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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 바로 세우는데 힘 보태고파"

“고구려 보다 수나라와 당나라를 집중조명해 고구려의 역사를 재현하려고 했습니다. 중국과 우리 역사가 서로 맞물려 있기 때문이죠.”200자 원고지 6천300장 분량. 1998년부터 충북 옥천 가산사 산방에 기거하며 써내려간 고구려 역사가 7권으로 집약됐다. 대하소설 <고구려>(도서출판 새움)를 펴낸 전주 출신 정수인씨(48).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문제로 ‘우리 역사 찾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즘, 외항선원이었던 정씨가 꼬박 10여년의 시간을 쏟아낸 첫 작품이다. “우리 역사가 많이 왜곡돼 있습니다. 역사적 사건의 진실을 그대로 옮겨놓고 독자들이 판단하도록 하고싶었기 때문에 자료 수집에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젊은 날, 자유로운 삶을 꿈꾸며 작은 세상을 벗어나고 싶어했던 정씨가 택한 직업은 외항선원. 정씨는 해양대를 졸업하고 배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며 역사서에 빠져 지내다 고구려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신라 중심으로 쓰여진 <삼국사기>로만 이해됐던 우리 역사를 고구려 중심으로 돌아볼 수 있다는 데 책의 의미를 뒀다. 역사를 전공하지 않았던 그가 자료 수집을 위해 보낸 시간은 만만치 않다. 국내에서 접할 수 있었던 고대사 자료에 한계를 느낀 정씨는 94년 연변으로 이주, 5년간 연변대학에서 고구려 관련 중국자료를 읽고 모았다. “사건 중심으로 쓸 수도 있었지만, 한 시대를 다루는데는 인물 중심이 적합하다고 생각했어요. 계백장군, 김유신, 당태종인 이세민 등을 이야기를 이끄는 중심에 뒀습니다.”“인물들의 이야기를 엮어내면서 소설의 흥미로움을 더했다”는 정씨는 고구려와 백제, 신라, 수와 당의 인물들을 통해 주변국과 맞물려 밀고 당기는 역사의 싸움을 읽어냈다. 정씨는 고구려가 수·당나라로부터 왕의 책봉을 받고 조공을 바쳤다는 내용과 을지문덕의 살수대첩, 수·당의 도전을 응징한 연개소문의 계책 등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하고 있다. 책 속 전투 장면은 가장 힘주어 쓴 부분. 정씨는 전쟁이 일어나게 된 배경까지 전쟁의 상황을 리얼하게 묘사했다고 밝혔다.“우리 역사와 겨레의 둥지를 지키는 것은 어느 한두 사람의 힘만으로 되지 않습니다. 중국이 고구려 역사를 자신들의 역사라고 억지를 쓰고 있는데, 우리 역사를 바로 세우는 데 힘을 보탠다는 생각으로 말 한마디라도 함부로 사용하지 않았습니다.”<고구려>는 ‘제1권 드러나는 전설, 천군개마대’ ‘제2권 을지문덕, 천명에 따르다’ ‘제3권 연개소문, 싸울아비의 길’ ‘제4권 당태종 이세민, 꿈과 도전’ ‘제5권 오직 계백이로소이다’ ‘제6권 김유신, 하늘을 붙잡다’ ‘제7권 천지화, 천년을 피는 꽃으로’ 등 총 7권으로 구성돼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2.22 23:02

우스꽝스런 로맨스속 세상풍자 역설 담아내

극단 명태(대표 최경성)가 23일부터 3월1일까지 문화영토 소극장 ‘판’에서 로맨틱 코미디 ‘서툰 사람들’을 무대에 올린다.‘레퍼토리1’이란 타이틀을 내건 극단 명태의 올 첫 작품인 ‘서툰 사람들’은 소극장 ‘판’이 지역 공연예술 활성화를 위해 ‘지역 문화 깨우기 첫걸음’으로 처음 도입한 무료대관 프로그램 선정작. 여교사와 도둑의 엉뚱한 만남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도둑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세상을 풍자한다. 순진한 도둑 장덕배가 푼수끼 있는 교사 유화이의 집을 털러 들어가고, 화이의 쉼없는 수다에 덕배는 어이없어 한다. 그러나 결국 서로의 순수한 마음을 알게 된다. 이 작품의 연극적 재미는 작가 장진이 보여주는 도시 속의 우스꽝스런 낭만과 역설에 있다. 부조화의 세속도시에서 살아갈 수 있는 힘, 장진은 그것을 사랑이라고 말한다중견연극인 정상식씨가 총진행을 맡고, 오장열씨가 연출한 이번 무대에는 최경성 대표와 ‘이화우’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검증받은 신인배우 성상희가 주연으로 선다. 이정호, 문가빈 등 젊은 연극인들이 함께 한다. 공연 시간은 평일 오후 7시30분, 주말과 휴일 오후 4시, 7시. 관람료는 일반 1만2천원, 학생 7천원.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5.02.21 23:02

