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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라종일 우석대 총장 '세계의 발견…' 출간

라종일 우석대 총장(69)이 「세계의 발견 - 라종일이 보고 겪은 현대사」(경희대 출판국)를 출간했다.이 책은 정치학자로, 외교관으로 살아온 라 총장이 지난해 이름을 따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 개설된 '라종일 한국학 강좌'에서 강연한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그는 일제 강점기 이후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기까지 굴곡진 한국 현대사의 궤적을 따라가는 한편 찬반 양론이 엇갈렸던 DJ정부의 햇볕 정책에 관한 자신의 소신을 드러냈다.라 총장은 대한민국이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낼 만큼 유례없는 고속성장을 가능케 한 것의 이유를 참혹한 동족 상잔의 비극이었던 한국전쟁에서 찾았다. 더불어 "국제사회는 한국전쟁을 냉전시대 특이한 형태의 무력충돌로, 참전 역시 UN의 경찰활동 쯤으로 여겼던 이들의 이해 관계 속에서 그 의미를 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특히 그는 '분단 상황과 한민족의 불만 문화'가 지금의 비약적 발전을 이룰 수 있게 했다며 항상 위기 속에서 안주하지 않고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 힘든 도전을 일궈냈다고 평가했다.햇볕정책을 기획하고 실행하기도 했던 그는 DJ정부의 햇볕정책의 근간을 성경구절로 재해석, 역사적으로 재평가돼야 한다고도 적었다.라 총장은 "햇볕정책의 모티프는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를 막론하고 모든 이에게 햇볕을 비춘다는 성경구절에 가깝다"며 "조심스러운 단계적 진행을 겨냥한 장기 전략으로 온갖 난관 속에서도 흔들림없이 추진한 것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9.10.26 23:02

[문학] 독자들은 왜 이외수에 열광하는가

최근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외수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소설가로 꼽혔다. 박경리와 공지영, 이문열, 황석영 등 문학적 성취에 대한 세간의 평가와 판매부수에서 이씨를 압도하는 다른 쟁쟁한 작가들을 모두 제친 결과였다. 독자들이 이렇게 이외수에 열광하고 있는데 반해 소위 '문단'에서의 그의 입지는 그리 넓지 않다. 이씨가 작품활동을 한 지 30여 년이 지나도록 그의 문학세계를 본격적으로 분석한 평문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월간 문학사상 11월호는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기획특집을 마련했다. 이외수 문학의 어떤 점이 독자들을 사로잡는지를 분석하고 이를 매개로 한국문학의 문학성과 대중성을 짚어보는 것이다. 문학평론가 하상일 동의대 교수는 '문학성과 대중성 사이, 그 소통의 딜레마'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외수의 소설이 텍스트 차원에서는 단순한 구조를 드러내고 있는지 몰라도, 콘텍스트 차원에서는 상당히 의미 있는 문제의식을 담아내고 있다"는 데서 이외수 소설의 강점을 찾았다. 하 교수는 "그의 소설은 독자들에게 타락한 현실에 맞서는 비판적 성찰의 목소리인 동시에, 속악한 현실을 벗어나 초월적 세계를 지향하는 형이상학적 동경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던 것"이라며 "이러한 이중성은 이외수의 소설이 문학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독자들과의 진정한 소통을 고민한 결과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문학성과 대중성의 경계는 더 이상 유효한 구분이 될 수 없고, 우열을 가르는 기준이 되어서도 안 된다"며 "이외수의 소설에서 문학성과 대중성의 딜레마는 앞으로 우리 소설이 독자와의 관계를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풀어나가야할 가장 중요하고 현실적인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학평론가 조영일 씨는 "이외수에 대한 문단의 냉대는 그의 소설이 기본적으로 메인 컬처가 아닌 서브컬처에 근거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수많은 구질구질한 아웃사이더들이 '문단문학의 서브컬처화'가 충분히 진행된 오늘날에는 문단 문학 곳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존재들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의 한국문학은 어떤 면에서 '이외수화'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이런 '이외수화'가 진행되기에 앞서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존재가 이러한 서브컬처화를 촉발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조씨는 "대중성의 복권은 근대문학의 잔재를 청산할 정도의 강력한 문학운동에의 요구이자, 바로 그것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지는 새로운 문학에의 갈구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며 "그것을 위해서는 하루키든 이외수든 그동안 한국문학이 외면한 문학이나 논제들은 이제 더 이상 회피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10.26 23:02

[문학] 움베르토 에코의 지식 백과사전을 만난다

이탈리아 작가 움베르토 에코(77)는 국내에서 소설 '장미의 이름'으로 먼저 이름을 알려 소설가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그에 앞서 뛰어난 기호학자이며 철학자, 역사학자, 미학자다. 그는 중세 철학에서부터 현대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박학다식하며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라틴어 등을 읽거나 쓸 수 있고 전 세계에서 받은 명예박사 학위만 30여 개에 달하는 대표적인 '르네상스형' 지식인으로 꼽힌다. 24세 때부터 저술을 시작한 그가 50여 년간 펼친 지식의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전집 '움베르토 에코 마니아 컬렉션'(열린책들 펴냄)이 30일 출간된다. 비평 에세이 8권, 문학 이론서 7권, 기호학 5권, 대중문화 비평서 3권, 미학ㆍ철학 2권으로, 그동안 국내에서는 소개되지 않았던 책들과 이미 출간됐던 것을 다시 정리한 책들을 합해 총 25권이다. 이 책들을 한데 모아놓고 보면 백과사전에 가까울 정도로 다양한 주제에 놀라게 된다. 출판사의 표현대로 '움베르토 에코를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단어는 없을' 정도. 1권 '중세의 미학'부터 25권 '나는 독자를 위해 글을 쓴다'까지 주제는 다양하지만, 전집 전체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공통점이라면 움베르토 에코식의 통렬한 문명 비판과 학문 분야를 넘나드는 풍성한 지식, 날카로운 재치와 풍자다. 그는 대중이 숨 쉬는 세상에 대한 분석을 잊지 않는다. '슈퍼맨'과 '본드걸'과 이데올로기를 연계하는가 하면 '피너츠(스누피)'의 주인공 찰리 브라운과 같은 만화 주인공들을 분석하기도 하고 텔레비전과 인터넷에 밀려 좌초 위기에 처한 신문의 생존 전략을 제시하기도 한다. 문학에 대한 유쾌한 사색도 펼쳐놓는다. '롤리타'를 할머니를 향한 성욕을 그린 '노니타'로 패러디하거나 이야기 텍스트와 독자 사이에 벌어지는 신경전을 바짝 추적하기도 하고, 하버드대에서 '책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의를 하기도 한다. 그가 들려주는 '세상 사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상처 입기 쉬운 세상을 그래도 유쾌하게 살아가는 방법, 책으로 세상을 뚫고 나가는 방법을 일러주거나 책 한 권을 거짓말로 시작해 거짓말로 끝내면서도 진실을 밝히는 작업이 무엇인지 들려준다. 물론, 일상에서 기호의 존재와 의미를 찾는 책, 세상 곳곳에 숨어 있는 기호와 구조를 찾아내는 책, 콜럼버스의 항해부터 바벨탑까지 역사를 오가며 언어와 사고의 흐름을 파헤치는 책, 26세의 젊은 나이에 쓴 중세 미학 이론서 등 학문적 탐구를 담은 책들도 있다. 출판사 열린책들은 2004년 처음 전집을 기획했으며 편집자, 번역자 40여 명이 3만6천장에 달하는 원고에 매달린 끝에 5년 만에 총 9천300장 분량의 책 25권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제작비는 4억여 원으로, 국내 인문 출판 시장을 고려하면 '적자 기획'이라는 게 출판사 설명이다. 출판사는 "다양한 형태의 글을 수집해 저작권자를 찾아 출판 계약을 맺는 데 1년, 컬렉션 형태로 재구성하는 데 1년이 걸렸다"며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이탈리아 출판사에서 계약 만료 통보가 날아오기 일쑤였고, 현재 진행 과정과 출간 의미를 알리는 답장을 보내 설득해야 했다"고 말했다. 열린책들은 책의 미래에 관한 논의를 담은 '책을 버려?'(가제) 등 신작 2권을 내년 상반기 출간할 예정이며, 신작이 나오는 대로 전집에 추가할 계획이다. 손효주ㆍ김광현ㆍ이윤기ㆍ김운찬ㆍ이세욱ㆍ손유택 등 13명 옮김. 각 9천∼2만5천원. 총 38만3천원.

