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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황소표 국수 - 김대곤

굵은 국수발, 양푼에 가득한놈이 한 양푼씩 맡는다긴 국수가락처럼 동생들은 쑥쑥 자랐다장날이면 황소표 국수 한 상자씩자전거에 싣고, 장단지 알배게 달리면서나는 휘파람을 불었다그리고 저녁 해걸음을 통째 들어마시면등잔 불 켜지 않아도 사립문 열고멀리 큰 산을 바라볼 수 있었다튼튼한 면발처럼 우리의 꿈도 쑥쑥 자랐다그리곤 어둠을 향해끄억 트림을 했다지금도 그때 그 어둠은뿔뿔이 도회지로 떠난 우리를기억하고 있을까? - 시집 <야광물고기>(2004) 에서큰 트림 한 방으로 어둠을 일갈50대에서 70대 사이라면 일제 말과 6.25 직후의 그 지긋지긋한 허기를 경험했으리라 믿는다. 그 무렵 ‘황소표 국수’로 배를 채웠던 시인이 새삼 유년에의 기억을 되살려 내려는 것은, 단순한 추억살리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너무 편하고 부드러운 것만을 선호하는 오늘의 세대들에게 보내고 싶은 강한 메시지 때문이다. 그 옛날 비록 찌들고 배고픈 시절이었으나 어둠속에서도 큰 산(희망)을 바라 볼 수가 있었으며 튼튼한 국수발처럼 푸른 꿈이 쑥쑥 자라났는가 하면 아무 부러움없이 오히려 큰 트림 한 방으로 어둠을 일갈한 호연지기까지를 보여주고 있다.전방위적으로 피폐화된 현대인의 의식속에 한 손으로는 육신치료를 위한 청진기를, 또 한 손으로는 정신의 숲을 가꿔주기 위해 열심히 시를 쓰고 있는 내과 교수 김대곤의 노작(勞作)이 마냥 돋보인다./ 허소라 (시인)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6.09.28 23:02

[제17회 전북서예대전]김운호씨 대상

제17회 전북서예대전에서 예서작품 ‘숙죽각(宿竹閣)’을 출품한 김운호(50·전주시 효자동)씨가 대상을 수상했다.(사)한국서예협회 전북도지회(회장 윤점용)가 주최하고 전북도가 후원한 전북서예대전에는 한글·전서·예서·해서·행초서·문인화·현대서예·전각·서각 등 9개 부문에 모두 417점이 응모했다. 심사결과 전용직(52·전주시 송천동)씨의 행서 '한중요두시운(閑中用杜詩韻)’와 송현옥(60·군산시 나운동)씨의 문인화 ‘석란(石蘭)’ 이 우수상을 차지했다. 송채윤 임채준 곽수팔 길길승 오광자 이순희 이유경 임영희 조말순 최무씨는 3개 부문 이상에서 특선을 차지, 삼체상을 받았다.김기동 심사위원장은 “묵향의 고장답게 뛰어난 작품이 많아 우열을 가리는데 어려움을 많았다”며 “새로운 조형성을 추구한 작품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심사는 김춘태 김명숙 김문경 이상문 진영세 최혜순씨가 맡았다. 한편 수상작은 11월 4일부터 18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전시된다.다음은 부문별 특선자 명단.△한글 안승옥 홍성의 △전서 변미경 송채윤 이경화 이영숙 장진숙 정봉임 △예서 강지연 강신진 김용옥 김주택 김희기 나인숙 박래봉 박연심 배은희 정조훈 조병윤 조윤미 △해서 강동귀 김영수 박승숙 박항배 이덕래 △행서 강종월 박규도 박윤택 박정선 유영수 이규래 이재륜 이종만 장세원 정영대 정영숙 조천형 최남규 최성희 △문인화 강승희 김선희 김양심 박은희 소병도 신규열 신보아 이광석 정미숙 정훈 △현대서예 이혜숙 임채준 △서각 김기욱 서정민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6.09.27 23:02

