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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하면서도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당길 때는 남부시장 ‘현대옥’, 자극적이면서도 강한 맛이 당길 때는 남부시장 ‘그 때 그 집’, 시내에서 무난하게 찾는 곳은 ‘왱이집’이다. 전주에 사는 기쁨을 실감케 하는 음식이 바로 콩나물 해장국이라는 윤찬영 전주대 교수(44).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열린 전북」 발행인 등으로 바쁜 그는 왠지 몸이 무거운 날이면 값 싼 콩나물 해장국으로 값 비싼 몸보신을 한다.“전주에 내려와서 1990년 쯤 콩나물 해장국을 처음 먹었는데 ‘와, 여기 사람들은 이런 걸 먹고 사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땀 흘리고 콧물 흘리면서 콩나물 해장국 한그릇 먹고나면 몸이 개운해지면서 날아갈 것 같아요.”이런 저런 일로 서울과 전주를 오가는 그가 서울에서 심야버스 타고 내려오는 시간은 새벽 2시 전후. 출출하다 싶으면 남부시장 콩나물 해장국 한 그릇을 해치운다. 술은 못하면서도 ‘콩나물국밥’을 굳이 ‘콩나물 해장국’으로 부르는 것은 국물 맛이 워낙 매력적이어서. 다행히 가족들도 좋아해 열일곱 큰 딸 생일에는 미역국 대신 콩나물 해장국을 먹으러 갔다. 콩나물 해장국에 푹 빠져사는 윤교수의 음식 솜씨는 어떨까. “침 나오는 인터뷰”라며 그가 소개한 요리는 번데기 볶음과 버섯 구이. ‘요리’ 보다는 ‘간식’ 수준이다. “어렸을 때 시골에는 여름에 비가 내리고 나면 버섯이 많이 났거든요. 집 앞 텃밭에서 호박잎을 따가 길게 찢은 버섯에 소금을 조금 뿌리고 아궁이에 넣어두면, 버섯에서 노르스름한 물이 흘러나오면서 그 향과 맛이 끝내줬어요.”어린 시절 맛을 잊지 못해 가끔 가스오븐레인지에 버섯 구이를 시도해 본다. 호일에 싼 송이버섯과 느타리버섯을 가스오븐레인지에 넣고 구우면 집안에 버섯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그 향에 먼저 취한다. 번데기 볶음은 시간에 비례에 맛이 달라진다. “국물을 우려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는 다시마 국물로 육수를 만들어 날 번데기를 넣고 물이 졸아들 때까지 끓이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어려서 부터 참새고기 먹고 버섯 뜯어 먹으며 자랐다”는 윤교수. 사회복지와 시민운동으로 보여줬던 날카로운 모습과 다른 순박한 입맛이 의외다.
22일은 1년중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짓날이다. 우리 조상들은 이 날을 태양이 죽음으로부터 부활하는 날로 여겨 태양신에게 제사를 올렸다. 또 ‘작은 설’이라고 부르며 나이 한 살을 더 먹는 의미에서 동지빔을 해먹고 팥죽을 쑤어 먹었다. 지금은 제사를 지내는 집도 찾아볼 수 없고 팥죽을 쑤어먹는 가정도 많이 줄었지만 유난히 추운 올 겨울 전주 서신동의 ‘동짓날’(대표 홍현순)에서 가족끼리 팥죽을 먹으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눠보면 어떨까. ‘동짓날’의 팥죽은 걸죽하면서도 달작지근한 것이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 텁텁한 맛 때문에 팥죽을 싫어하는 사람도 이 집의 팥죽은 잘 먹는다니 입맛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여느 팥죽과는 다른 듯하다. “팥을 잘 삶아야지. 너무 안 삶아지면 껄끄럽고 너무 삶으면 씹히는 맛이 없어.” 팥죽만 13년째 팔고 있는 홍현순 대표. 생활을 위해 음식업에 뛰어들었다는 그는 어렸을 적 많이 만들어 먹었다는 단순한(?) 이유로 팥죽 전문점을 열었다. 워낙 손맛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 지금은 새알을 만드는 것도, 팥죽을 쑤는 일도 눈감고도 할 수 있을 만큼 베테랑이 되었다. 팥죽에 둥둥 떠있는 새알은 한 입에 쏘옥 넣기 적당한 크기로 쫄깃쫄깃함이 일품이다. “찹쌀만 넣으면 너무 찰져서 먹기가 힘들어. 맵쌀을 조금 섞어야 하는 데 그 비율이 중요하지.” 주인장은 찹쌀과 맵쌀의 비율에 따라 새알의 쫄깃함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그러고 보면 팥죽 만드는 것도 만만히 볼일 만은 아니다. 팥죽과 궁합이 잘 맞는 음식은 뭐니뭐니 해도 동치미. 뜨끈한 팥죽에 시원한 동치미 국물은 어린시절 겨울밤을 풍요롭게 했던 그 추억의 맛 그대로다.“비결은 뭐…. 그냥 어렸을 때 엄마가 해주던 거 어깨 넘어 보면서 만든거지. 아무것도 특별한 건 없어요.”자신이 만든 팥죽이 집에서 먹는 것과 조금도 다를게 없다지만 어렸을 적 먹던 그 맛이 특별함이 되버린 지금 손님들에게는 오히려 ‘동짓날’의 팥죽은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별미가 되어 버렸다. 13년간 효자동에서 장사를 하다가 서신동으로 옮긴지 1주일. 가게를 옮기고도 꾸준히 찾아와주는 단골손님들이 많다고 하니 그곳의 팥죽이 주인장의 말처럼 평범하지 만은 않은 듯하다. 팥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칼국수, 보리밥, 깨죽도 판매하니 여러사람이 가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을 듯 싶다. 무엇보다 어머니 같은 주인장의 인심이 팥죽만큼이나 푸근하다.메뉴- 새알팥죽 4,000원 팥칼국수 3,500원 보리밥 4,000원 깨죽 4,000원 칼국수 3,000원
슬라이드로 떠나는 마을굿17일 오후 8시 전주한옥생활체험관우리네 삶과 전승문화의 핵심이 담긴 마을굿. 전북지역에 전승되고 있는 마을굿의 모습을 슬라이드로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김성식 한옥생활체험관 토요사랑방 기획위원이 안내한다. 박방금명창의 수궁가17일 오후 5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국립민속국악원의 토요예인전. 제1회 정읍사 전국명창대회 대명창부 대통령상을 수상한 박방금명창이 박초월바디 수궁가를 들려준다. 고수는 박근영 조용복. 노리터 라이브 뮤직 파티18일 오후 5시 전주대강당지난해 창단한 전주직장인밴드 ‘노리터(대표 조기현)’의 창단 2주년 기념공연. 락 팝 재즈 클래식 크리스마스캐롤 등 가족이 즐길수 있는 다양한 음악을 선보인다.가야금독주회17일 오후 7시30분 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도립국악원 가야금교수이자 중요무형문화재 제83-나호 이리향제줄풍류 이수자 김계선선생의 독주회. 성금연류 가야금산조 전바탕을 연주한다.가족뮤지컬 김치꽃만두18일 오후 2시 전통문화센터전통문화센터 아동극페스티벌 참가작. 김치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가족간의 유쾌한 이야기를 다뤘다. 극단 즐거운 사람들이 공연한다.
