼포먼스, 시낭송이 어우러지며 도민들은 새해 소원을 적어 작가들의 조형물에 매달아 놓을 수도 있다.
올해 전북연극계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풍성함을 일궈냈다. 소극장 판의 등장으로 공연장이 확장된 일은 보다 많은 관객들에게 공연예술과 만날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소리전당의 막토일 기획시리즈도 연중 쉬지않고 관객들을 연극판으로 초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올해 처음 열린 어린이인형극제는 지역연극계의 외연을 확장하고 위상을 높이는 행사가 됐으며, 지난해에 이어 지속적으로 진행된 찾아가는 연극교육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왕성한 작품활동전주시립극단은 올해 창단 20주년 기념극 ‘트로이의 여인들’을 선보였다. 배우들의 노련한 연기와 짜임새있는 연출이 돋보인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지난 11월 선보인 창작초연작 ‘동문거리여자는 아름다웠다’도 사회적인 메세지를 전하는 작품이었다. 시립극단은 기획공연작 사이사이에 단원들이 연출한 소극장용 작품을 꾸준히 올리는 등 왕성한 작품활동을 보였다.지난해 11월 개관한 소극장 판도 올해 자체 기획으로 ‘행복한 가족’과 ‘소학지희’를 잇따라 올렸다. 특히 소학지희는 국악과 양악을 작품에 함께 활용하고, 전통연희를 극에 반영하는 등 독특한 형식으로 주목받았다.창작극회도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 전통 소리를 접목한 창작뮤지컬 ‘장사의 꿈’과 ‘Mr. 막득이’를 잇따라 공연했다. 지난해 활동을 재개한 극단 황토도 초연작 ‘꿈꾸는 나라’를 올렸다.소리전당이 매달 마지막 토요일에 연극을 올리는 ‘막토일 따끈한 연극시리즈’를 기획한 것도 지역 연극계 저변확대에 보탬이 됐다. 소리전당은 우수한 소극장연극을 초청, 지역 관객들에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소극장연극제도 유례없이 풍성하게 진행됐다. 도내 성인극단은 물론 인형극단과 마임전문극단까지 가세, 8개 극단이 10개 작품을 릴레이로 올렸다.젊은 극단 명태가 ‘이화우 흩날리제’로 전국연극제에서 금상을 수상한 것도 지역 연극계에 활력소가 됐다.△연극교육의 영역확대 지난해 일부 학교에서 시범적으로 진행된 연극교육이 올해는 사회복지시설까지 확대되면서 연극을 통한 창의성계발과 자기표현법기르기 등 교육적인 성과를 거뒀다. 창작극회는 전주자림원 등 4곳의 장애우시설에서 연극놀이를 진행, 연극을 통한 상상력과 표현력 길러주기 프로그램을 진행해 호평을 받았다. 각급 학교에 파견하는 연극전문강사 활동도 이어졌으며, 이러한 지도활동이 학교연극 활성화에 불씨를 지피고 있다. 올해로 두번째 치러진 어린이연극제와 청소년연극제도 연극전문강사 지원활동과 무관치 않다.인형극단 까치동은 연극놀이로 전국 순회 워크샵을 갖기도 했다. 익산지역도 시립도서관 주도아래 지역 공부방을 중심으로 연극놀이가 진행됐다. 놀이와 접목한 연극교육은 어릴때부터 연극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등 연극의 대중화와 연극인확대 등에 기여하는 등 전북연극계의 미래를 밝게 하는 일로 평가되고 있다.△어린이인형극제 산뜻한 출발7월말 열렸던 어린이인형극제는 연극을 재료로 한 지역 문화축제의 발전가능성을 보였다. 인형극단 까치동이 중심이 돼 3일동안 개최한 인형극제는 객석점유율이 100%를 웃돌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어린이 문화공간이나 문화행사에 대한 욕구가 높아가는데 반해 지역에는 이를 타깃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전무했던 탓에 인형극제의 출발은 산뜻했다. 이밖에도 올해 세번째 열린 한옥마을 마임축제도 전주만의 차별화된 문화컨텐츠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행사로 평가받았다. 다만 올해 소극장 작품이 많아지면서 보다 치밀하고 기획력이 돋보이는 대작이 상대적으로 드물었다는 점과 연극계의 활황이 전주지역에 치중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대학의 힘은 학생이다. 21세기 국제화 시대를 이끌어갈 ‘글로벌 리더’ 양성을 목표로 정한 우석대가 신입생 및 재학생 경쟁력 강화 프로그램을 마련, 역점 시행하고 있다.학생들의 실력을 강화, 취업률 향상으로 연결시켜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다. 