정읍서 한국민속예술 큰잔치

“정읍에서 어강됴리 세계속으로 다롱디리”‘2006 한국민속예술축제’가 정읍에서 판을 벌인다. 27일부터 10월 1일까지 정읍시체육공원 일대.‘제47회 한국민속예술축제’와 ‘제13회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가 합쳐진 한국민속예술축제는 전래 민속문화를 발굴·보존하고 전통문화에 대한 국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한 것. 1958년 시작, 전국 각 시·군을 돌며 경연을 펼치고 있다. 전북 개최는 전주(1971년, 1988년)와 익산(1997년)에 이어 네번째다.올해 처음으로 민간사무국이 행사주관을 맡게된 만큼, 경연대회 중심에서 시민들과 함께하는 축제로 그 폭을 넓힌다. 추진위원회에 사무국을 구성하고, 공모를 통해 시민참여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김선풍 추진위원장은 “전 세계적으로 국가 차원에서 민속축제를 벌려 경연대회를 치르는 나라는 오직 한국 뿐”이라며 “특히 올해는 민간주도형으로 축제가 진행되고 있어 경연 참가팀과 일반 관람객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민속예술축제는 문화관광부가 3억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전북도와 정읍시도 각각 3억원씩을 지원하는 대규모 행사다. △ 제47회 한국민속예술축제30일과 10월 1일 이틀간 진행되는 한국민속예술축제는 16개 광역시·도 및 이북 5도에서 25개 대표팀 1750여명이 출전한다. 이 중 시연종목을 제외한 21팀이 민속놀이와 민요, 농악, 무용, 민속극 등을 겨루며 각 지역마다의 향토민속의 원형을 보여준다. 최우수상(대통령상)에는 상금 1000만원, 우수상(국무총리상)에는 상금 700만원이 주어진다. 개인상으로는 문화관광부장관상인 지도상 1명과 연기상 2명을 시상한다.대통령상 수상작들이 펼치는 시연에는 전북 완주봉서사영산작법(1988년)과 순창금과들소리(2002년), 강원 횡성회닫이소리(1984), 제주 귀리겉보리농사일소리(2005)가 참여한다. △ 제13회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28일과 29일 열리는 청소년민속예술제에는 16개 광역시·도에서 16개팀 780여명의 중·고교생들이 참가한다. 청소년민속예술제는 민속예술의 지역적 전통성을 지키고 지역문화예술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최우수상(대통령상)에는 상금 1000만원, 금상(문화관광부장관상, 교육인적자원부장관상)에는 상금 500만원이 각각 주어진다.1982년과 2005년에 최고상을 받은 남원삼동굿놀이와 경기지역 포천메나리가 시연한다. △ 부대행사부대행사는 기념 및 초청공연, 경축공연, 체험 및 전시행사, 민속장터, 삼삼쟁쟁 페스티벌 등으로 꾸며진다. 29일 오후 5시부터 시작되는 ‘길꼬내기’는 화려한 볼거리로 특히 기대되는 프로그램. 경연대회에 출전한 각 시·도 대표단이 저마다 특색있는 의상과 경연도구를 가지고 정읍역에서 정읍시청까지 행진한다. 이에 앞서 오후 4시30분에는 정읍역 광장에서는 고천제의식도 지낼 예정.‘삼삼쟁쟁 페스티벌’은 전시와 공연이 어우러지는 무대다. 정읍의 전통국악기 장인들이 현장에서 악기를 제작하며 관람객들이 직접 연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며, 시민참여프로그램 ‘수’(秀)와 국악퓨전무대 ‘합’(合), 세계민속마당, 어린이 삼삼쟁쟁마당, 샘골의 멋 ‘향’, 정읍시민한마당 ‘희’도 함께 열린다.그밖에도 정읍역사사진전, 대장간, 전통농기구체험, 전통짚공예 등 역사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이 다양하다.‘2006 한국민속예술축제’에 전북대표로는 오거리당산제보존회의 ‘고창오거리당산제’(대표 이기화)와 남원학생농악단의 ‘남원농악판굿’(대표 김정헌)이 출전한다. 지난 6월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북대표 선발을 위한 ‘전북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최고상을 차지한 팀들이다. 이날 대회에는 일반부 6개팀, 학생부 3개팀이 참가해 기량을 겨뤘다. △ 제47회 한국민속예술축제-고창오거리당산제(오거리당산제보존회, 연출 설태종)고창 5거리 당산은 고창읍의 동·서·남·북·중앙의 5방(方)에 세워진 수호신적 화표를 뜻한다. 고창오거리당산제는 현재 고창읍에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으며, 1969년 민속자료 제14호로 지정됐다.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며 올리는 제례와 마을사람들의 화합을 위한 대보름놀이가 병행되는 것이 특징. ‘당산굿’ ‘당산제’ ‘대보름놀이’ ‘대보름마당놀이’ 등 네마당으로 구성됐으며, 셋째마당인 ‘대보름놀이’에서는 연등놀이와 줄예맞이, 줄다리기, 줄시위굿, 당산옷 입히기 등이 펼쳐진다. 경연장에 5거리 당산과 당목을 설치하고, 당산기 및 3종의 16개 깃발을 세워 소품부터 풍성함과 화려함을 보여줄 계획. 출연진 역시 180명으로 올해 출전팀 중 가장 많다. (10월 1일 오전 9시30분)△ 제13회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남원농악판굿(남원시 국악연수원 학생농악단, 연출 류명철)남원농악은 남원시 금지면 옹정리(독우물)의 농악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남원 ‘독우물굿’의 계보다. 현재 전승되는 남원농악은 ‘마을농악’ 단계에서 벗어나 ‘걸립농악’의 단계를 거쳐 ‘포장걸립농악’, 즉 ‘연예농악’ 단계까지 발전한 것이다. 매우 전문적인 농악의 형태.셋째마당 ‘진풀이’ ‘호호굿’ ‘미지기’와 넷째마당 ‘재능기’는 남원농악만의 고유 색깔이 묻어나는 판. 다양한 동살풀이 장단의 변주와 진법이 어우러지며, 쇠잽이들의 부포놀음과 치배들의 통일된 동작도 볼 수 있다. 넷째마당에서는 쇠, 소고, 장구, 열두발상모 순으로 분야별 개인기를 선보인다. 13살부터 18세까지의 청소년 40명이 출연한다. (28일 오후 3시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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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06.09.27 23:02

