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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休+48] 응급상황별 증상과 대처요령

응급센터 사람들은 사경을 헤매는 환자들을 마주할 때마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으면…'하는 안타까움을 갖는다. 응급상황이 발생했는데도, 본인은 물론 가족들은 '설마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길까'하면서 대수롭지않게 여기곤 한다는 것. 이같은 무대응으로 인해 병을 커지는 경우가 적지않다고 한다. 전북대병원 응급의학과 정태오 교수는 "상당수 환자들이 전조증상을 무심코 지나쳤다 골든타임(응급환자의 생사를 결정짓는 최소시간)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면서 "전조증상이 나타나면 3시간이내에 지체없이 병원을 찾는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응급상황별로 대처요령을 정리해본다.△뇌혈관질환= 뇌졸중 등 뇌혈관질환은 대체로 3가지 전조증상을 보인다. 갑가지 말이 우둔해지거나, 침을 흘리는 등 얼굴표정이 일그러지거나, 양손을 들었을때 한쪽 손의 균형을 못맞추는 등 근긴장도가 떨어졌을 땐 응급상황을 염두에 둬야 한다. 서둘러 혈전용해제 등을 투여하면 큰 위험을 비껴갈 수 있지만, 자칫 후유장애가 남을땐 가족전체에 고통을 안길 수 있다.△심장질환= 돌연사의 최대원인으로 꼽히는 심근경색의 경우 극심한 가슴통증이 대표적인 전조증상. 가슴 가운데가 심하게 압박되면서 칼로 쪼개는 듯한 통증을 경험했다면 병원행을 서둘러야한다.△감전·화상= 전기에 의한 화상은 전기 에너지에 의해 부정맥(심장활동이 정상이 아닌 상태)을 유발시켜 심장정지를 일으킬수 있다. 또 근육을 수축시켜 뼈가 부러지거나 탈골될 수도 있다. 감전 및 화상치료는 큰 병원이라고 해서 진료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화상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병원으로 이송되는 경우가 많다. 화상부위는 재빨리 찬물에 담가 3∼5분간 두는게 좋다. 뜨거운 기운이 남아 있으면 피부손상이 더 악화된다.△교통사고=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의 경우 현장사망외에도 출혈과다·신경손상 등으로 2시간이내에 숨지는 경우가 적지않다. 부상자를 섣불리 이송했을땐 2차 손상 가능성이 높다. 교통사고때 부상자의 머리를 함부로 흔들거나, 뺨을 때리거나, 몸을 일으켜 세워서는 안된다. 잘못 움직이면 신경이나 혈관을 손상시켜 생명을 잃거나 불구가 되는 수가 있다. 최대한 부상상태 그대로 유지하면서 구급차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현명하다.△잘못된 심폐소생술 금물= 호흡이 정지된 사람은 산소공급이 4~6분 정도 중단된 후부터 뇌가 손상을 입기 시작한다. 10분 정도가 경과하면 뇌는 100% 손상을 입어 뇌사상태에 빠진다. 호흡이 중단된 환자에게는 즉각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 심폐소생술은 의식확인→기도 확보→인공호흡→혈액순환 유지→흉부압박과 호흡 순으로 진행한다. 그러나 잘못된 심폐소생술은 병만 키울 수 있다. 실제로 응급센터에는 흉부압박을 잘못해 위가 파열돼 배가 부풀어지는 기복증상태로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 문화일반
  • 정진우
  • 2006.09.01 23:02

[休+48] 응급센터 24시 - '삶과 죽음 갈림길'

