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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 하늘을 움켜쥔 주먹 / 모든 걸 / 다 가진 듯해도 / 펼쳐보면 / 빈 허울만 머물다 사라지는 / 공허한 손바닥 //’ ( ‘인생이란’ 중 일부)고요 속에서 잔잔하게 흐르는 시내처럼 삶에 대한 겸손한 자세를 느낄 수 있다.전진탁(34) 시인이 두 번째 시집을 엮었다. 「그대가 있어 세상이 아름답다」(신아출판사)‘자신의 시가 언제나 다른 모습으로 세상에 머문다’는 시인은 2004년 첫 시집 「세상아! 너로 하여 내가 산다」를 출간했다.3년 만에 두 번째 시집 「그대가 있어 세상이 아름답다」를 묶어낸 시인은 서문에서 시집 출간을 ‘출산’으로 표현했다.3년이란 세월 동안 시집을 준비했지만 시집을 내놓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출산’이란 표현이 ‘딱’이었다.그는 서문에서 소회를 시로 풀어냈다.‘사람다운 사람이 되기를 갈망하는 마음으로 / 시인다운 시인이 되기를 갈망하는 마음으로 / 세상을 한껏 들이마시고는 / 후련하게 내뿜어 놓습니다 / 또 하나의 시집을 출산하며······. //’시인은 바람, 비, 구름, 하늘, 별, 달, 햇살 등이 있어 세상이 아름답다고 노래한다.바람, 비, 구름, 하늘은 시인에게 이런 의미다.‘그대가 있어 세상이 아름답다 / 그대는 언제나 세상에 머물러 / 이 가련한 인간의 세상을 보듬어주리라 //’별, 달, 햇살은 시인에게 뭘까.‘사람다운 사람아, / 맑은 이슬빛 미소를 머금고 / 따스하게 열려진 오늘도 / 그대가 있어 세상이 아름답다 //’
해마다 가을철이면 발생하는 한가지 사고가 있다. 자칫 생명까지 앗아가버리는 독버섯 중독 사고다. 당국이 야생버섯 섭취 경계령을 내리지만, 산간지방 주민이나 등산객들 사이에서 야생 독버섯 사고는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전북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지난 1999년 이후 7년간 도내에서는 18건의 독버섯 중독사고로 121명 중독, 이 중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현재 국내에 알려진 야생버섯 1500여종 중 먹을 수 있는 것은 2%인 20~30종에 불과하다. 따라서 산에서 접하는 웬만한 버섯은 독버섯일 가능성이 높다.이런 가운데 ‘버섯박사’로 불리는 조덕현 교수(우석대 보건복지대학장)가 최근 내놓은 「조덕현의 재미있는 독버섯 이야기」(한국과학문화재단 과학문화총서)는 독버섯의 해악과 그 가치를 제대로 알 수 있는 길라잡이다. 평생을 버섯 연구에 바치고 있는 조 교수는 독버섯의 정의부터 유래와 문화, 그리고 다양한 독성분 등을 안내하고 있다. 조 교수는 “독버섯은 자연생태계에서 잠시 왔다가 사라져버리는 것이 아니라, 잘 연구해서 활용하면 인간의 삶에 유익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생물”이라며 “독버섯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금강의 발원지는 어디일까. 전라북도 장수군 장수읍 수분리 마을에서 반시간 남짓 올라간 신무산 정상 부근의 작은 샘 ‘뜬봉샘’이 금강의 발원지다. 1000리를 넘는 강의 길이에 수많은 역사, 문화의 기록이 녹아 흐르는 금강.작가 신정일씨가 금강을 답사한 기록을 책 「금강 따라 짚어가는 우리 역사」로 엮어냈다. 「한강 따라 짚어가는 우리 역사」에 이어 청소년을 위한 역사 체험여행 두 번째 이야기를 펴냈다.신정일씨는 이 책에서 금강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금강이 흐르는 길을 크게 여섯 구간으로 나눠 금강을 이야기한다. 뜬봉샘에서 시작해 진안 용담댐으로 흐르는 금강. 굽이쳐 흘러 대청댐으로 이어진 후 갑천을 받아들이고 연기를 거쳐 공주에 이른다. 여기서부터 백마강으로 다시 태어난 후 익사, 임천, 한산을 지나 서천과 군산 사이에서 서해 바다로 흘러 ‘생(生)’의 끝을 바다의 시작에서 맞이한다.신씨는 강이 근현대사 속에서 소외 되어 있다가 물이 생명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상을 찾는 사람이 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가 바라보는 강은 예전의 ‘강’이 아니다.어디를 가거나 강가에 쓰레기가 없으면 오히려 심심할 정도라는 그는 이중환의 「택리지」를 들며 강가가 주거의 적지였던 때를 기록에서나 찾을 수 있다며 아쉬워했다.