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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문화관 인기 후보지 광화문 주변"

정부가 2012년 개관을 목표로 추진 중인 한글문화관의 주요 후보지 중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경복궁(광화문) 일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최근 전국 540명을 상대로 벌인 '국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8.8%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할 수 있는 위치로 경복궁 일대를 꼽았다. 이어 세종대왕기념관(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35.6%, 국립중앙박물관(서울 용산가족공원 일원) 15.8%, 경기 여주 세종대왕릉 일대 8.2%, 기타 1.6% 등 순이었다. '한글의 위상을 가장 높일 수 있는 위치' 또한 경복궁 일대라는 응답자가 41.9%로 가장 많았으며, 그 뒤를 세종대왕기념관(34.4%), 국립중앙박물관 일대(13.5%), 여주 세종대왕릉일대(9.0%), 기타(1.2%) 순으로 이었다. 이 설문 조사는 문화부의 '한글문화관 구상안' 연구용역의 일환이며, 현재 각 지방자치단체의 제안까지 포함한 12개 후보지 중 광화문 열린마당, 용산가족공원, 세종대왕기념관, 여주 세종대왕릉 주변 등 4곳을 주요 후보지로 놓고 장단점을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중 국민 설문 조사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얻은 광화문 열린마당은 상징성, 접근성, 다른 시설과의 연계성 등이 모두 뛰어나지만, 서울시 소유 용지여서 별도의 협의 과정이 필요하다. 한글문화관은 문화부가 한글의 우수성을 보여주기 위해 건립을 추진 중인 복합 문화시설로, 세계문자관ㆍ미래한글관ㆍ한글문화예술관ㆍ연수시설 등을 갖출 예정이다. 이런 내용은 한글문화관의 건립 추진 과정에서 여론 수렴 및 자문 등 역할을 맡은 한글문화관건립추진위원회 주최로 2일 오후 2시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열리는 '한글문화관 어디에 건립하는 게 좋은가' 발표회에서 공개된다. 이 행사에는 이원복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실장, 고정균 서울시의원, 여주군 공무원 등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들도 참여해 용산공원, 광화문 열린마당, 여주 세종대왕릉 주변 등지의 입지에 대해 의견을 제시한다. 한편, 문화부 관계자는 "부지는 미래의 연계 개발 가능성까지 따져 올해말까지 결정할 계획"이라며 "여러 후보지 중 최종적으로 어느 부지를 선택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11.02 23:02

[문학] 깊어가는 가을서정 '잔잔한 詩의 울림'

"'한 생애에 갈 수 있는 거리에 그대가 서 있다면'. 이 구절이 뇌리에 스쳐 몸부림 치다가 쓴 시가 '사랑에게'입니다. 욕심같이 되지 않아 평범한 시가 돼버렸지만요."30일 오후 3시 스타상호저축은행 부설 고하문예관에서 열렸던 '제17회 시와 소리의 만남'에 초대된 국효문 시인은 자작시 '모닥불', '영산강'을 낭송하면서 자신의 시세계를 풀어놓았다.시'모닥불'은 그가 서울 광릉의 이광수 문학비가 있는 봉선사에 갔다가 모닥불을 보고, 마음이 울렁울렁해져서 쓴 시. 국 시인은 "시'영산강'은 문인들과 1년간 광주의 젖줄인 영산강 발원지 용소부터 목포까지 답사하면서 몸으로 부대껴 쓰게 됐다"며 "광주의 맺힌 한을 시원하게 풀지 못해 아쉬운 감이 많다"고 덧붙였다.그간 바깥 출입을 자제해왔던 안도현 시인도 이날 초대됐다. 조선시대 실학자 이덕무씨가 쓴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에서 착안한 시 '국화꽃 그늘과 쥐수염붓'과 함께 시에서는 드물게 하오체를 시도한 '직소폭포'를 소개했다.안 시인은 "속수무책으로 쏟아지는 물줄기엔 강한 기운이 서린다"며 "하오체를 통해 푸른 비명을 내지르는 직소폭포의 남성적 이미지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특히 좀처럼 듣기 힘든 공후소리도 함께 했다. 공후는 중국의 '쟁'과 우리나라 전통 악기인 '양금'의 현을 합쳐 만든 23줄의 현악기. 조보연 전북도립국악관현악단 단원이 '작은 꽃의 노래','나비가 되어'를 공후로 연주, 깊어가는 가을서정을 더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9.11.02 23:02

