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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거울은 피곤하지 않다

何嘗見明鏡疲於屢照하고 淸流憚於惠風인고?하상견명경피어루조 청류탄어혜풍자주 비쳐본다고 해서 거울이 피곤해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으며, 맑게 흐르는 물이 부드러운 바람을 싫어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위진남북조시대 유의경(劉義慶)이라는 사람이 쓴 《세설신어(世說新語)》〈언어(言語)〉中편에 나오는 말이다. 미국의 어느 돈 많은 부자가 교통사고로 뇌를 다쳐 이식수술을 받아야 할 상황이 되었단다. '뇌 은행'에 찾아간 그의 가족들은 가장 비싼 뇌를 달라고 했다. 담당자는 깊이 간직해 두었던 뇌를 하나 들고 나왔다. 가족들이 "이 뇌의 기증자가 어떤 사람이냐"고 묻자, 담당자는 공무원의 뇌라고 답하였다. 약간 의외라고 생각한 가족들은 공무원의 뇌가 왜 가장 비싼지 그 까닭을 물었다. 그러자 담당자는 대답하였다. "한 번도 써 본 일이 없어서 신제품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가장 비싸다"고. 물론 이이야기는 창의성이 없이 타성에 젖어있는 미국 공무원들을 풍자한 코미디이다. 거울에 아무리 많은 것을 비쳐 본다고 하여도 거울이 닳거나 손상되지 않듯이 지혜로운 사람의 지혜도 많이 쓴다고 해서 손상을 당하지 않는다. 오히려 쓰면 쓸수록 더욱 발달하는 게 머리이다. 요즈음 '아이디어 전쟁시대'라는 말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별 아이디어도 아니면서 자기 생각 내보이기를 꺼리는 사람이 더러 있다. 약삭빠른 소인(小人)이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빨리 내놓고서 함께 연구해야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이다. 진정한 아이디어맨의 아이디어는 아무리 비쳐도 닳지 않는 거울처럼 아무리 써도 손상당하지 않는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8.20 23:02

[도전!] 전북대 자동차 동아리 'ART'

더 빨리 달리고픈 인간의 욕망이 현실로 드러난 인류의 발명품, 자동차. 숱한 사람들의 땀과 열정이 단순한 4륜 수레를 움직이게 하고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초현대식 자동차까지 등장하게 만들었다.‘스스로 움직이는 수레’란 의미처럼 인위적인 작동 없이 움직이는 자동차까지 나온 세상이 되었지만 때묻은 작업복을 입고 손에 기름때를 묻혀가며 경주용 자동차를 만드는 대학생들이 있다. 전북대 자동차 동아리 ‘ART(Automobil-Research-Team)’.96년 3월 처음 모습을 드러낸 ART는 98년, ‘SAE Mini-Baja KOREA at YEUNGNAM UNIVERSITY’(전국 대학생 자작 자동차대회)에 처음으로 참가한 뒤 지난해까지 한차례도 빠지지 않고 출전했다. 하지만 성과는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손에 쥔 것은 ‘참가상’뿐.23일부터 25일까지 영남대 경상캠퍼스에서 열리는 올해 대회에 참가할 동아리 회원들은 최창호(29·경영학부 2) 김동섭(24·기계항공시스템공학부 2) 김수영(24·산업시스템공학부 2) 김종수(21·전자정보공학부 2) 최형욱(21·기계항공시스템공학부 2) 강현철(20·기계항공시스템공학부 1) 등 6인방. 이들의 목표는 당연히 우승. 지난해 과욕이 부른 해프닝(?)때문에 놓친 상위권 입상을 올해엔 꼭 이뤄내고 말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쳐있다.“지난해 시간 절약을 위해 주행도중에 기름을 보충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기름이 없어 차가 멈추고 말았어요.”창호·종수·형욱씨는 지난 대회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기름을 부랴 부랴 챙겨 보충하고 달렸지만 다른 팀보다 무려 1시간이 지체했단다.이 대회는 3시간 동안 4km 오프로드를 얼마나 많이 주행하느냐가 관건. 여기에 설계와 안전, 비용과 관련된 보고서를 제출하고 가속·제동력, 기동성, 견인력, 내구력 등을 시험해 순위를 가린다.지난해 뼈아픈 실패를 맛본 이들은 6월초부터 튼실하게 대회를 준비했다. 차량 제원을 잡고 뼈대를 그리는 설계부터 부품 시장조사·구입, 제작까지 두달 넘게 착착 진행하고 있다.대회 규정상 차량 1대 만드는 비용이 3백90만원으로 정해져 있지만 ART는 1백50만원으로 대최 출전 자동차를 제작했다. 현재 뼈대와 현가장치 등을 완료하고 외장 입히기만 남은 차량은 ‘ZESTⅡ’. 이들 6인방이 꿈꾸는 1위의 자리로 데려다 줄 작품이다.이들이 많고 많은 대학 동아리중 중노동(?)에 시달려야 하는 ART에 가입한 이유는 뭘까. “어릴때부터 자동차가 좋았어요. 그래서 망설임없이 가입했죠.”이구동성으로 대답하는 이들은 자동차가 좋아서 가입했지만 지금은 전공을 적용하고 응용할 수 있어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종수씨는 지난해 선배들이 차를 타고 교정을 누비던 모습에 반해 동아리에 가입한 경우. “꼭 내 손으로 차를 만들어 보겠다”고 결심했었다는 종수씨는 올해에야 그 꿈을 이루게 됐다고 자랑스러워했다.자동차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경영학도인 창호씨도 ART회원이었던 친구의 소개를 받아 가입했다. 처음엔 아무것도 몰라 그냥 참여하는 정도였지만 동아리 내에서 자체 교육을 받으며 자동차공학과 CAD, 부품조립 방법 등을 배우고 나서는 이제 자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아직 진로를 결정하진 못했지만 사회생활을 하다 늦깎이로 대학에 들어온 만큼 동아리 활동과 연관된 직종을 염두에 두고 있단다.이들 중 가장 나이가 어린 현철씨는 동아리의 가족같은 분위기가 마음에 쏙 든다. 아직 배우는 단계라 자동차 제작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은 못하지만 파이프를 자르고 용접하는 막노동(?)에는 자신있다고 말했다.올해 동아리 교육과정을 전담한 형욱씨의 꿈은 경주차를 개조하는 정비사와 카레이서를 겸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드물지만 개인적인 목표는 F1 그랑프리에 출전하는 카레이서가 되고 싶어요. 굉음과 함께 스피드를 즐길 수 있으니까 멋지잖아요.”24살 동갑내기인 동섭씨와 수영씨는 군복무를 마치고 동아리에 복귀한 경우다. 이번 대회에서 나란히 운전자로 출전, 기록단축에 힘을 기울인다.“올해야 말로 ART가 새로 태어나는 해입니다. 그동안 군에 다녀오지 않은 1∼2학년 중심으로 동아리가 움직여 노하우가 쌓일 겨를이 없었습니다. 이제 우리를 시작으로 복학생들이 하나 둘씩 복귀하면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할 겁니다.”올해를 도약의 기회로 삼는다며 의욕을 불태우는 ART 6인방. ‘ZESTⅡ’와 함께 우승 고지를 향해 재빨리 달려가는 그들에게서 도전하는 아름다움이 묻어났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8.20 23:02