△ 낯설음과 익숙함28일까지 우진문화공간 전시실. 우진문화재단 제19회 기획초대전은 ‘이효문 조각전’이다. 겉치레가 없는 작가 이효문의 작업 주제는 ‘인상’(人像). 사람의 형상을 낯설음과 익숙함으로 표현했다. △ 김두해 이흥재 선기현 29일까지 전주 예치과. 한 해의 끝자락이면 찾아오는 서양화가 김두해 선기현, 사진작가 이흥재의 3인전이다. 서로 다른 작품세계 속에서 변해가는 작가의식의 흐름을 감상할 수 있다. △ 미술로 본 한국근대2006년 2월 5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1900년대 초부터 1960년대까지 근대 한국미술의 흐름을 조망할 수 있다. 사회·문화사적 맥락에서 접근해 역사적 사건을 통해 사회상황 속 미술의 변화와 발전을 엿볼 수 있다.△ 여류구상작가전22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시대적인 상황이 작품에 대한 열정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는 여류작가들의 전시다. 참여작가는 김숙경 김정미 김화경 노정희 문영선 백금자 신은아 안영옥 윤완 최분아. △ 김제문화학교 작품전21일까지 김제문화원 전시실. 문화관광부와 김제시 지원으로 김제문화원이 11년째 진행하고 있는 사군자·한국화반과 9년째 진행하고 있는 서예반 수강생들이 작품을 모아냈다.
남원학생종합회관이 16일부터 18일까지 회관내 6층 전시실에서 제3회 평생교육 작품전을 연다. 출품작들은 2005년도 평생교육 13과목, 15강좌를 수강한 300여명이 만든 작품들로 서예 19점, 사군자 24점, 한지공예 30점, 동양화 3점, 서양화 15점, 도예 15점, 퀼트 14점, 한문공책 30점 등 모두 150여점이다. 남원학생종합회관은 또 이 기간동안 ‘스나이퍼 3’와 ‘안녕 형아’‘파송송 계란탁’ 등의 영화를 무료로 상영한다.
서예로 만난 인연은 그윽한 묵향처럼 조용하고도 깊다.산민 이용 문하에서 글씨를 배우고 있는 이들이 만나 1979년 창립한 풍남연서회(회장 이철우). 열다섯번째 ‘풍남연서회전’이 17일부터 22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에서 열린다. 50여명의 출품작가 중 반절이 국전 초대작가일 정도로 실력이 만만치 않은 이들이다. 이번 전시에는 전서·예서·해서·행서·초서·한글 등 서예의 넓은 폭과 깊은 예술혼을 느낄 수 있다.산민도 제자들의 전시에 함께 했다. 금문과 행초서, 한글 등 세 서체가 한 장에서 어우러져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과 예서, 행서 등을 내놓았다.회원전과 함께 여는 회원 개인전에는 올해 숙영당 조숙희씨가 참여했다. 같은 기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조씨의 개인전에서는 단아하면서도 문기가 있는 글씨를 감상할 수 있다.
지방화 시대 지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전주의 정체성을 수립하고 지역 발전전략을 모색하는 동시에 현안을 해소해 가는 방편으로 ‘전주학’ 연구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15일 오후 1시 전주역사박물관 녹두관에서 열린 ‘제1회 전주학 학술대회-전주지역사 연구현황과 과제’에서는 ‘전주학’ 정립의 필요성과 고대·중근세·근현대 등 각 시대별 전주지역 연구과제가 제시됐다. 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장은 “전주학은 전주의 입장에서 분석해 전주라는 지역과 전주 사람들의 성향과 특질을 해명하고 자료들을 집대성해 전주의 미래를 열어가는 동력으로 삼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며 “한국학의 한 부분으로 전주 지역사를 연구하는 것과 전주학의 차이는 중앙이 아니라 전주의 시각에서 지역을 바라본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주학이 전체사를 도외시한 지역주의로 흘러서는 안된다”고 경계한 이관장은 “전체사와 지역사의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며 전주의 문화 역량을 콘텐츠 자원으로 축적하고 전주 역사문화들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통해 전주의 사상적 기반과 정신을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전통문화중심도시를 추진하는 전주가 이제서야 ‘전주학’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한 장명수 전주사랑실천연합 대표는 “지금까지 발표된 전주에 관한 논문과 저서는 ‘전주학’이라는 종합계획 아래 진전된 것이 아니어서 체계가 성립되어 있지 않다”며 ‘전주학’의 연구 범위 책정과 연구 방법, 연구 과제 등을 제시했다. 장대표는 “‘전주학’의 연구방향이 과거사에만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전통문화의 본질과 현대화 과정, 문화콘텐츠 개발 등 활성화와 산업화 방향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평범한 사내 막득이. 그가 한강다리에서 투신하려 한다. 몰려드는 사람들 앞에서 그는 자신이 감방에 있는 사이에 사라진 아내와 뱃속의 아이를 찾아달라고 울부짖는다. 그리고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와 아내와의 연애담을 늘어놓는다.… 막득이의 실연 전말기를 들어볼까.창작극회(대표 홍석찬)의 백열네번째 정기공연작이자 소극장연극제 참가작 ‘Mr. 막득이’.첫사랑을 쫓아 서울로 상경한 그는 건달생활을 하다 경찰에 쫓기자 시골로 내려온다. 베트남처녀와 결혼해 성실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던 중 오토바이 폭주족과 접촉사고를 내면서 감방신세를 진다. 그 사이 베트남 아내는 결혼소개업자에 농락당하고 마을을 떠나 버린다.이 작품은 세태풍자극이면서 창작극회가 꾸준히 작업하고 있는 우리소리 뮤지컬이다. 93년 선보였던 ‘방디기전’과 지난 4월의 ‘장사의 꿈’에 이어 세번째 선보이는 창작실험 뮤지컬이다. 극에 실리는 10여곡의 노래가 토속적인 언어에 전통가락을 입힌, 창극같은 작품이다. 당초 노래에 많은 비중을 두었다가 소극장용 작품으로 다듬어지면서 출연자간 재담으로 극을 채우면서 주요부분에 노래를 실었다.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형식이다.곽병창씨가 작품을 썼으며, 류장영씨가 곡을 붙였다. 홍석찬대표가 연출했고, 이부열 배건재 정민영 이혜지 송명옥 이진호 김아성이 출연한다. 17일부터 29일까지 평일 7시30분, 주말 4시, 7시 공연. 일반 1만원, 학생 7천원.