[전북의 문화콘텐츠 50] (28)순창 고추장

▲ 장하다 순창!한류 브랜드 중 제일 먼저 치고 나간 첨병이 드라마와 아이돌스타였다면 그 진정한 마무리는 한식으로 완성될 것이다. 호텔에서 막걸리를 팔고 떡볶이를 메인 메뉴로 해서 외국인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 신문과 방송의 문화면을 장식한다. 거기다 전주 비빔밥집이 프랑스 파리에 들어섰다는 소식도 들린다. 김치에 이어 비빔밥은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우리의 전통식품. 비빔밥에 들어가는 고추장은 당연히 다른 나라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우리 한국인만의 창작품인 것. 일식의 세계화를 위한 최대공신이 간장이라면 한식의 세계화 공신은 당연히 고추장이 되지 않을까?순창하면 고추장이고 고추장 하면 순창이다. 순창은 전통식품 인지도 면에서 이론의 여지가 없이 1등 브랜드와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왜 순창일까? 세상엔 1등만 있는 게 아니다. 야구도 축구도 모두 아까운 후발주자가 있다. 그러나 순창고추장을 잇는 2등은 눈을 씻고 봐도 안 보이니 신기한 일이다. 그래서 인구 3만의 산으로 둘러싸인 내륙의 소읍 순창이 갖는 고추장과 관련된 콘텐츠를 들여다보았다.▲ 고추장 마을순창읍 백산리에 자리한 고추장 마을은 이미 유명한 관광명소다. 마치 한옥마을을 옮겨놓은 듯한데 하나 같이 할머니들의 이름을 브랜드화 하여 제조와 판매를 함께하고 있었다. 주차장은 거대했고 반듯하게 너른 길로 설계된 고추장 마을은 맛집 기행을 하는 버스와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로 붐빈다. 관광객들의 손에는 고추장만이 아니라 된장과 청국장 그리고 각종 장아찌들이 들려있었다.이곳 순창의 고추장 마을은 1997년에 조성되었다고. 전통 장류산업 발전을 위해 순창 지역에 흩어져 있던 제조가공업체 54곳을 한 자리에 집적화시킨 이곳은 장류체험관과 더불어 한 마디로 작은 식품클러스터였다. 가게 안을 들여다보니 고추장 뿐 아니라 재래식으로 만든 된장, 매실과 더덕 그리고 굴비 장아찌를 비롯 간장부터 청국장까지 다양한 양념과 반찬류도 함께 판매하고 있었는데 온라인으로도 주문이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집집마다 수백여 개의 고추장 된장독이 즐비한 이곳 고추장 마을에 축제가 없을 리 없다. 해마다 10월에 열리는 장류축제에서는 장류 국제포럼을 비롯 순창고추장 요리 경연대회와 국악대전 등 프로그램이 마련되었는데, 올해는 아쉽게도 신종플루 여파로 축제가 취소되었다고.▲ 순창장류연구소·장류체험관 숙소고추장 민속마을 뒤쪽에 장류연구소가 있었다. 2006년 3월에 건립된 이곳 연구소는 국내 최초로 장류연구소다. 한국에서 가장 뛰어난 발효기술과 발효식품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니 만큼 순창에 설립된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무슨 일을 할까? 연구와 홍보까지 책임을 맡은 박영수 연구원은 "장맛은 손맛이라는 말에 대한 정서적 이미지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쉬운 설명으로 두 시간 넘게 많은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한 설명을 이어졌다."고추장은 제조되는 지역, 제조시기, 제조자에 따라 다양한 맛을 이어왔지만 어느 환경에서 가장 좋은 맛을 내고, 어떤 조건이 갖춰져야 발효가 잘 되는 지에 대한 과학적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서 장류산업의 과학화를 지향합니다. 순창에는 80여 개의 장류제조업체가 각기 다른 방식과 기술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모든 업체를 모니터링하고 이력관리시스템을 확대 구축해서 소비자들의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그 목적입니다."전통식품의 인지도 향상을 통한 판로 확대와 전통장류의 국제경쟁력 강화 등 당연한 말씀이겠지만 문제는 고추장이 전부는 아니었다. 간장과 된장의 완제품은 물론 장류제조를 위한 원료의 수입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서 '고추장은 순창'이라는 이미지를 활용 '장류 순창'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농산물을 이용한 순창군수인증제를 추진, 그동안 문제점으로 제기돼 오던 원료에 대한 소비자 불신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생산이력관리시스템과 원료에 대한 품종, 생산자, 시비와 작황 등에 대한 정보의 관리시스템 구축 등 크고 작은 일이 하나둘이 아니었다.고추장민속마을 안에는 장류연구소 입구에 장류체험관 숙소가 있었다. 일반 관광객이 체류하면서 체험단에게 숙소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쉽게 말해 호텔급 잠 잘 곳이다. 3만 원의 체류비와 고추장 만들기 등 체험행사비 1만8000원을 내고 고추장 한 팩을 얻어 가면, 이건 속된 말로 대박이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고추장에 관련한 문화박물관이 없다는 것. 순창군은 고추장과 관계된 음식과 영화와 시를 한 데 모으는 문화공간을 마련하는데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기업과 지역사회 윈윈(win-win)전략신기한 일이다. 고추장을 순창만 제조할 리가 없는데, 대기업들은 자신이 개발한 브랜드를 아래에 넣고 순창을 메인에 넣는다. '더더더' 하며 쌀 흔드는 소리와 함께 소비자의 입맛과 더불어 귀에 안착한 이효리 광고로 인해 소위 '효리쌀고추장'은 젊은 여성을 런칭 모델로 하여 새 세대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제품 정보보다 브랜드의 가치를 매출과 연계시키는 것은 대기업이 활용하고 그 덕을 함께 보는 순창이라는 지역사회와 대기업의 윈윈(win-win)전략이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순창이라는 지역명칭을 사용하는 청정원에서는 세계화 우선 식품으로 순창 우리쌀 고추장, 순창 재래식 된장을 정했는데, 2010년까지 수출 주요 품목을 10개 이상 선정해 적용할 방침이란다. CJ제일제당과 주식회사 대상은 고추장의 세계화를 위해 고추장의 매운 맛의 표준화에 골몰하고 있었는데, 고추장을 순한 맛, 약간 매운 맛, 보통 매운 맛, 매운 맛, 매우 매운 맛 등 5단계로 등급화하기로 했고 영문 표기나 매운 맛의 계측 단위에 있어서는 아직 완전히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장수 이미지 순창, 함께 가자!공해 없는 자연에서 자생 음식과 문화를 누리면서 느림을 추구하자는 컨셉이 '슬로우 시티(Slow City)' 개념이다. 청산도, 담양, 악양 등이 슬로우 시티로 지정되면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장수(長壽)마을 순창이야말로 슬로우(slow)에 제격일 것이다. 2003년 7월 타임지 아시아판에는 순창의 103세 박복동 할머니가 표지모델로 올랐는데 한국의 대표 장수마을로 순창이 소개 된 것. 규칙적인 생활과 식습관, 노동이 말해주는 일정한 운동량 등 한 마디로 느림의 실천이 장수의 원인일 것이다. 개발이 늦어 청정지역인 데다 장수식품으로 알려진 고추장·된장 등 발효식품을 많이 섭취한 때문이라는 해석은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장하다 순창!'. 순창읍이 만든 지역 브랜드 로고다. 순창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는 장수식품의 개발과 세계화 그리고 노년에 살고 싶은 장수마을을 만드는 것이야 말로 순창이 살아갈 길이다. 더불어 순창은 강천산과 회문산 자연휴양림, 산림박물관 등 좋은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다. 조금만 멀리 보자. 내장사, 백양사가 지척이다. 단풍철 정읍 내장산에서 산 하나 넘으면 순창이다. 또한 전주에서 한 시간이 채 안 걸리니 전주국제영화제 손님들 순창으로 모실 것은 당연한 일. 순창 한정식과 매운탕이 전주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전주사람 입으로 말하면 어떨까? 임실 덕치의 김용택 시인이 사는 진메마을과 섬진강을 답사하면서 순창고추장 민속마을을 들르도록 하는 것 역시 자연스런 홍보가 될 것이다.서양의 치즈마을 그 자체가 볼거리인 것처럼 순창의 고추장 민속마을 집집마다 즐비한 커다랗고 윤기 나는 배부른 항아리의 모습은 사진발 잘 받는 포토존이 된다. 고추장 민속마을에 권한다. 이름하여 순창표 '양푼비빔밥' 말이다. 반값 아파트도 있는데 반값 비빔밥이 없을 소냐. 뚝배기 말고 양푼에 밥과 나물 그리고 순창고추장으로 셀프 비빔밥을 메뉴로 하면 어떨까? 값은 자장면보다는 비싸고 짬뽕값 정도라면…. /신귀백 문화전문객원기자(영화평론가)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9.11.02 23:02

