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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예술의전당미술관·무주최북미술관 정부 평가인증 ‘낙제점’

익산예술의전당미술관과 무주최북미술관이 공립미술관을 대상으로 한 정부 평가인증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도내 평가 기관 3곳 중 2곳 탈락해 인증률은 33.3%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비율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따라 등록 3년이 지난 전국 공립미술관 55곳을 평가하고 이 가운데 41곳을 인증했다. 전국 공립미술관 인증률은 74.5%였다. 올해 도내에서는 전북도립미술관과 익산예술의전당미술관, 무주최북미술관 등 3곳이 평가 대상이었다. 이 가운데 전북도립미술관만 인증을 통과했다. 문체부는 평가 대상 미술관의 개별 점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도내 공립미술관 인증률은 33.3%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이어 전라남도 42.8%, 인천광역시광주광역시충청남도 50%, 강원도경상북도 66.6% 등으로 나타났다. 이번 평가는 △설립 목적의 달성도 △조직인력시설 및 재정 관리의 적정성 △자료의 수집 및 관리의 충실성 △시 개최 및 교육 프로그램 실시 실적 △공적 책임 등 5개 범주에서 이뤄졌다. 문체부 관계자는 다음 달께 공동 연수회를 열어 공립미술관 담당자들과 평가인증 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립미술관 평가인증은 2017년 시범운영을 통해 2020년 처음 시작됐다. 격년 시행을 원칙으로 한다. 기관 규모와 성격에 상관없이 기관별 최근 3년간(2017년~2019년) 운영 개선 실적을 평가에 반영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21.02.22 16:57

[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우리가 알아야 하는 색채 ④

흰 어린이 형태는 배경의 흰색보다 더 희게 보인다. 색채에 대한 감정은 또 지역마다 다른 경우가 있다. 우리에게는 오방색이 있다. 방위를 뜻하는 색으로 쉽게는 더는 분해되지 않는 삼원색인 빨강, 노랑, 파랑에다가 흰색과 검정을 합하면 된다. 중앙에서부터 노랑, 동쪽은 파랑(靑龍), 서쪽은 흰색(白虎), 남은 빨강(朱雀), 북은 검정(玄武) 오방색인 데 반해 미국은 검정이 동쪽이고 서쪽은 노랑, 남쪽은 파랑, 북쪽이 회색이다. 우리에게는 동쪽이 태양이 떠오르는 성스러운 방향이지만 그들에게 동쪽은 미지의 암흑이다. 그래서 그런가 우리는 동서남북인데 그들이 만든 뉴스N E W S는 북 동 서 남이다. 노랑도 우리는 중앙에 위치하며 왕의 곤룡포도 노랑을 원칙으로 한다. 그런데 기독교 문화권에서는 노랑을 아주 천시한다. 가룟 사람 유다가 예수를 배반할 때 입었던 옷이 노랑이었기 때문이다. 그다음에는 노예들의 옷 색상이 노랑이었으며 유대인들이 가슴에 부착해야만 했던 노란 별도 무관하지 않다. 얼마나 노란색을 미워했는지 황구(Yellow Dog)라는 욕설도 있고, 노랑목소리 (Yellow Voice)는 간교하거나 교활한 목소리, 또는 영웅다운 목소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고작 이성을 꼬드기려는 색스런 목소리로 비하하기도 한다. 러시아에서는 아예 아름답다는 단어와 빨강이라는 단어가 같이 사용된다. 전쟁터에서의 흰색은 항복을 뜻하지만, 순결이나 숭고를 뜻하거나 절망이나 공포로도 분류된다. 문학평론가 김윤식의 흰빛을 통해서 본 문학적 형상의 분류를 보면 헤밍웨이의 킬리만자로의 눈에 표현되는 흰색을 숭고의 세계로, 오상원의 유예에 나타나는 흰색을 절망으로, 멜빌의 모비 딕에 나오는 흰색은 공포, 최인훈의 광장에서 표현한 흰색을 환희라고 규정짓고 있다. 이렇듯 색채가 점령한 우주에서 길들고 훈련된 인간을 맨 처음 놀라게 하고 지배한 것은 낮과 밤이었을 것이다. 밝은 태양과 캄캄한 암흑이라는 두 개의 공간 속에서 공간에 따라 인간의 행동을 규제하였고 순응과 적응, 혹은 공포나 절망 또는 반항의 양식을 찾게 하였을 것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2.22 16:57

