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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서점도 신간 10% 할인판매 가능

온라인 서점뿐 아니라 오프라인 서점에서도 신간을 1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할 수 있게 된다. 9일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개정된 출판 및 인쇄진흥법에 의해 10월20일부터 온라인 서점과 오프라인 서점에서 신간을 10% 이내에서 할인 판매할 수 있다. 2003년 2월 말부터 시행된 출판 및 인쇄진흥법은 발행된 지 1년 이내 책의 정가 판매를 의무화하되 인터넷 서점의 경우 1년 이내 책이더라도 10% 범위 내 할인 판매를 허용했다. 당시 법의 적용 시한은 5년이었다. 이번 개정법은 도서정가제를 유지하면서 할인판매가 가능한 신간의 범위를 1년에서 18개월로 확대하고, 온라인 서점과 오프라인 서점 모두 신간의 10% 할인판매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신간의 할인판매는 서점이 자체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서점가는 과도한 경쟁 등을 우려해 일단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는 분위기지만 10% 할인판매를 준비중인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대형서점은 할인판매 여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아직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서점의 10% 할인판매와 함께 책 구입에 따라 적립되는 누적점수제(마일리지)나 할인 쿠폰 등의 문제가 어떻게 정리될지 주목된다. 문화부는 최근 입법예고한 출판 및 인쇄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에 소비자 보호 및 도서정가제의 효과를 제고하기 위해 직접적인 가격할인 외에 누적점수제 및 할인쿠폰 등 유사 할인행위도 그 범위에 포함하도록 했다. 문화부 관계자는 "누적점수제 등에 대해 일부 반대 의견이 있어 다양한 의견을 수렴 중"이라며 "도서정가제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제도를 시행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7.09.10 23:02

전주솔내고 '리허설' 청소년연극제 최우수작품상

‘제11회 전북청소년연극제’에서 ‘죽은 시인의 사회’를 공연한 전주솔내고등학교 ‘리허설’(지도교사 윤온술, 연출 이원경)이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우수작품상에는 전주여고 ‘SINCE1996’의 ‘어린 생쥐의 비명’(지도교사 김효연, 연출 권주희)과 전주온고을여고 ‘산목’의 ‘우리를 바보라 부른데요’(지도교사 정상철, 연출 김희은)가 선정됐다. 최우수연기상은 전주솔내고 양혜지, 우수연기상은 호남제일고 이지인과 전주근영여고 김민주가 차지했다.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린 청소년연극제에는 지난해(11개 학교) 보다 적은 7개 학교가 참가했다. 심사위원회는 “참가학교 수는 줄었지만 질적으로 우수한 작품들이 공연됐다”며 “개인적 편견이나 감성에 치우치지 않고 창의성, 교사와 학생간 조화 등을 심사해 선정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배수연 명신대 교수는 “그러나 아직도 기본연기나 화술이 부족해 학교별로 연기와 작품 수준의 차이가 많이 났다”며 “연극적 구성요소가 잘 조합돼 표현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준비가 미비해 작품에 대한 감흥이 관객에게 전달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평했다. 청소년예술제와 함께 개최된 ‘제3회 청소년독백경연대회’에서는 김수민(호남제일고3)이 대상을, 오지은(호남제일고2) 권윤경(온고을여고2)이 우수상을 차지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7.09.10 23:02

"호영남 문화나눔 물꼬튼다"

호남과 영남의 대표적 문화도시인 전주와 경주의 문화교류 물꼬가 터졌다. 전주 문화예술계 인사 50여명이 경주를 방문해 경주 문화계 인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향후 양대 문화도시의 교류 활성화에 뜻을 함께 했다.7일, 경주시 소재 덕천궁(德川宮)에서 전주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경주시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전통·감동·환희라는 주제로 ‘전주·경주 문화예술 교류 간담회’를 열고 이와 같이 합의했다.처음으로 열린 이날 간담회에서 황손 이석씨는 “전주는 조선 왕조의 역사와 전통을 잘 간직하고 있고 경주는 신라의 문화유산을 보전하고 있는 곳이다”며 “두 도시의 문화예술 교류가 활성화 된다면 국가를 위해서는 물론이고 문화예술 보존 자체를 위해서도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황손 이석씨는 “우리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한 상태에서 영·호남의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나서 문화 교류 활성화를 시도하는 것은 한국 문화의 계승·발전에 큰 밑거름이 될 것이다”고 평가했다.김인식 한국예총 경주지부장은 “역사문화의 도시 경주에 전통문화의 도시 전주의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방문해 매우 기쁘다”며 “이번 간담회를 통해 영·호남 문화 교류의 물꼬를 트자”고 말했다.김 지부장은 “다음부터는 전주·경주 문화예술계 전체 간담회를 넘어서 분야별 간담회가 열릴 수 있도록 보다 체계적인 교류 시스템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또 “다음달에 있을 전주세계소리축제에 경주 문화계 인사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 문화교류 활성화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이날 간담회에는 최무현 전주예총 회장, 문치상 사단법인 풍남문화법인 이사장, 김인식 경주예총 회장 등 전주·경주 문화예술계 인사 70여명이 참석해 앞으로 전주·경주 문화교류 확대를 기약했다.