[전북의 문화콘텐츠 50] 순창읍 이기남 할머니댁 고추장 만들기

순창의 고추장을 비롯한 장류야 말로 대표적인 슬로우 푸드다. 패스트푸드에 질린 아이들과 해외여행에 지친 여행자의 입맛을 내는 데는 역시 고추장이다. 젊은이들이야 커피와 샴푸 그리고 고추장도 마트에서 사는 것으로 알겠지만, 알만한 '어른'들은 옹기에서 천천히 숙성되는 '전통고추장'을 진짜 고추장으로 생각한다.인생 매운 줄 모르는 젊은이들이 고추장의 원료가 고추인 줄이야 알겠지만 과연 메주콩이 들어간다는 것을 알까? 거기다 순창의 햇살과 맑은 물을 감싸는 안개, 그리고 장독에서 오래도록 숨 쉰 것이 이 붉은 고추장이란 것은 모를 것이다. 영화 속 자주 등장하는 메타세쿼이어에 햇살이 쏟아지는 순창의 가을 공기가 청명한 날, 전통고추장을 손으로 직접 만드는 민가를 찾았다.고추장 민속마을 반대편 순창읍 가남리에 자리한 이기남 할머니(88)댁 고가에 들어서자 대갓집 기둥과 기와가 예사롭지 않았다. 이 집 고추장 맛은 순창에서 만석꾼이었던 안동 권씨의 세도와 까다로운 입맛이 원천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즐비한 장독이 눈에 들어온다. 장독 옆에서 일하는 할머니께서 고추장 바른 더덕을 나무 방망이로 찧고 있었는데, 정말로 슬로우 슬로우(slow slow)다.짱짱한 퇴청마루에서 68년 세월의 손맛에 대해 들었다. 선대의 전통을 말하지만 사실 손맛은 시집살이의 산물이다. "잘 느껴 보면 전통고추장은 매운 맛, 단맛, 신맛, 감칠맛이 한 데 어우러져 있어요."좋은 고추장을 만들려면 뭐가 중요한가를 여쭈었다. "일단 좋은 메주를 만들어야 하지요. 11월부터는 매일 메주를 쑵니다." 이 할머니 고추장 레시피의 비법은 식혜에 있었다.식혜를 끓여서 조청이 되기 직전 고추장 재료와 함께 섞으면 검붉은 색깔에 은은한 향기도 일품이라고. 그런데 단맛보다는 약간 짠 듯한 것이 진짜고, 감미로우며 알싸한 맛이 난단다. 햇볕에 잘 건조해 말린 태양초가 필요조건이지만 뭐니뭐니해도 손맛과 정성이 정답이라고 옆에서 따님이 거든다. "고추장 만들기는 한 번 시작하면 쉴 수가 없습니다. 솔직히 돈은 좀 되지만 이건 완전히 중노동이에요."식혜 고추장이라서 최소 6개월 이상의 숙성이 필요하단다. 전통고추장이니 시간이 오래 지나면 살짝 부풀어 오르거나 약간 누기가 낄 수 있는데 이것이 오히려 정상이라고. 이 할머니 고추장은 서울 유수의 백화점에도 납품되고 있었다. 전통장아찌 전수자인 이 할머니 고추장 구입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접근이 가능한데 청국장, 된장, 두릅 도라지 더덕장아찌 등도 같이 구입할 수 있다고. /신귀백 문화전문객원기자(영화평론가)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9.11.02 23:02

국내 출판사 3만개 돌파…'91% 책 못 내'

국내 출판사 수가 처음으로 3만개를 넘어섰다. 그러나 이중 지난해 책을 1종이라도 출간한 곳은 8.7%에 그쳤다. 1일 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백석기)가 발간한 '2009 한국출판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출판사는 3만1천739개로, 2007년 2만9천977개보다 5.9% 늘어났다. 그러나 지난해 1종 이상 책을 내놓은 출판사는 2천777개(8.7%)였으며, 무실적출판사는 2만8천962개(91.3%)에 달했다. 1종이라도 책을 낸 출판사의 비율은 1999년 13.1%, 2000년 10.7%였으나 2002년이후에는 10%대를 넘지 못해 왔다. 지난해 발행된 신간 종수는 4만3천99종으로 2007년보다 4.9%(2005종) 늘어났지만, 발행된 부수는 1억651만5천675부로 1년 사이에 19.6%(2천598만7천444부)나 감소했다. 신간 1종당 평균 정가는 1만2천116원으로, 1만1천872원이었던 2007년보다 2% 높아졌다. 전체 도서 시장에서 인터넷 서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도서 시장 2조5천804억원 중 인터넷 서점 시장은 8천225억원(31.9%)을 차지했다. 2007년의 29.2%보다 2.7%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그만큼 중소 서점의 어려움은 커져 전국의 서점 수는 2003년 2천247곳, 2004년2천205곳, 2005년 2천103곳, 2006년 2천65곳에 이어 2007년에는 2천42곳으로 해마다줄었다. 특히, 10평 미만의 작은 서점은 2003년 914곳에서 2004년 302곳, 2005년 316곳,2006년 192곳, 2007년 138곳으로 급감했다. 한편, 전자책과 전자사전, 모바일북, 오디오북 등 전자출판 시장은 서서히 몸집을 불리고 있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5천551억원으로, 2007년(3천393억원)보다 63.6%나 늘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10.30 23:02