[2005 자치단체 문화살림 문화전략] ⑪ 부안군

주민을 위한 문화예술 행사와 대형 사업의 추진.부안군은 올해 문화살림을 전통 문화예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행사와 대형 사업 추진의 가시적인 성과에 조화롭게 배분했다.특히 지난해까지 지역정서때문에 명맥을 유지하는데 급급했던 10월의 문화예술제를 대대적으로 개최, 부안의 문화 인프라와 역량을 대내외에 과시한다는 계획이다.부안군과 예총 부안지부 및 문인협회 국악협회 음악협회 미술협회 연예협회 등이 주관하는 부안예술제는 회원 작품 전시 발표 및 1년간의 연구와 활동성과를 아우르는 잔치. 그러나 최근 몇년간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여왔던 예술제를 올해는 부안군민 모두가 참가하고 국내 문화예술인을 초청하는 축제 한마당으로 승화하기 위해 나선다. 전국 학생 국악 경연대회, 매창 시가곡 발표회, 석정문학제, 시 낭송 및 부안문학 출판기념회를 비롯, 부안군민을 위한 열린음악회, 청소년 트롯가요제, 노래자랑 등 다양한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 지난 초사흗날 열린 위도 띠뱃놀이에 이어 민속 연날리기 등 민속놀이의 재현도 이어진다. 5월의 동학농민혁명, 매창 추모 제례, 호벌치 정유재란 순국장병 추모제도 올해 부안의 문화계에 활기를 넣는다. 예술단체 육성에도 나서 농악단 14개팀에 지도강사 초빙 교습 및 운영비로 4천7백만원, 대한민국 관악경연대회 출전금으로 76명에 3백만원을 지원한다.대형 사업도 눈길을 끈다. 세계 최고의 고려청자를 생산했던 유천도요지를 복원 정비해 고려청자 유물 등을 전시, 우수성을 알려 관광상품화하기 위한 2백20억원 규모의 부안청자전시관은 올해 실시설계가 완료되면 8월께 착공될 전망이다. 복원되는 도요지에는 전시관은 물론 가마 등 도자기 체험관이 들어선다.또 고대와 현대의 다양한 문화유산을 간직한 우반동 일대를 복원, 문화기반시설을 조성하는 1백60억원 규모의 부안문화랜드가 11월께 착공된다. 부안군 보안면 우동리에 조성되는 부안문화랜드는 분청자요지 정사암지 고인돌 당산 가마터 학습관 전수관 등이 정비, 건립돼 문화유적 및 문화예술 관광지로 개발된다.1백억원이 투입되는 백산성 정비 사업은 백제 멸망후 부흥 항쟁지인 주류성과 관련된 유적지 복원, 동학농민혁명의 기폭제가 됐던 백산성을 복원하여 산 교육장으로 활용된다. 올해는 특히 토성복원 발굴조사가 이뤄질 예정이어서 기대가 크다. 동문안 당산 주변 정비, 개암사 요사채 이전, 쌍조석간 보수, 대항리패총 보수, 월명암 부전 석축, 서문안 당산 주변 정비, 부안향교 보수 정비 등은 문화재 보존 관리 차원에서 이뤄지는 사업이다.

  • 문화일반
  • 백기곤
  • 2005.02.21 23:02

임실필봉굿 최고령 채규병 할아버지

“사는 거 별거여? 한바탕 웃고 놀다가면 되는 것이지.” 위태로워 보였다. 되레 그칠 줄 모르는 상쇠의 꽹과리 소리가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혹시나’ 하던 구경꾼들이 나서 ‘힘드시지 않냐’며 위로의 말을 건네보기도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를 말리지는 못했다. 정월 대보름 판굿이 벌어진 19일 오후 임실군 강진면 필봉마을. 300년 이상이나 전통 마을 굿이 지켜져온 필봉굿의 진수를 맛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수 백명의 구경꾼들이 몰려들었던 굿판의 ‘스타’. 임실필봉농악보존회(회장 양진성)의 최고령인 채규병 할아버지. 굳이 나이를 밝히지 않는다면 굿판에서 보여지는 날렵함이나 기력으로 보아서는 그의 나이를 짐작하기 어렵다. 올해 여든살. 매서운 칼바람에 ‘내복’ 한벌로 무장한 채씨 할아버지는 틈틈이 소주 한잔에 목을 축이며 추위를 녹였다. 그리고는 지칠 줄 모르고 판굿에 몸을 실었다. “끝까지 할랑가 모르것소. 몸이 예전같지 않네 그려….” 소고잽이인 채씨 할아버지는 큰 원을 그리는 바깥 쪽에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뛰어다니며 거친 숨을 몰아치다가도 상쇠의 꽹과리 소리가 앞서면 망설일틈 없이 또다시 힘을 내 판을 따라잡는다. “풍물은 참 마술같은 거여. 글씨, 힘이 부쳐 지치다가도 흥이 나면 신들린 사람 마냥 힘든지 모르니까 말여.” 채씨 할아버지는 필봉마을 사람이 아니다. 필봉에서 1.5㎞ 정도 떨어진 건너마을 ‘이목마을’에서 원정 온 풍물패다.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으면서도 그간 ‘필봉굿’을 접하지 못했던 그는 지난 91년 필봉굿 보존회에서 회원을 뽑는다는 말을 듣고 무턱대고 보존회를 찾았다. 함께 풍물을 치고 싶은 마음이 전부였다. “뭐, 아는 것이 있었어야지. 늙으면 할 일도 없고 해서 했던 것인디 벌써 15년이란 세월이 지났어.”자녀들은 모두 객지로 나가 살고, 8년 전 ‘늙으막에 외로움 모르게해주었던’할머니마저 세상을 떠났으니 외롭고 쓸쓸한 생활에 지쳤을 법 한데도 필봉굿에 남은 인생을 ‘올인’한 할아버지의 얼굴은 웃음이 가득이다. “늙었다고 앉아서 대접만 받을 수 있는가. 자식, 손자 같은 사람들하고 어울려 노는 것이 행복이라면 행복이지.”한 해를 정월 대보름 판굿으로 여는 채씨 할아버지는 자신이 치는 굿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복이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건강이라면 늘 자신했지만 요즘들어 부쩍 ‘세월’을 실감하는 할아버지의 소망은 따로 없다. “나도 한 해 소망을 빌었지. 내년에도 ‘둥실둥실’ 어깨춤이 절로 나도록 말야.”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5.02.21 23:02

"남북 아우른 미술사 연구할 것"