  • 문화일반
  • 이덕춘
  • 2007.09.10 23:02

"가공식품에 탐닉땐 정신건강도 치명타"

“가공식품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유해물질이 있어요. 정제당, 나쁜 지방, 화학물질, 이름하여 ‘식품 유해성분 삼총사’ 올시다.”식문화 강사인 안병수 후델식품건강연구소장은 지난 7일 전북일보사와 전북여성단체연합이 공동으로 마련한 ‘변화의 시나리오- 사람을 움직이고 사회를 움직이는 4인의 진솔한 스토리’의 두번째 강좌 ‘자연을 거두는 습관- 먹을거리’에서 가공을 적게 한 음식을 먹는 일, 그것도 안되면 때로는 가공식품을 즐기되 해로운 물질은 최대한 배제하자고 강조했다.이날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북프뢰벨교육센터 강당에서 열린 강좌에서 안 소장은, 유명 제과회사의 신제품개발부에 근무하면서 건강을 잃었고 직장을 그만둔 후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먹기 시작하면서 건강이 좋아졌다면서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과자, 먹을거리 전도사로 나서게 됐다고 전제했다.이 자리에서 안 소장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딸기우유를 즉석에서 코티닐추출색소에 설탕, 향료, 우유를 넣어서 만들어내고, 여기에 구연산을 넣어서 식이섬유 음료를 만드는 것을 시연해보임으로써 참석자들에게 첨가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었다.안 소장은 △정제당(대표물질 설탕)은 영양분이 없다는 점보다 섬유질이 없다는 점이 더 심각하다면서, 섬유질이 없는 정제당은 체내에서 빠른 속도로 소화·흡수돼 혈당치를 급격히 올리며, 결국 인슐린 저항에 대사증후군을 가져오게 된다고 강조했다. 갈색설탕과 삼온당(흑설탕)도 마찬가지.안 소장은 미국 분자교정의학회장이었던 마이클 레시박사의 말을 인용해서 “정신분열증 환자의 67%가 저혈당 환자”로, 정제당을 자주 탐닉하게 되면 저혈당 상태를 가져와 의기소침, 불안감, 과잉행동장애 등 정신건강에도 치명타를 가한다고 주장했다.또한 △정제 식용유, 쇼트닝, 마가린 같은 나쁜 지방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우리 몸은 트랜스지방산으로 오염될 수밖에 없다면서, 트랜스지방산은 혈관건강을 악화시켜 면역력 저하라든가 만성피로와 같은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름을 끓이면 과산화물, 프리라티칼, 이성화물(트랜스지방) 등 물질이 만들어지므로 튀긴 음식은 삼가라는 것. 인공경화유(포화지방) 들어간 것도 먹지 말아야 한다고 안 소장은 주장했다.△대부분 화학물질로 돼 있는 식품첨가물 또한 발암물질, 환경호르몬, 행동독리학상의 물질, 알레르기 유발물질 등이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으로, 합성착색료를 사용한 식품은 피하라고 강조했다.시중에서 판매되는 ‘무설탕’제품들 또한 설탕 대신 아스파탐을 넣은 것으로 뇌세포에 손상을 가져온다고 말한 안 소장은, 가급적 △사탕수수나 사탕무의 즙액을 그대로 농축한 흑당, 조청, 천연꿀 등의 비정제당을 사용한 식품을 선택하고 △굳이 지방의 부드러움을 즐기고 싶다면 천연버터가 사용된 식품을 선택하고 △버섯이나 다시마 멸치 등 자연소재를 이용하여 맛을 낸 식품을 찾아볼 것을 권했다. 안 소장은 간식으로 과자나 빵 대신 떡이나 고구마 감자를, 단 것은 과일로 대치하고 들깨를 볶지 않고 짠 생들기름을 먹을 것을 권하면서 ‘원칙을 세워서 소비하는 소비자’가 될 때 우리의 식문화가 건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허명숙
  • 2007.09.10 23:02

[2007 아시아-아프리카 문학 페스티벌]외국 초청 작가들

■ 서아시아 (7명)마흐무드 다르위시(팔레스타인 출신의 시인)살와 바크르(이집트 출신의 여성 소설가) 쥘라이카 아부-리샤(요르단 출신의 여성 시인) 아마드 이,마즈두베(요르단 출신의 비평가, 소설가)모하메드 엘-비싸티(이집트 출신의 소설가)소날라 이브라힘(이집트 출신의 소설가) 파이잘 다라지(팔레스타인 출신의 비평가) ■ 남아시아 (6명)카필 카푸(인도 비평가)뤼스킨 본드(인도 소설가)아미트 차우드리(인도 소설가)유파만위 차트르지(인도 소설가)셀리나 호쎄인(방글라데시 여성 소설가)파미다 리아쯔(파키스탄 여성 소설가)■ 동남아시아 (11명)마이 손(베트남 소설가)르 민흐 퀴에(베트남 여성 소설가) 사마드 사이드(말레이시아 소설가)모하메드 목타르 하싼(말레이시아 비평가)엔마 디니(인도네시아 여성 소설가)렌드라(인도네시아 시인, 극작가)수첸 크리스틴 림(싱가폴 소설가)유씨리 디아마쵸트(태국 소설가)스리 다오뤼앙(태국 여성소설가)알프레드 에이 유썬(필리핀 소설가)비엔브니도 룸베라(필리핀 비평가)■ 동북아시아 (5명)모엔(중국 소설가)류진운(중국 소설가)다카하시 토시오(일본 비평가)김석범(재일 조선인 소설가)다테마츠 와헤이(일본 소설가)■ 중앙아시아 (1명)파트로 나드리(아프카니스탄 시인, 비평가)■ 아프리카 (52명)바로롱 세보니(보츠와나) 베소라 난 음규마(보츠와나) 코피 애니도호(가나) 아이보 아지만 두하(가나) 샤리니 지두말(케냐) 움부이 음왕지(케냐) 이본느 에드히암보 오우어(케냐) 하레조이츠 츠라나(레소토) 삼바리카과 음보나(말라위) 아킴 라시시(나이지리아) 아킨 오이테이드(나이지리아) 패미 오소피산(나이지리아) 모하메드 우머(나이지리아) 오디아 오패이먼(나이지리아) 니위 오순다레(나이지리아) 아미나타 포마(시에라리온) 실 체니 코커(시에라리온) 제임스 메튜(남아프리카 공화국) 음바리 비라카지(남아공) 메그 사무엘슨(남아공) 네빌 알렉산더(남아공) 루이스 응코시(남아공) 팔로 조던(남아공) 누루딘 파라(소말리아) 모하메드 아프라(소말리아) 자말 마조브(수단) 유퍼레스 케지라하비(탄자니아) 린다 지간다 스펜서(우간다) 레일라 마로우언느(알제리) 플로렌트 코우고 조티(베냉) 프란시스 니암조(카메룬) 코우슬리 램코(차드) 베로니크 타주(코트디부아르) 아마두 코네(코트디부아르) 파토우 케이타(코트디부아르) 엠마뉴엘 돈갈라(콩고-브라자빌) 티애노 모내냄보(기니) 어셔 에트웨비(리비아) 라마카벨로(마다가스카르) 켄 부글(세네갈) 캉니 알렘 알렘조도(토고) 아바시 아인즈(튀니지) 바바라 음디무루쿤도 쿠루루(브룬디) 요란데 무카가사나(르완다) 벤자민 세헤네(르완다) 니비사카 엠마뉴엘(르완다) 테레사 마제트(모잠비크) 압두라만 와바리(지부티) 후안 토마스 아빌라 러우렐(적도 기니) 카베방가(나미비아) 마지 오퍼드(나미비아) 나나 윌슨 타고(카리브해)