이 대학의 학생 경쟁력 강화 프로그램은 입학전 예비 신입생들부터 적용된다. ◇ 신입생 경쟁력 강화우석대는 캠퍼스 예비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FC 프로그램(Freshman Caring Program)’을 개설, 운영하고 있다. 2006학년도 수시 1학기 및 2학기 전형에 합격한 예비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 프로그램에는 기초학력 신장에 필요한 영어(TOEIC)와 한자 등 2개과목이 개설돼 대학 전임교원과 외부 전문교육기관 강사들이 공동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하루 6시간씩 15일간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은 과목당 3학점씩을 선취득하게 된다. 송재훈 인력개발팀장은 “예비 신입생들이 보다 알찬 대학생활을 설계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참가 학생들은 학점 취득은 물론, 영어와 한자 실력을 배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우석대는 또 2006학년도 신입생을 대상으로 ‘JFK 글로벌 프로젝트’를 추진한다.JFK는 ‘Start, Jump, Fly, Key, Pro’ 의 약자로 글로벌 리더 양성을 위해 입학전부터 졸업때까지 5단계로 진행되는 체계적·단계적 훈련과정이다. 먼저 1단계(START) 동기부여 과정에서는 내년 2월 예비신입생 전원을 대상으로 우석프론티어 프로그램과 그룹별 리더십 워크숍을 진행한다. 이어 2단계(JUMP)에서는 1학년 1학기(3주간)에 해외 문화체험과 영어권 국가 제1단계 현지 어학훈련 등을 통해 세계화 마인드를 형성하게 된다. 이미 수시 1학기 합격생들에 대해서는 중국 소주와 상해에서 해외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했고, 수시 2학기 합격생들도 두차례로 나눠 필리핀 세부대학 어학원 영어연수에 참가하고 있다. 또 정시모집 합격자 전원에 대해서도 학교 지원으로 해외 문화체험 및 어학연수를 실시할 예정이다.3단계(FLY)는 자기계발 과정으로 일정기준을 넘어선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권 국가 제2단계 어학훈련을 실시하고, 4단계(KEY)에서는 외국인과의 1대1 결연(멘토링)을 통해 본격적인 경쟁력 강화에 나서게 된다.이같은 과정을 마치면 4학년 1학기 5단계(PRO) 인증과정을 통해 글로벌 기업에서 인턴활동을 할 수 있다. 대학측은 ‘JFK 프로젝트’ 포인트의 80%이상을 취득한 글로벌 리더 인증자에 대해 전원 취업을 보장하고 해외 대학원 진학을 지원할 계획이다. ◇ 우석챔프이 대학의 재학생 경쟁력 강화 프로그램으로는 ‘우석챔프’를 꼽을 수 있다.재학생들이 자신의 성취목표를 설정, 대학 인적자원개발팀에 제출하면 담당 부서에서는 학생들의 목표를 △협동적 봉사인 (봉사활동) △실용적 지식인(자격증·외국어·학업성적) △합리적 지식인(각종 대회 수상) 등 3개영역으로 분류, 관리하게 된다. 학생들이 자신의 성취목표를 달성했을 경우 인적자원개발팀에 그 결과를 제출하고 대학측은 목표 달성 실적에 따라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또 포인트 실적에 따라 장학금이나 해외연수 혜택을 부여한다.대학측은 프로그램의 마지막 과정인 ‘우석챔프’에 선정된 학생들에게 파격적인 장학금과 취업·해외유학을 보장해준다. 우석챔프 프로그램은 외국어 및 학업성적과 자격증 취득뿐 아니라 사회봉사 활동에도 포인트를 부여, 지·덕·체를 갖춘 전인적 인간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중국 오리엔테이션을 다녀와서 - 일본어과 예비신입생 이나라난생 처음 해보는 해외 나들이. 우석대 수시전형에 합격한 후 학교로부터 중국에서 오리엔테이션을 한다는 연락을 받고 다소 의아해졌다. 대학에서 실시하는 오리엔테이션은 학교관계자들이나 선배, 그리고 학과 교수님들이 참석한 가운데 학사일정·대학생활에 대한 안내 등으로 진행된다고 선배들로부터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동기생들과 함께 중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중국, 매스컴을 통해 오랜 침묵을 깨고 세계 경제대국으로 급성장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을때는 워낙 국토가 넓고 인구가 많으니까, 물건팔기 좋으니까 띄워주는 소리겠지 했는데, 막상 중국을 직접 대하니 괜히 해보는 소리가 아니었구나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고속 성장하고 있는 중국을 대하며, 탄성과 함께 뒤쳐지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다른 학과 합격생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좋은 친구를 사귀게 된 것도 나에게는 큰 수확이었다. 