“유럽의 아카데믹한 미술을 선호하는 중국에서 한국 미술사는 거의 다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으로 유학을 간다고 하니 많은 사람들이 한국은 공부하기에 너무 좁지 않겠나며 만류했죠.”18일 열린 원광대학교 졸업식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조선족 이광군씨(李光軍, 50, 노신미술학원 국제교류부장). 이날은 이씨가 6년동안의 유학생활을 마치는 날이었다. 유학을 시작했을때부터 줄곧 관심을 모아온 그는 “주위에서는 한국 유학을 말렸지만, 마침 노신미술학원과 원광대가 교류협정을 맺고 있었고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고향이었기 때문에 망설임없이 한국을 택했고, 여러분의 도움으로 학위를 마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심양 출신이었지만 1972년 농촌으로 ‘하방(下放)’돼 군 제대 후 노신미술학원 행정직 공무원으로 들어왔어요. 뒤늦게 노신미술학원에서 사진을 시작해 소수민족으로서 살아왔던 소외감을 카메라에 담아왔죠.”사진을 전공한 그는 한국으로 유학오면서 부터 서양화 이론으로 공부의 방향을 바꿨다. 석사논문은 ‘중국에 있어서 서양화의 도입과 발전에 관한 연구’. 굳이 중국 내에서도 할 수 있는 연구를 택한 것은 서양화 도입경로가 다양한 중국미술에 대한 한국 학계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였다. 박사논문 ‘한락연의 생애와 예술관’은 조선족이기 때문에 제대로 업적을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한락연의 생애를 조명했다.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중국미술의 한국교류를 주도해온 기획자다. 89년 '중국 목판화가 장망 한국초대전'을 시작으로 전시 커미셔너와 중국 내 미술 전문잡지 '아트' 한국특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가 일궈낸 교류·기획전은 40여건에 이른다. 대표적인 중국관련 전시회는 거의 그의 손을 거쳤을 정도. 지금 서울 일민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동북아 3국 현대목판화전’의 중국커미셔너를 맡아 진행했고, 알고보니 국립현대미술관을 거쳐 전북도립미술관과 경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오늘의 중국전’도 총기획을 맡았다. 이씨는 이 전시회를 중국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살필 수 있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한국 미술은 우수한 민족성을 망각하고 서양미술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젊은작가들이 설치, 오브제, 영상 등에 의지하면서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위험해 보입니다.”한국미술 상황을 누구보다도 잘 파악하고 있는 그는“광주와 부산비엔날레만 봐도 순수회화는 10% 수준에도 못 미친다”며 “과거와 달리 한국 미술에서 순수회화가 너무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미술계의 구조적 문제 중 하나는 군단이 형성돼 있다는 것입니다. 서울대파, 홍대파 등에 밀려 지방대나 제3의 대학은 설 자리가 매우 좁지요.” 2003년 제1회 베이징비엔날레 한국미술특별전과 2004년 제4회 중국선쩐국제수묵비엔날레 한국현대수묵전 커미셔너로 한국 작가들을 소개할 때도 그는 의도적으로 지방대학의 우수작가들을 찾는데 노력했다.“중국미술가협회 회원이 되려면 5년마다 한번씩 열리는 국전에 3번 입선해야 합니다. 회원이 되기까지 15년이 걸리는 셈이니 심사기준이 매우 엄격한 것이죠.”중국 문화부와 중국미협이 공동주최하는 국전은 대학 현직 교수도 응모할 정도로 위상이 높다. 예선 격인 시 단위 미술 전시와 성 단위 미술 전시를 통과해야만 전국미술전람회에 참여할 수 있고, 부문별로 진행되는 장르 전시는 지역별로 유치 경쟁을 벌일 정도다. 이씨는 “중국은 작가를 발굴하는 심사기준이 까다롭다보니 파벌이 없다”고 설명했다.“사실주의 리얼리즘을 표방하던 중국미술도 이제는 이데올로기적인 성격이 많이 희석됐습니다. 순수예술성이 부여돼 테크닉과 심미적 가치가 향상됐죠.”중국에서는 한국 미술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소개한 그는 “ 남북한의 미술사를 아우르는 작업을 다음 과제로 삼고싶다”고 말했다. 3월, 6년만의 귀국을 앞두고 있는 이씨는 앞으로도 한국 작가들을 중국에 소개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 또한 한국 미술을 제대로 보는 연구자가 되고싶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2.21 23:02

근·현대 역사까지 조명한다

동학농민혁명 등 특정 소재에 컨셉이 모아졌던 전주역사박물관이 앞으로는 고대에서 근·현대까지 전주 역사를 아우르는 박물관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또한 유물 보존과 수집 등 박물관 고유 사업의 연계성을 확보하기 위한 ‘가이드 라인’이 마련되고, 장기적으로는 시 직영체제으로 전환될 전망이다.전주시가 전주역사박물관의 민간위탁 재공모에 앞서 수탁기관의 공모 제안서에 반영될 전주역사박물관의 운영 컨셉이 확정됐다.18일 오후 2시 전주정보영상진흥원 세미나실에서 홍성덕 전북대박물관 학예연구사가 발제한 ‘전주역사박물관 역할과 방향’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각계 전문가들은 “특정 시대나 소재에 치우치지 않고, 전주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는 박물관을 기본 방향으로 삼아야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일부에서 강조하고 있는 근·현대 생활사 등은 특별, 기획전을 통해 운영의 묘를 살리는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도 결론을 이끌어냈다. 그동안 전주역사박물관은 건립 추진 당시 컨셉이 ‘근현대 민족운동사’로 정해지면서 일부에서는 전시내용이 지나치게 동학농민혁명에 치중해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으며 이번 전주역사박물관 민간위탁 수탁기관 모집에서도 향후 운영 방안에 대한 기준안조차 마련돼 있지 않아 운영상 혼선을 불러 일으켰다. 전주시는 이번 토론회를 통해 모아진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 전주역사박물관의 새 수탁자 선정을 위한 공모 제안서에 반영키로 했다. 전주역사박물관 수탁기관 공모는 다음 주중 발표될 예정이다. 문윤걸 전주시정발전연구원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조운기 전주시 전통문화중심도시추진기획단장, 이정덕 전북대 교수, 주명준 전주대 박물관장, 이동희 예원예술대 교수, 송화섭 전통문화연구소장, 신정일 황토현문화연구소장, 최옥환 정읍동학혁명기념관리사무소 학예실장, 노기환 익산미륵사지유물전시관 연구원, 유철 도청 문화재 전문위원, 이종진 전주문화원 사무국장, 김선태 전북민예총 사무처장 등이 참여했다.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5.02.19 23:02