  • 문화일반
  • 미디어팀
  • 2007.09.10 23:02

"亞-아프리카 소통에 어울리는 문학인들"

‘2007 아시아 아프리카 문학 페스티벌(AALF)-전주’ 조직위원회가 8일 최명희문학관에서 초청작가 명단을 발표했다. 한국과 아시아, 아프리카 등 3개 권역에 별도의 초청작가 선정위원회를 둔 조직위원회는 “인류의 고통과 슬픔, 유랑과 이산의 역사, 소멸위기에 놓인 언어, 여성의 상처와 미래 등 문학페스티벌 주제와 밀접하게 관련된 작품 활동을 해 온 작가들을 중점적으로 초대했다”고 말했다. 이병천 집행위원장은 “두 대륙을 연계하는 문학 행사가 전무한 상태에서 작가 발굴이나 초청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북한 작가들을 초청하지 못해 아쉽다”고 덧붙였다. △ 한국 초청 작가AALF 조직위에 참여하고 있는 작가들은 한국 문단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있는 이들이다. 고은 김지하 신경림 김주영 정희성(고문) 백낙청(조직위원장) 황석영(조직위원) 등이 AALF를 준비하고 있으며, 황동규 김훈 공지영 양귀자 이문열 등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작가들도 함께 한다.초청문학단체는 한국문인협회, 민족문학작가회의, 한국펜클럽, 한국시인협회, 한국아동문학협회, 한국소설가협회, 전북문인협회, 전북작가회의. 조직위는 “앞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소통의 주체가 되어야 할 작가 발굴을 위해 젊은 작가들을 특별 초청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초청 작가아시아 초청 작가 중에서는 팔레스타인의 시인 마흐무드 다르위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로터스상 수상자인 그는 축제 기간 응구기 와 시웅호, 김지하와 함께 특별대담에 나선다. 주요저서로는 「나비의 짐」 「선정한 시」 등이 있다. 아랍권에서 비중있는 작가로 꼽히는 이집트 출신의 살와 바크르는 한국의 박완서와 비견되는 여성 소설가다. 「탈출구로 쓰기」 「나의 할머니 선인장」 등을 발표했다. 역시 세계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방글라데시 여성 소설가 셀리나 호쎄인도 전주에 온다. 모하메드 목타르 하싼은 조직위가 주최한 ‘2007 세계 작가와의 대화’에 초청하려다 실패한 비평가다. 말레이시아의 거장으로 손꼽히고 있다. 우리와 가까운 중국과 일본에서는 양국 최고의 소설가 모엔과 다테마츠 와헤이가 초청됐다. 특히 모엔은 노벨상을 기대하며 중국 정부가 지원을 아까지 않는 작가다. 영화 ‘붉은 수수밭’의 원작을 쓰기도 했다. 중국의 젊은 문학을 대표하는 류진운과 재일 조선인 소설가 김석범, 「아시아」란 잡지를 통해 한국에 알려지기 시작한 일본 비평가 다카하시 토시오도 초대됐다. 조직위는 “아시아는 축제 이외에도 지속적인 교류를 위해 비중있는 작가들을 초대했다”고 밝혔다. △ 아프리카 초청 작가아프리카 53개국 중 문자를 가지고 있는 나라는 38개국 뿐이다. 이 중 32개국에서 작가들이 초청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문화부 장관인 팔로 조던이 전주에 온다. 시인인 그는 오랫동안 문화선전 활동을 해왔다. 네빌 알렉산더는 아프리카 전역에서 문화활동 중심에 서있는 세계적인 언어학자다. 남아공의 제임스 메튜는 무학자로 영화관에서 일하며 문자를 익힌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 시인으로 성장한 그는 백인정권에서의 문화훈장을 거부하다 만델라 정권에서 이를 수용했다. 소말리아의 누루딘 파라는 조직위가 초청과정에서 가장 애먹은 작가다. 세계 70개국에서 책이 번역된 그는 자기 책이 한국에서 번역되지 않은 걸 알고 “내 책도 읽지 않은 이들과 무슨 이야기를 하냐”며 방한에 부정적이었지만, 결국 전주를 찾기로 했다. 초청 작가 중 코트디부아르의 베로니크 타주와 세네갈의 켄 부글은 아프리카 작가들이 가장 영예스러워 하는 ‘아프리카 문학상’ 수상자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7.09.10 23:02

'타는 입술 마른 침...나 떨고 있니?'

