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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화 60년사 한눈에 본다

현대사회에서 판화는 단순히 ‘찍는다’는 개념을 넘어섰다. 독창성과 예술성에 대한 작가들의 욕구는 판화의 고유성을 유지하면서도 이미 그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최효준)이 3월 30일까지 ‘한국 현대판화의 흐름’전을 열고 있다. 한국 현대판화의 지난 역사를 되돌아보고 주목받는 신진 판화작가들을 선보이는 자리. 1950년대부터 80년대까지의 작품들과 신세대 판화작가들의 동향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됐다. 목판인쇄술과 같은 활자문화의 전통을 지닌 역사 속에서 서구적 기법을 이용한 현대판화 등장기 작품으로는 변월룡 유강렬 이상욱 이항성 정규 최영림 등의 작품이 전시됐다. 대학에서 판화교육을 시작하고 실크스크린과 같은 새로운 판법이 유행하던 50년대 말 부터를 현대판화가 형성되고 전개되는 시기로 보고, 강환섭 김봉태 배륭 함창연 등의 작품을 선보였다. 70년대는 국내 미술계에 판화가 적극적으로 수용되면서 활성화된 시기. 강국진 김구림 이우환 한운성 황규백 등의 작품이 전시됐다. 80년대는 추상적 경향의 작품과 민중미술계열의 작품이 공존하던 시기. 이때부터 한국판화의 질적·양적 성장이 이뤄진 것으로 본다. 곽남신 김억 김준권 오윤 홍선웅 정원철 등이 대표적인 작가다. 판화의 원리를 고수하면서도 다양한 기법을 도입한 현대판화의 신세대 흐름을 구성하는 작가들로는 김창수 김혜균 배남경 오영재 유림 이주학 등이 꼽힌다. 이들 작품도 함께 전시됐다. 학예연구실 김현정씨는 “평소 도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판화를 소개하는 것은 물론, 상대적으로 소외된 장르였던 판화의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기획했다”며 “부수적인 활동영역으로 판화를 선택한 작가들은 제외했으며, 판화를 주요활동 영역으로 꾸준하게 작업해 온 작가들의 작품을 위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2.29 23:02

[전북문화의 발견] 김종주 도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처음 광주시립미술관과 인연을 맺어 2004년 전북으로 오면서 미술관 생활만 벌써 15년에 이르는 김종주 전북도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 그는 “어느 지역에서 일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며 “미술관에서 일하는 것은 늘 새로움이 있어서 설렌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실장은 예술과 대중의 매개자 역할을 하는 입장에서 전문 인력이 많지 않은 전북 미술계를 걱정하고 있었다. 인력 양성을 위한 대학의 이론과 신설이나 인턴쉽 과정, 사회교육 프로그램 등 적절한 여건과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것. 그는 “도립미술관에서도 운영체계를 보안, 체계적인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개선 없이는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실장은 이를 위해서는 예술인들과 대중들의 많은 관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미술관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건네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에 대해, “미술관의 외관은 늘 똑같지만 그 속에서 창조되는 새로움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중들도 몸으로 느끼는 감성과 정신적인 여유를 가지고 친숙하게 다가오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8.02.29 23:02