학과가 달라 이름조차 제대로 모르고 지냈을 사람들과 우정의 시간을 나눌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오리엔테이션 일정 중에는 우석대와 교류하고 있는 소주대학을 방문, 캠퍼스를 돌아보고 특강을 듣는 시간이 있었다. 우리나라 대학과는 너무나 다른 구조와 분위기를 갖고 있는 외국대학의 캠퍼스를 걷는 기분은 아주 색다른 경험이었다. 나에게 뜻깊은 경험을 제공해 준 우석대에 감사드리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알찬 대학생활을 꾸려나갈 것을 내 자신에게 약속해 보았다.
전주라는 도시 전체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자는 주장이 전문 연구자에 의해 처음 제기돼 관심을 모았다. 16일 오후 2시 전주시청 강당에서 열린 ‘전북역사문화학회 학술대회’에서 나종우 전북역사문화학회 회장은 “무형과 유형이 어우러질 때 그 가치를 높게 보는 최근 추세에 따라 전주는 역사문화도시로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나교수는 “세계문화유산 역사도시적 측면에서 볼 때 전주는 풍남문과 경기전 등의 기념물 유적, 한옥지구와 전주천 등의 문화경관, 종교와 선비문화, 판소리와 음식 등의 정신무형문화가 조화를 이루고 있어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할 여건이 충분하다”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기 위해서는 난개발이 아닌, 일정 기준에 맞게 도시를 가꾸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전북역사문화학회가 창립 이후 처음으로 마련한 행사. 전주 사람들의 뿌리를 확인하기 위한 첫 작업으로 ‘전주의 성씨에 대한 재인식’을 주제로 논의가 진행됐다.
사단법인 대한신문화예술교류회(회장 박영훈)가 선정하는 ‘제2차 대한명인 추대식’이 17일 오후 4시 순창군 팔덕면 장안리 대한신문화예술교류회 내 전시관에서 열린다. 지난 10월 1차에 이어 2차로 추대된 명인은 평산 김한수(지호공예) 월성 윤주비(국악관악기) 홍춘수(전통한지) 원남 윤도현(청자) 마광남(한선) 석천 조운창(전통) 노순걸(죽세공예) 학수 변경환(배첩) 김대석(접선) 몽향 정철수(분청사기) 긍재 소병진(소목) 황목 정병석(황칠공예) 이덕재(석공예) 유강 김영준(전통무용) 운암 선동철(창호) 국광 이민수(음률작곡) 이형진(낙죽) 방화선(태극선) 조준석(국악현악기) 죽경 황인진(죽검) 햇살 엄재수씨(합죽선).박영훈 회장은 “대한명인은 전통문화와 관련, 인간문화재의 영예는 갖지 않았으나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기능을 갖춘 이들”이라며 “대한명인 추대를 중심으로 우리 문화의 가치를 높이는 일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7년의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해 11월 창립된 대한신문화예술교류회는 민족정신을 기반으로 대한민족청소년미술대전, 지역주민초청잔치, 대한명인 발굴 작업, 정기간행물 발간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사)한국예총전북연합회(회장 황병근)가 전북예술발전에 공이 큰 예술인에 수여하는 2005 전북예술상에 국악인 정병옥씨 등 8명이 선정됐다. 또 무용가 김정숙씨 등은 공로상을 받는다.전북예술상은 정병옥(77·국악) 박희태(45·무용) 이형구(61·미술) 박환윤(73·사진) 정민호(55·음악) 김득남(63·영화) 심춘택(57·음악) 박영학(58·문학)씨가 수상자로 결정됐다. 정병옥씨는 국악인생 65년여동안 공연활동과 강습 등을 통해 국악대중화에 기여한 공로를 높이 평가받았다. 박희태씨는 수준 높은 공연활동을 통해 무용예술 저변확대에 기여하고, 올해 전국체전개회식 무용연출을 통해 전북무용의 위상을 높였다. 이형구씨는 전북미협지회장을 역임하며 지역 미술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박환윤씨는 작품활동을 통해 지역의 명산 지리산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렸다. 