“끝났어요?”적막을 깨뜨리는 건 심사위원의 건조한 목소리 뿐. 16평에 불과한 무대가 100평쯤으로 느껴지고, 10m도 안되는 심사위원과의 거리는 100m쯤 아득하게 느껴진다. 8일 오후 3시 소극장 판. 사단법인 푸른문화 소속 극단 문화영토 판(대표 백민기)이 ‘킬러 콘텐츠’로 내세운 뮤지컬 쇼 ‘타임 오버’(11월 29일∼12월 1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공개오디션 현장이다. 김수희가 불렀던 ‘애모’던가?!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는 지금 이 순간을 두고 한 말. 오디션 참가자들은 타들어가는 입술에 마른 침이라도 적셔본다. 첫번째 도전자는 극단 문화영토 판에서 활동 중인 박재섭씨(26). 2년차에, 벌써 5∼6개의 작품을 해냈지만 오디션은 역시 떨린다. 정장 차림으로 등장한 참가번호 7번 주동환씨. 나이가 많겠다 싶더니, 올해 서른네살이란다. 준비한 노래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중 ‘지금 이 순간’. 맑은 목소리에 힘을 실어내는 솜씨가 수준급인 그는 성악을 전공한 익산시립합창단 단원이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으로서 모든 관객과 공감하고 싶었다”는 주씨는 그런 점에서 뮤지컬에 도전했다고 했다. 평소 ‘판’의 작품을 자주 봐왔던 그에게 뮤지컬과 같은 대중적인 무대는 꿈이었다.신인에, 경력배우까지 포함해 공개오디션을 연 것은 처음. 노래 및 춤, 지정연기, 신체 등을 심사했다. 심사위원은 정진권 푸른문화 이사장, 조민철 전주시립극단 상임연출, 이태호 전주문화재단 정책연구실장, 작곡가 김철호씨가 맡았다. 정이사장은 “오디션 참가자들이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다”며 “참가 숫자가 생각보다 적은 만큼 배역별 오디션이 아닌, 무대에서 쓸 수 있는 배우들을 선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공개오디션에 참가한 배우는 8명. 이달 말까지 접수를 받아 관객배우도 모집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7.09.10 23:02

[에듀 프런티어] 정읍 호남고 김영순 교사 "스스로 하는 것이 더 중요"

정읍 호남고등학교(교장 라병길) 김영순 교사(국어)는 학생들이 중심이 되는 교육을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교사 가운데 한 사람이다. 학생들이 스스로 참여하고, 경험하는 과정 속에서 놀라운 교육 효과가 도출될 수 있다고 믿는다.지난 87년 3월 호남중학교에 임용, 교사로서 첫 걸음을 뗀 김 교사는 초년병 시절부터 학생들이 스스로 참여하는 공간을 중시해 왔다. “중학교에서 발행하는 ‘호남학보’를 담당했을 때 학생기자를 선발, 아이들이 스스로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해 신문을 만들 수 있도록 지도했는데, 반응이 참 좋았죠”그는 학생들과 함께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읽은 뒤 교실을 지리산으로 옮겼고, 김용택 시인의 ‘섬진강’을 읽은 뒤에는 섬진강 일대로 3박4일간의 자전거 여행을 떠났다.교단에서 20년을 넘긴 요즘엔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엄살이지만 김 교사의 현장 중심교육, 학생 중심교육은 그가 만든 지난 2002는 호남고등학교로 전입한 뒤 만든 토론동아리 ‘세상갈피’와 학교 도서관 ‘누리나눔터’에서 계속되고 있다. 올해 5기 회원을 모집한 ‘세상갈피’는 철저하게 학생 중심이다. 입회 희망 학생들은 시험을 보는데, 회원학생들이 직접 문제를 출제하고, 면접 및 다면 평가를 통해 결정한다. 월1회씩 하는 토론도 철저하게 학생 자율이고, 김 교사 역할은 조언에 그친다. 김 교사는 또 지난해부터 맡고 있는 도서관 ‘누리나눔터’를 학생들이 가장 편안한 휴게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1만500권의 책을 보유한 누리나눔터 활성화를 위해 물배추, 부레옥잠 등 화초로 도서관 분위기를 잡았고, ‘대출행운번호’ 제도는 아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가 실시하고 있는 도서인증제에 따라 학생들은 학기당 19권 이상의 책을 읽어야 하지만, 도서관을 따뜻하고 편안한 공간으로 만든 결과, 호남고 도서관의 1일 대출도서는 무려 180권에 달하고 있다. 김 교사는 국어수업을 시작하기 전 3∼5분 가량 학생들에게 교육방송 EBS의 ‘지식채널 e’를 보여준다. 예를들어 ‘수리부엉이의 농가 습격’ 영상은 인간의 끊임없는 개발이 자연을 파괴하고, 삶의 터전을 잃은 수리부엉이가 ‘살기 위해’ 농가를 습격한다. 학생 스스로 생각의 폭을 넓힘으로써 자연스럽게 토론 및 논술 실력을 향상시켜갈 것이란 기대에서다.김 교사는 또 수업 내용을 자신의 홈피에 올리고, 학생들이 필요한 부분을 언제든지 참고할 수 있도록 한다. 또 모든 학생이 1년에 한번은 ‘읽기자료’와 ‘문제자료’를 직접 만들어 발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학생들은 소단원이 끝날때마다 차례에 의해 발표를 하고, 선생님은 조언을 한다. 김교사는 학생이 스스로 참여하는 가운데 깨우쳐가는 것이 참교육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 문화일반
  • 김재호
  • 2007.09.10 23:02