[송영애의 식탁 위의 수다] ⑥메뉴 개발

얼마 전까지 '엣지'를 외치던 한 드라마를 챙겨봤다. 여배우의 화려한 의상이나 고생하는 잡지 기자의 일상에 포커스를 둔 시청자도 있었겠지만 필자의 경우 남자 주인공이 경영하는 레스토랑의 간판과 인테리어 등 식기를 보기 위해서였다. 그 중 제일 관심 있게 본 것은 접시에 담긴 음식이었다.지금도 기억에 남는 것은 이 드라마에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음식문화를 확인할 수 있었고 고개를 끄덕이며 '역시~'라는 말이 나올 만큼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점이다.그렇다면 요즘 유행하는 음식 메뉴의 키워드는 무엇일까.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우리는 깨끗하고 가까운 자연에서 찾은 식재료를 이용해 도시의 화려함만이 아니라 조용한 산 속에서 느낄 수 있는 편안함을 주는 건강 음식을 식탁에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게 바로 드라마에서 말하는 자연음식으로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마크로비오틱(Macrobiotics)'이며 우리나라에서 흔히 말하는 '건강식''자연음식''약선음식''사찰음식' 으로 '건강'을 지향한다.되레 과잉 영양으로 식원성(食原性) 질병의 발생을 초래하는 요즘, 우리는 음식이 주는 즐거움보다 음식에 대한 걱정이 더 많아졌다. 음식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약식동원이라는 관점에서 영양과 의약적 효과에 중점을 둔 음식이 유행하고 약선음식, 자연음식이 새로운 음식문화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그렇다면 자연음식이란? 원재료의 풍미를 최대한 살려 날것을 그대로 먹거나 약한 불에서 조리해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하고 강한 향신료는 피해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을 살린 음식이다. 또 약선음식은 '음식을 약이 되게 살린 먹거리'로 약식동원이나 의식동원 사상에 근거해 영양과 한방 재료의 기능적 특징을 조화시켜 만든 음식이다. 웰빙 바람과 함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식을 찾는 사람도 늘었고 한약재를 이용한 기능성 식품 개발과 요리법들도 많이 소개되고 있다.일본의 '마크로비오틱'이란 크다(macro)와 생명(bio)의 합성어로 단어로 오래오래 최대한 건강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뜻한다고 한다. 마크로비오틱은 신토불이·일물전체·자연생활·음양조화 등 네 가지 원칙을 따르는데 자연의 힘을 얻도록 '신토불이'를 원칙으로 하고 '일물전체'는 음식 재료를 부분 부분 먹지 말고 전체를 통째 먹자는 의미이다. 또 '자연생활'은 자연식을 하자는 의미로 주로 발효식품을 사용하고 '음양조화'는 몸과 음식의 음양 균형을 맞추기 위해 소식과 채식을 권해 사찰음식과 비슷하다.일본에서는 10년 전부터 유행한 마크로비오틱과 유사하게 우리나라도 2003년부터 참살이(웰빙)로 건강을 위한 새로운 조리법을 탐색하고 건강 메뉴를 개발해왔다.음식하는 사람이 외식경영마케팅을 전공하다보니 자주 듣는 질문이 "우리 업소만의 특색 있는 메뉴를 만들고 싶은데 뭐가 좋을까요?"다. 쉽지만 막상 답하기는 막연한 질문이다.메뉴는 첫째, 업소의 컨셉과 맞아야하고 둘째, 경영자의 경영 마인드와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메뉴라도 업소의 분위기와 경영자의 가치가 별개라면 의미가 없다. 상품성 있는 메뉴는 표준화가 가능하고 균일한 맛을 내며 재료 확보 및 품질관리가 가능해야 한다. 중요한 점은 숙련된 기술을 요하지 않는 메뉴로서 누구나 표준레시피에 따라 조리할 때 같은 맛을 낼 수 있다면 간판 메뉴로 자리매김 할 수 있게 된다.한마디로 "보이지 않는 허영심을 사로잡을 수 있는 분위기(식기, 테이블보, 음악 등)에 치중하는 것 보다 음식에도 '건강을 지향하는 메뉴'를 점목시켜 색다르게 개발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송영애(푸드코디네이터, 전주기전대학 출강)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9.10.30 23:02