그는 강이 쉬지 않고 흐르고 흘러 바다로 가는 여정을 보면서 청소년들이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기를 희망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작가인 제임스 메튜(78)의 출판물 대부분은 금서로 지정됐다. 그만큼 저항적인 책들을 저술해 왔기 때문이다. 케이프 6지구에서 노동자계급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신문배달부와 사무실 보조, 전화교환수 등 여러가지 일을 했다. 하지만 매력적인 글과 예술적 표현력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1열일곱이란 어린 나이에 첫 작품을 출간하게 됐다. 단편을 통해 그는 케이프타운 노동자계급의 세계와 흑인거주지역, 그리고 흑인들을 강제적으로 쫓아낸 케이프아파트 등의 딜레마를 세상에 알렸다. 시를 통해서는 흑인말살의 흉계에 자기의존 관념을 확산시키는 ‘흑인 의식 철학’의 선도자가 됐다. 1972년 글레이스 토마스와 공동저작한 시모음집 「분노의 울부짖음」은 인종 차별적인 정부에 의해 금서로 지정됐다. 이후 출판물 대부분도 금서로 지정됐으며, 1976년에는 감옥에 구류당하기도 했다.그는 국가의 괴롭힘에도 불구하고 독립적인 사상가이자 작가, 그리고 문화적 근로자의 길을 택하기로 마음먹고 정치적인 글로 인종차별정책을 쓰는 정부를 비판했다. 케이프타운 최초의 흑인 갤러리를 지었으며 ‘흑인 문학, 예술과 문학’(Black Literature, Arts & Culture)에서 따온 ‘블랙’(BLAC)이라는 출판사도 설립했다.
‘며칠 내로 나는 죽는다. 이상하게도, 내겐 이 생각이 충격적이라거나 섬뜩하지 않다. 요즘 자주 느끼는 건 내 운명에 말려든 총체적 결핍과 일종의 무기력함이라 할까. 마치 타인의 말년을 보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남아프리카공화국 루이스 응코시(71)의 대표소설 「새의 교미」(1986) 중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더반 ‘안가 레이스 나탈’, 요한네스버그 ‘드럼’ 잡지사에서 일했던 그는 1950년대와 60년대 공산주의와 출판 및 예능 진합의 엄격한 출판 규제에 직면하자 망명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이후 런던 ‘뉴 아프리칸’과 미국 ‘넷’에서 편집자로 일하며, 아프리카 잠비아대학과 캘리포니아 어바인대학교, 유럽 폴란드 워소우대학교에서 문학을 가르쳤다. 소설, 수필, 평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작품을 발표해 온 그의 작품은 주로 정치와 관계와 성에 관해 다루고 있다. 「고국과 망명」(1965), 「심장이식:남아공평론」(1975), 「과업과 겉치레:아프리카 문학의 주제와 문체」(1981), 「흑인 정신병의사」(2001), 「비밀조직」(2002)을 펴냈으며, 최근 저서인 「만델라의 자아」는 2006년 출간됐다. 현재 스위스에 거주 중이며, 문학세미나와 협의회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아프리카 53개국 중 문자를 가지고 있는 나라는 38개국 뿐. 이는 문학을 할 수 있는 나라가 38개국 뿐이라는 것과 같다. 이 중 26개국 39명의 작가들이 ‘2007 아시아아프리카문학페스티벌-전주’를 찾는다. 구식민지 언어로 문학활동을 하는 나라도 상당수인 만큼, 영어와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어권에서 작가들을 고루 초대했다.그러나 아프리카의 경우 우리나라와 수교를 맺고있지 않거나 재외공관이 설치돼 있는 곳이 별로 없어 작가들이 한국에 들어오기 위한 비자를 받는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요란데 무카가사나는 르완다 대량학살 생존자로 분쟁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책을 써 온 작가. 아프리카 작가들이 가장 영예스러워 하는 ‘아프리카 문학상’ 수상자 베로니크 타주와 켄 부글도 전주에 온다. 아프리카주의 식민지와 신식민주의, 통화, 사회상거래 등을 연구하고 있는 움부이 뫙지와 다언어주의와 영어주도권의 긴장관계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세계적인 언어학자 네빌 알렉산더도 방한한다.
