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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금산사 신중탱화 - 죽은 이들을 위한 의식 극사실적으로 표현

금산사에 관한 기록으로는 삼국유사를 비롯해 금산사사적, 금산사지 등이 있다. 금산사는 백제 말 법왕 대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후 진표율사가 중창하였으며, 고려시대에 혜덕왕사의 중창으로 대사찰로서 규모를 갖추었다.선조 31년 1598년 임진왜란 중 방화에 의해 미륵전, 광교원 등의 가람과 40여 곳의 암자가 모두 소실되었다.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건물을 중수하였으며, 일제시대에는 1934년 전후하여 금산사 미륵전의 보수, 대장전 이건 등 여러 변화가 있었다.국보 제 62호인 금산사 미륵전은 금산사에 있는 3층의 불전으로 현존하는 유일한 조선시대 중기의 건축이다. 1층과 2층은 각각 정면 5칸, 측면 4칸이고 3층은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되어 있다. 기둥 사이에는 모두 공간포를 하나씩 두었고, 공포(처마 끝의 무게를 받치기 위해 기둥머리에 짜 맞춘 나무쪽)는 안팎 모두 2개의 출목으로 되어 있다. 이 건물에서는 고층건물의 안전도를 높이기 위해 각 추녀는 높은 기둥에 연결되고 뒷몸을 파서 박은 후 비녀장을 질러 빠져나지 못하게 했고, 가운데 도리의 동요를 막기 위해 동자기둥을 세워주는 등 세심한 배려가 엿보인다.특히 미륵전 한켠에 있는 신중탱화는 국보와 보물 등의 유물은 아니지만 당대 문화상을 보여주는 자료다. 1890년 고종 27년에 화사였던 종준, 정선, 평종, 법인, 선진, 정연 등이 참여해 완성한 작품인 이 신중탱화는 가로 225센티미터, 가로 240센티미터의 크기다. 견본채색으로 구성된 이 신중탱화에 제석과 범천이 있는데, 녹색 두광을 쓰고 보살형태로 각기 연꽃을 들고 있고 일관천자와 월관천자가 제석과 범천 옆에 배치되어 있다.이와 함께 하단에는 금강저를 짚고 서 있는 위태천이 날개 깃이 달린 투구를 쓰고 무복을 입은 모습으로 중앙에 버티고 서 있고, 그 좌우로는 무기를 들고 무복을 입은 신장들이 배치되어 있어 화려함 그 자체다. 그 사이로 악기를 연주하는 천녀, 천기, 번을 들거나 공양을 드리는 천녀와 동자들로 둘려 싸여 있다.특히 바라, 곡경비파, 횡적, 비파 등 관, 현, 타악기 등이 화려하게 구성돼 있는 신중탱화는 동시대에 사용되었던 음악상을 반영하고 있어 시각적, 청각적인 형태로 구성돼 있어 화려한 색채미까지 극대화시켜 놓았다.이 유물은 사찰이라는 불교적 공간에서 무속적인 요소가 가미된 작품이 공존하고 있어 당대 사찰에서도 극락천도 등을 위해 민속적이고 무속적인 장르와 서로 교감하고 형성 되었던 문화를 유추할 수 있다. 살아있는 사람들이 죽은이를 위해 의식을 펼쳤던 모습이 100여년이 넘어서는 오늘날에도 생생한 현실세계로 그려져 있다. 우리 미술과 전통음악의 만남이 세련되면서도 극사실적으로 표현된 작품이라 칭할 수 있다./전북도문화재전문위원·한별고 교사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5.02 23:02

"'독립영화 = 재미없는 영화' 편견 깨졌죠"