정민호씨는 소외 이웃들을 찾아 음악으로 희망을 전하는 위문공연을 왕성하게 벌이고 있으며, 심춘택씨는 올해 전국관악경연대회와 마칭밴드경연대회를 전북에 유치하는 등 관악활성화를 주도하고 있다. 김득남씨는 전북디지털영화작품공모전과 향토영상제 등을 이끄는 등 지역 영상예술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박영학씨는 사회교육원과 도서관 보육원 등 다양한 시설에서의 글쓰기지도와 안동문협과 익산문협 합동세미나를 주도하는 등 문학저변확대와 위상강화에 기여한 공로로 각각 수상자로 선정됐다. 공로상은 김정숙(46·무용) 양봉선(47·아동문학) 서일석(48·미술) 차길용(72·사진) 최균(40·연극) 지성호(51·음악) 박화실(68·음악) 김종갑(48·연예)씨가 수상한다.
느릿한 말투와 넉넉한 웃음이 큰 키와 잘 어울리는 김병수(37).공공작업소 심심 대표, 전주한옥생활체험관과 술박물관 관장 등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친숙한 얼굴과 이름이어서 그의 전공이 ‘정치외교학’인 것을 짐작하기란 쉽지 않다.특유의 감각으로 일년이면 수많은 사업들을 기획해 내지만, 그가 짜낸 프로그램들을 꼼꼼하게 살펴보면 결국 공간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돼 있다. 사람들이 떠나간 시골 마을이나 빈 점포들이 늘어나는 동문거리, 뒷전으로 밀려나는 재래시장에서 판을 벌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정치외교학을 전공했지만 한동안 도시계획센터에서 일해 공간에 대해 관심이 많은 김씨. 최근에는 심심과 한옥생활체험관을 중심으로 미술, 영상, 음악하는 이들을 모아 ‘청소년문화예술사업단’을 만들었다. 나이 차가 한참 나는 청소년들과 허물어지는 벽에 그림을 그리고 골목골목 지도를 만들며 뭉쳐 다니더니 16일에는 남부시장에서 ‘남부시장 꾸미기 예술제-펑FUN펑FUN’을 펼쳐내기도 했다. “어려서부터 자기가 살고있는 지역사회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문화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어야 지역이 지켜지니까요. 자꾸 활력이 떨어지는 구도심이나 농촌에 에너지가 넘치는 청소년들은 데려다 놓는 것만으로도 공간이 살아나거든요.”결국은 공간에 대한 고민이었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공간”이라며 “공간을 총체적으로 보다보면 사회성과 지역에 대한 자각이 커진다”고 덧붙였다.“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문화예술’이란 단어가 사치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죠. 아직은 시장 상인들이 적극적이지 않지만 조금씩 파고들면 내년, 내후년에는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3년 동안은 행사 위주로 진행하겠지만, 이후에는 재래시장의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사업들을 유치하고 싶어요.”남부시장 상인들이 아직까지 뻣뻣한 건 사실이지만, 그는 내년에도 남부시장에서 다양한 사업들을 벌이고 싶다.여름방학에는 남부시장 옥상에서 캠프도 열 예정. 김씨는 “요즘 ‘남부시장 지원단’ 구성을 위해 서울과 전주를 바쁘게 오간다”며 “건축을 하는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내년에는 남부시장 포럼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귀띔했다.“딱딱한 주민참여는 있을 수 없어요. 그래서 정서적으로 접근할 계획입니다. 필요성도 중요하지만 ‘좋아서’ ‘관심있어서’ ‘재미있어서’가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거든요.”그는 “일단 재미가 있고 감동이 있으면 뭐든지 새롭게 회복될 수 있다”며 “그 출발은 재생과 재활용의 컨셉으로 지역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는 문화담론과 공간계획이 함께 결합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내년부터는 문화를 통해 지역사회 공간의 문제들을 이슈화시키고 여력이 된다면 농촌과 연결되는 다양한 콘텐츠들을 만들고 싶습니다.”언뜻 보면 ‘문화기획자’처럼 보이지만, 그는 게의치 않는다. 문화를 가운데 두고 청소년이 만나고 젊은 작가들이 만나고 지역민들이 만나는 공간은 결국 지역사회 안이기 때문이다.
