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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자치단체 문화살림 문화전략] ⑦ 임실군

임실군의 2005년 문화살림 전략은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임실 건설’이다. 문화공간 확충과 창조적 문화예술활동 지원으로 문화복지 환경조성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임실군은 묻혀 있거나 산재한 관광자원을 체계적으로 개발, 방문객들이 실질적 효과를 느낄 수 있는 체험관광 활성화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지난해 임실군은 필봉농악 육성을 위해 4천8백여만원을 지원,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수강생 5천5백72명에게 전수교육을 실시했다.의견문화제와 읍·면 민속놀이 등 7개 행사를 지원하고 3개 사회단체를 통해 추진한 찾아가는 문화활동 후원도 성과를 거두었다. 사선대 관광지 조성사업과 오수면의 자연생태 테마공원도 완료됐고 애견동물원은 계획대로 추진중에 있다. 올해는 지난해의 활동을 바탕으로 문화복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기반 작업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진다. 필봉농악단의 활동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 필봉농악단을 국악협회에 등록, 임실군지부를 결성하고, 일본과 미국 등의 주요 도시에 필봉농악단 외국지부를 설치, 한국의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사업을 벌인다.4월에 열리는 오수지역의 의견문화제도 명견명소로 부각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 찾기에 나선다. 고대 백제와 신라의 격전지로 유명한 관촌면의 성미산성 복원사업은 총 5백40m의 성곽을 쌓기 위한 수구지와 망대지 등의 발굴작업이 이뤄지게 된다.성미산성은 관촌사선대 관광지 조성사업에 부응, 완공되면 전주권을 배후로 한 도시민의 휴식공간으로 각광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물과 천연기념물, 무형문화재 등 국가와 도가 지정한 32개소의 문화재 보존과 관리 작업도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삼계면의 만취정과 신평면 용암사지, 임실향교 및 주암서원 등이 올해 주요 관리 대상이다.해마다 소외계층과 지역을 대상으로 지원하는‘찾아가는 문화활동 프로그램 ’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국토이용과 도시계획수립 등 각종 개발사업으로부터 체계적인 문화재 보호를 위해 문화유적 지표조사와 유적분포도 제작사업은 특히 관심을 모은다.총 1억2천만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선사시대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각종 문화재와 유적 등의 내용을 담은 책자 1천부를 발간할 계획이다.

  • 문화일반
  • 박정우
  • 2005.02.03 23:02

[문화희망! 이 단체 이 사업] 전북문화원연합회

문화 분권 시대, 전국문화원연합회 전북지회(지회장 이복웅·군산문화원장)가 올해 지역 문화의 정체성 찾기에 적극 나선다. 전북 문화 속에 담긴 전북인의 정신과 우리 지역이 지니고 있는 문화적 특수성을 탐구하는 첫 사업으로는 ‘문화분권시대-지역특성화 문화발굴 육성을 위한 대토론회’다. ‘전북 문화, 정체성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오는 5월 열릴 예정.이복웅 지회장은 “향토문화 속에 살아있는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외면하고 행정편의적으로만 문화를 규정하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며 “전통문화를 발굴·계승·보존하고 향토 정신문화를 이끌어야 하는 문화원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 밖에도 현대사회 속에서 자칫 잃어버리기 쉬운 전통문화와 생활문화의 방향을 찾는 ‘향토문화연구 심포지움’과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전북향토문화 연구논문공모,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경로효친사상 글짓기 대회 등을 통해 전북의 올곧은 정신을 찾아나갈 계획이다. 아홉번째 ‘전북문화’ 발간과 농어촌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체험 프로그램 등도 진행된다. 전국문화원연합회 전북지회에는 도내 14개 시·군 문화원이 활동하고 있다.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5.02.03 23:02

문닫는 사설화랑...그 돌파구는?