[에듀 인사이드] 기숙형학원 관련 조례 개정 어떻게 되나

숙박시설을 갖춘 기숙형 학원을 규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도교육청 조례 개정을 앞 두고 도교육위와 도의회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유·초·중·고 학생 또는 이에 준하는 학교에 재학중인 학생의 교습을 기숙형 학원에서 할 수 없도록 일괄 규제를 할 것인지, 아니면 지역적 여건을 감안해 다른 시도와 달리 완화할 것인지 결정 조만간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기숙학원의 운영과 관련한 개정 조례안 발의를 앞두고 찬반 양론이 거세게 일었으나 정작 조례안 심의를 하게 될 도 교육위나 도의회는 그동안 수수방관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왔다.시각차가 워낙 첨예한데다 일도양단식으로 특정 방안이 좋다고 입장을 쉽게 표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최근들어 이 문제와 관련한 입장이 표출되면서 최종 심의 결과가 주목된다.도의회의 경우 조례안 상정이 임박하면서 최근 간담회를 가졌으나 통일된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지역 여론은 물론, 학부모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되 교육청에서 교육규제완화위나 법제심의위원회 심사를 거쳐 최종안이 부의되면 그때 가서 본격 논의를 벌인다는게 도 교육위의 방침.조례 개정의 최종 권한이 있는 도의회도 최근들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도의회 이상현 의원(남원)은 최근 5분발언과 상임위 발언을 통해 기숙학원법 관련 조례 개정때 교육청과 지자체는 교육의 주체인 학생의 입장에서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며 순창 인재숙의 경우 운영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성주 도의원(전주)도 조례 제정 때 공청회 등을 열어 광범위한 여론수렴을 촉구하고 나섰다.이처럼 찬반 양론이 맞서는 조례 개정을 앞두고 앞으로 도교육위와 도의회가 보여줄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한편 도 교육청은 늦어도 이달 안으로 ‘숙박시설을 갖춘 학교교과교습학원 관련 개정 조례안’에 대해 교육규제완화위원회 및 법제심의위원회를 거쳐 교육위와 도의회에 부의할 방침이다.이 조례 개정안은 지난 6월 22일부터 7월 12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친 바 있어 조만간 열린 교육규제완화위원회나 법제심의위원회에서 그동안 수렴된 여론을 얼마나 반영할지 관심사다.입법예고 기간 중 옥천인재숙을 운영중인 순창군을 비롯, 김제시, 완주군, 진안군 등에서 이의 제기가 있었다.표출된 이견의 핵심은 기숙형 학원의 재학생 수강제한을 조례로 정해 의무적으로 하지 말고 갈수록 인구가 줄어들고 공교육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한 농촌 지역의 경우 지역 여건을 감안해 탄력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즉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과 그 시행령의 입법 취지를 살려 재학생 수강제한에 관한 사항은 조례개정 발의권자인 교육감이 달리 정해야 한다는게 순창, 김제, 완주, 진안 등지에서 제기된 이의제기의 핵심이다.사실 그동안 이 조례안은 순창 인재숙에 국한된 문제로만 여기는 분위기가 많았다.순창 인재숙은 조례 개정안 입법예고 이전부터 일반학원으로 등록하고 기숙형태로 운영중이었기 때문에 예외 규정을 둬야한다는 목소리가 컸기 때문이다.교육청 관계자는 순창 인재숙과 관련, “고문변호사 자문을 받은 결과,법령에서 재학생 교습에 대해 일반적 제한을 전제하고 있으며 구체적 등록 기준을 조례에서 정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 학원에 대한 예외규정을 부칙에 정하는 것은 입법 목적과 법리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다만 도 교육청은 이미 오래전부터 운영중인 순창 인재숙은 학교내 기숙사 시설확보, 방과후 학교 지원형태 등 합법적 범위 내에서 지금처럼 운영할 수 있도록 현실적 방안을 검토하고 순창군 등과 지속 협의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하지만 김제시는 최근 교육인적자원부에 법령해석과 관련한 질의를 한 결과 "재학생 수강제한에 관한 사항은 법령 해석이 아닌 적용에 관한 사항인 만큼 조례 개정 발의권자인 도 교육감과 협의해 처리하라"는 회신을 받음으로써 앞으로 개정 조례안이 발의되면 순창뿐 아니라 도내 대다수 시군에서 반발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전북교육연대(상임대표 권승길)는 일선 시군에서는 공교육을 파괴하는 인재숙 설치의도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나섰고, 순창 옥천인재숙 사수를 위한 학부모 비상대책위(위원장 이선일)는 옥천인재숙이 현행대로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조례에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고 기자회견을 갖는 등 대립각이 커지면서 도교육위와 도의회의 최종 판단에 이목이 집중된다.

