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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축제] 온가족이 떠나는 세계 그림책 여행

온 가족이 함께 국내외 우수 그림책을 보고 즐길 수 있는 여러 축제의 자리가 마련됐다. CJ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제2회 CJ 그림책축제'에서는 세계 그림책의 최신 경향을 엿볼 수 있으며,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의 '책놀이터와 뒹굴뒹굴'에서는 국내 그림책 작가 10명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또, 세계 최대 아동도서전인 볼로냐 아동도서전 출품작을 원화로 만나는 전시회도 열린다.◆ 국경 넘은 그림책의 향연 = 23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에서 열리는 CJ 그림책축제에서는 1차 심사를 통과한 전 세계 그림책 신간과 일러스트레이션 원화를 만날 수 있다. 39개국에서 신간 635종, 42개국에서 원화 930점이 접수돼 각각 100여 종과 50여 점이 본선에 올랐다. 미국 다이너 스티븐슨 클래리온북스 발행인과 일본 프리랜서 기획편집자 고즈에 시바타, 이탈리아 아트디렉터 피에트로 코라이니, 조선경 SI그림책학교 교수가 심사를 맡아 신간 수상작 5편과 일러스트레이션 수상작 5점을 고른다. 국제심사위원들은 24일 CJ인재원에서 열리는 '그림책 포럼'에 참여해 세계 그림책의 흐름에 대해 논의한다. 지난해 데이비드 위즈너에 이은 올해 초청 작가는 체코 출신 크베타 파초브스카. 그의 그림책 '색깔놀이', '플라잉', '성냥팔이 소녀' 등의 원화 50점과 특수 인쇄 작품과 포스터 28점, 대형 입체 조형물 5점이 선보인다. 그림책을 바탕으로 5분 안팎으로 제작된 국내외 단편 영상도 상영된다. '대단한 방귀', '망태 할아버지가 온다' 등 국내 연출작은 CJ문화재단과 홍익대 시각디자인학부가 산학협동을 해서 만들었다.◆ 책과 함께 뛰놀자 = 21일부터 30일까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전시실에서는 '책놀이터와 뒹굴뒹굴'을 주제로 그림책 원화와 더미(dummyㆍ모형)북 전시가 진행된다. '보 아저씨의 빵집'(이명희), '하얀 코뿔소'(김세진), '안개숲 리라'(김연진), '뚝딱 척척 개구리 박사님과 재활용 선물 파티'(서필선), '발바닥 토끼'(장희정),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양영지), '엄마를 찾아요!'(이승은), '달려라, 달려'(박경란), '요라'(전호성), '새끼거미와'(최랑) 등 국내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책 속 캐릭터와 사진 찍기, 벽에 마음대로 그림 그리기, 캐릭터 도장으로 책 만들기 등의 체험 행사도 진행된다. ◆ 볼로냐의 감동을 그대로 = '2009 볼로냐 국제 그림책 원화전'은 다음달 23일부터 내년 3월1일까지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에서 볼로냐 아동도서전 출품 원화 450여 점(21개국)을 선보이는 자리다. 에이모션과 조선일보가 주최하는 이번 원화전에서는 이탈리아 삽화가 로베르토 인노첸티의 작품을 비롯한 유명 작가의 작품과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뽑힌 국내 작가 한재희, 정지예, 장호의 작품, 신인 작가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11.19 23:02

문학의 정치성을 말하다

지난해 촛불집회부터 올해 용산참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올해는 사회 여러 구성원들의 정치적 목소리가 어느 해보다 크게 들리던 한 해였다. 문단도 예외가 아니어서 여러 문인들이 '시국선언'이라는 이름으로 작품 밖에서 발언했으며 이와 맞물려 '문학과 정치' 내지 '문학의 정치성'에 대한 논의도 문예지를 중심으로 1년 내내 끊이지 않았다. 최근 출간된 계간 '창작과비평'과 '문학수첩' 겨울호도 문학과 정치 담론을 이어갔다. '창작과비평'은 '우리 시대 문학/담론이 묻는 것'이라는 기획특집을 마련해 오늘날 우리 문학의 현장에서 등장하는 핵심적인 물음을 검토했다. 문학평론가 백낙청 씨는 문학의 정치성에 대한 논란을 촉발시킨 진은영 시인의 글 '감각적인 것의 분배-2000년대 시에 대하여'('창작과비평' 2008년 겨울호)에 대한 언급을 시작으로 젊은 시의 실험성과 정치성을 점검했다. 백씨는 "시인에게는 개인적 정치참여보다 작품의 정치성이 핵심문제고 작품은 사람들의 감성을 바꿈으로써 가장 본질적인 정치참여를 수행한다는 말은 맞다"며 "그러나 '치안'(제도권 정치만이 아닌 온갖 정치행위)에 대한 고민이 결여된 '정치'에의 관심이란 무관심과 무책임에 대한 일종의 알리바이로 기능할 우려가 없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적인 것에 대한 관심을 작가가 생활에서는 어떻게 실험하고 작품으로는 어떻게 구현할지에 대해 정해진 답은 없다. 이 대목에서도 각자 자기 방식으로 치열한 실험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라며 "다만 자기 나름으로 치열했기에 곧 정답을 찾았다고 생각한다면 문학을 또다른 관념의 틀에 가두는 결과가 되기 쉽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문학수첩' 역시 "최근 정치현실의 변화와 프랑스 철학자 랑시에르의 저작 소개에 힘입어 '문학과 정치'에 대한 전통적인 질문틀이 '문학의 정치'로 바뀌었다"며 문학의 정치성을 되묻는 기획을 마련했다. 문학평론가 고봉준 씨는 이주노동자의 추방과 용산참사 등 일련의 사건들로 말문을 열며 이러한 사건들에 대한 문학의 응답 가능성을 문학의 정치성을 중심으로 타진했다. 고씨는 "문학이 억압에 대한 반응이고 언어를 통해서 그 억압을 관통하려는 무의식의 일종이라면 이 억압에는 반드시 추방되고 배제된 자들에게 자행되는 폭력에 대한 고려가 포함되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문학은 결국 수용소의 또 다른 울타리가 되는 비운을 맞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11.19 23:02