전북지역 6개 가옥 ‘아름다운 한국 전통정원’ 지정

전북지역 6개 가옥의 전통정원이 한국 민가 정원특징이 잘 보존된 곳으로 꼽혔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20192020년 장수와 남원 각 2곳과 익산, 정읍 등 도내 6곳을 포함, 전국 전통 정원 24곳을 발굴해 아름다운 한국전통정원으로 지정했다고 22일 밝혔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진행한 국립수목원은 2019년 경상도 권역 12곳, 지난해 전라도 권역 12곳을 각각 찾았다. 민가는 백성의 집으로 궁궐, 관아, 사찰, 향교 등 공공 건축과 구분되는 사적인 건축물을 말한다. 그러나 넓은 의미로 상류 주택인 궁집과 제택, 중류 주택, 서민 주택을 포함한다. 도내에서 선정된 6개 가옥 중 철종 7년(1856년) 조성된 전북 민속문화재 제21호 장수 장재영 가옥(장수군 번암면)은 원래있던 지당을 메우고 화단을 조성하고 대문채 양쪽에 하마석과 은행나무 주변에 석상, 거북형상의 석조물을 배치했으며, 배롱나무와 목련, 철쭉류, 꽝꽝나무 등이 식재됐다. 익산 조해영 가옥(전북 문화재자료 제121호)은 조선시대 가옥으로 안채와 별채는 남북으로 길게 평행을 이루고 사랑채 주변에 화단을 중심으로 하는 정원공간을 두고 있으며, 이를 제외한 부분은 텃밭으로 조성됐다. 국가민속문화재 제26호인 정읍 김명관 고택은 김명관이 조성 정조 8년(1784년)에 세웠다. 주택 전면에 타원형의 지당이 조성되고 주변에 은행나무, 단풍나무, 느티나무를 식재해 사랑채 동측 화단 앞에 판석을 놓아 수로를 조성하여 수경관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장수 권희문 가옥은 조선시대 상류가옥으로 사랑마당과 안마당으로 구분되며 사랑마당에 화단을 조성하고 굴뚝과 석물 등의 점경물이 배치됐다. 남원 몽심재 고택은 국가민속문화재 제149호로, 박동식(1753~1830)이 세운 조선시대 후기의 가옥이다. 대문채의 동측에 지당과 요요정(樂樂亭) 주변에 은행나무, 청단풍이 심어져 있고 안채 뒤 후원에 화계를 조성해 유실수가 식재됐다. 남원 죽산박씨 종가는 전북유형문화재 제180호로 죽산 박씨의 종가로 추정되며, 안채와 사랑채, 사당으로 구성되어 있고 바깥마당 솟을대문의 좌우측과 사랑채 전면부에 화단이 조성되어 있으며 화단 경계부는 관목류가 식재돼 있어 아름다운 정원으로 꼽혔다. 두 기관은 문헌, 현장 조사, 식재 기록 분석, 소유자 인터뷰 등을 통해 민가 정원의 특징이 잘 보존된 전통 정원을 발굴했다. 두 기관은 이들 정원을 3차원 입체(3D) 스캔, 360도 가상현실(VR) 기술 등을 활용해 디지털 민가 정원 특별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최영태 국립수목원장은 두 기관의 공동 조사가 소중한 정원 문화재의 발굴과 우리 정원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백세종
  • 2021.02.22 16:38

문화예술계 “코로나19 여전한 두려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됐지만 전북 문화예술계에서 관객을 다시 만난다는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전북 등 비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에서 1.5단계로 하향되면서 공공민간공연이 조심스레 관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지만, 하반기까지 공연을 이어나갈 수 있을 지에 대한 전망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문화예술계는 지난해처럼 코로나19 대유행이 오면 공연을 다시 축소하거나 멈출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우선 전주에 있는 13개 공공 공연장 중 일부는 3월부터 관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태권도와 국악이 만난 융복합 예술공연 소리킥2, 세계 4대 뮤지컬 캣츠, 반려동물과 함께 관람이 가능한 전시회 자연스럽개展 등 다채로운 공연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북도립국악원은 4월 매주 목요일부터 목요상설 국악도담을 열 계획이다. 도담은 야무지고 탐스럽다는 뜻으로 국악을 알차고 탐스러운 공연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같은 달 22일 신춘음악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추후 공연 일정도 다양하게 잡혀있다. 일반 공연장도 시동을 걸고 있다. 한해랑아트홀은 올 3월부터 6월까지 락 뮤지컬 프리즌을 이어갈 예정이다. 개그맨 정찬우가 만든 뮤지컬로 이름을 알린 프리즌은 록 밴드를 꿈꾸는 청년들이 사채를 빌린 이후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려냈다. 이런 상황 속 공연예술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행여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거리두기 단계가 조정되거나 공연장이 폐쇄돼 계획한 일정을 소화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도립국악원 박양규 공연기획실 팀장은 전북도 방침에 따라 상하반기 모두 일정을 세웠으며 무대에 나오는 인원도 줄여서 공연할 계획이라면서도 올해 코로나19 상황 역시 안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해랑 아트홀 유람식 대표는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고 하지만 추후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워 공연일정을 잡기가 어렵다며 일단 상반기인 6월까지만 공연 일정을 계획해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공연 일정을 대폭 줄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전북도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공연을 재개하기 전 무대에 세워햐 하는 인원수과 좌석 제한에 대한 문의가 많이 온다며코로나와 관련된 문제를 염려하시는 분들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2.21 19:11

[김용호 전북도립국악원 학예실장의 전통문화 바라보기] 국립민속국악원

국립국악원은 대한민국 국악의 총본산이다. 그 기원은 신라시대 음성서, 고려시대에는 대악서, 관현방, 조선시대에는 아악서, 전악서, 장악원까지 그 명맥을 이어왔다. 근대 일제강점기에는 이왕직아악부로 축소되어 운영되었다가 1951년 한국전쟁 중 부산 용두산 공원에 국립국악원을 개원한 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특히 전라북도 남원시 노암동에 위치한 국립민속국악원은 최초의 국립국악원 분원으로 수준 높은 문화향수권의 고른 지역 안배와 호남 지역의 전통예술을 심도 있게 연구, 보존, 진흥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국가의 중요한 의례, 연주, 왕실 음악 전승, 교육 등 국립국악원은 왕실의 기본적인 음악을 실연하는 국립예술기관이다. 왕실의 음악과 더불어 우리 민간 전통예술의 맥을 이어온 판소리, 농악, 민요 등 전통 생활 음악도 국립국악원에서 독자적으로 발굴, 공연, 연구 논의가 있었고 그 결과로 1979년 국립국악원 소속으로 민속악단을 설립하게 된다. 이후 다양한 민속악의 심도 있는 진흥 방안이 도출되었고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이 창단된 13년 후인 1992년 독자적인 국립민속국악원 설립이란 결과를 얻게 된다. 다양한 민속악의 보존과 재현이라는 범주를 안고 건립된 국립민속국악원은 판소리라는 특화된 콘텐츠를 지역 역점 사업으로 두고 있다. 전라북도는 판소리의 고장으로 명성이 높은 곳이다. 조선 후기 영조 때부터 일제강점기까지 활동한 명창들의 삶과 예술세계 등을 정리하여 소개한 정노식의 『조선창극사』의 기록을 보면 총 90명의 명창 중에서 전라북도 출신의 명창이 모두 40명(40%)에 이른다는 것을 볼 때 전라북도를 판소리의 고장이라 부르는 것은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다. 이렇듯 풍부한 전통 판소리의 인적 자원을 보유한 전라북도는 타 시, 도에 비교하여 많은 보유자를 인정하였으며 많은 제자를 양성하기에 이른다. 남도의 동편제, 서편제, 동초제, 강산제, 미산제 등 특별한 더늠이 유파별로 고루 간직되고 있으며 활발한 활동을 통해 일반 애호가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국립민속국악원은 이러한 지역의 다양한 판소리 스펙트럼을 통해 전라북도 전통예술의 우월성을 알리고 있다. 또한, 창의 융합된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폭넓은 기반을 마련하고 있으며 남원 춘향제, 전주대사습놀이, 전주세계소리축제 등 지역의 축제와 협업하며 수준 높은 민속악의 향유와 전승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 국립민속국악원은 더욱 특화된 전라북도의 민속 무형 문화자산을 통해 더 큰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다. 올해 2월 국립민속국악원은 다른 지역 분원들과 비교해 많은 정단원(판소리, 사물, 무용)의 인력 예산을 확보하여 공개 모집한다. 그것은 지역문화의 선도적 발전을 위한 국립민속국악원 노력의 대가이며,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지역 전통 예술계의 큰 위기 극복과 회복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다. 이렇듯, 전라북도 전통예술의 문화 역량은 지대(至大)하며 애정도 깊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2.18 17:39

