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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힘 2050] 나눔교육 어떻게 할까

행복의 조건은 무엇일까? 행복한 사람은 어떤 특성을 보일까?행복한 사람일수록 기부와 자원봉사 참여율이 높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남을 행복하게 할 때 행복지수가 올라간다는 사실도. 하지만 실천은 어렵다.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서,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등 이유는 제각각. 그간 나눔을 하지 않던 이들이 급작스레 나눔에 동참할 확률도 희박하다. 나눔도 삶의 일부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전북일보여성객원기자들은 아이들을 위해 나눔 교육을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이금주 여성객원기자 "나눔, 왜 필요한지 깨닫게 해야""무조건 나누는 게 정답은 아니에요. 나눠야 하는 이유와 무엇을 나눠야 하는지, 어떠한 효과가 있을지 등에 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철학이 없는 나눔은 오래 가긴 힘들거든요. 내가 가진 것이 없다고 느끼면, 나눔을 할 수가 없잖아요. 학생들 대부분은 아무 의미도 모른 채 부모님이 주신 돈으로 불우 이웃 돕기 성금을 합니다. 아이들에게 '만 원이나 내니?'라고 물으면, '엄마가 혹은 아빠가 줬어요'라고 답합니다. 이게'진짜 나눔'일까요. 가정에서 나눔에 관한 질문을 하나라도 던지면, 나눔의 의미는 상당히 달라질 수 있어요. '불우 이웃 돕기 왜 해야 할까?'라고 물으면 아이들은 스스로 의미를 찾고, 노력합니다. 그 과정이 있어야 진정한 나눔이 될 수 있고, 또다른 나눔으로 이어질 수 있죠."▲ 이진선 여성객원기자 "나눔 화폐·통장 등 만들어 기록""저는 나눔 화폐, 나눔 장터, 간식 나눔, 나눔 통장 등을 만들어 볼 것을 제안하고 싶네요. 머리가 굵어진 중·고등학생 보다 초등학생을 위한 건데, 이미 시행되고 있는 곳도 있어요. 친구를 도와주는 등 칭찬 받을 일을 하면 주는 나눔 화폐, 하루에 한 가지씩 나눔과 관련한 일을 적도록 하는 나눔 통장, 토요일 간식 시간에 아이들이 친구들과 음식을 나눠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간식 나눔 등을 마련하는 거죠. 이 모든 것은 나눔 장터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요. 먹는 것에 대한 벽이 사라지면 아이들은 '공유'의 개념에 눈을 뜨게 되거든요. 아이들 학년에 맞춰 나눔 교육 커리큘럼도 해마다 작성해보는 것도 권합니다. 1, 2주에는 나눔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4월 책의 날엔 지식을 나누고, 장애인의 날에는 장애인이 되어보는 것이죠. 평범해 보이지만 교사의 열정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죠."▲ 나숙희 여성객원기자 "가족행사때 나눔 이벤트 마련""나눔 교육은 거창한 정의가 있다거나, 단기간에 눈에 띄는 성과물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의지를 가지고 나눔 교육을 하면 아이들은 분명 달라져요. 생각지도 못한 때 나눔에 실천하는 아이들을 보면 흐뭇하죠.자녀가 많지 않은 요즘 아이들은 의외로 가족이나 주변을 돌보는 일에 무심한 편입니다. 저는 딸아이에게 말합니다. 내 이웃을 챙겨주고, 보살피는 과정 역시 나눔의 일환이라고.특히 주변에서 남편들이 가족 행사에 참여하는 걸 귀찮아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는데, 아이를 위해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아이들은 친척들이 모였을 때 형성되는 관계를 통해 나눔을 교육하면 재미있어하기가 쉽거든요."▲ 김은자 여성객원기자 "후원하며 자연스럽게 교육""저희 가정은 전쟁이나 기아, 재난으로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 관한 책을 읽고 한 아동을 후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저희는 일반 후원, 아이는 청소년 후원으로요. 비록 적은 액수지만, 기부하면서 후원단체가 하는 일도 살펴보고, 행사도 참여하면서 관심은 더 깊어졌습니다. 기부를 잘 하려면 돈을 어떻게 모으는가 보다 어떻게 쓰는 것이 잘 쓰는 것인가를 배우는 일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도 소득 1만달러가 넘었다는 사실을 자랑하기 보다 얼마나 기부하면서 나누는 삶을 살고 있는가를 자랑으로 삼게 되지 않을까요."▲ 임영신 여성객원기자 "작은 것부터 실천…습관되게""얼마 전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이 '100원의 기적'이라는 스티커가 붙은 자그마한 빵모양 저금통을 가져왔습니다. 굶주림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위해 급식 모금운동을 하는 거래요. 사실 요즘 아이들은 100원짜리 동전이 바닥에 떨어져 있어도 줍지 않는다고 하던데, 이게 과연 가능할까 싶었죠. 그런데 빵저금통이 현관에 놓여진 뒤부터 우리집에 나뒹굴던 100원짜리 동전은 물론이거니와 10원짜리 동전까지 몽땅 사라졌습니다. 제 지갑 속 동전도 아낌없이 털렸네요. 한달쯤 모았을까? 아이는 뿌듯한 얼굴로 묵직한 저금통을 들고 갔습니다. 이런 나눔이 습관으로 된다면, 삶의 일부가 되지 않을까요."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9.12.08 23:02

"온라인 콘텐츠 정당한 대가 지불하고 이용을"