디지털출판을 살피는 자리 잇따라 마련

디지털 출판의 미래를 살펴보는 자리가 잇따라 마련됐다. 한국전자출판협회는 19∼20일 파주출판도시 전자출판공동제작센터에서 '책의 미래, 출판의 미래'를 주제로 '디지털 북페어 2009' 행사를 연다. 이번 행사에서는 '한국의 가면극'(북센)을 비롯한 'e북 어워드(e-Book Award)' 수상작 12종과 다른 전자책들이 전시되며, 삼성전자와 아이리버, 네오럭스 등 e-잉크 단말기, 모바일북, 오디오북, 디지털도서관시스템 등 전자 출판 관련 제품과 기술도 선보여진다. 또, 한국전자출판협회가 전자책 기술업체와 출판사와 함께 구성한 '다문화가정지원위원회'는 다문화 가정을 위해 '다국어 전자책 서비스'를 보급하기로 하고 19일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다. 다국어 전자책은 종이책에 디지털 장비를 달고 휴대전화나 휴대용 스캐너 등 단말기를 대면 다국어 음성이 지원되는 기술로, 위원회는 19∼20일 전시관에서 이를 시연하며 앞으로 기업 후원을 받아 관련 제품 3천개를 전국 초등학교나 도서관에 무상 배포할 계획이다. 북페어에서는 디지털 출판의 여러 이슈를 논의하는 '책, 디지털을 만나다'와 전자책 단말기 발전을 내다보는 '전자책 단말기 전망' 세미나도 열리며, 전자책 1인 기업 창업을 상담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같은 기간인 19∼20일 출판도시문화재단은 파주출판도시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제4회 파주북시티 국제출판포럼'을 열어 '책의 진화와 디지털 출판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고 외국 전문가들로부터 해외 선례를 소개받는다. 또, 인터넷 서점 인터파크도서는 13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홈페이지(book.interpark.com)에서 '책, 디지털을 만나다'를 주제로 '제2회 온라인 도서전'을 열고 있다. 도서전은 아마존닷컴 디에고 피아첸티니 부사장 등 서점계 인사와의 인터뷰, 독자와 출판인들의 칼럼 등을 실은 '2009 포커스', 최근 5년간 국내외 출판 동향을 알 수 있는 '2009 책 읽기', 올해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인기 작가를 온ㆍ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작가, 독자를 만나다' 등으로 구성됐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11.18 23:02

문화부 '우수 교양도서' 414종 선정

문화체육관광부는 '2009년 우수교양 도서'로 총 414종을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교양도서 선정 제도는 우수도서 보급을 위해 문화부가 1968년부터 시행해온 것으로, 선정된 도서는 1종당 약 260만원어치를 구입해 공공도서관이나 도서벽지 교육기관 등에 보급하게 된다. 선정된 도서로는 엄정식의 '길을 묻는 철학자'(문학과 지성사), 박원순의 '마을에서 희망을 만나다'(우리교육), 이우탁의 '오바마와 김정일의 생존게임'(창해), 구정화의 '퍼센트 경제학'(해냄출판사), 김옥임과 남정칠의 '식물비교도감'(현암사) 등이 있다. 또 황성주의 '암은 없다'(청림출판), 김은진의 '유전자 조작 밥상을 치워라!'(도솔), 홍윤표의 '살아있는 우리말의 역사'(태학사), 신병주의 '이지함 평전'(글항아리), 박성희의 '공감'(이너북스), 노경실의 '짝꿍 바꿔주세요!'(랜덤하우스코리아) 등도 포함됐다. 분야별로는 총류 10종, 철학 13종, 종교 16종, 사회과학 71종, 순수과학 21종, 기술과학 15종, 예술23종, 언어 6종, 문학 86종, 역사 30종, 문화일반 30종, 아동청소년 93종 등이며 유형별로는 국내 창작도서가 393종, 번역도서가 21종이다. 문화부는 작년 9월초부터 올해 8월말까지 초판이 발행된 도서 중 신청 접수된 2천940종을 대상으로 예비심사, 전문심사 등 4단계에 걸친 심사를 벌였으며 신청 출판사 601개 중 239개가 1종 이상 선정되는 혜택을 보게 됐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11.18 23:02