[종교소식] 이만열 국사편찬위원장 초청강연

이만열 국사편찬위원장 신흥고 105주년 기념 초청강연역사학자인 이만열 국사편찬위원장(67·전 숙명여대 교수)이 21일 오후 3시30분 전주신흥고등학교 도서관 1층에서 초청강연을 연다.올해로 개교 105주년을 맞는 전주신흥고등학교가 마련한 특별강연. 이만열 국사편찬위원장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바라본 신흥학교의 역사적 위상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강연한다.이 위원장은 한국 기독교사 연구에 매진해 온 국내 대표적인 복음주의 민족사학자로 유명하다. 문의 063) 232-7072 금산사 3월 산사체험 참가자 모집참선, 발우공양, 다도 등 산사의 일상을 체험해보는 템플 스테이. 천년고찰 금산사가 오는 3월11일∼13일 진행하는 18기 산사체험 참가자를 20일부터 접수 예약을 받는다. 금요일부터 시작되는 2박3일과 토요일에 참가하는 1박2일 코스 등 두가지 프로그램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금산사 수련원장 도웅스님 등이 함께 한다.금산사는 참가자들의 편의를 위해 3월 산사체험부터 프로그램, 홈페이지 예약, 교통편 등 운영 전반을 개선한다. 문의 063) 275-1409 24일 전북장로교회 연합대회 개최전북지역 장로교회 연합회가 오는 24일 오전 10시30분 전주동부교회에서 정장복 한일장신대학교 총장을 초청, ‘2005전북장로교회연합대회’를 마련한다. 이날 행사는 도내 26개 장로교단일치와 성장을 위한 예배, 성찬예식, 세미나로 진행된다.교단일치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전북장로교회연합회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8개 장로교단으로 연합회가 구성된 모임체다. 원음방송 소년소녀합창단 단원 추가모집WBS 원음방송 소년소녀합창단이 초등학생 3∼6학년 대상으로 합창 단원을 추가 모집한다. 접수 기간은 3월 12일까지. 오디션은 접수 마감일인 3월 12일 오후 2시 원음방송 지하공개홀에서 열린다. 아름다운 노래세상을 만들어가는 원음방송 소년소녀합창단은 올해로 창단 3년째를 맞고 있다. 문의 063) 850-3166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5.02.19 23:02

[2005 자치단체 문화살림 문화전략] ⑩ 장수군

장수군은 2005년도 문화살림에 19개사업에 63억2천3백여만원을 투자, 새로운 문화군민의 시대를 열어간다.지원예산은 논개정신선양회가 주관하는 논개대축제와 논개만화 제작에 3억5천만원, 기로연을 통한 전통문화시연 등을 주관하는 장수향교에 3천만원, 장수 좌도굿보전회 등 농약육성을 위해 7개단체에 2천여만원, 논개충절무 공연작품 제작 및 공연에 1천5백만원이다. 장안문화예술촌에서 주관하는 제4회 도깨비 축제도 4천만원, 장계문예복지관 운영비로 4천5백만원이 지원된다. 1998년부터 71억원을 투자해 추진한 백용성조사 유적정화사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하반기 준공식 등에 5백여만원의 예산을 집행하고, 천연기념물인 의암송과 봉덕느티나무 사후관리와 타루비 산책로 보수와 용암사 단청,담장보수에 1억여원을 투입 할 계획이다.장수읍 두산리에 건립중인 장수문예체육관공사에 124억원을 투자해 실내체육관·소극장·다목적실· 수영장 등을 건립하는 것도 눈길을 모은다. 장계면 대곡리에 추진중인 주촌마을 관광개발사업은 올해 이미 완료된 전통주택 17동과 전통시설에 올해는 새롭게 14억여원을 투자, 도깨비 굴과 전통주택을 신축해 민속향기체험 현장 및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잡게 한다는 전략이다.지정문화재 보수사업(28개소 5억여원 투자)도 활발하게 전개된다. 팔성사 등 6개소의 사찰 단청 및 대중선방 보수에 4억원, 장수읍 두산리 의암호 준설 및 사당 영정각 보수 등에 6천5백만원이 투자된다.지정관광지인 방화동가족휴가촌과 7개소의 비지정관광지도 활성화한다. 관광홍보물 제작과 안내판 제작,지리산통합문화교류사업 등이 이를 위해 추진되고 있다. 공설운동장 1개소와 읍면에 산재된 체육공원 13개소, 테니스장 및 궁도장,게이트볼장의 파손 시설물 보수 및 도색 등에 2억여원이 투입되며 사고이월된 장계생활체육공원조성사업에 20억원이 투입되어 본격적으로 공사가 재개된다.부지매입과 실시설계를 마친 장수 승마장 건립사업은 지방투융자 심사를 거쳐 5월경 시설공사를 발주할 계획이다.특히 천천면에는 12억원을 투자하여 농악연습관 1동과 테니스장, 배드민튼장, 게이트볼장, 미니골프장을 갖춘 전천후 체육시설을 착공이어서 지역주민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건전한 청소년 육성지원을 위해 초·중·고·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청소년 어울마당을 비롯, 청소년 상담실과 청소년 유해환경 신고 포상금제도 운영 등을 통해 청소년문화를 새롭게 가꾸어간다.