[리뷰] 전주시립극단 ‘한 여름밤의 꿈’

야외공연이 관객에게 주는 특권. 휴대폰이 울려도 눈치보지 않고 달콤한 아이스크림이나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즐겨도 좋다. 갓 돌을 지낸 아이가 울어 제켜도, 객석 뒤편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횡단해도, 술에 취한 아저씨가 문뱃내를 물큰 풍기며 지나쳐도 고개 한번 돌리면 그만. ‘한 여름밤의 꿈’(전주시립극단·연출 장성식)이 공연되고 있는 지난 17일 밤 전주 덕진공원. 일찍부터 주인을 찾은 7백여개의 의자 뒤편으로 발꿈치를 높이고 선 사람들까지 더해져 연못가에 마련된 무대는 거대한 섬을 이루었다. 틈새를 찾아 비집고 들어가는 건 쉽지 않은 일.(10여분 늦은 탓에 공연에 몰두할 수 있는 자리를 확보하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객석에서조차 의자에 선 채로 ‘숲의 정령’에 넋을 잃은 아이들. 시립극단의 연기력을 굳이 나열해 무엇하리. 씨줄과 날줄처럼 교차하는 사람과 요정들의 엇갈린 사랑을 담은 4가지 에피소드는 결국 해피엔딩. 하지만 어디까지가 꿈이고 어디까지가 현실인지 알 수 없다. “인간의 지혜로는 뭐라 판단하기 어려운 그런 꿈”이기 때문이다. 군중 뒤편 또다른 섬을 만든 할머니 부대. 부대원(?)인 박길녀(68·전주시 송천동)씨는 “젊은 시절에 많이 들었던 라디오 드라마를 듣는 것 같다”며 연꽃 같은 웃음을 보였다. 헬레나(홍자연 분)와 라이샌더(고조영 분)의 노래와 조민철, 최균, 서형화, 정경림 등 성량이 풍부한 배우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 하지만 유달리 공연·전시가 많은 지역이면서도 “60평생 처음으로 연극을 봤다”거나 “연극은 신세 편한 사람들이나 보러 가는 것”이라는 넋두리는 씁쓸하다. 시립극단이 ‘한여름밤의 꿈’을 통해 보여준 재미있고 황당한 꿈은, 공연이 끝나고 자신이 앉은 의자를 정리하고 떠나는 관람객(특히 아이들)의 모습처럼 아련한 여운으로 남아 시립극단이 더 다가서야 사람들이 진정 누구인지 값진 교훈을 던진다. 오늘 저녁 8시 전주 덕진연못을 찾는 이들은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한 여름밤의 마지막 꿈을 감미로운 선율과 함께 할 수 있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2.08.19 23:02