[음식의 비밀] (52)무- 당뇨병.기침 게 섰거라~

실학을 완성한 다산 정약용이 유배 생활 동안 학문에 매진해 500여권의 책을 남겼다. 이렇듯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봄부터 겨울까지 무를 곁에 두고 먹을 정도로 좋아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저서 「목민심서」에 무에 관한 예찬론이 남겨졌다.무는 당뇨병을 예방하는 일등 공신이다. 무에 풍부한 식이섬유소가 체내에서 당의 흡수를 지연시키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들의 급격한 혈당 상승을 막아주기 때문.무는 식이섬유소가 풍부해 미국 당뇨병협회는 당뇨병 예방을 위해 무를 매일 먹으라고 권장한다. 당뇨병이 있으면 면역력이 떨어져 상처가 낫지 않고 다른 합병증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아 그 심각성이 있는 것. 문제는 식생활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식량사정이 좋지 않아 당뇨병 발병률이 적었다. 이는 고단백, 고지방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더욱이 1/3이 비만 때문에 일어나는 것으로 어떤 음식을 먹느냐가 관건.옛날부터 무청은 말려서 된장에 넣어 먹기도 하고 나물로 무쳐 먹기도 했다. 무 뿐만 아니라 무청에 있는 식이섬유소는 배변을 돕고, 포도당이 혈액으로 많이 흡수되지 않아 배설되도록 해 혈당량이 올라가는 것을 막는다. 무청엔 비타민 A가 당근의 10배, 비타민 C와 칼슘이 무보다 많이 있어 무와 함께 챙겨 먹으면 더욱 좋다.일반적으로 무는 김치처럼 매콤하게 먹지만 당뇨병 환자는 맵거나 자극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조리해서 먹는 것이 좋다. 소화효소가 풍부해 생선이나 고기와 조려먹어도 맛이 일품.예로부터 '무를 먹으면 속병이 없어진다'고도 했다. 무에는 각종 소화 효소가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 전분을 분해하는 디아스타아제가 많고, 단백질 분해 효소인 프로테아제, 지방 분해 효소인 리파아제도 소량 들어 있다. 그래서 선조들은 무를 시루떡에 섞거나 밥에도 넣었고, 국, 찜, 조림, 장아찌 등으로 먹었는데, 이는 탄수화물 섭취가 많은 우리 식생활에 바람직한 조리법에 가깝다.무는 기침에 특효가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즙을 내서 먹으면 지열, 소독, 해열에도 좋고, 삶아서 먹으면 담즙을 없애 준다고 한다. 특히 최근엔 무즙이 니코틴을 없애는 데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흡연자들에게 좋은 식품으로 평가받는다. 무의 매운맛이 항암 효과가 있다고 밝혀져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실정.무의 맵고 쌉쏘름한 맛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찬물에 소금을 타서 절인 후 건져 물기를 꼭 짜면 무의 매운맛을 없앨 수 있다. 익혀서 먹는 것도 좋은 방법.무에는 비타민 C가 10∼30㎎이나 들어 있다. 비타민 C는 무의 아랫부분보다 윗부분에 많고, 속보다 껍질에 많다. 속보다 껍질에 비타민 C가 무려 2.5배나 더 들어 있다. 가능한 껍질을 깎지 말고, 깨끗이 씻어서 먹는 것이 좋다.김숙배 전북대 교수는 "당뇨병에 걸린 가족이 있다면 자신도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며 "무는 식이섬유소가 풍부해 미국 당뇨병협회가 당뇨병 예방을 위해 무를 매일 먹으라고 권장할 만큼 특효가 있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9.10.30 23:02

[강준만의 책으로 읽는 세상] 미국의 사회와 문화- 국민성·지역성 어떻게?