  • 문화일반
  • 연합
  • 2009.10.26 23:02

전북 대표 출전 애미아트, 2009 전국무용제 '금상'

'2009 대한민국무용대상 제18회 전국무용제'에서 전북 대표로 출전한 애미아트(대표 김애미)가 금상(행정안전부장관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전북 대표였던 손윤숙발레단의 대통령상 수상에 이어 전북 무용의 힘을 보여준 쾌거다.애미아트 김애미 대표(30)가 안무한 수상작 '기억… 지울 수 없는!!'은 김대표가 스무살 때 세상을 떠난 아버지이자 전라북도 무형문화재였던 고 금파 김조균 선생을 그린 작품. 김대표는 직접 무대에도 올라 개인상인 연기상도 수상했다. 연출을 맡은 김무철씨는 김대표의 친오빠다.김대표는 "항상 춤을 출 때마다 춤은 진실된 마음으로 춰야 한다던 아버지의 말씀을 생각한다"며 "요즘은 한국무용도 현대적인 변형이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아버지에게 배웠던 춤사위를 최대한 보여주기 위해 한국적이고 전통적인 면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그는 "전북무용제는 공연 시간이 20분 내외라 메시지 전달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었지만, 공연 시간이 40분인 전국무용제에서는 이야기를 극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세심하게 보완했다"고 설명했다.김대표는 경희대 무용학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 과정을 마치고 현재 백제예술대에 출강하고 있다. 애미아트는 2004년 창단,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해 오고 있다.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한국무용협회가 공동주최한 전국무용제는 '꿈의 춤, 춤의 영혼'을 주제로 15일부터 24일까지 김해문화의전당 일원에서 열렸다. 각 시·도별 예선을 거쳐 선발된 한국무용 11팀, 현대무용 3팀, 발레 1팀 등 총 15개 팀이 참가했다. 안무자들이 젊어지면서 무용이 새롭게 변모하는 계기는 마련됐지만, 경쟁이 치열했던 한국무용은 양적 수준에 비해 질적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9.10.26 23:02

[전북의 문화콘텐츠 50] 공동체문화 원형찾는 전북 '쌀' 축제

멋과 풍류의 땅, 예향의 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전북의 축제다. 전북은 정체성과 고유성이 살아 있는 아주 특별한 축제들이 여럿이다. 쌀과 관련한 축제도 그 중 하나. 이른바, 곡식(穀食) 축제들이다. 이 축제들은 먼저 챙겨야 할 이유가 있다. 어린이에게는 농촌 문화체험의 기회를 선사하고, 어른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제공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이 축제들은 같이 일하고 함께 먹고 더불어 노는 두레를 닮았기 때문이다. 축제로 농축된 삶의 원형 찾기다.벚꽃이 만발한 군산 은파유원지에는 쌀 꽃도 핀다. 쌀 문화축제. 이 축제는 군산지역 4개 미곡종합처리장(RPC)에서 출품하는 기능성·친환경 쌀이 전시되고, 농경문화를 주제로 한 각종 체험 행사가 펼쳐진다. 화사한 벚꽃이 전군도로에 가득할 무렵, 고창에는 100만㎡의 초록 융단이 깔린다. 보리밭 사잇길 걷기로 이름난 공음면 선동리 학원관광농장의 청보리밭 축제다. 소슬 거리는 바람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다보면 답답했던 가슴이 트이고 복잡했던 머릿속도 시원하게 맑아진다. 2004년 시작된 이 축제는 농림수산식품부 최우수 농촌잔치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매년 50여만 명의 상춘객이 찾는 봄나들이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5월 군산 미성동 미성초교와 인근 보리밭 일대에서 열리는 보리축제는 '꽁당보리 축제'다. 한국전쟁 전후에 극심한 흉년으로 쌀이 수확되기 전 보리만으로 밥을 지어 먹어야만 했던 꽁보리밥의 추억을 되새기기 위한 축제. 군산 출신 고 이병훈 시인의 시집 한 권을 들고 가면 더 좋다. 메밀이 꽃을 피우는 늦여름이면 고창의 보리밭은 흰색 구름융단이 깔린다. 한 달 동안 공음면 선동리 학원농장 일대 100만㎡에서 열리는 메밀꽃 잔치. 메밀꽃밭과 노란 해바라기꽃밭이 어우러진 시골길을 걸으며 멋진 풍경을 담을 수 있다. 끝없이 펼쳐진 들녘. 김제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하늘과 땅이 만나는 지평선을 볼 수 있다. 매년 가을, 추수기를 앞두고 열리는 지평선축제는 정부 지정 최우수문화관광축제다. 황금물결 넘실대는 들판을 바라보면 한 폭 동양화 속 주인공이 된다.  /최기우(본보 문화전문객원기자·극작가)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9.10.26 23:02