[제17회 전북서예대전]세상의 때 벗은 듯 정신 맑아져...서예 통한 청소년 인성교육 꿈

전북서예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김운호씨. 그가 붓을 잡은 것은 그의 전공 영향이다. “한자를 붓으로 써보니 글자가 담고 잇는 모든 뜻들이 살아나는 느낌이더군요. 펜으로 쓸 때는 전혀 느낄수 없었던 인간의 정서와 자연풍광 등이 글자속에 살아있어요.” 한문서예만 쓴다는 김씨는 정읍배영고등학교에서 한문을 가르치고 있다. 필력이 그리 오래 되진 않았다. 이제 10년을 조금 넘었다. 호암 윤점용에게 붓 잡는 법을 배웠다.서예대전에는 백낙천의 시 ‘숙죽각’의 일부를 썼다. “숙죽각은 제가 좋아하는 시입니다. 속세를 벗어난 즐거움을 노래하는 시인데, 한편 쓰고 나면 말그대로 세상의 때를 벗은 듯 정신이 맑아집니다.”그는 ‘숙죽각’을 예서로 정리했다. 최근에는 금문에 심취했다. 금문은 글자 한자한자마다 윤리가 담겨있다는 것이다. “한글보다는 한문서예가, 또 예서와 금문이 재밌습니다. 학교일 때문에 시간이 많진 않지만 짜투리를 활용해 글씨를 쓰고 있어요.” 서예 재미에 폭 빠져 산다는 김씨는 서예를 청소년 인성교육으로 활성화시키고 싶은 게 꿈이다.대한민국서예대전 입선, 화성서예대전 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6.09.27 23:02

['작가 채만식에 대한...'심포지엄]"친일논란으로 문학성 폄훼돼서는 안된다"

채만식(1902∼1950). 소설 희곡 수필 평론 등을 아울러 200여편의 작품을 남긴 그는 빼어난 풍자적 비판의식으로 현대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특히 「태평천하」「레디메이드 인생」「소망(小妄)」「치숙(癡叔)」「금(金)의 정열(情熱)」등은 사회체제에 대한 풍자가 예리하게 돋보이는 작품으로,「탁류」는 사실성에 바탕을 둔 적극적인 리얼리즘 소설의 수작으로 꼽힌다.그러나 작가 채만식과 그의 문학적 업적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민족문제연구소가 그를 친일작가로 규정한 반면 최근에는 그의 작품이 항일문학의 본령이라고 주장되기도 한다.군산문화원(원장 이복웅)이 지난 22일 군산리츠프라자호텔에서 채만식 문학에 대한 재평가의 자리를 마련했다. ‘작가 채만식에 대한 저항, 순수, 친일의 딜레마’를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은 친일과 항일·순수예술성을 집중 조명하며, 친일논란으로 그의 문학성이 폄훼돼서는 안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날 논란의 중심이 된 작품은 소설「여인전기」. 최유찬 연세대국문과교수는 소설속 ‘어머니의 눈물’이 항일적인 눈물이었다고 주장한 반면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은 ‘친일적인 눈물’로 해석했다. 송하춘 고려대 국문과교수는 채만식의 작품은 전체적으로 순수문학이었다고 주장했다. 최유찬교수는 “채만식은 풍자만이 아니라 알레고리 자전적 기법 등의 여러 문학적방법을 구사한 전천후 작가이며, 알레고리 기법을 통해 적극적인 항일투쟁을 했다”고 주장했다.그는 일제의 조선문학에 대한 검열과 단속이 강화된 이후 일제에 대한 저항을 표현하는 알레고리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소복 입은 영혼」「얼어죽은 모나리자」「생명」「두 순정」등 여러 단편과 「심봉사」「제향날」등 희곡, 「탁류」「태평천하」「어머니」「여인전기」같은 장편도 알레고리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최교수는 특히 「탁류」는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수탈당하는 조선의 현실을 형상화한 것으로 조선민족이 자신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제를 타도하는 내용이라고 들었다. 또 「여인전기」를 항일문학 최고의 걸작으로 꼽았다. 이 소설은 일본제국주의의 상징인 시어머니의 핍박에서 비롯된 것으로, 며느리의 고난이 곧 조선민족의 싸움이었음을 말해주며, 일본 제국주의의 패망과 조선민족의 승리를 형상화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임헌영소장은 “「여인전기」가 내선일체론, 총후봉공론, 대동아공영론 등의 일제 시책에 입각해서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로전쟁’때 일군의 승전기와 일본인 이복형제의 상봉에 나타난 친일사상내용이 있는데, 특히 주인공과 아버지가 같은 일본인 혼혈의 배다른 동생이 만나 서로 핏줄의 인연을 확인하는 마지막대목이 일제 시책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임소장은 또 이 작품이 1945년을 현 시점으로 1915년을 일차 회상시점으로, 또 1905년을 겹회상하는 형식인데 이 시기에 일어난 3.1운동과 카프를 중심으로 했던 민족해방운동, 식민지수탈과 황민화정책 등 정치적으로 주요한 민족적 사건에 대한 언급을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소설속에서 그리고 있는 구식어머니와 신식어머니의 성패의 대비도 조선은 열등하고 일본을 모방해야 할 대상으로 그리고 있다고 했다. 임소장은 채만식의 문학적 업적과 성과는 인정하지만 그가 친일을 한 것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한편 송하춘교수는 “채만식은 카프문학의 인간성을 무시한 이데올로기의 강제주입과 민족문학 작가들의 이상주의와, 신심리주의자들의 심리관찰 문학이 교묘하게 얽혀있는 당시 문단상황에서 그 어느쪽도 인정하지 못하는 자기만의 독특한 이데올로기와 그것을 예술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열망에 차 있었다”며 “그것이 채만식문학의 독특한 입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송교수는 “채만식의 역설의 발견, 재발견이 카프 목적문학과 대비돼 이념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은 순수한 열정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6.09.26 23:02