[2002여름탈출] 남원시립국악단 황의성 기획실장

숱한 명창들을 배출시킨 남원에 터를 잡은 남원시립국악단(단장 임이조). 창극 춘향전과 흥부전, 그리고 만복사 저포기 등을 작품화하고 지난해 2월 평양공연을 비롯해 싱가포르, 일본, 미국 등 해외무대에서 국악의 우수성을 널리 전파하는 등 ‘소리 본향’을 지키는 국악단체 다운 활동을 보이고 있다.그 활동의 중심추 역할을 하며 활력을 불어넣는 이가 황의성 기획실장(38)이다. 그는 단원들 처럼 무대에 오르진 않지만 공연 기획과 섭외 등을 도맡은 일꾼이다. 12일 오후 전주전통문화센터 개관기념 행사 ‘전라도 전통예술의 대향연’공연을 위해 전주를 찾은 그는 “올 한해가 대목”이라는 말로 바쁜 일정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숨돌릴 틈이 없을 정도여서 다니던 학교(추계예술대 예술경영 전공)도 휴학했단다. “올 여름은 중국에서 피서(?)간다”는 그는 13일 새벽 중국 길림성 연길시로 떠나 21일에야 귀국한다.연길시에서 열리는 ‘연변자치구 50주년 기념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이 축제는 중국내 소수민족을 대표하는 5개 단체를 비롯해 러시아, 북한, 한국 등 3개국 단체가 참여한다. 남원시립국악단은 한국을 대표해 우리 전통예술을 선보인다.“지난해 창극 ‘춘향전’으로 평양을 다녀온 것이 계기가 됐어요. 연길시의 제의를 받고는 전통문화 교류가 한민족 동질성 회복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 참가를 결정했습니다.”평양공연 때 북한 주민들이 남쪽의 창극을 어떻게 받아들일 지 우려가 컸지만 막상 공연이 시작되자 북녘동포들이 쉽게 웃고 자연스럽게 동화되는 것을 보고 감격했다는 그는 연변을 남과 북의 문화적 완충지대로 삼아 통일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같다고 말했다.시립국악단은 연변예술학교를 방문, 조선족민족관현악단에 악기와 의상 등을 기증하고 94년부터 지원해온 연변가무단의 제의로 이틀동안 연변대학 극장과 연변예술극장에서 잇따라 공연을 연다. 황실장은 그를 위해 음악과 무용이 어우러진 우리 전통음악을 일별하고 실내악으로 창작국악을 선보이는 무대를 기획했다고 소개했다.그는 9일간의 중국일정 속에서 단원들에게 특별한 행사도 주문했다. 진도 씻김굿 공연. 우리 근대사에서 일제에 의해 간도땅으로 쫓겨간 선조들과 독립을 위해 중국땅에서 산화한 순국선혈들을 위한 노제다. “처음에는 간도에서 씻김굿을 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중국측에서 민감한 사안이라며 거절, 어쩔 수 없이 용정으로 자리를 옮겨 진행할 겁니다.”그의 일정은 황해를 다시 건너온 뒤에도 쉼표가 없다. 9월까지 남원 춘향멀티플라자에서 매주 세차례 이어지는 여름철 국악상설공연을 진행해야 하는데다 가을 공연 기획에 바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전반기에 창극 ‘만복사저포기’를 창작 공연한 만큼 가을에는 흥부전을 전통창극으로 올려볼 생각입니다. 창작만 하다보면 전통을 잃어버릴 수도 있으니까요.”전통을 중심에 두면서도 해학적인 면이 두드러진 흥부전을 만들어 대중들이 편안하게 창극을 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고향 땅에서 피어오른 국악의 향을 지켜나가기 위해 전주에서 활동하다 남원으로 내려온 그의 지역 국악지키기는 남다르다. 지역 문화예술은 튼실한 예술적 바탕위에 지역정서를 담아내야 지역민이 공감하고 뿌리를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는 공연은 물론 후진양성, 시민강습 등이 국악운동이 꾸준히 전개되어야 국악이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화가 중앙으로 집중화되는 시대에 지속적인 국악운동을 통해 남원만의 그윽한 맛이 피어나는 전통문화를 꽃피우고 싶다는 바람도 숨기지 않았다.“11월 초에 있을 일본 오카야마현과의 문화교류도 지금부터 기획해야 합니다.” 한여름에 가을 걷이를 준비하는 그는 이미 여름을 밀어내고 있었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8.19 23:02

열정과 평온함 교차하는 '2色무대'

저음과 고음을 오가며 힘차면서도 근엄하고, 열정적이면서도 고요한 분위기를 오가는 첼로의 세계를 음미할 수 있는 연주회가 열린다. 첼리스트 홍안기씨(27) 독주회. 2002전주세계소리축제 프린지축제 중 한 프로그램으로 24일 오후 7시 전주 덕진예술회관에서 열린다.뉴욕 스토니 브룩(Stony Brook)주립대에서 음악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서울예고와 서울대 음대를 졸업한 뒤 미국 줄리어드 음대 석사와 전문연주자 과정을 졸업한 첼리스트. 송희송 윤영숙 정선이 제임스 크래거(James Kreger) 개리 호프만(Garry Hoffman) 등 유명 첼리스트를 사사한 그는 한국일보 콩쿠르와 난파음악 콩쿠르, 속초 실내악콩쿠르 등에서 금상을 거머쥐며 탄탄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서울과 미국을 중심으로 독주회를 열어온 그는 바로크시대 음악에 대한 이해와 해석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홍성주 전북은행장이 아버지인 그는 “아버지의 고향에서 독주회를 갖게 돼 설레이고 기대된다”면서 서울을 벗어나 독주회를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현대 작품도 즐겨하지만 고전 작품이 자신의 연주스타일과 맞아떨어진다는 그는 이번 무대에서 바로크부터 20세기까지 시대별 작품을 일별한다.바흐의 ‘첼로 독주를 위한 모음곡’과 베토벤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리게티의 ‘첼로 독주를 위한 소나타’, 드뷔시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D단조’, 그리고 포퍼의 ‘헝가리안 랩소디’를 연주한다. 서울 모테트 합창단 상임반주자를 지낸 피아니스트 김유은씨가 협연한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8.19 23:02