“멀리서 볼 때는 우리 들꽃이 소박하고 단순한 듯 하지만, 가까이 다가서 보면 오히려 화려하면서도 섬세합니다. 쉽게 질리지도 않고 볼수록 은은하고 멋스럽지요.”전주와 신태인을 오가는 출퇴근 길에서 들꽃의 아름다움을 발견한 박철우씨(47·정읍왕신여중 과학교사). 16일부터 21일까지 전주 민촌아트센타에서 첫 사진전 ‘출퇴근 길에서 만난 우리 들꽃’을 여는 그는 “반복되는 교육계에서 사진은 일상을 떠나는 활기있는 작업”이라고 말했다.16년 전 월간 「사진예술」을 읽으며 독학으로 사진을 배운 그는 들꽃에 관심이 많다. 순박한 아름다움과 끈질긴 생명력이 민족 정서와 닮아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들꽃을 찍을 때 가장 어려운 것이 바람과 모기입니다. 꼼짝하지 않고 바람이 멈추는 1∼2초의 순간을 포착해 셔터를 눌러야 되거든요.”꽃잎 하나하나의 아름다움을 살리기 위해 가까이 접근해 마이크로 렌즈를 통한 접사 촬영을 시도했다. 17일 오후 4시 여는 ‘작가와의 대화’에서는 들꽃을 촬영하며 얻은 경험들을 관람객들과 나눌 예정. 이달 초 이미 정읍에서 개인전을 치른 그는 “앞으로는 10년에 한번씩 개인전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순대국밥은 어떻게 만들어요?” “골목에 있어도 찾아오는 손님이 있나요?” “주단 집이 하는 장사는 뭐예요?”‘옛날피순대’ ‘커피방’ ‘남도주단’. 요즘 아이들에게는 시장은 모르는 것 투성이다. 소박하지만 우리네 삶이 진하게 배여있는 재래시장.동네마다 생겨나는 대형마트에 자꾸만 뒷전으로 밀려나는 재래시장이지만, 그 곳에는 삶의 뿌리를 굳건하게 다져주는 웃음과 땀이 있다.공공작업소 심심과 전주한옥생활체험관이 함께하는 ‘전주청소년문화예술교육사업단’이 청소년들의 문화예술교육 현장으로 전주의 남부시장을 택했다. 1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열리는 ‘남부시장 꾸미기 예술제-펑FUN펑FUN’.남부시장을 이해하기 위해 구성된 ‘남부시장 또래 탐사대’는 성심여중, 효문여중, 전주공고, 삼례공고 700여명. 지난 10개월 동안 이들이 재래시장의 체험하고 상인들과 소통하며 느낀 것은 그리 멀지않은 우리의 삶이다.이번 예술제는 낡고 퇴락한 공간을 삶의 일상이 녹아있는 구체적이고 생생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것. 그동안 남부시장에서 느낀점들을 한 자리에서 풀어낸다. 국악예술단 모악의 길놀이와 비나리를 시작으로 열리는 성업고사 ‘번창하게 하소서’. 낮 12시20분 남부시장 내부 십자로에서 열리는 고사는 사고파는 사람들이 북적대고 흥정하는 소리가 하늘을 찌르길 바라는 모두의 마음이다.미술팀은 곧 무너질 듯한 허름한 벽에 걸개 그림을 내걸고, 새벽시장의 중심지 매곡교는 설치작업으로 ‘희망의 다리’로 꾸며진다. 남부시장에서 판매되는 물건의 용도를 새롭게 바라보는 오브제 설치작업과 아이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퍼포먼스 ‘전주천, 남부시장을 거닐다’, 어둡고 후미진 곳에 그림을 그려넣는 ‘남부시장에 색을 칠하다’ 등도 시장을 새롭게 만든다.‘남부시장 이야기 지도 만들기’는 250여명의 청소년들이 시장 10개동을 돌아보며 지난 세월 속에 켜켜히 쌓여있던 이야기들을 끄집어 낸 것. 상인들과 나눈 대화를 토대로 만든 오브제 방식의 지도는 이날 남부시장 일대에 설치된다.