[읽고 싶은 이 책] 아버지 월급 콩알만 하네

‘아버지 월급 콩알만 하네. / 아버지 월급 쓸 것도 없네.’콩알만한 월급. 아마 쥐꼬리보다도 더 적을 것이다. 이제 6학년인 재옥이가 아버지 월급이 콩알만 하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아마도 틀림없이 어머니 잔소리가 귀에 박힌 것일 것이다. 나이가 어려도 가난은 안다. 가난은 ‘어머니 생신에 쌀밥 한번 못 해 준다고 아버지께서 큰집에 가 쌀 석 되를 꾸’어오고, ‘어머니께서는 그냥 혼합곡을 먹고 지내도 괜찮다고’ 하는 것이다. 또 가난은 “우리 엄마한테 말해서 니네 식구 모두 쫓게나게 할 거야.”라는 주인집 아이의 말에 ‘얼른 뛰어가 그 말만은 하지 말라고 사과’하는 것이다. 탄광마을 어린이들이 쓴 시는 가난에 검게 그을려서 슬프다. 짧고 간결하면서도 식구들 이야기, 동무들 이야기, 이웃집 이야기를 어린이 눈높이에서 들려주고 있지만, 이들의 시는 슬프다.아마 부잣집에서 태어났더라면 “엄마, 옷 사줘”라는 명희의 말에 엄마는 “너 팔아서 사 줄까?”라고 대답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도 공부를 못하니 광부가 되겠지 하는’ 우홍이 생각에 아버지는 ‘너는 커서 농부나 거지가 되었으면 되었지 죽어도 광부는 되지 말라’는 꾸중 대신, 아버지처럼 ○○나 △△△가 되라고 말했을 지도 모른다. 사북초등학교 64명의 어린이가 쓴 시 「아버지 월급 콩알만 하네」(보리). 1997년 마흔다섯이란 이른 나이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탄광마을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던 임길택 교사가 제자들 시를 엮은 것이다. 1980년부터 82년까지 그가 강원도 정선 사북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며 만든 문집 「나도 광부가 되겠지」 「늦봄 마을」 「셋방살이」 「하늘로 간 풍선」 「날개가 큰 나비」 「우리들의 아버지」 「물잠자리」에서 가려 뽑은 것이다. 생전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형편없는 글씨로 아이들은 날마다 나를 가르치고 있었던 것이다”고 말했던 임길택 교사. 가난도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빼앗진 못한다. ‘어머니가 손을 호호 불며 / 김장을 하신다. / 동생은 그것을 보고 / “엄마 여름에 김장하면 안 돼?” / 하고 묻는다. / “너 장가가거든 색시한테나 그래라.” / 어머니는 쳐다보지도 않고 / 일만 계속 하신다.’ (5학년 강영춘 ‘김장하는 날’)‘나는 / 친구가 네 꿈이 무엇이냐 / 물으면 / 통일이라 하지만 / 나는 그것이 아니다. / 나의 꿈은 / 먹는 걸 많이 먹고 / 건강했으면 좋겠다.’ (5학년 염명수 ‘나의 꿈’)오줌병이 난 할아버지가 창피할까봐 함께 잠을 자는 명일이, 아버지가 밥을 조금 잡수시는 걸 알면서도 많이 담았던 은옥이, 딱지 따먹기에서 딱지가 넘어가면 내가 넘어가는 것 같다는 원식이, 지금 그 아이들은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6.09.26 23:02

