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2-01 15:44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일반

조선후기 실학·종교 그 공공성을 말하다

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소장 박광수·사진)가 '조선조 후기 한국의 실학사상과 민족종교 운동의 공공성 연구'를 주제로 한일 국제학술대회를 연다(29일 대학 숭산기념관 세미나실). 19세기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근대 조선조 후기와 일본의 메이지 유신 전후의 역사적 상황과 사조(思潮) 를 비교 연구함으로써 실학과 민족종교의 세계 보편적 사상체계의 특성을 밝히기 위한 자리다.한일 전문학자들이 모여 갖는 이번 학술대회는 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가 한국중앙연구원의 2012년도'글로벌 시대 한국적 가치와 문명연구'과제에 선정된 후 그동안 수행해온 연구작업을 발표하는 첫 번째 학술대회다. 학술대회에서는'한국의 실학사상과 민족종교의 공공성'(박광수 교수)·'일본 근대신종교의 사조와 공공성'(기타지마 기신 요카이치대 교수)의 기조 강연과 6명 학자의 주제발표로 진행된다.박광수 소장은 "한·일근대사에 나타난 조선조 후기 실학의 실천적 인문학의 생명력과 민족종교의 개벽사상과 인본주의적 열망 속에서 '공공성'이라는 화두를 발굴해낼 것이다"고 말했다.△제1 발표=조선 후기 실학과 공공성에 관한 일고찰-최한기 정치철학의 공공성을 중심으로(신현승 강원대 교수) △제2 발표-일본의 근대사조와 공공성(이시이 쓰요시 도쿄대 교수)△제3 발표=한국의 실학과 일본 신유학 사조의 비교연구(야규 마코토 박사·일본 교토포럼 公共哲學共.硏究所) △제4 발표=한국 민족종교의 공공성-동학을 중심으로(박맹수 원광대 교수) △제5 발표=한국 민족종교의 공공성-원불교를 중심으로(김도공 원광대 교수) △제6 발표=한일 종교 공공성의 비교연구(이찬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11.26 23:02

도내 전통공예 장인 26명의 예술혼

장인이 빚어내는 전통공예 작품들은 한국문화의 꽃이다. 전북 전승공예연구회(회장 조석진사진)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서로에게 기대며 그런 소중한 전통문화유산을 잘 보존하고 맥을 이어가기 위해 지난 1996년 10명의 전통공예 장인들이 뭉쳐 만든 단체다. 이 연구회가 16번째 회원 작품전을 열고 있다(12월30일까지 전주 경기전내 어진박물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참여하고 있는 26명 장인들의 예술혼을 만날 수 있으며, 전북 전통공예의 오늘을 볼 수 있는 자리다.전북도 침선장 문형문화재인 최온순씨의 태조 이성계 곤룡포, 가야금 기능보유자 고수환씨의 가야금, 선자장 김동식씨의 오십살 황칠합죽선, 한지빌장 유배근씨의 옻칠문발, 우산장 윤규상씨의 지우산, 탱화장 이삼열씨의 후불탱화, 목가구 소목장 조석진씨의 문갑, 전통자수 전경례씨의 신사임당 초충도 병풍 등이 출품됐다. 또 국가중요무형문화재 한지장인 홍춘수씨의 전통한지, 대한민국 명장 김종연씨의 목침, 전주전통한지공예연구회장 김혜지자씨의 교지함, 대한민국석공예명장 김옥수씨의 석공예 작품'어린시절', 칠보공예협회 전북지부장 김정화씨의 칠보은 기화병, 도화지도예문화원 대표 이병로씨의 백자달항아리, 황실공예 명장 이신입씨의 대륜선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작품들을 이번 전시회에서 만날 수 있다.조석진 회장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우리 전통공예의 우수성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전통공예의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대중문화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11.26 23:02

전주시의회, 시 문화경제국 행정사무감사 "견훤 왕궁터, 계획없이 땅만 파"

