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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공연 보며 인문학 들으니 귀에 쏙쏙

국립민속국악원(원장 박호성)이 인문학에서 국악의 원형을 찾아보는 자리를 마련한다. 오는 10일부터 24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세차례 토요국악초대석-국악이 있는 인문학특강을 연다.토요국악초대석은 민속국악원이 열어온 상설공연으로, 매달 다양한 주제로 국악공연을 펼쳐왔다. 이달은 공연에 그치지 않고, 국악과 관련된 인문학 강좌를 마련해 더욱 쉽고 깊이있게 국악을 이해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10일 열리는 첫 강좌는 판소리 연구가 최동현 군산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사랑가의 변화와 의미를 주제로 한 특강이 마련된다. 판소리 춘향가 속 이몽룡과 춘향의 사랑을 노래한 대목인 사랑가는 현존 판소리 중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눈대목이다. 가야금병창과 입체창, 창극 등으로도 다양하게 변화되어 불려지고 있다. 특강에서는 사랑가에 대해 변화와 그 의미에 대한 강연하고, 지기학 국립민속국악원 예술감독과 임재현 김대일 정승의 서은기 단원의 병창과 입체창도 들려준다.17일에는 노재명 국악음반박물관장이 남원 동편제 판소리 흔적과 원류에 대해 강의한다. 국악음반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음반 및 사료를 선보이며, 판소리 기록의 역사와 그 중요성에 대해 송만갑 명창에서 김정문, 강도근으로 이어져 오는 동편제 판소리를 중심으로 들려줄 예정이다. 강연과 함께 강도근 명창 제자인 이가연 명창(대구국악대전 명인부 대통령상 수상)이 동편제 강도근 바디 판소리 흥보가를 공연한다.24일에는 김용택 시인이 자연이 말해 주는 것을 받아 쓰다를 주제로 강연한다. 섬진강에서 나고 자란 시인은 자연과 교감하는 생활과 섬진강을 중심으로 한 전북의 산하를 시어로 담아내고 있다. 시인은 자신의 문학세계와 자연에 대해 강연한다. 지기학 예술감독과 조옥선단원이 김 시인의 시를 창으로 선보이고, 가야금 연주도 들려준다.인문학 특강은 토요일 오후 3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음헌에서 열린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16.09.09 23:02

[황소] '큰소'라는 뜻의 중세국어 '한쇼'가 변한 말

어원을 잘 알 수는 없으나 중세국어에 쓰이던 쇼가 변하여 현재 소라는 형태로 쓰고 있다. 소의 암수를 구별하여 부르는 말로 암쇼와 수쇼가 있었다. 여기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수소에 대해 황소라는 또 다른 단어를 두어 암소와 구별하는 점이다. 황소라는 단어는 15세기 문헌에 한쇼로 나오며 18세기 문헌까지 같은 어형을 유지한다.한쇼는 하다(大)의 관형사형 한과 쇼(牛)가 어울려 진 것으로 大牛(대우), 巨牛(거우)라는 뜻을 지닌다. 이런 뜻을 고려할 때, 한쇼가 처음부터 수소를 의미한 것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단어의 뜻 그대로 소중에서 큰 소를 뜻하다가 나중에 수소라는 제한된 의미를 가지게 된 것으로 추측된다. 한쇼가 수소라는 의미로 제한된 것은 수소가 암소보다 몸집이 크고 힘이 세기 때문으로 판단된다.수소중에서도 큰 것을 한쇼라 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것은 한쇼에서 변한 황소를 큰 수소로 이해하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작은 수소는 황소에 대하여 부룩소라 구별하고 있다. 20세기 초의 몇몇 사전에 황소에 대해 황우라는 단어가 있었음이 드러나는데, 황우는 황소가 누런 빛깔의 소로 인식되면서 생겨난 단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황우를 큰 수소가 아니라 황우(黃牛)로 이해하는 것은 갈색소의 가죽 빛깔 때문에 그렇게 된 것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16.09.09 23:02

