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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만난 후배가 올해 하고싶은 것 세 가지만 말해보라고 하더라구요. 방송이 업이다 보니 좋은 방송 만드는 것은 당연하고, 지난해 부터 생각만 해오던 수필집도 낼 생각입니다. 학생들과 공부하는 기쁨이 큰 학교 강의도 열심히 하고 싶어요.”원음방송 프로듀서 김사은씨(40)는 올해 계획만 생각하면 입가에 행복한 미소 부터 떠오른다. “프로그램에는 귀천이 없다”고 말하는 그가 맡고있는 프로그램은 WBS뉴스와 라디오 동요프로그램 ‘파란 마음 하얀 마음’. 어떻게 보면 극과 극인 두 프로그램 사이에서 김씨는 “맡겨진 일에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균형을 맞춰나가고 있다. 2003년 11월 김씨가 제작하면서부터 익산에서 만드는 전국 방송이 된 ‘파란 마음∼’은 ‘일 한다는 핑계로 아이들에게 소홀했던 것을 반성하는’ 엄마로서 더욱 애착 가는 프로그램이다.“요즘 아이들에게 동요란 학교에서 배우는 음악 교과서가 전부죠. 컴퓨터 기계음과 화려한 가요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청량제가 되고싶어요. 그래서 어린이를 키우는 심정으로 방송을 하죠.”“아빠 엄마랑 행복하게 놀러가는 동요 한 곡이 한편으론 해체된 가정의 아이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그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찾고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항상 고민이다. “엄마는 TV 보면서 애들한테 동요만 들으라고 하면 아이들이 듣나요? 엄마가 불러준 노래를 아이들이 평생 가지고 가듯 동요를 통해 어린이에게는 꿈과 희망을, 어른들에게는 유년시절의 향수를 전해주고 싶어요.”“칠순의 시어머니부터 다섯살된 딸까지 애청자”라며 시어머니가 좋아하는 ‘섬집아기’, 남편이 좋아하는 ‘과수원길’, 딸이 좋아하는 ‘곰 세 마리’ 등을 신청하는 청취자를 떠올리며, 그는 3대가 같이 듣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파란 마음∼’의 인기 비결은 꼬마 진행자들. 1대 진행자 이진숙 전북과학대 교수와 그의 아들 최연호(전주 한들초5)에 이어 지난해 11월부터는 2대 진행자로 김씨와 그의 아들 조현범(전주 중산초4)이 직접 나섰다.“동요는 여자아이가 고운 목소리로 부르는 곡이 많다보니 진행은 남자아이가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5∼6학년만 되면 벌써부터 학원 다니느라 바쁘고 일찍 변성기가 오는 아이들도 있어 지방에서 어린이 진행자 구하기가 쉽지 않아요.”노래도 곧잘 부르고 목소리가 예쁜 현범이에게 김씨는 ‘출연료’로 유혹했다. “아들과 방송하기가 더 힘들다”고 말하는 김씨와 “요즘 애들은 방송원고처럼 이렇지 않아”라고 지적하는 현범이 사이의 갈등은 일찍 결혼해 장성(?)한 아들을 둔 홍현숙 작가(37)가 조절한다. 홍씨는 김씨가 출강하고 있는 백제대 문예창작과 제자. 김씨의 바람대로 제작진부터 가족적인 분위기가 됐다. 그는 벌써부터 특집 고민이다. 어린이날과 방학특집 ‘파란 마음∼’에서는 ‘수학동요’ ‘과학동요’ ‘국어동요’ 등 공부와 동요를 재밌게 결합해 볼 생각. 창사기념 보도특집으로 사회문제와 여성문제 관련 시사다큐멘터리도 준비 중이다. “누구나 마음 한 구석에는 문학적 갈망이 있다고 생각해요. 잡문에 불과하지 않을까 걱정되지만 진실하게 쓰려고 노력합니다.”“글을 쓴다고 말할 때면 항상 쑥스럽고 부끄럽다”는 그는 2000년 한국문인 신인문학상을 통해 등단한 수필가다. 첫 수필집을 세상에 내놓는 것은 올 한해 그의 중요한 계획이다. 언제나 따뜻한 시선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김씨. 그는 자신이 만드는 방송과 글이 이 세상 안에서 ‘맑고 밝고 훈훈한’ 기운이 되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었다.