중·장기 계획이 부재한 전주시의 문화정책이 도마에 올랐다. 전주시의회가 지난 22~23일 전주시 문화경제국을 대상으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중·장기 발전방안의 고민 없이 7차례 진행된 동고산성 발굴 조사, 각종 행사와 축제로 포화 상태에 다다른 전주 한옥마을이 집중 거론됐다. 외국 유학생들이 한국전통문화교육을 받으면 학점을 인정해주는 전주문화재단의 전통문화아카데미 역시 실효성이 떨어지는 데다, 태교음악여행 역시 재단의 우선 순위 사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국내 유일의 후백제 유적지인 동고산성(전북도 지정기념물 제44호)은 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재)전북문화재연구원·전주문화유산연구원이 1990년부터 올해까지 총 일곱 차례에 걸쳐 9억1100만원을 투입해 발굴 조사를 진행해왔다. 이로 인해 견훤 왕궁 터임을 입증하는 북문 터와 건물터, 주춧돌, 건물 배수로 등 다양한 유적이 나오기도 했다. 김남규 의원은 "전라감영의 경우 숱한 논의가 진행되어오면서도 발굴 조사는 지금껏 단 한 차례였다. 그러나 동고산성은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 용역안도 없이 발굴 조사만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 뒤 "2년에 한 번 꼴로 담당자들이 바뀌다 보니, 발굴 조사가 '새 판짜기'식으로 진행된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최락기 전주시 전통문화과 과장은 "넓은 범위의 발굴 조사를 진행하다 보면, 의외의 추가 발굴지가 생겨 빚어진 결과"라면서 "앞으론 계획적인 발굴 조사를 하겠다"고 답변했다. 전주 한옥마을의 경우 올해만 해도 46건의 행사·축제 무대로 활용되다 보니, 한옥마을 관광객 외에 축제 관람객들의 만족도를 떨어뜨리고 있어 새로운 구도심 일대로 장소 마케팅을 시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올해 한옥마을에서 열린 축제의 경우 2012 전주비빔밥축제 61만 명, 2012 전주한지문화축제 26만 명, 전주대사습놀이전국대회 10만 명, 아태무형문화유산축제 6만 명 등이 다녀갔다. 한옥마을을 끼고 축제를 치르면 관람객 걱정은 안 해도 된다는 축제 주관처의 안이한 생각에 한옥마을이 몸살을 앓고 있는 것. 김남규 의원은 "한옥마을사업소가 있으면 뭐하나. 해당 사업과 축제 주관 부서가 다르면 이를 조율해야 할 곳은 어디냐"고 따져물은 뒤 "축제나 행사를 전주 덕진공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한국전통문화의전당 등 구도심으로 분산 개최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전주시는 전주문화재단의 실효성이 떨어지거나 명분이 약한 사업에 관해서도 시의회의 집중 포화를 받았다. 일단 5억1400만원이 투입된 한국전통문화아카데미 학점 이수제는 매주 토요일 4주간(1일 7~8시간), 30시간을 전통문화에 관한 이론과 체험 교육을 받으면 2학점을 인정해주는 제도로 5년 간 30기에 걸쳐 2601명이 수강했다. 김 의원은 "하지만 올해 전국 대학교 참여가 저조해 실효성을 높일 대책이 요구 된다"면서 "한국어 이해도에 맞는 수준별 이론·체험 과정, 학습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1박2일 수업, 주말 상시 개설 등을 통해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올해 처음 임산부의 날에 맞춰 태교와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접목시킨 태교음악여행 역시 전주문화재단이 3000만원까지 들여가며 20쌍의 예비 부부(자부담 14만원)를 위해 꼭 해야 할 우선 사업인지 의문시된다"면서 "힐링캠프와 한옥마을 홍보 효과를 연계시킨 사업이라고는 하지만 명분이 약하다"고도 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1.26 23:02