'불법 다운로드를 막자'는 차원을 넘어 굿 다운로더로서 '합법 다운로드를 권장'하도록 유도하는 '굿 다운로더 캠페인'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캠페인에 동참한 대중의 숫자가 캠페인 시작 두달 만에 10만 명을 돌파해 눈길을 끈다.테마가 있는 뉴스[Why뉴스] 안성용 포인트 뉴스수리 표준점수 최고점 나형 16점, 가형 12점 ↓"침묵극이 뭐야?" 대사 없이 몸으로만 표현왕석현, '크리스마스 캐롤'로 귀여움 발산'굿 다운로더 캠페인'은 단순히 캠페인의 취지를 일방적으로 알리는 것이 아닌, 대중들과의 쌍방향적 캠페인으로도 좋은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전국 주요 극장에 순회 이동 설치되고 있는 인터렉티브형 '터치 스크린' 홍보물이 큰 인기를 얻고 있고, 온라인에서도 네티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형 서약페이지를 오픈, 캠페인 참여를 활성화시킨 것이 주효했다.올 부산영화제에서 열렸던 '굿 다운로더' 캠페인 선포식을 통해 첫 선을 보인 이번 터치 스크린 홍보물은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 부산 센텀시티 CGV,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관을 거쳐 현재 영등포 CGV, 왕십리 CGV와 수원 CGV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지난 3일까지 2만6921명이 참여했다.터치 스크린 홍보물이 설치된 극장의 관계자들은 "스티커 잉크와 포토용지가 턱없이 부족할 때가 많다. 지금껏 극장 내 전시물이 이렇게까지 인기를 끈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고 반응을 전했다.또 인터넷 포털사이트 내에 마련된 캠페인 페이지와 서포터즈 Day 이벤트, 굿 다운로더 초청 개봉작 릴레이 시사회 이벤트 참여를 통해 3일 기준, 온라인 서약자는 8만1639명을 기록, 전체 캠페인 서약자 수 10만8560명을 넘어섰다.매너 있는 다운로드 문화를 즐기는 '굿 다운로더'가 되기 위해서는 '저작물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한 온라인 콘텐츠를 이용하겠다', '웹하드나 P2P 사이트에서 불법 업로드를 하지 않겠다', '개봉 중인 영화는 극장에서 관람하겠다'는 3가지 약속을 준수해야 한다.

  • 문화일반
  • 노컷
  • 2009.12.08 23:02

[전북의 문화콘텐츠 50] 막걸리 매너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선물했다는 고양탁주 그리고 강원도에서 군 생활을 해 본 사람은 모두 아는 포천막걸리를 비롯해 막걸리는 지금 한창 진화 중이다. 울릉도 호박막걸리, 강화도 인삼막걸리, 가평 잣막걸리, 강진군 복분자막걸리 등 기능성을 추구하면서 지역을 브랜드화하는 막걸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스타 배용준과 국순당이 손을 잡고 '고시레' 라는 막걸리를 만들었단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전주막걸리는 쉽게 죽지 않는다. 그들의 도시가 새로운 막걸리는 만들어낼 수 있지만 막걸리 문화는 쉽게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안주와 분위기 아니겠는가?가맥집이든 막걸리집이든 자신만의 안주는 그 집의 브랜드다. 가맥집 맥주야 손님 스스로 냉장고 것을 꺼내오고 주인은 장맛만 좋으면 자신만의 안주로 승부를 건다. 그렇지만 막걸리집 안주는 다르다. 주모의 손맛과 인심이 손님을 부르는 중요한 포인트니까. 손님들은 싸고 푸짐한 가게를 찾는다. 그것은 권리다. 그렇다면 싼 것은 다 좋은가? 골라먹는 손님의 권리만 있고 주인은 그냥 적은 이득으로 무한리필 서비스만 해야 되는가? 아니다. 기업형 막걸리집이야 박리다매로 손님을 부르지만 가족 단위 혹은 주모 혼자만의 자기노동착취형 1인 기업이 손님의 비위를 맞추다 보면 가랑이 찢어지기 십상이다.그러면 주당들이 마시는 막걸리야 그렇다 치고 그 많은 안주는 적당한 가격을 받는 것일까? 혼자서 막걸리 집을 운영하는 경원동의 P씨는 "손님만 많으면 힘든 것도 잊지요. 우리집은 국산 식재료만을 쓰는데, 손님이 적으면 적자"라고 말한다. 손님의 권리로서 술은 덜 시키고 안주만 달라는 것은 주당의 매너가 아니다. 상다리 밑에 한 주전자 두고서도 다시 한 주전자 시키는 매너를 보여주면 어떨까? 다음날 아침 황금똥은 좋은 술 매너에 대한 보답이리라.막걸리 순례자들. 사람 사는 따뜻함에 대해 빈혈을 느낀 블로거들이 전주로 막걸리 수혈을 받으러 온다. 맥도날드 콤보 두 개 값이면 세 명의 어른이 술배와 밥배를 채우는 것에 놀란다. 그러나 단 몇 번의 술자리를 보고서는 전주 막걸리 문화라는 작품성보다는 안주의 흥행성 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순례자들이 소탈과 흥은 허용해도 거드름과 특별대우는 꺼리는 전주의 안 보이는 술문화를 보고 갔으면 한다. 술 앞의 평등을 느끼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말이다.끝으로, 전주의 젊은 영화학도에게 묻는다. 관광상품 단계를 넘어 문화상품의 경지에 이르렀는데, 왜 막걸리 영화가 아직 없는가? 다큐 감독들 뭐하는가? 전주의 이 기발한 소재를 두고서 말이다. 아직 주모의 전설이 없다. 전설의 술꾼과 인간문화재급 주모들을 발굴하라. 명령이다. 기업형 일체 안주보다는 탁자 몇 개 안 되지만 주모의 손맛과 덕담을 주고받는 그런 막걸리집을 찾고 소문내라./신귀백 문화전문객원기자(영화평론가)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9.12.07 23:02