문학과 생태 주제 세미나 소개 등 '문예연구' 50호 특집 풍성

우리지역에서 발간되는 종합문예지 계간 「문예연구(발행인 서정환)」가 가을호로 지령 50호를 맞았다. 1994년 창간호를 시작으로 50호를 발간한 「문예연구」는 지역 문단의 토양을 튼실하게 가꿔오는데 크게 기여한 것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손꼽히는 문예지로 자리잡았다. 「문예연구」는 다양한 기획특집이 돋보인 문예지로 평가받는다. 심층적인 작가연구, 문학이론 연구, 외국문학 소개 등에 주력했으며, 근대문학자료 발굴에도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김해강 미발표작품 발굴과 김창술 전기 자료, 유진오 시인 작품 발굴 등은 「문예연구」의 큰 성과다. 이에따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전국의 300여개의 문예지를 대상으로 선정하는 우수잡지에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지령 50호를 기념, 「문예연구」에는 다양한 특집물이 실렸다. 문학과 생태를 주제로 한 문학세미나에서 소재호시인이 ‘문학이 생태에 대하여 무엇인가’를 주제로 생명을 노래한 시를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복효근시인도 자신의 시가 생태적 관점과 어떠한 연관이 있는지 스스로 풀어놓았다.‘우리시대의 문화담론과 지역문학의 역할’을 주제로 정양 우석대교수와 구모룡 한국해양대교수, 김승환 충북대교수가 ‘문예연구의 발자취’ ‘지역문학과 지역문예지의 역할’ ‘문화담론과 지역문화의 역할’을 짚어봤다.제39회 신인문학작품상은 시부문에 신병구 장현우씨, 소설부문에 김인씨가 수상했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6.09.26 23:02

옛 것들에 대한 아쉬움과 애정...오현수필집 '사라지는 것의 그리움'

“훌륭한 작가가 되려는 게 아니다. 나와 내 삶을 일치시켜 내 자신을 구하려 할 뿐이다.”군산예총 사무국장 오현(61)씨가 다섯번째 수필집 「사라지는 것의 그리움」(도서출판 정명)을 출간했다. 지난해 네번째 수필집 「상수여수」를 낸 지 1년만에 또 한권을 묶었다. “늦게 시작했으니 더욱 열심히 써야죠. 또 작가니 글로 소통해야 하지 않겠습니까.”쉰이 넘어 등단한 만큼 남들보다 배 이상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의 글쓰기 원칙은 '다독(多讀)' '다상량(多商量)' '다작(多作)'이다. “글을 쓸 때는 더 좋은 작품을 쓰는 것이 유일한 목적입니다. 작가는 지난번보다 더 나은 작품을 쓰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지요.”이번 수필집 역시 사라져 가는 옛 것들에 대한 아쉬움과 애정이 담긴 글들이 많다. 작가는 자신의 나이탓이라고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고 각박해져 가는 세상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 크기 때문이다. ‘처음처럼’ ‘기다림’ ‘가난한 행복’등 소중한 가치를 잃고 있는 세상살이의 풍경과 ‘젊은 노인’ ‘서비스선진화’ ‘초콜릿사랑’ 등 작가의 눈에 투영된 현대사회의 모습이 대비되고 있다.오씨는 인터넷게시판에 글을 올리듯 가벼운 글쓰기가 아닌 체험과 상상력을 가슴과 머리로 담아내는 피 말리는 작업을 할 것이며, 나름대로 생각하고 그 생각을 여물게 할 수 있는 느낌이 들도록, 주관적이고 사상성을 가지고 문학에의 길로 정진할 것이며, 그 과정에 지금도 있다고 고백한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6.09.26 23:02

대통령들의 리더십 분석...윤재걸 정치평론집 '엽기공화국 自·畵·像'

‘盧정부가 지난 3년여동안 보여준 보통사람 상식인 일반 민주시민으로선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기괴하고 이상한 일상적 정치행태나 정책적 시현을 두고 저자는 ‘엽기공화국’이라고 명명한다.’정치평론가 윤재걸씨가 정치평론집 「엽기공화국 自·畵·像」(한국정치인물연구소)을 펴냈다. “노무현대통령의 정체성을 꿰뚫어야 대권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자신의 판단을 바탕으로 노대통령과 현재의 정계, 이전 대통령들의 리더십을 날카롭게 분석했다. 저자는 현재 국민이 원하는 지도자는 ‘탈정치적 탈이념적 순수 진보주의’라고 밝혔다. 차기 대선후보의 조건으로는 ‘통일과 복지의 리더십’을 꼽았다. 책은 저자의 정치적 예견이 반영된 ‘정치적 허수에 현혹돼서는 안된다’ ‘차기 대선후보의 조건-통일과 복지의 리더십’ ‘정부통령제 개헌논의를 기대함’ 머리글 3제와 현 노무현정권에 대한 분석, 권력의 속성, 대선예비후보자들의 움직임 등을 집중 분석했다. 김대중 전대통령의 집권말기 레임덕현상과 이인제 전 대선후보의 특별이슈 행적을 연구사례로 덧붙였다.전남 해남출신으로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겨례신문 기자등을 지냈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6.09.26 23:02

[최승범시인의 향수어린 책] 창(窓)