지난 1988년 12월 개관, 어려운 여건에서도 사설화랑 16년 역사를 이어온 얼화랑이 올해 초 문을 닫았다.대관과 기획전에 집중하고 2년 전부터는 전시기간 대비 대관료를 줄이는 등 운영난 극복을 위한 자구책을 꾸준히 모색했지만, 지난해 전시가 10건에도 못 미치는 등 열악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더이상 경영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폐업을 결정하게 된 것. 침체된 미술시장에서 사설화랑 경영난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지만, 1995년 고비를 맞았을때 임대료 마련을 위해 지역 작가들이 앞장서 작품을 기증하는 등 지역 미술가들의 애정으로 그 명맥을 이어온 얼화랑의 폐업에 미술인들은 안타까워하고 있다. 특히 얼화랑 폐관은 지역 미술계의 실상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어서 미술계의 충격은 더 크다.지역 화랑의 설자리가 없다. 작품 매매는 물론, 전시공간은 늘어나고 작가들의 활동은 줄어들고 있기 때문. 특히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북종합학생회관 등 규모있는 관립 전시장이 늘어나면서 사설화랑의 경우 대관 마저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공간의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실질적으로 사설화랑 대관료가 국공립 전시장보다 2배 이상 비싸 작가들 역시 국공립 전시장을 선호할 수 밖에 없는 것. 한 미술가는 “사설화랑이 있어 지역 미술계가 풍성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어렵게 여는 개인전인 만큼 비용이 저렴하고 유동인구가 많은 전북예술회관 등을 찾게된다”고 털어놓았다. 한춘희 관장은 “전시 실적과 기획전 등을 고려해 도나 시에서 사설화랑 운영의 일정 부분을 지원해 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사설화랑 역시 문화시설인데도 불구하고 개인이 운영한다는 이유만으로 도나 시의 관심에서 비켜나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그러나 이러한 경영난 속에서도 사설화랑들의 살아남기 위한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시설을 새단장한 서신갤러리는 ‘젊은 시각전’이나 ‘공간지원’ 등 새로운 기획과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상업화랑을 표방하고 있는 솔화랑 서정만 관장은 “미술시장이 어렵긴 하지만, 미술시장이 변화하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며 “전문적으로 작품을 수집하는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희소가치가 있는 작고작가 작품을 인터넷 경매나 홈쇼핑 등을 통해 매매하는 등 새로운 출구를 찾고있다”고 밝혔다. 서관장은 “상업화랑이지만 전북 지역 문화시설로서 2월 중순과 3월 중순 두차례 기획전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특화된 공간을 활용, 인터넷을 통한 공동구매 등 온라인 전시공간까지 활용하고 있는 공예품전시관의 경우는 이미 올해 대관전이 20여건 정도 예약돼 있어 상업화랑 활로찾기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시장 규모가 적은 지역 현실에서 최근 대도시 소재 갤러리를 중심으로 본격화되고 있는 렌탈 서비스도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술작품 렌탈 서비스는 화랑이 소장품을 기업이나 일반인에게 대여하는 것.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미술은행제도(정부가 그림 구입한 후 공공기관이나 일반인에게 대여)와 맞물려 렌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높다. 미술시장이 극도로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렌탈 서비스를 화랑 간으로 확대해 다양한 전시로 관람객들을 모으고, 모델하우스나 일반 기업 등을 대상으로 수익도 올릴 수도 있다.그러나 사설화랑 역시 지역의 중요한 문화시설이라는 인식 변화와 함께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 미술 지형도에 발맞추려는 지역 사설화랑들의 노력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2.03 23:02