[전북문화의 발견] ②소통의 매개자, 큐레이터

「어떤 그림을 좋아하세요?」(박파랑 지음, 아트북스 펴냄)라는 제목으로 몇 년 전에 발간된 책이 있다. 제목을 보면 당연히 그림에 대한 지식을 전달할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했지만 그 밑에 '어느 불량 큐레이터의 고백'이라는 글자가 색다르게 다가와 시선을 끌어당겼던 기억이 난다. '미술관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큐레이터가 무슨 고백을 했을까'라는 궁금증에 정신없이 살펴보니 큐레이터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솔직한 심정을 가감없이 그대로 드러내놓고 있어서 한국 미술계의 현실을 다시금 인식하게 하였다. 우리가 알고 있는 큐레이터에 대한 이미지가 고급스럽고 화려한 미술관에서 예술품들과 함께 손님을 맞이하는 우아한 모습으로 인식되어 선호하는 직종으로까지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이 책은 마치 찬물을 끼얹는 격이었다. 그러나 자신을 불량하다고 말하는 솔직한 모습 속에서 대중들은 거품을 빼고 바라보는 진실을 알았을 것이다. 이러한 큐레이터에 대한 이미지는 최근에 불미스러운 일과 얽히면서 세상의 이슈거리가 되어 한 번 더 변화를 겪게 된다. 그래서 10년 전에만 해도 대중들은 큐레이터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쏟아내며 관심을 가져왔지만 이제는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마저도 큐레이터라는 직함을 사용하길 껄끄럽게 생각한다. 이것은 미술계 전체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반영하는 우리의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큐레이터가 무엇인지 근원을 살펴보자. 서양에서 황제나 사제의 개인적인 수집품, 노획물, 약탈한 물건들을 지키는 '키퍼'(Keeper)의 개념에서 시작하여 이 물건들을 연구하고 분류하는 과정에서 얻은 지식을 활용하면서 큐레이터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되었다. 우리말로 하면 학예연구원이라고 할 수 있는데, 미술관의 학술 및 조사연구를 맡는 전문 인력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좀 왜곡되어 미술관 뿐 만 아니라 화랑 등에서 일하는 사람들까지 모두를 통칭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개념적 성격으로 볼 때 미술관이 아닌 화랑에서 업무 전반을 맡아보는 사람은 '갤러리스트'라고 구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미술계는 소장품 없는 기획전시 중심의 미술관들과 대안공간들이 많아지면서 기획분야가 강조된 큐레이터들의 역할이 확대되어 '독립 큐레이터'까지 등장하게 되고 그들의 활동 영역도 꽤 넓게 확장되어 있다. 전북은 2004년도에 전북도립미술관이 개관하면서 큐레이터라는 직함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학예연구원이 처음 도입되어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되었다. 미술관은 시설을 갖추고 전문 인력을 채용하여 전북미술사를 연구하고 다양한 전시를 기획하는 등 미술관 본래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미술관들이 이제는 운영 인력을 세분화하여 교육 전문가, 자료 전문가, 작품 보존 전문가, 전시 디자이너 등 세밀하게 구분하여 협업체계를 통해 운영하는 것이 현실이지만 전북도립미술관은 아직 예산부족, 전문 인력 부재 등 여러 요소로 인해 큐레이터가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그동안 전북미술의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사설화랑과 위탁 운영하는 시설들은 작은 규모이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큐레이터라는 직함을 사용하는 인력을 통해 기획전과 대관전 등 업무 전반을 맡아보며 전북 미술의 흐름을 주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지금도 여전히 새로운 전시시설들이 특성을 가지고 개·폐관을 하고 있지만 전문 인력에 대한 부재 현상은 여전하여 시설 대표가 직접 운영하거나 사무를 맡아보는 직원이 큐레이터로 둔갑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대중들과 긴밀한 소통을 하려는 프로젝트들이 전북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독립큐레이터들의 활동도 두드러지고 있는데, 전북에서는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라기보다는 예술가들이 작품 활동과 병행하며 기획하는 사례들이 늘어나면서 대중들의 기호에 부합하는 전시활동에만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미술관, 화랑, 프로젝트 등을 통해 전북에서 활동하는 인력들이 큐레이터로 통칭되면서 공간의 규모와 활동상의 차이가 있으면서도 한 부류로 묶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는 전북의 경우만이 아니라 대도시의 일부 미술관이 세분화된 인력을 운용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타 지역의 상황도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다. 큐레이터는 역사와 사회를 보는 눈을 가지고 미술사적인 지식과 미학적인 입장을 근거하여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전문가로서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열악한 환경으로 큐레이터 한 사람에게 만능을 요구하고 있어서 미래지향적인 발전은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업무가 세분화된 전문 인력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이제는 전북의 미술화단도 큐레이터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만능인이 아닌 전문인으로서 성장시켜야한다. 시대에 부응하는 미술 현장의 새롭고 열정적인 현상들을 종합하여 이를 분석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일은 이제 전문성을 가진 큐레이터의 몫이다. 이들을 통해서 우리는 미술계의 밝은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구혜경(문화전문객원기자,독립큐레이터)