한국지방신문협회, 정부의 지역언론인 홀대 시정 촉구

한국 지역 언론의 양대축인 한국지방신문협회(이하 한신협, 회장 이상택 매일신문사장)와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이하 대신협, 회장 김중석 강원도민일보사장)가 정부의 지역언론인 홀대 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신협과 대신협은 16일 청와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보낸 건의문에서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에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언론 발전을 위해 필요한 법제상 재정상 금융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언론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원이 전무한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두 단체는 중앙정부는 물론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서울에서 발행되는 언론이나 방송에만 관심을 기울일 뿐 지역언론은 아예 외면하고 있다고 했다. 두 단체는 암울한 현실을 타개 하기 위해 먼저 조만간 개편될 한국언론진흥재단 상임이사진에 지역언론 출신을 반드시 임명해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상임이사 자리 중 하나인 신문유통원장에 유일한 지역언론 출신이 있긴 하지만 교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는 서울언론 출신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단체는 또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 중 정부가 임명하는 위원은 지역언론인 출신을 임명해주고, 위원장은 지역언론인 출신 중에서 임명해줄 것도 건의했다. 2005년 출범한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장은 지금까지 줄곧 서울언론 출신이거나 학계 인사들이 맡아왔다.

  • 문화일반
  • 백세종
  • 2021.02.17 18:57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마한의 제사

최완규 원광대학교 교수, 마한백제문화연구소장 농경을 생업경제의 근본으로 삼았던 고대사회에서는 농경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치는 비, 바람, 햇볕 등 자연현상에 대한 외경심이 매우 강했음은 짐작되고도 남는다. 또한 씨앗을 뿌리거나 추수의 결과에 대해서도 인간의 의지보다는 하늘의 뜻에 의하여 좌우된다고 믿어왔을 것이다. 이러한 믿음은 농경을 주제하는 천신에 대한 제사의식으로 나타나 하나의 신앙형태로 자리잡게 되었다. 『삼국지』 위서 동이전 한조에 해마다 5월 씨앗을 뿌리고 나면 귀신에 제사를 지내고, 떼를 지어 모여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술을 마시며 노래와 춤으로 즐겼다. 그들의 춤은 수십 명이 뒤를 따라가며 땅을 밟고 구부렸다 폈다 하면서 손과 발로 장단을 맞추는데 흡사 중국의 탁무와 같았다. 10월에 농사일을 마치고 나서 또 다시 이렇게 한다라 기록되어 있다. 농경과 관련된 의례 중, 고구려에서는 10월에 하늘에 제사지내는 국중대회가 있었는데 동맹(東盟)이라 하였고, 동예에서도 10월에 밤낮으로 술마시고 노래하며 즐기는 무천(舞天)과 부여의 영고(迎鼓) 등이다. 이를 통해서 보면, 봄철 씨앗을 뿌린 후 지내는 제사보다 10월에 수확과 더불어 행해지는 제사가 국가적으로 행해지는 대규모의 의식이었음을 알 수 있다. 곧 5월 파종 뒤 행해지는 제사는 소규모 집단인 읍락별로, 10월의 수확제는 국읍의 천군에 의해 진행되는 국가적 제사였음을 추정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주목되는 기사로는 귀신을 섬기는데 국읍에는 각 한사람을 세워서 천신의 제사를 주관하게 하는데 이를 천군이라 한다. 또한 각 나라에는 별읍이 있는데 이를 소도라 하며, 그곳에는 큰 나무를 세우고 방울과 북을 매달아 귀신을 섬긴다. 그 지역으로 도망 온 사람은 누구든 돌려보내지 않아서 도둑질을 좋아하게 되었다 이다. 민속학적 연구에 의하면 소도는 제의가 행해지는 신성지역, 또는 읍락의 원시 경계표시라고도 한다. 한편 마한의 성립과 관련 새로운 물질문화인 철기문화는 기존의 청동기문화와 충돌이 불가피했을 것인데, 소도는 이러한 충돌을 완충시키는 역할을 했을 것이란 견해도 있다. 최근에는 큰 나무를 세웠다(立大木)는 위의 기록과 관련있는 고고학적 자료들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초기철기시대 유적에서 발견되는 청동방울, 청동거울, 간두령 등은 입대목의 존재를 기원전 3〜2세기까지 소급할 수 있는 자료들이다. 곧 입대목은 마한의 성립과 함께 생겨난 제의형태로 볼 수 있는 것이다. 4세기 이후의 마한 분구묘나 집자리에서도 큰 나무를 세웠던 기둥자리가 발견되고 있어 삶과 죽음의 공간에서 이 의례가 지속적으로 행해졌음을 알 수 있다. 입대목은 하늘과 인간, 그리고 땅을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로서 농경을 천하의 근본으로 여기며 살아왔던 마한인의 세계관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2.16 17:39