[전북의 문화콘텐츠 50] (33)전주 막걸리·가맥 문화

'엄벙한 것'의 대명사였던 막걸리가 뉴스다. 누보 막걸리와 햅쌀 막걸리에 이어 일본인들이 맛코리(マッコリ)란 이름으로 막걸리를 즐긴다고 한다. 아셈(ASEM) 건배주로 사용한 것이 벌써 옛날이니 당연히 대형주류업체에서 뛰어들고 호텔에서도 막걸리를 판다. 옛 주신(酒神), 막걸리의 귀환이다.포털 창업란에서는 전주식 가맥점과 막걸리집을 모집 중이다. 좀 된다 하는 집들은 상표 출원과 브랜드화 내지는 프랜차이즈화를 고심하고 있단다. 개인 블로그와 카페도 전주의 막걸리집과 가맥 투어가 단골 안주가 된 지 오래다. 거의 성지순례 수준이다. 문화란 동시대 동지역 사람들이 자연스레 누리는 것, 한 시대를 초월해 오래도록 유지되고 그것이 다른 지역으로 전해지는 것 아닐까. 그래서 전주의 독특한 술 문화 두 가지 막걸리와 가맥 문화를 들여다보았다.▲ 술 평등, 전주막걸리 문화'신이 물을 만들었다면 인간은 술을 만들었다.' 빅토르 위고 선생 말씀이시다. 사람 사는 곳에 반드시 술이 있고 지역마다 특징적인 술이 있다. 장소를 말하지 않아도 와인, 보드카, 마오타이가 저 먼 나라의 술이라면 우리나라는 소주와 막걸리고 전주는 역시 막걸리다.전주의 막걸리집은 경원동 동부시장 골목을 필두로 신도심으로 자리잡은 삼천동과 서신동 그리고 평화동 사거리 뱅뱅 뒷골목을 비롯해 아중지구 등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그 옛날 <완산집>과 <정읍집>에서 시작돼 전북대 앞 <샘터식당>, <농부집>이 사라지고 난 후 <홍도주막>, <전주막걸리집>, <경원집> 등 새로운 강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랑채>, <내고향> 등 소박한 이름부터 <배꼽>, <각설이>, <두여인>, <어우동>, <바이전주집> 등 이름도 진화한다. 이 막걸리집들이 한 집 평균 100여 통을 팔면, 전주에서 하루 소비되는 양은 750mL들이 만 여 통이 넘는다. 장강이다.전주 막걸리집은 술값만 받는다고 블로그마다 입소문이 났다. 막걸리 3통들이 한 주전자에 1만2000원이 공시가격이다. 안주는 공짜. 공짜인데, 메뉴판은 무슨. 메뉴는 주인 맘이시다. 기본 안주는 보통 스무 가지가 넘어 상다리가 휘어지지는 않지만, 담배나 라이터 놓을 자리도 없다. 막걸리 한 주전자씩 추가할 때마다 특별안주가 나온다. 편육, 족발 정도로 명함 내밀기는 그렇고 백숙, 옻닭, 삼합, 광어회, 꽃게장, 크진 않아도 활전복도 나온다. '왜 우린 저건 안 주냐?'고 물으면 서울 촌놈이다. 술을 많이 시키면 안주가 나오는 것은 게임을 통해 아이템을 얻는 방식이고 마일리지와 같은 개념이다. 이 마일리지는 단 그날 하루만 해당된다. 그러니 평등세상이다. 교회나 절보다 더 평등한 곳이 전주의 가맥이고 막걸리 집이다. 방이 따로 없는데 누구에게 더 좋은 안주를 준다든지, 고위 공무원이 왔다고 3차 안주가 처음부터 나오는 법은 없다. 술 앞의 평등이다.전주 술꾼들은 막걸리를 상류층(가라앉지 않는 맑은 술)과 하류층(가라앉아 떫은 술)으로 구분해 마신다. 요즘 선수들은 상류층을 좋아한다. 수많은 소주파와 맥주파를 막걸리파로 전향시킨 소설가 이병천씨 같은 주당들은 좀 떫다 하면 며칠 된 것으로 바꿔 달라고 한다. 막걸리에 예민한 이런 선수들을 주모는 더 사랑한다. 서울 손님은 의심할 것이다. 그러나 전주의 주모들은 적은 양으로 주전자를 채우는 스킬을 부리지 않는다. 선수들은 한 손에 탁 들면 '척' 하고 나오는 양을 저절로 알기 때문에.전주의 막걸리집엔 진귀한 풍경도 연출된다. 단돈 만 원대에 저녁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어서다. 막걸리집에서 계를 하는 알뜰 아줌마부터 와인에 치즈 혹은 양주 (폭탄주) 만을 즐길 것 같은 벤츠 타고 오신 장년층까지 다양한 계층을 아우른다. 맛과 멋에 취하고, 안주와 착한 가격에 취한다는 전주 막걸리. 한자리에 앉지 않고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먹거나 노래를 좀 부른다 싶으면 귀기울여주는 풍경 역시 흉이 아니다.그렇다고 서울서 오신 분들, '푸진 인정' 극찬만 마시라. 이 착하다 못해 불쌍한 가격이 착취적인 것은 아닌지 한번쯤 생각해 보시라.경기도 고양시가 대한민국 막걸리 축제를 개최한다. 벌써 7회를 넘겼다. 그렇다고 배 아플 필요가 없다. 정구지찜을 메인 안주로 하는 무슨무슨 체인점 막걸리가 전주엔 쉽게 발 붙이지 못할 테니까. 다만 전주시와 작가들은 따로 할 일이 있다. 바로 막걸리 스토리텔링이다. 전주서 안하면 어디서 한단 말인가?▲ 술 평등 그 둘, 가맥 문화독재와 쿠데타 시대를 반복하며 살아온 전주의 주당들은 착한 백성답게 막걸리가 끝나면 가맥으로 향한다.가맥이 '스트리트 비어'인지 아니면 '가게 맥주', '가정용 맥주'의 준말인지는 아직 학설이 분분하다. 가게마다 '휴게실'이라는 간판이 붙어있는데 슈퍼 같기도 하고 음식점 같기도 하다. 음악이나 인테리어 그런 것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는다. 양복쟁이부터 '끈 나시' 입은 처녀들까지 술 마시기에 진지한 모습이다. 소음이 편안함이 되는 공간, 넘침 앞에 죄스럽지 않은 평등한 공간이다.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면 반바지 슬리퍼 청년이라고 병에 입을 대고 마시지 않는다. 언더락 잔으로 마시지도 않는다. 맥주 한 병 2000원으로 기본 세 병. 알아서 손님들이 가져다 먹는다. 싸구려 탁자, 교실 같은 분위기에는 손님이나 주인 모두 '헛째'가 없다. 주차장 없이도 가게문을 여는 배짱이 통하는 동네다. 왜? 맛있으니까, 멋있으니까.스테인레스 쟁반에 넓적하게 몸을 벌린 황태가 나온다. 동해에서 명태로 잡혀와 강원도 덕장을 거쳐 황태로 변신한 이 안주감은 이곳 전주 슈퍼에 와서 연탄불 위에 오르면 삼 실꾸리처럼 잘 퍼져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장맛과 황금의 조화를 이루어 낸다. 윷놀이 깍쟁이에 쓰면 딱 좋을 작은 종지에 든 작게 썬 알싸한 청양고추와 참깨가 들어간 그 달착지근한 소스장이 가맥의 역사를 새로 썼다. 홍상수 감독이 전주서 만든 영화 디지털 3인삼색 <어떤 방문>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이선균이 '가맥집의 황태를 잊을 수 없다.'고 한 말은 아마 중독성 짙은 장맛에 대한 느낌이 아니었을까? 이런 맛을 본 전주 주당들은 골뱅이에 누기 어린 땅콩하나 놓고 마시는 호프집 가서도 장맛이 있네 없네 잔소리를 한다. 술집 하기 어려운 곳이 전주다.저 옛날 정미소에서나 쓸 성 싶은 벨트 달린 망치로 갑오징어 두들겨 패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면, 술꾼이 아니다. 고추와 당근이 잘 다져진 노릇노릇하고 단단한 계란말이와 딱딱하고 두툼한 갑오징어가 부드럽게 씹히는 맛을 안 본 사람은 전주를 봤다고 말을 하지 마시라. 전북대 사회교육원 사거리의 <전일슈퍼>의 풍경을 두고 최명희 문학관 최기우 실장(극작가)은 '한반도의 가맥'이라고 했다. 말 된다. 그런데 얼마 전에는 서신동에 이 슈퍼의 분점이 생겼다. 장맛을 공개했다는 말이렷다. 술안주가 디카 사진의 훌륭한 재료가 되고 좁은 여자화장실마저도 귀여운 뉴스가 되는 이 슈퍼는 이제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다. 그런데, 나이트클럽 못지않게 맥주회사의 물관리가 필요한 이곳이 요즘 영업정지 중이다.전주 술꾼들은 이쪽에서 먹으면서 기업형 가맥인 저쪽을 탐하지 않는다. 기회비용에 큰 의미가 없기 때문에. 그렇지만 서울 순례자를 위해 몇 군데 정보를 제공한다. <영동슈퍼>는 튀김닭발이 기본안주고, 교실 수준의 <임실슈퍼> 특별 레시피는 수제비 띄운 명태대가리국이다. 집집마다 피나는 노력으로 안주를 개발 중인 것. 참치가 들어있는 부침개, 투가리에 홍합 든 미역국, 갓 담은 겉절이가 두부와 함께 나오는 전주의 가맥집들을 별 세듯이 세어 보자면, <그린슈퍼> <소망슈퍼> <신신슈퍼> <문화슈퍼> <슬기슈퍼> <은하슈퍼> <초원슈퍼> <로얄슈퍼> <도일슈퍼> 등등. 세다 지친다.이 평등한 가맥 집 중 불평등하게 한 집을 소개 하자면, 한옥마을 안에 자리한 <딱좋아 휴게실>이다. 윤진서가 주연한 영화 <울어도 좋습니까?>에서도 나온 집인데, 주인 아줌마의 노래 '동백아가씨'는 절창이다. 맥주 한 박스도 안 시키고 노래 불러 달라면 그건 술꾼의 매너가 아니라는 말을 덧붙인다.전주에서 술마시기를 엿보던 '엄벙한' 전주 밖 술꾼들이 가끔 모험을 저지른다. 자기 사는 곳에 전주식 가맥집을 여는 것. 일단 적은 자본으로 시설비 많이 들지 않으니 쉽게 뛰어든다. 그러나 쉽게 실패한다. 왜? 장맛은 나름 창조할 수 있겠지만 그 동네 사람들이 술을 즐기는 마인드, 술 앞의 평등한 문화는 쉽게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신귀백 문화전문객원기자(영화평론가)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9.12.07 23:02