용광로가 놓인 공장 안은 생각만으로 뜨겁다. 한겨울 용광로에서 작업하는 풍경은 실제 어떤 모습일까.15일 오전 전주시 팔복동 소재 전주기계산업리서치센터에 자리잡은 자동차 부품회사 레오포즈(주)를 찾았다. ‘2등은 이미 실패, 1등만이 생존한다’ '품질이 최고의 경쟁력' ‘발상과 태도를 모두 버리고 혁신으로 승부하자’ 공장 안 곳곳에 걸린 ‘뜨거운’ 구호들이 벌써 추위를 녹일 태세다. 용탕이 놓인 공장 안은 한겨울 반팔을 입어도 기술자들이 땀을 쏟아낸다. 그러나 막 예열을 시작한 탓에 공장 내부는 서늘한 정도였다. 보수와 청소를 마치고 이날 아침 새롭게 가동에 들어가면서 기술자들이 비상 대기중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문제가 생겼다. 이물질이 들어간 탓인지 제조공정이 중단됐다. 7∼8명의 기술자들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용탕에서 잘못된 제품을 들어올리는 한편, 다른 한편에서는 지게차가 움직였다. 하자가 생긴 제품을 지게차에 걸고 기술자들이 둘러 서서 새 작업 준비에 부산했다.“조금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제품생산에 문제가 생길 만큼 작업 과정 하나하나에 정성이 필요합니다. 온도만 하더라도 금형과 용탕 온도 뿐아니라 작업장 온도까지 적정 온도를 맞춰야 하니까요.”품질 분석을 담당하는 강성수 대리는 “제품의 품질이 사람의 손끝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대부분 공정이 자동화 됐음에도 기술자들의 전문성과 경험이 중요한 이유다.실제 이회사 하태수 대표(47)가 가장 노력을 기울인 것중의 하나도 전문 기술자 영입이었다. 한국타이어에서 오랫동안 기술자로 근무해온 그는 소재분야 전문 기술자 스카웃에 공을 들였다. 초경량 알루미늄휠 제조공법 등 10여개에 이르는 특허를 갖고 있지만, 막상 이를 생산할 수 있는 전문 기술자가 확보되지 않으면 특허기술도 그림의 떡이기 때문이다.이회사가 현재 시험 생산중인 알루미늄 휠은 기존의 휠에 비해 35% 중량을 줄였으며, 부품의 경량화가 필수적인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인 하이브리드카를 겨냥해 개발한 것. 3년여 전부터 현대자동차에서 다른 연구소에 의뢰해 연구해왔으나 모두 실패한 것을 이회사에서 성공시켰다. 아직 하이드브리카가 상용화 되지 않은 현실에서 대량 생산체제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부분적으로 현대차에 납품을 시작했고 미국 수출길도 열었다. 여기에 일본 수출도 타진하고 있다. 2004년 갓 걸음마를 뗀 회사에 소재 분야의 내로라는 전문가들이 모인 것도 회사의 현재가 아닌, 미래 잠재력을 평가해서다.하 대표를 지근에서 돕는 박종근이사는 30년 가깝게 소재 설비분야에서 일한 베테랑이며, 김경진 설비가공과장 역시 25년 경력의 설비 전문가다. 여기에 이형균 차장과 봉현용 대리도 설계와 단조분야에서 10년 내외의 경험을 갖고 있다.“20여명의 직원들이 전북 뿐아니라 서울, 부산, 광주 등 전국에서 모여 문화적 차이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모든 것을 하나로 용해시키는 용광로처럼 많은 대화와 토의를 통해 생각의 차이를 해소할 것입니다.”회사 이름과 비슷한 레오포징 공법이란 독보적인 원천기술을 갖고 있고, 직원들 스스로 장인정신으로 똘똘 무장돼 있는 점이 회사의 자부심이라고 하 대표는 했다.지금은 주야간 교대 없이 아침 8시부터 저녁 9시까지 가동하지만, 몇 년 안에 365일 주야간으로 가동할 날이 멀지 않을 것이라는 박종근 이사의 말에서도 자신감이 넘쳐났다.