[전북의 문화콘텐츠 50] (27)농촌체험마을

<< 뙤약볕에 등이 뜨끈뜨끈하게 익어가면서 흘러내린 땀으로 발등을 적시고 흙을 젖게 한 전북의 쌀은 그저 바라보기도 아깝다. 하늘같이 귀하게 자란 전북의 쌀. 풍년이 만민에게 평등의 밥으로 돌려지길 기도하던 들녘의 꿈은 세월을 거스르지 않는다. 맑고 푸른 햇살과 대지 위의 곡식들, 논에 머무는 달디단 바람과 붉게 타는 노을. 전북에서는 다양한 농촌생활을 체험할 수 있다. 농가에서 숙박을 하며 '농촌·문화·관광'을 경험하는 일석삼조(一石三鳥)형 농촌문화체험교실이 곳곳에 있기 때문이다. 자연과 더불어 느림의 미학을 배우는 시간, 팜 스테이(Farm Stay)다. >>농촌체험마을이 많아진 것은 '살기 좋은 마을', '아름다운 마을', '전원 마을' 등 각종 마을 만들기 사업들이 생겨나면서부터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마을 만들기 관련 사업은 6개 부처에서 12개 사업. 전북은 182개 마을이 투자 지원을 받았고, 2009년 46개 마을이 선정됐으며, 앞으로 117개 마을이 시행되는 등 2017년까지 모두 333개 마을사업이 추진된다.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남원 혼불문학마을 등 26개 마을), 녹색농촌체험마을(장수 하늘네들꽃마을 등 100개 마을), 전원마을조성사업(완주 덕천마을 등 15개 마을), 어촌체험마을(고창 심원만돌하전마을 등 5개 마을), 신문화공간조성사업(완주 비비정), 살기좋은지역만들기(남원 대산운교마을 등 7개 마을), 정보화시범마을(임실 박사골마을 등 40개 마을), 농촌전통테마마을 조성사업(남원 인월 달오름마을 등 28개 마을), 자연생태우수마을(정읍 원천마을 등 4곳) 등이다.꽤 많은 전북의 농촌마을들이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은 '농도'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따라다닐 만큼 자랑할 만한 농특산물이 많기 때문이다. 고창 용기마을(복분자), 군산 깐치멀마을(토마토), 남원 달궁마을(토종꿀)·달오름마을(박)·반달곰산채마을(감자)·춘향허브마을(허브), 무주 치목삼베마을(삼베)·하늘땅마을(배추), 부안 삼현뽕마을(뽕)·수련마을(솔잎송편)·후촌갈대숲마을(오디), 순창 고추장익는마을(전통장)·내룡마을(매실)·물통골마을(영지버섯)·서지마을(오디), 완주 동상곶감마을(곶감)·디지털산내골마을(표고버섯)·봉서골마을(상황버섯)·서두마을(생강)·오복마을(곶감)·창포마을(창포), 익산 가람들뫼마을(울금), 임실 사선녀마을(쥐눈이콩)·치즈마을(치즈), 장수 궁뜰마을(오미자)·당그래마을(사과)·연동마을(사과), 정읍 내장산마을(단풍분재)·산호수마을(야생두릅)·상동 회룡마을(감)·유기농마을(포도), 진안 가막마을(산양산삼)·감동마을(곶감)·금지배넘실마을(산나물)·노채마을(두부)·동신마을(꽃차)·마이산골마을(더덕) 등은 대표적인 예다.대부분의 체험마을에서 모내기와 추수하기 등 농사의 각 과정을 경험할 수 있지만, 벼농사로 특화된 곳이나 계절별 체험 프로그램에 논농사가 직접 언급된 곳은 많지 않다. 농촌이면 당연히 논농사를 짓는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농촌체험마을이나 농촌전통테마마을, 녹색농촌체험마을 등은 불리는 이름만 다를 뿐, 기능은 비슷하다. 그러나 전북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마을 브랜드를 키워가는 마을이 많다.친환경농산물을 활용한 식사와 체험을 진행하는 진안 능길마을은 도시민들이 편하게 머물다 갈 수 있는 숙박시설과 운영시스템을 갖춰 놓은 대표적인 농촌체험마을이다. 진안 부귀면 미곡마을은 건강하고 맛있는 밥상을 차리는 법을 알려준다. 오리농법으로 재배한 쌀을 이용한 '생명의 밥상' 체험이다. 이 밥상에는 농약과는 딴 세상에 온 쌈채류가 가득하다. 오리농법을 통한 농사체험이 특징이다. 마이산과 원불교 성지인 만덕산 자락에 있는 진안 성수면 오암마을도 무농약쌀이 첫 손에 꼽히는 특산물이다.해발 450m가 넘는 고원지대에 있는 진안 주천면 무릉마을은 백제시대에 마을이 형성되었을 정도로 오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한다. 유명 관광지인 운일암·반일암(대불천 계곡)의 상류에 있어 물이 맑고 암벽과 숲이 절경을 이뤄 마을 이름처럼 무릉도원을 연상시킨다. 흑향미 논에 오리 입식하기, 허수아비 만들어 세우기, 참새 쫓기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진안 안천면 맑은시암배실마을에 가면 맑고 깨끗한 것으로 명성이 높은 시암약수부터 마셔야 한다. 경운기 타기와 지게 지기, 장 담그기, 전통발효주담기 등의 체험은 그 뒤라도 충분하다.부안 진서면 운호마을은 '하늘 위 맑은 구름들이 모여 호수가 된 마을'이다. 봄이면 못자리 만들기, 여름이면 콩파종, 가을이면 잡곡 수확, 겨울이면 달집 태우기 등 농사와 민속 체험이 가능하다. 밥맛 좋기로 유명한 계화미가 생산되는 부안 계화도 계상마을은 해풍쌀 생산지. 바닷바람을 맞으며 농촌체험을 만끽할 수 있다.남원 산내면 매동마을은 지리산 청정쌀을 생산한다. 황소로 직접 논을 가는 체험과 우렁이를 방사하는 체험이 가능하다. 마을을 상징하는 대숲과 솔숲이 포근한 분위기를 연출해 더 근사하다. 전북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꾸며놓은 예술작품 감상은 덤이다. 오리농법을 이용한 유기농 쌀을 생산하는 남원 아영면 봉대마을은 흥부의 따뜻한 마음이 먼저 떠오르는 곳이다.청보리밭축제로 유명한 고창 공음면 선산마을은 보리 밟기와 보리화분 만들기, 보리피리 불기, 보리끄스름하기 등의 체험이 좋다. 가을에 콩 따기와 벼 베기 체험도 가능하다.완주 고산면 땅기운(밤실)마을은 마을 이름처럼 친환경농법을 통해 땅의 기운을 살리고 있는 곳이다. 오리농법으로 벼를 재배하는 논이 많아 봄이면 논에 오리를 방사하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참게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전주 학전참게쌀마을에서는 참게방사 체험을 할 수 있다. 장수 천천면 하늘내들꽃마을은 우렁이 농법 친환경쌀. 반딧불이 사과로 유명한 무주 안성면 수락마을도 우렁이와 오리를 방사해 농사를 짓는다. 익산 망성면 어량마을은 게르마늄농법을 도입하여 친환경 농업을 실현시키고 있다. 정읍 산외면 공동마을, 군산 나포면 뜰아름마을, 김제 금구면 외갓집마을 등 둘러보면 모두 친환경으로 승부를 건다. 새끼 꼬기 체험이 필요하다면 장수 번암면 성암마을이 제격이다. 짚풀공예는 매동마을(남원)과 선산마을(고창), 능길마을(진안), 순창 구림면 안정마을과 부안 상서면 수련마을, 순창 구림면 물통골마을 등을 찾으면 좋다. 동네 어르신들의 옛 이야기를 들으면서 배우는 새끼꼬기는 아주 귀한 체험이다.전북의 농촌체험마을들은 팜 스테이를 위해 찾아든 이들로 인해 더 분주해졌다. 더불어 농촌마을은 매일 매일 진화하고 있다. /최기우(본보 문화전문객원기자·극작가)※ 농촌체험마을 정보 검색▲ 농촌전통테마마을 http://go2vil.org▲ 인빌(행정안전부 지정 정보화마을) http://www.invil.org▲ 팜 스테이 http://www.farmstay.co.kr▲ 웰촌(녹색농촌체험마을) http://www.welchon.com▲ 전라북도 농업기술원 http://www.jbares.go.kr▲ 전라북도 농업기술원 어린이 농업교실 http://www.jbares.go.kr/kid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9.10.26 23:02