유진오(兪鎭五, 1922-1950)의 시집 「창」(정음사, 1948)을 가지게 된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때의 일이다. 그러나 이 시인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다. 오직 해방공간에서 ‘진정한 민중의 소리를 전하는 사람’ ‘인민을 위한 전사(戰士)가 되겠다’는 격정의 젊은 시인이라는 것만을 알고 있었을 뿐이다.조운(曺雲)은 이 시집의 서문에서 유진오를 ‘기백과 정열의 시인, 시의 육탄이라는 민주청년’ ‘명예스러운 인민의 계관시인’으로 일컬었다. 이 시인이 바로 완주군 고산면 읍내리 출신으로 1950년 6·25 발발과 함께 무기형의 옥살이를 하다가 전주형무소에서 행방불명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불과 몇 해전의 일이다. 김용직(金容稷)의 「한국 현대경향시의 형성」(국학자료원, 2002)을 통해서 였다.「창」은 당시의 조선종이에 인쇄한 46판 양장, 95면. 박문원(朴文遠) 장정으로 되어 있다. 수록 작품은 21편이다. 시편들은 읽고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주지 않는다. 선동적이요 선정적으로 바로 밀어붙인다. 꽤 긴시에 속한 표제의 시 「창」의 몇몇 시행에서도 이를 느낄 수 있다.‘성(城)을 사이에 터를 갈라/창들과 창들은/어제도 오늘도 바라만 보고 있다’ ‘도적이 두려워/어둠이 무서운 아름다운 창들엔/권력과 함께/부유한 도적이 살지 않느냐’ ‘아아 이것은 우연이 아니다/강도와 부자에겐/철창(鐵窓)을 주라.’유진오는 자작시의 낭독에도 능했다고 한다. 「창」에는 수록되어 있지 않으나, 1946년 ‘누구를 위한 벅차는 우리의 젊음이냐’를 낭독, ‘미군정 포고령위반죄’로 9개월의 옥살이를 한 바도 있다.꼭 60년전의 일이다. 저때 내 나이는 열 여섯이었던가.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6.09.26 23:02

[2006 전주세계소리축제] 10만5000여명 관람했다

'소리, 놀이'를 주제로 한 '2006전주세계소리축제'가 24일 오후 10시 폐막공연을 끝으로 아흐레간의 축제판을 거뒀다. 16일부터 24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한옥마을에서 133개의 공연을 펼쳐낸 올해 축제는 총 10만5000여명의 관람객들이 다녀간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전년도 40여만명 관람객이 참여한 것과 비교할 때 축제 분위기가 전반적으로가라앉았던 셈이다. 유료관객은 전년과 비슷한 8만여명으로, 7500만원 정도의 티켓 수익을 올렸다. 전체적으로 프로그램에 있어서는 국내공연과 해외공연에 전문성이 더해지는 등 안정된 짜임새를 보였으나 통합입장권 제도에 대한 홍보와 프로그램의 공연장 배치 등 운영에 있어서는 여전히 미숙했다는 평가다. 전북도와 소리축제조직위는 11월말쯤 나올 전북대BK사업단의 평가를 바탕으로 공청회를 열고 축제 6년간의 성과를 비교, 축제 진로를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폐막공연 '소동? 소통!'에 출연한 축제 참가자들은 신명나는 즉흥무대를 선보였다. 소리와 살풀이, 시나위합주 등이 어우러진 '살풀이'와 강은일 최소리 김운태 들소리 등 워매드 출연진들이 만들어낸 '잼 콘서트'는 소리의 조화를 보여주며 관객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안숙선 조직위원장은 폐막인사를 한 뒤 전체 출연진들과 어울려 '아리랑 메들리'를 합창했으며, 임실필봉농악보존회가 이끄는 길놀이는 소리로 하나되는 소리축제의 의미를 살려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6.09.25 23:02

[2006 전주세계소리축제] 공연 베스트3

통합입장권 제도 도입으로 '2006전주세계소리축제'는 자리 다툼이 치열했다. 객석점유율도 지난해 65%에서 올해는 75%로 높아졌다. 공연장 규모가 달라 객석점유율 절대비교가 어려운 만큼, 객석점유율에 관객호응도를 더해 소리축제 '베스트 3'을 선정해 봤다. 세 번의 공연 모두 객석이 차고도 넘쳤던 어린이소리축제의 '세계악기여행'(79%, 99%, 102%)과 '낮에 나온 반달'(94%, 92%, 100%), 그리고 주로 야외에서 열렸던 '소리-워매드 페스티벌'은 제외했다. 객석점유율이 가장 높았던 작품은 바디별 명창명가의 '박봉술바디'(94%)였다. 명인홀에서 열린 전통판소리 공연은 평균 객석점유율이 90%를 웃도는 등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이었다. △ 판소리 다섯바탕 '적벽가'판소리의 정의가 고스란히 드러난 무대였다. '적벽가' 준보유자답게 김일구 명창은 '적벽가'의 남성다운 씩씩함과 장쾌함을 시원하게 펼쳐냈다. 분명한 성음으로 대목마다의 감정을 살려내는 그의 소리를 통해 남성판소리 특유의 호방한 기개를 맛볼 수 있었다고. '판소리 다섯바탕' 중 가장 높은 객석점유율(87%)을 기록했다. △ 창극 '청' 국립창극단이 초연한 창극 '청'은 지역 관객들에게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출연자만 90명, 총 예산 5억원(무대 3억4000만원)을 들인 대형 창극으로 모든 요소가 수준 높게 어우러졌다는 평가다. 특히 은경으로 장식해 물의 이미지를 강조한 무대는 입체적인 효과를 내기도 했다. 유영대 예술감독을 비롯 작창·도창 안숙선 명창, 심봉사역 왕기석·기철 형제명창, 안무 정은혜 충남대 교수 등 전북 출신들이 대거 참여한 점도 특징. 객석점유율은 93%. △ 금난새의 유라시안 스트링즈클래식도 대중공연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작품. 금난새가 지닌 대중적 인기도와 위트 넘치는 해설, 현장에서 연주되는 곡들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객석점유율은 89%로 최고 수준은 아니었지만, 관객 호응만큼은 최고. 방문객 수가 가장 적었던 18일, 그럼에도 가장 빛나는 무대였다.