고문서류 가운데에는 등장(等狀)이라는 이름으로 분류되는 문서들이 있다. 여러 사람들의 이름이 연명으로 기재되어 있고, 맨 끝에 기재된 사람의 이름에 뒤이어 흔히 ‘等’자가 써있는 데서 그런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곧 여러 사람들이 공동 명의로 관에 제출하는 진정서 내지는 탄원서인 셈이다. 요즘으로 말하면 집단민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의 집단민원이 사회 내 각 집단의 다양한 욕구와 불만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처럼, 조선시대의 등장도 그 시대를 살던 사람들의 공동 관심사가 무엇이었는가를 살펴 보는데 좋은 자료가 된다. 우선 등장을 올리는 사람들을 보면, 그 대부분이 유생(儒生)이거나 같은 종인(宗人)들이며, 또는 한 동네에 사는 동인(洞人)들이다. 이들이 집단적인 탄원서를 올리면, 이를 접수한 관에서는 반드시 그 문서의 말미에 답을 써서 돌려 주었다. 그 답을 제사(題辭) 또는 제음(題音)이라고 하였다. 민원을 제출한 이후에 하염없이 관청의 처리를 기다리는 오늘날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 예컨대 고을의 효자나 열녀를 표창하여 줄 것을 청하는 유생들의 탄원에 대하여 수령은 좀더 여론을 들어 보자거나, 아니면 다른 좋은 기회가 있으면 그때 고려하겠다는 식으로 제사를 내렸다. 된다는 것도 아니고, 안된다는 것도 아닌, 그야말로 구렁이 담 넘어가는 식의 답변으로 일관하였던 것이다. 가능하면 책임질 일을 하지 않으려는 관료들의 심사는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다음으로 등장의 내용들을 한번 훑어보자. 1862년에 전라도 무장현에 거주하던 함양오씨 일족은 수령에게 제출한 등장에서 자신들의 선산에 누군가가 몰래 무덤을 썼는데, 이 투총을 즉각 파가게 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조선 말기의 어느 땐가 전라도 동복현 내서면 묘산리에 살던 김진구와 최동문 등은 수령에게 등장을 올려 물방아의 소유권을 관이 공증하여 줄 것을 탄원하고 있다. 일찌기 마을의 공납금을 해결해 주는 조건으로 마을 공동 소유의 물방아를 차지하였던 그들은 자신들의 소유권을 정식으로 인정받아 봉이 김선달식의 이익 추구에 나서고자 한 것이다. 1720년에 경상도 예천과 풍기 등지에 살던 예안김씨 일족이 관에 올린 등장은 제위답(祭位畓)을 문중의 노(門中奴)의 이름으로 토지대장에 등록해달라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좀더 흥미를 자아낸다. 옆의 사진에 보이는 고문서가 바로 그것인데, 그 사연인즉 이렇다. 위의 예안김씨 일족의 조부 형제들이 오갈 데 없는 외조의 제사를 모시기 위하여 노비와 전답을 각출하고 그 중 둘째가 제사를 받들어 왔다. 이른바 외손(外孫) 봉사(奉祀)이다. 그런데 뒤에 그 둘째의 장손 김아무개라는 자가 이를 다 들어먹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그 심성이 ‘토지’의 조준구를 뺨치는 인물이었던 모양이다. 하여, 일족들이 다시 전답을 마련하여 제사를 받들되, 종족 가운데 파렴치한 인물이 나와서 똑같은 일을 저지르지 않도록 아예 문중의 노(門中奴)의 이름으로 그 전답의 등기를 올리고자 하였던 것이다. 문중의 재산을 가로채려는 심성 고약한 자들이 어느 시대인들 없으랴마는, 멀다면 멀다고 할 수 있는 외고조부의 제사를 기어이 지키려는 일족의 노력이 참으로 가상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유호석(전북대강사, 전북대 박물관 고문서팀 연구원)
지금부터 10년전인 1994년, 미국의 어느 시나리오 작가출신 소설가가 첫 장편소설을 발표하였다. 그 작가의 이름은 앨런 폴섬, 소설의 제목은 ‘모레 (The Day After Tomorrow)'였다. 이 소설은 선인세 200만불, 영화판권 400만불이라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출간되어 미국에서만 500만부가 팔렸고 전 세계 26개 언어로 출간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80만부가 팔리는 놀라운 기록을 남겼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모레'는 다시 출판되어 독자들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인 정형외과 의사 폴 오스본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의학 세미나에 참석했다가 그곳에서 이지적이고 아름다운 레지전트 베라 모느레를 만나 사랑에 빠져든다. 그녀를 쫓아 프랑스 파리에 온 그는 어느 까페에서 28년전 자신의 아버지를 무참히 살해한 남자와 우연히 마주치게 되고, 그를 추격하며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미스테리 스릴러의 교과서적인 이 소설은 독일, 프랑스, 영국, 스위스 등을 넘나드는 방대한 스케일과 톱니바퀴처럼 복잡하고 정교하게 짜여진 플롯, 그리고 마치 현장에 직접 와 있는 듯한 사실감 넘치는 문체로 독자들을 빠져들게 한다. 부활하는 나치즘과 제국주의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아내며 빠른 템포로 전개되는 이 소설의 마지막, 눈 덮인 융프라우의 꼭대기에서 주인공 폴 오스본이 마침내 확인하는 ‘위버모르겐(모레)’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 최승범 시인 전주흥사단 금요강좌최승범 시인(74·전북대 명예교수)이 전주흥사단 1월 금요강좌 강사로 초청됐다. 28일 오후 7시 덕진동청소년문화의집(덕진동 동산무소 2층)에서 열리는 ‘삶의 질을 생각하자’. 흥사단 금요강좌는 매월 셋째주 금요일 열리고 있으며,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 삶의 지혜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063) 273-7997△ 완산도서관 취업 및 진로에 관한 도서코너 운영전주완산시립도서관이 ‘취업 및 진로에 관한 도서코너’를 마련했다.시민들의 취업과 진로에 대한 고민을 나누기 위해 마련한 이 코너에는 각 대학 연감과 팜플렛 자료, 각 대학 홈페이지 주소 안내, 취업 전문기관 발행 자료, 수능 관련 자료 등이 비치돼 있다. 3월까지 완산인문자료실에서 운영된다. 063) 281-2703
‘실로 오랜만에 ‘망구’에게 주는 나의 관찰이었다. 그러면서 ‘망구’도 이젠 늙어가고 있구나, 이런 생각에 다다른 나는 눈시울이 뜨거워져옴을 참을 수가 없었다.’아내의 뜻을 좇아 살아가는 사람을 일컫는 ‘삼불출(三不出)’. 자신을 당당하게 ‘삼불출’이라고 말하는 양규태 한국예총 부안지부장(64)이 여섯번째 수필집 <입술보다 더 따뜻한 사랑>(신아출판사)을 펴냈다.“몇 년 전 나이에 눌려 침울해 하는 아내에게 자전거타기를 권했어요. 굴러가는 자전거 바퀴 속에 미처 몰랐던 오르막길 내리막길 세상살이가 깊숙하게 숨겨져 있더군요.”자전거 타기에 열중하는 아내의 모습을 일기로 적어간 그는 자전거 타기를 중심으로 일어난 삶의 편린들을 엮었다. 아내로부터 시작해 아내의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대부분. 그러나 자전거 중심 잡기부터 몇 미터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넘어지기가 일쑤인 모습 속에는 삶의 이치를 담겨져 있다. 양지부장은 “내 아내와 나의 이야기는 이 시대의 삶을 이어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자전거 타기로 시도한 행복 찾기는 아내가 갑자기 시력을 잃어가면서 중단됐어요. 그동안 일기를 엮어 수필집으로 만든다고 하니까 아내는 ‘뭘 그런 걸 만드냐’고 하면서도 고마워 하더군요.”‘망구’라는 말로 아내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양지부장은 지난해 매창가요집 중 ‘오직 당신 뿐’이란 곡을 작사해 아내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이 수필집 역시 지난해 결혼 40주년 기념으로 준비한 책. 말로 하는 것보다, ‘입술보다 더 따뜻한 사랑’이 글로 녹아있다.