네이버 뉴스캐스트 73개사로 확대

NHN의 포털 네이버 뉴스캐스트에 참여하는 언론 매체가 대폭 확대됐다. NHN은 22일 뉴스캐스트 참여 매체가 기존 47개에서 26개가 추가돼 73개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네이버 초기화면 뉴스캐스트 박스에서, 각 언론사가 편집한 화면이 자동으로 번갈아 노출되는 방식인 기본형은 기존 36개에서 11개가 추가된 47로 증가했다. 기존 선택형이었던 내일신문과, 코리아헤럴드, 스포츠동아, 마이데일리는 기본형으로 자리를 옮겼고, 블로터닷넷과 뉴데일리, 스포탈코리아, OSEN, 로이터, KBS월드, 중앙데일리 등이 이번 개편에서 신규로 기본형에 추가됐다. 또 선택형에는 대전일보, 충청투데이, 광주드림, 광주일보, 전북일보, 경북일보, 경인일보, 경기일보, OBS, 국제신문, 경남신문, 제주의소리, 강원일보, 강원도민일보, 10아시아, 시사인, 여성신문, 인터넷장애인신문, 소년한국일보 등이 새로 포함됐다. NHN은 그동안 한국언론학회에서 추천한 7명의 언론학자로 비공개의 제휴평가위원회를 구성해 뉴스캐스트에 대한 평가를 해왔으나, 추가로 이달 말 옴부즈맨위원회도 만들어 온라인상에서 이용자들과 공동 평가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NHN 관계자는 "지방지와 전문지에 이르기까지 선택의 폭을 넓혀 이용자 선택권을 강화하고, 첫 화면을 더욱 많은 언론사에 개방함으로써 트래픽 이전을 통해 상생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확대 취지를 설명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10.23 23:02

[음식의 비밀] (51)뽕

중장년층이라면 어린 시절 뽕밭에서 입 주위를 까맣게 물들이며 오디를 따먹던 기억이 있음직하다. 먹을 것이 변변치 않았던 시절 오디는 누구나 반기는 군것질거리였다.「본초강목」에 따르면 뽕나무는 뿌리부터 잎, 껍질, 열매까지 어느 것 하나 약으로 쓰이지 않는 것이 없다고 나와 있다. 나무를 태운 재마저도 한약재로 쓴다고 하니, 신목(神木)이란 별칭이 헛되지 않을듯.뽕잎은 누에가 먹는 아주 깨끗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50여종의 미네랄과 20종이 넘는 아미노산이 포함된 영양의 보고. 특히 모세혈관을 강화시켜 뇌출혈을 예방하고, 고혈압을 치료하는 등 성인병 예방과 치료에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뽕잎은 서리 맞은 것을 최고급품으로 친다. 그래서 음력 10월 서리를 맞고도 지지 않은 뽕잎만을 골라 응달에서 말린 가루를 '신선약'이라고도 했다. 맑은 물에 씻어 뽕잎을 그늘에 말린 다음 차처럼 우려내 마시거나, 보리차처럼 끓여 마신다. 마른 기침을 자주하는 사람은 꿀에 재서 먹기도 한다.「동의보감」에 따르면 뽕나무 또는 산뽕나무의 열매인 오디는 당뇨병에 좋고 오래 먹으면 배고픔을 잊게 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귀와 눈을 밝게 하고, 백발을 검게 변하게 하는 등 노화를 방지한다는 것. 핵심은 안토시아닌에 있다. 오디에 함유돼 있는 안토시아닌이 흑미의 4배, 검정콩에 비해 9배 이상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한방에서는 오디를 '상심자'라 해 간이 좋아지게 하는 강장제로 썼고, 오디로 담근술을 '상심주'라 해서 신선이 마시는 술로 여기기도 했다.뽕나무는 양잠업이 성행하던 1960~70년대 농가의 주 소득원이었다가 시들해졌으나 다시 건강식품 바람을 타고 살아나고 있다. 뽕나무 가지는 몸의 막힌 혈을 뚫어주는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담에 들거나 경락이 막혀 통증이 생길 때 효과적. 잎이 피지 않은 뽕나무 가지를 썰어서 볶은 다음, 물에 끓여 먹는다.보통 뽕나무 뿌리는 15∼30g씩 달여서 복용하는 것이 좋다. 뿌리의 껍질인 상근백피(桑根白皮)는 특히 풍을 잘 다스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웰빙식품으로 알려진 뽕의 진화는 계속되고 있다. 당뇨가 심했다가 뽕잎 달인 물을 먹으면서, 당수치가 낮아져 뽕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유종칠씨는 전주시 여의동에서 뽕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뽕잎과 뽕나무를 달인 물을 삼겹살, 삼계탕, 냉면, 찌개 등에 넣어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이집에서는 뽕잎과 뽕나무를 달여 시큼한 맛이 나는 뽕잎 달인물을 찌개나 냉면의 육수로 사용한다. 뽕잎가루가 곁들여진 뽕돈은 담백한 맛이 일품.유 사장은 "뽕을 일반 요리에 접목시킴으로써 맛과 영양이 두배가 되는 음식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9.10.23 23:02