오전 10시. 밀가루 반죽하느라 손길이 부산한 시간. 부지런한(?) 단골 손님은 문을 열자마자 들이닥쳤다. “뜨듯한 오뎅국물 한그릇에 호떡 하나 먹어야 하루가 시작돼요.” 좁은 나무 의자에 걸터앉은 손님이나 무심히 밀가루 반죽하고 있는 주인이나 이미 익숙해진 일상인 듯 했다. 중앙시장 안 ‘중앙호떡’. 겨울에 들어서면서 일손은 더 분주해졌다. 시장 안 노점에서 호떡 장사를 시작해 조그만 가게를 얻어 안으로 들어온지 20년. 호떡집 주인 손덕길씨(63)는 중앙시장에서 이름 꽤나 알려져 있다. “단골이 많지요. 20년 넘게 이 일을 해오다보니 초등학교다니던 꼬맹이들도 이제 어른이 되어서 찾아와요. 내 기억속에는 없지만 고맙고 반갑지.”이 집을 알게 된 것도 엄마 따라 시장 갔다가 맛본 호떡을 잊을 수 없어 지금도 가끔씩 중앙시장 호떡집을 들른다는 후배기자의 강력한 추천 때문이었다. 후배는 “그때나 지금이나 찹쌀 호떡 맛이 그만이다”며 꼭 맛보고 오라는 권유까지 한 터였다.곧 몰려들 손님 맞이 준비로 부산한 중에도 손씨는 호떡을 맛있게 구워 내주었다. “아무래도 호떡은 겨울이 제 맛이지. 눈이 오니 더 맛있잖어.” 중고등학교 시절, 학교 앞이 아니고도 이름난 ‘호떡집’은 얼마든지 있었다. 전주에도 그 이름 찬란한 ‘장미호떡’이 있지 않았던가. “나도 그 이름 들어봤어. 지금은 아마 없어졌지? ” 손씨는 이름이야 그쪽이 더 알려졌었지만 맛은 비교해봐야 아는 것이라며 웃었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50원짜리로 시작한 호떡 값은 500원이 되었다.손씨는 80년대 중반에 호떡을 만들기 시작했다. 남편의 사업(운수업)이 실패한 뒤 세살난 아들과 딸을 데리고 친정집으로 내려와 먹고 살기 위해 선택한 일이었다. “처음에는 시장 노점에서 악세서리를 팔았어요. 생계가 막막했거든요. 몇년하다보니 그대로라면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힘들겠다 싶었죠.” 그래서 시작한 것이 호떡장사였다. 온갖 사람들을 다 만나고 어려움도 적지 않았지만 호떡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그 어렵다던 IMF도 남일이었다. 세아이를 모두 대학까지 가르칠 수 있었던 것도 ‘호떡장사’ 덕분이었다. “난 이 일에 감사해야해요. 우리 다섯식구 먹고 살게 해준 것이 이것이잖어.”환갑이 넘어 움직임도 예전같지 않고 고단함도 크지만 그는 할 수 있는데까지 ‘호떡집’을 열 생각이다. “단골들이 자기들을 위해서라도 내 몸 건강하라고 해. 우리집 호떡 먹고 싶어서 찾아오는 그이들을 위해서라도 함부로 문을 닫을 수 없지. 아무리 맛있는 음식들이 많이 나와도 내 손님들에게는 호떡만 못하다는 말이잖어.” 그 나름대로 세워놓은 ‘장사 철학’에 가슴이 따뜻해진다. 하루 다르게 재래식 삶의 풍경들이 사라져가고 있지만 중앙시장 안 ‘호떡’은 어찌됐든 그리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임은 분명해졌다. 한가지. 호떡집 아줌마의 머리손질은 남다르다. 늘 단정하게 모양을 낸 머리모양이 예사롭지 않아 물었더니 한때 서울에서 미장원을 열기도 했단다. “손님들에게 깨끗해보이면 좋잖냐”고 되물었다. 호떡집 앞은 채소 노점상의 좌판이 차지해 번잡하고 비좁다. 그래도 손씨는 불평하지 않는다.“어려운 사람들끼리 서로 도와야지. 그래야 서로 힘도 되고 희망도 가질 수 있잖어.” 추운 겨울, 호떡집은 찬바람 숭숭 오가지만 따뜻하고 정겨울 수 밖에 없다.