[오목대] 튤립 - 박인환

튤립은 특이한 왕관모양의 꽃송이부터 화려하고 선명한 꽃잎까지 독특한 아름다움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꽃이다. 네덜란드에서 매년 세계적인 튤립축제가 열리면서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꽃이 되었지만 이 꽃의 원산지는 네덜란드가 아니라 카프카스와 페르시아 산악지대이다. 튤립(Tulip)이라는 이름도 터번(Turban)을 뜻하는 페르시아어 탈리반(Taliban)에서 나왔다는 설이 유력하다.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꽃인 튤립이 인류가 최초로 투기로 인해 겪은 혹독한 '버블'의 시초가 되었다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튤립에 영욕의 역사를 깊이 새긴 것은 네덜란드 사람들이다. 17세기 유럽의 경제 강국 네덜란드의 신흥 부호들이 색깔이 좋고 희귀한 튤립을 재배한 것이 그 발단이다. 튤립이 부(富)와 지위의 상징과 함께 이재의 수단이 되면서 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톨립 알뿌리 하나 가격이 집 한채 가격까지 치솟을 정도였다. 단순히 한 송이 꽃이라는 본질적 가치를 외면한 군중심리가 낳은 파멸의 과정이었다.거품은 언젠가 꺼지는 법. 어느날 예고도 없이 튤립 가격은 수백분의 일로 폭락했고, 네덜란드는 즉시 공황상태로 빠져들었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연쇄부도등 엄청난 시련을 겪었다. 그럼에도 네덜란드인들의 튤립 사랑은 계속됐다. 튤립을 국화(國花)로 제정했으며, 17세기 이후 튤립 최대 생산국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도 튤립을 중심으로 전세계 화훼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전북도 농업기술원이 바다에서 땅으로 변한지 4년째인 새만금 간척지 4㏊에 최근 튤립등 23개 품종의 구근 화훼류를 식재했다. 시험포장의 토양특성이 튤립 최대 생산지인 네덜란드와 유사한 미사질 양토로 이루어져 재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새만금지역이 청정지역으로 화훼류에 발생하는 병해충이 적어 생산에 적지라는 분석이다.이번 가을에 심은 튤립등은 꽃이 피는 내년 4월중에 전면 개방할 계획이라고 한다. 새만금 튤립재배 단지가 새만금의 새로운 관광명물로 육성되길 기대한다./박인환 주필

  • 문화일반
  • 박인환
  • 2009.11.17 23:02

뉴욕패션위크에 한국 패션문화 쇼룸 운영

세계 패션의 중심지인 미국 뉴욕에서 내년 2월 열리는 뉴욕패션위크 기간에 한국 패션의 매력을 알릴 한국 패션문화 쇼룸이 현지에서 운영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뉴욕패션위크 기간인 내년 2월 12-14일 현지 뉴욕 퍼블릭 라이브러리에서 한국 패션문화 쇼룸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한국 패션문화 쇼룸 사업은 유명 패션쇼에 참가하는 한국 디자이너에게 일부 자금을 주는 기존 지원사업과는 달리 참가팀을 선정해 화보집 제작, 사이트 운영, 연계 행사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이번이 첫 사업으로 총 12억원가량의 예산이 투입된다. 이와 관련, 유인촌 문화부 장관은 "한국 디자이너들의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 홍보 마케팅을 정부가 직접 지원, 후원하는 프로젝트"라며 "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CFDA)의 후원으로 쇼룸 오프닝 행사가 마련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참가 디자이너(브랜드)는 박춘무(데무), 김석원ㆍ윤원정(앤디&뎁), 이도이(도이파리스), 정구호(구호), 정욱준(준지), 홍승완(로리엣) 등 6개 팀이다. 쇼룸 기획에는 전시 큐레이터인 윌프레드 딕호프가 참여하며 로즈마리 트로켈의 미디어아트 작업과 커티스 앤더슨의 직물을 활용한 설치작품이 함께 공간을 꾸미게 된다. 또 의상 화보집 사진 촬영은 휘트니 비엔날레 초청 사진작가인 잭 피어슨이 맡는다. 쇼룸에서는 참가 디자이너의 의상과 함께 음식, 음악 등 한국 문화도 소개된다. 김석원 디자이너는 "3회째 뉴욕 패션위크에 진출했지만, 사실 개개 디자이너가 고군분투하기는 힘에 부치는 일"이라며 "이번 사업 참여를 계기로 체계적인 기획과 홍보, 마케팅을 함께 할수 있어 큰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11.17 23:02

[전북의 문화콘텐츠 50] 사라져 가는 전북의 가양주

사라져 가는 전북의 가양주지난 2006년 한스타일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주하고 서천문화원에서 수행해서 발간된 「전통가양주실태조사」 보고서가 있다. 이 보고서에는 일반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전북의 가양주가 여럿 소개되어 있다.▲ 장수 권씨네 과하주와 점주장수군 산서면 오산리에서 살고 있는 안동권씨 집안의 가양주인데, 청주에 소주를 섞어 만드는 과하주이다. 과하주는 여름을 넘길 수 있다는 뜻을 가진 혼양주로서 상하기 쉬운 청주를 오래 보관하여 마시고자 했던 지혜가 담긴 술이다. 점주는 술에 물이나 감미료를 타서 마셨던 일종의 칵테일이다. 우리 술문화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술이다.▲ 전주 권오표 과하주권오표 시인이 어머니에게서 전수받아서 빚는 과하주는 그 맛이 입소문을 타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술이다. 멥쌀을 섞어 쓰며 감국이 들어간다는 게 특이하다. 권요표 시인은 순창 적성면 운림리가 고향인데 이 마을 사람들은 거의 술을 빚었다고 한다.▲ 부안 팔선주(八仙酒)부안군 상서면 청림리에서 빚는 청주이다. 신선이 8마리의 말을 타고 내려와 팔마산에서 마셨던 신선주라는 설화가 있다. 단맛이 도는 깔끔한 맛을 가지고 있어서 상품적 가치도 크다. 부안군에서 상품화하려는 시도는 있었으나 결실을 맺지 못했다.▲ 남원 삼해주삼해주는 여러 문헌에 나오는 술이다. 하지만 남원에서 빚어지는 삼해주는 문헌상의 술과 차이가 있다. 전승되는 과정에 변형된 것으로 보인다. 세 번 술덧을 하여 100일 간 발효시킨다. 짙은 호박색이 감도가 좋고 점도가 높아서 풍미가 뛰어난 고급 청주이다. 이 또한 상품적 가치가 크다.▲ 정읍 솔순주녹두와 쌀을 쪄서 소나무순과 소나무뿌리를 이용해 빚는 청주인데, 과거에 전해오던 전주 장군주와 유사한 술이다. 장군주는 언양김씨 가문의 가양주였는데 녹두곡을 사용한다는 점과 솔잎 등을 첨가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장군주는 소주를 부어 과하주로 만들어 마셨다는 것.이밖에도 무주군 적상면에서 빚는 천마국화통합주, 완주군 비봉면 일대에서 빚는 구절초주, 무주군 적상면 사천리 안국사에서 빚어왔던 안국사 청주 등이 보존할 가치가 있는 술이다. 기능보유자와 전승경로, 기본제조방법 등이 수록되어 있는 이 보고서는 매우 중요하지만, 이후 아무런 정책적 조치를 취하지 않아서 의미가 반감되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제보자들 대부분이 70대 할머니들이고 전승자가 없어서, 언제 전승이 끊길지 모른다는 점이다. /이경진(시인)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9.11.16 23:02