[송영애의 식탁 위의 수다] ⑤코르크

발효와 숙성을 거친 뒤 수년간 깊이 잠든 와인의 비밀을 깨우는 작업은 코르크를 잡아당기는 순간부터다. 그래서 어떤 이는 이 순간을 '오케스트라 마지막 악장을 연주하는 피날레'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피날레를 어떻게 장식 할지에 대한 답은 코르크만이 알고 있다.소믈리에가 가장 긴장하는 시간은 조심스럽게 와인을 오픈하는 일이며 뽑아낸 코르크를 손님에게 건네면 손님은 와인과 접촉한 면의 향을 맡으면서 와인의 이상 여부를 체크하고 시음 후, 오케이 사인이 떨어지기까지의 순간이 아닐까 싶다. 코르크가 무엇이길래 소믈리에를 긴장시키며, 잠들어 있는 와인의 비밀은 코르크만이 알고 있는 것일까?코르크 마개는 발포성 포도주인 샴페인을 개발한 프랑스 신부 돔 뻬리뇽에 의해 개발되었다. 돔 뻬리뇽 신부는 샴페인 안에 있는 거품과 발효 속도를 정확하게 제어할 수 있는 마개를 찾던 중 코르크를 활용한 마개를 개발하게 되었다. 16세기에 유리병이 개발되고, 17세기에 코르크 마개가 개발됨에 따라 와인 보관에 어려움을 겪던 시절이 막을 내린다. 이전에는 나무를 깎고 기름 먹인 헝겊으로 싸서 와인병을 틀어 막었으나 완벽한 밀봉이 되지 않아 와인이 새거나, 공기가 유입되어 산화되고, 산패된 기름 냄새가 나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였고, 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것은 코르크 마개였으며 차후 와인산업 전체의 발전을 가져온다.코르크 마개는 지중해 연안에서 자라는 코르크 참나무 껍질로 만들어지며 가장 품질 좋은 코르크는 포르투칼에서 50% 이상을 차지하고 그밖에 스페인, 프랑스 등에서도 생산되고 있다.일반 나무들도 코르크층을 갖고는 있지만 두께가 얇아 가치가 없으며 지중해의 코르크나무는 두꺼운 코르크층을 갖고 있어 40년 이상된 나무에서 10년 간격으로 껍질을 벗겨 수확한다.수확한 코르크층은 삶고 말리는 작업을 몇 번 반복한 뒤에 약 5cm 정도의 크기로 잘라서 가공하여 와인 마개로 활용한다. 코르크질은 와인이 코르크에 흡수되어 유출되는 것을 막고, 공기도 세포벽 사이로 투과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와인을 눕혀서 보관하는 이유도 코르크 층이 와인과 닿지 않으면 공기가 투과되어 건조되면 코르크가 부스러지기 쉬우나 와인과 닿아 있으면 팽창되어 공기의 유입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코르크를 자세히 보면 금과 구멍이 있는데 이를 피목이라고 한다. 피목은 코르크 마개의 기능에서는 불청객에 해당한다. 피목 사이로 와인과 산소가 코르크 안으로 스며들 수 있기 때문에 피목이 많을수록 와인의 품질도 그만큼 떨어진다.코르크 마개도 다양한 종류를 가지고 있다.첫째, 가장 좋은 와인 마개의 조건을 가지고 있는 100% 천연 코르크는 와인을 완전히 밀봉해줘 맛과 향에 영향을 주지 않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늘고 있는 와인 생산량을 맞추지 못해 한정되어 있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두 번째는 코르크 나무 껍질의 찌꺼기를 모아서 분쇄한 뒤 증기와 함께 압착시켜 만든 프레스 코르크이다. 프레스 코르크는 곰팡이 냄새가 날 위험도는 높으나 경제적인 측면에서 인기가 높다.세 번째는 프레스 코르크의 한 종류로 와인과 닿는 부분 5mm 정도는 천연코르크이며 윗부분은 프레스 코르크를 붙여놓은 형태로 단기 저장을 목적으로 하는 와인의 마개로 쓰인다.네 번째는 합성수지로 만들어진 인공 코르크로 플라스틱 코르크가 있다. 저가형 와인의 마개로 쓰이며, 색상도 다양하고, 곰팡이 냄새를 발생시키지 않으며 코르크 스크류로도 쉽게 오픈할 수 있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다섯 번째는 와인을 눕혀 보관할 필요가 없는 스크류 캡이다. 스크류 캡은 코르크 스크류 없이 흔한 음료의 뚜껑을 돌려 오픈하듯이 쉽게 개봉할 수 있고, 와인의 맛과 향에도 큰 변화를 주지 않는 장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와인 애호가들은 스크류 캡을 선호하지 않는다. 이유는 너무 쉽게 캡을 돌려 오픈한다면 와인만의 멋과 즐김의 문화 하나를 통째로 빼앗아 간 느낌이 들 것이고 앞서 얘기했듯 멋진 피날레 없는 하나의 오케스트라를 만나는 기분일 것이다.코르크 자체의 오염으로 인해 와인 본연의 향이 아닌 종이 박스 냄새, 신문지 냄새, 곰팡이 냄새가 나는 부패된 와인을 부쇼네(Bouchonne)라고 한다.와인의 부쇼네는 평균 5%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나 재밌는 점은 와인의 맛을 제대로 알지 못해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우리가 부쇼네 와인을 만나게 된다면 일반적인 대처 방법으로 반품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예전에 부쇼네 와인을 그 어떤 고가의 와인보다도 중요시 여기며 나눠 마셨던 기억이 있다. 이유는 부쇼네 와인만의 냄새와 맛을 정확히 알아야 1등급 와인의 맛과 향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쇼네 와인을 만나는 것도 보물을 찾듯 하나의 영광으로 생각하고 좋지 않은 냄새를 정확히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이다./송영애(푸드코디네이터, 전주기전대 출강)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9.10.23 23:02

[블로그로 보는 세상] 잘먹고 맛있게 먹기

오감을 깨우는 맛. 입안을 가득 채우는 그 놀라운 맛을 내는 기술을 가졌다면 얼마나 좋을까.하지만 바쁜 학교 생활과 직장 생활로 요리학원을 쫓아 다니며 배울 수도 없고 어머니와 마냥 앉아서 신부수업만 하고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자, 당장 컴퓨터를 켜라. 그리고 각종 레시피가 차고 넘치는 정보의 바다 인터넷을 헤엄쳐라.쉽다. 하고 싶은 요리를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배우면 된다. 적어도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은 솜씨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회원수 73만명 인기몰이 … 은샘이네 초보요리(http://cafe.naver.com/esyori)'할 줄 아는 요리는 라면 끓이기', 왕초보도 두려워 할 필요 없다!입안을 가득 채우는 달콤,새콤,쌉싸름한 세상의 맛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만 있으면 누구나 환영한다.'은샘이네 초보요리(http://cafe.naver.com/esyori)'는 에피타이저·메인메뉴·디저트까지 수만 가지의 요리 정보로 가득차 있다.요리 좀 한다는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주인장의 인기만큼 회원수도 73만여 명에 달한다.요리기구 사용법부터 좋은 요리 기구들, 맛을 내는 방법까지 촘촘하게 살펴본다면 당신은 오늘부터 유명 호텔 쉐프(chef)도 부럽지 않을 것이다.▲ 한국의 세계음식점 소개 … 함께 나누고픈 삶(http://blog.daum.net/kgfd444g)아는 만큼 먹는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뭘 먹고 살까?여행자라면 반드시 그 나라 음식을 맛봐야 한다. 의무다.하지만 각지를 돌아다니며 음미하고 다닐 팔자(?)가 아니라면 여길 들러보자. 한국에서 떠나는 세계 각국의 대표 요리들이 정리돼 있다.'함께 나누고픈 삶(http://blog.daum.net/kgfd444g)'이라는 블로그의 주인은 우리 나라 곳곳에 숨겨진 맛집을 찾아 소개하고 자신이 찾은 한국 속 세계 음식점을 소개했다.세계 맛 여행, 당장 떠나볼까?