화폭으로 끄집어낸 현대인의 엉킨 감정

서양화가 진창윤씨(47)는 치열한 삶의 현장을 기록하며 미래의 희망을 이야기 한다. 부조리한 현실을 고발하는, 사회성 짙은 작품들이 그의 작업의 중심에 있다. 미술의 생명력은 시대정신을 담는 데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기도 하다. 그래서 민주화통일 등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많다.그런 그가 이번에는 현대인의 삶에 주목했다. '너를 훔치다'는 전시 제목부터 범상치 않다(26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5번째 개인전이다."현대인들은 자신의 내면의 마음과 목소리를 거부하거나 그것에 귀를 기울일 시간이 없다. 정서는 왜곡되고 메마르다." 그런 느낌을 풍길 수 있게 하얀 연기로 가득한 것처럼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터치를 보여 준다. 그것은 세상의 혼돈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과 삶의 어지러움 등을 화면 안에 표현하려는 의도다.인물보다 겉으로 보기에는 누구나 평온하며 즐겁고 때론 무표정하다. 그러나 그 화면 속의 인물들의 마음속에는 나름의 고초와 역경, 우울함과 슬픔 또는 고통들이 뒤엉켜 있다. 그런 개인 한명 한명의 마음을 훔쳐 깊숙한 곳에 자라잡고 있는 감정들을 꺼내어 화면으로 가지고 온다. 작가는 서로를 인정하며 함께 어울려 사는 세상, 그저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세상을 바랬다.아시아의 지금'(아라리오/북경),'전북 현대미술 다시읽기'(한국소리문화의 전당), JALLA전(일본/동경), 민족미술전(서울시립미술관), 민중미술 15년전(국립현대미술관) 등에 참여했다. 전북민미협전북민예총전북인물작가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11.23 23:02

역사의 상흔 간직 … 145년 만에 고국 품으로

19세기 중엽 조선은 출몰하는 서양 선박과 이들의 통상 요구로 대외 정세에 대해 위기감을 갖고 있었다. 여기에 청의 천주교 탄압 소식과 위정척사 운동의 전개는 결국 천주교의 대대적인 탄압으로 이어졌다. '병인박해'로 불리는 이 탄압으로 프랑스 신부를 비롯한 수천 명의 신도들이 처형당했다. 1866년(고종 3) 10월, 프랑스는 천주교 탄압 사건을 구실로 조선을 침략하여 이른바 병인양요를 일으켰다. 프랑스군은 강화도를 점령하고 서울로 진격할 계획이었으나 조선군 분전으로 전투에서 참패를 당하였다. 같은 해 11월 프랑스군 강화도의 장녕전. 외규장각 등 모든 관아에 불을 지르고 퇴각하면서 대량의 은괴와 외규장각에 보관되어 있던 의궤를 비롯한 189종 340여 책과 기타 자료 등을 약탈했다. 이들의 외규장각에 대한 방화로 조선 왕실 문화의 보고라고 할 수 있는 외규장각의 귀중한 왕실 관련 자료들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됐다. 프랑스군에 의해 프랑스국립도서관에 이관된 외규장각 도서는 중국 도서로 분류되어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던 중 1975년 이곳에서 일하던 재불학자 박병선 박사에 의해 그 존재가 알려졌다. 이후 1991년 서울대학교는 정부에 외규장각의궤 등 297책의 반환 추진을 요청하였고 정부는 그 목록을 프랑스에 전하여 반환을 추진하였다. 1993년 대한민국과 프랑스 간의 정상회담에서 프랑스의 미테랑 대통령은 '수빈휘경원원소도감의궤'(綬嬪徽慶園園所都監儀軌) 1책을 전달하고 외규장각 의궤를 반환할 의사를 밝혔으나 반환에는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협상이 연기되거나 반환 방식에 견해 차이를 보이는 등 지루한 과정을 거쳤고 국내에서는 국제사법재판소를 통해서라도 무조건 반환시켜야한다고 주장하는 학술·시민단체의 외규장각 의궤 반환 운동이 확산되었다. 2010년 3월 협상은 다시 재개되었고 그 해 11월 12일 이명박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서울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 중 합의를 이뤄내 2012년 2월7일 양국 정부 간 합의문이 체결됐다. 이에 따라 외규장각 의궤 296책은 지난해 4월14일부터 5월27일까지 총 4회에 걸쳐 국내에 들어왔다. 이로써 1993년 돌아온 1권을 포함함 외규장각 의궤 297책이 돌아오게 된 것이다. 외규장각 의궤가 145년 만인 2011년에 고국에 돌아옴으로써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가 제자리를 되찾게 되었다. 외규장각 의궤는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타국에 머물러야 했던 역사적 상흔이기도 하나 또한 국민 모두의 염원과 각계 각층의 헌신적인 노력이 이루어낸 가슴 벅찬 역사적 산물이기도 하다."의궤는 단지 한 때에만 행하는 것이 아니라, 실로 만세에 걸쳐 행하는 제도인 것이다."('세종실록'권41, 세종 10년(1428년) 9월4일 기사) 라는 500여 년 전의 기록처럼, 외규장각 의궤가 고국의 품에서 우리 후손들에게 만세에 전해지기를 바란다. 황지현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사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1.23 23:02