예술인과 기업의 상생…경쟁력 제고는 덤

예술을 접고 취직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인으로 살기 위한 여건을 뒷받침해주는 서브잡(sub job)형식이어서 좋아요.도내에서 활동하는 예술인 김원씨와 이동형씨를 비롯해 김영희, 전준모, 최유미씨는 매주 두 차례 전주에서 모임을 갖는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에 선정된 이들은 커피 관련 중소기업인 최커피에서 브랜드 개발과 홍보물 제작 등을 돕는다. 직접 그림글씨로고를 만들어 기업만의 독특한 콘텐츠를 만든다. 또한 자신들의 특성을 살려 음악회와 전시 등과 연계한 홍보 활동을 기획한다.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실시하는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은 예술인을 기업기관에 파견해 기업과 예술인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예술활동을 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활동 기간은 한 달에 10일(30시간)씩 6개월이고, 예술인은 매달 120만원의 활동비를 받는다. 이 사업은 기업과 예술인의 협업이 서로의 경쟁력을 높이는 새로운 가능성으로 주목 받고 있다.현재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에 지원해 선정된 전북 기업은 최커피등 모두 4곳. 서진옥 조인한 김상덕씨는 군산 기와커뮤니케이션에서 직원 대상 미술교육을 하고, 김성수씨는 (재)우진문화재단에서 공연 무대 등 조형적 공간운영을 자문한다. 박대용 박예분 김지영씨는 (주)한국씨티에스에서 버스정류장 조성을 위한 동네 특성 조사와 디자인 등을 한다.참여 예술인들은 작업에 방해를 받지 않으면서도 예술적 능력을 발휘해 소득을 얻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기업 역시 예술인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예술을 통한 근무환경 향상에 만족감을 보였다. 하지만 활동의 어려움도 있다. 이동형씨는 예술 특성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청소, 카운터 보기 등을 시키거나 파견된 예술인도 성의 없게 활동하는 사례도 있다며 기업은 예술가로서 인정해줘야 하고, 예술인 역시 개인작업이 아니기 때문에 책임감을 갖고 기업이 원하는 목표에 따라줘야 한다고 조언했다.사업은 3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도내 예술인들에게는 낯설다. 김원씨가 도내 예술인에게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사업을 알리고자 올 초 전북예술회관에서 자체 설명회를 열었지만 8명만이 참석했다. 그는 도내에서 꾸준히 예술인의 다양한 활로 모색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도내 예술인들은 다소 소극적인 것 같다며 신청은 선택의 문제지만, 도내 작가들이 중앙 공공사업에도 관심을 갖고 활동 가능성을 열어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상덕씨는 서울에서 열린 복지재단 설명회를 갔을 때 연령층이 다양한 것이 인상적이었다며 전북지역에서도 다양한 장르와 연령의 예술인들이 관심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6.09.07 23:02

“전북, 아시아 미술 인적 네트워크 중심 될 것”