Q =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영화를 가장 많이 본 사람은.R = 프로그래머. 딩동!Q = 그 다음으로 영화를 가장 많이 본 사람은.R = 자막팀. 딩동!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가 개막하기 2개월 전부터 자막팀이 가동됐다. 자막가들은 올해 초청된 상영작 42개국 184편의 영화들을 나누어 본 뒤 음성을 추출해 장면 장면에 맞게 자막을 넣고, 영화제 기간 사고 없이 자막 상영을 돕는 일. 이를 위해 적게는 10편 안팎의 영화들을 안 좋은 비디오 화면으로 수십 번 반복해서 봐야 하지만, 이들의 고충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좋은 경험이나 해보자"는 심정으로 달려들었다가 영화를 수없이 본 덕분에 빨간 토끼눈이 되고야 만 국성호(28) 오신애(24) 홍아라(24전북대 행정학과 4)씨는 올해 처음 전주영화제 자막팀에 합류한 '용감한 녀석들'이다."맨 처음 자막을 넣을 땐, 한글 자막 없이 하거든요. 처음엔 이게 무슨 말인가 싶고, 두번 째 봐도 이런 뜻인가 싶고, 번역이 와서 보면 '아! 그런 말이었구나!'하게 돼요."(웃음) 국성호씨의 이야기에 홍씨도 "대사가 없는 영화도 있지만, 빠른 대사가 나올 경우 놓치지 않고 챙겨야 하는 세심함이 많이 요구됐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소에 접하기 힘든 영화들을 보면서 견문이 넓어진 것 같다"고 했다. 오씨는 자막팀으로 활동하면서 느낀 가장 큰 보람으로 "남들보다 영화를 가장 먼저 보게 된다는 것"이라면서 "아무래도 내가 자막을 넣은 영화는 '내 영화'라는 자부심이 생긴다"고 말했다.오씨가 꼽은 잊을 수 없는 영화는 〈나는 너의 것〉. "초반에 받은 영화인 데다, 가장 오래 봤고, 가장 많은 공이 들었다." 이 영화는 20대 여성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법한 사랑과 상처, 치유의 여정을 그린 로드 무비. "소장하고 싶을 만큼 음악이 너무 좋았지만 영화제 개막 전 극장에서 자막 상영을 연습해보면서 실수가 나와 애증이 담긴 작품이 돼 버렸다." 국씨는 "남자라면 갖기 쉬운 로봇에 대한 환상 혹은 열광을 담은" 〈로보-G〉에 애착이 가장 많다. 로봇 탈을 쓴 할아버지가 전하는 좌충우돌 코미디는 영화제 기간 매진 행렬을 이뤄 스스로도 뿌듯했다. 〈불가의 앉아〉를 통해 "내가 결혼해서 40~50대가 되면 저런 부부의 모습이었으면" 생각한 것도 잊을 수 없는 경험. 영국의 신예 벤 리버스의 첫 장편 데뷔작〈바다에서의 2년〉은 홍씨의 뇌리에 남는 작품이다. "단조로운 노인의 일상을 흑백영화로 표현해내 지루하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마치 노인을 몰래 지켜본 것 같은 기분이 오래토록 남는다"고 했다. 이들이 영화제를 통해 함께 배운 것은 뭘까. 낯선 영화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다. '삼총사'는 "무엇보다 '독립영화 = 재미없는 영화'라는 편견이 완전히 깨졌고, 아무리 재미없는 영화라도 여러 번 보면 재밌는 구석을 발견하게 된다"면서 "남은 기간 관람객들이 전주영화제를 마음껏 즐겨 달라"고 당부했다. 사소한 실수는 너그러이 눈감아 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02 23:02