  • 문화일반
  • 우연태
  • 2005.02.19 23:02

올바른 비평문화 미술문화 살린다

전북도립미술관과 전북미술협회의 갈등, 도신청사 공공미술품 프로젝트 등 지난 한해 전북 미술계는 유난히 큰 진통을 겪었다. 심한 홍역을 앓고 침체에 빠진 도내 미술계의 방향을 찾기위한 포럼이 열렸다. 16일 오후 7시30분 전주정보영상진흥원 세미나실에서 열린 ‘지역미술의 과제와 지역미술관의 역할과 전망’.정기적으로 열리는 마당수요포럼과 ‘일상적 비평문화’를 위해 만난 젊은 작가들의 모임 전북미술포럼이 공동주최한 이날 포럼에서는 비평문화 부재, 문예진흥기금 배분방식, 작가의식 부족(성장에 대한 조급성과 모방), 미술시장 형성, 미술대학 교육의 편중성 등이 지역미술의 과제로 지적됐다. 지역미술의 현황과 과제에서 시작된 논의는 자연스럽게 도립미술관의 역할과 기능으로 집중되면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전북대 이종민교수가 사회를, 최효준 도립미술관장과 신석호(미술가)씨가 발제를, 김선태(예원대 교수) 강용면(미술가) 조은영(원광대교수) 채우승(미술가)씨가 지정 토론을 맡았다. 모처럼 마련된 미술계의 현안을 주제로 한 포럼 현장을 옮겼다. △ 김선태(예원예술대 교수)=지역 미술은 체질적으로 허약하다. 해마나 엄청난 숫자의 미술 전공생들이 배출되고 있지만, 양에 비해 질적 발전은 매우 더디다. 작가들은 성장해야 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개선해 나가려는 의지가 부족해 기존 작업을 반복하거나 학연·지연에 얽매여 정체돼 있다. 자극제 역할인 비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미술시장 형성도 중요한 과제다. 워낙 시장이 작다보니 작가들이 ‘밥그릇 싸움’을 하게 된다. 작가들이 꾸준히 작업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개선, 자생력을 갖춰야 한다. 전북도립미술관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등 하드웨어적인 여건은 좋아지고 있지만, 작가의식이나 미술시장, 비평문화 등 지역미술의 토대를 구축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 강용면(미술가)=작가로서 경험에 의한 내용을 말하겠다. 첫째, 비평문화가 없다. 작가는 비평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평론가는 좁은 지역사회에서 얼굴 붉히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둘째, ‘나눠먹기식’의 문예진흥기금은 작가들의 창작활동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집중지원’ 방식으로 해야한다. 셋째, 지도교수 성격에 따른 편향적인 미술대학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 졸업 후 작가로서 자신의 장르를 정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 채우승(미술가)=도립미술관은 단순하게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공간이 아니라 지역미술의 현황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생각한다. 미술관에는 미술품이 있어야 한다. 도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를 위해 예산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많은 공간들이 생겨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남아있다. 문화와 미술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잣대, 비평 문화가 없다는 것에 동의한다. △ 조은영(원광대 교수)=미술관을 ‘백화점’과 ‘성전’이라고도 말한다. 오락성을 제공하면서도 각박한 현대생활에서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해외의 미술관들은 시민들에게 서비스하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이 정립되어 있다. 전시 기획이나 운영 등의 문제는 미술관의 고유 권한으로 작가들이 문제 삼지 않는다.그러나 전체 인구와 대비해 미술 인구가 많은 우리 나라 경우는 작가들의 관심도 많고, 그들의 의견을 미술관 운영에 어떻게 반영하는가가 적지 않은 과제가 되고 있는 것 같다. 대중을 위해 서비스하면서 작가들을 지원하는 공간으로서 역할을 위해 미술관이 조화로운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 같다. △ 진창윤(전북민미협 회장)=지역작가가 과연 몇 명인가를 묻고싶다. 작가의 기준을 엄격히 해 그들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작가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면서 작가정신을 요구했으면 좋겠다. 지역 내 비평문화 정착이 어렵다면 외부에서 비평가를 초빙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김정흠(건설업)=미술시장을 활성화 시키는 방안은 화랑 운영자들이 고민해야 하고, 작가들은 작품의 질을 고민해야 한다. 작품이 예술성과 투자성을 가지고 있다면 당연히 미술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다. 여러분들이 지적한 비평 부재에 동의한다. 도민들이 작품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도록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 등에서 강의를 한다면, 지역의 비평문화를 키우는 발판을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유대수(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기획팀장)=지역미술의 과제를 논하기 전에 지역미술의 현황이나 실태 파악을 먼저 해야된다. 그것을 기초로 지역미술의 범위를 정한 다음, 방향과 비전 등에 관한 본격적인 논의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도립미술관의 경우 미술관의 성격과 전문성 등 정체성을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 김선태=사실 비평문화의 문제는 전북만이 안고 있는 것이 아니다. 작품을 판매해야 하는 작가 입장을 생각하면 전시 서문을 쓸 경우 우회적 비평을 할 수 밖에 없다. 외부 평론가를 데려오는 것 역시 좁은 미술시장에서 불가능하다. 원활한 비판문화를 위해서는 소리전당이나 도립미술관이 활발하게 기획전을 마련해 평론가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수 밖에 없다. 지역작가들의 열망과 노력으로 미술관 개관이 가능했던 만큼 도립미술관에 대한 지역작가들의 기대가 크다. 쟁점이 됐던 개관전 경우 도내 작가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미술관의 세심한 배려가 요구됐다. 문예진흥기금 배분방식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평가위원회 보다 심의위원회의 역할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 신석호(미술가)=문제는 화랑 안에서의 비평 부재 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비평문화가 형성되지 못했다는데 있다. 작가들의 작품 비평 뿐만 아니라 전시 후기 비평, 미술 관련 제도 비평도 있어야 한다.△ 최효준(전북도립미술관장)=도립미술관의 성격과 범위를 한정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도민들에게 다양한 작품 향유 기회가 주어졌다면 특화시킬 수 있겠지만, 지역 현실에서는 도민들의 취향을 예민하게 파악하고 이에 맞춰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개관전을 준비하면서 지역작가 소외라는 지적에 대한 부담감을 안고 시작했다. 그러나 개관전이 축제 성격이 강한 만큼 우선 판을 벌여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야 했다. 지역작가와 미술시장 활성화 과제는 도립미술관도 장기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 신석호=도립미술관이 ‘엘리트 미술’을 반대하더라도 지역 미술계와 지역 외부 흐름을 연결시키는 역할을 해야한다. 미술관의 인력과 예산 등에서 어려움이 있겠지만, 지역작가를 발굴·교류하고 좋은 전시도 유치해야 한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2.19 23:02