  • 문화일반
  • 위병기
  • 2007.09.10 23:02

[함께 떠나요] 야생화의 모습과 이름에 얽힌 사연들

동자꽃은 어린 동자승의 '가련한 죽음'을 담고 있다. 옛날 강원도 설악산 한 작은 암자에 노승이 부모 없는 아이를 데려다 기르고 있었다. 어느 해 동짓날 노승은 겨울채비를 위해 산을 내려갔다. 그런데 갑자기 폭설이 내려 길이 막혔다. 며칠 뒤 눈이 그치자 서둘러 절에 돌아와 보니 동자는 노승을 기다리며 툇마루에 앉은 채 얼어죽어 있었다. 스님은 동자를 양지녘에 묻어 주었다. 이듬해 여름 그 무덤가에는 동자승의 얼굴처럼 동그랗고 빨간 꽃 한 송이가 피어났다. 며느리밥풀꽃은 가난한 시절 며느리의 한을 담고 있다. 고약하게 시집살이를 하던 며느리가 밥을 짓다가 뜸이 들었는지 보려고 주걱에 붙은 밥풀 몇 알을 물었다. 이것을 본 시어미가 집안 음식을 다 축낸다고 며느리를 마구 때려 죽게 하였다. 이듬해부터 햅쌀이 날 즈음 빨간 입술에 밥풀을 문 모습의 꽃이 산속에 피어났다. "음식이 아니라 밥풀뿐이어요 .."라고 말하는 이 꽃은 세상을 한탄스러워하며 수줍음을 잘 타서 산속에서만 핀다고 한다. 그런데 이 설화는 이른 봄에 피는 금낭화('며느리취'라라고도 함)에 얽힌 설화와 내용이 거의 같다. 며느리밑씻개는 가는 줄기와 연약한 잎으로 바위 틈새나 습지 잡초 사이에서 살아가는 모습이 '어려운 삶 속의 모진 며느리'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줄기와 잎에 성가시게 가시가 난 그 풀은 '그 시어머니'의 심성이 너무나 모질게 느껴지기에 웃을 수만은 없는 상념에 선뜻 잠기게 한다. 이질풀꽃은 이질과 설사에 특효약으로 쓰이는 약재이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밖에 도라지잔대는 꽃이 도라지꽃을 닮은 잔대를 말하고, 범꼬리, 여우팥, 노루오줌, 짚신나물꽃 등도 각각 그것이 닮은 사물의 모습을 빗대어 붙인 이름이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7.09.07 23:02

[함께 떠나요] ① 지리산 노고단

쪽빛 하늘에 솜털구름이 한가롭다. 농익은 여치소리를 타고 이따금씩 불어오는 소슬바람이 산능선 너머로 불볓더위의 등을 막 밀어내는 참이다. 가을이 여름과 임무교대를 치르는 산록에서는 철이 오고감을 자축하는 꽃다발 잔치를 벌어지고 있다. '하늘 위의 꽃밭' '구름 속의 꽃동네'로 불리는 지리산 노고단의 지금 모습이다. 눈이 마주치는 곳마다 수채화이고 카메라 프레임에 담기는 마디마디가 그림엽서이다.사람들이 만나고 헤어지는 일 만큼이나, 또는 그 보다 훨씬 더 짙은 감동으로 계절의 바뀜은 성대한 의식을 치르는 모양이다. 지금 노고단 야생화 마당은 싱그럽고, 예쁘고, 컬러풀하고, 환상적인 기운이 극에 이르러 있다. 보는 이로 하여금 오래 그리던 연인을 대하는 것 만큼이나 마음을 들뜨게 해준다. 노고단이 '하늘의 화단'이라는 예쁜 이름으로 불리는 것은 구름이 허리를 감고 있는 산 머리쯤에 싱그럽고 화려한 꽃들이 많이 피어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사람의 손길을 전혀 타지 않은 채 자연 그대로인 야생화 원초의 모습으로 모여있는 것이어서 귀하기 이를데 없다.티없이 맑고 푸른 하늘과 띄엄띄엄 떠있는 새하얀 구름, 가까이 멀리 진록색과 안개빛으로 드리워진 산 능선, 이런 자연색을 배경으로 펼쳐진 '하늘위의 꽃밭'이란 이 무렵 자연이 주는 최고의 꽃다발 선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유난히 지겹고 길고 변칙적이던 여름더위가 물러간 뒤라 지금 노고단에 피어있는 20여 가지의 여름꽃과 가을꽃들의 자태는 여느때보다도 반갑게 다가온다. 전에 없던 기상이변으로 우리 주위의 자연모습에도 이상이 생길까 걱정했으나 노고단의 야생화들은 예전의 그 건강한 모습을 다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노고단은 남원이나 구례쪽 평지보다 기온이 5도 이상 낮은 곳이어서 언제 더위가 지나갔나 싶을 정도로 서늘하다. 올해는 늦게까지 기습적이고 빈번했던 폭우가 하늘을 깨끗이 씻어준 탓인지 하늘색과 지리산 능선 산빛깔에 대비되는 노고단 야생화들의 색깔이 훨씬 도드라져 보인다. 시멘트와 매연을 이웃하며 사는 도시인들에게 자연 속 아름다움의 극치인 이런 야생화를 보는 일은 문명에서 얻은 스트레스를 청소해줄 수 있는 기회이다. 스트레스는 사람 몸 안에 있는 자율신경계의 교감신경을 자극하여 아세틸콜린 등 장기를 긴장시키고 약화시키며 결국은 병에 이르게 하는 독성 물질을 분비한다고 한다.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은 '행복물질'로서 우리 눈을 통해 몸 안에 들어가 부교감신경을 자극하여 스트레스에 의해 분비된 인체내의 독성물질을 완화하는 작용을 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건강에 해롭다는 말이나, 반대로 자연을 벗함으로써 건강을 증진시킨다는 말이 과학적 근거를 갖는 것이다. 노고단 생태계는 '아-고산 생태계'라 하여 울창한 삼림과 나무가 자랄 수 없는 고산 사이 중간 위치에 있는 생태계로서 풀과 구상나무 등 키가 자잘한 나무들만 자란다. 노고단에서 40년 쯤 자란 가장 큰 구상나무의 키가 2미터 정도밖에 안 된다. 정상적인 가후라면 해마다 8월 중순이면 노고단은 계절이 바뀌기 시작한다. 그런데 올해는 늦무더위 때문에 철이 늦어졌다. 지금 노고단에서 계절이 바뀌는 모습은 영화 장면처럼 속도감이 있다. 가장 먼저 달라진 바람결과 함께 하늘이 한층 높아지고, 풀벌레들의 목청이 극성스런 소프라노가 되며, 들판의 색깔이 쇠어 간다. 그 가운데서도 들꽃들의 피고 짐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피할 수 없이 철이 바뀌고 세상만사가 변한다는 <주역>의 가르침에서 한 치도 어긋나 있지 않다. 노고단 야생화 꽃밭엔 지금 원추리, 이질풀꽃, 동자꽃, 참취꽃, 곰취꽃, 도라지잔대꽃, 모싯대꽃, 꿩의비름꽃, 며느리밥풀꽃, 기린초꽃, 며느리밑씻개꽃, 짚신나물꽃, 마타리꽃, 범꼬리꽃, 옥잠화, 구릿대꽃, 물매화, 여우팥꽃, 노루오줌꽃 등이 곱게 피어 서로 몸을 비벼대고 있다. 지리산 야생화들은 노고단 올라가는 길목인 구례군 광의면 천은사 들머리에서부터 피어 손님들을 맞는다. 짚신나물꽃과 며느리밥풀꽃, 이질풀꽃, 구릿대꽃 등은 성삼재 주차장에서부터 노고단에 이르는 등산로에 무더기로 피어있다.야생화들에 대한 공부를 미리 해 가거나 다른 등산객들과 함깨 야생화에 담긴 사연이나 이름에 얹힌 이야기를 나누면서 노고단에 오르면 노고단 야생화와의 만남이 한층 정겹고 가슴에 깊이 새겨질 것이다. 그것은 앞으로 우리 정서의 자양분이 되어 쌀쌀한 가울과 추운 겨울을 나는 데도 튼실한 힘이 되어줄 것이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7.09.07 23:02