분청사기속 옛 도공의 슬픈 역사

“5백년 전 일본인들이 우리의 도공과 도자문화를 빼앗아가 그들의 철학과 이상으로 포장시켰죠. 25년 도자 외길 인생을 걸으며 흙을 연구했던 시간들은 차라리 옛 도공이 되고 싶을 정도로 외롭고 고단했습니다.”분청사기 속에 숨겨진 옛 도공들의 찬란하고도 슬픈 역사가 펼쳐진다. 3일부터 28일까지 롯데백화점 오스갤러리에서 열리는 ‘조선의 분청사기’. 이번 전시는 부안군 보안면 우동리에서 작업하고 있는 ‘우동도예 임경문 초대전’이다.흙과 유약, 그리고 우리 도자문화의 귀한 흔적들을 찾기 위해 옛 도요지를 수없이 찾아다니며 공부한 임씨의 작업 방식은 전통식. 발물레를 쓰고 천연 유약을 바르고 전통 장작가마로 불 작업을 하고 있다.“분청사기는 흙이 다양해 불만 견딜 수 있다면 녹색, 연녹색, 노란색 등 어떠한 색채도 가능해요. 또 분청에 음식을 담으면 내용물의 여과력이 좋아서 그 맛을 달고 순하게 해주죠.”임씨는 청자나 백자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자유분방하고 활력 넘치는 형태와 담담한듯 하지만 은근한 멋을 풍기는 분청사기를 통해 한국적인 미의 원형을 찾고 있다.“도자기란 흙을 돌처럼 만드는 과정”이라고 말하는 임씨는 고수자기 6대 라희술로부터 청와백자를, 광주무형문화재 조기정으로부터 청자를 전수받았다. 2002년과 2003년 도자엑스포 전주대표로 참여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2.02 23:02

[문화희망! 이 단체 이 사업] 현대무용단 20주년

한국적 정서를 바탕으로 실험성과 독창성 있는 작품을 발표해 온 현대무용단 사포(대표 신용숙)가 올해 20주년을 맞는다.현대무용이 유난히 척박했던 지역 환경에서 20년이란 시간을 보내온 만큼, 사포에게 20주년 기념공연의 의미는 특별하다.5월 14일과 15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리는 20주년 기념공연 ‘그대여 돌아오라’는 1996년 동학농민군지도자 유해 봉환 기념 추모제에서 발표했던 ‘다신 핀 그대에게’와 연결되는 작품. 춤과 이미지가 구분되는 것이 특징이며, 사포 정단원 22명을 비롯해 원광대 졸업생과 재학생 등 60여명이 출연하는 규모있는 무대다. 한혜리 경성대 교수가 대본을 쓰고, 사포 예술감독 김화숙 원광대 교수가 연출과 안무를, 신용숙 대표는 조안무를 맡았다.신용숙 대표는 “창단했을 때보다 현대무용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도 좋아지고, 광주민주항쟁, 동학농민운동 등 역사적인 내용을 춤으로 표현해 온 것에 있어 무엇보다 보람을 느낀다”며 “끊임없이 실험하면서도 무용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는 사포의 정신을 이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밖에도 사포는 지난해 판소리와 현대무용을 결합시켜 화제가 됐던 ‘지울 수 없어라’ 서울공연과 상임단원들의 기량을 보여줄 11월 정기공연 ‘사포의 뷰티풀 메모리즈’ 등도 준비하고 있다.사포는 1985년 전북가림다현대무용으로 창단, 1991년 현대무용단 사포로 그 명칭을 변경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2.02 23:02

명창 문하생들의 2월 '해설이 있는 판소리'