“우리 사회가 다양성 없이 너무 한줄로 서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다른 줄에 서있거나 줄 밖으로 나간 사람들은 낙오시키고 외줄로만 가는 사회 같아요.”고정관념과 경계선 너머의 삶을 추구하는 13명의 ‘방외지사’의 삶을 엮은 <방외지사 1·2(우리시대 삶의 고수들)>를 펴낸 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 초빙교수 조용헌씨(44).‘방(方)’은 테두리, 닫힌 공간, 고정관념이란 뜻. ‘방외지사’란 고정관념과 경계를 뛰어넘는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방외지사들은 쫓기는 삶에서 한걸음 물러나 정신적으로 여유가 있고, 자신의 삶을 즐기고 있었어요. 돈에 대한 욕심이 없다는 것도 공통점이었죠.”방외지사들은 조씨가 15∼6년 동안 한·중·일 고택과 사찰 등 6백여 곳을 답사하며 알게 된 사람들 중 일부다. 그는 “책에 실린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면이 있던 터라 별 어려운 점은 없었다”며 “오히려 평화롭게 살아가는 인생의 재미를 느꼈다”고 말했다.“50만원 받고 옛 기와집을 지키면서 10년째 살아가는 사람이 있어요. 아침에는 집 뒤로 난 길을, 저녁에는 집 앞 강둑길을 산책하는데, 이걸 돈으로 환산하면 몇 백만원이 넘죠. 마흔 다섯살 ‘백수의 제왕’은 취직은 자기를 파는 것이라며 대학 졸업 후 취직을 거부했어요.”전주에서 살고 있는 방외지사들도 소개됐다. ‘중생이 아프므로 나도 아픈 한국의 유마거사’는 ‘도 닦는 것이 주업, 의사가 부업’인 이동호씨, ‘인간은 누구나 자기 길을 가게 마련이다’는 전국을 두 발로 걷는 낭인 신정일씨다.“대체로 여기 나오는 사람들은 자기세계를 확고하게 구축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의 벗어난 삶을 통해 ‘방(方)’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참고가 되고 위로를 주고 싶었어요.”한국사회가 우울한 이유로 조기퇴직과 청년실업을 든 조씨는 일상에 찌든 직장인들에게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주고싶었다고 말한다. 조씨는 방외지사들의 독특한 삶의 방식을 사주로도 풀어봤다. 방외지사의 삶은 60% 정도 그들의 팔자에 나와있단다. 방외지사들의 넉넉한 표정은 사진작가는 김홍희씨(46)가 잡아냈다.
‘말 걸게 만드는’ 시와 ‘식물의 하소연’ 같은 시가 정면으로 만났다. 시를 쓴 시인들이 발가벗겨졌다.21일 오후 7시30분 문화공간 다문에서 열린 ‘젊은 작가들의 맞짱’은 사단법인 전북작가회의(회장 김용택)가 지역 문학계에 새로운 자극이 되기위해 마련한 월례문학토론회다. ‘맞짱’이란 말에 마음 굳게 먹고 나온 젊은 작가들은 문신씨(32)와 김형미씨(28). ‘착한 모범생’ 같은 문씨가 봄날 따뜻한 햇살같은 시를 쓴다면, ‘저돌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김씨는 한겨울 매서운 바람같은 시를 쓴다.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이란 공통점이 있었지만, 누가 봐도 다른 시인들과 그들의 시, ‘맞짱’이란 타이틀까지 토론회가 결코 만만치 않음을 예고했다.“김씨의 시는 그 안에 동물성과 식물성이란 두가지 성질을 지니고 있어 필요에 따라 변화를 꾀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시의 전면에 나타난 화자의 현재적 모습은 동물적 속성을 갈구하며 현실을 견뎌내는 식물성에 가까운 것 같아요.”김씨의 시 ‘알균’ 외 9편을 읽고 문씨가 떠올린 것은 ‘동충하초’. 문씨는 “김씨의 시에는 ‘죽음’의 이미지가 자주 등장하는데 식물적 존재인 화자가 죽음을 극복하고 치열한 삶을 살기 위해 스스로 동물적 속성을 요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문씨를 처음 봤을 때 말 붙이기 어렵고 또 괜한 말을 건넸다가 나만 멋쩍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심장의 뛰는 힘으로 우리 생활에 대해 얘기하는 그의 시를 읽고나니 자꾸만 말을 걸고 싶어지네요.”“좋은 시는 사람 냄새가 나야하고, 사람 냄새를 풍기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사람의 피냄새가 나야한다”고 말하는 김씨는 문씨의 ‘살구꽃’ 외 9편을 대면하고 “세상을 향해 열려있지만, 잿빛 우울을 머금고 있는 시”라고 표현했다.시인들의 심심한 ‘맞짱’에 선후배 문인들은 싸움을 붙이기 시작했다. “문씨의 시가 완결된 구조를 만들어 놓고 따라가려고 하는 것에 반해, 김씨의 시는 끊임없이 변화하려는 독창성과 노력이 보여요. 