  • 문화일반
  • 백세리
  • 2009.10.23 23:02

[블로그로 보는 세상] ⑤레시피

쫄쫄 주린 배를 움켜쥐고 빈 밥통을 원망하는 자취생은 집중하시길. 남자친구에게 특별한 도시락을 선물하고 싶은 사랑스런 여자친구도 눈을 동그랗게 떠야 한다. 신랑에게 달콤한 아침 식사를 만들어주고 싶지만 재주 없는 새색시도 주목!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은 반드시 있다. 여기 특별한 기술 없이도 10년 차 요리사처럼 보일 수 있는 노하우가 가득한 곳, 바로 유하니씨(22·충남대 식품영양학과)의 블로그 '감사, 사랑 그리고 행복 (http://blog.naver.com/tohani) '다.전주에서 나고 자란 블로그 주인장 유하니씨는 스스로 요리 연구에 관해서는 아주 '유별나다'고 말한다."레시피(recipe·요리법)에 관련된 블로그나 정보가 굉장히 많아요. 그래서 제가 공부하면서 얻은 유익한 정보도 공유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으로 시작한 것이 바로 블로그에요. 중학교 때부터 하나씩 모으고 공개했으니까, 꽤 오래됐죠? '나만 할 수 있는 것'을 찾으려는 편이라 국내 뿐 아니라 해외사이트까지 빠짐없이 둘러보고 응용하고 있어요."독특하지만 때론 지나치게 달거나 자극적인데다 주로 밀가루를 쓰는 서양 조리법을 우리 정서와 입맛에 맞게 변경한다는 것은 적잖이 노력을 요하는 작업.'먹기만 해도 건강할 수 있는 음식을 만든다'는 소신을 갖고 있는 유씨는 재료부터 까다롭게 고른다. 당뇨가 있는 할머니를 위한 상을 위해 하나둘씩 고민하던 것이 이젠 건강한 재료만으로 건강한 음식을 차려낼 수 있게 됐다.덕분에 밀가루보다는 우리밀이나 통밀을, 설탕보다는 올리고당이나 꿀, 식용유 보다는 카놀라유나 포도씨유를 사용하는 '건강 레시피'를 완성했다. 사소한 것 같지만 맛도 영양도 차이가 크다."아이들을 둔 엄마들은 블로그를 보고 찾아와서 영양 간식을 만드는 방법을 문의하세요. 비만으로 고민하시는 분들은 다이어트에 좋은 것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성인병이나 질병을 앓는 분들도 이것저것 많이 물으시죠. 그럴때마다 제가 아는 것들은 대답해 드리고 모르는 것은 알아내서라도 알려드리려는 편이에요."어리지만 요리에 대한 열정만큼은 누구못지 않게 진지하다. 어지간한 레시피는 보면 한 번에 뚝딱 할 수 있는 정도. 새로운 정보나 맛있는 요리법을 알게 되면 잊지 않고 블로그에 담아 놓는다. 그래서 꼬박꼬박 하루에 한두 번은 블로그를 정리하면서 글도 쓰고 사진도 올리고 있다."대학 때문에 혼자 자취를 하면서 빨리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초간단 레시피'를 한 번 블로그에 올린 적이 있어요. 그때 포털 사이트 네이버 메인에 뜨면서 갑자기 방문자가 폭주했죠. 그때 연이 닿아서 지금도 요리에 대해 의견이나 조언을 나누는 분들도 있고요. 특히 제 블로그에는 제가 직접 만든 레시피가 많은데 건강까지 생각한 조리법이라 더 좋아하시더라고요."가끔 요리에 관심있는 블로거들 중 아주머니들이 모임을 만들자며 오프라인 만남을 요청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기업들이 홍보를 위해 신제품 협찬도 잇따르고 있다.온통 관심사가 요리인 그. 요리만 하고 지낼 것 같지만 성적 장학금도 놓치지 않을 만큼 학교 생활도 열심히 하고 있다."영양 교사가 꿈이에요. 건강한 식단을 나누고 싶거든요. 또 영양교사가 된 후에도 취미로 '직장인을 위한 쿠킹 클래스'나 '초보를 위한 베이킹 클래스' 같은 수업도 진행해 보고 싶어요."앞으로는 블로그를 통해 좋은 식재료를 공동구매 할 수 있는 방법도 구상 중이고 재래시장 상품도 인터넷으로 주문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라는 노랫말처럼 배우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유하니씨, 그를 누가 어리다고 놀리겠는가.