[자연과 생명] 유효미생물군 이용, 환경 살린다

지난 16일 전주대에서는 도내 농·축산업 종사자들과 공무원·학자·환경단체 회원등 3백여명의 관심을 집중시킨 특별한 강연회가 열렸다. ‘친환경 농·축·수산업및 환경정화’를 주제로 한 일본 류크대학 히가 테루오교수의 특강으로, 전주대 ‘EM(Effective Microorganisms·유효미생물군)연구단’이 개최했다. 최근들어 환경문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유효미생물 복합제재인 EM의 활용분야가 넓어지고 있다. 축산환경 개선문제와 친환경농법에 관심을 쏟고 있는 전북지역에서 EM기술 개발자인 세계적 석학 히가교수의 강연은 특별한 의미를 갖기에 충분했다. 환경부가 지난달 ‘악취방지법’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일본등 세계 각국에서 친환경농법에 활용돼 온 EM기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올 하반기 3대강특별법 시행으로 금강과 낙동강, 영산·섬진강 상류 하천구역 농민들이 농약과 비료사용에 규제를 받게됨에 따라 무농약·무비료·무제초제 농업을 가능하게 한 EM의 효능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최근들어 무주와 순창·김제등 각 자치단체에서도 EM활용 유기농법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추세. 새만금사업 환경문제의 핵심이 되는 만경강 수질오염문제와 관련, 가장 해결하기 힘든 골칫거리가 동양 최대규모인 익산 왕궁축산단지의 가축분뇨 처리문제다. 익산천을 통해 시커멓게 만경강으로 흘러드는 고농도 축산폐수도 문제지만 코를 들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악취도 예삿일이 아니다. 전주대 EM연구단이 올초 이 축산단지의 악취를 미생물로 없애겠다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연구단은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왕궁지구 축분 악취제거 제1단계 사업’을 실시, 13개 축산농가에 대해 시범적으로 EM활성액을 살포하여 탁월한 성과를 확인했다. 시범사업이 성공적이었다고 판단한 연구단은 이어 5·6월 2개월동안 전북도와 함께 같은 지역서 제2단계 사업을 실시했다. 호남고속도로가 관통하는 익산농장·신일농장 축사 주변에 야적된 분뇨와 분뇨탱크에 EM활성액 및 고형발효제를 투여, 악취를 제거하는 사업. 사업과정에서 연구단은 직접 배양한 EM활성액을 축분에 살포하고 축사내 가축들에 대해서는 고형 발효제(보카시)를 1%가량 혼합한 사료를 먹여 축분에서 악취를 줄였다. 축사에 EM기술을 적용할 경우 축분 악취제거는 물론 가축의 육질개선과 질병발생 억제, 성장속도·산란율 향상의 효과가 있다는 게 연구단의 설명. 또한 EM 활성액으로 처리된 축분은 농경지에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만경강 수계 환경부하를 크게 줄일수 있게 된다. EM을 작물재배에 활용할 경우 대사과정에서 발생하는 항산화물질로 인해 각종 질병발생이 억제되고, 생산물의 보존성도 높아진다. 실제 오이와 양파·가지·콩·호박등 농작물 재배에 EM활성액을 사용했을 때 수확량이 증대되고 품질과 맛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농약과 화학비료로 척박해진 토양에 EM을 살포하면 비옥한 발효합성토양으로 개선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환경분야에서도 EM기술의 효용성이 나타난다. 음식물 쓰레기 퇴비화 과정에서 염분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생활폐수 정화도 가능하다. 특히 쓰레기 소각과정에서 환경호르몬인 다이옥신의 배출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전주대 EM연구단 김홍남교수는 “농·축산업뿐 아니라 환경·생활쓰레기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며 “왕궁축산단지 악취제거 사업에 이어 무주와 순창·진안군등 각 자치단체와 협조, 유기농업 지원사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 EM이란? EM은 유효 미생물군(Effective Microorganisms)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약자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미생물들중에서 광합성세균류와 유산균류·효모균류등 유용한 미생물 10속 80종을 복합시켜 배양한 미생물 제재로 일본 류크대학 히가 테루오교수(61)가 개발했다.이제까지 미생물에 대한 연구는 단종의 미생물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지만 EM은 미생물들의 집단을 이용한다는 것과 호기성균과 혐기성균, 분해균과 합성균, 호염성과 비호염성균이 공존할 수 있게 한 데 특징이 있다.EM은 산화를 막는 항산화력이 탁월한 미생물 복합제재로, 항산화력을 이용한다는 것은 새로운 발상이다. 항산화력 증가는 병충해에 대한 농작물의 내성을 강화시키고 세포내의 각종 생리활동을 정상화시켜 맛과 영양·외관을 좋게한다. 또 이 식물을 섭취한 동물을 건강하게 한다는 게 연구자들의 설명이다.이전의 유기농법에서는 유기물을 완전히 부식시켜 완숙퇴비로 사용했지만 EM농법에서는 이같은 과정이 필요없다.일본에서 이미 30여년전에 개발된 EM기술은 초기 환경농업의 일환으로 작물재배에 주로 사용됐다. 이후 EM균의 대사과정에서 만들어지는 항산화제의 다양한 효능이 입증되면서 가축분뇨 처리등 환경과 의학분야에까지 그 활용범위가 넓어지고 있다.현재 EM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나라는 일본과 파키스탄·인도네시아·네덜란드·중국·대만등 1백여개국에 이른다.

  • 문화일반
  • 김종표
  • 2002.08.19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화살 같이 곧은 마음

邦有道如矢하고 邦無道如矢하라.방유도여시 방무도여시나라에 도가 있을 때에도 화살처럼 곧게 행동하고 나라에 도가 없을 때에도 화살처럼 곧게 행동하라《논어》〈위령공(衛靈公)〉편에 나오는 말이다. 나라에 도가 있을 때 즉, 나라에 상식이 통하는 정의가 존재하고 민심을 거스르지 않는 정치가 이루어지고 있을 때는 곧게 행동하기가 비교적 쉽다. 곧게 행동한다고 해서 탄압을 당하거나 생명에 위협을 받을 일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에 도가 있을 때 곧게 행동하는 사람은 오히려 점점 줄어든다. 세상이 잘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굳이 나까지 나서서 곧음을 강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 어느 새 곧은 사람이 다 사라지고 말기 때문이다. 그런데, 반대로 나라에 도가 없을 때에는 곧게 살기가 정말 힘든다. 모진 탄압과 생명에 대한 위협마저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의에 항거하며 정의를 지키려고 나서는 사람이 많이 등장한다. 이런 나라는 언젠가는 다시 일어선다. 그래서 역사는 순환한다. 요즈음 보도를 보면 미국 기업들의 부정이 만만치 않은가 보다. 세계 최강의 국가로서 한동안 나라에 도가 있다보니 곧게 행동하려는 사람이 줄어들어 이제 부정의 길을 가고있는 것이다. 우리는 순환하는 역사의 바퀴가 어디쯤 굴러가고 있는 지를 항시 잘 지켜보며 수시로 반성하여 나라에 도가 있을 때에도 화살처럼 곧고, 나라에 도가 좀 부족할 때에도 한결같이 화살처럼 곧게 살아야 한다. 그게 바로 영원히 발전하는 길이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8.19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내 맘, 네 맘