영화 ‘식객’에 투자자로 참여한 행정공제회(이사장 이형규)가 30일 전주CGV에서 공제회 우수회원과 가족 300여명을 초청해 시사회를 연다. 허영만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식객’은 전윤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김강우 이하나 임원희 등이 출연해 올 하반기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최고의 맛을 잇기위한 요리사들의 운명의 대결. 다음달 1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올 초 ‘태양의 서커스 퀴담’에 투자하기도 했던 행정공제회는 최근 서울 한남동 뮤지컬전용극장-대중콘서트홀 개발운영 사업자로 선정됐으며, 메가박스 지분투자 등 문화인프라 사업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문화사업에 인색하다는 공제회의 선입견을 극복하고 새로운 투자영역에 도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전북도 행정부지사를 지내고 지난해 행정공제회로 자리를 옮긴 이형규 이사장은 “앞으로 지방자치단체의 민자 유치 및 문화 인프라 사업 등 지역발전에 도움되는 프로젝트에 적극 투자할 계획”이라며 “회원 복지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추진, 회원들의 만족도를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고풍스런 향교에서 올 가을 전통 예술의 진수를 만날 수 있다.전주시가 주최하고 (사)풍남문화법인(이사장 문치상)이 주관하는 2007전통의맥큰잔치(무형문화재 공개발표회)가 오는 31일 오전 10시 전주향교에서 열린다.2007전통의맥큰잔치는 ‘전주 명장전’, ‘흥겨운 마당연회’, ‘전주의 명인·명무·명창’ 등 세가지 부문으로 이뤄졌다.‘전주 명장전’에서는 인간문화재들의 공예품과 예술적 품격이 뛰어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아울러 작품 제작 과정 시연행사도 펼쳐진다.‘흥겨운 마당연회’에서는 (사)온고을민속악회, 소리고을, 강령탈춤 등 신명나는 공연이 펼쳐진다.최고 수준의 가(歌), 무(舞), 악(樂)을 맛 볼 수 있는 자리는 ‘전주의 명인·명무·명창’ 부문.이 부문에서는 뿌리 깊은 우리 문화의 자긍심을 느낄 수 있다.(사)풍남문화법인 서승희씨는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이하는 전통의맥큰잔치는 무형문화재 선생님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선을 보인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대한불교 조계종 17교구 본사 금산사(주지 원행스님) ‘제1408주년 개산대재’가 30일(음력 9월 20일) 오전 10시 금산사 대적광전에서 열린다. 올 개산대재에는 제17교구 본·말사 스님 80여명과 신도 2000여명이 참석할 예정. 제17교구 본·말사 보살계 수계식도 봉행된다. 개산(開山)이란 산문(山門)을 여는 것, 개산대재는 절의 창건일을 기념해 열리는 큰 법회를 말한다. 석산 스님의 명종·명고로 용화대종 여섯번이 울려퍼지며 시작, 대적광전 부처님 전에 올려지는 육법공양에 이어 관법 스님의 삼정례와 원행 스님의 축원으로 개회된다. 금산사 회주 태공 월주스님의 법어와 신도대표 김경아씨의 발원문 낭독, 전주·김제불교합창단의 축가도 준비됐다.