  • 문화일반
  • 은수정·도휘정
  • 2006.09.25 23:02

[2006 전주세계소리축제] "새로운 시도, 성과.숙제 남겨"

"통합입장권 제도와 소리캠프, 소리 워매드 페스티벌 등 올해는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를 통해 성과와 숙제를 동시에 남긴 것 같습니다. 축제 전 사전 홍보가 부족했고 프로그램 배치와 운영에 있어서도 미숙했던 것 같습니다.”'2006전주세계소리축제' 폐막기자회견이 24일 오전 11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렸다.곽병창 총감독은 "지난해 발표된 관람객 수(40여만명)는 허수가 많았다”며 "올해는 실제 수치에 매우 가까운 것으로, 유·무료관람객을 포함해 총 10만5000여명이 올해 축제에 다녀간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통합입장권 도입으로 객석점유율이 높아지고 티켓 판매수익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었습니다. 그러나 축제 초반 태풍 영향과 통합입장권에 대한 관람객들 항의로 수익 증대 보다는 관람객을 껴안는 게 더욱 중요하겠다 싶어 축제 기간 입장권 방식을 부분적으로 수정하게 됐습니다.”곽감독은 "축제 공간 유료화가 지역민의 정서와 맞지 않았고, 통합입장권에 대한 홍보 부족과 축제장 내 볼거리·체험거리 부족 등으로 통합입장권에 대한 반발이 더욱 컸던 것 같다”며 "그러나 통합입장권으로 실내공연장 객석점유율을 높이는 데는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2005년 실내공연 평균 객석점유율은 65%. 올해는 75%다. 조직위가 발표한 올 축제 성과는 '소리 워매드 페스티벌' 등을 통한 국제적 공연예술축제로의 성장과 '전통과 전위'를 통한 국가간 문화교류 확대. 국제적인 네트워크 형성에 있어 올해는 어느정도 성과를 이뤘다는 자평이다. 협찬수익도 지난해 1억9000만원에서 3억8700만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로 임기 3년을 마치게 된 안숙선 조직위원장은 "마지막이어서 인지 축제에 대한 애정과 고민이 여느해 보다 많았다”며 "소리를 통한 축제장으로서 좋은 프로그램은 많았지만, 곳곳에서 운영미숙이 드러났다”며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6회째를 맞으면서 소리축제가 정말 좋은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인력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며 "소리축제야 말로 전북이 가지고 있는 보물”이라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6.09.25 23:02

[2006 전주세계소리축제] 정체성 '정상궤도' 운영 '시행착오'