대중껴안기·작기지원 숙제 풀어야

대중 껴안기와 작가 지원이란 두가지 과제가 전북도립미술관이 풀어가야할 숙제로 놓여졌다.지난해 10월 개관, 일부 지역 작가들과 갈등을 빚어온 도립미술관 운영방향을 두고 지역 미술계의 관심이 여전히 집중되고 있다. 16일 오후 7시30분 전주정보영상진흥원 세미나실에서 ‘지역 미술의 과제와 지역 미술관의 역할과 전망’을 주제로 열린 마당수요포럼에서는 대중들을 위한 서비스 공간과 작가들을 지원하는 공간으로서 적절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도립미술관의 절실한 과제로 주어졌다. 최효준 관장은 “도민들의 문화 향수 기회를 높이는 것이 도립미술관의 중요한 역할인 만큼 전문성과 예술성을 바탕으로 오락성과 대중성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지역 미술 진흥을 위해 전북의 문화적 특성을 살리고 지역 미술인들과도 협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역 미술 풍토와 관련, 학연과 지연으로 얽혀있는 지역 미술계에서 비평 부재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일상적으로 비평 문화를 생산해 낼 수 있는 매체를 만들거나 규모있는 전시관이 기획전을 통해 평론가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다건소액주의 방식으로 그동안 ‘나눠먹기식’이란 비판을 면치 못했던 문예진흥기금 역시 지원대상을 줄이고 지원액을 높이는 ‘집중지원’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지역 미술계에 대한 구체적인 현황 조사와 창작과 전시를 기획할 수 있는 전문 큐레이터 배치, 미술가들의 작가의식 확보, 대학 미술교육의 편중성 극복 등 지역 미술의 허약체질 개선을 위한 다양한 주문들도 쏟아졌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2.18 23:02