[오목대] 장례문화 - 장세균

우리나라에서 한해에 묘지(墓地)로 편입되는 땅이 서울 여의도 면적의 10배인, 약 1억만평 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런 현상을 놓고 전국토의 묘지화(墓地化)란 자조적(自嘲的)인 비판도 많다.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을 밀어내는 식이다.묘지는 우리의 유교 전통과 풍수지리가 맞물려 있다. 조상을 좋은 음택(陰宅)에 모시면 후손이 복을 받게 된다는 사상이다. 풍수지리에 묘자리로 세가지 좋은 지형(地形)이 있다고 한다. 첫째는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으로 닭이 알을 품어 수십 마리의 병아리를 낳을수 있는 지형, 두 번째는 산구형(産狗形)으로 개가 한번에 여러 새끼를 낳는 지형을, 세 번째는 매화낙지형(梅花落地形)으로 매화 향기가 사방으로 펴지듯 자손이 번창한다는 지형을 말한다.그러나 이젠 교통이 편리한 곳이 명당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장례문화도 급격한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작년 2008년도에 우리나라에서 10명중 6명이 화장을 했다고 한다. 10년 전보다 3배가 많은 화장률이라고 한다.그러나 화장시설이 높은 화장률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문제이다. 전국 250개 지방자치 단체 중에 화장시설을 갖춘곳은 불과 50개이다. 사람들이 화장터를 혐오시설로 여기면서 설치반대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제 화장문화는 세계적으로 보편화되어 있다.미국은 사람이 죽으면 대부분 영결식은 교회에서 치르고 교회 부속묘지에 매장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공동묘지나 개인묘지에 매장되지만 묘지 면적은 한사람당 1평을 초과할 수 없다 .묘지는 공원처럼 잘 가꾸어져 혐오시설 개념도 아니다. 독일은 묘지에 토지 공개념을 도입하여 지방자치 단체가 조례를 규정하여 가족묘지를 인정치 않는다.묘지사용도 일정 기간에 한하며 그 기간은 보통 20년이다. 중국은 화장장에서 장레식을 마친 다음 화장이 되고 시신의 유골은 3일동안 화장장 안에 보관되었다가 납골당으로 옮겨진다. 납골묘의 크기도 모두 1 제곱미터 안팎이다. 일본은 불교의 영향을 받아 화장을 하며 납골당에 안치된다. 인도는 화장문화의 선구자이다. 이제는 화장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보편화되고 있는것 만은 사실이다./장세균 논설위원