"고전영화, 자체 한계로 붕괴" 예술영화의 반복된 공격에 의한 것은 아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가 신설한 '게스트 큐레이터'는 영화평론가 혹은 감독이 직접 주제를 정한 뒤 영화를 선정하고, 강연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JIFF, 줌 인'에서는 전 세계 영향력 있는 영화평론가이자 에딘버러국제영화제의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크리스 후지와라가 초청됐다. '파열 : 고전영화의 붕괴'를 주제로 한 그의 이야기를 요약한 것이다.'파열 : 고전영화의 붕괴'는 영화가 성행하던 시절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영화는 영화제작 방식에 관한 측면과 관객의 특성 및 취향에 얽힌 측면에 입각해서 접근해 볼 수 있다.영화가 주요 예술 매체 혹은 사회 관습으로 여겨지는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대개 1930년대에 영향력이 가장 많고 안정적이었다. 영화의 안정성은 2차 세계대전 직후에 붕괴하기 시작했지만, 1960년대 ~ 1970년대에 그 영향력이 두드러졌다. 이 시기에는 '고전', '주류', '일반', '상업'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영화에 대해 정면으로 맞선 예술 영화가 등장했으며, 이러한 현상은 영화를 만들던 모든 주요 국가들에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나는 '파열 : 고전영화의 붕괴'를 통해 예술 영화의 반복된 공격에 의해서라기보다 고전영화 자체가 가지고 있던 문제점으로 인한 붕괴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1960년에 첫 영화를 연출했던 안토니오 마르게리티 감독은 고전영화가 무너지던 시기에 등장했던 영화제작자들의 전형을 잘 보여 준다. 그는 서사적인 측면보다는 표현의 강도, 감정, 분위기에 의존하는 새로운 방식을 사용했다. 안토니오 마르게리티 감독의 명작 〈캐슬 오브 블러드〉(1962)는 배우의 머리 위에서 내리쬐는 조명, 한 장면에서 사용된 여러 대의 카메라, 무작위적인 시점 등 초창기의 TV에서 사용되던 기법이 두루 사용됐다. 핸드 헬드 카메라로 촬영된 한 장면에서는 별안간 어느 여인이 침실에서 공격을 받고 살해당한다. 여기서 카메라가 정지돼 있다는 점이 불안한 요소다. 또한, 줌 렌즈를 사용함으로써 거추장스러운 초자연적 대상이 강조되기도 했다. 안토니오 마르게리티 감독의 영화에는 이러한 장비 사용으로 인해 불안정한 세계가 만들어졌다.클로드 샤브롤은 뛰어난 감독이지만 서스펜스 스릴러를 중심으로 하는 상업영화를 고수했다는 이유로 프랑스 누벨바그 시대의 다른 감독들에 비해 저평가됐다. 그가 만든 〈파멸〉(1970)의 여자 주인공 헬렌(스테파니 오드랑)이 변호사(미셸 뒤쇼수아)와 함께 교통수단의 하나인 트램을 타고 여행하는 장면은 해당 영화뿐 아니라 그의 모든 작품을 통틀어 손꼽히는 명장면이다. 이 대목에서 서사적 요소가 개입되면서 온갖 시련을 겪던 헬렌이 안정을 찾고 영화의 분위기도 달라진다. 감독은 마치 그녀에게 '그동안 삶에 얽매여 있었으니 이제는 인생을 즐겨라'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그런데 마치 그녀가 자유를 찾는 이 한 부분을 위해 영화 전체가 만들어진 것처럼 보일 정도로 지나치게 강조 돼 있어서 영화의 구성이 흐트러진다. 여기서 트램은 영화와 친밀감을 형성한다. 초창기에는 인류가 시공간을 지배하는 데 큰 기여를 했던 기술을 찬양하는 영화들이 종종 만들어졌다. 이번에 소개하는 영화들 가운데 빈센트 미넬리 감독의 〈낯선 곳에서의 2주〉(1962)에서도 잭 앤드러스(커크 더글러스)가 타고 가는 차가 유독 눈에 띈다. 이 장면에서는 주인공의 정신적 상태 변화가 잘 드러난다. 클로드 샤브롤이 사용한 트램은 창이 크고 탁 트여서 주인공을 외부와 소통시킨 반면 빈센트 미넬리의 영화에는 외부와 단절된 자동차가 등장한다. 이 장면에서 보이는 주인공의 정신세계는 현실로 돌아오려는 순간에 현실과 가장 큰 거리감이 조성된다. '파열 : 고전영화의 붕괴'에 나오는 또 다른 교통수단을 언급하자면, 바로 192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까지 활약한 구 소련의 미하일 롬(Mikhail Romm)이 만든 〈1년의 9일〉(1962)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열차를 들 수 있다. 이 장면에서는 카메라가 거리를 만들기도 하고 좁히기도 하는 도구로 사용됐다. 미하일 롬은 이런 카메라 사용을 통해 공산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기본 여건에 대해 말해 주고 있다. 〈1년의 9일〉은 인간의 기억, 관계, 탄생에 대한 영화다. 영화에서는 마치 인간이 탄생하는 순간이 공허하며 인간은 처음부터 버림 받은 존재인 것처럼 표현된다. 영화 후반부에 방사능 노출로 인해 서서히 죽어 가는 주인공은 자신이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고향으로 돌아오는데, 미하일 롬은 그 장면에 이어서 주인공이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열차를 타고 떠나는 장면을 보여준다. 두 사람이 열차를 타고 멀어져 가는 이 장면은 가까이 있어야 할 것들이 모두 사라져 간다는 사실을 표현하며 현실의 내면이, 혹은 관객과 영화 속 세계 사이가 파열되고 분해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그 장소에 여자가 있으니〉5/3 오전 11시 J5〈1년의 9일〉5/3 오후 8시30분 C3(GV)〈사고뭉치 간호조무사〉5/2 오후 5시30분 C3(GV)〈선택〉5/3 오후 2시30분 M7〈파티〉5/4 오전 11시30분 M7〈프랑켄슈타인과 지옥에서 온 괴물〉5/3 오후 5시 J5〈캐슬 오브 블러드〉5/2 오후 8시 M10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02 23:02

[일반]제82회 남원 춘향제 결산 - '최우수 축제' 가능성 인정받아'