전라북도 청소년취타대 창단

전북도립국악원(원장 염기남)이 조선시대 군대 예식과 왕의 행차 등에 쓰이던 행진음악을 재현할 청소년취타대를 창단한다. 취타대는 노랑색과 남색전대, 깃털 꽂은 갓, 양손을 가린 한삼 등을 갖춰 관악기와 타악기로 연주하는 행진곡풍 군례악의 일종이다. 취타대 대원은 지난해 말 전북 스카우트 청소년 가운데 전통음악에 소질있는 학생 24명을 우선 선발했으며, 관악부, 타악부로 나뉘어 구성된다. 청소년취타대 대원들을 교육할 지도교사도 채용할 계획이다. 분야는 태평소소금운라장구이다. 도내 지역에 거주하는 국악 관련 전공 이수자, 국악 군악대 경험자 등을 우선 선발할 예정이다. 원서는 오는 26일까지 접수하며, 3월에 채용할 계획이다. 채용된 교사들은 올 4월부터 내년 3월 말까지 취타대 교육, 대규모 공연행사 등에 전문가로 활동한다. 교육은 4월부터 10월(7.20~8. 20 방학 제외 25주)까지, 주 1회 2시간씩(총 25회, 매주 화요일 오후 6시30분) 할 예정이다. 취타대 악기의 운지법과 기본곡으로 아리랑, 청천 Ⅰ~Ⅲ(행진곡) 등을 수업한다. 연습공간은 지난해 6월 준공한 전북도 전통문화체험전수관 3층(전주시 덕진구 조경단로 258)에 마련된다. 교사 1인당 2인 1실을 배정할 계획이다. 염 원장은 청소년 취타대를 통해 전통 예술의 본향인 전북의 위상을 강화하고 문화를 알리는 가교역할을 수행하겠다며 취타대는 2023년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 사전 홍보와 공연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청소년취타대 모집공고는 도립국악원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2.15 17:18

[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우리가 알아야 하는 색채 ③

색상환 보색잔상을 느끼게 할 때 흔히 빨강의 점을 보게 한 다음 다른 곳을 바라보게 한다. 이때 좀 전에 본 빨간 점의 형태와 같은 녹색이 보이면 정상이거니와 녹색이 보이지 않을 때를 적록색맹이라 한다. 색맹은 색상을 정상적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색각 이상이다. 의사들이 분만실이나 수술실에 들어갈 때 평소와 달리 녹색의 가운을 입는 것도 보색잔상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붉은 피가 여기저기에 있는데 보색잔상에 의한 잠깐의 허상이라도 보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정육점을 백정이나 하는 짓이라며 천하게 여길 때, 누구나 꺼리는 일이라서 정육점 1년이면 집이 한 채라는 말이 있었다. 이 시기에 정육점을 개업했는데 장사가 아주 잘돼 많은 돈을 벌었던 한 남자에 대한 보고이다. 돈이 많아지다 보니 좀 더 쾌적한 공간에서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대접 받기를 원하며 큰 건물을 짓고 1층에 다시 정육점을 개업했다. 처음에 얼마나 동안은 단골손님들이 드나들더니 손님이 적어지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파리와 놀게 되어 몹시 초조했다. 더 큰 장소, 더 쾌적한 공간이 되었음에도 사람들은 철저하게 외면하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외지 사람이 고기를 사러 왔다가 의아한 표정으로 주인에게 장사가 돼요?라며 장사가 안되는 이유를 아는 것처럼 말하지 않는가. 그래서 옷소매를 부여잡고 물으니 원인은 실내 공간의 색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새삼 다시 주위를 둘러보니 흔히 말하는 베이지색, 아늑한 공간으로 느껴지기 위해 노랑 계열의 색채를 한 것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닌가. 사람들이 놀러 오는 것이 아니고 고기를 사러 올 때, 먼저 노랑 계열의 색을 무심코 감지한 다음 고기를 보니 노랑의 보색인 보라색이 고기가 썩어 보이게 하는데 어떻게 고기를 팔 수 있느냐는 것이다. 색채에 무심하면 사업에도 지장이 있음을 말하는 보고서이다. 대개의 정육점은 채도 대비를 생각하여 흰 판에 붉은 불빛으로 고기가 더욱 신선하게 보이게 한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2.15 17:09

무형유산원장, 익산박물관장 언제 선임하나

국립 전주박물관장이 공석이 된 지 7개월 만에 선임된 가운데, 지난 1월부터 공석이된 국립 무형유산원장 국립 익산박물관장 자리에 누가 임명될 지에 지역문화예술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무형유산원은 원장의 잦은 인사로 지역 문화계와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까지 나오면서 인선과 임기 보장 여부도 관심사가 됐다. 현재 문화재청은 무형유산원장 선임을 진행중이다. 후보군은 3급 이상 고위공무원 9명이다. 절차는 청내 보통승진심사위원회에서 후보자를 결정추천하면, 인사혁신처 고위공무원 임용심사위원회에서 인사 심사 과정을 거친다. 기간은 2개월 정도 소요될 전망으로, 3월 말께 모든 절차가 끝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임 원장의 임기를 일정 기간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무형유산원이 지난 2014년 10월 문을 연 이후 원장 인사가 잦았기 때문이다. 개원한 지 8년 만에 김홍동 초대 원장(2014년 9월~2015년 1월), 최맹식 원장(2015년 3월~2015년 12월), 조현중 원장(2016년 1월~2017년 8월), 김연수 원장(2019년 1월~2020년 9월), 채수희 원장(2020년 10월~2021년 1월)등 모두 6명의 원장이 재임했다. 짧게는 3개월서부터 길게는 1년 9개월까지, 기준 없이 인사만 잦았던 셈이다. 지역 문화계 인사는 최소한의 임기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인사가 잦다보니 고위 공무원들이 잠깐 쉬러 오는 개념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업무의 전문성과 연속성을 위해 어느 정도 임기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산박물관장 인선시점은 정확하게 예상하기 어렵다. 국립중앙박물관 산하기관인 익산박물관 인사는 문화체육부관광부에서 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지난 10일 전북일보와 통화에서 대상자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아직 특정 후보군이 나와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 임명절차가 끝난 지 말하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지역 문화계에서는 국립 전주박물관 사례처럼 수장 공백이 장기화되서는 안 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앞서 전주박물관은 지난해 6월 30일 천진기 전 관장이 2년의 임기를 마치고 떠난 뒤, 1월 말까지 공석 상태였으며, 이 때문에 운영체제의 문제, 대외 업무의 한계 등 여러가지 지적 사항이 제기됐다. 도내 박물관에 몸 담았던 한 인사는 조직의 장이라는 존재가 할 수 있는 업무는 별도로 존재한다며공백상태가 길어지면 운영 등 여러가지 사안에 난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2.14 16:55