[전북의 문화콘텐츠 50] (30)전북의 가양주

우리 민족은 상고시대 때부터 음주가무를 즐겼고, 풍부한 물산과 좋은 물을 이용하여 다양하고 질 높은 술을 빚어왔다. 우리 술문화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술을 음식으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아직도 술을 마신다는 표현보다 '먹는다'는 표현을 더 많이 쓴다. 둘째, 가양주(家釀酒) 문화가 발달되어 있다는 점이다. 봉제사접빈객(奉祭祀接賓客)을 중시하는 유교문화는 술을 김치처럼 집집마다 빚어서 손님에게 대접하고 제수용으로 썼던 가양주 문화를 자리하게 했다.이와 같은 우리의 술문화는 일제강점기에 이르러 큰 시련을 겪기 시작한다. 1907년 일제가 만든 주세법은 식민지 수탈을 극대화하려는 의도와 함께 조선의 가양주 전통을 말살시키려는 목적도 있었다. 근대적 자본을 바탕으로 한 소수의 허가받은 사업자만 술을 판매토록 하여, 우리의 가양주를 밀주로 전락시키고 가양주 전통을 순식간에 말살시켰다. 이 과정에 우리의 입맛, 즉 술맛은 대량생산되는 희석식 소주와 맥주 등에 길들여졌다. 1988년 올림픽을 치르면서 세계 각국 사람들에게 내놓을 우리 술이 없다는 것을 알고 부랴부랴 국가차원에서 전통주를 지정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진, 안타깝고 부끄러운 역사다.현재 전라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은 술은 전주 이강주(조정형), 정읍 죽력고(송명섭), 김제 송순주(김복순) 등 세 가지다.이강주(梨薑酒)는 조선 중엽부터 전라도와 황해도에서 제조된 술인데, 전통방식으로 내린 소주에 배, 생강, 울금, 계피, 꿀 등을 넣어 장기간 숙성시켜 만든다. 이강주는 「동국세시기」 「경도잡지」 등 각종 문헌에도 자주 등장하는데, 조선 중기부터 양반계층에서 즐겨 마시던 명주이다.죽력고(竹瀝膏)는 청죽(靑竹)을 구워 나오는 진액에 여러 약재를 섞어 전통소주와 함께 중탕해서 만드는 끈끈한 술이다. 한방의학에서 고(膏)는 오래 달여서 찐득찐득해진 상태를 말하지만 전통주에서는 여러 번 술덧을 한 고급술을 일컫는다. 이와 비슷한 술 명칭으로 춘(春)이 있는데, 춘이란 말은 보통 3번 이상 술덧을 한 명주에 붙인다. 최남선은 「조선상식문답」에서 평양 감홍로(甘紅露), 전주 이강고(梨薑膏)와 함께 조선 3대 명주로 꼽았다. 「임원십육지」에서는 몸에 마비가 올 때 약용으로 썼다고 전한다. 매천 황현의 「오하기문」에 부상당한 녹두장군 전봉준이 죽력고를 찾았다는 일화가 남아있어서 이 사실을 방증한다.송순주(松荀酒)는 소나무순(松荀)을 이용해 만들어 소나무 향이 은은한 청주를 통틀어 말하는데, 김제 송순주는 조선 선조 때 문인 김탁의 가문에 전해오던 가양주이다. 김탁의 부인이 위장병과 신경통을 앓고 있었는데, 김탁이 어느 여승에게 배운 송순주를 빚어 먹이자 차츰 낫게 되었다는 설화가 있다.이렇듯 문화재로 지정받은 술 이외도 전북에는 많은 전통주가 있다. 완주 모악산의 수왕사에는 송죽오곡주와 송화백일주가 전해오고 있다. 송화백일주는 송화가루를 이용해 진묵대사가 개발했다고 한다. 송죽오곡주는 진묵대사의 기일에 바치던 제수용 술인데, 모악산 주위에서 서식하는 각종 약초와 석간수를 이용해서 만든다. 이래저래 진묵대사와 관련된 설화가 살아 숨 쉬는 술이다. 김제 학성강당(學聖講堂)은 경주김씨 가문이 조선시대 때부터 운영해 오던 개인서당인데. 이곳을 방문하면 이름도 고운 백화주(百花酒)를 맛볼 수 있다. 경주김씨 가문은 「경주김씨세보」에 "매년 섣달에 백화주, 백초주, 백초화주 중 한 가지를 빚어 제사와 손님 받들기를 소홀히 하지 말라"고 남겨놓을 만큼 특히 술을 중하게 여겼다. 백화주는 이름처럼 백 가지 꽃이 들어가는 술이다. 3번 덧술해서 빚은 청주에 100여 가지 들꽃과 약초를 담아 우려낸다. 익산 호산춘(壺山春)은 가람 이병기 시인이 즐겨 마셨다던 연안이씨 집안의 가양주이다. 여산면에서 생산되었는데, 여산(礪山)의 옛지명이 호산이었기 때문에 유래되었다고 한다. 최근에 (주)화곡주가에서 복원해 상품화했다.인류와 함께 한 가장 오래된 기호식품 중 하나가 술이다. 술은 단순한 상품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보드카가 생산되는 곳은 많지만 보드카 하면 연상되는 나라는 러시아이다. 영국의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는 서로 위스키의 종주국임을 주장하며 위스키의 철자를 구분하여 사용하는데, 스카치위스키는 'whisky', 아이리쉬위스키는 'whiskey'라고 표기한다. 프랑스는 와인으로 문화적 자부심뿐 아니라 엄청난 경제적 이익도 챙겼다. 물에 석회질이 많아서 대체음용식품으로 발달한 독일의 맥주는 이미 전 세계의 대표적 술로 자리 잡았다. 백제의 양조기술을 이어받은 일본만 하더라도 각 자치단체마다 수십, 수백 가지의 전통 청주, 사케가 상품화되어 있다. 이에 비해 상품화된 한국의 전통청주는 전국을 합해도 100여 가지에 못 미친다. 전북의 경우도 상품화된 전통주는 문화재로 지정받은 술을 비롯하여 송죽오곡주, 송화백일주, 호산춘 등 몇 개에 불과하다.전통주 활성화를 막는 큰 이유는 일본제국주의의 시각이 고스란히 담긴 주세법이라는 것에 대부분 전통주 연구가들은 동의한다. 전통주를 지켜야 될 문화유산으로 보지 않고 단순한 과세대상으로만 여기는 것이다. 최근에 주세법이 일부 개정되어 전통주 활성화의 계기가 되고는 있지만 기본 시각은 크게 다르지 않다. 더욱 큰 문제는 전통주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전문기관이 없다는 사실이다.전주전통술박물관 이지현 교육팀장은 "가양주 문화를 보급하기 위해서 우리도 많은 프로그램을 시행하고는 있지만 매번 느끼는 어려움이 전문강사진이 매우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늘고 술을 빚는 사람들이 늘어서 현장의 요구가 많다. 술에 대한 인문학적 연구, 술 상품화 지원, 안주 개발, 술애호가 양성을 위한 전문프로그램 개발, 술병 디자인 개발 등이다. 그렇지만 이런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기관이나 학과 없다는 게 제일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최근에 대학에서는 양조학과를 설립하고 민간단체에서는 자격증 제도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한다. 더불어 계속 사라져가고 있는 가양주를 발굴하여 보존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러한 정책적 지원도 없이 전통주가, 술의 보통명사처럼 불리는 코냑처럼 세계적 술이 되길 바라는 것 자체가 무리한 기대이다. /이경진(시인)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9.11.16 23:02