제82회 춘향제가 1일 4개 부문에서 29개 행사를 모두 끝내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4년연속 문화체육관광부의 우수축제로 선정된 이번 춘향제는 '최우수축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평가와 함께, 일부 아쉬움이 교차했다.'얼씨구 춘향사랑!'이라는 주제로 5일동안(4월27일∼5월1일) 이어진 이번 춘향제는 전통과 예술, 놀이와 체험이 함께하는 전통 축제의 진수를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판소리계의 거목인 안숙선 명창이 이환주 남원시장과 함께 공동제전위원장을 맡으면서, 프로그램의 수준도 크게 높아졌다. 남원시는 축제기간 내내 화창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가족, 연인, 여행 동호인 등 수십만명의 방문객이 운집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축제 분위기는 개막식과 함께 고조됐다. 남원시립국악단, 전주시립국악단, 익산시립예술단, 판소리합창단, 60인조 가야금병창단의 개막식 공연이 관객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이 관심은 국악 중심 프로그램의 성공 가능성을 예감케했다.이와함께 춘향제향, 춘향시대 속으로, 춘향전 대동길놀이, 춘향선발대회, 춘향국악대전, 안숙선 명창과 함께하는 창극이야기, 춘향가 연창, 심야 퓨전 국악콘서트, 남원농악한마당, 창극 춘향전, 명인·명창 국악대향연, 전국시조경창대회, 판소리 완창 등의 프로그램도 82회 춘향제의 내실을 다지는데 기여했다.다만 정확한 방문객수 집계가 결여됐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정확한 통계가 나와야 춘향제의 성공여부를 제대로 진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일부 시민들은 "화창한 날씨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올해 춘향제는 방문객 수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둔 것 같다"며 "하지만 이는 예측에 불과한 것이며, 향후 춘향제를 제대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방문객수 집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홍성오
  • 2012.05.02 23:02

제82회 춘향제 폐막…"역사·전통성 확인"

전통문화축제인 제82회 춘향제가 4개 부문 29개 행사를 끝내고 1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얼씨구, 춘향사랑'을 주제로 한 이번 축제는 춘향 주제의 상징성을 집중 조명해 전통, 예술, 놀이, 체험이 함께하는 전통 행사의 진수를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개막식 무대는 남원의 젖줄 요천 수중에 설치돼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안숙선 위원장의 축창 개막선언과 1천여개의 소원 청사초롱, 요천의 유등, 풍등, 요천변의 경관 조명이 동시에 불을 밝혀 환상적인 무대를 연출했다.축하공연은 남원 시립국악단, 전주 시립국악단, 익산 시립예술단, 판소리 합창단, 60인조 가야금병창단이 참여해 무대를 웅장한 국악으로 채워 관객을 사로잡았다.광한루원에서 열린 '춘향시대 속으로'는 중심프로그램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는 평이다.동헌재판, 사또 생일잔치, 월매집의 서민풍류, 민속장터 등 관객 참여형 퍼포먼스로 마련된 춘향시대가 최고의 인기를 끌었다.춘향시대는 춘향전의 원전을 배경 삼아 관광객이 직접 퍼포먼스에 참여하고 체험했다는 점에서 높은 호응을 받았다.광한루원 잔디밭에서 치러진 '춘향제향'은 제향의 진정성과 정체성을 확인했다. 특별 제작한 제원 복과 두루마기를 입은 원로 50명이 전통제례를 연출했다.방자 체험마당에서는 45여 개 부문에 이르는 다양한 체험행사가 열려 연일 수만 명의 관광객들이 운집해 성황을 이뤘다.실제 결혼식으로 진행된 다문화 가정 전통혼례에는 관광객들이 하객으로 참여해 한마당 축제의 장이 되었다.춘향제의 하이라이트인 춘향선발대회는 전국에서 312명이 참가해 인기를 실감했다.이환주 시장은 "올해 춘향제는 82년의 역사성과 전통성을 다시 한번 확인한 축제였다"며 "전략적 시기조정과 축제장의 집중을 통해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2.05.01 23:02