두 시인의 기질 차이도 있는 것 같지만, 젊은 시인은 좌충우돌하는 모습이 좋아보이는 것 같아요.”박태건씨가 “김씨의 시는 덜 아름답지만 자기언어를 찾으려는 노력이 보인다”며 김씨의 손을 들어준다. 서철원씨는 “문씨는 현실 저변에 깔려있는 많은 것들을 형상화하려고 하지만, 김씨의 시는 그 세계가 편협되고 좁은 것 같다”며 “문씨가 자기 시에 대한 고민이 더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둘 다 아직은 자기 신념이 부족해.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시는 삶의 핵심과 시대의 맥에 닿아야는데, 아직 핵심에 도달하지 못한 것 같아.”팽팽한 긴장감이 김용택 회장의 한 마디에 깨진다. “문씨의 시에서는 ‘이렇게 살아왔구나’ 하는 기억이 느껴져요. 기억을 재생하다 보니 상투적이게 되죠. 김씨의 시는 욕망의 언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성적인 느낌 많은 것 같아요.”안도현 시인은 “‘욕망’과 ‘기억’은 90년대를 이끌어온 시인들에게 중요한 키워드였다”며 “뒷북 치지 않고 좋은 시를 쓰려면 두 사람 모두 ‘기억’과 ‘욕망’을 버리고 다른 것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잘게 찢어져 있어 긴장감이 떨어진다’ ‘시 안에 많은 것을 담았지만 대신 품어내는 힘이 부족하다’‘덩어리져 있어 내적 필연성이 부족하다’ ‘밖으로 품어냈지만 그 안은 허전하다’2000년대 이후 등단한 시인들 중 주목받고 있는 젊은 시인들을 내세웠지만, 문씨와 김씨에 대한 선후배 문인들의 평가는 인정사정 없다. 오히려 조심스러운 것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온 몸으로 받고있는 두 시인들. “굳이 아쉬운 점을 말해야 한다면”으로 입을 뗀 김씨는 문씨의 시가 어딘지 자꾸만 낡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고, 문씨는 ‘김씨는 죽음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본질까지 닿지 못해 감상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로를 보는 시선도 재밌다. 김씨는 문씨를 “농축된 힘이 있음으로 해서 살아갈 수 있다”고, 문씨는 김씨를 “삶의 고통을 하소연하는 사람”으로 묘사했다.심판까지 내세웠지만, ‘맞짱’은 무승부로 끝났다. 김회장은 “문시인은 세상에 깊게 닿기위해 서정성이 더욱 짙어지고, 김시인은 자기세계를 일으키려는 치열함으로 문장에 힘이 실렸다”며 “젊은 작가들의 글을 보면 기성작가들이 긴장하게 된다”고 말했다. “존경하는 선후배들이 제 시를 읽어주고 충고까지 해주시니 좀 창피해도 고마운 자리죠. 공부도 많이 됐고, 스스로에게 큰 자극이 된 것 같아요.”발개진 얼굴을 감싸는 두 시인은 그래도 시를 쓸 수 있는 힘을 얻어 마음이 든든해졌다.다음달 월례문학토론회에는 ‘목련꽃 브라자’의 복효근 시인과 ‘나는 날개를 달아줄 수 없다’의 소설가 김지우씨가 40대 초반 작가 대표로 나설 예정이다.
도립국악원 노조가 새 집행부 구성에 진통을 겪고 있다. 과반수 미달과 찬반투표 부결로 지난해 12월부터 한달 이상 끌고 온 노조위원장 선출 선거가 24일 실시된 찬반투표에서도 반대에 부딪혀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원점으로 돌아갔다.이날 노조위원장과 부위원장에 출마한 박양규씨(공연기획실)와 김지춘씨(무용단)에 대한 찬반투표 결과, 찬성 57표, 반대 59표로 불신임 처리됐다. 총선거인수 121명 중 117명이 참여했다.지난해 12월7일 노조위원장 선출 선거가 처음 치러진 이후 이번이 벌써 다섯번째 투표다.이들 후보는 지난 21일 4차 투표에서 박지중·김태경 후보를 4표 앞섰으나 과반수 미달로 이날 찬반 재투표가 진행됐다.
전국문화예술노동조합 전주시립예술단지부 제2기 출범식이 24일 오전 10시 전주덕진예술회관에서 조합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임기 2년의 이창선 신임 지부장(31·국악단)은 “예술 창작의 자율성과 창조성을 저해하는 제도 개선에 힘쓰겠다”면서 “진정한 예술향유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올바른 공연문화를 정착하는데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전주시립예술단 노조 2기는 출범선언문을 통해 ‘예술노조의 공공성 확보’와 아울러 ‘비정규직·여성·장애 차별 철폐를 위한 연대 강화’를 결의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이용진 전국문화예술노조 위원장, 신동진 민주노총 전북본부장, 오형수 공공연맹전북협의회 의장, 오광진 전공노 전주시지부장 등이 참석했다.