전주 신리터널, 호남권 발굴유물 보관·전시공간으로

철도 폐터널인 전주 신리터널이 호남권 발굴유물을 보관전시하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발굴유물 수장시설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 문화공간을 조성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문화재청은 올해 총 69억3000만원을 투입해 전주시 완산구 색장동 신리터널과 대전 사진포터널 등 폐터널 2곳을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폐터널을 권역별 발굴유물 보관시설로 조성해 전시체험 등이 가능한 문화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인데, 전주와 대전이 우선 사업지역으로 선정됐다. 완주 상관 신리터널 위치도 문화재청은 전주와 대전을 시작으로 목포, 태안, 경주 등 폐터널 10곳을 리모델링해 권역별 발굴유물 보관시설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국가에 귀속되지 않은 발굴유물 61만여 점을 체계적효율적으로 관리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현재 호남권의 비귀속 발굴유물은 3만여 점이다. 전북혁신도시 건설부지 유적, 전주 만성지구 부지개발 유적, 전주 평화동 공동주택 부지 유적 등 156개 유적에서 발굴된 것들이다. 국가에 귀속되지 않은 유물들로, 현재 발굴조사기관의 수장시설에 보관돼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발굴유물 누적으로 조사기관의 수장시설 부족, 관리 부실 등 문제점이 제기돼 왔다며 폐터널을 발굴유물 수장시설로 전환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또 발굴유물 전시체험공간을 조성해 국민들에게 역사자산을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주 신리터널은 지난 2011년 10월 전라선 복선전철이 개통된 이후 사용되지 않고 있다. 문화재청은 전주 신리터널과 관련해 올해 10월께 착공해 내년 4월께 준공할 예정이다. 조사기관의 발굴유물 이관 등을 거쳐 내년 11월께 개관한다는 목표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21.02.14 16:55

군산 무녀도 광역해양레저체험 복합단지 개발 본격화

새만금개발청(청장 양충모)은 9일 무녀도 광역해양레저체험 복합단지 개발을 위한 사업시행자로 군산시를 지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398억 원(국비 193.5억 원, 지방비 204.5억 원)의 사업비로 오는 2023년까지 수상레저와 산림휴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관광명소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새만금개발청은 복합단지가 개장하면 매년 약 5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전망하고 상당한 경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군산시는 2021년 말까지 통합개발계획을 승인받아 2024년 개장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새만금개발청은 군산시와 함께 바다와 산(숲)에 둘러싸인 무녀도의 자연환경을 최대한 활용해 새만금과 군산을 대표하는 해양관광 명소로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수상레저체험 구역과 산림 휴양 힐링 구역으로 나눠 구역별 특색을 담은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사업지 내 핵심시설들이 들어설 수상레저체험 구역은 실내서핑, 카누 등 각종 수상스포츠를 즐기고 경험해 볼 수 있는 참여형 체험공간으로 조성한다. 산림 휴양 힐링 구역에는 트리탑체험원, 글램핑 등 체류형 산림휴양 기능을 도입해 청정 자연의 절경 속에서 몸과 마음을 힐링(치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양충모 새만금개발청장은 무녀도 광역해양레저체험 복합단지가 새만금 관광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명품 관광명소가 되도록 군산시와 협력해 차질 없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천경석
  • 2021.02.09 14:53