기관끼리의 형식적 협약보다는 작가들이 대면하고 직접 작업에 대해 교류할 때 아시아 현대미술의 구심점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번 아시아 청년 국제교류 워크숍을 시작으로 전북지역이 아시아 현대 미술의 인적 네트워크의 장이 될 것입니다.전북도립미술관(관장 장석원)이 아시아 14개국 청년 작가들의 교류마당인 아시아 청년 국제교류 워크숍을 지난 3일부터 오는 6일까지 전주전통문화관에서 열고 있다.아시아현대미술전2016-아시아 영(ASIA YOUNG) 36전시의 일환으로, 장석원 관장을 비롯한 전시 참여 작가들이 각국의 정치상황과 현대미술, 자신의 작업세계 등에 대해 잇따라 발표토론한다.워크숍 첫 발제는 장 관장이 맡았다. 그는 국가별 시대정신이 담긴 예술작품과 이번 전시 작품에 대한 감상 등에 대해 말했다. 그는 도립미술관이 아시아현대미술전을 지속하면서 아시아 상호 네트워크를 구축해 가고자 한다며 참여 작가들이 이번 워크숍을 통해 아시아영 36의 취지, 정체성을 명확히 파악하고, 이를 다른 작가들에게 알리고, 교류가 확장되는 과정이 축적된다면 얼마든지 이룰 수 있다고 덧붙였다.참여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작가들에게 나눠줄 명함을 가득 들고 온 네팔의 실라샤 라지반다리 작가 및 기획자는 아시아 현대미술에 관한 전시가 여럿 있지만 지역 특성이나 기획자가 이를 어떻게 엮느냐에 따라 다르다며 이번 전시 역시 고유한 정체성과 신선한 힘을 가졌고, 참여 작가들이 긴 시간 작품을 보고 직접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말했다.1살 된 아기, 남편과 함께 온 미얀마의 응게 레이 작가는 현재 미얀마는 엄격한 검열이 이뤄지지만 자녀를 비롯한 다음 세대를 위해 정치사회적 이슈에 관한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필리핀의 덱스터 페르난데스는 자유로운 그래피티(벽에 페인트로 그리는 그림)작업을 하는데 미술관에 초대돼 색달랐다며 개막식부터 바쁜 일정에 조금 피곤하기도 하지만 새로운 장르와 작가를 만날 수 있는 재밌는 경험이다고 말했다.하지만 워크숍이 전시 참여 작가만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행사였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 미술인은 전북지역에 아시아라는 판을 까는 근본적인 이유에는 관립기관으로서 지역 미술의 저변확대와 지역 작가들의 해외 진출이 있다며 이번 교류 프로그램이 좋은 기회인 만큼 지역 작가들을 참여하게 했다면 취지에 더 적합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한편, 지난 2일 도립미술관에서 열린 아시아영 36개막식에는 송하진 전라북도지사와 우팬더러왓 주한 인도 부대사, 소나 타다라이 주한 네팔 부대사, 김승희 국립전주박물관장, 이병천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 조진호 광주시립미술관장, 강신동 전북미술협회장, 김완순 교동아트미술관장, 박은주 한국문학예술비평가협회 이사장 등과 홍순무 한봉림 원로 작가 등 지역미술인이 참석했다. 또한 에코 미얀마 뉴제로 아트스페이스 경영 디렉터와 몽골의 엥흐볼드 토그미드시레브 등 전시에 초대된 작가들도 참석했다.개막식에서는 김기라 작가 작품에 등장하는 김형규 래퍼 등이 공연을 펼쳤고, 루 양의 부처의 후광을 상징하는 무빙 갓(Moving God) 작품을 메고 행진하는 쇼도 열렸다.아시아 영 36전시는 오는 11월 27일까지 이어진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6.09.05 23:02

"무형문화유산 조사기획때 형성 과정·위상 따져봐야"

지난 3월말 시행된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시행에 따른 무형유산종합조사를 앞두고 국립무형유산원(원장 강경환)과 한국민속학회가 무형유산 조사방향 및 방법을 모색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지난 2일 국립무형유산원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무형문화재 독립 입법 시대의 무형유산 조사를 주제로 발제한 허용호 고려대 산학협력단 연구원은 종합조사는 정부주도 조사라는 점에서 대규모장기지속전국적이라는 점을 고려한 조사기획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특히 그는 조사 기획을 할 때 과거와 현재를 모두 염두에 두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무형유산의 생성이 자연적인 문맥안에서 이뤄지기도 하지만 인공적인 문맥에서 존재하는 사례도 많다면서 형성과정과 지역이나 공동체속에서의 현재적 위상을 따져보는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허 연구원은 또 종전 문화재보호법에서의 종목이나 보유자 중심의 접근보다는 공동체 속의 종목, 공동체 속의 보유자 차원으로 조사 중심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보호협약의 공동체강조와도 연관된 관점이라고 덧붙였다.그는 일제강점기와 1960년대 이후 무형유산 전개양상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시기는 관심자체를 두지 않았던 시기로, 일제강점기와의 다양한 자료와 기억, 1960년대 이후 무형문화재제도나 새마을운동마을만들기 속에서의 무형유산 전개양상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또 과거에 조사대상으로 취급되지 않았던 대상에 대한 주목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형문화재 영역으로 새롭게 들어온 전통지식이나 구전전통표현 등과 대학대동제나 사물놀이, 민속예술축제 등도 조사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도로명주소 개편에 따라 사라지고 있는 지명과 그 유래에 대한 조사,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마을만들기 사업 등도 조사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허 연구원은 지난 40여년 동안 진행됐던 한국민속종합조사는 핵심 조사주체 부재로 많은 한계를 드러냈다면서 조사기획이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중심 기획 주체를 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정형호 전북대 무형문화연구소 연구교수는 현장조사를 토대로 한 충실한 원천자료 확보와 이를 바탕으로 한 조사항목 설정이 중요하며, 변화 중심의 접근과 마을만들기에 대한 관심, 도구와 제작과정에 주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무형유산 조사방향에 대해 제시했다.세미나에서는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음악, 무용, 민간의료, 농경어로, 설화, 식생활, 마을신앙, 무속의례, 기예무예 등 무형문화재법 시행에 따라 확대된 무형문화유산 종목과 이들에 대한 조사방법에 대한 발제와 토론을 이어갔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16.09.05 23:02