2월 ‘해설이 있는 판소리’는 최승희, 조통달 두 명창의 문하생들 무대로 꾸며진다. 전주전통문화센터는 도무형문화재 제2-7호 판소리 춘향가 보유자인 최승희 명창(68)과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수궁가 준보유자인 조통달 명창(60)의 문하생들을 판소리 무대에 초청했다.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오후 7시30분 전통문화센터 경업당에서 펼쳐지는 해설이 있는 판소리의 2월 무대는 최승희 명창을 사사한 백귀영(21·전남대)이 1일 춘향가 눈대목인 ‘초입∼사랑가’로 올린데 이어 8일에는 류순형(19·남원정보고)이 춘향가 눈대목인 ‘이별가에서 오리정까지’를, 15일에는 강은미(22·우석대)가 ‘임 그리는 춘향이∼교방청 기생들 들어오는 대목’을 부른다. 22일 공연은 강세영(34·정동극장 예술단원)의 무대. 춘향가 눈대목인 ‘신바람 난 월매 대목’을 부른다. 조통달 문하생들이 꾸미는 판소리 무대는 4일 이승경(22·우석대)이 첫 주자로 나서 수궁가 눈대목인 ‘토끼 배 가르는 대목∼토끼 세상 나가는 대목’을 들려준다. 11일에는 국립창극단과 남원시립 창극단에 몸담았던 이재영(44)이 수궁가 눈대목인 ‘계변양유∼수궁천리’를, 18일에는 수궁가와 흥보가를 완창한 황연수(44)가 흥보가 눈대목인 ‘중타령∼얼씨구나’를 무대에 올리고, 25일 김지영(30·정읍시립국악단)이 수궁가 눈대목인 ‘초앞∼고고천변’으로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다.문하생들을 통해 판소리의 맥을 지켜가는 최승희 조통달 명창의 소리세계를 맛볼 수 있는 기회다.최동현 군산대 교수의 해설로 진행되며, 이상호 도립국악원 창극단 단원과 신호수 전주시립국악단 단원 등이 고수로 참여한다.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5.02.02 23:02

인재모아 연주지원 국악전공자에 '단비'

만성적인 청년 실업난은 국악계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공모를 마친 국악강사풀제 파견 강사 모집에서도 이같은 현상은 뚜렷히 나타나 57명 선발에 167명이 몰려 3대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 강사풀제는 국악 외에도 연극, 무용, 영화, 만화(애니메이션) 등 5개 분야로 확대되면서 국악강사풀제 참여 학교수가 급감, 지난해 286개교의 절반 수준인 142개교에 그쳐 경쟁은 더욱 치열했다. 전북도는 결국 ‘청년실업 해소’ 일환으로 선발 인원을 지난해 수준으로 맞추는 대신 강사 1인당 수업시간을 줄이는 고육지책을 내놨지만 국악 전공생들의 미래는 여전히 암울하다. 국악전공자들의 활동 폭이 넓어졌다고는 하지만 취업을 위해 아예 전공을 포기하거나 기성 국악인들 틈바구니 속에서 제대로 한번 무대에 서보지 못한 채 국악으로부터 멀어져가는 젊은 인력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러한 국악계에 ‘단비’같은 반가운 소식이 있다. 젊은 국악 인재들을 연주 활동에 꾸준히 참여시켜 기성 연주단 등으로 국악계 입문을 돕는 ‘예술단’이 등장했다. 젊은 국악인들의 연주활동 기반을 닦는 일종의 '트레이닝' 작업이다. 전북대 김원선 교수(44)가 지난 1년 여동안의 준비 끝에 탄생시킨 ‘온소리국악예술단’. 오는 3월 9일 창단연주회를 통해 첫 선을 보이는 온소리국악예술단은 국악 전공 졸업생과 졸업을 앞둔 대학 3∼4학년 학생들이 주축이 돼 결성됐다.“미래가 없는 곳에는 희망 또한 없는 법이죠. 전공 하나에만 매달려 온 국악 인력들이 갈 곳이 없어 꿈을 접어야하는 현실이 매우 안타까울 뿐입니다.”온소리국악예술단은 출신교에 상관없이 전북대, 원광대, 우석대, 전남대, 목원대 등 각 대학 국악 전공생을 아우르는 관현악 연주단이다. 단원은 55명. 본격적인 활동 채비에 나선 이들은 의욕이 넘친다. 오는 14일은 창단연주회를 위한 연습이 시작되는 첫 만남의 날. “어떤 활동을 해나가느냐가 더욱 중요한 문제죠. 단순한 연주를 위한 예술단이라면, 창단에 큰 의미를 두진 않았을 겁니다.”김 교수는 “다른 전문 단체와 비교하거나 짧은 시간내 수준 높은 공연을 기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거듭 당부했다. 온소리국악예술단은 변변한 사무실 하나 갖추지 못했지만, ‘사무국’을 두고 다양한 기획과 활동을 위해 정종원 고창문화원 사무국장과 서승희 도문화원연합회 사무국장을 영입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조명 담당 김태경씨도 연출을 맡기로 했다.‘국악 전공생들의 실력 양성’을 위해 출발한 온소리국악예술단은 청소년 교육사업에도 뛰어들어 국악 인적자원을 조기 발굴, 우수 인력들의 타 지역 전출을 막고 연계성 있는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청소년국악관현악단’창단도 준비를 마쳤다.“도내에는 3개의 국악전문고가 설립돼 있지만, 풍부한 인적자원을 제공하는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다양한 예술 경험을 토대로 한 체계적인 교육과 인력 개발이 절실합니다.” 지난해 초부터 온소리국악예술단 창단을 준비해온 김 교수는 예술단이 지원하는 청소년국악관현악단을 통한 ‘청소년 교육사업’을 줄곧 고민해온 터여서 청소년국악관현악단에 거는 기대가 크다. 총 8개 파트에 36명이 단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청소년국악관현악단의 부족한 파트에는 대학 신입생들을 채워 관현악단의 틀을 갖출 계획이다.청소년국악관현악단에 참여한 학생들은 온소리국악예술단이 위촉한 지도교사로 부터 방학동안 집중적인 교육을 받게 된다. “올 한해는 온소리국악예술단을 알리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생각입니다. 부지런히 활동해 단체 운영에 따른 재정적 문제도 해결해야죠.”김 교수는 관현악 중심의 온소리국악예술단을 ‘무용’과 ‘판소리’ 까지로 넓혀 명실상부한 종합예술단의 면모를 갖춰나가면서 장기적으로는 법인체로 만드는 의욕적인 계획도 갖고 있다.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5.02.02 23:02