[설특집] 설 연휴 코로나 속에도 문화예술 향유

올 설 연휴에는 코로나 속에도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전북 지역 문화시설에서는 도민귀성객이 즐기고 쉴 수 있는 공간과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 온라인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번 연휴 가족과 함께 가까운 곳을 찾아 예향 전북의 멋을 느껴보면 어떨까. 코로나 블루레드(코로나 장기화 사태로 인한 우울감홧병)상태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시설 개방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방역수칙을 준수한 상황에서 열린다.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며, 인원은 시간대별로 10명~20명 이내로 한다. 관람객은 최대 30%까지 수용할 수 있다. 전주전통술박물관 등 도내 19개 박물관 가운데 6곳이 연휴기간(11일~14일) 정상운영을 하면서 각종 행사를 개최한다. 전주전통술박물관은 전통주 빚기 체험을 제공하고 야외마당에서 전통놀이를 연다. 익산왕궁리 유적 전시관과 익산마한관에서는 윷놀이제기차기, 익산입점리고분전시관에서는 투호던지기고리던지기 등 전통문화를 즐길 수 있다. 전시회도 열린다. 완주책박물관은 문자의 바다-파피루스부터 타자기까지라를 제목으로 기획전시를 하고, 김제벽골제농경문화박물관은 농경문화 유물을 선보인다. 전주교동아트미술관,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군산예깊미술관 등 미술관 11곳도 개방한다. 이들 중 일부는 전시회도 개최하는 데, 군산예깊미술관과 김제벽천미술관은 각각 구광모 작가 초대전과 벽천 나상목 화백 작품을 전시한다. 완주산속등대미술관은 곽미영 초대전, 무주최북미술관은 미술관 기획전 고립무원을 연다. 문화관 시설 28곳도 도민들에게 다양한 추억을 선사할 예정이다. 최명희 문학관은 소설 혼불속 구절이 있는 혼불 문장 자동출력기로 최명희 작가의 문장을 선물한다. 최근 설치된 이 자동출력기는 최명희 소설가의 작품에서 선별한 짧은글 1000개가 있으며, 버튼에 따라 무작위로 출력된다. 이와 함께 설맞이 전통놀이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전주부채문화관은 전주부채 선물하기라는 테마를 걸고 컬러링 전주부채를 선보인다. 이 부채는 전주의 상징과 명물이 그려진 아트상품이며, 설을 맞아 판매된다. 구매자는 부채에 다채로운 색을 채워넣으며, 어린 시절 색칠공부를 했던 추억에 잠길 수 있다. 전주완판본문화관은 완판본 달력 만들기, 형형색색 딱지본 책 그림채색 체험이 운영된다. 야외마당에서는 투호, 윷놀이, 팽이, 딱지치기 등 우리 전통놀이를 체험해볼 수 있다. 설 명절 기획행사도 진행된다. 조정래 작가의 <아리랑>의 무대를 재현한 김제아리랑문학마을에서는 인력거 끌기 등을 하며 일제 강점기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질수 있다. 전주시립도서관을 비롯한 도서관 21곳, 스마트도서관 5곳, 김제지평선 시네마 등 5곳, 전주경기전 등 7곳, 임실치즈테마파크와 같은 관광시설 29곳, 체육시설 46곳도 연휴 기간 동안 개방한다. 이 중 김제벽골제는 명인학당목공예짚풀공예한복체험공예체험 등 다양한 전통문화체험 행사가 열린다. 코로나 19 팬더믹을 방영한 유튜브 영상과 훔페이지 콘텐츠도 개설된다. 전북도립미술관은 홈페이지(www.jma.go.kr)에 사이트&톡당신의 미술관과 유튜브를, 전북문화관광재단(www.jbct.or.kr )은 아카이브와 유튜브, 전주세계소리축제(www.sorifestival.com)는 페스티벌 가이드와 유튜브, 한국소리문화의전당(http://www.sori21.co.kr/)은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내세운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2.09 11:09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40) 순정의 시인 최진성, 전문문단 활성화에도 큰 기여

시인은 전북 장수군 장수면 원개정마을에서 부 최삼홍(崔)과 모 박판례(朴判禮)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이 마을에서 성장한 시인은 수분재를 넘어 남원으로 유학, 남원중학교와 남원농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전북대학교 인문대학 국문과에서 공부하였고, 1952년에는 동대학원을 수료하였다. 가람 이병기 선생의 수제자로 고하 최승범, 구름제 박병순, 사봉 장순하 등과 1953년 <가람동호회>을 조직하였으며, 시조 전문지의 효시가 된 시조(時調)(3집 이후 신조(新調)로 개칭)에 「단장」을 발표하여 문단에 데뷔하였고(일설에는 『신조』란 시조집에 「풍년」으로 데뷔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후 「豊年 해바라기 」, 「冬寒」, 「연푸른 설화(說話)」 등 많은 작품을 발표하였다. 시인의 작품에는 자연에 묻힌 시적 화자의 소박한 삶이 잘 나타나 있으며, 많은 작품이 자연 예찬으로 승화되었고, 고전적 시조형식을 현대 자유시 형식으로 표현하여 순정과 낭만을 진솔하게 묘사하고자 하였다. 동시에 초현실적인 영원주의를 추구하면서 인생의 참모습을 부단히 탐구한 순정의 시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제11 시집 『무창포』(1999)에서 시인은 시를 궁극적으로 추구한 바는 상상(想像)의 정도요, 진정한 창조로 보겠으며, 인생의 끊임없는 선택에서 오는 가장 아름답고 견인한 정서와 사상의 율어에 의하여 표현하고 감흥을 부여하는데, 큰 목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시인은 독자를 크게 의식할 필요는 없겠으나, 시와 더불어 오래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에 이른다고 하였다. 또한, 시는 진실한 체험이라고 말한다. 일상생활에서 끊임없이 취사 선택한 진실을 고도의 수법으로 표현하여 독자의 마음을 즐겁게 하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내 가슴속에는 강물이 흐릅니다. 가슴속에 흐르는 강물을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 강을 따라 정을 찾아 남도 500리길 ...... 미리 알고 멀리멀리 떠나갔나 봅니다. 한 번 만져보다가 그리운 마음 어찌할 수 없어 엽서만 남긴 채, 텅 비인 가슴을 달래며 당신이 처음 넘던 운령(雲嶺)을 이젠 나 홀로 넘어갑니다. 지금쯤 구름에 싸여 떠나가고 있을까. 아니면, 은하수 하얀 물결에 꿈을 띄우고 환상이 아련히 떠오르기만 합니다. 눈감은 채 추억도 사랑도 모두 천국에 던져 봅니다. -최진성 시인의 시 「엽서만 남긴 채」 (전문) 시인의 문학은 시조에서 출발하였지만, 뒤에는 많은 시를 쓰면서 자연과 인생을 생각하였고, 그 속에서 독자들에게 작은 감흥을 주려고 하였다. 70년대까지만 해도 시인은 주로 운문만 창작했지만, 그 이후에는 산과 관련된 수필을 많이 썼다. 1990년의 『마이산 길』(1996)에 이어 1998년의 『지리산(智異山)』 등이 있는데, 특히 수필집 『지리산(智異山)』에는 40여 년 산과 함께한 시인의 여정이 빼곡하게 담겨 있다. 이 책에는 1977년의 <지리산 종주> 체험을 비롯하여 내장산, 대둔산, 월출산, 속리산, 북한산, 설악산, 가야산 등의 방대한 산행기가 수록되어 있다. 백제예술대학 명예교수 김동수 시인은 전북일보 문학칼럼(2013-02-03)의 <최진성편-초현실적 영원 추구하던 순정의 시인>이라는 글에서 그의 문학을 이렇게 회고하였다. 순수한 자연 관조 정신을 바탕으로 무위(無爲)의 노장사상과 불교의 연기에 인생의 본질을 교직하였으며, 초현실적인 영원주의를 추구하면서 인생의 참모습을 탐구한 순정의 시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동주는 시인을 옛 선비의 멋과 맛을 아는 시인으로 평가하였다. 시인은 평생 교직과 문학에 전념하면서 학생들과 후배 문인들을 이끌었고, 틈이 나면 바둑과 술을 즐겼고, 특히 산에 오르기를 좋아하여 한순간도 동양적 선비풍의 면모를 잃지 않았다. 최진성 시인 또한 시인에게서 주목해야 할 점은 활발한 문학작품 활동 못지않게 전북문단 활성에 큰 공을 세웠다는 점이다. 1969년 7월에 창간된 『전북문학(全北文學)』이 전북문인협회의 기관지 역할을 해왔으나, 1985년 전북예술회관에서 개최된 전북문인협회 정기총회에서 『전북문학(全北文學)』을 동인지로 선언함에 따라 전북문인협회는 기관지를 잃어버린 일이 일어났다. (전북문단 이런저런 이야기, 16쪽) 이러한 상황에서 당시 전북문인협회를 이끌고 있던 최진성 회장은 1987년 문단을 통합하고 대표할 수 있는 기관지 『전북문단(全北文壇)』 창간호를 발행함으로써 2020년 제92호로 이어지는 『전북문단(全北文壇)』의 기반을 다진 것이다. 최 회장은 창간사에서 전북 문단이 크나큰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화합의 광장이 요구된다고 하였다. 이 밖에도 시인은 1983년에는 <전라시조문학회>를 창설하여 현대시조 발전에 이바지하였으며, 또한, <두리문학>, <진안문학>을 창간, 초대회장을 맡는 등 문단발전과 지역문학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였다. 이러한 공로로 시인은 전북문화상을 비롯하여 노산문학상, 풍남문학상, 목정문학상, 문예사조문학상, 두리문학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시집으로는 『호접부(胡蝶賦)』를 비롯하여 열두 권, 『지리산』을 비롯한 다섯 권의 수필집, 서한집 『은하수 건너서』와 기행문 『이웃 나라』를 남겼다. 평생 문학과 문단발전에 일생을 바쳐온 시인은 2002년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 약 1년여의 투병 끝에 전북 장수 선영하에 영면하였다. /송일섭 전북문학관 학예사