[망나니] 옛날 죄인의 목을 베던 사람…'마구 낳은 이' 준말

망나니는 옛날에 사형을 집행할 때 죄인의 목을 베는 것을 업으로 삼았던 사람으로 마구 낳은 이의 준말이다.이 말은 아무렇게나 짜서 품질이 좋지 않은 무명, 곧 막낳이가 사람에게 그대로 옮겨 붙어 쓰이게 된 것이다.무명은 옛날 베틀에 올려 짠 우리 고유의 옷감이다. 여인네 손으로 직접 짜서 손무명 또는 미영이라고도 한다. 무명을 짜는 일을 무명낳이라고 한다.무명낳이란 탐스러운 목화송이가 옷을 지어 입을 수 있는 무명이 되기까지의 오랜 역사가 만들어낸 옛인들의 지혜로운 노동과정이다.낳이란 길쌈 곧 베를 짜는 일 또는 사람이란 뜻이다. 마치 소중한 아이를 낳듯이 무명을 낳는다라고 말맛을 맞춘 것 같은 표현이어서 참으로 고생스러움이 배여 있으면서도 오히려 따스하고 부드러운 정겨움이 느껴진다. 그런데 이렇게 공을 들이지 않고 마구 짜거나 아무렇게나 짜서 만든 품질이 낮은 무명을 막낳이라고 하였다.마구(줄여서 막)는 아직 길들이지 않은 원시 그대로의 상태를 일컫는 것으로 막국수, 막걸리, 막두부, 막소주, 막과자 등의 예로 쓰인다. 또한 마구 운다, 마구 쏜다에서 보듯 앞뒤를 가리지 않고 함부로 해댄다는 뜻으로도 쓰인다.현대에 쓰이는 망나니를 정리하면, 자식을 되는대로 마구 낳기만 했지 제대로 길들이고 순화시키는 교육을 등한시해서 말과 행동이 몹시 불손하고 나쁜 짓을 일삼는 사람을 가리킨다.아무리 죄인이지만 사람의 목숨을 끊는 사람은 망나니가 분명하다.