'잘했느냐' 아닌 '왜 했느냐'에 주목…소리 토해내는 광대의 무대

지난 9월15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올려진 전주세계소리축제의 광대의 노래 '동리-오동은 봉황을 기다리고'. 짙은 어둠이 깔린 무대 위에는 북이 단출하게 놓여 있었다. 어둠 속에선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섞인 허스키한 음성이 천천히 흘러나왔다. 다소 어둡고 무거운 무대에 구원투수처럼 비춰진 소리꾼 정민영(36)씨가 주인공.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진지함과 진솔함 경계를 넘나든 무대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세고 강한 역할을 많이 해오면서 스스로에게 점수를 주는 데 인색했던 그는 "광대의 노래를 하고 나서야 에너지를 분출하는 역할이 나에게 꼭 맞는 역할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판소리와 타악, 연극을 넘나드는 전천후(全天候) 예술가를 자처해오던 그가 처음으로 단독 공연을 갖는다. 24일 오후 7시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갖는 정민영의 '판 놀음'. "시간에 쫓겨 준비하는 거라 그런지 공연 이 다가오니까 부담스러워지네요." 그렇다고 해서 혼자 무대를 이끌어가는 것은 아니다. '쟁이'들을 불러내 어우러지는 판을 주선하는 형식. 판소리면 판소리, 악기면 악기, 연극이면 연극까지 진공청소기처럼 섭렵해오며 익혔던 내공을 집약시키는 무대를 두고 "좋으면 앞·뒤 안 가리고 달려 들었던 지난 시간을 중간점검 해보는 자리"라고 했다. 군산 개야도에서 10대를 보낸 그는 어렸을 때부터 당산굿을 좋아해 졸졸 따라다녔다. 소리가 좋아 판소리와 장구를 익혔고, 내친 김에 연극까지 도전했다. "판소리가 목소리의 표현이라면 타악과 연극은 몸짓의 표현이어서다." 그래서인지 어떤 장르의 무대이건 간에 스스럼없이 잘 어울린다. "'잘해야지'가 아니라 '왜 했냐'는 질문에 부끄럽지 않은 답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과제였어요. 판소리가 대중들과 소통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보여줄 수 있는 소리꾼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국악평론가 윤중강씨의 말마따나 "대중은 진지함보다는 진솔함에, 억눌림보다는 솟구침에 반응한다." 무거운 것을 무겁게 표현하는 방식에 박수를 치는 이들은 점차 줄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소리판에도 필요한 'B급 스타일'은 바로 그의 몫이 될 것 같다. 우진문화재단의 '2012 우리소리 우리가락' 선정작.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1.23 23:02

독일 명품 클래식 전주서 만난다

독일은 오케스트라 중심의 굳건한 기악 전통을 가진 나라다. 국내 음악계에서도 독일 오케스트라는 품질 보증 수표나 다름 없다. 현재로선 방송교향악단은 독일에 가장 많다. '뉴욕 타임스'가 '천재 지휘자'라고 극찬한 카렐 마크 시숑(41)이 이끄는 도이치방송교향악단이 전주를 찾는다. 올해 처음 내한하는 도이치방송교향악단은 한국과 인연이 깊다. 1980년대 30대 초반인 정명훈이 이 악단의 전신인 자르브뤼켄방송교향악단의 음악감독 겸 수석지휘자를 맡았다. 시숑은 명지휘자 주세페 시노폴리(1946~2001)와 발레리 게르기예프의 보조 지휘자를 거쳐 지난해 9월 도이치방송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로 오면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이 악단은 화려한 개인기가 중심이 되기 보다는 일사불란한 팀워크와 탄탄한 합주력을 내세운다. 이번 공연 레퍼토리는 악단과 지휘자의 장점이 잘 드러나면서 대중성을 고려한 곡들로 구성됐다. 유럽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차세대 대표 주자'로 알려진 한국계 독일 바이올리니스트 비비아네 하그너(35)가 협연한다. 하그너는 불과 12세 때 국제 무대로 나와 주빈 메타의 지휘 아래 이스라엘 필하모닉과 베를린 필하모닉이 역사적으로 조우하는 콘서트에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주인공. 한국 출신의 작곡가 진은숙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켄트 나가노가 지휘하는 몬트리올 심포니와 녹음해 음반으로 내놓았으며, 2년 전 한국을 방문해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함께 동일한 곡을 선물하기도 했다. 현대 음악에서 강점을 보여온 그가 이번 무대에서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곡을 선보인다.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를 비롯해 베토벤의 '코리올란 서곡'과 브람스의 '교향곡 1번'이다. 공연은 23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독일 전통 문의 063)270-8000. VIP석 15만원, R석 13만원, S석 10만원, A석 7만원, B석 4만원.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1.23 23:02