백만장자에 얼굴까지 잘 생겼다니. 아니, 이렇게 잘 생긴 남자가 백만장자라니. 어느 쪽이든 감사할 일이다. 고수. 그를 보면 눈빛이 살아있다는 말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 신비한 매력과 폭발할 것만 같은 에너지가 잠재돼 있는 고수가 ‘가짜 백만장자’로 돌아왔다. SBS드라마 ‘백만장자와 결혼하기’. 순정만화에서 갓 튀어나온 듯한 꽃미남이지만, 고수가 연기하는 ‘김영훈’은 머리가 참 나쁘다. 어렸을 때부터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기 때문에 공부할 시간도 없었지만, 두 줄이면 될 수학문제를 연습장 두 장에 풀고서도 틀리는 실력이다. 그런 그에게 TV쇼에 나와 ‘가짜 백만장자’ 노릇을 해달라는 제안이 들어온다. 순수한 사기꾼으로 변한 고수. 드라마 속 그의 패션을 들여다 보자. 드라마 초반, 순박한 ‘김영훈’에게는 편한 캐주얼 스타일이 어울린다. 후드 가디건이나 헐렁한 티셔츠, 청재킷을 겹쳐입고 하의는 세련된 디자인의 청바지를 입어준다. 무난하면서도 편안하고, 큐트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경쾌한 티셔츠나 단색의 니트를 남방과 레이어드해 입고, 운동화를 신어주면 ‘설렁탕 집 배달부 및 12종 알바맨’의 활동성도 강조할 수 있다. 그러나 ‘가짜 백만장자’로 변신하면서 그의 스타일도 럭셔리하게 ‘확’ 바뀐다. 주로 고급스러워 보이는 정장 스타일. 블랙과 화이트를 중심으로 깔끔하게 코디하지만, 가끔은 레드 벨벳이나 블루 재킷으로 세련됨을 더하기도 한다. 심플한 터틀넥 니트나 스트라이프 셔츠, 나비넥타이 등도 럭셔리 컨셉에 한 몫한다.
크리스마스가 열흘가량 남았다. 올해는 경기회복지표로 보일 정도로 크리스마스 선물판매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도심 곳곳에 크리스마스장식이 내걸리고 신나는 캐롤송도 들려온다.홈 인테리어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크리스마스 장식용품도 전보다 세련되고 화려해지는 추세다. 빨강과 녹색 등 전통적인 색상에 금색과 은색 등으로 고급스러움이 더해졌고, 핑크와 퍼플색상도 등장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장식품은 세팅된 것을 구입하는 것보다 아이와 함께 고르고 만들어 보는 것이 더 재미있고 추억에 남는다. △트리는 산만하지 않게 올해는 한가지 색으로 꾸미는 트리가 유난히 많다. 별다른 장식품 없이 트리 하나만으로 화려한 분위기를 내는 은색트리가 여전히 강세고, 핑크와 퍼플트리도 선보였다. 높이는 작은 책상용부터 어른 키를 넘기는 제품까지 다양하다. 광섬유를 이용해 별도의 전구 없이 크리스마스트리 역할을 하는 제품도 있다. 또 나뭇가지 모형을 아치 형태로 꾸며 장식물을 달 수 있도록 한 제품도 나와 있다. 트리는 가격이 많이 싸져서 인터넷쇼핑몰 등을 이용하면 1만원대에 기본적인 장식세트까지 구입할 수 있다.트리장식은 알록달록한 것보다는 2∼3가지 색으로 산만하지 않게 꾸미는 것이 조화롭다. 전형적인 크리스마스 색상인 빨간색과 초록색, 은색이나 금색 흰색 등으로 꾸밀 수 있다. 꼬마전구와 인형, 볼, 양말 등의 장식품은 풍성할수록 보기에 좋지만 꾸미고 싶은 분위기에 따라 장식품에 통일성을 주는게 중요하다. 트리주변에 포인세티아 화분이나 양초를 함께 두면 더욱 풍성해 보인다. △소품을 포인트로 활용작은 장식품 하나로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소품은 크리스마스가 지나도 오랫동안 두고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장식품은 리스. 솔잎이나 포인세티아로 화환처럼 만들어 현관문이나 방문, 벽에 걸어 두는 것이다. 붉은색의 포인세티아로 만든 리스는 화사한 분위기를, 솔잎으로 만든 제품은 차분한 분위기를 낸다. 리스를 걸지 않고 접시위에 올려 두고 그 사이에 양초를 밝혀 두는 것도 멋스럽다. 양초도 빼 놓을 수 없는 크리스마스 장식품이다. 초록색 자주색 등 다양한 색상의 양초를 모아 커다란 접시에 담는다. 녹색 식탁보나 빨간색 쿠션 등 녹색이나 빨간색으로 된 생활소품도 장식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 넓은 화병에 물을 넣고 양초와 빨간 장미꽃잎을 뿌려둬도 인테리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도전, 리스만들기'리스'는 플라워숍이나 할인점 백화점 등지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플라스틱 등으로 만든 인조 리스도 대중적이지만 생화로 만들어야 제격이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리스를 생각했다면 직접 만들어보면 어떨까. 꽃꽂이에 재능이 없어도 예쁘게 만들 수 있으며, 솜씨가 떨어져도 화려한 색상만으로도 충분히 멋스럽다.리스 재료는 플라워숍에서 구입할 수 있다. 꽃을 꽂아놓을 오아시스(물을 빨아들이는 스폰지)와 오아시스 받침, 오아시스 크기에 맞춰 넓은 리본을 구입한다. 리본에 산타할아버지나 루돌프 트리 눈사람 등이 프린트돼 있으면 더욱 분위기가 난다. 동그란 스티로폼 구슬과 얇은 나뭇가지, 금색 스프레이가 뿌려진 나뭇잎 등도 고른다. 꽃은 붉은 색상의 장미나 카네이션이 좋다. 먼저 오아시스에 물을 흠뻑 적신다. 젖은 오아시스를 받침 위에 올려두고 둥글게 다듬는다. 리본테이프로 오아시스를 둥글게 감싼다. 한번에 말기가 어려우면 나눠서 감싸고 연결부위는 양면 테이프로 붙인다. 스티로폼 볼에 나뭇가지를 꽂아 고정시킨 후 오아시스에 골고루 꽂아준다. 오아시스 위쪽에 철사를 감아 벽에 걸어놓을 고정 장치를 만든 후, 짧게 자른 장미와 카네이션, 금색 스프레이를 뿌린 나뭇잎을 오아시스에 꼼꼼히 꽂는다. 선물할 때에는 오아시스의 물이 흐르지 않도록 비닐로 포장하고 집안에 걸어놓을 때는 2~3일에 한번씩 분무기로 물을 뿌려준다.