  • 문화일반
  • 장세균
  • 2009.12.07 23:02

[블로그로 보는 세상] ⑪인테리어 블로그 운영 김성효씨

"블로그 운영하면서 홍보 효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편한 인상과 낮은 목소리로 너털웃음을 짓는 김성효씨(48).모던리모델링 블로그(http://blog.naver.com/modern1605)를 운영 중인 그는 전주시 평화동에서 10여 년 동안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 중이다.10여 년을 운영 해 온 가게에는 어떤 이유에서든 변화가 필요했다. 많은 고민 끝에 인테리어를 가장 필요로 하는 이들이 신혼부부나 정보나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일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인터넷에 많은 정보들도 있고 사진과 함께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잖아요. 그래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시공 사진이나 정보를 하나씩 올리면서 홍보를 시작하게 된거죠."올초 문을 연 김씨의 블로그는 소위 말하는 '대박'난 유명 블로그는 아니다.하지만 꾸준히 소문을 듣고,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찾게 된 블로거들이 손님으로 이어지는 우연 아닌 우연이 반복되면서 신기한 인연으로 발전하기도 한다고."블로그를 관리하고 운영하기는 하지만 사실 기대는 크게 안했었어요. 홍보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거니 했는데 제가 공사를 해 준 뒤 손님들이 직접 글을 올리시기도 하고 사진을 올려놓고 가기도 해요. 그렇게 소문이 나면서 많이 찾아오시더라고요. 고맙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렇더라고요."처음에 아이들에게만 맡겨두었던 블로그는 그야말로 '난장판'. 하지만 점차 의견을 주고 받으면서 깔끔하게 다시 태어났다.공사를 맡았던 아파트나 주택, 상가 등 변해가는 과정 하나하나 사진을 찍어두고 완성된 후의 모습도 예비 고객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그렇게 공을 들여서일까, 블로그를 보고 알게 됐다며 찾아오는 손님들에게는 괜히 고맙기도 하다고. 바쁜 업무 때문에 관리에 소홀해진 요즘은 아이들이 더 열심히 블로그를 챙기고 나설 정도다."원래 부산에서 섬유회사를 다녔는데 그 때 영업 관리 업무를 맡았었죠. 자주 업체를 들락거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7년 정도 다니던 회사를 갑자기 그만 두게 된거죠. 이후 전주에 내려와 이 일을 벌였어요. 1996년에 시작해서 집이나 사무실 그밖에 리모델링까지 점차 분야를 확장하면서 다양한 인테리어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손재주가 많은 그가 인테리어를 시작한 것은 어떤 면에서는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라고 말하는 그.평소 꼼꼼하고 세심한 성격 때문에 공사를 맡긴 고객들은 만족스럽다며 두 번 세 번 고마워하지만 사실, 가족들이나 지인들에게는 굉장히 피곤한 성격이라며 핀잔을 듣기 일쑤라며 멎쩍어 했다."시작도 중요하고 마무리도 중요하잖아요. 사후 관리도 꼼꼼하게 하는 것이 제 자부심입니다!"

  • 문화일반
  • 백세리
  • 2009.12.04 23:02

[블로그로 보는 세상] 인테리어 관련 블로그

여자라면 아니 요즘은 남녀노소 누구나 '예쁜 집'을 갈망한다.동화 속에 나오는 꿈의 궁전 같은 방에서 뒹굴고 싶기도 하고, 풀내음 가득한 자연의 집에서 쉬고 싶은 마음도 들 것이다. 이제 막 집을 마련한 신혼 부부라면 깨 볶는 냄새가 폴폴 나는 집으로 꾸미고 싶은 마음에 고민만 하고 있을 터.이렇게 내가 원하는 스타일로 집을 꾸미고 싶지만 재주는 없고 막막하기만 하다면?고민할 것 없다! 돈도 필요 없다.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블로거라면 하나쯤 알고 있을 '인테리어계의 신'을 소개한다.시간만 있다면 누구에게나 무한 정보 제공, 당장 정보의 바다로 뛰어들어 보자.'마이더스의 상상공작소(http://blog.naver.com/iyawong2)'의 주인장 마이더스는 이미 자신만의 노하우를 집대성한 책을 발간할 만큼 뛰어난, 감히 홈데코(home deco)의 1인자라 불릴 만하다. 블로그에 특색 있는 인테리어 정보 뿐만 아니라 각종 생활 정보까지 덤으로 포스팅 해 놓았다.정성스럽게 모은 750가지 가량의 포스트를 살펴보면 왠지 '우리 집도 유명 호텔 스위트룸 부럽지 않은 멋진 집으로 꾸밀 수 있을 것 같다'는 무모한(?) 자신감이 생기는 것도 사실. 게다가 마이더스(주인장)가 직접 꾸민 집도 살펴볼 수 있으니 꾸미는 재미에 전문가의 집을 공짜로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얼마 전 출간했다는 책에 대한 소개도 나와 있으니 참고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 실력을 믿고 우리 집 꾸미기에 도전해도 손해볼 일은 없을 듯.'결혼''육아''생각''사랑''요리'...생각나는 세상의 아름다운 단어는 무엇이든 떠올려라. 그리고 이 블로그를 찾아라. 주인장 소소의 블로그 'lovemailer design (http://blog.naver.com/obagsa007)'에 정답이 있다.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살 터전을 아름답게 꾸미고 싶을 때 가장 필요한 블로그다.설익은 밥도 짜디짠 국도 다 맛있게 느껴질 부엌으로 꾸미고, 먼지가 수북이 쌓인 안방도 사랑이 쏟아지는 공간처럼 느껴질 것이다.요리하는 방법부터 테이블 셋팅, 침실 꾸미기, 거실 꾸미기처럼 부분적인 것부터 원하는 모든 데코레이션이 가능하다.절대 싸울 수 없을 만큼 사랑스러운 홈,홈,스위트 홈으로 꾸미고 싶다면 1초의 망설임도 낭비! 주저하지 말고 빠져보시길.'행복한 그릇이야기(http://blog.naver.com/yoojbin)'가 들려주는 낭만적인 인테리어.블로그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분위기에 어울리는 그릇은 실내 인테리어의 '화룡점정'이다.예쁜 집에 어울리는 그릇과 분위기 낼 수 있는 그릇 그리고 신혼집에 어울리는 그릇 등 환상적인 조화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편견을 깨지 못하면 나만의 생각이 담긴 내 스타일의 집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 인테리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촌스러운 벽지와 닳아 빠진 소파와 커텐이 지겹다면, 모처럼 분위기 전환으로 새집에 온 기분을 내고 싶다면 인테리어 블로그가 요술지팡이가 되어 줄 것이다.