통합 입장권 도입에 따라 올해 소리축제는 호된 신고식을 치러야 했다. 사전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데다, 관람방식의 변화에 시민들도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축제 초반 태풍의 영향도 소리축제에 악재로 작용했다. 축제 중반, 통합입장권 방식이 보완되고 프로그램이 늘어나면서 소리축제는 순항했지만 시행착오를 톡톡히 겪어야 했다. 축제가 열릴때마다 논란의 중심이 됐던 정체성시비는 없었다. 축제 중심인 판소리관련 프로그램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데다 올해 신설된 프로그램의 기획도 돋보였기 때문이다. 지난 16일부터 24일까지 9일동안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주전통문화센터에서 열린 '2006 전주세계소리축제'에는 총 3개 부문 13개 분야에서 133개의 공연이 올려졌다. 이 기간 소리축제 조직위원회가 추산한 올해 유료관람객은 8만명 정도(23일 오후 10시 현재 6만7000여명). 티켓 수익은 7500만원이다. △판소리 프로그램 정착판소리를 포함한 국악관련 프로그램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데다, 기획프로그램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 비중이 높아졌다. 특히 올해는 신설 프로그램이 돋보였다. 소리사(史)에 큰 족적을 남긴 작고명창을 기리는 '작고명창열전'과 전통음악의 백미 산조 탐구시리즈 '유파별 산조의 밤'은 소리축제가 이어가야할 새로운 기획으로 평가받았다. 또 그동안의 명창명가를 판소리 한바탕을 선정, '바디별 명창명가'로 전문화 한 것도 적절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전주대학과 공동추진한 '작고명창열전'은 실제 프로그램 내용이 빈약하고 전문성이 떨어져, 대표 기획프로그램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보완이 필요하다. 최동현 군산대교수는 "작고명창열전은 소리꾼 조명사업의 특성을 반영해 프로그램이 결정돼야 한다”며 "흉상제작 등은 좋지만 기타 프로그램은 개선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개폐막 초청공연 호남오페라단의 '논개'와 국립창극단의 '청'도 판소리의 새로운 확장을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논개'는 서양오페라와 우리 소리의 접목을 보여주는 의미있는 작업으로, '청'은 창극의 대중화 가능성을 보여줬다. 나라음악큰잔치와 공동진행한 '세중굿 소리캠프'도 국악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체험프로그램으로 평가받았다. 소리캠프에는 500여명이 참가했다. 올해 처음 선보인 프로그래머의 눈은 동서양 음악의 다양한 앙상블을 보여줘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소리축제의 세계화와 한국전통음악의 세계진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워매드 페스티벌과 손을 잡고 올해 처음 개최한 '소리-워매드'에 대한 기대도 높다. 세계 각 국의 토속음악을 현재화 해 낸 '월드뮤직'을 선보인 소리-워매드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이 기대 이상이었다. 그러나 소리축제 프로그램 예산의 상당규모를 워매드에 집중시킨 것은 다소 무리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어린이소리축제가 공연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체험프로그램을 줄인 것도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류장영 도립국악원 국악관현악단장은 "그동안 소리축제 프로그램이 백화점식으로 나열된 듯한 인상을 줬다면 올해는 전체적으로 잘 정리가 되고 자리를 잡은 듯하다”고 평가했다. △통합입장권 준비 미흡곽병창총감독은 축제전 통합입장권 도입과 관련 "모험일 수도 있지만 소리축제를 달라지게 할 수 있는 실험”이라고 했다. 통합입장권은 올해 소리축제의 뜨거운 감자였다. 축제 수익구조 개선과 공연장 객석점유율 증대 등을 목적으로 도입한 통합입장권은 실제 공연관람객을 늘리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공연장 평균 객석점유율은 75%로 지난해보다 10%p 증가했다. 그러나 보다 많은 이들이 축제를 즐기게 하는 데는 걸림돌이 됐다. 축제 권역 입장에 돈을 내야 한다는 것이 시민들의 정서에 부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축제를 불과 두달여 앞두고 티켓운영방식을 결정해 사전 홍보가 미흡할 수 밖에 없었고, 프로그램 스케줄이 먼저 확정돼 입장권 방식에 부응하지 못한 점도 관람객들에 불만을 사게 한 요인이다. 축제 닷새째부터 '프로그램 통합입장권'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축제장 권역을 오픈, 통합입장권 운영의 허점을 보완했지만, 사전 예상되는 문제를 소홀히 했다는 비난에서 비켜나기 어렵게 됐다.통합입장권은 절반의 성공으로, 실제 티켓수익도 7200여만원에 그쳤다. 지난해보다 300여만원 증가한 수준이다.축제권역 공간활용에도 미숙함을 보였다. 축제장 중심공간인 모악당 진입로에 음식부스와 각종 공예품 판매부스를 배치한 것은 축제 이미지에 보탬이 되지 않았다는 평가와 축제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소리전당일원으로 집중시키면서 대학창극만 전주전통문화센터로 배치한 것도 참가대학들의 불만을 샀다. 공연물과 관련한 홍보물의 부족도 관람객들의 편의를 외면한 처사로 지적됐다. 이종진 전북대강사는 "소리-워매드의 경우 신설된 프로그램인데 반해 참가자나 내용에 대한 홍보물이 미흡했다”며 "일반적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관객들의 이해와 참여를 높이기 위한 준비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은수정·도휘정
  • 2006.09.25 23:02

[2006 석정문학제]"문학은 문학으로 평가해야"

“석정시인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었지만 제 문학의 자양분이 되신 분입니다.”석정문학제에서 ‘석정의 시 세계’를 주제로 특강한 신경림시인. 그는 중학교에 진학해 처음 읽은 시이자, 가장 좋아한 시가 석정의 ‘산수도’였다며 시를 낭송하기도 했다. “숲길 같이 이끼 푸르고/나무 사이사이 강물이 희어....../햇볕 어린 가지 끝에 산새 쉬고/흰구름 한가히 하늘을 지난다./…산수는 오로지 한폭의 그림이냐?”“누군가 석정의 시를 ‘목소리는 낮지만 속이 꽌 찬 시’라고 평했더군요. 저도 공감했습니다.” 시인 역시 석정시인을 목가시인·전원시인으로만 가둬둘 수 없으며, 사회성이 짙은 참여시인이자 저항시인이었다고 평했다. 최근 작고 시인들에 대한 이념논쟁에 대한 시인의 생각을 물었다. “제 개인적으로는 이념적인 문제로 시인을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일제시대 친일의 경우 생존차원에서의 고육지책이 많았으니까요. 후대가 너그럽게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요. 문학은 문학으로 평가해야 합니다.”석정문학제는 처음이지만 전주는 자주 내려온다고 말했다. “대학에서의 문학강좌는 10여번 한 것 같습니다. 주례도 세번이나 섰는 걸요. 한번은 지각해 기념촬영만 하고 돌아간 적도 있지요.”문학은 지방과 중앙을 따로 생각할 수 없다는 시인은 전주에도 좋은 시인들이 많다며 이름을 거명하기도 했다. 내년쯤 시인의 새 시집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6.09.2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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