  • 문화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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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2.08 16:53

국립태권도박물관·전사박물관 인증 못 받아

전북지역 국립박물관 3곳 중 2곳이 기준 미달 평가를 받아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따라 등록 후 3년이 지난 국립박물관 36곳을 평가하고 이 가운데 우수 기관을 인증했다. 평가 기간 중 리모델링으로 사업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운 국회 헌정기념관, 국립관세박물관, 해군사관학교박물관 3곳은 평가에서 제외하고 최종 33곳을 평가했다. 도내에서는 국립전주박물관과 무주 국립태권도박물관, 익산 국립전사박물관 3곳이 평가 대상에 포함됐다. 평가는 △설립목적의 달성도 △조직인력시설 및 재정 관리의 적정성 △자료의 수집 및 관리의 충실성 △전시 개최 및 교육 프로그램 실시 실적 △공적 책임 등 5개 범주(13개 지표)에서 정량평가 50점, 정성평가 50점 등 총점 100점 만점으로 구성해 진행했다. 평가인증심사위원회에서는 평가 결과(총점 평균 80.47)와 2019년 공립박물관 인증률(70%) 등을 고려해 인증 기준을 100점 만점에 70점으로 정했다. 그 결과 최종 26곳이 기준을 통과해 인증률은 72.2%를 기록했다. 26곳 중 16곳은 5개 평가 범주에서 80% 이상 달성도를 보였다. 특히 국립전주박물관은 3개 이상 평가 범주에서 90% 이상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점수 미달로 인증을 받지 못한 국립박물관은 7곳으로 이 가운데 국립태권도박물관(2014년 등록), 국립전사박물관(2015년 등록)이 포함됐다. 문체부는 평가 대상 박물관의 개별 점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문체부 관계자는 다음 달에 공동 연수회를 열어 국립박물관 담당자들과 평가인증 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기관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평가 범주, 지표별 미흡한 사례에 대해 상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립박물관 평가인증은 박물관 운영 성과 내실화와 문화 서비스 향상을 위해 2018년 시범운영을 통해 2020년 처음 시작됐다. 격년 시행을 원칙으로 한다. 박물관 규모와 상관없이 기관별 최근 3년간(2017년~2019년) 운영 개선 실적을 평가에 반영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21.02.08 16:48