[템포] 산골생활 1년 맞은 젊음 부부

박범준·장길연 부부의 산골 생활을 엿보는 일은 즐겁고 또한 행복했다. 진도리 ‘산촌마을’을 찾아간 15일은 그들이 진도리에 들어온지 꼭 1년이 되는 날이었다. 모처럼 날씨는 봄이 가까워있는 듯 포근했다. 지난 주말, 부부는 서울을 다녀왔다. 올해 중반쯤 펴낼 계획인 책 출간 준비를 위한 나들이었다. 손님들을 위해 길연씨는 ‘뽕잎차’를 내놓았다. 지난해 정성들여 뽕나무 잎을 말리고 덖어 만든 차다. 이 집에는 길연씨가 만든 차가 많다. 그가 특별히 아끼는 ‘귀전우차’는 화살나무로 만든 것인데 예전 서울에서 지낼때 자주 다니는 찻집에서 설악산의 야생나무로 만든 귀한 차라며 소개해주었던 차란다. “지금 기억으로 굉장히 비싼 차였는데, 여기서 그 화살나무를 만났지 뭐예요.” 옆에서 범준씨가 거들었다. “아하. 그러니까 비싸서 만들었구만.” 웃음이 있는 작은 소요가 일었다. 이들 부부와의 대화는 재미있다. 꾸밈 없는 태도가 그렇고, 전혀 예상치 못한 기발한 삶의 방식들이 그렇다. 그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니 예쁜 조각을 꿰어 맞추는 일 같다. 부부의 집은 원룸 시스템(?)이다. 집주인이 살때는 방과 주방 거실이 각각 따로 구분되어 있었지만 범준씨 부부가 이사온지 얼마되지 않아 공간은 원룸으로 바뀌었다. 주방과 욕실(조그만 통이 전부지만), 침대가 함께 놓여진 공간은 특별한 분위기다. 얼마전 고장나 애를 태웠던 난로는 밖으로 나갔다. 어젯밤 묵고간 손님을 위해 밤새 장작불을 땐 덕분인지 온기가 가득했다. 겨울철 산촌은 한가하다. 몇평 안되는 텃밭과 논농사를 위해 겨울을 맞기까지 부지런히 일을 했던 부부는 모처럼 책도 읽고 밀렸던 글도 쓰면서 겨울을 나고 있다.범준씨는 지난해부터 산촌의 생활을 담은 책을 준비중이다. 4월중에 탈고하려면 봄이 오기 전까지 집중적으로 글쓰기를 해야 한다. 그는 이 책이 보다 많은 젊은 세대들에 읽혀져 귀농에 대한 인식이 바뀔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농촌으로 들어오는 일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너무 무겁고 비장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비장할수록 농촌에서 사는 일은 어려워집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준비를 하고 가벼워진 마음으로 들어오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자연과 사는 방식을 택하면서 이들 부부는 적지 않은 준비를 했다. 그것들은 모두 자신들의 삶을 보다 편리하게 하는 방법이었다. “농촌의 생활이 불편하다고 생각하면 그때는 더이상 행복하지 않겠죠. 적응하기 어려운 환경을 억지로 적응하려드면 그것은 고통이죠.”이 마을에 들어와보니 TV도 볼수가 없고, 인터넷도 불통이었다. 그래도 부부는 그것을 불편함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부부는 라디오를 듣는 행복를 얻었고, 지나치게 정보에 민감했던 삶의 방식을 바꾸어 삶의 여유를 갖게 됐다. 길연씨의 생각도 범준씨와 똑같다. “농촌에서의 생활을 자기 자신을 스스로 구속하는, 그래서 생활의 패턴을 모두 바꾸어야 하는 굴레로 생각하면 그것은 행복이 아니라 고통일 것 같애요.”사실 길연씨도 처음 이곳에 들어올때는 신식 세탁기를 갖고 들어오는 것도 조심스러웠다. 혹시 마을 사람들에게 위화감을 주지 않을까하는 우려에서였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일인지 곧 알게 됐다. “이웃집에 놀러갔더니 모든 전기기구가 최신식이었어요. 시골생활에 대한 선입견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그때 깨달았지요.” 길연씨는 농촌에서의 삶은 결코 특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적응시키고 또한 스스로 자신에 맞게 바꾸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부부는 한달에 한번꼴로 도시에 나간다. 이곳으로 들어오기 전까지 살았던 대전과 한옥마을의 정취가 마음을 앗는 전주를 오고 간다. 영화도 보고, 쇼핑도 하면서 기름값 아깝지 않게 하루를 즐기고 오는 부부는 외출은 도시의 삶이 그리워질때 이루어지는 삶의 소통이다. 이즈음 범준씨는 새로운 직종을 얻었다. 안성면의 청소년문화의 집에서 인터넷 교육을 하고 홈페이지를 만들어주는 일이다. “도시에서는 별것 아닌 것이 이곳에서는 특별한 재주가 되는 것도, 또 그것을 통해 기여할 수 있다는 것도 큰 행복이예요.” 귀농 1년. 부부의 생활은 더 활기를 얻었고, 그만큼 행복도 커졌다. “이곳에서 얻은 가장 소중한 선물은 이웃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예요. 이런 삶을 통해 나를 새롭게 보게되고 너그러움을 배우는 일을 앞와 위만보고 달려가는 도시생활에서 어떻게 얻을 수 있겠습니까.”부부가 손님들을 배웅하느라 나온 사이, 덩지와 민이가 따라나섰다. 산촌마을에 사는 예쁜 부부와 개 두마리. 마을을 내려오다 뒤돌아보니 부부도 이웃 마실에 나선 모양이다. 행복한 풍경이다.취재 뒷 이야기TV로, 그것도 5일 연속 방영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난 후 만만치 않은 후유증을 겪어야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뒤였으니 인터뷰 요청이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이 부부의 '귀농 1년 의미' 를 취재하는 계획을 미뤄둘 수는 없었다. 부부는 1년전 진도리로 들어온지 열흘도 채 안되어 범준씨의 절친한 후배인 문화부 안태성기자의 기습취재로 특집판에 소개된 터였다. 여기에 부부의 귀농일기(전북일보 격주 토요일)가 연재되기 시작하면서 방송매체들의 관심이 이어졌다. 지난 연초 이들의 알콩 달콩, 혹은 좌충우돌 아름다운 산촌생활이 TV 프로그램에 담겨 전국에 방영됐다. 문제는 방송이 나간 후부터 시작됐다.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오는 손님들을 처음에는 반갑게 맞았던 부부는 얼마되지 않아 손님치르는 일에 지쳐버렸다. 오랜시간 이웃집에 머물기도 하고 하루 이틀 떠나있기도 했다는 이야기가 '귀농일기'를 통해 다시 알려졌다. 그럼에도 인터뷰 요청을 기꺼이 받아 준 것이 긍정적으로 상황을 받아 들이는 이 부부의 타고난 성정 덕분이라는 것을 알게 된것은 취재과정에서 였다. 범준씨와 길연씨는 닮은 점이 많다. 오누이로 오해받을 정도로 쏙 빼닮은 외모며 서로를 존중하는 삶의 태도며, 원칙에 철저한 가치관까지. 그래도 이들은 다른 점이 더 많다고 말한다. 부부가 결혼에까지 이르른 과정도 특별하다. 범준씨는 길연씨의 상사였다. 잘나가는 무선인터넷 회사의 기획이사였던 범준씨의 회사와 어려움에 처해있던 길연씨 친구의 회사가 합병하면서 이들은 한직장 동료가 됐다. 회사를 그만둔 것도 함께였다. 친구들과 뜻을 모아 벤처회사 창업을 준비하던 범준씨와 길연씨는 회사를 준비하면서 결혼을 선언했다. "결국 회사 합병이 아예 인생 합병으로 이어졌군요" 했더니 "결과는 그렇게 되었네요"하면서 크게 웃었다.인연은 따로 있지 않은 모양이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5.02.18 23:02