소리축제 공청회 2년째 침묵

전주세계소리축제 평가 공청회가 2년 째 감감무소식이다. 매년 공개 토론회를 이어온 소리축제 조직위가 새 집행위원회 체제 이후 공청회 자체에 대해 부정적이다. 박칼린김형석 두 집행위원장이 바쁜 데다, 매년 똑같은 논의가 거듭 돼 공청회가 굳이 필요하겠느냐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올해 소리축제가 성공했다는 자체 평가에도 불구하고 공개적인 논의가 없다 보니 지역 문화계와의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대로라면 소리축제가 나가야 할 방향에 관한 폭넓은 공감대 형성에도 '빨간불'이다. 소리축제가 공개 평가 자리를 갖지 않는 것은 전주국제영화제는 물론이고, 지역의 시군 축제들도 더 나은 축제를 위해 공개적인 의견 수렴을 거치는 것과 대조된다. 최근 폐막한 '2012 전주비빔밥축제'만 해도 지난 20일 포럼을 열어 숱하게 지적받은 대표 프로그램 강화를 위한 쓴 소리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김남규 시의원은 "대표 프로그램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에 관한 내용은 연구위원회가 진행한 논의의 연장선이었으나, 객관적인 고견을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안팎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는 비빔밥축제 예산은 3억8000만원에 불과하다. 반면 22억8000만원이 투입된 올해 소리축제는 판소리 정체성을 살린 프로그램이 안착한 결과 유료무료 관람객들이 증가하는 등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자평하면서도 아직까지 공개적인 평가 계획도 없는 상태다. 조직위는 축제 전 프로그램 관련한 논의부터 추후 평가까지 내부적으로만 진행한 채 시각 차이를 보인 인사들을 포용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국악계 한 인사는 "축제의 중심에서 배제된 지역의 문화계 인사들 중에 자신의 이해관계 때문에 '축제의 정체성 논쟁'으로 확대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비판이 두려워 공청회를 회피하기보다 적극적 논리로 건강한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전북도 역시 집행위원장 인선과 예산을 지원하면서도 정작 소리축제를 제대로 평가받고 중장기적 발전방향을 모색할 수 있도록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에는 뒷전이다. "두 집행위원장이 남은 임기 동안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신뢰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잠시나마 이들이 각종 논란을 막아줄 방패막이 될 수 있다고 믿는 건지 알 수 없다"는 일각의 푸념이 나오는 이유다. 지역 문화계는 전국적 지명도를 갖고 있는 박칼린김형석 집행위원장의 스타 마케팅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두 집행위원장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현상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하고 있다. 두 집행위원장의 능력과 별개로 지역 예술계와 괴리가 생길 경우 장기적으로 축제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최근 행정사무감사에서 공동 집행위원장의 축제 현장 상주일수를 요구한 정진숙 도의회 문화관광건설위원회 의원은 "대선후보만 검증 논란에 시달리는 게 아니다. 도민들의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축제를 제대로 치렀는지 앞으로는 어떤 방향의 고민이 요구될 것인지 평가받는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소리축제의 방향성에 관한 누구도 정답을 갖고 있진 않지만, 공론화 과정 속에서 '정답'이 아닌 '해답'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1.22 23:02