[전북문화의 발견] 새롭게 들어설 문학관을 준비하자

전국적으로 약 40여 곳의 문학관이 있는데 전라북도에 5곳의 문학관이 있다. 도세에 비해 적은 숫자가 아니다. 산과 들 바다와 강을 끼고 자리한 혼불, 아리랑, 미당과 채만식 등 하나같이 아름다운 공간들. 묘한 것은 사후의 문학관 풍경이 이승에서의 삶을 참 많이도 닮았다는 것. 최명희와 그의 작품을 내세운 두 곳의 문학관. 남원 사매면의 혼불문학관은 정갈했고 전주 한옥마을에 위치한 최명희문학관은 작으나 꼿꼿한 기운을 지니고 있었다. 두 곳 모두 여러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 백일장과 독후감 모집부터 혼불 문학상·학술상 제정, 문학강연, 세미나, 토론회 등 크고 작은 행사들이 줄을 이어 단순한 유물보관소가 아닌 작가의 혼을 선양하는 살아있는 기념공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나아가 출판기념회를 비롯해 문화 종사자들의 문화사랑방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 것. 기획능력이 뛰어난 전문가가 상주하는 최명희문학관이 문광부와 대학 등의 기획사업에 참여해 인턴사원을 채용, '선수들'을 키우고 있다면, 시의 직영임에도 운영비가 부족한 혼불문학관은 팀웍으로 견디고 있었다. 하나 아쉽다면,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던 주인의 유품들이 너무 적은 것. 유족들이 그의 흔적들을 끌어안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전동성당·경기전 등 역사의 흔적과 사람의 왕래가 많은 한옥마을 중심에 자리한 문학관과 여타 문학관을 수평에 놓고 비교한다는 것에 다른 문학관은 억울할 일이다. 그러나 방문객이 적다고 예산이 부족하다고 투덜댈 것이 아니라 찾아 나서야 한다. 돌아 보라. 전국에는 문예창작학과와 국문과가 널렸다. 동호인들과 문학카페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문학하는 젊은이들의 엠티와 회의장소, 글을 쓰는 공간으로서의 위치를 확보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결국 일할 사람으로 자리 지켜야 할 공간은 발로 뛰는 문학 전문가가 필요하다. 백담사 만해 마을과 원주 토지 문학관은 전시공간보다는 작가들이 몇 달이고 체류하면서 작품을 생산해 내는 현장으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전주와 군산의 문학관은 장소의 협소함으로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고창이나 남원, 김제의 문학관은 고즈넉하기 이를 데 없으니 창작공간으로서 거듭나야 할 것이다.전북출신 작가들은 많다. 고은, 정양, 박상륭, 윤흥길에서부터 김용택, 신경숙 등 내로라하는 이들은 전북의 소중한 자산이다. 언젠가 이들의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할 공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들 말고도 전북출신 혹은 전북을 연고지로 한 문인들의 흔적을 한 데 모은 전북문학관을 만드는 것도 연구해 볼 일이다. 현재 작가들의 육필원고와 자료들을 수집중인 최명희문학관이 그 중심 축이 되어도 좋을 것 같다./신귀백 문화전문객원기자(영화평론가)