(사례 1) "얼마 전에 뉴스를 보다가 어떤 학원들이 비싸게 교재를 판매하여 원생들이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는데도 정부는 이를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보도를 보았다. 정말 이 정도는 정부를 탓하기보다 개인이 학원에 등록하기 전에 스스로 확인해 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신호등을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은 차도 다니지 않는 조그만 골목길까지 정부가 나서서 신호등을 설치해 주길 원한다. (…)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가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정부가 설치해 주는 신호등을 너무나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의 특성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한순구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한국일보 2009.7.6)(사례 2) "커피를 비롯한 모든 먹는 것을 캠퍼스 벤치는 물론 논밭에까지 배달해 먹는 나라는 세상에 대한민국밖에 없다. 한국이야말로 편리주의를 완벽하게 실현한 나라, 돈만 있으면 모든 서비스가 가능한 나라다. 그래서 호모 머니, 호모 이코노믹스, 호모 서비스, 호모 컨비니언스라는 말이 대한민국이 세계에 수출할 수 있는 새로운 21세기 인간상일지 모른다. 그래서 철학의 선진화에 앞장설지 모른다. 그러나 그런 순간의 편리한 행복 때문에 우리는 영원한 감각과 이성의 마비라는 불행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박홍규 영남대 법대교수, 경향신문 2009.7.16)(사례 3) "앞서가는 사람, 잘나가는 사람을 끌어내리려는 우리 사회 일부의 악마성(惡魔性)은 정말 우리 모두를 절망케 한다. 댓글의 세상에서 벌어지는 저질 비방과 거짓의 남발은 남 잘나가는 꼴, 남 잘사는 꼴을 그냥 두지 않는 우리 사회 어둠의 한 단면이다."(김대중 고문, 조선일보 2009.8.3)(사례 4) "최근 한국의 지방도시들을 방문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한국인의 성격은 일본인에 비해 훨씬 낙관적이며 직선적인 것 같습니다."(일본 교토대학 대학원 인문-환경학 연구과의 오구라 기조 교수, 경향신문 2009.8.6)(사례 5) "우리나라 국민 중 '개인과 국가 모두 성장이 중요하다'는 물질주의자(개발연대형) 비중은 56.84%로 미국(45.93%), 스웨덴(39.17%), 일본(37.47%), 멕시코(35.18%) 등 비교 대상 4개국보다 훨씬 높았다."(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의 '한국 사회통합의 미래' 보고서, 경향신문 2009.9.1)최근 신문에 나온 '국민성' 관련 기사들의 일부를 소개한 것이다. 우리는 늘 이런 식으로 '한국인은 어떻다'는 말을 하면서 살아간다. 국민성이란 무엇인가? 과연 그런 게 있는 걸까?오랫동안 국민성은 인종·민족 차별주의의 근거로 악용되었기 때문에 국민성 연구는 한때 금기시된 적도 있다. 그러나 그런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외국 여행을 다녀보면 특정 국민·민족의 유별난 특성이 포착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국민성에 대해 말하길 즐겨 한다.한국이야 사회문화적으로 단일민족·단일언어 국가이기 때문에 국민성을 말하는 데에 별 무리가 없겠지만, 전 세계 모든 인종과 민족이 모여 사는 미국의 경우엔 어려운 게 아닐까? 그러나 미국은 국민성 연구가 가장 활발한 나라 중의 하나다. 흥미롭지 않은가.좀 묵은 책이지만, 루터 S. 루드케(Luther S. Luedtke) 등 24명의 미국 학자들이 쓴 「미국의 사회와 문화」(고대 영미문학연구소 옮김, 탐구당, 1989)라는 책은 미국 국민성 연구의 전범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책의 필자들은 누가 뭐래도 국민의 정체성이 존재한다는 신념을 갖고 미국이 형성되어 온 과정을 서술하고, 그 형성에 작용한 자연적·문화적·사회적·이념적 힘들을 평가하고 있다."나는 내가 이제까지 그 종복이었거나 시민이었던 외국의 모든 왕이나 군주, 국가 혹은 통치자에 대한 충성과 신임을 절대적으로 그리고 전적으로 버리고 포기할 것과, 나는 미합중국의 헌법과 법률을 지지하고 대내외의 모든 적들로부터 그것을 보호하고 그것에 대한 진정한 신뢰의 신의를 변함없이 간직하며 법이 요구할 때 미합중국을 위하여 무기를 들 것을 맹세한다. (…) 신이여 도우소서."미국에서 시민권을 받을 때에 하는 선서 내용이다. 바로 얼마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살던 한국인이 그런 선서를 한다고 해서 미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갖게 될까? 물론 그럴 리는 없을 것이다. 시간이 좀 걸린다. 그러나 2세들의 경우엔 처음부터 미국의 교육체계와 대중문화의 세례를 받고 자라기 때문에 미국의 국민성이라고 할 수 있는 가치들을 온몸으로 흡수하면서 자라나게 된다. "신속한 전국적 통신체제, 끊임없는 유동성, 동질화하는 대중문화 그리고 대량생산과 고도로 기술화된 문화에 의한 표준화"에 의해 새로운 미국인이 탄생하는 것이다.이 책에 실린 글들을 읽으면서 대체적으로 동의하긴 어렵지 않다. 다만 내내 한가지 궁금했던 건 국민성 형성의 메커니즘이다. 국민성은 살아가면서 저절로 형성되는 점도 있겠지만, 의도적인 형성의 과정도 있다. 정부·언론·지식인 등이 자국의 긍정적인 가치를 세뇌에 가까울 만큼 반복적으로 역설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설사 자신은 그렇지 않더라도 그런 가치들을 존중하는 자세를 보이는 게 그 사회에서 살아가기에 무난할 것이다. 이게 바로 국민성을 형성하는 주요 요소가 된다. 미국인들이 개인주의와 순응주의라는 일견 상반되는 가치를 동시에 갖고 있는 건 바로 그런 이치로 설명할 수 있다.미국에서 국민성 연구가 주로 전쟁 시기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심리전을 수행하면서 일치단결해야 할 필요성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애국주의 메시지가 홍수 사태를 빚기 마련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의 '애국주의 논쟁'이 잘 말해주듯이, 진보적 지식인들은 애국주의를 불온시한다. 그러나 애국주의에도 여러 얼굴이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게 현실적일 것 같다. '진보적 애국주의'가 가능하냐 하는 건 두고두고 뜨거운 쟁점이 되겠지만, 애국주의 자체를 부정해버리면 곤란한 사태가 발생한다. 우선 당장 국경을 근거로 해서 발생하는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끌 수 없기 때문이다.국민성 개념을 인정하고 들어가면 '어느 지역 사람은 어떻다'는 식의 지역성까지 인정하게 된다. 이 또한 특정 지역 차별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위험한 점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최악만을 생각하면서 살 수는 없는 법이다. 특정 지역에 사는 다수의 사람들이 자산의 지역공동체에 아무런 관심과 긍지와 애정이 없는 경우를 가정해보자. 이 때에 그 사람들에게 삶의 자신감과 보람을 안겨줄 수 있는 건 지역 정체성이다. 지식인의 책상머리에선 그들이 곧장 '세계시민'으로 도약하는 게 가능하겠지만, 현실세계에선 그런 초현실적 진보성은 지역을 망치는 독약이 될 수도 있다.'전북은 어떻다'는 정체성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형성해보자는 제안을 하기 위해 먼 길을 돌아온 셈인데, 그래도 국민성·지역성 개념이 내키지 않는다면 '일시적 필요악' 수준으로나마 타협을 보자. 우리에게 자랑할 수 있는 무엇이 있는가? 그걸 열심히 꼽아볼 일이고 영 시원치 않다면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만들고 가꿔보자. 부정적인 게 있다면 그건 긍정적인 것으로 바꿔보자. /강준만(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9.10.30 23:02

[오목대] 마실길 - 조상진

걷기 열풍이 거세다. 아침 저녁으로 천변을 걷거나 아예 출퇴근을 걸어서 하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한 해 열리는 걷기대회만 전국적으로 400여 개에 이른다. 인터넷 걷기 동호회 열기는 더 뜨겁다. 회원수가 1만 명이 넘는 초대형 동호회부터 10여 명의 소모임까지 얼추 1000여 개에 육박한다.이같은 걷기 열풍은 거세게 불던 마라톤 붐을 능가하는 듯 하다.왜 일까? 걷기는 등산이나 마라톤에 비해 격렬하지 않으면서도 건강에 좋기 때문이다. 또 안전하고 아무 때, 아무 곳에서나 시작할 수 있다.사실 걷기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중 하나다. 신체가 정상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 걷기는 필수다. 걷기는 당뇨와 고혈압, 심장질환 뿐 아니라 골다공증, 다이어트에 좋다. 나아가 5분만 걸어도 엔돌핀이 솟아 우울증을 치료해 준다.이러한 걷기는 가볍게 공원 등을 걷는 산책에서 부터 거친 하이킹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최근에는 장거리 도보여행인 트레일이나 트레킹이 인기다.이 중 트레일은 영국이 원조다. 영국은 1965년에 '국립 트레일'제도를 도입해 15개 지역에 4000㎞의 생태탐방로를 조성했다. 미국은 8만㎞가 넘는 트레일이 있으며, 일본도 1970년대부터 2만1000㎞의 생태탐방로를 설치해 연간 6000만 명이 찾고 있다.이에 비하면 우리는 늦은 편이다. 2007년 제주도에 올레길이 개발되면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2008년에는 지리산 허리를 순환하는 둘레길이 개통되었다. 올해까지 70㎞ 등 총 297㎞, 800리의 장거리 도보여행길이 만들어진다.이같은 열기에 힘입어 올 6월 변산'마실길'이 문을 열었다. 해안선을 따라 길게 늘어진 변산반도 옛 바닷가 길을 품에 안고 걷는 코스다. 올해 개통된 1단계 1구간은 새만금전시관-변산해수욕장-적벽강-격포항에 이르는 18㎞다. 2단계는 격포-모항, 3단계는 모항-자연생태공원에 이른다. 모두 연결되면 100㎞에 달한다.이와 함께 군산은 망해산둘레길, 익산은 숭림사까지, 완주군은 위봉산성길, 장수군은 마루한길을 조성했다.마실은 이웃을 방문하거나 가까운 곳에 바람쐬러 간다는 의미다. 행운유수(行雲流水)처럼 구름과 물을 벗삼아 마실길에 들어서면 세상근심이 씻어지지 않을까 싶다./조상진 논설위원