전통국악의 흐름을 한 눈에 살펴보고 국악을 배울 수 있는 국내 최대의 국악 관련 집단시설인 남원 '국악의 성지'가 문을 연다.29일 남원시에 따르면 5년여의 공사 끝에 최근 국악의 성지 조성사업을 마무리하고 오는 31일 개관식을 갖기로 했다.동편제의 발상지인 운봉읍 화수리 일대 7만4540㎡에 조성된 국악의 성지는 판소리와 농악, 기악, 전통무용 등 4개 부문의 역사를 집대성해놓고 전문적인 체험 및 연수를 받을 수 있는 곳이다.사업비 105억원을 투입, 2002년 사업에 착수한 이래 5년만에 완공됐으며 전시체험장과 독공장, 사당, 납골묘, 국악한마당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전시체험장에는 4대 전통국악의 유물과 유적, 주요 인물의 생활상을 느낄 수 있는 소품 등이 전시된 전시장과 국악을 직접 배울 수 있는 체험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 곳에는 현재 각 부문 주요 무형문화재의 유품과 거문고, 해금, 가야금 등의 악기를 비롯해 400여점의 유물이 보관돼 있으며 앞으로 매입이나 기증을 통해 이를 500점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소리꾼들이나 일반인들이 소리를 배울 수 있는 동굴 형태의 독공장 3개와 판소리의 가왕으로 불리는 송흥록 명창, 거문고의 달인 옥보고 등의 위패를 모신 사당도 마련돼 있다. 또 중요 무형문화재급 국악인과 국악 발전에 공이 큰 유공자를 모시는 납골묘와 관광객의 휴식공간인 국악한마당도 들어섰다.시는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초·중·고 및 대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국악체험 프로그램과 예비 국악인을 위한 연수 프로그램을 상설 운영하게 된다. 또 관람객을 위한 정기 공연과 전국 규모의 각종 국악대회도 열리게 된다.시는 이와 함께 국악인을 위한 전문 연수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20억원을 투입, 국악세미나 하우스를 추가로 건립하고 인근에 국악인촌을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개관식에는 문화관광부장관을 비롯한 주요 인사와 국악인 등 5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제12회 완주 대둔산축제가 단풍이 절정기에 접어든 29일 대둔산 잔디광장에서 개막, 31일까지 3일간 계속된다.국악 한마당과 함께 막이 오른 축제 첫날은 개막식, 전북마을춤진흥회의 우리춤, 드럼써클, 한농예술학교의 예술농악 및 전통국악 등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또 완주 명인들의 깜짝 공연, 고산 창포마을의 창포비누 만들기 등 체험행사, 농특산물 직거래장터, 아름다운 완주사진전 등에도 내방객들이 발걸음이 잦았다.축제 둘쨋날인 30일엔 도립국악원의 가무악 향연, 태권도 품새공연 등 행사가 이어진다.
국제결혼을 하거나 이주 노동자로 한국에 정착한 아시아 이주여성을 위한 문화공연 '아시아 아줌마, 파이팅!'이 다음달 19-20일 문화일보홀에서 열린다. 여성문화예술기획이 주최하는 이번 공연은 한국 사회에서 이주 여성들이 겪는 일상과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이들이 잃지 말아야 할 가치들을 춤과 수다, 음악, 영상 등으로 풀어내는 자리다. 황진이, 만덕 등 역사 속 여성 인물들의 삶과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 등을 통해 이주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 의지와 자신감, 평화로운 다문화 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한 여성들의 연대 움직임 등을 공연 안에 담아낸다. 여성문화예술기획 관계자는 "이주여성에 대한 동정과 차별의 시선을 거두고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공감대를 넓혀가야 할 때"라며 "국적을 넘어 우리 사회의 소중한 가치를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 오후 8시, 화 오후 3ㆍ8시. 5만원. ☎02-3142-2415.
