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ㆍ아프리카 문학페스티벌 읽기]문학축제 "맘껏 즐기자"
“한국 작가들도 모르는데, 외국 작가들을 어떻게 알아요?”“저는 책만 보면 나른하니, 졸음이 쏟아져요!”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2007 아시아아프리카문학페스티벌-전주’(전주AALF)에서는 즐겁다. 전주AALF가 문학과 대중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다양한 행사들을 마련했다. 작품으로만 흠모했던 작가들과 직접 눈 맞출 수 있는 기회. 세계가 주목하는 문학 축제에 꼭꼭 숨어있던 작가들도 오랜만에 외출했다. △ 문학카페 ‘글빨, 술빨, 얼굴 빨강!’누군가 그랬다. ‘술빨’이 곧 ‘글빨’이라고. 주당으로 소문난 작가들과 술잔을 기울이는 황홀한 기분은 전주AALF에서만 맛볼 수 있다. 작가들을 마담으로 부리는 호사도 누릴 수 있다.‘김용택의 맥주 문학카페’는 한옥마을 경기전 옆 이오스에 차려진다. 김용택 시인을 대표마담으로, 수석마담은 복효근 신귀백, 진짜마담은 정종화, 새끼마담은 윤석정 경종호가 맡는다. 평소 문화예술인들의 아지트였던 동문사거리 새벽강은 ‘박남준의 새벽강 문학카페’가 된다. 대표마담은 당연히 박남준 시인. 안상학 한창훈이 수석마담에, 은자누나가 진짜마담에, 유강희 문신이 새끼마담에 임명(?)됐다.‘안도현 시인의 막걸리 문학카페’는 효자동 홍도주막에 차려진다. 대표마담은 안도현 시인, 수석마담은 이정록 김병용, 진짜마담은 한정화, 새끼마담은 박성우 최명진이다. 전북작가회의 문학카페는 삼천동 초원막걸리에 차려진다. 명예마담 정양, 대표마담 이병천, 수석마담 문병학 이병초, 진짜마담 김저운, 새끼마담 서철원 최기우가 기다리고 있다.코아호텔 13층 스카이라운지에 마련되는 ‘아시아 아프리카 작가들의 문학카페’는 ‘통역 상시 대기’란 말에 마음 놓고 찾을 수 있다. 자기 이름 걸고 카페를 차린 대표마담들의 한마디. “술값 팍팍 깎아놨으니 와서 실컷 드세요!”다.문학에 자신 없다면, 주량으로 문인들 기를 꺾어놓는 건 어떨까.△ 작가와의 만남“쇼를 하라! 쇼!”10일 한옥마을 옛 코아아울렛 자리에 차려진 AALF문학관. 이름만 들어도 눈길이 ‘확’ 가는 특별토크쇼가 펼쳐진다. 낮 1시 진행되는 ‘문태준-김연수 토크쇼’는 현재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젊은 작가란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시인과 소설가의 만남이다. 경북 김천 출신인 두 작가는 중·고교 시절부터 동기동창으로 25년 묵은 친구 사이다. 먼저 시인으로 등단한 김연수에게 문태준이 습작시를 봐달라고 찾아와 “자네, 이대로만 쓰면 곧 등단할 거네”라고 말한 다음달, 문태준이 등단한 일화는 유명하다. 전주AALF에서 두 사람의 본격적인 입담 대결이 펼쳐진다.‘도종환-박남준 토크쇼’는 오후 7시에 진행된다. 두 시인 모두 복잡한 도시생활을 등지고 산골에 묻혀 아름다운 시편들을 한 올 한 올 엮어내고 있는 작가들. 은둔생활을 하다시피하는 두 시인이 만나 서로의 삶과 문학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눈다. 도시생활에 찌든 독자들에게는 산소 같은 이야기들.11일 오후 6시 AALF문학관에서는 ‘젊은 작가들의 맞장 토론’이 벌어진다. 국경과 언어를 뛰어넘어 젊은 작가군이 문학적 우정을 나누는 토론의 장. 문학적 고민을 나누며 옥신각신 충돌하다 뜨거운 가슴을 껴안는 자리다. 부지런히 발품을 팔면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들은 모두 만날 수 있다. 원로 소설가 송언을 필두로 이경자 함정임 전상국 김인숙 윤후명 서영은 윤대녕 성석제 조경란 등이 8일부터 12일까지 독자들과 만난다. △ 전주AALF의 특별한 전시 및 판매AALF문학관 속 특별부스 ‘두 대륙의 문학관’. 한국문학관, 아시아문학관, 아프리카문학관 전시 부스가 마련된다. 한국 문단의 흐름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두 대륙 초청작가와 주요작가의 사진과 프로필, 대표작품이 전시되며, 각 나라의 대표적인 문학 잡지와 문학정보도 소개된다. 아시아관은 마흐무드 다르위시(팔레스타인) 셀리나 호세인(방글라데시)을 비롯해 30여명, 아프리카관은 루이스 응코시(남아공) 제임스 메튜(남아공) 등 50여명의 작가들이 채운다. 초청작가가 본인 프로필 앞에서 사인회를 하는 등 즉석 행사도 펼쳐진다. 고은 김지하 황석영 등 근현대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300여명의 작가가 소개되는 한국관에서 남·북한 문학을 비교한 특별전도 꼭 챙기자. 창비와 학고재, 웅진, 문학동네 등 국내 유명 출판사 30여개가 전주AALF에서 책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각 출판사에서 책을 낸 작가들이 부스에 대기해서 작가 사인회를 열고, 좋은 책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할인판매 행사도 진행한다. ‘우리시대 판화가 3인전’에서는 이철수 남궁산 지용출의 AALF 공식 목판화가 전시판매된다. △ 외국인작가 ‘한국역사문화체험’아시아 아프리카 작가들 중에는 어렵게 비자를 받아 한국을 찾게된 이들이 많다. 또 언제 한국을 방문하게 될 지 모를 작가들을 위해 ‘한국역사문화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제1차 백제문화체험(8일)은 왕궁탑-가람 이병기 생가-공연 관람-원광대 박물관으로 이어지며, 제2차 한국불교문화체험(10일)은 금산사를 찾아간다. 제3차 한옥마을체험(11일)은 전주맛잔치 관람과 한옥마을 투어, AALF문학관 관람으로 채워진다. △ 놓치면 아까운 프로그램작지만, 놓치면 아까운 프로그램들도 많다.‘다문화 시대의 어린이 문학’을 주제로 한 아동청소년문학토론회가 8일 오후 2시30분 전북대 진수당에서 열린다. 김일광의 「외로운 지미」와 원유순의 「우리 엄마는 여자 블랑카」, 안미란의 「블루시아의 가위바위보」 등 이주여성과 그들의 자녀들의 문제를 다룬 책들에 대한 토론이 이어진다. 시노래모임 ‘나팔꽃’ 공연도 8일부터 13일까지 매일 오후 3시부터 AALF문학관에서 열린다. 김용택-김현, 정호승-김현성, 정희성-김현성, 안도현-김원중, 정일근-김원중, 도종환-김원중 등 시인과 가수가 짝을 지어 출연한다. 노래 같은 시, 시 같은 노래에 행복한 세상이 밀려온다. 페스티벌 기간, 시낭송회도 이어진다. 9일부터 14일까지 AALF문학관에서는 정호승 이가림 이시영 신경림 문인수 김사인 장석남 강은교 오세영 정양 문정희 이하석 진동규 등 유명 시인들이 직접 낭송하는 자작시가 울려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