我心堅하고, 心堅하여, 各自心堅이면 石也穿이라.아심견 이심견 각자심견 석야천송나라 사람 채신(蔡伸)이 쓴 〈장상사(長相思)〉라는 사(詞)에 나오는 구절이다. 사랑의 힘은 무서운 것이다. 사랑하는 두 사람이 굳게 맹세하면 돌을 뚫는 것쯤이야 일도 아니다. 사랑이야말로 생명 자체이다. 여름은 푸르고 싱싱한 사랑의 계절이다. 작열하는 태양아래에서 젊은이들이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계절이다. 파도가 밀려오는 해변에서 뜨겁게 달구어진 모래를 밟으며 사랑을 키우기도 하고 밤하늘을 수놓은 별을 세며 사랑을 맹세하기도 한다. 젊음으로 끌어안는 사랑처럼 아름다운 것이 또 있으랴? 이 여름, 사랑을 나누는 모든 젊은이들에게 축복을 내리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이 여름에 싹터서 자란 사랑이 가을엔 풍성한 결실을 맺기를 기원한다. 모든 부부간에 사랑이 충만해 있으면 세상에 범죄가 있을 리 없다. 부부간에 사랑이 충만한 가정에 결손이 있을 수 없고 불화가 있을 수 없다. 가정 가정마다 불화가 없는데 사회에 범죄가 있을 리 없다. 남녀 즉 부부간의 사랑이야말로 온 세상을 밝고 건강하게 하는 기본 요소인 것이다. 휴가철이 끝나가고 있다. 피서지에서든 어디에서든 이 여름에 사랑을 싹틔운 젊은이들이여! 오늘밤엔 별을 세며 부르는 "별하나 나하나...."라는 노래 대신 "아심견, 이심견, 각자심견, 석야천(我心堅, 心堅, 各自心堅, 石也穿)."을 박자에 맞춰 불러보도록 하자. 그리하여 사랑을 돌보다 더 굳게 다지도록 하자.堅:굳을 견, 굳셀 견 也:어조사 야( 여기서는 '역시'라는 뜻으로 쓰임) 穿:뚫을 천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8.17 23:02

[영화세상] 영화로 떠나는 바다여행

폭우가 쏟아지는 검은 하늘, 수면위로 간간이 보이는 땅은 마치 거대한 간척지 같다. 이상기온 탓에 끝없이 계속되는 홍수로 주민이 떠나간 마을 헌팅버그는 음산한 분위기가 감돈다. 빈 하늘인양 쏟아지는 폭우로 마을은 조만간 물 속에 잠긴다는 라디오 방송. 영화를 보는 내내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듯 착각하게 만드는 ‘하드레인’(감독 마이클 솔로몬)이다. 폭우로 불어난 강의 범람으로 멈춘 현금운송 트럭, 현금을 지키려는 이와 훔치려는 이들간의 총격 등 매력적인 요소는 많지만 물에 물탄 듯 싱겁기 그지없는 영화. 이번 주 내내 뚫린 하늘을 원망하며 영화 ‘하드레인’ 보듯 한 날을 지낸 이들도 많았을 것 같다. 다음주엔 삼복 지낸 무더위가 더 극성이라는 기상대 예보다. 때늦은 빗줄기로 여름휴가를 방구들에 묻어둔 사람들의 투덜거림이 높아질 것은 자명한 사실. 바다속 풍경이 가득 담긴 영화를 보며 젖은 마음을 달래보자. 털털거리는 국민차에 몸을 싣고 도착한 흙먼지 가득한 그리스 해안 바위절벽. 언덕에서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바다! 흑백의 영상 속에 바다로 뛰어드는 한 소년… 뤽베송 감독의 ‘그랑블루’다. 인생이란 모험과 도전을 통해 그 가치가 확인되는 것. 산소통 없이 수백 미터의 바다 깊이 잠수하는 두 사나이의 기록경쟁을 통해 바다에 대한 원초적인 동경과 우정을 접할 수 있다. “인어들과 함께 살려면 바다 속으로 깊이 내려가야 해. 너무 깊어 푸른빛조차 없는 곳까지. 하늘은 희미한 추억에 불과해…. 그곳에 도착하면 머물러야해. 침묵 속에서 말야. 네가 인어들을 위해 죽고 영원히 살기로 결심하면 인어들이 네게로 와서 네 사랑은 가능해지지. 네 사랑이 진실하고 순수하면, 네가 인어들 마음에 든다면 영원히 너와 함께 할거야”자크(장 마크 바 분)는 바다 속을 “하늘조차 희미한 추억에 불과한 그곳”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다시 올라와야 할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정작 그걸 찾기 어렵기 때문에 갈등된다고 한다. 그의 아이를 가진 조안나(로잔나 아퀘트 분)조차도 ‘다시 올라와야 할 이유’가 되지 못하는 자크. 그는 눈물로 호소하는 조안나의 손을 놓으며 ‘거대한 푸른 빛’으로 가라앉는다. 그곳에서 영원히 살기 위해…. 영화 제목 ‘그랑블루’는 장엄하고 신비로운 바다 빛을 뜻하지만, 더 크게 보면 인간의 삶이 되돌아가야 할 원초적인 생명의 근원, 광대하고 깊은 자연과 우주를 상징한다. 인생이란 결국 대자연의 품에 안기는 것. 영화는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인간이란 누구이며 인생의 참된 의미는 무엇인지 근원을 묻는다. 이제 핵 잠수함을 통해 바다 속을 탐험해보자. 시원한 바다 속 풍경과 핵 잠수함에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스토리 진행이 우리의 더위를 식혀줄 ‘크림슨 타이드’(감독 토니 스코트).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지도 모르는 절대절명의 위기상황. 핵잠수함을 지휘하는 함장과 부함장 사이에 치열하게 전개되는 파워게임을 다룬 작품이다. 비슷한 우리 영화로는 컴퓨터 그래픽과 미니어처를 적절하게 활용해 핵잠수함의 선상반란을 소재로 한 ‘유령’(감독 민병천)이 있다. 평화를 위한 명령불복종, 누구의 패배도 아닌 모두의 승리로 결론지어지는 영화다. 다음은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은 아름다운 무인도. 그곳에 남겨진 두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인생의 행복과 낙원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시해 주는 작품 ‘블루라군2’. 작품의 원제인 ‘the blue’는 미지의 세계, ‘lagoon’은 해변, 섬이란 뜻이므로 굳이 해석하면 ‘미지의 섬으로 다시 돌아가다’ 정도로 번역된다. 감미로운 남태평양의 옥색 바다속 풍경이 투명하게 화면에 어린다. 비에 묶인 올 여름 ‘블루라군2’를 보며 아름다운 해변과 멋진 풍경이 있는 미지의 섬으로 떠나는 상상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2.08.17 23:02