  • 문화일반
  • 기고
  • 2016.09.02 23:02

드넓은 초원에 서사시가 흐른다 (2) 게르촌에서 본 몽골 문학

△몽골 대표시인 보양네메흐와 나착더르치몽골은 세계에서 서사시가 가장 많은 나라지만 유목의 잦은 이동으로 자료보존이 어려웠다. 하지만 장가르, 게세르, 항 하랑고이 등 장편서사시와 기타 중·단편 서사시를 포함해 약 700에서 800여개의 서사시가 있다. 몽골의 자연환경과 삶의 형태는 시(詩)를 잉태하고 시 낭송은 자연신앙의 발원으로까지 이어진다. 그만큼 시와 시인에 대한 존경심과 정신적 우대는 높을 수밖에 없다.몽골민주화가 시작된 1990년 초반부터 2000년 초반까지 몽골문학은 새로운 세대가 활발하게 형성되기 시작한다. 몽골 헌법이 제정되고 몽골사회주의 인민공화국이 선포된 것은 1924년이다. 이 시기, 몽골 유명시인으로 헹티아이막 바가노오르에 나착더르치가 있다면 돈드아이막 만달고비에는 시인이자 소설가인 보양네메흐가 있다. 그들은 1920년대에 함께 활동했다. 시인에 대한 존경심은 그들의 기념비를 세우고 추앙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만달고비에서 보양네메흐 기념비를 탐방했다. 몽골에서 생활하면서 몽골대륙을 횡단하는 중국과 러시아 단일노선 열차를 탓을 때, 나이든 기관사 바상자르갈 노인이 나착더르치의 시를 낭송하며 열차를 몬 것은 안전을 위한 발원이었을지도 모른다. 돈드고비 아이막 바트에르덴 지사가 앞서 말했듯이 ‘한국 시인들이 시를 낭송해 준다면 가문 고비에 비가 내릴 것이다’는 간청은 몽골인의 심상바탕에 내재된 고대몽골 자연신앙과 맞물려 21세기 현대문명과 공존하는 궤를 같이 한다.△얼지트 초원의 나담 우리 일행은 고대부터 전통적으로 내려 온 민족축제의 하나인 나담을 참관했다. 부족형성시대부터 시작되었다는 학자의 견해가 있는 나담의 기원은 본래 쿠릴타이에 있다. 쿠릴타이는 15개 부족 족장들의 대규모 모임으로 중세몽골의 사회적 행사였다. 말달리기, 씨름과 활쏘기를 남성 3종경기라 부른다. 이는 나라의 힘인 군사들의 힘과 능력을 드러내는 기본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나담은 울란바타르와 각 지역 아이막 솜에서 일제히 열린다. 보통 7월에 열리지만 올해 만큼은 8월에 열렸다. 중국령 내몽골 자치정부도 8월이면 수도인 튱라오 초원에서 나담을 개최하여 칭기즈 칸을 회상한다. 지방이 아닌 몽골 울란바타르나 내몽골 튱랴오에서는 3종 경기 외에 전통 춤과 톱쇼르 연주 등 화려한 부대행사가 공연된다.말달리기는 나담의 꽃이다. 15세 이하 소년들이 안장도 없는 어린 말로 경기를 갖는다. 15등까지 우승자들에게 정군수, 전용직, 김한창, 김제 김영, 한선자, 김월숙, 나혜경 등 우리 일행이 상장과 훈패를 직접 수여하는 갖기 힘든 체험을 했다. 그리고 우승한 말머리에는 비단천의 기원물인 푸른 하득과 황마(幌馬)페넌트를 장식해 주었다. △고비사막의 바람 발자국돈드고비 사막에 잔바람에 일어난 물결 같은 연속무늬는 바람 발자국이다. 드넓은 홍고린 사막은 모래폭풍이나 끊임없는 바람으로 시시각각 형태가 바뀐다. 하지만 펠트처럼 이어진 바위산맥이 턱이 되어 있는 고비사막의 형태는 크게 변화되지 않는다. 그 아래 반사막대지 게르 촌에서 우리는 머물렀다. 돈드고비 여정을 끝낸 우리는 고비사막의 바람 발자국에 우리들의 발자국을 남겨두고 울란바타르를 향해 한자락 투명망사가 깔린 것 같은 구름 그늘진 대초원 흙길을 달렸다. 몽골 땅에 터가 잡힌 한-몽 문학은 이제, 우물 밖 해외문학으로 자신의 문학지평을 열어갈 몸과 정신을 투자하는 개척정신을 가진 작가가 필요하다. <끝>