“올 겨울은 70∼80년대 기분이 납니다. 없어서 못팔 정도에요.”전주에서 유일하게 남은 연탄공장(전주시 팔복동 전주연탄) 앞에 줄을 선 차량들. 차량들 사이에서 14일 오후 만난 최정렬씨(60, 전주시 금암2동)는 추운 날씨에 연신 하얀 입김을 손에 불며 비비면서도 신이 난 표정이다. 공장에서 찍어나오는 연탄을 받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린 시간이 벌써 3시간째다. 그럼에도 그의 얼굴엔 지루함이나 짜증난 기색이 전혀 없다. 장작과 연탄을 합쳐 피워 놓은 모닥불 앞에서 동료들과 함께 이야기 꽃을 피운다.“지난해보다 연탄수요가 두 배 이상입니다. 여기서 기다려야 하는 것처럼 연탄을 주문한 사람들도 줄 서 있습니다.”기름값 상승에 따른 예상치 못한 연탄수요에 최씨의 하루는 눈코 뜰새 없다. 이날 오전에만 2차를 배달했다. 동업자인 동갑나기 부인(김규옥씨)이 한 차, 아들(최규정씨·35)이 한 차씩 배달했다. 일거리가 많아 즐겁지만, 그에 비례해 몸은 고달플 수 밖에 없다. 하루 일이 끝나는 시간이 보통 저녁 8∼9시. 목욕하고 드러누우면 곧 송장이라고 고됨을 이야기한다. 비오면 아프고 쑤시지 않은 곳이 없다. 연탄배달업 26년의 ‘훈장’이 최씨의 몸 곳곳에 새겨져 있다. 2년전에 늑막염 수술까지 받았다.그럼에도 최씨는 자신의 직업을 결코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배달이 끝나면 온몸이 시커멓지만 당당한 노동이며, 정직하게 노동의 대가를 받는 직업으로 여긴다. 늑막염 수술이 계기가 됐지만, 대를 이어 아들이 연탄판매업에 뛰어든 것을 막지 않은 것도 이같은 생각에서다.최씨의 하루 일과는 새벽 5시40분에 시작된다. 오전에 배달할 물량을 연탄공장에서 가지고 나오는 시간은 오전 8시께. 2.5톤 트럭에 1500장의 연탄을 싣고 전주와 정읍, 부안 등 도내 전역을 누빈다. 작은 골목 등은 겨울철 주 소비처는 연탄난로를 사용하는 사무실. 음식점에서 고기구이용으로도 많이 소비한다. 일반 가정의 경우는 비수기인 봄철이 많다. “10여년 전까지 소매점이 있었으나 기름보일러 사용이 보편화 되면서 판매까지 수송업자가 책임지게 됐습니다.”별도의 판매점이 없는 대신, 휴대폰 연락처로 주문이 이루어진다. 자연히 배달구역 개념이 없어졌다. 전주지역 50여 수송판매자간 경쟁이 없을 수 없지만, 각자 단골이 있어 감정을 상할 만한 경쟁은 없단다.연탄 한장 소매가격은 300원. 배달이 힘든 곳은 추가로 30원이 더 붙는다. 이중 배달료는 110원. 올해처럼 연탄수요가 많아 3식구가 2대의 차로 하루 4000장을 배달할 경우 40만원의 수입이 된다.“큰 돈은 못벌어도 먹고 살 수 있는 수입입니다. 그렇지만 상노동이어서 새로 연탄배달업에 뛰어드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현재 연탄배달업을 하는 연령층이 50대 이상이며, 배달 경력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20년 이상이란다. 빨간 날짜와 눈비 내리는 날을 빼고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연탄 배달에 몸을 던져온 최씨는 일과후 돼지 비게에 막걸리 한 잔 걸치는 게 최고의 낙이라고 사람 좋은 모습으로 활짝 웃었다.
두툼한 외투에 바람 끼어들까 꽁꽁 두른 머플러가 짐스러워졌다. 온도 20도를 훨씬 웃도는 유리 온실 안. 금새 땀이 났다. 넓디 넓은 온실 안에 꽉 차있는 장미들이 스멀 스멀 더 기온을 높였다. “겨울이면 더 바빠져요. 온도를 맞추어주는 일이 보통 번거롭지 않거든요.”임실군 지사면 호산농장 안재호 대표(52, ‘로즈피아’ 총무이사)는 화훼농장 사람들에게는 농한기가 따로 없다고 말한다. 그도 그럴것이 온실 농사는 품목에 따라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온도를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한 겨울이면 일주일에 한두차례 이루어지는 병해충 방제 소독에 급강하는 온도를 잡기 위해 보일러를 올리고 내리는 일까지 더해지니 날씨 변화에 오히려 분주해지는 것은 한 겨울 몫이다. 아침 일찍부터 이루어지는 장미수확은 거의 매일 이루어진다. 화훼농가들이 어느 하루 마음 편히 쉴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양대표의 장미농장은 3000평 정도. 유리온실과 비닐온실이 각각 절반씩이다. 투자비가 높은 유리온실과 비닐온실이 서로 이어져 있지만 실내온도는 확연히 다르다. 그는 당초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복숭아 과수원을 운영했다. 화훼업에 눈을 돌린 것은 96년. 그 전해에 유럽의 화훼농장을 견학하고 온 뒤였다. 그는 81년 정부가 지정한 농어민후계자 1세대다. 농업의 대물림을 자긍심으로 삼았지만 갈수록 어려워지는 농업의 현실에 돌파구가 필요했다. 첨단농업에 눈을 뜨게 됐고, 96년 정부 지원을 얻어 유리온실을 지어 장미를 키웠다. 수입은 지난해까지만해도 웬만큼 기대치를 얻었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환율 급락과 어려워진 경제사정으로 올해 장미농사는 겨우 현상이라도 유지할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양대표는 전했다. 수출에 기대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환율급락이 주는 영향은 예상보다도 크다.사정이 이렇다보니 효자노릇했던 겨울 꽃값도 여름 꽃값과 별 차이 없이 나간다. 올겨울 시름이 더 커진 이유다. “화훼농업은 우리가 일본을 앞섭니다. 긍지는 높으나 수입은 말이 아니니 모순이죠.”그의 농장은 그나마 ‘가족농’으로 운영돼 형편이 조금 나은 편이다. 당초 고정적으로 이 농장에서 일하는 인부는 4명이었으나 뻔하게 보이는 지출을 줄이느라 인부를 2명으로 줄이고 양대표의 어머니와 아내, 아들들까지 모두 농장일에 나섰다. 더 딱한 것은 수출 수익성이 떨어졌다고해서 당장 내수로 돌릴 수도 없다는 것.“지난 폭우때 훼리호가 운항을 못해 두차례 장미를 국내시장에 넘긴적이 있어요. 당장 꽃시장의 장미 가격이 폭락하는데 이것 안되겠구나 싶었어요. 소규모 화훼농들의 어려움이 빤히 보였죠.” 그러나 양대표는 고통을 겪는 농민들에 비하면 화훼농장의 사정은 나은편이라고 말한다. “농촌붕괴 위기라고 하는데 저는 이미 붕괴됐다고 봅니다. 회복하기 어려운 현실이예요. 농촌의 삶은 정말 비참합니다.”“20마지기 농사짓는 집의 한해 총수입이 천만원도 안된다면 말 다 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이는 그는 정부가 지금이라도 농업을 살리기 위한 적극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통스럽다는 올해 겨울, 소망을 물었다. “기꺼이 농삿일을 하겠다고 한국농업전문학교를 나와 가업을 이어받은 아들이 자긍심 갖고 농사 지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결국 그의 희망은 끝내 버릴 수 없는 ‘농업’에 있었다.