[종교소식] ‘전북장애인무료캠프’ ‘금식대성회’

선교전주(회장 이동휘 목사)와 작은샘골 사랑의 집·교회는 19일부터 20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사랑의 집에서 ‘전북지역 장애인 무료캠프’를 실시한다.장애로 인해 집 안에만 머물러 있기 쉬운 장애인들에게 집을 떠나 공동체 생활의 즐거움을 알게 해주는 한편 기독교 신앙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마련된 이번 캠프는 신앙인은 물론 일반 장애인들도 참여할 수 있다.이번 캠프에는 이동휘 목사(전주안디옥교회 담임목사)와 시인 겸 서울 한돌교회 담임목사인 용혜원 목사, 복음가수인 전용대 목사가 강사로 참여해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이라는 주제로 설교와 찬양을 펼친다.또 사물놀이와 부채춤, 관현악 협주 등 축하공연과 캠프파이어 공동 레크리에이션 등 놀이시간도 마련될 예정이다.전주순복음교회(담임목사 임종달)는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매일 오후 7시 교회 대예배실에서 ‘제2회 전북복음화를 위한 금식대성회’를 갖는다. 적극적인 선교활동을 다짐하는 자리로 지난 해에 이어 두번째로 마련된 이번 성회는 미국 남가주 사랑의 교회 담임목사인 오정현 목사가 인도하며 ‘인터넷 시대의 영권회복’을 주제로 교회의 능력과 신분 영권 회복에 대해 말씀을 전한다.또 복음성가 가수 김진경 집사의 찬양도 마련돼 있다.

  • 문화일반
  • 김남희
  • 2002.08.17 23:02

[소리사랑온누리에] (4)축제를 만드는 사람들

전주세계소리축제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중심체는 소리축제 조직위원회다. 2001전주세계소리축제를 마치고 강준혁 예술총감독이 사퇴한 뒤 올해 초 임진택 예술총감독 체제로 전환했으니 올해 소리축제 조직위는 2기인 셈이다.2기 조직위가 1기와 다른 점은 두가지. 강감독이 첫 축제 탄생의 산고를 최소화 하기 위해 강준혁 사단(?)으로 불리우는 축제전문팀을 기획인력으로 활용, 일사불란한 팀웍으로 행사를 치렀지만 올해는 기획분야에서의 지역인력 활용도가 높다. 소리축제가 일회성이 아닌, 국내외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소리축제만의 전담인력과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지역정서를 적극 반영한 것.또 하나는 지난해 컨텐츠를 빚는 기획국과 이를 지원하는 사무국이라는 쌍두마차 체제로 이원화 됐던 조직위 구조를 ‘조직위원장-예술총감독-사무국장’체제로 단일화했다는 점이다. 이원화에 따른 비효율성을 걷어내고 조직위의 결속력을 높여 소리축제를 빈틈없이 준비해보자는 의도에서다.2기 조직위는 임진택씨가 예술총감독에 오른 1월말에야 가시화되어 축제 준비기간이 촉박한 것은 사실. 그러나 아흐레동안 펼쳐질 43개 프로그램 1백79회 행사라는 풍성한 소리차림상의 마무리 작업을 차분하게 준비하고 있다.조직위는 천이두위원장(72)를 중심으로 임진택 예술총감독(52), 최영환 사무국장(50)이 축제의 기획과 지원업무를 진두지휘한다.지난해 4월부터 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천위원장은 원광대 국문과교수와 전북문화저널 발행인을 역임한 지역문화계의 원로. 한국문학작가들의 예술세계를 조명하는데 천착해온 선비이기도 한 천위원장은 지난해 첫 축제를 치른 경험을 바탕으로 올 축제의 성공 밑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소리축제의 상차림을 주도하고 있는 임감독은 연극연출가이자 소리꾼. 99년 소리축제가 본격적으로 준비되기 시작했을 때 추진위원장으로 참여하다 조직위가 정식 발족되자 축제의 중심에서 밀려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3년만에 다시 소리축제를 맡게 된 임감독은 김제 출신으로 서울대 재학때부터 문화운동에 뛰어들었다. 80년대 마당극운동의 1세대로 꼽히는 임감독은 정권진 명창으로부터 보성소리를 배우면서 소리꾼에 입문, ‘오적’ ‘똥바다’ 등 창작판소리를 통해 세태를 풍자하기도 했다. 전국민족극운동협의회 의장,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사무총장, 과천마당극축제 실행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 남양주세계야외공연축제 집행위원장,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겸임교수로 활동중이다.임감독과 함께 축제 밑그림을 구체화하고 실행하고 있는 팀은 프로그래머와 공연기획부.이보근(48·창극단 ‘협률사’ 대표) 양정순(39·극단 길라잡이 대표) 유장영(44·도립국악원 학예연구실장)씨가 프로그래머를 맡아 임감독의 짐을 덜어주고 있다. 축제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공연기획부는 박지훈부장(38)이 이끌고 있다. 과천세계마당극과 남양주세계야외공연축제, 세계통과의례페스티벌 등을 통해 임감독과 오랫동안 일을 해온 박부장은 임감독과 실무진의 가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올해 홍보팀에서 기획팀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근영팀장(35)을 비롯해 권대일 공연팀장(37), 진명숙(28·국내공연) 이덕우(28·부대프로그램) 장석조(29·인력) 임혜경(31·해외공연)씨가 호흡을 맞추고 있다.소리축제의 재정 및 행정지원은 최영환 사무국장이 전담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무총장이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사무국장이 관리부와 행사지원부, 공연기획부, 홍보사업부를 총괄하게 됐다. 홍보를 비롯해 전통음식 명품관 운영 및 티켓관리 등을 펼치고 있는 정상권 홍보사업부장(45) 김충곤 행사지원부장(54) 김장학 관리부장(45)이 임감독을 도와 축제 치르기에 여념이 없다. 또 박규만 홍보팀장(38) 이석환 사업팀장(43) 임동섭 관리팀장(51)과 김평섭(43·회계) 이창호(35·경리) 서명숙(39·관리) 강춘식(40) 김금숙(41·이상 행사지원) 양승수(32·홍보) 김윤희(26·홈페이지 관리) 정상현(28·옥외 및 인쇄광고) 김주섭(31·티켓 및 관광마케팅) 김태원(31·휘장사업)씨가 최전방에서 활동하고 있다.조직위는 또 상임위와 연구위를 두고 행사의 전반적인 방향성과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천이두 위원장을 비롯해 김남곤 전북예총회장, 송기태 전주 상공회의소장, 임진택 감독, 김홍기 도의회 문화관광건설위원장, 박성일 도문화관광국장, 최동현 군산대교수, 최영환 사무국장 등 8명이 상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지역문화계 인사들로 구성된 연구위는 올해 축제의 주제를 ‘목소리’로 확정하는 등 기능과 활동성을 한층 강화, 지역정서를 반영하는 소리축제 조직위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다. 심인택(우석대교수) 최상화(전북대교수) 최동현(군산대교수) 송영국 (백제대 교수) 신상호(전북대교수) 양승돈(원광대교수) 김광순(전주대교수), 박병도(전북연극협회장) 곽병창(전통문화센터관장) 서현석(전 소리문화의 전당 예술감독) 최태주(전주MBC편성제작국장) 등 11명이 참여하고 있다.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비상근직원인 인턴 10여명을 사무국에 배치한 조직위는 행사의 최전선에 나설 자원봉사자 3백10여명을 공연장 곳곳에 배치한다. 각 분야별 교육과 발대식을 마친 자원봉사들은 무대진행(34) 객석진행(28) 수·검표(10) 부대공연(38) 홍보(11) 프레스센터(6) 티켓마케팅(10) 음식명품관(15) 사무지원(8) 자봉지원(14) 행사지원(20) 안내(50) 의전수행(30) 차량관리(42) 등 소리축제의 첨병 역할을 해낸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8.17 23:02