[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우리 생활 속의 색채 ②

여기에서 색채에 관한 연구 보고서 중에서 두 가지만 살펴보기로 하자. 그 첫 번째가 인테리어 색채의 중요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광부나 간호사, 군인들의 파병 등을 통해 국고를 채우고도 모자라 중동 붐이 일어나 노동자들을 파견했던 역사가 있다. 그래서 그때는 나쁜 의미로 중동 과부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하였다. 한 중동 노동자의 사례다. 그도 가난이 싫어서 중동 노동자를 원했고 1년 계약으로 중동에 갔다가 1년을 다시 재계약하고 2년 만에 귀국했다. 김포 공항에서는 오랫동안 소식이 끊겼던 아내는 보이지 않았고 동네 어귀에서도 볼 수가 없어 거의 미친 상태로 집에 들어서서야 비로소 산송장이 다 된 아내를 만날 수 있었다. 귀 기울여 아내의 말을 들어보니 처음에는 소화가 너무 안 되어 내과에 갔다 한다. 내과에서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면서 혹시 우울증인가 모른다며 정신과에 가보라 하고 정신과에서는 우울증이 아니라며 다시 내과에서의 정밀 진단을 요구하다가 결국 신경성 위장병이라는 진단을 받아내고 약을 먹었으나 차도가 없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내를 간호하면서 그는 집안이 너무 어둡다고 생각했고 초상을 치르더라도 집안이 좀 밝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밝은 벽지로 도배를 하고 전등도 30촉짜리 백열등을 형광등으로 바꿔 집안은 밝게 하였다. 그랬더니 아내도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하여 나중에는 병석을 털고 일어났다는 보고이다. 그때까지 아내가 살았던 집안은 주조 색이 커피색이었다. 또 한 예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보색잔상이라는 말을 알아야 한다. 먼저 보색이란 색상환에서 정 반대쪽에 있는 두 색상을 말한다. 노랑과 마주하는 보라를, 빨강과 마주하는 녹색 등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이 색상들은 서로 보색관계에 있다. 잔상(After Image)은 외부 자극이 사라진 뒤에도 그 감각 작용이 지속되어 나타나는 상으로, 촛불을 보다 눈을 감아도 그 촛불의 형상이 남아있는 것과 같은 현상이며 이 잔상을 이용한 것이 바로 만화영화다. 한 컷 한 컷을 그려 계속하여 넘기면 우리의 잔상 때문에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2.08 16:48

한국전통문화전당 연말 전통한지 제조시설 연다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선태, 이하 전당)이 올 11월 전통한지 제조시설을 연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주 한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한지 생산의 거점 기반을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전당은 새해 비전을 전통문화의 진흥과 확산을 위한 거점기반 마련으로 정한 뒤, 한지문화산업진흥을 비롯한 5대 분야, 전통한지 원형복원을 통한 한지생산의 거점화 조성 등 13개 핵심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전당은 전통한지 제조시설을 여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착공한 이 시설은 전주 서서학동(흑석골) 일대에 건축 면적 1216㎡(약 368평), 2층 규모로 세워지며, 총 83억 원(국비 23억7000만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내부에는 제조공간, 체험전수공간, 전시역사문화공간이 조성운영된다. 또 R&D기술 사업화 지원사업 등 한지 관련 연구개발, 국제수공예비엔날레 전주한지 홍보 , 초등학교 전주한지 사회교과서 제작 등 다양한 홍보사업, 전통한지장인 아카이브 구축 등 전통한지 원형복원도 계획하고 있다. 한식공예전통놀이전통문화 분야의 경쟁력도 강화한다. 한식 분야에서는 한식특화 거점공간을 구성하고, 전주시와전주형 테이블웨어 복합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코로나19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한식문화 온라인 플랫폼 구축운영, 교육콘텐츠 개발, 공동체 음식문화연구조사 등 다양한 사업도 시행한다. 공예 분야에서는 한국공예장인학교를 통한 전통공예 전문가 육성, 초등학교 1인1전통공예 사업, 지역수공예작가 전시지원 등을 추진한다. 공예인들을 위한 소식지 손으로 공예로도 발간할 예정이다. 전통놀이 분야에서는 지난해 10월 개관한 우리놀이터 마루달을 중심으로방방곡곡 우리놀이 전국대회,전주시장배 전통놀이 한마당 등 다양한 전통놀이 관련 대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전통문화 분야는 한식한지전통놀이가 융합된 체험프로그램, 공연장 상주단체를 통한 전통공연, 시민참여 프로그램 가치(같이)등 콘텐츠 활성화에 주력할 예정이다. 특히 전통문화 콘텐츠를 창의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고려인민족학교와의 국제교류 등도 펼칠 계획이다. 김선태 원장은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전당이 새로운 비전과 목표, 전략적 과제를 통해 재도약하는 한 해를 만들고자 한다며 다양한 전통문화 콘텐츠로 지역 문화예술인과 시민들에게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2.07 18:32

조장남 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 이사장 “한국 오페라 발전 방향 제시”

조장남 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 이사장 국립대 교수의 의무는 연구, 지도, 지역 봉사 세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전북 오페라 발전을 위해 호남오페라단을 창단한 것은 저에겐 필연적이었죠. 이제는 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이사장으로 한국 오페라 발전을 위해 마지막 남은 봉사를 하려 합니다. 35년째 호남오페라단을 이끌고 있는 조장남(71) 단장이 지난달 29일 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임기는 2년. 2007년 창설된 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는 민간 오페라단 120개가 회원단체로 등록된 사단법인이다. 조 이사장은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 조 이사장은 연합회 결성 초창기에 이사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당시엔 군산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어 고사했다. 여전히 회원들이 내 경험과 식견을 필요로 하는 만큼 마지막 봉사라 여기며 이사장직을 맡게 됐다며 민간 오페라단이 가야 할 길을 찾고, 바른길로 걸어가도록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회원들과 힘을 모아 정부에 한국 오페라 발전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권역별 개최 등 구체적인 비전도 밝혔다. 페스티벌조직위원장은 연합회 이사장이 맡는다. 매년 서울에서 열린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이 전국적인 축제로 발돋움할 시기입니다. 페스티벌을 권역별로 개최함과 동시에 그해 해당 권역에서 한국창작오페라 1편을 제작해 선보이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창작오페라에 대한 정책적 관심과 배려가 필요합니다. 또 조 이사장은 연합회를 위한 후원회를 조직해 회원단체들이 후원보다 공연에 집중할 수 있는 창작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대한민국오페라어워즈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으로 격상해 상다운 상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조 이사장은 호남오페라단이 창단한 1986년부터 현재까지 단장을 맡으며 국악의 고장 전북에서 오페라 토양을 다져왔다. 녹두장군 전봉준을 시작으로 동녘, 춘향, 쌍백합 요한 루갈다, 서동과 선화공주 등 10편의 우리가락 오페라를 창작하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호남오페라단을 이끌어오며 고통스러운 시간도 있었다. 하지만 돌아보면 그 시간마저 참 귀하게 여겨진다며 지역에서 꼭 필요한 일을 해왔다는 자부심이 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이 노력을 계속해나가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21.02.07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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