  • 문화일반
  • 백세리
  • 2009.12.04 23:02

[음식의 비밀] (56)피망과 파프리카

요즘 백화점이나 마트에 가면 피망과 파프리카가 눈에 쉽게 띈다. 이들은 원산지가 중남미로 원래 같은 채소. 피망(pimientos)은 프랑스어이고 파프리카(Paprika)는 네덜란드어로 피망. 유럽에선 파프리카는 피망과 동일한 것으로 여긴다. 15세기 말 콜럼버스가 유럽으로 가져간 것이 전세계에 퍼졌다. 하지만 우리나라엔 개량된 피망이 파프리카로 들어와 피망과 파프리카를 다른 채소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다른 점은 피망은 '단 고추'이고 파프리카는 '색이 있는 단 고추'라는 점이다. 파프리카는 붉은색·녹색·주황색·노란색 등 12가지 색이 있다. 피망은 녹색 혹은 붉은색. 가격도 파프리카가 피망보다 비싸다.피망은 고추의 매운맛 성분인 캡사이신이 거의 있지 않아 맵지 않고, 오히려 달다. 파프리카는 피망보다 단맛이 강해 과일에 더 가까운듯.변비 예방에 좋은 식이섬유, 혈압 조절을 돕는 칼륨이 들어 있다. 또한 '비타민 캡슐'이라 불리는 베타 카로틴, 비타민 C 등이 풍부하다. 유해 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인 베타 카로틴은 지방에 녹는다. 때문에 피망이나 파프리카는 기름에 살짝 볶거나, 식용유를 뿌려 먹으면 좋다. 붉은색이나 주황색 파프리카, 붉은색 피망엔 녹색에 비해 베타 카로틴이 10∼20배나 더 들어 있다. 하지만 베타 카로틴은 삶거나 끓이면 대부분 파괴된다. 다양한 색깔의 피망과 파프리카 중에서 비타민 C 함량이 가장 높은 것은 붉은색 피망. 이는 녹색 피망이나 노란색 파프리카에 비해 적게는 2배, 많게는 4배까지 있다.파프리카 100g당 열량은 11~34㎉에 불과하다. 최근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알려져 인기.미국 위스콘신 대학 연구결과에 따르면 피망을 즐겨 찾는 사람들의 경우 노후에 안과 질환으로 고통 받을 확률이 낮다고 발표한 바 있다. 피망 속의 식물성 색소가 자외선으로 인한 눈 손상을 막아주는 듯.빨간 피망에 들어 있는 빨강·노랑 색소와 비타민 C는 시각 상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망막의 황반 변성 및 백내장을 예방한다.피망과 파프리카는 고기, 생선, 샐러드 등에 잘 어울린다. 생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고, 살짝 구워 소스와 곁들여주면 좋다.녹색엔 엽록소, 보라색·갈색엔 안토시아닌, 붉은색·노란색·주황색엔 베타 카로틴 등 색깔에 따라 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색깔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사과·레몬·토마토 등과 함께 주스를 만들어 마시는 것도 좋다. 곱게 썰어 샐러드·잡채·냉채·피자 등에 넣으면 눈이 즐거워지는 음식으로 태어난다. 파프리카는 약간 통통하고 모양이 반듯한 것, 피망은 열매가 작은 것이 더 좋다. 열매에 반점이 있는 것은 낮은 저장온도, 일부 붉은 색을 띤 것은 과숙(過熟)이 원인이기 쉽다. 랩으로 싸서 냉장고에 두면 열흘 가량 보관이 가능하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9.12.04 23:02