[옛 문서의 향기] 고문서 양식 갑오개혁후 그대로

1894년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개혁이 이루어진 해이다. 소위 갑오개혁이 그것이다. 전 근대적인 관습과 제도들이 이때에 들어와, 적어도 법제적으로는 모두 폐지되었다. 예를 들어 과부의 재가를 허용한다든지, 문벌에 구애받지 않고 인재를 등용한다던지, 혹은 공사천의 노비문서를 소각하자는 것 등이 대표적인 개혁안들이었다. 고려와 조선 1,000년 동안 유지되어 온 과거제도가 폐지된 것도 이때였다. 그러나 물론 이 갑오개혁이 입안자들의 의도대로 시행 되지는 못하였다. 개혁을 하는 과정에 일본 측의 순수하지 못한 의도가 개입되어 있었고 또 우리 측의 준비 역시 철저하지 못했다. 과거제도가 폐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를 보러 한양에 올라가는 자들도 있을 정도였다. 또 과부의 재가를 법적으로 허용했다고 하지만,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데는 1세기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였다. 수 천 년의 역사를 지닌 제도가 법령 하나로, 하루아침에 사라지기를 기대할 수는 없는 법이다. 갑오개혁 이후에 작성된 고문서의 양식도 그 이전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새로운 계약서 양식이 생겨나기는 했어도 지방에서는 여전히 과거의 것을 그대로 사용하였다. 토지나 가옥 등을 매매할 때면 으레 예전과 같은 양식의 명문을 작성하였고, 노비가 사라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가난하고 살 길이 없는 사람들은 자신이나 처자를 노비로 팔았다. 그리고 이때마다 자매문기를 작성하였다. 이들의 삶은 요란한 개혁의 수레바퀴와는 아무런 관련 없이 굴러갔던 것이다.그런가 하면 조선시대의 양반들은 갑오개혁 이후에도 여전히 양반으로 행세하려 하였다. 양반들은 토지나 노비 등 재산을 처분할 때면 본인이 직접 나서지 않고, 부리고 있는 노복(奴僕)에게 거래에 관한 권한 일체를 위임하면서 패지(牌旨) 혹은 패자(牌子)라는 일종의 위임장을 써 주었는데 이러한 패지가 갑오개혁 이후에도 그대로 작성되고 있었다. 제도적으로야 노비 문서까지 없애버리고 그래서 이제는 평등사회를 만들어보자고 했지만, 양반은 여전히 양반처럼 행세하려했고 노비들은 여전히 노비처럼 살았던 것이다. 대저 전통이라는 것은 끈질긴 면이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거나 생겨나는 것이 아니요, 서서히 변화하는 것이다. 갑오개혁만으로 우리 사회가 근대화의 길로 들어섰다고 하는 주장은, 이론상으로야 설득력이 있을 수 있지만, 고문서를 보면 수긍하기 어려운 점들이 너무도 많다. 고문서 연구의 활성화로 이러한 견해가 폭넓은 지지를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나 전통이 아무리 끈질기다는 특성을 지녔다고는 하나 부분적으로는 바로 그것이 우리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 것이라고 한다면, 예를 들어 위에서 설명한 신분제도와 같이 올바르지 못한 전통은 빨리 사라지게 할 필요가 있다. 아직도 조선시대의 일부 양반처럼 권위만을 내세우며 기득권을 잃지 않으려고 안간 힘을 쓰는 사람들은 전통이라는 질곡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송만오(전주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교수)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5.02.01 23:02