  • 문화일반
  • 신귀백
  • 2007.09.07 23:02

[전북문화의 발견] (4)전주 최명희문학관·남원 혼불문학관

장마가 끝난 지 한참인데도 주야장천 비다. 최명희문학관 1층, 독락재(獨樂齋) 앞에서 여고생 몇 명이 쏟아지는 빗줄기가 종아리를 적시는 줄도 모르고 화선지 위에 작가의 육필 원고를 베껴 쓰고 있다. 아니, 새기고 있다. 그 순간 아이들은 소설가 최일남이 되거나 시인 안도현이 되어, 그리고 기전여고 교복을 입은 문학소녀 최명희가 되어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붓펜을 꾹꾹 눌러 쓰고 있는 아이들의 손길이 곱다. 그 손위에 비 젖은 주차장까지 따라 나와 흔들던 혼불문학관 해설사의 손이 겹친다. 최명희문학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수공의 힘을 새기는 빨간 날'이란 이 긴 이름의 프로그램은 전북에서 태어나거나 활동 중인 작가들의 친필원고를 모아서 전시하고 친필서체를 따라 쓰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디지털시대에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체험한다는 기획의도가 이 프로그램의 뛰어난 점이지만 진짜 가치는 다른 데에 있다. 작가의 글은 출판이 되는 순간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이 얘기했던 '아우라(Aura)'는 사라진다. 그러나 작가가 친필로 쓴 작품 또는 글씨는 다르다. 모든 문학관에 작가의 친필작품이 있어야 되는 이유는 바로 단 하나의 진품에서만 느낄 수 있는 지극히 내밀하고 주관적인 미적 체험, 그 아우라 때문이다. 각각의 아우라는 물론 그것이 초고인지 전작인지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런 아우라가 서려있는 작품들을 모아서 전시하고 보관한다는 점이 이 프로그램의 진짜 가치다. 이 친필작품들을 스캔해서 웹에 저장해놓으면 새로운 의미의 문학작품 디지털아카이브가 될 것이다. 하나의 소스를 가지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이 프로그램의 또 다른 장점이다. 남원의 혼불문학관에서 진행하는 '전래풍습구술대회'도 역시 다른 의미에서 좋은 프로그램이다. 어르신들의 입을 통하여 혼례, 상례, 농경문화와 같은 전통풍습을 듣는 경연대회이다. 작품 속에 당대나 선대의 수많은 생활풍습을 담고자 노력했던 최명희의 문학정신에도 어울리고, 어르신들의 기억에 남아있는 문화와 역사를 구술을 통해 후손에게 전승한다는 기획취지도 참 좋다. 다만 사전에 원고를 모아서 발표를 하는 형식은 개선해야 될 필요가 있다. 순간성과 일회성이라는 구술의 속성이 이 프로그램을 풍족하게 하는 것인데, 그것을 살리지 못하는 진행방식이다. 사전원고는 내용을 요약하는 정도면 된다. 구술된 내용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들려주는 즉흥적 입담이야말로 이 프로그램의 진정한 재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반드시 구술을 녹음하고 녹취록을 남겨야 한다. 녹음된 구술은 홈페이지의 콘텐츠로 활용하고 녹취록은 모아서 출판한다면 이것 또한 아카이브다. 또 하나, 굳이 '전래풍습'으로 한정하지 말고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다면 훗날 '구술로 엮는 혼불마을의 역사'가 나올지 누가 알겠는가. 최명희문학관을 한번이라도 가 본 사람이라면 공간이 얼마나 좁은지 느낄 수 있으리라. 다양한 홍보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외벽들이 갑갑하게 느껴지는 것은 직원들의 고민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공간이 너무 작아서다. 혼불문학관에 갔을 때, 그 넓은 공간을 상근인력 단 네 명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배꽁초 하나 발견하기 힘들 정도로 깨끗했다는 것이다. 시에서 따로 청소인력 한두 명을 지원한다지만 아마도 그 인력으로는 하루에 반절은 청소로 보낼 것 같다. 사람 부족하기는 최명희문학관도 마찬가지다. 벽면에 있는 행사일정표가 항상 빽빽하게 채워져 있을 정도로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기에, 사무실 불은 새벽까지 켜져 있기가 일쑤다. 혼불문학관의 주변경관을 보고 그곳에 작가 창작마을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다. 글 쓰는 사람들의 동병상련이리라. 굳이 새 건물을 지을 필요도 없다. 소설 혼불의 역사가 곳곳에 살아있는 마을에 빈집을 하나씩 고쳐서 조성하면 된다. 최명희문학관이 좁은 것을 당장 어떻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문학관 옆에 무심하게 비어있는 건물들을 작은문화공간으로 조성하면서 공유공간을 확보하면 된다. 그곳에 소극장 하나만 지어도 교동아트센터와 최명희문학관으로 이어지는, 작지만 멋진 종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다. 난 이번 문학관 취재를 하면서 계속 고민했었다. 과연 문학관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전시공간일까, 수집공간일까, 기념공간일까, 아니면 체험공간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두 다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비중만 다를 뿐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전시는 미술관, 수집은 박물관, 이런 낡은 분류는 공간을 규정하는 관련 법률에만 존재할 뿐 갈수록 통용되지 않을 것이다. 미술관도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박물관에서도 음악회가 공연된다. 학문에서 통학제간 연구가 활발해지듯 문화공간도 멀티플렉스가 큰 흐름이다. 머지않아 미술관, 박물관, 문학관이란 이름은 장르적 공간분류란 의미만 가지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문학관이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은 수집과 연구가 아닐까싶다. 해당 작가에 대한 깊이 있고 지속적인 연구는 작가의 가치를 제고할뿐더러 프로그램을 풍부하게 할 것이다. 수집된 유품과 친필원고들은 공간에 작가의 혼과 숨결이 담긴 아우라를 줄 것이다. 이미 최명희문학관에서는 연구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오고 있다. 유물과 작품 수집은 유족과 지인들의 도움이 없이는 성과를 거둘 수 없는 일이리라. 그릇은 무엇을 담는가에 따라서 가치가 결정된다. 차를 우려 놓으면 찻잔이요, 간장을 부으면 간장종지가 된다. 작가 최명희는 우리에게 그릇 하나를 남기고 갔다. 그것도 큰 그릇이다. 이제 최명희라는 그릇이 대청마루에 놓일 것인지 부엌찬장으로 들어갈 것인지, 결정하는 책임은 우리의 몫이다./이경진 문화전문객원기자(문화기획자)

  • 문화일반
  • 이경진
  • 2007.09.0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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