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休+48] 추석음식 '색다르게 즐겨봐!'
추석은 넉넉한 명절이다. 푹푹 찌던 찜통더위도 저만치 물러가고 서늘한 가을철로 접어든 때에 추석을 맞는다. 오곡을 머금은 너른 들판이 황금빛으로 물든다. 햇과일이 풍성해지고, 생선 등속에 기름기가 잘잘 흐르며 제 맛을 낸다. 입맛도 부쩍 살아난다. 하늘은 높고 날씨는 쾌청하다. 추석엔 햅쌀로 밥도 짓고 송편도 하고 신도주(新稻酒)라는 술도 빚어 조상에게 수확의 기쁨을 알린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하여라”라는 말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각지에서 뿔뿔이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울 때도 가족들을 위한 맛깔스런 음식이 빠지지 않는다. 이런 저런 이유로, ‘추석=음식’이다.하지만 음식을 장만하는 주부로서는 머리가 지끈거린다.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음식 만들기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매년 똑같은 음식을 하는지라 열심히 준비한다고 해도 별로 드러나지 않는다. 올해 추석 상은 조금 특별하게 차려보는 건 어떨까. 어차피 해야 할 음식이라면 조금의 변화를 통해서 솜씨를 발휘해보자. 정정희 전주국제요리학원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송편의 변신은 ‘무죄’△ 알록달록‘오색송편’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했다. 매년 만드는 흰색 송편과 쑥색의 송편 대신 색색이 아름다운 오색송편을 준비해보자.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천연재료로 맛을 내 몸에도 좋고 5가지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다들 모여 앉아 송편을 빚으면 잊고 지냈던 가족 간의 정(情)도 챙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재료: 멥쌀가루 1되, 오미자물 1/4컵, 포도즙 1/4컵, 치자물 1/4컵, 쑥즙 1/4컵, 통깨 1컵, 설탕 1컵, 밤 10개, 소금약간 만드는 법: 1. 멥쌀은 씻어 물에 5시간 이상 불린 다음 물기를 빼서 소금을 넣고 빻아준다. 2. 1의 멥쌀가루를 5등분하여 각각의 오미자물, 포도즙, 치자물, 쑥즙을 넣어 익반죽을 하여 5가지 색깔(빨강, 보라, 노랑, 녹색, 흰색)의 반죽이 나오도록 한다. 반죽 후 30분정도 숙성을 시킨다.3. 통깨, 설탕을 섞은 소와 밤을 쪄서 알맞게 자른 소를 준비한다.4. 각각의 반죽을 조금씩 떼어 3의 소를 넣고 예쁘게 빚는다. 쿠키처럼 틀을 이용해 모양을 찍어보는 것도 아이들이 좋아해 함께 만들기 좋다.5. 김이 오르는 찜통에 솔잎을 깨끗이 씻어 깔고 빚은 송편을 넣어 쪄낸다. 6. 떡이 익으면 바로 꺼내어 찬물에 넣었다가 건진 뒤 물기를 빼고 참기름을 골고루 바른다. △ 아이들이 좋아하는 ‘송편탕수’모자라는 것보다 남는 것이 낫다며 넉넉히 준비한 송편.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남았어도 걱정하지 말자. 냉동실에 넣어 보관했다가 아이들 간식으로 ‘송편탕수’를 만들어 보자. 재료: 송편 400g, 오이 1/2개, 당근 30g, 피망 1/2개, 녹말·식용유 적당량 소스 재료 : 간장 1큰술, 설탕 6큰술, 식초 3큰술, 물 2컵, 녹말물 2큰술 만드는 법: 1. 송편은 녹말을 묻혀 식용유에 튀기듯이 익힌다. 2. 오이는 어슷썬다. 당근은 슬라이스한 후 꽃 모양 틀에 찍는다. 피망은 속 부분의 흰 대와 씨를 제거한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3. 식용유를 두른 팬에 오이, 당근, 피망을 넣고 살짝 볶는다. 4. 다른 팬에 녹말물을 제외한 분량의 소스 재료를 넣고 끓이다가 마지막에 녹말물을 넣어 농도를 되직하게 한다. 5. 그릇에 송편과 채소를 담고 소스를 끼얹어 낸다. 손님 다과상 걱정 ‘이제 그만∼’△수수부꾸미추석 연휴동안 친척집을 다니다 보면 이 집도 저 집도 어김없이 송편과 식혜가 나온다. 성의를 생각해 억지로 먹어야 했던 기억이 있다면 우리 집을 방문한 손님을 위해서는 조금 특별한 것을 준비하자. 어르신들이 특히 좋아하는 바삭한 맛이 일품인 ‘수수부꾸미’를 만들어 보자. 재료: 수수 1컵, 따뜻한 물 1/4컵, 소금 약간, 붉은팥 1컵, 계피가루 1/2작은술, 꿀 3큰술, 황설탕 1큰술, 식용유 적당량 만드는 법: 1. 수수는 3시간 이상 물에 불리는데 중간에 물을 몇 번씩 갈아주어 수수의 떫은맛을 우려낸 후 여러 번 헹군다. 체에 담아 물기를 뺀 다음 소금을 넣고 가루를 낸다. 2. 수수가루에 따뜻한 물을 부어 익반죽한 뒤 치대어 지름 10cm 원형으로 납작하게 빚는다. 3. 냄비에 붉은팥을 담고 물을 넉넉히 부어 삶는다. 한소끔 끓으면 찬물을 부어 다시 끓인다. 4. 삶은 붉은팥을 대충 으깬 다음 꿀과 황설탕, 계핏가루를 넣고 고루 섞어 팥소를 만든다. 이것을 10등분하여 둥글게 빚는다. 5.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2의 수수부꾸미 반죽을 놓고 지진다. 반죽 밑이 1/3정도 익으면 뒤집어 익힌다. 6. 뒤집은 면이 부풀어 오르면서 투명하게 익으면 팥소를 부꾸미 가운데에 놓고 반을 접는다. 수저로 접힌 부분을 고루 눌러준다. △ 피곤함 날리는‘배숙’추석 즈음 차갑게 해서 즐기는 전통음료 ‘배숙’. 변비에 좋으며 기침을 멎게 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감기예방이나 피로회복에도 효과가 탁월하니 먼 길 달려온 가족과 친척들에게 수수부꾸미와 함께 대접하는 건 어떨까.재료: 배 1개, 통후추 1큰술, 생강 30g, 물 3컵, 설탕 1/2컵, 잣 1작은술 만드는 법: 1. 작고 단단한 문배를 8등분하여 껍질을 벗긴다. 속을 잘라내 가장자리를 다듬고 배 위쪽에 통후추를 3개씩 박는다. 2. 생강은 껍질을 벗겨 얇게 저민 뒤 냄비에 물과 함께 넣고 끓인 다음 체에 거른다. 3. 설탕을 녹인 뒤 손질한 배를 넣고 다시 중간 불로 끓인 다음 배가 투명해지면 불을 끄고 꿀을 넣어 차게 식힌다.4. 그릇에 배 한 쪽씩 담고 차가운 생강 국물을 부은 뒤 통잣을 띄워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