새만금 상설공연 대장정…개막공연 가보니

지난 28일부터 11월 4일까지 6개월이 넘게 펼쳐지는 새만금 상설공연의 대장정이 시작되었다. '아리울 예술창고'(새만금 방조제 33센터 앞)로 변모된 이 공연장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와 전라북도의 협력으로 급하게 지어진 건물이었다. 올해 도로부터 위임 받은 전주세계소리축제이 새만금상설공연추진단(단장 오진욱)을 꾸리고 새롭게 단장한 아리울예술창고에 새로운 공연물로 승부수를 내걸었다. 지난 28일 올린 개막 공연은 다채로운 국악을 창용한 음악의 향연이었다. 2012년 한 해를 장식할 프로그램은 새만금 지역이 고향인 최치원의 고고한 선비정신을 주제로 하는 '아리울 이야기 콘서트'. 국악밴드와 실내악단, 그리고 넌버벌 퍼포먼스로 구성된 박진감과 호소력 짙은 가수들의 열창이 이어졌다. '온소리예술단'과 '이창선의 대금스타일'은 능청맞은 출연자들의 농익은 연기에 이어 '휴먼스'와 '나르샤 실내악단'의 서정적인 리듬은 추억의 감상에 빠져들게 했으며, 국악밴드 '소름'의 노래는 파격적인 하드락 공연으로 흥을 선물했다. 특히 올해 참여하는 공연단들의 쇼케이스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개막 공연은 국악에 현대적 감성을 덧입힌 퓨전으로 젊은이들이 공감할 수 있게 편성되었다는 점에서 새만금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상당한 관심과 참여가 동반될 것으로 보인다.아쉬운 점은 전반적인 프로그램 구성이 퓨전 국악으로 편중됐다는 점이다. 물론 시즌별 테마공연으로 5월에는 어린이날에 맞는 '키즈 페스타'(kids fiesta), 8~9월에는 한 여름의 열기를 느낄 수 있는 '락 페스타'(rock fiesta), 10월에는 가을의 감성에 젖는 '어쿠스틱 페스타'(acoustic fiesta)가 연이어 올려지지만, 콘서트 위주여서 불특정 다수의 관광객들을 사로잡기 위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극장 내부는 무대를 객석과 더 가까이 할 수 있도록 배려했고, 내벽은 깔끔한 방음벽으로 둘러 관람객들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주인점을 뒀다. 공연장 외부에는 바람 쉼터를 세워 변화를 줬다. 지난해 상설 공연장을 반면교사로 삼아 올해 사업을 야심차게 담아내려는 진일보한 노력으로 평가된다. / 류경호(전주시립극단 상임연출자)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01 23:02

'시티:홀' JIFF가 찍은 될성부른 다큐

전주국제영화제가 한국영화산업 발전을 위해 '프로젝트 마켓'을 열어 '싹수'있는 곳에 매년 투자를 해오고 있다. '전주프로젝트 프로모션'(JPP) 이라는 이름으로 공모를 통해 영화제 기간 지원작을 발표한다. 지난 주말 진행된 올 JPP 행사는 총 90개 회사 350명의 영화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프로듀서 피칭, 다큐멘터리 피칭, 워크 인 프로그레스 3개 부문으로 나누어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받았다. 이날 단연 돋보인 평가를 받은 작품은 다큐멘터리 피칭 분야에서 정재은 감독의 '시티:홀'. 건축이라는 시대적, 대중적 코드와 서울시신청사 건축과정의 부조리를 고발하겠다고 기획한 이 프로젝트는 1000만원의 제작지원금과 영화자막 현물지원, SJM문화재단의 다큐멘터리 제작지원금 5000만원, 그리고 관객상까지 휩쓸었다.참신한 기획력이 돋보이는 실력있는 신진 프로듀서를 발굴하기 위한 취지의 프로듀서 피칭에서는 오가음 프로듀서의 '얼룩'이 지원작에 선정됐다. 또 전주영화제와 함께 해온 감독과 프로듀서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제작 진행중인 참신한 독립영화 기획들을 영화산업 관계자들에게 선보이는 '워크 인 프로그레스'에서는 마티아스 피네이로 감독의 '비올라'가 지원작에 선정됐다. 독창적인 미학적 컨셉이 작품의 제작과정과 형식에서 충분히 제시되고 있다는 점 등이 평가받았다. 지원작 선정은 3개 분야별 심사위원단을 구성하고, 분야별 본선에 진출한 5편의 작품에 대한 피칭과 심층 면접 등을 통해 선정한다.다음은 수상작.〈프로듀서 피칭〉△기획개발지원금=얼룩(오가음) △JJCA지원상=괴물들(양명숙) △관객상=미확인거주물체(윤경돈)〈다큐멘터리 칭〉△제작지원금,(주)프르모디티 제작지원, 관객상 =씨티:홀(정재은 감독) △JJCA지원상=철의꿈(박경근 감독) △SJM문화재단 제작지원금=시티:홀, 만신(박찬경 감독)〈워크 인 프로그레스〉△제작지원금=비욜라(피네이로 감독) △JJCA지원상, 관객상=탐욕의 제국(홍리경 감독)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5.01 23:02

화제작 〈MB의 추억〉 올린 김재환 감독 "MB 정권 5년 정산하고, 다음에 더 나은 선택하자"