중국의 국력 신장과 비례해 중국 미술의 주가도 치솟고 있지만 현대미술계에서 그들의 역사는 짧다. 반면 한국 현대미술은 해방 후 서양미술을 도입해 우리 것으로 소화하려고 몸부림치던 역사가 있고 무엇보다 '백남준'(1932-2006)이라는 세계적인 작가를 낳았다. 중국 시장의 특수를 노리고 베이징으로 밀려들고 있는 한국 상업 화랑 중 한 곳인 두아트차이나가 세계의 눈이 쏠리고 있는 이 곳에서 '미디어아트의 창시자' 백남준을 소개한다. 27일 오후 베이징 차오창디 구역에 자리 잡은 연건평 약 2천㎡(600평)규모의 두아트차이나에서는 백남준전(12월2일까지)이 개막했다. 1층 전시장 입구 안내 데스크에서는 백남준이 모니터 11개와 네온을 사용해 만든 1994년작 '글로브'가 한 손을 흔들며 관객을 맞이한다. 바로 옆에서 보이는 '나는 비트켄슈타인을 읽은 적 없다'(1998년)는 벽면에 브라운관 TV의 화면을 연상시키는 7가지 색을 칠하고 사방 모서리에 싱글채널 비디오를 하나씩 설치한 작품이다. 중간중간 칸막이가 쳐진 전시장의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백남준이 1963년 처음 만들었던 '버티컬 롤 TV'과 '에그롤 TV'를 1995년에 다시 만든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TV가 캔버스를 대체할 것"이라고 외쳤던 백남준의 초기 영상작업을 되돌아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유럽에서는 간간이 소개됐지만 아시아권에서는 소개되지 않았던 '뉴턴', '다윈' 등 백남준이 1991년에 만든 로봇형 조각도 만날 수 있다. 백남준이 1960년대 첼리스트 겸 전위예술가 샬럿 무어먼과 함께해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킨 퍼포먼스인 '섹스트로니크'등의 장면을 담은 사진 30여 점도 공개된다. 1.2층 전시장에 소개된 작품은 28점. 국내외 소장가들로부터 빌린 백남준의 로봇형 영상조각을 중심으로 초기작부터 말기작을 두루 보여준다. 백남준이 주로 거래했던 한국 대형화랑인 갤러리 현대가 만든 두아트차이나가 백남준 전을 여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두아트의 류정화 큐레이터는 "특히 중국의 젊은 작가들이 이 전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시장에서는 중국의 현대 회화가 각광받지만 많은 신세대 중국작가들은 미디어아트를 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한다. 이는 두아트차이나가 9월20일부터 이달 14일까지 계속된 개관전에서 중국 미디어아트작가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한 것과도 일맥 상통한다. 이번 백남준 전시는 중국 현지 언론들도 관심을 갖고 전시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고 두아트측은 전했다. 두아트차이나 이외에도 한국작가를 중국 현지에 소개하는 전시는 또 있다. 베이징에 자리 잡은 10여개 한국 화랑 중 지우창 지역에 있는 아라리오 베이징에서는 중국에서는 드문 단색조 회화를 그리는 박서보 화백의 전시가 다음달 18일까지 계속된다. 다샨쯔나 지우창, 차오창디와 함께 베이징 내 10여개 예술구역 중 한 곳인 허거장 지역에는 문 스튜디오, 강남대 스튜디오 등 한국작가들의 작업실이 들어서고 있다.