△우리, 사랑해도 되나요?(감독 톰베주커/출연 사라제시카파커 다이앤키튼/로맨스코미디)=전형적인 헐리우드 크리스마스로맨스, 동성커플·사랑하는 이성의 동생들을 사랑하는 커플·첫남자와 다시 만나 사랑하는 커플이 뒤섞이며 흐뭇한 하모니를 쏟아낸다. 크리스마스엔 역시 로맨스야!△애인(감독 김태은·출연 성현아 조동혁/멜로)=남여를 막론하고 원데이스탠드를 누구나 꿈꾼다…히로인 성현아의 한계와 성공이 칼날의 양면처럼 드러난다.△프라임 러브(감독 벤영거/출연 우마서먼 브라이언그린버그/로맨스코미디)=37살 여자와 23살 연하남이 사랑에 빠졌다?…‘사랑하면서 자란다’는 속설이 빈말은 아닌듯.△해리포터와 불의 잔(감독 마이크뉴웰/출연 대니얼래드클리프/가족판타지)=겨울방학시즌 최고흥행영화 0순위…‘킹콩’과 ‘태풍’에 가려 조금은 힘이 빠진듯.△6월의 일기(감독 임경수/출연 신은경 문정혁/스릴러)=같은 학교 같은 반 학생들의 연쇄살인사건, 그 뒤엔 학교왕따가 숨어있다. ‘에릭효과’의 저력이 서서히 나타나나.△광식이 동생 광태(감독 김현석/출연 김주혁 봉태규/로맨스코미디)=소신남이건 바람둥이건, 사랑의 끝은 쌉싸름하고 아프다…관객의 성원에 힘입어 장기상영 돌입?
하루평균 관객수 10명.지난 14일로 올해 운영을 마무리한 예술영화전용관(전주시 고사동 아카데미아트홀 3관)의 성적표다.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240일의 상영기간동안 ‘트럼펫’‘거북이도 난다’‘권태’등 10여편의 예술영화와 이와이슌지·서울독립영화제·홍상수·기타노다케시 등 5번의 기획전이 선보였다.2주일마다(가끔씩은 1주일마다) 간판을 바꿔달았다. 편당 관객수는 평균 50∼60명. 바흐만 고바디감독의 ‘거북이도 난다’가 최고인기영화로 꼽혔지만 관객수라야 고작 500명. ‘아무도 모른다’와 ‘여자, 정혜’‘에로스’ 등이 뒤를 이었지만 저조한 관객수는 마찬가지다. 예술전용관은 내년 2월까지는 시설보수와 상업영화 상영 등으로 활용되고, 3월부터 예술영화를 다시 상영할 계획이다.8개월여의 전용관 운영 성적표는 지역의 영화인프라가 얼마나 척박한지, 앞으로 지역영화계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물음표를 던졌다.지역영화계가 추정하고 있는 도내 예술영화 관객은 최대 5000명. 하지만 이들은 전용관으로 발길을 돌리지 않았다. 왜 전용관을 외면했는지, 관객들은 예술영화에 대한 갈증을 어떻게 풀고 있는지 등에 대한 다양한 검증에 나서야한다는 얘기다. 시설에 문제가 있는지, 운영방식에 하자가 있는지를 따져봐야한다.하지만 잘잘못을 떠나 예술영화의 성적표에 대해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싶다. ‘절반의 실패’라기 보다는 ‘절반의 성공’으로 해석하면 어떨까. 그나마 예술영화 전용관이 사라진다면 가뜩이나 말라버린 지역영화인프라는 더욱 움츠러들수 밖에 없다. 내년엔 만원사례를 이루고 예술영화 이야기꽃이 넘쳐나는 전용관을 기대해본다. 벌써 연말이다.
△킹콩(감독 피터 잭슨·출연 애드리언 브로디 나오미 와츠)‘반지의 제왕’시리즈로 전세계 SF매니아들로부터 제왕으로 추앙받고 있는 피터 잭슨감독이 신작을 내놓았다. 하필이면 ‘킹콩’이다. 지난 33년의 원조 ‘콩의 아들’(감독 어네스트 슈드쟈크)를 시작으로 국내에 가장 많이 알려진 76년의 ‘킹콩’(감독 존 길러민) 등 10여편의 아류작을 양산했던, 흔하디 흔한 미녀와 야수의 이야기다.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잭슨감독이 왜 ‘킹콩’을 꺼내들었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어린 시절 TV에서 봤던 1933년작 ‘킹콩’을 보고 영화감독의 길로 들어선 잭슨감독은 필생의 역작으로 킹콩에오마주를 바친다.원작에서처럼 미지의 섬(해골섬)에서의 모험, 뉴욕시가지를 헤집는 킹콩을 그대로 재현했다. 하지만 배우가 고릴라인형을 뒤집어쓰고 연기했던 원작과는 차원이 다르다. 첨단 디지털기술로 7.6m의 키에 3.6t에 달하는 거대한 킹콩이 모든 것을 바꿔버렸다. 여기에 ‘반지의 제왕’에서 모션캡쳐로 골룸역을 맡았던 앤디 서키스가 르완다까지 날아가 야생고릴라를 관찰하는 지극정성으로 ‘감성과 표정이 꿈틀거리는 거대 영장류’를 되살렸다. 여기에 2000억원이 넘는 제작비를 과시하려는듯 온갖 괴물곤충과 육식공룡 등이 스크린을 누비며 관객들의 눈과 귀를 어지럽힌다. 신화적 스토리와 섬세한 화면전개, 가슴을 쿵쾅거리는 함성까지 재현한 특수효과 등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정수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킹콩’에 대해 굳이 딴지를 걸자면, 거장의 작품 답지 않게 킹콩의 새로운 해석이 부족했다거나 3시간의 상영시간이 다소 지루할 수 있다는 점이 고작이다. ‘킹콩’의 흥행스코어가 어디까지 치솟을지 궁금해진다.