지난 29일 오후 8시30분 전주 메가박스 4관에서 첫 선을 보인 김재환 감독의 〈MB의 추억〉.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격변기인 데다, '가짜' 맛집 프로그램을 고발한 전작 〈트루맛 쇼〉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터라 이번 상영작에 관한 관심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번 'JIFF, 줌 인'에서는 입석까지 꽉 메운 화제작을 만나봤다. 〈MB의 추억〉은 2012년 유권자의 관점에서 2007년 후보시절의 MB를 바라보기, MB의 관점에서 당시의 유권자를 바라보기를 시도했다. 영화는 시종일관 '가카'가 "서민을 위한 경제를 살리겠다"면서 내건 '747 공약'(7% 경제성장률·4% 소비자물가 상승률·세계 7대 경제대국 달성)을 외치는 영상이 이어진다. 뒤이어 이것이 '공약'(空約)임을 보여주는 촛불 집회, 반값 등록금 투쟁 등에 관한 영상이 나오면서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찬조 출연' 혹은 '우정 출연'으로 당시 대권 주자로 나왔던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과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를 비롯해 MB의 지지자였던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전여옥 전 국회의원 등의 '말말말'을 살펴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관객과의 대화(GV)에 나선 김재환 감독은 선대인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 소장(세금혁명당 대표), 맹수진 전주영화제 프로그래머와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객석에선 영화 제작 배경부터 행복한 세상에 대한 기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김 감독은 "(이 영화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MB 정권의 지난 5년을 제대로 정산하고, 다음에 더 나은 선택을 취지에서 찍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가 유포하는 이미지(서민을 위한 '경제 대통령')를 그대로 다 받아들이면, MB는 거의 메시아 급입니다. 여기엔 물론 99%냐, 1%를 위한 경제냐는 핵심 정보가 빠졌죠. 그만큼 여론이 유포하는 이미지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봤습니다. 미디어가 유포하는 이미지를 이제 합리적인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자는 화두를 던지고 싶었습니다."선 소장 역시 "〈MB의 추억〉 중 'MB'는 '무한비리','멘탈붕괴'의 줄임말"이라면서 "'747 공약'은 '칠 수 있는 사기는 다 한다'는 말의 줄임말"이라고 했다. 이어 "4대강 사업 투입 예산인 22조원은 14년 간 국·공립대 등록금을 무상으로 할 수 있는 금액"이라면서 "그 예산의 이자 수입(1조 1000억)만 갖고도 무상 등록금 20%는 달성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렇다면 김 감독은 이 영화가 과연 상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봤을까. 그는 "몇몇 다른 배급사에서 연락이 왔으나, 말리고 싶다"면서 "(투표해서 세상을 더 좋게 만들자는 취지로) 선거관리위원회가 배급을 맡아 줬으면 좋겠다"고 재치있게 답변했다. 또한 "'〈트루맛 쇼〉가 (맛집 프로그램 제작자는) 속이지 말고, (시청자도) 속지도 말자'는 메시지를 던졌다면, 〈MB의 추억〉은 (정치인이) 속이더라도 (유권자는) 속지 말자'는 이야기를 던지고 싶다"면서 "다음 대선에서 〈근혜의 추억〉이 될 지 〈철수의 추억〉이 될지 모르지만, 국민들에게 사기 치면 정산 당한다. 또 출연 당한다는 경고를 분명히 던지고 싶다"고 했다. 방송인 김제동씨의 '정치가 젊음에 군림하지 않도록, 젊음이 정치를 군림하도록 해야 한다'는 말을 인용한 김 감독은 쏟아지는 박수를 뒤로 하며 12월 투표 독려를 거듭 강조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01 23:02