사회현상의 객관적 시각

‘허리가 굵어진다는 것은 단순한 뜻이 아닐 것이다. 굵어진 허리만큼 세상사에 관한 욕심도 불어났을 것 아닌가.’‘늘어난 허릿살을 잡으며 허욕의 덩어리를 조금씩 떼어내겠다’는 수필가 김지헌씨(45)가 두번째 수필집 <표면적 줄이기>(수필과비평사)를 펴냈다.“막상 두번째 책을 내놓고 나니 그간의 공백 탓에 걸리는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에요. 첫 작품집은 첫번째라는 이유만으로도 미흡함에 관대할 수 있지만, 두번째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교정을 보면서도 안타까운 생각이 더 깊었어요.”첫 창작집 ‘울 수 있는 행복’ 이후 7년만의 수필집. 김씨는 “목소리 톤이 너무 높거나 어조가 강해서 아직 덜 성숙된 자신의 내면을 보이는 것 같아 부끄럽다”고 말했다.그러나 작가란 자기 이야기를 풀어놓고 나면 더 큰 세상으로 옮겨가기 마련. 사소한 일상을 말하던 그의 시선은 이제 사회적 문제들로 옮겨갔다.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볼 수 있고 누구나 공통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회적 현상들을 주목했다.“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제 마음과 시각도 달라졌어요. 개인사를 말할 때 조근조근함은 사회를 향한 거친 목소리로, 따뜻한 감성의 자리에는 냉철한 이성이 파고든 것 같아요.”“감정적 흔들림이 있기 때문에 글을 쓰지만,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대상을 보려고 애쓴다”는 김씨는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문학이론을 의식하며 수필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을 생각하며 쓴 ‘표면적 줄이기’는 최근 제10회 신곡문학상 본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살아가면서 눈에 띄거나 저에게 맞는 소재들이 있으면 글 속으로 가져오고 싶어요. 대신 쓰는 방법을 더욱 고민하고 싶어요.”‘배설에 관한 단상들’에서 메타기법을 시도한 김씨는 “기법이나 형식 등의 변용을 통해 수필의 미학을 찾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 한 권 이상 분량의 소설들이 모아졌다”는 김씨는 박사 논문으로 미뤄온 첫 소설집을 올 가을 펴낼 계획이다. 부안에서 태어나 광주여대 문예창작과를 졸업, 조선대 국문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2년 ‘수필과 비평’(수필), 200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소설)를 통해 등단했다. 현재 모교에 출강 중.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2.01 23:02