프로와 아마추어는 실력 차이가 아니라 열정 차이가 아닐까. ‘열정만큼은 프로’를 외치는 제6회 온고을 시민대학 작품전이 27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온고을 시민대학 18개 과목 중 이번 전시에 참여한 수강생들은 서양화, 서예, 수묵화, 생활도예, 아동미술 등 5개 과목에서 1백50여명. 30∼40대 주부가 대부분인 수강생들이 바쁜 일상 속에서도 이뤄낸 소중한 결실이다. 수강생들의 경력은 1∼2년 부터 4∼5년 까지. 아직 초보의 티를 벗지 못한 작품도 간혹 있지만, 취미생활로 시작해 꾸준한 노력으로 작가로서 성장해 나가고 있는 이들의 수준높은 작품들도 눈에 띈다.이번 전시를 기획한 김흥준 지도교수는 “예향의 도시 전주에서 시민들이 펼쳐내는 예술감각과 관심은 더욱 아름답다”며 “예술을 통해 자아를 찾고 가족을 비롯해 주위 사람에게 좋은 작품을 선보이려는 수강생들의 열의가 대단하다”고 소개했다.흥미로운 것은 아동미술반의 전시. 3년 전 시민대학 과목으로 개설됐지만, 올해부터 전시에 참여하게 된 아동미술반은 ‘앗상블라쥬(Assemblage)’라는 생소한 미술로 관람객들의 유혹한다. ‘앗상블라쥬’는 생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기성품이나 잡다한 물건들을 결합시켜 새로운 매력의 작품으로 탈바꿈시키는 작업. 학교 앞 문구점에서 파는 색종이나 쓰고 남은 천 조각, 은박접시, 신문, 잡지 등 평범한 재료들이 유쾌한 오브제로 변신해 미술의 엄숙한 틀을 깨고 호기심을 자극한다. 아동미술반 작품전 연계프로그램으로 김승연 지도교수가 ‘앗상블라쥬로 만나는 부룩소아동미술전’도 함께 열고있다.
서울시교향악단이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 우승자 시리즈’로 꾸미는 제6백46회 정기연주회를 26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연다. 서울과 대구에 이은 이번 전주 순회 공연은 서울시향이 기획한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 우승자 시리즈의 제1탄으로 지난 98년 제11회 피아노부문 1위 입상자인 러시아의 데니스 마추예프(30)가 협연한다. 마추예프는 지난 2002년 서울시교향악단 제619회 정기연주회에서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하룻밤에 연주해 음악인들을 놀라게 했던 주인공. 그는 이번 무대에서 쇼스타코비치 ‘축제 서곡’, 라흐마니노프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리스트의 ‘죽음의 무도’,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 등을 선사한다. 지휘는 지난 2002년 미국 카네기홀에서 열린 제1회 마젤-빌라르 국제 지휘자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뒤 세계무대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태국의 젊은 지휘자 번디트 운그랑세(35)가 맡는다. 서울시향 오병권 기획실장은 “공연 수요층의 다변화를 꾀하기 위해 영호남 지역에서 각각 한곳씩을 정해 순회공연을 마련했다”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음악가들과 꾸미는 이번 공연은 특히 지역에서 좀처럼 접하기 힘든 무대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교향악단, 국악단, 합창단, 극단 등 모두 4개 예술단으로 구성된 전주시립예술단 노조 2기가 출범한다.지부장과 사무국장 등 새 집행부를 갖춘 전주시립예술단 노조는 24일 오전 10시 전주덕진예술회관내 지하 2층 노조사무실에서 제1회 정기총회를 열고, 제2기 출범식을 갖는다.전국문화예술노동조합 전주시립예술단 지부(지부장 안세형)는 지난해 12월, 제2기 지부장-사무국장 선출 선거에서 제1기 부지부장 이창선씨(31·국악단)와 조직국장 고조영씨(38·극단)를 각각 신임 지부장과 사무국장으로 선출했다. 새 집행부는 제1대 노조 지부장 임기가 만료되는 이달 말부터 2년간 노조를 이끌게 된다.
정군수씨(60·전북사대부고 교사)가 전북시인협회 신임회장으로 추대됐다. 22일 오후 5시 전주시청 옆 호남성에서 열린 2005전북시인협회 정기총회에서 김기찬, 송희씨는 감사를 맡게됐다. 임기는 3년. 정회장은 “시인들을 위해 뒤에서 열심히 노력하라는 뜻으로 알고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전북 시인들이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지면과 동료 시인과 교류하고 시민과 만날 수 있는 모임을 만들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회장은 전북대 사회교육원 문예창작과 지도교수와 전주풍물시동인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제5회 전북시인상 수상자 유대산 시인에 대한 시상식도 함께 열렸다.
전북미술협회(지회장 이강원)가 ‘미술의 재미’를 가르쳐 준다. 전라예술제가 열리는 10월, 매년 회원전으로만 참여했던 전북미협이 설치미술제와 초등학생 사생대회 등 새로운 프로그램을 더해 ‘광장미술제’를 연다.‘광장미술제’는 지역적으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설치미술에 대한 붐을 일으키고, ‘생활 속 예술’로 시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의미있는 기획.이강원 지회장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의 넓은 광장을 사용할 예정이지만, 미술의 폭을 더 넓히겠다는 의미로 ‘광장미술제’ 이름을 붙였다”며 “그동안 지루하게 반복됐던 틀을 깨고 일반인들에게도 미술에 대한 흥미로움과 재미를 전해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이지회장은 지역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해 서른두명의 젊은 작가들을 초대하는 아트페어도 주목해 달라고 덧붙였다.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였던 지난해 시행착오를 보완, 홍보와 매매활동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전북미협은 그 밖에도 전북의 풍경과 역사를 다룰 ‘자연과 생성’전, 설치미술 쪽 작가들을 지원하는 ‘청년작가위상전’, 지역미술의 흐름을 잇고있는 ‘전북미술대전’ 등을 올해도 이어간다.