  • 문화일반
  • 은수정
  • 2016.09.02 23:02

공동창조공간 '누에', 문화융합 놀이터 된다

완주의 공동창조공간 누에(nu-e)내 누에홀이 전시공연휴식 등이 어우러지는 융합공간으로 변모한다.완주문화재단 G3 아프 플랫폼 사업단(단장 임승한)이 완주군 용진읍 옛 호남잠사 건물을 문화예술로 재단장하고 있는 공동창조공간 누에(nu-e)의 중심공간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임승한 단장은 지난 7월부터 두 달간 공간 계획과 활용 등을 위해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정적인 분야와 동적인 분야의 혼합 가능성을 봤다면서 시각예술과 DJ, 비보이, 북아티스트 등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지는 융합공간으로 구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개방형과 칸막이 구조가 공존하는 공간 특성을 살려 조용한 감상과 역동적인 움직임이 함께 이뤄지는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고 말했다.누에홀(575평 규모)의 일부는 문과 지붕이 없는 방 형태로 나뉘어 있는데, 파일럿 프로그램 기간 이를 그대로 살려 작가별 작업실로 사용했다. 툭 터진 나머지 두 공간에서는 세미나, 메인 전시 등이 열렸다. 중앙의 푹 파인 배수로는 연못이 됐고, 지하 보일러실은 함께 즐기는 야광 파티장이 됐다. 따라서 기존 작가 작업실로 쓰였던 방들은 그대로 살리고, 나머지 두 공간은 허물어서 다목적 공연장으로 만들 예정이다. 세분된 공간들은 정적인 공간, 감상 도서 쉼터 휴게의 기능을 한다. 또한 층고가 높은 점을 이용해 내부에 중정 형태의 2층을 만들어 2층에서 1층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파티장이라는 색다른 변신으로 호응을 얻은 지하실은 2층까지 이어 공간을 확대한다.임 단장은 정적 공간과 공연장이 자유롭게 이어질 수 있도록 동선과 매개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관건이다며 현재 기본 설계 중이고, 올 연말까지 실시설계가 완료되면 내년부터 리모델링에 들어갈 예정이다고 덧붙였다.한편, 파일럿 프로젝트인 견은 지난달 30일 박지형 작가의 결과 발표회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미술, 음악,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 11명이 누에홀에 머물며 2개월여 동안 다양한 예술 활동으로 공간을 채웠다.하반기 프로젝트 참여작가는 9월 말 모집한다. 전국단위로 공모하며 넓은 부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조형성을 가진 작가에 좀 더 집중해 선정할 계획이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6.09.01 23:02

[소리전당,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전] 전시장에 흐르는 밤의 세레나데

고요한 밤의 서정성을 재발견하는 전시가 열린다.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전성진)과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이 오는 2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한국소리문화전당 전시실에서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전 밤을 위한 세레나데를 연다.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엄선한 소장품 중 밤을 이미지화한 작품 39점을 선보인다. 주로 밤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악곡 장르 녹턴을 미술 분야로 가져온 녹턴 페인팅 형식이 생겨난 이후 현대인에게 묘사되는 밤을 소재로 한 실험적인 작품들을 소개하는 자리다.참여 작가는 김기태, 위성웅 이재삼 공성훈 한성필 이원철 김지희 김대열 김성수 정세라 정보영 정연두 한조영 권기동 최성훈 김승연 김봉환 김효준 안세권 김종엽 송민철 이익재 이경훈 박상희 최성훈 금혜원 김도균 안윤모 임택 원성원 홍주희 김선두 이종근 오상택 윤대라 김도균 구본창 최기창 등 39명.전시는 녹턴 op.27 도시의 밤 별과 달 등 총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녹턴 op.27 섹션은 한밤중 연인이 창가에서 부르는 사랑의 노래를 연상할 법하지만, 전시는 침묵과 관조를 표현한다.한성필 사진작가는 르네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 연작을 모사한 Light of Magritte를 내건다. 집과 나무, 가로등은 어둠 속에 가려져 있고, 하늘과 구름에는 커튼이 드리워져 있다. 현실 풍경에 커튼을 설치함으로써 마치 무대 또는 창밖 풍경처럼 낯설게 바라보기를 시도한다.두 번째 섹션인 도시의 밤은 어둠을 밝히는 도심 야경을 선보인다.한조영 사진작가의 검은 풍경은 캔버스에 도시를 그리고 스티커로 수많은 불빛을 표현한 작품이다. 공황장애를 체험한 작가는 이 불빛들로부터 삶의 위안을 얻었다고 말했다.세 번째 섹션은 별과 달. 오상택 사진작가는 PRS2-002 Band를 통해 현대인이 꿈꾸는 이상향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과장된 퍼포먼스로 그려낸다. 검은 구름이 드리워진 하늘 아래 사람들이 원을 만들어 역동적인 몸짓을 한다.김미라 소리전당 전시기획자는 소리전당이 전시, 공연, 숲의 풍경이 어우러지는 복합문화공간이기 때문에 전시 작품들이 공간과 잘 어우러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관객들이 전시장 안팎으로 펼쳐지는 아름답고 고요한 밤의 이미지에 젖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매주 금요일은 오후 7시까지 연장 개관하고, 매주 월요일과 추석 연휴(14~15일)는 휴관한다. 다음 달 1일~3일은 전시장에서 2016 전주세계소리축제와 연계한 음악회도 열린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6.09.01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