  • 문화일반
  • 백세리
  • 2009.10.23 23:02

[강준만의 책으로 읽는 세상] 미국만들기:20세기 미국에서의 좌파 사상

지난 2005년 3월 미국 로버트 리히터 조지메이슨대 교수와 스탠리 로스먼 스미스칼리지 교수 등이 공동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스스로를 진보파라고 밝힌 미국 대학교수의 비율은 무려 72%였다. 보수파는 15%에 불과했다. 정당 소속별 분류에서도 민주당원이 59%, 공화당원이 11%였다.참으로 이상하지 않은가? 당시 미국사회는 전반적으로 보수화가 정점에 이른 시점이었는데, 교수는 진보파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게 말이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매우 심각하게 우려해야 할 현상일까? 이게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지식인의 다수는 이명박 정권에 비판적인데, 일반 대중의 시각은 꼭 그렇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지식인들이 이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에 곤혹스러워 하면서 그 이유에 대해 이렇다 할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이에 대한 답의 실마리나마 얻기 위해선 지난 96년과 2001년 한국을 두 차례 방문하기도 했던 미국 철학자 리처드 로티(Richard Rorty, 1931-2007)의 「미국 만들기 : 20세기 미국에서의 좌파 사상」(임옥희 옮김, 동문선, 2003)을 다시 읽어볼 필요가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이렇게 주장한다."강단에서 좌파는 현실 정치가 문화 정치로 대체되도록 허용했으며, 문화적인 쟁점을 정치적인 논쟁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우파와 공모해 왔다. 그들은 새로운 법안을 제안하는 방향으로 쏟아야 할 에너지를 (…) 이 나라의 요구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주제에 관해 논쟁하는 데 소모하고 있다. 강단 좌파는 미국에 제안할 계획이 없으며, 특별한 개혁을 하는 데 필요한 합의를 구축함으로써 이룩될 수 있는 나라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로티가 쓰는 '좌파'라는 용어는 한국처럼 좌우를 막론하고 '좌파 알레르기'가 심한 나라에선 그대로 쓰기가 어렵지만, 뭐 심각하게 생각할 것 없이 그냥 구분을 위한 편의적 2분법에 따른 개혁·진보파로 이해하는 게 좋겠다.모든 진보파들이 로티의 주장에 동의하는 것도 아니거니와 그를 향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다만 로티의 빼어난 미덕이 있다면 그건 다른 사람들이 엉거주춤하게 대하려는 걸 직시하려는 솔직함이라고나 할까. 이 책을 번역한 임옥희는 "기존 질서를 철저히 인정하는 논리를 들이밀면서 개혁주의 좌파라고 주장하는 로티의 사회적인 무책임에 분개하면서도 그의 지적인 솔직함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로티가 힘 주어 비판하는 건 이른바 '좌파 순결주의'다. 강단이 순결주의를 지키는 데엔 매우 유리한 곳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당연한 귀결이다. 임옥희의 해설을 들어보자."이렇게 하면 프티부르주아 개량주의로, 저렇게 하면 중산층 소시민 의식으로 분류하고 범주화하고 서열화하여 배제를 정당화시켜 온 것이 바로 이 좌파 순결주의였다. 그렇다면 민중만이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 그것은 민중의 순결성을 자신들의 권력 기반으로 삼으려는 좌파 엘리트주의의 가면일 뿐이다. 뿐만 아니라 좌파들은 아직까지도 상품화·물신화·소외와 같은 상투적인 어휘를 남발하면서 자기 틀 안에 갇혀 있다. 이같은 상투적인 어휘는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낼 새로운 이미지와 언어가 아니다. 그것은 화석화된 언어들일 뿐이며, 그런 만큼 그들이 제시하는 미래의 청사진 역시 화석화된 것이다. 아니, 아예 그런 청사진마저 이들에게는 없다는 점이 로티의 공격이다."임옥희는 "(로티의) 지적인 솔직함과의 대결이 한국 좌파들의 자기 성찰과 반성으로 이어지고, 그로 인해 한국 좌파들의 현실 대응력을 다시 보강하는 기회가 될 수는 없을까라는 점에 생각이 미치게 되었다"는 희망을 피력한다. 맞다. 그리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게 가능할까? 혹 이른바 '시장 논리'의 함정에 빠져있는 건 아닐까? 즉 진보를 지지하는 대중 사이에서 어떤 주장들이 잘 먹히고 잘 팔리느냐 하는 걸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이 시장 논리는 선정적인 저널리즘이나 연예시장의 논리와 다를 게 하나도 없다. 학계는 '근본주의'에 충실하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미국은 어떨까? 로티는 "많은 미국인 학생과 교사들 사이에서 미국을 이룩하려는 꿈을 가진 좌파들보다는 오히려 방관적이고 진저리치면서 조롱하는 좌파들이 이제 인기를 얻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개탄한다."이들만이 우리가 가진 유일한 좌파는 아니지만, 그들이 가장 두드러지고 목소리가 큰 좌파들이다. 이런 좌파의 구성원들은 (…) 미국을 용서할 수 없고, 이룩될 수 없는 나라로 간주한다. 이로 인해 그들은 자기 나라로부터 뒤로 물러서게 되고, 그들이 말하는 바대로 자기 나라를 '이론화'한다. (…) 이런 사고로 인해 그들은 희망보다 지식을 선호한다. (…) 미국 좌파가 국가적인 자부심을 갖지 못한 채로 남아 있는 한 미국은 정치적인 좌파가 아니라 단지 문화적인 좌파가 될 뿐이다."한국에선 '강남 좌파'라는 용어가 널리 쓰이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보수파가 붙인 부정적 의미의 딱지지만, 전혀 근거가 없는 건 아니다. 정치경제적으로나 사회문화적으로 상류층에 속하면서 상류층의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는 사람이 진보적 가치를 역설하는 게 위선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그러나 어차피 정답은 없는 논쟁이다. '강남 좌파'에 일장일단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몇 년전 '강남 좌파'를 다룬 글에서 '강남 좌파'에 대한 긍정론과 부정론의 이유를 각 3개씩 지적한 바 있다.우선 긍정론이다. 첫째, 상류층 사람이 진보적 가치를 역설하는 건 하층계급에 큰 힘이 된다. 상류층 사람이 점하고 있는 위치의 파워 덕분이다. 둘째, 갈등의 양극화를 막는 데에 도움이 된다. 모든 상층계급은 보수, 모든 하층계급은 진보라면 갈등이 살벌해지겠지만, 상층에도 진보가 있고 하층에도 보수가 있다는 건 양쪽의 충돌 예방에 도움이 된다. 셋째, 상류층에 속하면서도 하층계급을 생각하는 마음이 고맙다. 그걸 위선으로 보겠다면, 이 세상에 위선 아닌 게 뭐가 있겠는가.다음은 부정론이다. 첫째, 권력·금력까지 누리면서 양심과 정의의 수호자로 평가받는 이른바 '상징자본'까지 갖겠다는 건 지나치다. 빈털터리라도 세상을 향해 큰소리 치면서 사는 맛이라는 게 있는 법인데, 그런 '도덕적 우월감'까지 상류층이 누린다는 건 부당하다. 둘째, 진보를 보다 많은 권력·금력을 쟁취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다. '강남 좌파'의 진보 프로그램은 하층계급의 절박함을 모르기 때문에 진정성이 결여돼 있으며, 상징적인 제스추어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셋째, '강남 좌파'의 진보 프로그램은 말로만 강경한 속성이 있어 실천보다는 당위의 역설로 그칠 가능성이 높고, 오히려 해낼 수 있는 실천마저 어렵게 만들 수 있다.자, 사정이 이와 같은데 '강남 좌파'를 무조건 긍정하거나 무조건 부정할 수만 있겠는가? 각 인물별, 사안별로 구체적인 평가를 내리는 게 공정한 대응일 것 같다. 문제는 가면 갈수록 진보의 주창자들과 수혜자들의 간격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점에서 '강남 좌파'는 성찰할 점이 있다. 성찰할 뜻도 없고 그게 가능하지도 않다 하더라도, 주목을 요하는 지점인 것은 분명하다. /강준만(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9.10.23 23:02