남원시의 새해 문화전략은 체험적 웰빙문화를 통해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다양한 문화 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관광자원화해 주민들의 소득 증대로 연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잊혀져가는 도예문화를 복원하고 춘향과 흥부·혼불 문화 및 국악을 체험할 수 있는 지역으로 만들어나가겠다는 대목도 주목할 만하다. 남원시의 올 해 문화사업의 핵심도 일차적으로는 문화 관련 시설을 대거 유치하거나 확충하는데 맞춰져 있다. 시는 국악의 성지를 조성해 전통국악을 상품화하고 국악을 체험할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운봉읍 화수리 일대 2만2천여평에 조성되고 있는 국악의 성지에는 참배시설과 국악전시체험관, 국악한마당, 독공장, 풍물한마당, 국악기수목원 등이 들어선다. 특히 이 공간에는 국악인들의 각종 유물과 유품이 총망라돼 전시될 예정이어서 일찍부터 국악인들의 높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비와 도비 시비 등 모두 97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현재 43%의 공정률이 진행됐다. 2006년까지는 모두 마무리되는 이 사업을 통해 시는 국악의 성지를 통해 동편제의 발상지인 남원의 이미지를 극대화하고 국악의 역사적 맥을 계승한다는 계획이다. 흥부의 출생지인 인월면 성산리와 아영면 성리 등에 흥부마을을 조성하고 사매면 서도리 구 서도역 일대를 영상촬영장으로 조성하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지난 해 개관된 남원향토박물관과 혼불문학관, 춘향테마파크도 남원을 문화도시로 자리매김하는데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들이 하드웨어라면 도예문화 복원과 옥보고 전국기념대회 개최 등은 소프트웨어에 속한다.도예문화를 복원·전승해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시의 야심찬 계획은 특히 눈길을 끈다. 오는 5월 초에 개관할 예정인 전통문화체험시설은 남원의 문화 환경을 더욱 새롭게 하는 통로다. 도예체험광장과 전통가마, 시연실 등이 들어서는 이 시설에서 관광객들은 직접 도예를 체험할 수 있으며 각종 도예품도 전시 판매된다. 시민도예대학을 확대해 도예 인구의 저변을 확대하는 사업도 계획되어 있다. 오는 10월에 열리는 옥보고 전국기념대회는 국악의 고장 남원의 문화적 전통을 보다 탄탄하게 다지는 자리. 국악기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판소리와 함께 기악의 전통을 새롭게 이어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컴퓨터 게임에 신이 난 꼬마들, 잠시 공부를 접어두고 비디오와 음악 감상으로 여유를 부리는 청소년들, 아이를 부둥켜 안은 채 독서삼매경에 빠져있는 주부들, 건너편 강의실에서 한글을 깨우치는 노인들…. 생활 속의 복합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은 문화의집이 온종일 주민들로 북적댄다. 요즘처럼 방학 시즌에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시설만 갖춰져 있다고 주민들이 모여드는 것은 아니다. 주민들이 찾기 시작한 문화공간을 제대로 가꿔나가기 위해서는 이용자 취향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이 무엇보다 과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그래서 문화의집 식구들은 늘 고민이다. ‘민간위탁’이라는 운영 체계 아래서 항상 부족하기만 한 재정 문제를 딛고 어떻게 주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가꿔 나가야하는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주민들의 문화 욕구는 더욱 커지고 있는 이 때, 어려운 실정에서도 이런 목마름을 적셔주기 위해 묵묵이 일하는 문화의집 ‘여성 3인방’이 있다. 전주 우아문화의집의 총괄 책임자 김영심 관장(51), 프로그래머 김혜숙 팀장(29), 회계관리 최홍선 실장(27). 주민자치위원회가 위탁받아 운영하지만, 실제는 이들 3명이 도맡아 문화의집을 꾸려가고 있다. 한달 평균 프로그램 수만 30개에 20명이 넘는 강사진, 하루 이용자수만도 2백여명. 3명이 감당하기에는 버거워 보인다. 그럼에도 이를 거뜬히 해결하는 이들을 주민들은 ‘수퍼 우먼’이라고 부른다. 1백20평 규모의 건물을 관리하는 일만으로도 당장 ‘남자의 손길’이 절실했던 때가 한 두번이 아니지만 숨돌릴 틈 없이 스스로 해결해내는 이들에게는 제대로 붙여진 이름이다. “수명이 다해 깜박거리는 형광등을 보면 ‘숨’이 턱 막혀요. 생전에 형광등 갈아끼워볼 줄 누가 알았겠어요. 더 무서운 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다는 거죠.”(최실장) 이들 여성 3인방에 특히 눈길이 가는 것은 시설의 관리와 운영만으로도 부족해 무료 강사로 뛰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수강료도 받지 않는다. 이곳에서 국악강사를 한 것이 인연이 돼 결국 관장직까지 맡게 된 이리농악 이수자인 김관장은 ‘우리춤 체조’와 ‘사물놀이’ 강좌를 열어 일주일에 네번씩 주민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회복지사 출신인 김팀장도 따뜻한 입담을 살려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무료 한글교실을 열고 있고, 어려서 부터 만화그리기를 취미삼아온 최실장은 초등학생에게 그 실력을 전수하고 있다. “주민들이 모여들어야 보람을 느끼거든요. 일단 돈이 안들어야 부담없이 문화의집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김팀장)이렇게, 어렵게 일궈내온 문화의집이었지만, 이들에게는 최근 ‘위기’가 있었다.