가을이 되면, 도자기가 피어나는 땅이 있다. 임실군 관촌면 신전리. 도예가 이병로씨(전북향토문화컨텐츠산업진흥회 이사장)가 폐교 상월초등학교를 ‘도화지(陶花地) 도예문화원’으로 만들고 3년째 전통가마 축제를 이어오고 있다. 가스가마에서 구워낸 매끈한 맛은 부족해도 전통가마에서 막 꺼낸 질박하고도 투박한 멋이 있는 축제다. 가마에 불을 붙이는 가마진입식을 시작으로 27일과 28일 이틀동안 열린 축제는 입소문 덕택에 올해도 2000여명 정도가 다녀갔다.이씨가 말하는 올해 축제 성과는 ‘제1회 임실 전국 도화지도예실기대회’에 있다. 첫 해 참가자 숫자만 283명. 흙을 다루는 기술은 부족했지만, 표현력이 뛰어난 작품들이다. 이씨는 “단순히 먹고 노는 축제가 아니라 체험형 축제로 도예문화를 알리는 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었다”고 말했다. 65%가 수상한 이번 대회에서는 중등부 박호경(전통, 임실청웅중) 전아영(창작, 임실동중), 고등부 유수민(전통, 전주예고) 최재석(창작, 한국도예고)이 대상을 차지했다.도화지의 전통가마 축제는 도자문화가 척박한 전북에서는 의미있는 행사다. 도예작가 워크샵에 참여했던 권영배씨(이천 백산도요)는 “전북을 예향이라고 하지만, 상대적으로 도자분야가 약하다”며 “도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도록 전통가마 축제가 더욱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전주가 고향이지만 경기도 이천으로 이주, 30년 넘게 작가생활을 해오고 있다.도예작가 워크샵은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인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던 프로그램. 토기와 청자, 분청, 백자, 옹기, 락구소성 등 이천, 경주, 김제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 현장에서 시연을 펼쳐 각 분야별로 제작방법과 문양장식 등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했다. 폐교의 낡은 벽을 바꾸는 데는 방문객들이 함께 했다. 방문객들이 꾸민 300여개의 도자기판을 구워서 벽을 장식할 예정. 내년 전통가마 축제에서는 방문객들이 꾸민 벽화를 기대해도 좋다.
360년 전에 제작된 석가삼존불에서 불교 복장유물(腹藏遺物·불상 안에 안치한 유물)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대한불교조계종 선운사 말사인 군산 동국사측은 오는 30일 오전 10시 법당 내에서 300여점의 복장유물을 공개할 예정이다. 동국사(주지 종상 스님)는 “최근 전라북도 문화재 지정심의를 위해 삼존불을 엑스선으로 조사해 본 결과 부처님 제자상인 가섭존자와 아난존자상 안에서 복장유물이 무더기로 발견됐다”며 “이번에 공개하는 유물은 사리와 후령통(사리함 일종), 1586년 흥복사(김제)와 1636년 전주 귀신사에서 간행한 목판본 ‘묘법연화경’을 비롯한 경전류 49권, 보협인다라니경 216장, 효종 1년(1650년)에 작성된 발원문(불상 조성 내력서) 등 총 300여 점이다”고 밝혔다. 동국사측은 “후령통 안에서는 빨간색 사리 1과, 오색 비단천, 명주실, 각종 씨앗, 꽃씨, 칠보(보석류), 사용하지 않은 한지 등이 나왔다”면서 “특히 발원문에는 ‘순치7년 9월2일(효종 1년) 금산사 봉안’이라는 조성연대가 있고, 남한산성 서북성 축조 총감독을 맡아 인조 임금으로부터 보은천교원조국일도대선사(報恩闡敎圓照國一都大禪師)라는 호를 하사받은 병자호란 당시 승병장인 벽암 각성 스님의 이름을 비롯해 불사에 참여한 2000여명의 명단이 기록돼 있다”고 덧붙였다.동국사 종상 스님은 “300∼400년된 묘법연화경 등의 경전, 한지 등은 16∼17세기 불교사와 직물사 연구에 귀중한 연구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문화재적 보존가치가 높아 곧 전북 유형문화재로 지정될 전망이다”고 전했다. 군산시 금광동에 위치한 동국사(등록문화재 64호)는 1909년 일본 승려들이 건립한 절로 현재 국내에 남아있는 유일한 일본식 사찰이다. 삼존불은 금산사 대장전에 모셔져 있던 것으로 김남곡 스님(1913∼83)이 1950년대 후반 동국사에 불상이 하나도 없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옮겨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임실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지역 문화예술교육의 현황과 방향’을 주제로 제4차 심포지엄을 연다. 31일 오후 4시 임실군 강진면 필봉농악전수회관.지역 문화예술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문화예술 단체 및 개인들 간의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실천적인 대안 제시를 위해 마련된 이날 심포지엄에는 현장의 실무자들이 직접 참여한다. 전북도청 문화예술과에서 예술진흥을 담당하고 있는 양해완씨가 ‘지역 문화예술교육 환경 및 정책적 방향’을, 임실지역 학교문화예술교육시범사업 팀장 최호인씨가 ‘문화예술교육의 진행성과와 문제점’을 발표한다. 토론에는 양옥경씨(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와 김주영씨(오수고 교사)가 참여한다.