초읽기 들어간 미디어렙 논의 쟁점은

방송광고 독점판매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결정으로 연말까지 민영 미디어렙을 도입해야 하는 가운데 관련 법안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지난 5월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이 일찌감치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한 데 이어 최근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 자유선진당 김창수 의원이 각각 법안을 제출한 상태이며 내주 중 전병헌 민주당 의원이 당론을 모아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창조한국당도 입장을 정리한 법안을 발의할 채비이고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도 독자적인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측 안이 제시되면 미디어렙 주무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도 종합 검토를 마친 다음 이달말께 최종적인 정부 입장을 개진할 예정이어서 다음 달 국회에서 미디어렙 도입안을 놓고 격론이 예상된다. 민영 미디어렙은 방송광고 요금이 자율화되고 방송사가 직접 광고영업을 하는 시장경쟁 체제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으로 현 방송시장의 실질적인 구조개편을 가져올 단초가 된다. 현행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의 지상파 방송광고에 대한 판매대행 독점체제에 대한 개선방안이 12월 국회에서 확정되지 않으면 내년 방송광고 시장은 혼란이 불가피하다. 12월 국회에서 미디어렙 관련 법안이 통과된다 하더라도 시행령 개정, 사업자 선정 등 일정을 감안하면 민영 미디어렙의 출현은 일러도 내년 3∼4월께나 가능할 전망이다.◆ 1민영이냐, 다민영이냐 = 코바코 조직을 개편한 공영 미디어렙을 하나 둬야 하는 것에는 이견이 없으나 민영 미디어렙 사업자수에 대해선 이해관계와 입장이 엇갈렸다. 가장 처음 법안을 발의한 한선교 의원은 방송·광고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방송광고시장에 경쟁을 도입해야 한다는 취지로 1공영 다민영 미디어렙(1사1렙)을 주장했다. 공영 미디어렙이 KBS, EBS, 종교방송 등의 광고 판매를, 여러 민영 미디어렙이 SBS, MBC, 지역방송 등의 판매를 대행하는 구조다. 방통위는 사업자수를 명시하지 말고 정책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면서도 1공영 1민영 체제로는 방송광고 독점체제가 해소되기 어렵다고 보고 이 같은 1공영 다민영 체제를 선호하고 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최근 국회 답변에서도 "미디어렙 도입이 자유로운 경쟁체제가 활발하게 되는 쪽으로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의원안 발의 이후 제출된 여야 법안은 모두 1공영 1민영을 지지하고 있다. 방송광고 시장을 완전경쟁 체제에 노출시킬 경우 사실상 방송사의 직접 영업을 통해 방송사와 광고주간 유착, 방송 상업주의화 심화, 광고 독과점 등 폐단이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종합편성채널의 성공적 안착을 지원하려는 여당이나 방송의 공영성과 매체 간 공정경쟁 환경에 초점을 맞춘 야당 모두 1공영 1민영 체제에서 절충점을 찾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입장과 국회 논의결과에 따라 1공영 다민영 체제로 하되 실제로는 1개 민영 미디어렙만 허용해주거나 한시적으로 1공영 1민영 체제를 가되 추후 사업자수를 확대하는 방식의 절충안이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런 점에서 1공영 1민영 체제가 공영·민영 영역에서 사실상 또 다른 독점체제를 가져올 수 있다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공영.민영방송 구분없이 서로 교차 판매토록 한 이용경 의원안이 주목받고 있다.◆ 지분규제 상한선은 = 최근 논의의 중심은 사업자수 문제보다 미디어렙의 지분규제 문제로 옮겨갔다. 논쟁의 불씨를 지핀 한선교 의원은 먼저 미디어렙의 1인 지분 제한비율을 51%로 제시, 민영 방송사가 미디어렙을 실질적으로 지배할 수 있도록 했다. 민영 지상파의 대표인 SBS는 당연히 한 의원안을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미디어렙이 지상파 방송의 자회사가 되면 광고판매 효율성을 높일 수는 있지만, 지상파방송의 광고 독과점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실제로 지상파의 광고 독주를 우려하는 신문협회는 지상파방송의 미디어렙 지분 참여를 엄격히 제한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발의된 법안은 모두 1인 지분소유를 30%로 제한하고 있다. 이 경우 대기업들의 지분 참여로 방송사가 광고주에 휘둘리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지만, 지상파 주도의 미디어렙을 견제할 수 있다는 명분에 따라 서서히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지상파방송의 지분 상한선에 대해 이용경, 전병헌 의원은 한 발짝 더 나아가 10% 이하로 제한하도록 문턱을 더 높이려 하고 있다. 