버스파업 등 악재 속 무난한 성적표 티켓 점유율 주말 평균 90%…개·폐막작 매진에 한국영화 선전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병록)가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무난한 중간 성적표를 받았다.전주영화제는 초반 4·11 총선과 여수세계박람회로 홍보가 밀린 데다, 전주영화제 개막식이 '제48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과 겹치는 바람에 스타 참석률이 저조해 축제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더구나 민노총 전주 시내버스 노조가 파업을 이유로 전주영화제를 향해 협박과 폭언까지 서슴없이 해 전주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영화제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노심초사해야만 했다. 하지만 지난 26일부터 30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전북대 삼성문화회관 등에서 펼쳐진 전주영화제는 전 섹션에 걸쳐 주말 평균 90% 티켓 점유율을 보였고, 야외 공연의 열기 또한 뜨거웠다. 30일 전주영화제 조직위가 밝힌 티켓 점유율은 26일 100%, 27일 66.3%, 28일 92.8%, 29일 89.7%. 올해 일부 상영작 상영 횟수를 2회에서 3회로 늘리면서 전체 극장 좌석수가 6,287석이 증가했기 때문에 조직위는 "이만하면 선전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개막작 〈시스터〉와 폐막작 〈심플 라이프〉가 1500석이 넘는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을 꽉 메우는 매진 행렬을 시작으로 〈불면의 밤 : 두번째 밤〉과 〈로보-G〉, 〈스키야키〉 등이 90% 이상 점유율을 보였고, '한국경쟁', '한국단편경쟁', '한국영화 쇼케이스' 등은 99% 이상 점유율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처음 소개되는 〈땀〉과 〈경찰관〉, 〈흙〉 등을 비롯해 전작을 소개하는 '우치다 도무 회고전'은 전주영화제 이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일부 상영될 예정이어서 티켓 점유율이 예상보다 저조한 상황이다. 지난 28~29일 진행된 베짱이사운드 등이 참여한 관객 파티는 3000여 명이 넘는 관객들이 몰려 인기를 확인했고, 영화전문가 뿐만 아니라 강신주(철학자) 이현우(인문학자) 등이 참여해 폭넓은 소통의 장을 이룬 '오프스크린' 등도 진지한 열기가 사그라들 줄 몰랐다. 영화제 기간 진행될 140여 회 관객과의 대화(GV) 외에도 감독이 영화제에 불참한 특별전의 경우 프로그래머나 평론가 등이 감독을 대신해 설명을 곁들이는 '인트로덕션'이 신설 돼 11회 추가 진행됐다. 하지만 전주영화제의 또 다른 자부심이라 할 수 있는 자원봉사자'지프지기'들은 일부 미숙한 진행 능력을 보였다. '인트로덕션'에 대한 공지가 원활하지 않았고, 영화 〈파멸〉 상영 도중 자막이 일부 잘렸으며, 영화 〈자이언츠〉는 화면의 초점이 잘 맞지 않아 조직위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영화제 전까지만 해도 마대자루를 뒤집어쓰고 거리투쟁에 나선 일부 버스 노조원들은 영화제가 시작되자 앞쪽엔 '한국 노동자 총력 투쟁!'이라고 적고 뒷쪽엔 외국인을 위해 관련 영문까지 친절히 적은 피켓을 들고 다니면서 비교적 조용하게 시위를 진행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01 23:02

명창대회 10번째 도전 끝 영예 "판소리 다섯마당 매진해 곧 완창무대 준비하겠다"

"너무 소중한 상을 받아 기쁘고 그래서 슬픕니다. 앞으로 판소리 다섯마당(춘향가, 심청가, 수궁가, 흥보가, 적벽가) 공부에 더욱 매진하겠습니다."제39회 춘향국악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김미숙 명창의 소감이다. 명창대회 10번째 도전 끝에 대통령상을 차지한 그는 인터뷰 도중 가끔씩 눈물을 보였다. 그동안의 고생에 감정이 복받쳤고, 춘향국악대전을 준비하느라 가정에 소홀해 남편과 2명의 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김 명창은 '춘향국악대전 대통령상을 하늘이 내려주신 상'이라고 표현했다.김 명창은 초등학교 4학년 때 무용에서 소리로 진로를 바꿔 30여년 동안 이 길을 걸었다. 경남 사천이 고향인 그는 "목이 잘 쉬어 어머니와 함께 새벽에 뒷산에 올라 소리를 질렀고, 초중고 시절에는 대회 때문에 소풍과 수학여행도 참석하지 못했다"면서 "가슴속에 슬픔을 담고 나중에 큰 인물이 될 것이라며 스스로를 채찍질했다"고 회고했다.김 명창은 이제 대통령상을 받아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만큼, 마음놓고 공부할 수 있게 됐다며 엷은 미소를 띄우기도 했다. 그는 "더욱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춘향국악대전 대통령상을 주신 것 같다"며 "판소리 다섯마당 공부에 심혈을 기울여 완창무대를 곧 준비하겠다"고 밝혔다.광주예술고, 전북대 한국음악과를 거쳐 목원대 음악대학원에 재학중인 김 명창은 전주대사습놀이 학생부 판소리 장원, 종로국악경연대회 명창부 판소리 국무총리상, 상주 전국민요대회 국무총리상,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판소리 명창부문 차상 등을 받았다. 그는 전북도립국악단원과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수석단원을 역임한 뒤 현재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지도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 문화일반
  • 홍성오
  • 2012.04.30 23:02