“뜨끔했어요. 문화의집을 넘보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을 줄 몰랐거든요. 정신이 바짝 들더라구요. 열심히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김관장)최근 문화의집 재위탁을 받게 돼 그나마 한숨돌렸지만 2기 수탁자 모집에 우아문화의집에는 3개 단체가 신청하면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게다가 민간위탁 수탁기관 모집 공고에 앞서 주민자치위원회를 우선 선정한다는 ‘특혜’ 조항마저 삭제되면서 우아문화의집은 그야말로 초긴장 상태였다. “뭐니뭐니해도 우리 식구들을 지켜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몰라요.”열악한 재정 운영 때문에 대부분 계약직으로 고용된 직원들은 재위탁을 받지 못할 경우, 문화의집에서 쫓겨나가야 할 판이었기 때문이다. 맏딸 같기만 한 혜숙씨나 홍선씨의 앞길이 늘 걱정됐던 김 관장으로서는 재위탁으로 함께 일하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이번 계기로 스스로 자극도 얻었단다.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처럼 힘들다지만, 궂은 일은 대부분 피해가려고 하지요. 그런데도 얼마 안되는 봉급을 받으면서도 열성 하나로 일하는 직원들을 보면 항상 마음에 큰 빚을 진 것 같습니다.”‘재위탁’이라는 힘든 관문을 통과한 이들의 각오가 남다르다.먼저 1년 단위의 채용 계약을 위탁기간이 끝나는 2007년까지 연장, 직원들의 고용 불안을 말끔히 해소하고 지역복지문화공간에 걸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주민들의 문화 안식처로서 새단장하겠다는 야심찬 다짐이다. 모르긴 몰라도 연간 6천만원의 빠듯한 예산속에서도 이들은 쉽게 지치지 않을 것 같다. 주민들의 삶에 문화의 향기를 전하겠다는 열정이 예산이 채우지 못한 더 큰 부분을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천주교의 아름다운 가게 ‘온가’ 개소천주교 전주교구청에 온기 가득한 쉼터, ‘온가(溫家)’가 문을 열었다.천주교 전주교구(주교 이병호)와 카톨릭농민회 전주교구본부(회장 소영석)가 손을 잡고 지난 19일 전주교구청 1층에 오픈한 ‘온가’는 이른바 천주교판 ‘아름다운 가게’.각 본당과 신도로 부터 재활용품을 기증받아 이를 판매한 뒤 그 수익금을 소외계층을 위해 사용한다.수익금은 주로 외국인 이주노동자와 이주 국제결혼자들에게 쓰여질 계획이다. ‘Only God’에서 이름을 따온 온가는 농산물 직거래장인 ‘우리 농촌 살리기 운동 매장’,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여러분에게 내어주는 가게’, ‘카페’와 ‘전시실’ 등 휴식 공간을 갖춰놓고 있다. /안태성기자 지진 피해 돕기 ‘자비 탁발’대한불교 조계종 제24교구 선운사(주지 범여스님) 본말사 스님 40여명이 20일 고창과 정읍에서 동남아시아 지진 해일 피해자를 돕기 위한 탁발 행사를 가졌다.본래 탁발은 불교에서 이르는 ‘규율’에 어긋나 종단 차원에서 금해왔으며, 재앙이 있을 때 자비실천운동으로 실시되곤 했다. 조계종 종단 차원에서 전개된 이번 탁발 봉행은 지난 97년과 98년 두 차례 거행된 후 7년만의 일이다. 이날 스님들의 탁발 행렬은 오전 10시 고창 읍내에서 펼쳐진 뒤 오후 2시부터는 정읍 시내로 장소를 옮겨 진행됐다. /안태성기자 이만열 복음주의 민족사학자 릴레이 ‘신앙’ 강의국내 대표적인 복음주의 민족사학자로 불리는 이만열 국사편찬위원장(67·전 숙명여대 교수)이 21일 전주를 찾았다. 이날 오후 7시 전주시 효자동 교회 본당에서 열린 ‘전주열린문교회 신앙세미나’에 초청된 이 위원장은 ‘한국기독교와 민족운동’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서 한국 교회와 민족이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3일간의 일정으로 전주를 방문한 이 위원장은 이날 강연에 이어 22일 오후 2시 제2강 ‘군부독재하의 한국교회’, 오후 3시30분 제3강 ‘한국기독교인의 통일운동’을 주제로 잇단 강연을 갖는다. 이 위원장은 또 23일 오전 11시 전주열린문교회에서 주일 설교를 맡는다. 그는 한국 기독교사를 연구하며 후학을 길러내는 데 평생을 바쳐왔으며, 그동안 ‘한국교회 과거사 청산’을 끊임없이 주장해왔다. /안태성기자 원불교 지진 피해지 현지 자원봉사자 모집 ‘원불교 청년회’와 ‘(사)평화의친구들’은 동서남 아시아 지진 피해 지역에서 구호활동을 벌일 현지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 이들 단체는 지진 피해 지역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동시에 향후 지역사회재건 등 장기적 구호활동에 대한 대비가 절실하다고 보고 이같이 자원봉사자를 파견키로 했다.교단에서는 최근 지진 해일이 발단이 돼 긴급재난구호 ‘Action Group’ 양성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번에 파견될 자원봉사자들은 오는 30일부터 2월 7일까지 인도에 머무르게 되며, 주로 생필품과 의약품 등 구호물품을 나눠주는 일을 맡게 된다. 신청 접수는 22일까지. 원불교 청년회에서는 또 현지에 필요한 의약품 등 구호품과 함께 성금 접수를 받고 있다. 문의 02)813-3316
극단 ‘술(術)이’가 온 가족이 보는 뮤지컬 ‘미녀와 야수’를 22∼23일 양일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무대에 올린다.특수조명과 특수효과로 신비롭고 환상적인 무대를 열어가는 이 작품은 ‘립싱크’가 주류였던 기존 아동극에서 벗어나 전문뮤지컬 배우들의 생동감있는 노래로 어린이 관객들과 호흡을 맞춘다.마음이 착한 소녀와 마법에 걸려 야수가 된 왕자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겉모습만 보고 잘못 판단 할 수 있는 어린이들에게 교훈을 주고, 꿈과 희망을 전한다. 공연은 오후 2시와 4시. 입장료 1만2천원.