진성호 의원은 아예 3년간 지상파 방송의 출자를 금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여기에 이해관계가 얽힌 대기업이나 광고대행사, 신문·뉴스통신사의 지분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상파의 지분규제 문제는 내년 중에 출현할 종합편성채널의 성패 문제와도 연계돼 있어 국회 논의 과정에서 논쟁의 핵이 될 전망이다.◆ 종편도 미디어렙 업무영역 포함? =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채널이 미디어렙 업무영역에 포함될지 문제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선다. 현재 코바코는 지상파방송사의 방송광고만 판매할 수 있다. 지상파 외에 종편.보도채널을 비롯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도 미디어렙의 영업을 허용하면 중소PP 등 취약매체들의 광고가 위축되고 지상파 계열 PP로 광고집중 현상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한국신문협회나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이 같은 지적에 동조하고 있다. 진성호 의원은 이에 따라 3년간 종편.보도PP는 미디어렙 업무영역에서 제외하고 방송광고의 직접 판매를 허용해주되 2013년부터 미디어렙에 의해 간접판매토록 하는 방식을 들고 나왔다. 이렇게 되면 종편채널에 진출한 신문사는 3년간 신문과 종편을 묶어 직접 방송광고 영업을 할 수 있게 된다. 반면 김창수.이용경 의원안과 민주당안은 종편.보도PP의 광고가 모두 미디어렙을 통한 간접판매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용경 의원은 "광고시장 공정경쟁을 위해 보도 기능이 없는 매체에게는 자유영업을 허용하고 보도기능을 가진 종편 및 보도채널은 미디어렙을 통해 방송광고 영업을 하게끔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 보도채널 YTN과 MBN은 현행대로 직접 광고영업을 선호하고 있고 종편을 준비 중인 신문사들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은 논란이 커질 수 있는 대목이다. 이밖에도 종교 및 지역, 케이블방송 등 취약매체에 대한 지원방안을 둘러싸고도 미디어렙 논의는 격론을 예고하고 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11.16 23:02

'하루키의 힘'..올해 日소설 약진

주춤하던 일본문학의 인기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1Q84' 열풍 속에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15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초까지 일본소설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9% 증가했다. 지난해 일본소설 판매량은 국내 문학의 약진 속에 전년 대비 11.1% 줄었는데, 1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올해 1-10월 일본소설 출간 종수는 268종으로, 지난해 318종보다 줄어 출간 종수 대비 판매량 증가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소설이 양적 확대만 있고 질적 확대는 없었다는 평이 많았는데, 올해는 출간 종수가 많지 않은 가운데 대중성과 작품성을 갖춘 작가들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일본소설의 선전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5년 만에 펴낸 신작 장편소설 '1Q84'의 열풍에 가까운 인기에 힘입은 바 크다. 서른 살의 작가 지망생 덴고와 킬러 아오마메의 사랑과 윤리 문제 등을 다룬 '1Q84'는 지난 8월25일 1권이 출간된 이후 줄곧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유지하며 2개월여 만에 제작부수 56만 부를 돌파했다. 여기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과 '백야행'이 영화 개봉 소식에 다시 인기를 얻고, 에쿠니 가오리와 오쿠다 히데오의 신ㆍ구간들이 사랑을 받으면서 식어가던 '문학의 일류(日流)'를 되살리는 데 힘을 실었다. 실제 올해 일본소설 판매순위를 보면 '1Q84'에 이어 '용의자 X의 헌신', 에쿠니 가오리의 '좌안: 마리 이야기',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 '백야행', 츠지 히토나리의 '우안: 큐 이야기' 등이 상위를 차지했다. 특히 추리작가 히가시노 게이고는 '용의자 X의 헌신'과 '백야행' 외에도 '예지몽', '유성의 인연', '범인 없는 살인의 밤', '방과 후' 등 모두 여섯 작품을 20위권 내에 진입시키는 저력을 과시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엿보기 문화'에 바탕을 두면서도 개인의 운명을 거대 역사 속에서 구조적으로 그려낸 일본소설들은 한국 출판시장에서 상대적인 장점이 많다"며 "치솟은 선인세 때문에 출간 종수가 다소 주춤할 수는 있어도 일본소설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11.16 23:02