가족 통한 속시원한 조롱과 은유

"어제 도착한 따끈따끈한 작품입니다. 식사 시간을 앞두고 관람하기 적당한 작품일 것 같습니다."지난 27일 전주 메가박스 7관에서 열린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병록)의 '숏!숏!숏!2012'의 시사회. 유운성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장난스런 표정으로 김곡김선 감독(예명 '곡사')의 〈솔루션〉과 박정범 감독의 〈일주일〉을 소개했다. 올해 '숏!숏!숏'은 전주영화제와 KT&G 상상마당, 인디스토리가 공동 제작해오던 시스템이 종료되면서 전주영화제가 독자적으로 '숏!숏!숏!'을 제작배급하게 됐고, '세 명의 감독, 세 작품'을 소개하던 형식에서 벗어나 두 명의 감독이 빚어낸 중장편 프로젝트로 변화됐다. 국내 독립영화계 가장 주목받는 감독들이 초대되면서 기대를 잔뜩 모은 영화. 역시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전주영화제를 처음 방문해 관람한 이들에겐 'X'씹은 표정이 됐고, 전주영화제에 대한 이해를 갖고 있는 이들은 "역시 전주영화제 답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 독립영화계의 '코엔 형제'라 불리는 '곡사'가 내놓은 〈솔루션〉은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한 코미디. 영화는 대한민국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TV 문제해결 프로그램 '솔루션'을 통해 자신의 배설물을 먹는 '식변증'에 걸린 아이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한 가족의 붕괴를, 더 나아가 사회의 부조리함을 풍자했다. 영화는 "국가의 축소판인 가족"을 통해 "똥을 똥으로 부를 수 없는 사회"를 향한 따끔하고도 속 시원한 조롱과 정치적인 은유를 시도했다. 너무 혐오스럽지도 사실적이지도 않아, 편안하게 웃어넘길 수 있는 수위. 박정범 감독이 내놓은 〈일주일〉은 사회의 온갖 부조리함을 다 건드려놓고 봉합이 안 된 채 끝나 버려 불편함을 주는 영화다. 영화는 배우를 꿈꾸며 대리 운전을 하는 누나 진이가 외제차와의 접촉 사고로 380만 원을 빚을 갚기 위해 건설 노동자로 일하는 동생 철이와 보낸 불행한 1주일을 응시한다. 전작 〈무산일기〉와 〈일주일〉 모두 고통스러운 현실을 견디던 주인공들이 마지막에 극단적인 폭력을 행사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일주일〉은 주인공의 따뜻한 인간미가 느껴진다는 점에서 암울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다소 누그러진다. 시간에 쫓겨 연기를 감행하고, 뒷부분을 넣지 못해 아쉽다는 박 감독은 "그러나 이것이 지금, 우리의 현재 모습"이라고 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4.30 23:02

담백·고졸한 문인화…철쭉에 깊은 애정

"나이 들면 나이 값하고, 배우면 배운 값하고, 명예가 있으면 명예 값을 해야 하는 게 도리 아니겠습니까."전주대 교수와 대학 박물관장을 역임한 치산 최종인 선생(사진)이 팔순전을 갖는 소회를 이렇게 답했다. 나이와 배움, 명예에 대한 사회적 책임감을 이야기한 것이다. 팔순의 나이에도 작업에 대한 그의 열정은 여전하다. 다만 나이가 있어 그림의 장편소설이라고 할 산수화 쪽은 다소 버겁다. 문인화가인 그가 지금도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소재는 철쭉."이맘때면 남녘 한라산에서부터 전국이 온통 철쭉천지지 않습니까. 가정의 화단에까지 지천으로 있어 그만큼 친근한 꽃이 철쭉 입니다."홍색, 흰색, 노란색, 분홍색, 자색 등 꽃 색깔이 다양하고, 여러 형태의 꽃잎이 있는 것도 그가 철쭉을 사랑하는 이유다.그는 특히 무주 덕유산 철쭉을 좋아한다. 전국에서 가장 늦게 피고, 꽃과 잎이 넓죽하고 풍요로워 그 호담함이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같다고 했다. 오래된 고목의 철쭉이 많은 것도 매력이다. 부인과 동행한 덕유산 스케치 여행에서 부인이 사고로 위험했던 상황을 겪은 후 예전처럼 덕유산 철쭉을 맘껏 그리지 못하는 게 아쉽단다.그가 그린 대형 덕유산 철쭉 그림은 청와대(7점)와 전북도청(2점), 전주 한옥마을 등에서 관람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한국화가 이철량 교수(전북대)는 문인화가로서 치산 선생을 치켜세웠다. "겉모습만 문인화의 흉내를 내고 있는 많은 이 시대의 문인화를 보면서 치산 선생의 품격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며, 무엇보다 멋을 부리지 않은 담백하고 고졸한 맛을 높이 평가했다. 또 이번 전시가 치산이 그간 걸어왔던 면모를 새롭게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이번 전시회에서는 또 치산이 수집했던 소장품들을 만날 수 있다. 중국의 장계석 총통이 애장했던 심경 박세원의 작품을 비롯, 석전 황욱, 남정 최정균, 원곡 김기승, 벽천 나상목, 토림 김종현, 현림 정승섭 선생 등의 작품들이 출품됐다.그의 이번 전시회는 100명에 이르는 지인과 각계 인사들이 추천위원으로 참여했으며, 전주예총과 전주YMCA 주최로 마련됐다. 김원용기자 kimwy@△치산 최종인 팔순 작품전=5월3일까지 전북예술회관 1층 제 12전시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4.3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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