춥다. 겨울이다. 겨울은 춥고 눈이와야 제격이라지만 넘치게 쏟아지는 폭설은 고통이다. 도내에서는 예년에 없이 여기저기에서 폭설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겨울엔 가뜩이나 고통스러운 농촌의 시름이 더 깊어졌다.겨울에 더 뜨거워지는 현장을 찾았다. 임실의 장미꽃 수출업체 로즈피아의 작업장. 갖가지 색상이 예쁜 장미가 수북한 작업장 안에선 꽃묶음을 다듬느라 손길이 분주하다. 이 추운 겨울에도 꽃망울 터뜨릴 수 있는 것은 따뜻한 유리온실 덕분이다. 뜨거운 현장은 이곳만이 아니다. 어렵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겨울 풍경과 사람들 모두 아름답다.
중국의 〔형초세시기〕에 의하면 동짓날 팥죽은 공공씨(共工氏)의 망나니 아들의 이야기에서 유래됐다. 이 아들은 동짓날 죽어서 역신(疫神)이 되었는데 그 아들이 평상시에 팥을 두려워하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역신을 쫓기 위하여 동짓날 팥죽을 쑤어 먹었다는 것이다. 우리네 조상들은 팥죽은 잔병을 없애고 건강해지며 액을 면할 수 있다고 하여 동짓날 이웃 간에 나누어 먹었다. 팥죽 한 그릇 만들어 그 동안 잊고 지냈던 이웃집 문을 두드려 보는 건 어떨까? 재료: 붉은팥 300g, 쌀 1컵, 소금 1½작은술, 찹쌀 1컵1. 쌀은 씻어서 30분 정도 불린 후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뺀다. 팥은 씻어서 냄비에 담고 팥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 끓인 뒤 살짝 끓어 오르면 물을 따라 버린다.2. ①에 다시 물 8컵을 부어 1시간 정도 삶는다.3. 푹 무르게 삶은 팥을 뜨거울 때 주걱으로 으깨고 체에 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걸러서 껍질은 버리고 앙금은 가라앉힌다.4. 냄비에 ③의 웃물만 부어 끓인다.5. ④가 끓어오르면 불린 쌀을 넣고 주걱으로 한 번씩 젓는다.6. 쌀알이 완전히 퍼질 때까지 끓인다.7. 쌀알이 퍼지면 ③의 팥 앙금을 넣어 나무주걱으로 저으면서 끓인다.8. 찹쌀과 쌀을 섞어서 가루낸 것에 찬물 ¾컵을 부어 반죽한 다음 지름 12cm 정도의 새알심을 동그랗게 빚어 ⑦에 넣는다.9. 새알심이 익어서 위로 떠오르면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센불에 새알심을 넣어야 쉽게 퍼지지 않는다.* 팥을 무르게 삶으려면 - 팥을 삶을 때는 깨끗이 씻어서 분량 이외의 물을 넉넉히 붓고 한 번 끓으면 그 물을 버리고 다시 물을 부어서 삶는다. 그래야 설사를 일으키는 사포닌 성분을 없앨 수 있다. 그리고 다시 끓으면 불을 줄이고 중불에 은근히 삶는다.
군산 선유도 해역서 조선시대 유물 220점 추가 발굴
[안성덕 시인의 '풍경']까치밥
사라지는 것의 쓸쓸함과 공허함…박찬웅 사진전 제35보병사단
아트컴퍼니 두루 '런어비스', 뮤지컬 불모지 전북에서 전 회차 전석 매진
그림에 정신을 담아내다... 미술관 솔, '해강 김규진․보정 김정회 사제 전'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전하는 '조화와 공존'⋯관현맹인전통예술단, 아리랑 세상에 울리다
군산 영광선교합창단, 스승‧제자가 함께하는 정기음악회 '호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