‘밥값을 하자’유명 서예가에게 부탁하기에는 왠지 미안한(?) 문구들. 11월 4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2007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주말 행사 ‘가훈 및 좌우명 써주기’ 현장이다.가훈이나 좌우명 없이 살아가고 있는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서예비엔날레 조직위가 준비한 문구는 40개. 책을 뒤져 고른 1000개 중에서 한글과 한문 비중을 맞춰 40개를 다시 골랐다. 가장 인기있는 문구는 ‘밥값을 하자’. ‘초지일관(初志一貫)’과 ‘자승자강(自勝者强)’도 꽤 많은 선택을 받았다. 일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진행되는 이 행사에는 서예가 김기욱 오민준 최동명씨가 참여해 매주 100여명의 관람객들에게 글씨를 써주고 있다. 역시 매주 일요일 진행되는 경품 추첨행사에서는 조직위 부위원장인 현담 조수현과 총감독인 산민 이용, 서예가 이당 송현숙, 원광대 교수 효봉 여태명, 전북서예협회 회장 호암 윤점용의 작품 8점이 관람객들에게 돌아갔다.27일에는 전북 출신으로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하석 박원규 선생이 ‘작가와의 만남’에 참여했다.
소년소녀가장을 돕기위한 ‘아름다운 나눔장터’가 지난 27일 동문거리 일대에서 열렸다. 제6회 동문거리축제와 함께한 이번 나눔장터에는 ‘아름다운가게’ 주관으로 90여팀이 참가해 169만원의 성금을 모았다. 아름다운 나눔장터는 자원의 재활용을 위해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내다 파는 것이 원칙이다. 참가한 팀 중 초등학생이 50%이상을 차지해 시장원리를 습득하는 기회가 되었다. 물건의 가격을 결정하는 과정과 흥정을 통해 돈의 소중함과 경제원리를 익혔다. 또한 물건을 팔아 번 돈의 수익금의 30%를 자율기부하면서 나눔을 실천하는 자리도 마련됐다.자신의 물건을 가져와 파는 ‘장돌뱅이’로 참가한 김선재양(12·동북초)은 “나눔장터를 한다는 알림을 학교에서 보고 참가했는데 용돈 버는 게 참 힘들다”며 “옷과 책 등을 아직 다 팔지 못해 조금 아쉽지만 기부를 한다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말했다.자녀들과 동문거리 축제를 구경온 홍진희씨(34·효자동)는 “아이들에게 화폐의 교환가치와 같은 경제관념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물건의 질과 가격 모두 만족스럽다”고 전했다.이번 장터를 주관한 아름다운가게 관계자는 “구도심의 상권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앞으로는 축제의 한 부분이 아니라 시민의 자율적인 참여로 상설 벼룩시장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축제를 끝내는 마음은 늘 허전하고 아쉽다. 내 아버지,할아버지가 걸었던 동문 거리가 젊은 사람들로 채워졌다. 이 도시와 거리는 우리 모두의 가족 사진 같은 것. 그동안의 동문거리축제가 작가 위주의 행사를 해왔었다면, 이번 축제는 세대와 계층 주민과 시민이 모두 어우러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27일 동문거리축제추진위원회가 아름다운 재단과 손을 잡고 주민과 시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장터를 열었다. ‘축제’를 느끼기에 충분한 자리. 동문거리의 상인들이 모든 물건을 1000원에 파는 세일을 여는가 하면, 전통문화사랑모임의 ‘도심속 시골장터’도 펼쳐졌다. 아름다운 재단 측에서 준비한 장터와 가족 단위로 물건은 팔러 나온 사람들, 고사리손의 꼬마아이들까지 그야말로 세대가 뒤섞인 축제였다. 이번 행사에는 전주 뿐 아니라 익산, 군산 등 인근 지역의 아름다운 가게 자원봉사자들이 함께해 더욱 뜻 깊은 자리였다. 익산 아름다운 가게 영동점 이은정 점장(39)은 “축제 속에서 장터를 열어 색다르면서도 재미있다”며 “시민들의 호응도에 놀랐다”고 말을 이었다. 올해 축제에는 캐리커쳐 그려주기, 머루주 담그기, 떡매치기 등 다양한 이벤트가 함께 했으며 장터 행사를 마친 후, 중앙 무대에서 달이 앙상블의 연주를 비롯한 많은 공연들이 이어졌다. 대학생 양민욱씨(23)는 “전주에 살면서도 동문거리에 이런 행사가 있는지 몰랐다”며 “오랜만에 온 거리가 너무나 많이 변해 있어서 놀랐다”고 말했다.동문거리축제 위원장 김병수 소장은 “올해는 시민들과 함께 하는 데 중점을 두어서 주민 간담회와 자체적으로 제작하던 신문을 내지 못했다. 상인들께 감사할 뿐이다”며 내년 더 좋은 축제를 약속했다.