[송영애의 식탁 위의 수다] ⑩테이블 스타일-2

테이블 스타일은 종류도 다양하다. 지난주에 이어 소개해 본다.다섯 번째, 내추럴 스타일이다. 모던 스타일과 대조적인 스타일로 현대의 기계화, 문명화되어 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편안한 휴식을 주는 상차림으로 자연을 소재로 한 돌,식물,자연광 등을 이용한다.최대한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그대로 살린 나무 공예품 장식을 하고, 나뭇결을 살린 식기나 넓은 풀잎을 개인 매트로 활용한다. 자극적이거나 순색은 피하고 연두색·녹색·연한 베이지색 등으로 연출해 봄을 표현할 때 흔히 이용하는 스타일이다.여섯번째는 젠 스타일. 젠은 불교 용어인 '선(禪)'의 일본식 발음으로 '조용히 생각한다'는 뜻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여러 잡념이나 고민 없이 아주 잠깐 동안의 편안함을 주는 것을 말한다. 1990년대 유럽에서 시작되었으며, 서양에서 본 동양사상으로 명상·절제·정갈함·고요함·자연스러움으로 표현된다. 중국, 일본 및 불교문화가 여러 가지 형태로 영화·패션·인테리어·헤어와 메이크업의 모든 분야에서 각광 받고 있다. 최근에는 라이프 스타일에도 영향을 끼쳐 생식이나 야채 위주의 자연음식 유행까지 불러 일으키고 있다. 서양의 테이블에 일본 감각의 식기나 다기를 매칭시키는 것을 기본으로 하며 색으로는 검정·다크 그레이의 무채색을 주로 사용하고 그린 계열로 자연스러움을 표현한다. 대나무 매트를 사용하거나 옻칠이 된 식기나 식도구를 써 2005년부터 올해까지도 유행하고 있다.일곱 번째 에스닉 스타일이다. 특정 민족의 독특한 스타일을 의미하는 에스닉은 민속적, 토속적이라고 풀이되며 세계 여러나라 민족의 생활풍습·민족의상·장신구 등에서 영감을 얻어 발전된 스타일이다. 일반적으로는 남아메리카나 동남아시아, 아프리카의 풍취가 느껴지도록 이국풍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색 조합도 베이지나 갈색계열 등의 흙을 중심으로 하고 일반적으로 아프리카에 온 듯한 분위기를 풍기는 이미지다.여덟 번째, 퓨전 스타일이다. 음식 분야에서의 퓨전이란 동서양의 만남을 얘기하듯 섞임을 뜻한다. 테이블 셋팅에서도 퓨전 스타일이란 클래식과 엘레강스 스타일을 믹싱하여 부부동반 모임 상차림에 적용하거나, 20~50대의 여성 모두를 위해 로맨틱 스타일과 엘레강스 스타일을 조화시킨 스타일이다. 따라서 한식 상차림에 포크가 올라오기도 하고, 클래식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상차림에 도자기 그릇에 등장하는 일이 흔하게 일어난다.아홉 번째, 캐주얼 스타일이다.'casual'의 뜻은 '우연한, 허물없는, 격식을 차리지 않은'의 의미로 격식이나 양식에 구애받지 않고, 여러 가지 소재의 믹스 앤 매치를 통해 자유로운 발상을 연출한다. 만들어내지 않은 느낌, 개방감이 캐주얼 스타일의 포인트로 재질이 다른 소재를 룰에 구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조합한 이미지를 뜻한다. 빨강색, 파랑색, 노란색, 오렌지색으로 명랑하고 활기찬, 산뜻한, 번화한 느낌을 주어 즐겁고 북적거리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식탁보는 큰 문양의 체크나 스트라이프, 물방울, 역동적인 움직임이 있는 문양을 사용하고 식기도 유리나 도자기보다는 화려한 플라스틱 재질을 주로 사용하여 아이들의 생일파티에 주로 이용되는 스타일이다.열 번째, 한(韓) 스타일이다.한 스타일 상차림은 아직 뚜렷하게 체계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현재의 많은 반찬의 접시가 식탁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덮고 있는 답답함보다는 식탁을 보여주도록 정갈하게 정돈된 한상차림을 뜻한다. 유기 그릇, 칠기 그릇 또는 단아한 도자기를 사용하며 숟가락과 젓가락이 가지런히 올라와 있을 때 우리는 한스타일 상차림이라고 쉽게 말하고 있다. 가짓수 많은 반찬들의 최대한 정돈됨과 여백 그리고 식기나 식탁보의 중요성보다는 음식의 맛에 비중을 두어야한다.나아가 음식의 본향 전주도 전주의 이미지를 최대한 살린 테이블 셋팅이 필요하다. 전주 음식에 맞는 정확한 컨셉을 설정하여 식기와 식탁보의 색과 질감을 선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맛깔스런 전주 음식을 올린 '전(全)스타일' 테이블 차림도 고민해야할 문제이며 타도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빨리 풀어야할 숙제이다./송영애(푸드코디네이터, 전주기전대학 출강)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9.12.04 23:02

제13회 전북예술상 수상자 확정

사단법인 한국예총 전북연합회(회장 선기현)가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예술인에게 시상하는 '제13회 전북예술상' 수상자를 확정됐다. 특히 올해는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작품으로 귀감이 되는 작품 3편을 선정, '전북예술작품상'을 추가해서 시상한다.'전북예술상' 본상 수상자는 연극협회 전춘근(45·기획 연출), 사진작가협회 조창환(52·민속), 무용협회 김정숙(50·한국무용), 미술협회 양 훈(51·공예), 국악협회 백정신(45·난타), 문인협회 신석정전집간행위원회(대표 허소라·책자 발간). 수상자에게는 상금 200만원과 상패가 수여된다.전춘근씨는 전주시립극단 상근 단원이자 인형극단 까치동 대표로 150편에 이르는 작품에 출연하고, 20편의 연출을 맡았으며, 인형극 50편 제작·연출, 20여개 인형극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 전북 연극판을 풍성하게 했다. 전주인형극축제 집행위원장으로도 활동 중.조창환씨는 월간사진과 전북사진대전 초대작가로 「2005 전통과 문화」, 「2006 사진영상디자인」 등을 발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우석대 교수와 카메라영상박물관장을 맡아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한국무용협회 군산지부장인 김정숙씨는 미국 중국 캐나다 예술단 초청 공연 뿐만 아니라 뮤지컬 '진포대첩'과'탁류', 창작무용극 '군산팔경을 찾아서'의 안무를 맡아 전북 창작무용의 활성화에 힘썼다.양 훈씨는 전북 최초로 원광공예가협회를 창립, 익산한국공예대전 전국공모전의 기틀 마련에 힘을 쓴 공로를 인정받았다. 익산의 귀금속공예를 활성화 시켰으며, 현재 원광공예가협회장, 전북산업디자이너협회장을 맡고 있다.백정신씨는 타울림예술원 원장이자 전북무형문화재 전수조교로 중국연태시, 세계소리축제 등에서 300여회 초청 공연을 통해 한국음악의 발전과 보존에 힘을 쓰고 있다.신석정전집간행위원회는 우리 지역이 낳은 대표 서정시인 신석정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시세계를 기리는 전집 5권을 단행, 석정 선생 연구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 받았다.전북예술작품상은 무용 부문 애미아트(대표 김애미)의 '기억…지울 수 없는!', 연극 부문 창작극회(대표 홍석찬)의 '장 보러간 콩쥐, 굿 보러간 팥쥐', 동시집 부문 허호석 시인의 「햇살의 첫 동네」가 선정됐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만원과 상패가 주어진다.공로상 수상자는 연극협회 정초왕(54·연출), 문인협회 양규창(49·시), 음악협회 선홍진(41·공연기획), 미술협회 홍성녀(50·한국화), 익산지회 심춘택씨(61·음악지휘), 군산지회 김길남(65·사진예술)씨가 선정됐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30만원과 상패가 수여된다.시상식은 15일 오후 5시 전주 아름다운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2009 전북예술인의 밤'과 함께 진행된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9.12.03 23:02