  • 문화일반
  • 조상진
  • 2009.10.30 23:02

완판본·부채·소리문화관, 전주문화재단에 위탁운영 유력

내년 전주한옥마을에 문을 여는 완판본문화관과 부채문화관, 소리문화관(이하 3대 문화관)의 운영주체가 전주문화재단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예산 확보가 운영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됐으며, 3대 문화관 역할과 기능에 있어서도 다양한 의견이 엇갈렸다.28일 오후 3시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린 전주문화재단(이사장 라종일) 제23회 천년전주문화포럼 '3대 문화관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서는 3대 문화관이 시민들을 위한 공간이어야 한다는 의견과 전문가들을 위한 공간이어야 한다는 의견, 체험 중심이어야 한다는 의견과 전시 중심이어야 한다는 의견 등이 맞섰다.소리와 부채문화관을 중심으로 운영방안을 발제한 곽병창 우석대 교수는 두 문화관이 전통문화도시로 가는 시민문화운동의 거점이자 체험형 관광객 유치의 거점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러나 토론에 나선 정회천 전북대 전통예술진흥관장은 '소리문화관'의 명칭을 '판소리문화관'으로의 개정을 제안하며 "전국의 판소리 명창들이 본가처럼 활용할 수 있는 곳으로서 판소리 전승과 연구 기능이 강조된 곳으로 운영하자"고 말했다.송화섭 전주대 교수는 "소리문화관은 소리꾼들의 공연장 보다는 판소리 입문자들에게 소리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부채문화관은 한옥마을에 체험할 수 있는 민간공방이 많은 만큼 전통문화 선양 및 발전소 기능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완판본문화관의 운영방안을 발제한 이태영 전북대 교수는 "현재 지어진 완판본문화관 건물을 보면 박물관·전시관 성격과 체험관 성격을 아울러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박물관·전시관 측면에서 본다면 유물 및 자료 확보 방안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시 유물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으면 완판본문화관의 위상을 제대로 세울 수 없으며 문화적 재생산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한 이교수는 "기본적인 자료라도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하는데, 예산은 물론 현재 완판본문화관이 확보해야 할 유물 목록조차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포럼 참석자들은 무엇보다 3대 문화관에 전문가가 참여해야 한다는 데 크게 공감했다. 변주승 전주대 교수는 "적은 예산과 조직으로 설립 목적에 합당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운영을 책임질 전문가의 개인적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3대 문화관이 전주시 전통문화도시사업과 밀접한 연관을 갖는 만큼 한옥마을 사업의 기본취지와 운영방향 등을 고려, 기존 시설들과의 연계성도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정충영 시 전통문화과장은 "3대 문화관을 개별단체들이 맡았을 때 사유화나 상업적 이용 등을 막기 위해 문화재단에서 위탁하는 문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9.10.29 23:02

대중문화예술산업총연합 창립..회장에 신현택

국내 최초의 대중문화 사업자연합단체인 '한국대중문화예술산업총연합(문산연)'이 28일 오후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창립식을 열었다. 문산연은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와 한국광고모델사업자협회, 한국게임산업협회, 한국뮤지컬협회,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한국연예제작자협회, 영화인회의,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등 8개 단체가 참여해 만들어졌으며 초대 회장은 신현택 드라마제작사협회장이 맡았다. 문산연은 앞으로 대중문화예술산업 관련 제도의 개선을 위한 연구와 관련 사업을 추진하며 국제 교류에도 앞장서 국내 콘텐츠 산업의 세계화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신현택 초대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문화콘텐츠 산업은 잠재력이 높은 대표적인 녹색성장 산업"이라고 주장하며 "앞으로 문화산업 종사자를 모두 결합해 업계 목소리를 대변하고 국내 콘텐츠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축사를 통해 "한국대중문화예술산업총연합은 대중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는 단체들의 모임이므로 사회적으로 큰 반응과 파장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주무부처 입장에서 이 반응과 파장이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잘 보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한나라당 나경원ㆍ정병국 의원,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 등 정치인들과 배우 이순재, 선우용녀, 전원주 등 방송인들도 참여해 문산연의 창립을 축하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10.29 23:02

도심 속 문학의 산실 연희문학창작촌

서울 도심에 처음으로 문학인 전용 창작촌이 문을 연다.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이 '서울시 창작공간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서대문구 연희동에 마련한 연희문학창작촌이 내달 5일 개관을 앞두고 27일 기자들에게 모습을 공개했다. 시사편찬위원회가 쓰던 공간을 새단장해 마련한 연희문학창작촌은 대지 7천242㎡, 연면적 1천480㎡ 규모의 도심 속 전원형 문학촌으로, 소나무, 감나무 숲 속에 총 20개의 집필실이 자리잡고 있다. '끌림', '홀림', '울림', '들림'이라고 이름이 붙여진 기와집 4개 동의 집필실에는 시인 신달자, 이시영, 김경주, 소설가 은희경, 권지예, 백가흠 등 중진에서 신진까지 총 19명의 작가들이 짧게는 1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 머물며 작품을 쓰게 된다. 집필실 외에 예술가놀이터, 문학미디어랩 등의 열린 공간도 마련돼 정기 낭독회와 문학심포지엄, 시민문예교실 등 입주작가와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지역 문화 커뮤니티로서의 역할도 할 계획이다. 그동안 원주의 토지문화관과 인제 백담사의 만해마을 등 문인들을 위한 창작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주요 문인들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서울 도심에 이러한 창작공간이 생겼다는 점에서 문인들의 기대도 크다. 내달 입주 예정인 신달자 시인은 "지금 시집 두 권 분량의 원고가 방치돼 있다"며 "버려진 공간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 만들어진 이곳 창작촌에서 내 버려진 원고에도 새롭게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미 입주해 글을 쓰고 있는 김경주 시인은 "작가에게 공간은 상상력이 태어나는 곳이라 매우 중요하다"며 "일상 속에 있다보면 이탈하기 쉬운데, 이곳에 들어와있다보니 자연스럽게 건강한 정신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운영위원장을 맡은 박범신 서울문화재단 이사장은 "앞으로 이곳이 한국문학의 큰 터전이 되기를 바란다"며 "더 나아가 노벨문학상 수상작이 여기서 탄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내달 5일 '문학, 번지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공식 개관식은 입주작가를 비롯한 여러 문인들이 참석해 책 퍼포먼스, 시낭송과 음악회, 북아트 전시 등 다채로운 행사로 꾸며진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10.28 23:02