정읍 양하·봉동 생강 - 독특하고 강한 향·맛에 '양념재료의 감초'

지역 식재료 중 빼놓을 수 없는 감초 역할을 하는 양념 중 하나가 생강이다. 고려시대 중국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알려진 생강은 완주군 봉동읍이 유명한 주산지다. 1300년 전 중국의 사신으로 갔다가 생강을 얻어와 봉동에 심은 게 기원이 됐다는 설(說)도 있다. 재래종 품종에 '봉동 재래'라는 명칭이 붙었다. 특히 봉동 생강은 유난히 뿌리가 크고 포도당 함량이 높은 데다 매운 맛이 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강은 강한 향을 지녔으면서도 다른 음식을 만나면 자신의 색을 없애는 대신 전혀 새로운 맛과 향을 만들어내는 게 특징이다. 그래서 추어탕보신탕 등과 같이 생선과 육류의 비린내를 잡아주며, 수정과식혜한과 등에 쓰인다. 완주군은 봉동농협을 통해 생강을 얇게 저며 설탕에 졸여 말린 편강, 복분바 추출물을 곁들인 복분자 맛 편강, 감귤 추출물을 가미한 감귤 맛 편강 등으로 간식용 등으로 내놓고 있다. 생강과 비슷한 향을 지녔으나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정읍 양하('양엣간','양회' 등)는 열대식물인 탓에 제주도와 정읍에서만 자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읍 산외면 일대 산기슭이나 밭두렁 등에 자라고 있는 양하는 독특한 향으로 호불호가 분명한 탓에 거의 홀대받고 있는 형국. 생으로 먹으면 입안이 얼얼해질 정도지만, 고기와는 찰떡궁합을 자랑해 산적 사이에 끼워 먹으면 쌉싸래한 뒷맛이 일품이다. 봄 혹은 가을에 검지 손가락만한 꽃잎을 잘라 나물로 부쳐 먹고 줄기는 된장국이나 맑은 생선국에 넣으면 풍미를 살려준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1.22 23:02