"시조는 길이 짧고 율격 갖춰 현대적"

“스피드를 추구하는 디지털시대, 시대의 변천에 맞춰 문학도 바뀌어야 합니다. 길이가 짧고 율격이 있는 시조야 말로 21세기 문학장르로서 적합하다고 생각해요.”시조시인 이민영씨(49·전주대 대외협력홍보실장)가 세번째 시조집 <山河를 보며>(월간문학출판부)를 펴냈다. “인생의 기록이라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작품집을 발간했다”고 하지만 5년이란 공백을 채우기 위해 정성을 기울인 시조집이다.“심미적이고 뛰어난 작품성을 추구하는 것보다 일상어를 중심으로 편하고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작품을 쓰고싶어요. 굳은 틀을 깨고 시조를 생활문학으로 정착시키고 싶습니다.”“어렵고 난해하게 쓰면 독자들에게 파고들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이씨는 ‘생활시조’를 추구한다. 제1부 ‘故 이경해 열사’는 시대적 비판과 시대 정신을 담으려고 노력한 작품들. 제2부 ‘원초적 고독을 느낄 때’는 가족을 중심으로 삶과 사랑을 엮었으며, 제3부 ‘상념에 잠겨’는 일상생활의 소소한 감상들을 작품화한 것이다. 삶과 시조를 한 줄로 엮어내려는 노력이 담겨있다. “사회의식을 일깨우는 글이 문학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대중지향적 생활시조의 가능성을 실험하면서 순수성에 사회비판적 의식을 얹혀내고 싶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2.01 23:02

국문학 전공 교수들 전문서 잇따라 발간

국문학 관련, 대학에서 재직하고 있는 교수들이 전문성을 높인 책들을 잇따라 발간했다.강연호 원광대 문예창작과 교수의 첫 연구서 <한국 현대시의 미적 구조>(신아출판사)와 전주대 교양학부 객원교수 등이 펴낸 <리더를 키우는 독서기술>(글솟대). “언제나 선망과 극복의 대상이었고, 그의 문학으로부터 내 창작과 연구가 처음 비롯되었다”고 말하는 강교수는 ‘김수영의 시 연구’로 제1부를 묶고, 김수영과 동시대를 살았던 시인들에 대한 관심의 결과물로 제2부 ‘현대시의 미적 구조’를 엮어 <한국 현대시의 미적 구조>를 펴냈다.해방 이후 한국시의 전개과정에서 시와 시론에 걸쳐 중요한 성과를 보여준 김수영, 끊임없는 실험과 존재탐구의 과정으로 한국시의 한 영역을 확장한 김춘수, 현실 세계 너머의 것들에서 존재의 아름다움을 낳는 김종삼, 1950년대 문학적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시인 전봉건 등 이전 시대와는 다른 시적 논리와 미적 근대성을 보여준 시인들이다. “그들이 창조한 작품 속의 결핍 뿐만 아니라 그들 자신의 은밀한 결핍까지 실피고 싶었다”는 강교수는 작품 속에 내재돼 있는 작가의식의 깊이를 읽어냈다. <리더를 키우는 독서기술>은 장미영 장창영 이수라 고은미(전주대 객원교수) 조명원(전북대 강사) 성기수씨(전주대 강사)가 공동집필했다. “우리의 독서 교육에서 책을 읽고 자기화하고 구조화하는 작업이 상당 부분 빠져있다”고 지적한 저자들은 효과적인 독서를 위한 기술과 스키마를 단계적으로 익힐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한다. 줄거리와 글의 구조, 심상, 어휘 의미, 핵심 개념어를 파악하는 ‘문학 독해’와 유개념과 종개념, 문장 의미, 문장 구조, 주지문단과 보조문단을 구분해야 하는 ‘비문학 독해’, 객관적 사실과 주관적 주장을 분석하고 문장 앞뒤 맥락, 주장과 논거 등을 이해해야 하는 ‘시사 독해’ 등으로 구분, 제시문을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본문을 읽고 문단과 문단의 중심내용, 형식, 주제 등을 정리해 보는 ‘독서기술 실습’을 부록으로 실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2.01 23:02