[전주 재발견 현장답사] ⑭2009년 대단원 막 내린 현장답사

전주문화사랑회와 전주역사박물관, 전북일보, 전주시가 공동주관하는 '전주재발견 현장답사'가 지난 11월 28일 '신작로를 따라 일제 수탈을 본다' 답사를 마지막으로 2009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기획단계를 제외하고라도 8개월여 동안 17회의 준비와 더불어 이 땅의 뜨거운 역사가 옹골지게 응어리져 베긴, 살아 숨 쉬는 그 곳에 직접 자신을 던져보고 싶은 800여명의 시민들과 함께 우리 지역 구석구석을 보듬은 아름답고도 숭고한 발걸음이었다.▲ 전북일보와 함께 해 시민 호응 더 높아'전주재발견 현장답사'는 올해가 아홉해 째. 특히 올해는 전북일보와 함께 진행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또한 시민들을 위한 편의 사항이 대폭 보강되어 답사와 관련된 정보들이 신속하게 제공되었다. 신청일만 되면 항상 불통되기 일쑤였던 전화접수가 인터넷 접수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면서 한결 투명하고 말끔해졌다.게다가 매월 넷째주에 치뤄지는 기획답사는 답사도 답사거니와 전일 일정 속에 식도락의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자리매김하였다. 아직 추위가 덜 풀린 3~4월이나 입동이 지난 11월 무렵, 아니 비라도 오는 궂은 날에는 저마다 준비해 온 차가운 도시락이나 옹송한 김밥 한 줄에 식체라도 들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 올해부터는 조금 더 신경이 쓰이더라도 일정에 벗어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정갈하면서도 '게미'진 지역 맛집을 찾아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 다들 한상에 둘러 앉아 배불리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난 뒤 얼굴 가득 미소 가득한 시민들과 함께하는 답사는 어느새 낯선 사이일지라도 이심전심에 염화미소라, 한결 부드럽고 수월해진다.또한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한 여행자보험, 종일 답사의 노곤함이 밀려오는 늦은 오후 간식으로 제공되는 시원하면서도 달짝지근한 커피 한잔과 고소한 빵 한 조각 모두 답사에 참석한 시민들을 위한 따뜻한 배려이자 최상의 서비스이다. 아직까지 누려보지 못한 시민들은 내년 일정을 꼭 체크해 두었다가 답사의 매력에 푹 빠져보시길 바란다.▲ '전주재발견 현장답사' 중 추천코스'전주에서 싹튼 조선왕조'는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에게 특히 추천해 주고 싶다.'온고을 전주'는 경기전과 한옥마을로부터 시작된다. 태조로를 따라 조선왕조와 왕실에 관련된 고아한 유적들을 돌아보며 한나절 느림의 미학을 맛 볼 수 있는, 전주를 소개하기에 가장 무난한 코스이다. 행여 더운 날엔 마디 고운 합죽선으로 바람을, 혹여 추운 날엔 색이 고운 한지스카프를 목에 둘러준다면 전주의 역사와 문화에 풍류까지 선사하는 근사한 기회일 것이다.전주의 넉넉한 품세가 보고싶다면 '남고산성에 어린 역사와 문화'와 '중바위에 서린 후백제 정신'을 통해 답사한 코스를 찾아가 보자. 못다 이룬 후백제의 꿈 터 동고산성을 돌아보고 중바위에 서면 서천을 가득 메운 갈대밭, 하얀 갓털에 부딪혀 퍼진 노을이 눈부시다 못해 황홀할 정도. 시선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짙푸른 나무 숲 사이 경기전 진전이 보이고 올망졸망한 한옥들이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뿐만 아니라 저녁 예불을 알리는 남고사의 은은한 종소리를 들으며 남고산성 억경대에서 바라보는 해질녘의 전주도 빼놓을 수 없는 묘미다. 왼쪽으로는 곤지산과 황방산, 가련산과 건지산이 뻗어가고 탁 트인 북쪽의 기름진 평야는 이어온, 그리고 앞으로 이어질 천년전주를 질 골격이자 육신일 것이다.▲ 내년에도 전주답사 매월 두차례 진행'전주재발견 현장답사'는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3월부터 11월까지 매월 2·4주 토요일에 정기답사와 기획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참가자 역시 정기답사는 가족을 위주로, 기획답사는 중학생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펼쳐질 것이다. 예전에 비해 지역문화를 향유하고자 하는, 한걸음 더 나아가 이러한 지역문화를 보는 시민들의 안목이 무척이나 높아졌다. 이에 발맞추어 좀 더 다양해진 주제와 변화된 코스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꽃피는 봄, 우리 땅을 힘차게 디딜 그날을 기다려 본다. /나상형(전주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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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2.0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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