[템포] 겨울산 백미 덕유산

겨울산의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덕유산이다.특히 2월말, 3월초의 설경을 감상하려면 덕유산을 빼놓을 수는 없다.덕유산은 덕이 많아 넉넉한 산이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지난 75년 2월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으며 총면적은 219㎢에 달한다.무주군, 장수군, 그리고 경남 거창, 함양군 등 2개도 4개군 8개면에 걸쳐 위치하고 있다.전주의 한벽루, 남원의 광한루와 더불어 호남의 3한(三寒) 또는 3루(樓)가 있는 곳이 바로 무주의 한풍루이다.덕유산 주봉인 향적봉(1,614m)에서 남덕유에 이르는 15km의 주릉에 중봉과 무룡산, 삿갓봉 등 높고 큰 봉우리들이 연이어 솟아있고 덕유평전의 너른 설원이 펼쳐져 있어 보는 이를 압도한다.해발 1,300m 이상의 봉우리가 5개나 되는 덕유산은 또한 백련사를 비롯해 숱한 절경이 있어 뭇 사람을 유혹한다.덕유산 산행 코스는 여러곳이 있으나 순수한 아마추어의 경우 당일치기를 기준으로 할때 백련사쪽에서 향적봉을 거쳐 곤도라를 타고 내려오는 코스와 칠연계곡쪽에서 올라 백련사나 무주리조트쪽으로 곤도라를 타고 내려오는 코스 정도가 꼽힌다.물론, 겨울철 덕유산을 제대로 음미하려면 향적봉에서 남덕유를 잇는 종주 코스이나 평소 산에 오르지 않던 사람의 경우 다소 무리라는 견해가 많다.△삼공리∼백련사∼향적봉 코스무주 구천동 삼공리 주차장에서 시작하는 등산로는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을 오르는 가장 일반적인 코스로 꼽힌다.먼저 매표소에서 출발해 백련사까지 이어지는 계곡길은 산행이라기보다는 산책길 정도에 가깝다.좌우로 계속 이어지는 계곡은 겨울의 고요함을 간직하고 있고 워낙 코스가 쉽기 때문에 연인이나 가족단위 나들이에 적합하다.매표소에서 백련사까지는 약 6km로 천천히 걸어도 1시간30분에서 2시간 가량이 소요된다.여기까지는 워밍업 수준이다.백련사에서 시원한 물 한모금을 마시며 산사의 정취를 한껏 감상한뒤 이젠 향적봉까지 계속되는 능선의 계단길을 올라야 한다.백련사 대웅전 앞을 가로질러 오른쪽으로 가면 등산로 초입부가 나온다.철도 침목을 이용해 만든 계단길이 여기서부터 이어진다.향적봉에 오르는 길은 결코 만만치가 않다.백련사에서 향적봉 정상까지는 초보자의 경우 2시간은 꼬박 잡아야 한다.요소마다 리본이나 팻말이 서 있고 많은 사람들이 오가기 때문에 길 잃을 염려는 거의 없다.향적봉에 올랐으면 시원하게 사방을 한번 둘러보고 설천봉까지 연결된 곤도라를 타고 내려오거나 가볍게 하산하면 된다.다만 겨울철의 경우 산에 오를때보다 내려갈때 길이 미끄러워 위험한 경우가 있으므로 초보자라면 곤도라를 이용하는게 안전하다.웬만한 사람이라면 매표소에서 백련사를 거쳐 향적봉에 오르는 코스가 큰 부담이 되지 않으나 이 정도가 힘들 것 같으면 아예 무주리조트 안에서 곤도라를 이용해 설천봉에 올라 향적봉, 백련사, 매표소 쪽으로 내려오는 것도 한 방법이다.△자연학습원∼칠연계곡∼향적봉 코스무주 안성 자연학습원 쪽에서 정상을 향해 오르는 코스이다.안성면 소재지에서 덕유산 골짜기를 타고 6.5km 정도 거리에 안성 자연학습원이 나온다.여기서 칠연계곡을 거쳐 5시간 가량 산행을 하다보면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에 오를 수 있다.내려오는 길은 백련사를 거쳐 삼공리쪽으로 향하거나 무주리조트 쪽으로 내려오는 코스 등 체력적 조건이나 시간 등을 감안하면 된다.칠연계곡은 바닥까지 온통 바위로 된 골짜기로 돼 있다.일곱 단계로 층지어 폭포를 이루어 폭포 일곱개가 연달아 쏟아지고 그 물이 다시흘러 또 폭포를 이룬다고 해서 ‘칠연폭포’라 칭했다.칠연폭포쪽에서 오르는 산행길은 백련사쪽보다도 더 시야가 트여있어 그림같은 경치를 감상하는데 더 유리한 점도 있다.이것만은 주의하세요겨울 산행, 그중에서도 온 천지에 눈이 가득 쌓인 산에 오르는 것은 생각만해도 가슴벅찬 일이다.산악인들은 겨울산행이야말로 일상생활에서 쌓였던 피로와 스트레스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명약이라고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그러나 겨울산행에서는 초보자들이 꼭 알아둬야할 것들이 많다.유길만 전북산악연맹전무(44)가 하는 조언을 들어보자.전주대 산악부에서 활동해 왔던 유 전무는 국내의 웬만한 산은 다 섭렵했고 8,000m급 원정까지 나선 베테랑이다.겨울 산행때 가장 주의해야할 것은 뭐니뭐니해도 저체온증이다.젖은 옷을 입고 있으면 평소보다 무려 240배나 빠르게 열을 빼앗기는데 산에서는 기온이 낮고 습하며 바람이 많이 부는 까닭에 실제 온도보다 체감온도가 크게 낮아 이러한 현상이 일어난다.처음 저체온 증상이 나타나서 허탈한 상태에 이르기까지 1시간이 채 걸리지 않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2시간도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유 전무는 “산행중에는 옷을 가볍게 입고 천천히 걷되 반드시 여벌의 마른옷이 있어야 한다”면서 쉴때마다 열량 높은 간식을 계속 섭취하라고 충고했다.만일 양말과 장갑이 젖었을때에는 마른 것으로 바꾸는 것이 좋으며 당장 교체가 어려우면 손가락과 발가락을 계속 움직여 피를 잘 돌게하고 몸에서 열이 나도록 해야 한다.유 전무는 또 “초보자의 겨울 산행은 언제나 설맹의 위험을 안고 있다” 면서 흰 눈을 즐기기 이전에 등산용 선글래스를 반드시 착용해 몸부터 보호하라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위병기
  • 2005.02.1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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