[책과 사람] "10년 성장한 소설만큼 삶도 커졌죠"

참 오랜만의 외출이다. 창작집 <상속> 이후 햇수로 3년 만. 시간의 무게 탓인지 <비밀과 거짓말>(문학동네)에서 삶을 바라보는 은희경(46)의 시선은 진중해졌다.“일단 이 소설은 참 힘들게 썼어요. 내가 가진 것을 다 보여주겠다는 생각이었죠. 첫 장편 <새의 선물> 독자들이 10년이란 시간 만큼 성장했듯 저도 성장해야 했고, 그만큼 많은 준비를 했어요.”은폐된 여성의 욕망을 파헤쳐 내던 시선과 세상과 개인을 동시에 이야기하던 시선. 두 축 사이를 날렵하게 왔다갔다 하던 작가는 이번 소설을 성장소설 쪽으로 안착시켰다. 열두살 진희를 내세운 <새의 선물>, 58년 개띠 남자들을 내세운 <마이너리그>에 이어 <비밀과 거짓말>은 영준과 영우 형제를 앞세웠다. 형제는 아버지의 죽음과 그가 남긴 유물 집문서와 북을 통해 ‘비밀’과 ‘거짓말’을 알게된다. 결국 영준과 영우 형제의 갈등과 화해지만, 이야기는 아버지 정정욱과 할아버지 정성욱, 정씨 집안과 최씨 집안, K읍 전체로 확장된다. “내가 맏이였기 때문에, 어떤 형식으로든 집안의 기대를 받고있는 장남에게 애착이 가죠. 영준에게는 시골 출신이 1970년대 대도시로 나가서 살아남아야 했던 부담감도 겹쳐있어요.”영준은 작가 자신이 투영된 인물. “이젠 솔직한 대로 귀기울여 줄 독자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은씨는 ‘환경에 억눌려 소심한’ 영준의 심리상태에 자신의 기억들을 녹여놓았다.이번 소설은 2003년부터 미국 워싱턴주립대 객원연구원으로 시애틀에 체류하면서 계간지 ‘문학동네’를 통해 연재했던 것. 은씨는 “주류에 속하지 못했던 소수인의 정서 속에서 이 소설을 썼다”며 그 느낌을 K읍에 넣고 싶었다고 말했다.소설 속 배경 K읍은 그의 고향 고창이 반영돼 있다. 그러나 더 정확히 말하자면 독특한 성격으로 주류에 화합하지 않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 소설 속 가상의 도시다. “이전 방식과 많이 달라졌다고들 하지만, 달라졌다는 표현 보다 조금 더 확장됐다고 말하고 싶어요. 이야기를 풀어가는 데 있어 문장의 재미보다 이야기 전체, 스토리 구성의 재미를 확장시키고 싶었거든요.”은씨는 “지금까지의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가 많이 넓어지고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반어법, 농담, 냉소. 약간은 삐딱하고 차가웠던, 은씨만이 낼 수 있었던 목소리는 한결 차분해졌지만 압축해서 글을 쓰는 것은 여전하다. “독자들이 쉽게 지나치지 않고 다시 읽어주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다.‘그동안 할말은 어지간히 한 것 같다. 새로운 이야기로 들어가는 경계에 섰지만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작별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진실과 거짓말>이 그의 마지막 성장소설은 아닐까. “어떤 소설로 분류되는 것은 그 안에서 그러한 인식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그는 이젠 다른 이야기를 하고싶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2.01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