일상의 멋, 문화공간으로

맹꽁이가 사는 전주시 삼천도서관 옆 거마공원에 도예가 방호식씨가 흙으로 빚은 맹꽁이가 나타났다. 종이접기지도사인 오봉례씨는 맹꽁이 친구들인 잠자리와 나비 등을 종이접기 작품으로 전시했으며, 나무공예가 정현주씨는 나무로 맹꽁이 라이더를 만들어 아이들이 타고 놀 수 있도록 했다.맹꽁이는 삼천동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 14일과 15일 '삼천동 아트데이'가 열린 거마공원은 원래 삼천동의 평야에 물을 대던 방죽이었다. 아직도 들려오는 맹꽁이 소리가 거마공원이 방죽이었음을 증명하는 유일한 단서인 셈.'삼천동 아트데이'는 거마공원을 삼천동의 문화적·생태적·예술적 자산과 결합시켜 문화적으로 재구성하는 프로젝트다. 삼천문화의집(관장 이수영)과 삼천동 아트데이 주민기획단(팀장 정상현)이 삼천동의 일상공간을 문화적으로 바꿔보기 위해 시도한 일종의 문화실험이다.주민기획단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맹꽁이 놀이터'를 비롯해 삼천동의 다양한 공간을 필름에 담은 '우리동네 사진전시회'와 아이들의 눈에 비친 '아이들이 바라본 우리동네 글과 그림전', 도자기·나무공예·종이접기·한지공예 체험과 국악·포크음악·재드댄스·아카펠라 공연 등이 펼쳐졌다.주민기획단 정상현 팀장은 "거마공원을 시작으로 삼천동의 일상공간을 문화적으로 변화시키는 다양한 문화적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며 "재능과 뜻이 있는 개인이나 아마추어예술가 등의 참여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삼천동 아트데이 주민기획단은 지역의 문화적 현황을 공동으로 진단하고 대안을 공유하기 위해 삼천동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을 중심으로 지난 9월에 만들어 졌다. 정상현 이석희 최기춘 정현주 임아영 오봉례 유미 최성훈 방호식 유경훈 소영권씨가 참여하고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9.11.16 23:02

독서와 함께한 가을밤…한장 한장 추억을 넘기다

14일 밤 11시 김제시 금구면 삼성생명 전주연수원. 밤샘 독서는 일종의 도전. '나는 책이 정말 좋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손뼉을 치는 '책박수'와 함께 그들의 잠 못 이루는 밤이 시작됐다.전북일보와 리더스클럽이 공동주최한 '제1회 대한민국 명품 독서페스티벌'. 1박 2일 동안 펼쳐진 독서페스티벌에서는 각 분야 전문가들의 특강(14일 오전 10시~밤 10시30분), 독서토론과 책읽기(14일 밤 11시~15일 오전 6시), 책과 산책(15일 오전 6시~7시) 등이 진행됐다.특히 밤을 새워가며 리더스클럽 선정도서와 참가자 개인이 선정한 자유도서를 읽고 토론하는 '독서토론과 책읽기 시간'은 리더스클럽의 평소 모임의 형식을 그대로 옮겨온 것으로, 한달이면 서른 권 넘는 책을 읽는 참가자부터 특별한 놀이를 찾지 못해 책을 읽는 솔직한 참가자, 독서대까지 챙겨온 참가자까지 밤을 새워 책을 읽겠다는 의지가 투철한 시간이었다.리더스클럽에서 2년째 활동하고 있는 송재란씨(41·한솔교육 익산지점장)는 "아까부터 게속 졸렸는데,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다"는 딸 최연서양(효림초1)과 함께 참여했다. 송씨는 "유아 독서에 관심도 있지만, 아이들에게 책읽기가 좋은 공부가 되는 것 같아 딸과 함께 오게 됐다"고 말했다."책을 통해 마음의 안식처를 찾게된 것 같다"는 박상건씨(29·미래에셋증권 전주지점 주임)는 "원래 새벽형 인간"이라면서도 "밤샘 독서에 대한 열기가 대단하다"며, 쉬는 시간을 이용해 졸음을 쫓고 있었다. 아빠와 함께 참가한 소준섭군(대정초4)은 "평소에는 학교 끝나면 아이들과 놀기 바빴는데, 앞으로는 책을 많이 읽겠다"는 다짐을 수줍게 이야기했다.리더스클럽은 2002년부터 전주에서 시작된 독서토론 모임. '독서와 정보공유를 통해서 가치있는 삶을 이루어 간다'는 목표 아래 7년 동안 모임을 이어왔다. 2007년 대한민국 평생학습 대상 수상으로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면서 이번 행사에도 전북 이외 서울, 안산, 구미 등 전국에서 90여명이 참가했다.유길문 리더스클럽 회장(전북은행 김제지점 차장)은 "책 한 권이 대학과 필적한다는 말이 있지만, 그런 책을 만나기 위해서는 수십, 수백권을 읽어야 한다"며 "첫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강사들을 초대하고 독서와 토론을 통해 다양한 독서정보와 자기경영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참가자들의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리더스클럽은 '대한민국 명품 독서페스티벌'을 해마다 이어갈 계획. 이번 행사에는 최염순 한국카네기연구소 대표, 강규형 3P자기경영연구소 대표, 「생산적 책읽기」의 저자 안상헌씨, 「책 숲에서 사람의 길을 찾다」 저자 최복현씨, 김태광 마음경영연구소장, 작가 박자숙씨가 강사로 초대됐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9.11.16 23:02