전주시민영화제에서 이름을 바꿔 새롭게 태어난 ‘2007전북독립영화제’가 ‘처음처럼’이라는 주제만큼이나 힘든 여정을 마쳤다. 2007전북독립영화제를 통해 들여다 본 지역영화의 현실 역시 녹록치 않았다.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26일 폐막한 2007전북독립영화제에는 800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00여명에 비해 급감한 수치다. 재작년 2100여명은 너무나 요원한 기록이었다. 물론 상영일이 지난해보다 이틀 줄었지만 출품작이 12편 늘어 46편을 상영한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전북지역 독립영화 환경은 척박했다. 조시돈 2007전북독립영화제 사무국장은 “축제가 주말에 열리지 않았고 평일 낮에 지역 감독들의 작품이 상영돼 관람객이 줄었다”고 평가했다.축제시기를 봄에서 가을로 옮긴 효과도 기대 이하였다. 지난해의 경우 전주시민영화제가 3월에 열려 자연스럽게 5월의 전주국제영화제와 연결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영화제 기간 동안 관객들의 발길이 뜸해 시기를 옮긴 특별한 의미를 찾기 어려웠다.이름을 전주시민영화제에서 ‘2007전북독립영화제’로 변경한 것도 큰 효과를 내지 못했다. ‘전주시민영화제’가 축제의 범위를 좁히고 출품 영화의 수준을 낮게 느껴지게 하기 때문에 ‘전북독립영화제’로 새롭게 출발한 것이었다. 하지만 지난 2001년 전주시민영화제 출범 당시 순수 시민들의 작품을 상영한다는 영화제의 특색을 살리지 못하고 퇴색했다는 지적을 받았다.하지만 2007전북독립영화제는 작지만 의미 있는 결실도 일궈냈다. 먼저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 해를 거듭할수록 기술적 측면이나 예술적, 상업적 면에서 의미 있는 변화들을 느낄 수 있었다.본선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황철민 감독은 “올 전북독립영화제 출품 작품을 보면 전북의 영상산업과 인프라가 괄목상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다만 독립영화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부족해 아쉬웠다”고 말했다.해외 감독들의 작품이 독립영화제를 찾은 것도 의미 있는 일이었다. 초청섹션 중 ‘아시아를 친구로’ 부문에 출품된 5편의 독립영화가 2007전북독립영화제의 지평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다.유료 관객 180여명이 영화제를 찾은 것도 새로운 변화였다. 이주봉 2007전북독립영화제 프로그래머는 “독립영화가 상업적 영화와는 다르지만 유료관객이 많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한편 27일 폐막식과 함께 열린 2007전북독립영화 시상식에서는 백정민 감독의 ‘1972년 귀환이네’가 대상, 이대수 감독의 ‘사자후’가 다부진상, 오상욱 감독의 ‘뿔’이 야무진상, 진익순 감독의 ‘대결’이 관객환호상을 각각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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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전하는 '조화와 공존'⋯관현맹인전통예술단, 아리랑 세상에 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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