[오목대] 안중근 의거 100년 - 조상진

지금부터 100년 전인 1909년 10월 26일 오전 9시께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역. 러시아 군악대의 요란한 팡파르 소리를 뚫고 6발의 총성이 울려 퍼졌다. 열차에서 막 내려 러시아 군대와 재무상 코코프체프의 영접을 받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가 총탄을 맞고 쓰러진 것이다.환영 나온 일본인속에 섞여 있다 총을 쏜 안중근(1879-1910) 의사는 러시아 말로 "코레아, 우라!(한국 만세)"를 외치며 일본 관헌에 체포되었다.이토는 하급무사에서 총리대신까지 오른 성공 신화의 인물. 조선 통감부 초대 통감을 지내는 등 침략의 원흉으로 꼽히고 있지만 일본에선 헌법 초안 마련과 의회 양원제 확립, 메이지 유신을 이끈'근대화의 아버지'로 추앙받고 있었다.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이날의 총성은 제국주의에 맞서는 아시아 민족주의 운동의 신호탄이었다. 중국의 쑨원은 당시 "공은 삼한을 덮고 이름은 만국에 떨치나니, 백세의 삶은 아니나 죽어서 천추에 빛나리"라는 글을 바쳤다.안 의사는 일본 관헌의 심문과정에서 이토를 죽일 수 밖에 없는 죄상으로 15가지를 들었다. 첫번째와 두번째는 각각 명성황후를 시해하고 고종황제를 폐위시킨 죄를 거론했다. 이는 백범 김구도 항일투쟁에 나서게 된 동기로 든 대목이다. 이와 함께 정미 7조약, 한국인 학살, 정권 탈취, 군대 해산 등을 들었다.주목되는 것은 14번째로 동양평화를 파괴한 죄를 주장한 점이다. 이 항목은 사형 집행을 기다리는 동안 집필한'동양평화론'이란 논설과 맞물려 있다. 안 의사는 일본이 러일전쟁의 전리품으로 획득한 뤼순항을 개방항구로 삼아 이곳에 동양평화회의 본부를 두자고 제안한다. 또 은행을 설립하고 3국의 주요 지방에 은행 지점을 내어 공용화폐를 널리 보급, 산업발전을 함께 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EU보다 훨씬 앞선 '블록 경제론'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안 의사는 글씨가 뛰어나 일일부독서구중생형극(一日不讀書口中生荊棘·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 등 유묵이 보물 제569호로 지정돼 있다.하지만 아직도 그의 유해는 구천을 떠돌고 후손들은 어렵게 생활하다 쓸쓸히 죽어갔다. 그의 의거 100주년을 맞아 그에 대한 재조명이 활발히 일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 아닌가 싶다./조상진 논설위원

  • 문화일반
  • 조상진
  • 2009.10.23 23:02

[전주 재발견 현장답사] ⑫'혼불'의 모국어 사랑과 민족문화 찾기

22일 「혼불」 최명희의 모국어 사랑과 민족문화 찾기 답사가 진행된다. 「혼불」의 배경지는 남원시 사매면 노봉마을과 전주, 중국 선양(만주 봉천) 세 곳인데, 최명희 묘소를 시작으로 전주와 남원을 답사한다.▲ 무지를 깨닫게 하는 「혼불」최명희의 소설 「혼불」이 출간되기 전 전라도 출신이 아닌 사람들이 '혼불이 뭣이지, 처음 듣는 말인데 국어사전을 한번 찾아보자'라고 말한 경우가 많았다. 국어사전에 '혼, 영혼, 혼령, 넋, 정신'은 있지만 '혼불'이 안 나온다. 비로소 소설 「혼불」이 출간된 이후 국어사전에서 '혼불'이란 표제어를 발견할 수 있다. 「혼불」은 국어사전에 '혼불'이란 새로운 단어를 등재시킨 것만 해도 큰일을 한 셈이다.또 '최명희'하면 생각나는 말이 있다. 「혼불」 과 관련해 최명희는 '근원에 대한 그리움'이라 말했다. 「혼불」 집필 때의 마음가짐을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는 것만 같았다. 쓰지 않고 사는 사람은 얼마나 좋을까?'라고 말했다. 「혼불」하면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또 있다. '「혼불」은 민속학의 보고이고, 우리말의 보고이다.'라는 말. 이 말도 앞으로 영원히 최명희와 「혼불」에만 붙을 수 있는 말이다.▲ 최명희, 한국적 한국인의 마지막 세대최명희는 어떤 생각으로 「혼불」을 집필했을까? 최명희 작가의 마음을 읽기 위해서는 우리의 문화 발전 단계와 최명희의 출생연도인 1947년생, 60대의 역할을 생각해야 한다.한국 사회의 변화, 발전 속도가 가장 급속한 것은 최근 100년이다. 최근 100년은 농경사회가 산업사회로 변하면서 전통문화가 단절되고 그 자리에 새로운 문화가 파고 들어온 시기이다. 최근 100년을 살아오면서 나타난 현상 중의 하나가 세대간의 인식 차이다. 젊은 세대는 전통문화, 전통적 가치관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아서 전통하면 고개를 돌리는 것을 당연한 일처럼 인식한다. 젊은층으로 갈수록 서구적인 사고방식과 생활문화에 익숙한 서구적 한국인이다. 반면 노년층일수록 한국적 한국인이다. 현대는 같은 한국인이면서, 서구적 한국인과 한국적 한국인이 공존하고 있다.▲ 소설을 뛰어넘은 사상서, 「혼불」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 것, 우리의 전통문화가 소멸되어 가는 오늘날, 진정한 생명체, 정신은 '혼불'이다. 근원에 대한 그리움, 근원의 복원은 진정한 우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제 작가 최명희의 세대 즉 60대만이 근원에 대한 해답을 전해줄 수 있는 마지막 세대이다. 최명희 작가는 이러한 의식이 머릿속을 떠난 적이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올곧게 전통문화을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우리 몸속에 있다가 죽을 때 미리 그 몸에서 빠져나가는 것이 혼불이며, 존재의 핵이 혼불이다. 우리의 정신과 문화의 상징은 민속학적인 것과 우리말이다. 이러한 존재의 핵, 우리 민족의 핵, 정신을 찾아가는 과정이 소설 「혼불」이다. 그렇기 때문에 「혼불」은 서사 형식을 빌린 소설이지만 한민족 사상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정섭(서남대 교수)※ 이번 답사는 '「혼불」의 모국어 사랑과 민족문화 찾기'(안내 서정섭 서남대 교수) 24일 오전 9시 전주역사박물관 출발최명희 묘소 → 최명희 생가 → 최명희문학관 → 전주천 한벽루 → 사매면 노봉마을 → 아래몰 → 중뜸 부친탯터 → 원뜸 종가 → 혼불문학관 → 청호저수지 → 달맞이동산 → 거멍굴 → 고리배미 → 서도역 → 삼계석문 → 체리암※ 다음 답사는 11월 14일 '완판본 한글 고전소설의 고향'(안내 이태영 전북대 교수)※ 답사신청은 전주문화사랑회(www.okjeonj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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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0.2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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