'전북예총 2010 점프 워크숍' 무슨 얘기 나눴나

한국예총 전라북도연합회(회장 선기현)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에게 새만금 문화관광특구 지정, 예술단체 활성화기금 조성, 공연장 인프라 구축 등을 문화예술 관련 공약으로 제안하기로 했다. 또 내년 출범예정인 전북문화재단에 대해서도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내기로 결의했다.지난 23일과 24일 진안군 부귀면 동몽원에서 '전북예총 2010 점프(JUMP) 워크숍'을 가진 선기현 전북예총 회장은 "새만금과 문화예술이 앞으로 전북의 중요한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새만금에 예술인들이 창작활동을 하면서 언제든지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문화촌과 체험 스튜디오 등이 만들어진다면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되는 장기적인 비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예술단체 활성화기금 조성안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한국예총에 지원되던 정액보조비가 중단, 사무실 운영을 못하는 협회들이 많아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큰 공감을 얻었다. 워크숍 참석자들은 "예술단체 활성화기금 조성과 예술단체 정액보조는 예술인들의 생존과 관련된 문제"라며 "전국 단위로 일정 이상의 회원을 가진 단체에만 지원하도록 하는 규정을 만든다면 예산집행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공연장 인프라 구축의 시급성은 각 시·군마다 소규모 야외공연장은 있지만 조명이나 음향시설은 갖추고 있지 않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더불어 시설물 관리를 예총이 맡는 방안도 추진할 전망이다.선회장은 "전북문화재단도 무조건 서두르기 보다는 지역 문화예술인들과 호흡을 같이 하면서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는 토대를 만든 후에 출범할 수 있도록 그 과정에 전북예총도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올해 처음 실시한 이번 워크숍은 전북예총 산하 10개 협회와 9개 시·군지부의 주요 사업을 공유하고 2010년 전북예총 공동사업과 지방선거 문화예술발전 공약 개발을 위해 마련됐다. 전북도청 문화예술과의 문화예술 정책 및 현안사업 설명회 등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일부 협회나 회원이 개인적인 사정이나 요구를 내놓는 경우가 많아 워크숍의 취지를 퇴색시키기도 했다.한편 전북예총 공동사업으로는 회원들의 친목을 다지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전북예술인대회'가 확정됐다. 추진위원회를 따로 구성, 대동제나 체육대회 형식으로 추진되는 이 대회는 이사회를 통해 개최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9.10.27 23:02

임실문화원 故 최갑석 기념사업회

'삼팔선의 봄'과'고향에 찾아와도'등 1950년대 성악가적 미성으로 대중의 인기를 누렸던 임실출신 비운의 가수 최갑석 선생을 조명키 위한 기념사업회가 발족했다.임실문화원(원장 최성미)은 1939년 임실군 임실읍 이도리에서 출생한 원로가수 최갑석(2004년 사망)선생을 추모키 위해 최근 회합을 갖고'고 최갑석 기념사업회'를 창립했다.문화원에 따르면, 이날 회합을 통해 사업회는 임실읍을 중심으로 군민과 각급 사회단체, 향우회 등의 협조를 얻어 선생의 생가 근처에 노래비를 제작한다는 것.또 최갑석 일대기에 따른 자료 확보와 유고집을 발간하고 군민의 날에는'최갑석 가요제'를 신설, 지역내 대중문화 선도에도 앞장선다는 계획이다.특히 이같은 사업에는 국내 원로가수협회에서도 적극 협조, 동참할 것으로 알려져 지역문화 창달에 밝은 빛을 던져주고 있다.최갑석 선생은 현 임실읍 3.1동산 입구의 자택에서 출생, 부친 최종근씨와 모친 백옥순씨 사이의 6남매중 장남으로 밝혀졌다.임실에서 학교를 마치고 한국전쟁후에는 제주도 육군훈련소에 입대, 군 복무를 마쳤으며 이후 부산에서 거주한 것으로 전해졌다.어릴적부터 노래를 잘했다는 최선생이 대중가요와 인연을 맺은 것은'부산가요콩쿠르'에서 1등을 수상, 작곡가들의 눈에들어 본격적인 가요공부에 입문하는 계기가 됐다.이후 60년대 말까지 고 박시춘 선생이 작곡, 작사한'삼팔선의 봄','고향에 찾아와도'등이 아세아레코드에 취입하면서 모두 23곡의 히트곡을 남기며 전성기를 누렸다.하지만 이후 특별한 히트곡이 없어 동료 가수들과 베트남 등지로 전전, 사업 실패와 함께 74년에는 국내생활을 청산하고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이민생활중 선생은 현지인의 도움으로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아파트관리소장 등으로 생활했으나 오랫동안 고혈압과 심장병 등으로 투병, 지난 2004년 10월에 유명을 달리했다.현재 가족으로는 부인 이형숙 여사와 1남1녀가 있으며 선생의 형과 동생들은 국내에서 생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문화일반
  • 박정우
  • 2009.10.2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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