  • 문화일반
  • 구혜경
  • 2008.02.29 23:02

올 지역신문발전기금 사업규모 202억

‘2008년 지역신문발전기금 사업 설명회’가 2월2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보조금 예산의 집행, 관리 및 정산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자리.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주최한 이 자리는 올해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자로 선정된 전북일보를 비롯한 62개 신문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2008년 지역신문발전기금 사업은 보조사업 152억원과 융자사업 50억원이 포함된 총 202억원의 사업 규모로 진행될 예정. 기획취재와 공동기획취재 지원, 인턴기자, 프리랜서 지원 등 지역신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과 조사연구 연수, 정보화 지원 사업 등이 포함돼 있다. 또, NIE 및 소외계층 구독료를 지원하고 공공성 이미지 제고 캠패인을 돕는 보조사업이 병행된다. 무엇보다 올해는 지난 해 문제로 제기됐던 일부 사업규모를 조정하고 공모 형태의 사업으로 전환하는 등 개편이 이뤄졌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는 올해부터 바뀌는 사항에 대해서는 유예기간을 두기도 했으나 모든 사업에 걸쳐 심의수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 날 설명회에서도 융자사업을 비롯한 몇 개 부분의 취약성이 제기 됐으며 신문사들의 편의를 위한 방향으로 논의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이지연
  • 2008.02.28 23:02

연극 '돼지와 오토바이'서 1인 8역 맡은 이도현씨

시종일관 무게감 있게 진행되는 연극. 그러나 무대 뒤는 정신없다. 1인 8역을 맡아 옷 갈아입기 바쁜 이도현씨(42)는 특히 그렇다. 3월 2일까지 익산 소극장 아르케에서 열리고 있는 극단 작은 소·동의 ‘돼지와 오토바이’. 무게는 남자주인공 최균씨(44)가 잡을 뿐. 이씨는 각기 다른 의상과 목소리, 분위기로 8명의 캐릭터를 소화해 내느라 바쁘다. “사실 배우가 없었어요. 개관공연으로 두 작품을 올리다 보니 각자 파트에서 일하기도 빠듯해 도저히 배우를 수급할 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원래 희곡에서도 한사람이 여덟명을 소화하게 돼있어서 남자 이야기면서도 여배우들에게 매력적이죠.”이씨가 한번에 소화해야 하는 역은 ‘자살한 아내’부터 ‘최판동 처’ ‘박경숙’ ‘의사’ ‘간호사’ ‘원장 수녀’ ‘검사’ ‘변호사’까지 다양하다. 가장 마음에 드는 역은 남자주인공과 중심축을 이루는 ‘자살한 아내’. 그러나 출산 경험이 없어 내면연기를 하기가 쉽지 않았다. 촌스러우면서도 맛깔스럽게 연기해야 하는 ‘최판동 처’도 만만치 않았다. 이씨는 “감정이 고조돼 있는 상태에서 순간순간 다른 배역으로 전환시키기가 어려웠다”며 “무엇보다 관객들이 헷갈리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털어놓았다. 남편 이병옥씨와 공연 일정(3월 9일까지 소극장 판 ‘아부지, 아빠’)이 겹치면서 느즈막하게 찾아온 신혼 재미는 접어두고 있지만, 대신 익산도 기획을 하면 관객이 찾아온다는 걸 깨달았다. 단 두명의 배우가 출연하는 ‘돼지와 오토바이’. 이씨와 최씨는 지금은 없어진 미다소극장 개관공연으로도 이미 90년대 같은 작품으로 호흡을 맞췄었다. ‘원(one)+원(one)’ 이벤트로 ‘돼지와 오토바이’ 공연을 보고 티켓을 가져온 관객들은 ‘하녀들’(7일∼9일)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2.2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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