웃음으로 다가오는 상상력의 비약 '코메디 휴먼'

웃음의 근원에 대한 보고서, 움직임으로 보여주는 고급스런 코메디가 전주와 접선을 시도했다. 지금껏 독특한 오브제 및 소리, 색, 빛에 대한 연구를 움직임에 접목, 공연언어에 대한 실험적 접근을 보여주고 있는 ‘사다리 움직임 연구소’의 ‘코메디 휴먼’(연출 임도완). 배우의 움직임과 그에 대한 관객의 반응 속에서 양자가 쉽게 공유할 수 있는 공연 언어가 무엇인지를 찾아 긴 여운과 페이소스를 남겨주는 인간적인 웃음을 담았다.작품은 다섯 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옴니버스 형식. 합창단의 호흡에서 일탈된 행위를 통해 웃음을 유발시키는 노래 코미디, 자만에 빠진 세 요리사의 내재된 심리를 묘사한 어릿광대 코미디, 취향이 다른 두 여자와 한 남자가 벌이는 해프닝, 희극과 비극사이를 오가며 극적 반전을 꽤하는 추적신, 2002 월드컵 등의 일화가 펼쳐진다. 각각의 웃음들에서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나약하고 숨기고 싶은 모습을 엿보면서 생겨난 웃음들을 탐색한다. 규칙에서 일탈한 행동, 상상력을 통한 비약, 실수나 결함을 숨기려는 노력, 언어 유희 등 웃음을 유발하는 요소들을 공연언어로 풀어내는 것. 엽기, 저급한 패러디, 억지 웃음 등을 이용해 단발적인 웃음을 끌어내기 위한 ‘무자비한 비약’이 아닌‘상상력의 비약’을 통해 극적 언어를 선보인다. 1988년 극단‘사다리’의 유홍영 임도완을 주축으로 ‘마임그룹 사다리’로 시작된 ‘사다리움직임연구소’는 한국적 움직임으로 우리만이 가질 수 있는 세계적인 연극 언어를 찾아가고 있다. 17일과 18일 오후 3시/6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에서 공연된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2.08.16 23:02

도심간판의 재해석 '플라스틱에 관하여' 존톨맨(32)展

벽안의 화가가 강렬하면서도 산만한 한국의 도심간판을 현대미술로 재구성한 이색 전시회를 열고 있다. 14일부터 20일까지 전주 얼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존톨맨(32)전. 필라델피아 출신 화가로 현재 전주대에 출강중인 그가 한국에서 여는 첫번째 개인전이다. 주제는 ‘플라스틱에 관하여’. 그가 한국에 들어온 뒤 거리의 하늘을 빼곡이 채우고 있는 플라스틱 간판에서 시각적으로(visually) 받은 강렬한 인상을 예술적으로 재해석하고 정돈해 작품으로 옮겨놓았다.“서로 어울리기 보다는 저마다 강한 색상으로 그저 튕겨져 나가는, 어찌보면 조악하게 배열된 거리의 플라스틱 광고판들에서 가장 원초적이고 단순화된 형상을 찾아내서 제자리를 찾아주는 작업입니다.”그의 작품 속에서 가장 단순화 되어 있으면서도 자주 등장하는 형태는 점(Dots). 그는 점이 모든 사물의 시작이라면서도 점에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는 작품속에 존재하는 점은 점, 색은 색, 물감의 질감은 그저 물감으로 바라볼 것을 권유했다. 점과 색, 물감이 어우러지거나 각기 존재하며 화려한 간판의 특징을 구체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우리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지럽고 난잡한 간판들을 시각적 홍보효과가 아닌 예술적 차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자리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8.16 23:02