겨울방학을 앞두고 극장가에서 가장 불꽃튀는 싸움이 벌어졌다. 역대 한국영화 가운데 가장 많은 150억의 제작비를 들인 ‘태풍’과 2200억원(2억700만달러)를 쏟아부은 ‘킹콩’이 개봉했다. 기존에 상영되고 있는 ‘해리포터와 불의 잔’을 포함하면 전체 스크린수의 90%가량을 점령한 채 블록버스터 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과연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태풍(감독 곽경택·출연 장동건 이정재 이미연)한국영화사상 최초로 국정원을 화면에 담았고, 최장기인 10개월의 촬영기간, 사상최고의 제작비 150억원(기존 최고기록 ‘태극기 휘날리며’의 147억원)을 들인 영화가 ‘태풍’이다. 한국과 러시아, 태국을 오가며 찍은 한국형 해양블록버스터. 무엇보다 ‘태풍’은 역대 한국 흥행영화들의 성공요인들을 빨아들이며 ‘한국형 블럭버스터의 모범답안’이 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는다. 1000만 관객에 빛나는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처럼 남북한 분단상황을 정면에 내세우고, 헐리우드와도 견줄만한 초대형 액션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또 관객들의 누선을 자극할 탈북자가족의 고달픈 삶, 장동건·이정재 투톱의 남성적 에너지 등 다양한 흥행코드로 중무장했다. 여기에 국내 최대 배급망인 CJ엔터테인먼트가 물량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태극기…’에서 하이퍼리얼리즘을 접목시킨 홍경표 촬영감독도 ‘태풍’에 합류했다. 무엇보다 장동건의 마초연기가 ‘태풍’의 방점을 찍는다. 곽경택감독의 이름을 알린 ‘친구’에서 2인자에 머물렀던 장동건은 ‘태극기 휘날리며’를 거쳐 카리스마 넘치는 복수의 화신으로 멋지게 변신했다.20여년전 남한정부로부터 망명신청을 거절당한채 가족학살을 목격한 탈북자 씬(장동건)은 세상에 대한 적개심을 키우며 해적으로 살아간다. 핵위성유도장치를 손에 넣고 한반도 초토화라는 복수의 칼날을 꺼내든 씬. 씬을 막기 위해 해군대위 강세종(이정재)가 투입되면서 두 남자의 운명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보여주는 것에 집착한 나머지 한국블록버스터의 강박증을 벗지 못했다’는 비난을 뒤로한 채 ‘태풍’의 항해는 시작했다. 하지만 ‘태풍’은 의욕이 지나쳤는지 갖가지 흥행코드가 화학작용에 실패했다는 느낌이다. 또 지금까지 아기자기한 소재에 솜씨를 뽐내왔던 곽경택감독이 지나치게 덩치만 키운채 자신의 장점을 십분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 99년 블록버스터를 표방했다 침몰했던 ‘유령’의 전철을 밟는건 아닌지 조금은 걱정스럽다.
체육·건강분야를 특성화 영역으로 설정한 우석대가 도내 대학 최초로 체육과학대학을 신설했다. 국민건강 및 생활체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기존의 체육계열을 확대 개편하고 경호비서학과와 스포츠의학과를 신설, 단과대학 체제를 갖춘 것.우석대는 또 체육 특기종목을 확대, 체계적 지원을 통해 엘리트 체육 선도대학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할 계획이다.특히 무주 태권도공원 조성사업에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과 역량을 결집,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 대학 특성화 영역 설정우석대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초 체계적인 구조개혁을 통해 웰 테크(Well Tech)를 실현할 수 있는 한방의약과 한방보건·복지안전·신재생에너지·체육건강 등 5개 분야를 특성화 영역으로 선정, 집중 육성하고 있다.이 대학은 특히 국민건강과 생활체육 활성화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반영, 엘리트 체육 및 생활체육의 조화로운 발전을 도모하는 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또 지난 5월에는 무주 태권도공원 조성사업 우석대 지원단(단장 서동석 교수)을 발족, 체육 활성화를 통한 지역사회 발전에도 대학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 체육과학대학 신설우석대는 특성화 영역인 체육·건강분야의 장기적 발전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기존 체육계열을 체육과학대학으로 확대·개편했다. 단과대학으로서의 체육과학대학은 도내 대학 최초다.2006학년도에 본격 출범하는 체육과학대학은 기존 체육학과와 레저스포츠학과·태권도학과를 중심으로 무용학과를 편입하는 동시에 최근 사회적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경호비서학과와 스포츠의학과를 신설, 체제를 갖췄다.또 전문 교수진을 확충하고 천연 잔디구장을 비롯, 3개의 보조운동장을 건립하는 등 교내 체육시설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교육환경을 개선하기로 했다.◇ 특기종목 확대·집중 육성우석대 체육부는 지난 1983년 설립 이후 각종 국내·외 대회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둬 대학과 지역사회의 명예를 높이고 있다.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태권도 금메달리스트인 황경화와 제15회 아시아태권도선수권대회 우승자 김효민·터키 유니버시아드대회 양궁 국가대표 김효선을 비롯, 다수의 국가대표급 선수를 배출함으로써 엘리트 체육 선도대학으로서의 명성을 얻고 있는 것.이와함께 전라북도 교직원 배드민턴대회와 전국 태권도품새대회 등을 개최, 체육종목 저변확대 및 생활체육 활성화에도 큰 몫을 해내고 있다.대학측은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2006학년도 체육팀 육성 종목을 기존 태권도와 양궁·검도·인라인스케이트 등 4개종목에서 검도를 폐지하고 축구와 풋살·여자레슬링 등 3개종목을 신설, 모두 6개 종목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또 내년 3월에는 도내 대학 최초로 여자배구팀을 창단할 계획이다. 체육 특기생도 현행 15명에서 25명으로 늘리고 장학금 확대와 기숙사 제공 등 학생복지 향상에도 노력할 계획이다.