④ 정읍 녹두·고창 보리 - 탁월한 웰빙식품…영농 규모화 과제

△ 손이 많이 가는 정읍 녹두, 건강식 재료로 엄지손가락 순천 방향으로 빠지는 호남고속도로를 타다 보면 이색 휴게소가 나온다. 동학농민혁명을 이끈 전봉준의 이름을 딴 '녹두장군'에 착안한 정읍녹두장군휴게소다. 여기서는 지역 특산물인 녹두를 활용한 전떡죽식혜 등이 나온다. 체구가 작았으나 결기가 강한 전봉준과 녹두는 사뭇 닮았다. 녹두가 국내 작물이고, 녹두장군의 고장인 정읍에서 녹두 재배가 많을 것이라 생각하면 그러나 오산이다. 녹두의 본래 원산지는 인도. 농업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은 부여 부소산의 백제 군창지에서 녹두와 팥이 출토된 것으로 미뤄 볼 때 삼국시대 이전부터 재배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읍농기센터에 문의해본 결과 최근 녹두를 규모 있게 재배하는 농가는 거의 없었다. 대표적인 이유는 손이 많이 가서다. 척박한 땅에서 잘 자라는 녹두는 키만 크고 열매는 부실한 편. 밑에서부터 차례로 꽃이 피고 꼬투리가 달리는데, 완전히 익은 것을 그냥 두면 꼬투리가 터져 자그만 콩알이 쉽게 흩어진다. 익었다 싶을 때 손으로 직접 따야 하기 때문에 품이 많이 든다는 결론이다. 그러나 녹두는 여름 작물 중 파종기간이 가장 길다. 팥보다 늦게 심기에도 적당해 봄에 심었던 작물이 가뭄 등으로 실패했을 때 대체 작물로 심는 경우가 많다. 이같은 현실을 감안해 농업진흥청이 기계로 한 번에 수확할 수 있도록 개량한 신품종 '다현녹두'를 내놓기도 했으나, 대중화 길은 아직 멀어보인다. 지난해 처음으로 밭 2만6446㎡(8000 평)에 다현녹두를 보리와 이모작하고 있는 은병규(55정읍 고부군 고부리)씨는 "기계로 재배할 수 있어 일손이 많이 들지 않는 편"이라면서도 "올해 태풍 피해가 심해 손익분기점을 낼 수 없으나, 전남의 경우 지난해 1㎏당 1만7000~8000원 정도 팔렸던 만큼 가격 경쟁력은 있는 품목"이라고 자신했다. 이렇게 생산되는 녹두는 싹을 틔워 숙주나물을 생산하는 대기업에서 대량 소비되며, 일부는 고급 음식점이나 병원 등에서 사간다. 녹두는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며, 기를 보완하고 열독을 없애는 데 특효가 있다. 녹두를 불려서 갈아 노릇노릇하게 부쳐낸 녹두전, 녹두와 쌀과 갈아서 자작자작하게 끓인 녹두죽, 녹두를 갈아 앙금을 내려 얻은 녹말로 쑤어낸 청포묵 등이 녹두를 활용해 가장 대중적으로 많이 먹는 음식이다. 이 땅의 척박한 춘궁기를 벗어나게 해준 고마운 보리가 한때 혼식 장려 덕에 눈칫밥을 먹었지만 요즘은 애써 찾는 웰빙식품이 됐다. 그러나 좋은 녹두를 구하기는 힘드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 알곡이 굵고 맛있는 고창 밭보리갈수록 생산량 줄고, 상품 개발 한계보리 살리기 운동이라고 해야 할 판이다. 올해는 전국 보리 생산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22.6%가 줄었다. 한반도 음식 역사에서 밀과 보리의 중요도를 비교하면, 언제나 보리가 앞섰다. 고려시대부터 보리는 대맥(大麥), 밀을 소맥(小麥)이라 분류됐을 정도로 갑(甲)과 을(乙)의 관계로 치자면 보리가 갑에 해당됐다. 1970년대 이후 쌀이 자급자족으로 생산되자, 대체 알곡이었던 보리 재배 면적이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 하지만 밥맛의 다양화를 위해서라도 보리를 살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특히나 보리는 겨울에 자라기 때문에 병충해가 붙지 않아 농약에 안전하고, 쌀에 부족한 영양성분을 보충해줄 수 있는 건강식품이다. 보리는 찰기가 많은 찰보리 계통이 재배 면적의 70~80%를 차지한다. 찰기가 적은 메보리는 보리차 같은 가공용이나 맥주 가공용으로 재배되나, 찰보리는 밥을 섞는 것 외에 보리빵이나 보리국수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전남 영광과 해남 등에서도 재배되는 보리 중 고창 보리가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것은 대개 밭보리여서 알곡이 굵고 맛있기 때문이다. 탄수화물단백질무기질 등이 고루 포함된 보리엔 특히 섬유소가 쌀 보다 10배 이상 많아 장의 원활한 운동도 돕는다. 게다가 보리는 쌀과 함께 밥을 하면 다소 밋밋한 맛이 줄고, 어린 보리 싹을 쓰는 보리개떡이나 제분을 한 보리빵 맛은 밀빵에 비해 고소하다. 보리 싹을 틔워 바짝 말린 뒤 빻아 쓰는 엿기름이나 여름철 보리미숫가루는 시원한 음료로 권할 만하다. 하지만 현대인들에게 인기가 있는 보리밥빵 등은 여전히 별식에 가깝다. 보리 생산량이 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자 고창군은 매년 봄 청보리밭 축제를 통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고, 일부 영세기업마저도 보리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내놓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 예로 고창의 농업회사법인'청맥'은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흑보리로 커피를 만든다. 본격 시판을 앞둔 보리 커피는 지난해 3000억을 돌파한 커피 시장과 연계시켜 카페인 없는 커피로 적극 홍보 중. 하지만 보리 커피만으론 커피 고유의 향이나 맛을 즐길 순 없고, 원두커피와 섞어 마셔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올해 한국음식관광축제 국내기업관에서 보리 커피를 시음해본 소비자들은 "아메리카노와 맛이 비슷한데, 고소하면서도 쓰다"고 했다. 하지만 다양한 상품으로 접목된 보리가 시민들의 식탁과 생활에 안착되기엔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인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1.22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