[소리사랑온누리에] (3)프로그램(2)-"풍성한 무대 지역민 잔치"

축제는 지역민이 단순히 보는 것을 뛰어넘어 함께 참여하고 즐기는 잔치마당이다. 올해 소리축제의 테마기획 ‘미지의 소리를 찾아서’와 ‘아시아 구비 서사요’, 그리고 ‘집중기획 판소리’가 관객들이 해외 공연팀과 전문연주가, 명창들의 무대를 감상하는 자리다. 반면 상설기획과 축제 속의 축제, 부대행사 등은 관객들이 무대에 직접 서거나 소리세계를 체험하고 탐험하는 자리가 된다.임진택 감독은 “지역 축제는 열린 축제가 되어야 한다”면서 “지역민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없으면 지역 축제의 의미가 없다”고 소개했다.△상설기획합창과 퓨전 국악, 산조, 풍물놀이가 어우러지는 ‘온누리 합창제’와 ‘온누리 콘서트’, ‘온고을 풍류마당’, ‘기악의 명인명가’등이 마련된다.온누리 합창제(26∼30일 소리전당 연지홀·덕진예술회관)는 대학합창, 종교합창, 전문합창단이 합창의 세계를 선사한다. 정읍사국악단과 원광대, 우석대합창단이 판소리의 현대화와 대중화를 위해 준비한 국악합창도 곁들여진다.온누리콘서트(26일 오후8시 소리전당 야외공연장)는 김수철밴드 등 다양한 공연팀이 참가, 한국 전통음악의 가능성과 대중성을 모색한다.온고을 풍류마당(24∼9월1일 경기전)에는 한국창극원과 전북정가단, 전통문화연구회 ‘얼쑤’,이리향제줄풍류의 음악세계가 경기전을 가득 채운다. 젊은 산조팀과 청주시립국악단, 한국정가악회, 남원시립국악단, 전북정가단 등이 참여해 창작곡과 정가, 민요 등 다채로운 국악의 향기를 전한다. 기악명인들의 연주세계가 펼쳐지는 ‘기악의 명인명가’(24∼9월1일 전통문화센터)에는 이생강(대금) 김무길(거문고) 지성자(가야금) 김영재(해금) 명인의 연주회가 마련된다.△초청공연다양하고 독특한 세계의 소리가 한자리에 모이는 초청공연에는 해외와, 공식, 일반초청으로 나뉜다.해외초청(24∼9월1일 소리전당,경기전,전동성당)는 세계 각나라 고유의 악기와 민속춤을 통해 새로운 공연 형태와 소리의 유형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 중국 돈황예술극원과 필리핀 산미겔합창단, 체코 보니푸에리소년합창단, 테벳 나왕케촉, 인도 아유타, 체코 프라하 비발디 오케스트라, 일본 이시가와현 민속공연단 등이 참가한다. 이중 영화 ‘티벳에서의 7년’의 영화음악으로 유명해진 나왕케촉의 연주는 신비한 영상음악의 세계로 초대한다.공식초청(24∼9월1일 소리전당)에는 전북도립국악원을 비롯해 전주시립예술단, 전북지역 오페라단, 정읍사국악단 등이 대거 참여한다. 창극 ‘비가비 명창 권삼득’과 대서사 음악극 ‘혼불’, 가무악 ‘정읍사’등이 무대를 채운다. 서울시립오페라단의 희가극 오페라 ‘아빠 나 몰래 결혼했어요’와 온고을 오케스트라 합창단의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도 마련된다.일반초청(24∼9월1일 전북예술회관,전동성당)은 창극과 가무악, 성가합창, 전통음악으로 구성된다. 창극단 협률의 ‘소리의 길 광대의 길’을 비롯해 유라예술단의 ‘완산벌의 꿈’, 부산 그레고리안 성가합창, 퓨전타악 ‘예타래’등이 수놓는다.△축제 속의 축제시민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으로 프린지 축제와 어린이소리축제, 청소년소리축제가 열린다.프린지축제(24∼9월1일 덕진예술회관,전북예술회관, 경기전)는 자유참가공연으로 클래식과 전통음악 분야의 단체들이 참가한다. 참가자 수는 2백여명.공연관람과 체험프로그램이 준비된 어린이소리축제(24∼9월1일 소리전당,예술회관,전통문화센터)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음악동화 ‘심청아 나랑 놀자’와 렉쳐콘서트, 한지인형근 ‘호랑이님 나가신다’, ‘또래 콘서트’등이 열린다. 체험프로그램으로는 전래동요 부르기와 간단한 악기를 만들어보는 ‘전래동요와 놀이마당’, 음악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희구하는 음악치료 등이 마련된다.청소년소리축제(31일 오후6시 소리전당 야외공연장)는 음악과 댄스팀들의 열정적이고 재기발랄한 무대가 펼쳐진다. 국내 유명락밴드도 초청된다.△부대행사장애우를 초청해 함께 어우러지는 ‘사랑의 콘서트’(24일 오후8시 소리전당 야외공연장)에는 이희아 등 장애인 뮤지션들과 이정현 등 인기가수가 출연한다.신비한 소리의 세계를 만끽하는 ‘소리체험관’(24∼9월1일 소리전당 전시장)에는 진공관 오디오 전시와 소리그림전, 소리 판토마임, 한국의 소리 1백선 감상 등 소리를 소재로한 체험프로그램이 마련된다.사찰체험과 예술소리를 들어보는 ‘금산사 저녁 예불소리’(24∼25일, 30∼30일 금산사)와 테마소리기행, 세계 1인 구비서사요를 비교 연구하고, 실제 연주를 들어보는 국제학술세미나도 열린다.이와함께 소리전당과 인접한 체련공원에서는 도내 14개 자치단체의 대표음식을 내놓는 전통음식박람회가 펼쳐진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8.16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