경호비서·스포츠의학과 신설◇ 경호비서학과 - 경호 전문인력 양성경호비서학과는 각종 위험으로부터 개인 및 가정·사회조직을 보호하고 동시에 사회 유력인사의 일을 보좌하는 능력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2006학년도에 신설되는 학과다. 이 학과는 다양한 스포츠 종목을 익히고 경호관련 법규와 범죄심리학 학습을 통해 경호원으로서의 자질을 갖추도록 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아울러 어학 능력과 기획 및 전산 실무능력을 비롯한 다양한 지식·교양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편성했다. 졸업생들은 경비지도사나 각종 기업체의 사설경호원·VIP 경호비서·민간 경호업체 직원·항공사 및 철도의 보안요원 등으로 진출할 수 있다. ◇ 스포츠의학과 - 현대인 체력·건강 관리 국민소득 향상과 여가시간 증대로 우리 사회, 스포츠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에따라 현대의 스포츠는 인간의 신체적·정신적·사회적 발달에 기여하고 의약 분야의 과학적 지식과 더불어 다양한 건강적 측면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스포츠의학과에서는 스포츠 과학을 토대로 현대인의 체력·건강 유지에 필요한 스포츠 활동 수행과 각종 운동질환의 예방 및 치료를 보다 효율적이고 과학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양성하게 된다.이 학과에서는 건강 및 운동질환에 관련된 스포츠의학을 이론과 실기를 통해 보다 체계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교과과정이 제공된다.졸업후에는 장애인 재활시설 및 운동처방사·경기종목 팀닥터·헬스센터 지도자·보건소·노인복지시설·건강검진센터 등에 취업할 수 있다.
얼마안 있으면 음력 동지다.때문에 몸이 움츠려들면서 가뜩이나 생활에 바쁜 현대인들은 절대적인 운동 부족에 시달리는 계절이 바로 요즘같은 겨울철이다.하루가 멀다하고 이어지는 송년회 등 각종 회식은 몸과 마음을 한순간에 무너뜨리기 십상이다.이럴때 겨울철 건강관리의 해법을 요가에서 찾아보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흔히 요가하면 마치 체조선수처럼 유연한 몸매를 가진 사람이 스트레칭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요가는 △호흡과 △명상 △운동(아사나) △단식 등 4대 요소로 구성돼 있다.따라서 요가란 제대로 호흡하고 명상을 통해 정신적 건강성을 회복하며 운동을 통해 신체를 단련하고 단식으로 몸의 체질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요가는 인도(India)로부터 범 인류에게 보내진 선물이라고 말한다.어떤 사람들은 요가가 특정 종교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요가는 자유롭고 건강하게 사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일뿐 종교가 아니라는 것.도내에 요가가 도입된 것은 30여년에 불과하나 최근들어 요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이는 웰빙바람이 요원의 불길처럼 번지면서 사람들에게 요가가 가장 각광받는 스포츠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병원이나 수영장, 찜질방, 경로당, 건강교실 등 어느 곳에 가봐도 요가를 하는 사람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그만큼 보편화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그러면 어떻게 요가를 배울까.전문가를 찾는게 가장 중요하다.주위 사람에게 대충 배우기보다 자격증을 가진 사람에게 순서대로 제대로 배워야만 평생 이를 응용할 수 있고 심신의 건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좋은 요가 교사는 날마다 몸과 마음의 적절한 균형을 처방하면서 종합요가를 지도하는게 상례.호흡법과 명상법, 운동법, 식이요법 등을 매일 골고루 지도받으면서 놀라볼 정도로 활기를 찾아간다.전문 요가원의 경우 한달 수강료는 대략 6만원 선이며 막 입문한 사람의 경우 두달만 배우면 기초는 터득하게 된다.6개월 가량 배우면 요가의 기본원리나 즐기는 방법을 알게 되며 이정도 되면 틈나는대로 스스로 즐길 수 있게 된다.일상 생활속에서 우울감 또는 권태감에 빠지거나 무기력증을 느끼는 등 정신적으로 쉽게 피로를 느끼는 사람은 물론, 혈액의 흐름이 좋지 못해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 어깨나 허리통증 등 건강에 이상이 있는 사람도 요가를 통해 건강을 되찾은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추운 겨울, 몸을 움추리면서 따뜻한 곳만을 찾느니 보다 몸과 마음의 안정을 찾아 ‘요가여행’을 떠나보자.배정희 온살이 요가원원장 "참살이 가능케 하는 심신운동"“요가에는 평생 건강권이 들어있고 이웃과 사회를 위해 함께 나누며 살아가는 방법이 가득합니다.”전주시 삼천동에 있는 온살이요가원 배정희 원장(50)은 27년간 요가를 해오면서 무려 300여명의 요가지도자를 배출,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지도자를 양성한 요가 대중화의 산 증인이다.대학시절 학생운동을 했던 배 원장은 감옥에 갈 것에 대비해 선배들로부터 요가를 배운게 계기가 돼 수십년간 요가를 즐기며 몸과 마음이 활기찬 생활을 하고 있다.배 원장은 “요가란 한마디로 말해 참살이를 가능케 하는 심신의 운동”이라고 정의한다.배울수록 그 깊이에 놀라며 오랜기간 즐기면서 요가의 참맛을 느끼곤 한다는게 배 원장의 설명.요즘에도 시간이 날때마다 일년에 몇차례씩 요가의 본고장인 인도를 찾는다는 배 원장은 “최근 2, 3년 사이 도내에서도 요가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며 “몸이 좋지 않거나 우울증을 보였던 사람들이 심신의 건강을 찾는 것을 볼때마다 큰 보람을 느끼곤 한다”고 말했다.인터뷰를 마치고 자리를 일어서는 기자에게 배 원장은 “요가를 체험하는 것은 평생 자기를 바르게 지킬 준비가 된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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