[블로그로 보는 세상] ⑧'아이템매니아' 웹디자이너 이지예씨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현재 도내 IT기업인 '아이템매니아'에서 웹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이지예 씨(30). 그의 블로그(http://blog.naver.com/ezyye.do)에는 여행이 좋아서 사진을 찍은 것인지, 사진이 좋아서 여행을 떠난 것인지 정확히 설명할 수 없지만 그의 소소한 일상과 추억이 담긴 사진들이 '적확한' 글귀와 함께 꾸며져 있다.블로그 제목 '먼.지.처.럼.살.겠.다.'는 "아무것에도 무게 지우지 않고, 먼지처럼 어디든 자유롭게 가고 싶은" 이 씨의 소망이 배어 있다."제 블로그에 우연히 접속한 사람들이 제 사진과 글에 반했다는 쪽지를 남길 때마다 흐뭇하고, 더 많은 것들을 공유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요."이 씨는 "사진과 시와 음악은 서로 떨어트릴 수 없는 것 같다"며 "사진을 찍을 때 어떤 느낌을 받으면, 어딘가에 메모해 두었던 시 구절이나 책에서 읽었던 구절들이 같이 떠올라 그 문구를 함께 묶어 올린다"며 이렇게 말했다.8년 전 지인에게서 소형 디지털 카메라(Kodak DX3600)를 선물로 받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는 이 씨는 "카메라마다 특성이 다르다"고 설명했다.'지금 보면 웃기게 생긴' 코닥 카메라(Kodak DX3600)는 파란 색감을 잘 담아내고, 러시아 첩보용 카메라였던 로모(LOMO LC-a)는 셔터 소리는 장난감 같지만, 사진은 '필름을 태운 것'처럼 강렬하게 나오는 게 특징이다.이 씨는 현재 펜탁스 스포트매틱(Pentax Spotmatic) 카메라를 제일 많이 사용하고, 가장 좋아한단다. 무겁긴 하지만 필름 느낌과 색감이 환상적이어서 언제, 어디를 가든 늘 가지고 다닌다고. 그는 "피사체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날려 버리는 '아웃 포커싱' 사진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그가 이름 붙인 카테고리에는 저마다 배경이 있다. '가벼운 한숨'은 펜탁스 스포트매틱 카메라로 찍은 사진 꾸러미로 필름 값이 워낙 비싸 셔터를 누르기 전 자신도 모르게 가벼운 한숨을 쉬기 때문에 이렇게 붙여졌다. 로모 카메라로 찍은 '80㎝ 감성자극'은, 로모로 맞출 수 있는 0.8m·1.5m·3m·원거리 등 4단계 중 그가 0.8m 거리를 가장 좋아하기 때문이다."끌로드 모네는 그림을 무척 빨리 그리는 화가였대요. 누군가가 '오늘 다 못 그리면 내일 그리면 되지'라고 하자 이렇게 대답했대요.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이 빛이 내일도 같으리라고 생각하십니까?'"이 씨는 블로그의 의미를 프랑스 화가 끌로드 모네(Claude Oscar Monet)의 그림에 비유했다. 그는 "가끔 사람들이 '무거운 카메라를 왜 매일 들고 다니냐'고 물어봐요. 저는 '지금 보고 있는 하늘과 꽃이 내일도 같을 것 같냐'고 되묻죠. 저에게 블로그는 기억 속에서 영원히 사라져버릴지 모를 삶의 흔적과 절실함, 제가 사랑한 시와 사람들, 그리고 기억할 수 없을 만큼 멀어진 것들을 추억하고 되살려 주는 추억이자 앨범이예요"라고 말했다.현재 이 씨는 한 출판사의 제의를 받아 국내를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과 글을 엮어 책으로 낼 준비를 하고 있다. "마음과 글이 성숙해진다면 언젠가는 제 이름이 박힌 책이 꼭 나오겠죠?"

  • 문화일반
  • 김준희
  • 2009.11.13 23:02

[블로그로 보는 세상] 이지예씨가 추천하는 블로그

이지예 씨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여행에서의 에피소드나 사진에 관한 이야기를 두루 모아 재미있는 에세이집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는 블로그 이전부터 운영해 온, '더 많은 사진과 추억이 있다'는 싸이월드 미니홈피(http://www.cyworld.com/ezyland)에 더 마음이 쏠리는 듯했다. 오래된 것을 더 좋아하는 성향 탓일 터.그는 "미니홈피는 사진도 작게 올라가고 블로그보다 부족한 면이 많지만, 이곳을 통해 출판사에서 제의도 받았고, 블로거 작가단으로 뽑혀 이탈리아 여행도 다녀왔다"며 편애(?)의 배경을 설명했다.이 씨가 "한 번 보면 '우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며 첫 손에 꼽은 블로그는 현재 싸이월드 블로그팀 채지형 차장이 운영하는 '명랑쿠키의 세계여행(http://www.cyworld.com/buenviaje)'.채 차장의 블로그는 '이탈리아에서의 그날들', '내가 가진 <쿠바>', '스멀스멀 올라온 문래동의 기억들', '2009 제주의 봄' 등 제목만 봐도 깊은 내공이 느껴지는 사진과 글들이 즐비하다.이 씨는 "블로거 작가로 뽑혀 이탈리아 여행을 할 때 채 차장을 알게 됐다"며 "세계일주도 하고 온 베테랑답게 사진뿐 아니라 보는 시각도 독특하다. 이미 책도 여러 권 낸 터라 그의 블로그를 들를 때마다 많이 느끼고 배운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준희
  • 2009.11.1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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