“자연의 섭리를 받아들이고 마음에 새기는 믿음을 진실하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림을 보는 사람들에게 서정적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공기를 느끼게 함으로써 현대문명에 찌든 도시인들에게 정신적 치료효과도 전달하는 것이죠.”서양화가 이훈정씨(55·예원예술대 객원교수)의 스물세번째 개인전이 27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제8회 반영미술상 수상전이다.줄곧 자연의 풍경을 펼쳐온 작가는 공기의 흐름을 주목했다. 평면에서 거리감으로 나타나는 원근법과 달리, 완전한 자연의 형체를 공기의 흐름 속에 통과시키는 공기원근법을 사용했다. 구도, 색채 등 기본적인 조형언어를 지키면서 사물의 이치를 표현한 화면은 작가의 관념이 얹혀진 과감한 생략으로 대기의 흐름을 보여준다. 그림 속 풍경을 상세히 묘사하는 것 보다 이미지만을 굵게 표현해 내는 단순화된 작업이다. “붓 대신 나이프를 든 것 역시 붓은 너무 섬세해서 공기를 표현하기에 약하는 생각 때문이었죠. 공기의 존재를 나타내기 위해 파렛트에서 물감을 충분히 혼합하고 속도감있게 일순간 그림을 그려내죠.”화려한 원색들로 채색된 화면은 생동하는 기운을 전한다. 혼불마을이나 지리산 등 남원의 풍경들은 자연과 인간의 일체감을 통해 인간과 자연회복의 메세지를 전한다. 눈으로 보이진 않지만 그의 작품 근간은 종교다. 그는 “신앙에 근거해 하나님이 주신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그려 다시 하나님께 돌려주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씨의 작품은 28일부터 CTS기독교 TV방송국 서울 본사에서 상설전시된다. 5m*3m 크기 ‘길’과 200호 크기 ‘축복’등 31점과 이씨의 작품세계를 담은 다큐멘터리도 함께 소개된다. 전북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이씨는 고죽갤러리 관장, 남원시청미술관 큐레이터 등을 맡고있다.
익산시의 올 한해는 문화관광의 도시로 나아가는 원년이다. 그만큼 시는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가장 눈길을 끄는 사업은 백제의 고도를 바탕으로 역사와 문화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한 영상물 제작이다. 과감한 투자로 제작하는 이 영상물은 익산 곳곳에 산재한 백제문화 유적과 보석을 연계시킨 관광 인프라 구축에 새로운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시의 문화 사업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특수 시책으로 추진되는 SBS 5부작 드라마 ‘서동요’제작. 총 사업비 2백5억원을 들여 (주)김종학프로덕션이 제작하게 되는 드라마 서동요는 7월부터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가 오는 9월 중순 방영될 예정이다.'미륵사 석탑문을 연다'를 주제로 KBS 다큐멘터리도 제작된다. 총 사업비 1억9천5백만원이 투입되며 제 1편 웅포로간 백제인, 2편 일본속의 미륵사 및 백제대사, 3편 익산에서 오사카까지 백제의 꿈으로 편성된다. 미륵사지석탑이 해체되는 오는 6월부터 본격 제작돼 11월 방송될 예정이다.오는 10월 5일부터 4일동안 익산 지역 가을 하늘을 수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익산서동축제 2005는 총 사업비 5억1천만원이 투입되는 대형 축제. 익산시마한민속제전위원회가 주관, 익산시 영등동 중앙체육공원과 시내 일원에서 열리는 이 축제를 시는 경주시와 일본 분고오노시를 연계, 국제축제로 승화시키겠다는 의욕이다. 창작 판소리도 제작된다. 올해 제작되는 창작판소리는 ‘서동가’. 오는 10월 총사업비 4천2백만원을 들여 제작하는 창작판소리는 공연과 함께 CD로 제작, 배포된다.올해는 익산시예술단의 활동도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합창단과 무용단 등 2개 단체 1백20명으로 구성된 시립예술단은 2억4천6백만원의 운영예산을 바탕으로 정기공연 이외에도 시민들을 찾아가는 공연무대를 통해 시민들의 정서를 함양하고 지역 문예 진흥을 새롭게 이끈다. 문화예술단체 지원 사업도 활발해진다. 예총익산지부 등 4개 단체에 지원하는 예산은 2억9천7백만원. 전통문화 재현과 각종 문화 예술 보급을 위한 다양한 사업이 이들 단체를 통해 이루어진다. 시는 소외계층을 찾아가는 문화활동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오는 3월부터 연말까지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과 계층을 찾아 농악을 비롯 서예, 사진, 음악 등 찾아가는 문화활동은 시민들에게 문화체험의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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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시인의 '풍경']까치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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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전하는 '조화와 공존'⋯관현맹인전통예술단, 아리랑 세상에 울리다
군산 영광선교합창단, 스승‧제자가 함께하는 정기음악회 '호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