지난달 30일 오전 3시 전북대병원 응급센터.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1년차 이환중씨(27)가 이제서야 한숨을 돌린다. 전날 저녁부터 환자들이 갑자기 몰렸다. 20대 전기기술자가 응급실을 찾았다. 전깃줄을 연결하다 감전돼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응급조치가 끝나자 마자 교통사고 환자들이 여러명 찾았다. 이번에는 본드를 흡입한 20대다. 전해질보충액을 주사했더니 의식을 되찾았다. 그리고 횡설수설이다. 거의 같은 시간에 60대 간경화환자가 피를 토하며 들것에 실려 들어왔다. 최저혈압이 50㎜Hg로 떨어진 상태였다. 당직인 이씨가 덩달아 바빠졌다. 같은 과 정태오 교수(37)도 현장지휘에 여념이 없다. 간호사들도, 타과 인턴·레지던트들도 분주하기는 마찬가지다. 수십개의 침대에 누운 환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뒤늦게 달려온 가족들은 근심과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 흡사 시장통을 방불케한다. 환자와 가족, 스탭들의 분주한 발걸음이 한데 얽힌다. 이씨는 "하루에 1∼2차례는 촌각을 다투는 환자를 위해 심폐소생술(CPR)에 나선다”면서 "CPR은 환자에게도 고통이지만 스탭들에게도 고역”이라고 말했다."한번은 1시간 넘게 CPR을 시행했어요. 인턴들과 교대로 나섰는데, 땀으로 범벅이 됐었죠. 다행히 환자가 의식을 회복하더군요. 그때만큼 보람이 컸던 적도 없었습니다”정교수는 "시기별, 계절별로 환자수가 달라지곤 한다”면서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이번 여름에는 유독 물에 빠져 의식을 잃은 환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정교수는 또 "연중 응급센터가 가장 바빠질 때는 환절기와 교통량이 크게 늘어나는 행락철”이라며 "혹한기와 혹서기때는 생각보다 적다”고 말했다.어디선가 큰소리가 들린다. 술에 취해 병원을 찾은 환자가 토해내는 푸념이다. 새벽시간이면 거의 빠지지않는 응급실의 익숙한 풍경이다.환자들이 안정을 찾는 모습을 보고서야 이씨를 비롯한 스탭들은 잊었던 피로가 몰려온다. 잠깐 의자에 앉았다. 오전 7시. 동료 의사들이 하나씩 둘씩 모습을 보인다. 교대시간까지 3시간가량 남았지만 이 시간에는 출근을 해야 하루일정을 맞출 수 있다. 이씨는 동료들과 전날의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오전 10시 퇴근. 이씨는 몸은 천근만근이지만 마음은 가볍다. '오늘도 무사히…' 응급센터 사람들이 새하얀 밤을 보낸 뒤 잊지않고 떠올리는 말이다.

  • 문화일반
  • 정진우
  • 2006.09.01 23:02

[새 영화]홍상수 감독 '해변의 여인' - 썰물 같은 하룻밤 로맨스

“꼭 같이 자야만 애인이냐?”(창욱) “일단 같이 자야지…. 우린 그냥 친구예요”(문숙) “넌 친구랑 뽀뽀도 하냐?”(창욱) “어유…, 진짜 치사하게…. 뽀뽀 한번 했네…”(문숙) 황사가 낀 서해안 바닷가. 세 남녀가 서 있다. 창욱(김태우)은 문숙(고현정)을 ‘애인’이라 생각하고 동행했지만 문숙은 그를 ‘친구’라 부른다. 문숙에게 흑심을 품은 또 한명의 남자 중래(김승우)는 이들의 옥신각신을 대단히 기분 좋게 바라보고 있다. 같은 자리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세 남녀. 머릿속 생각은 전혀 딴판이다. 재미있는 것은 숨기려 해도 스멀스멀 속내가 드러난다는 것. 하늘은 흐렸지만 보이지 않는 햇빛으로 인해 눈살을 시종 찌푸리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생활의 발견’의 예지원처럼 선글라스를 끼지 않는 다음에야 표정을 어찌 숨길 수 있으랴. 이번에도 역시 하룻밤의 로맨스가 관건이다. 홍상수 감독은 ‘극장전’‘생활의 발견’등에서 ‘탐구’했던 일회성 로맨스에 또다시 도전했다. 즉흥적이고 우연한 만남이 알코올과 결합하면서 섹스로 연결된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는 어김없이 태도가 바뀐다. 둘 중 누군가는 말이다. 전작 ‘극장전’에서는 의외로 여자가 가차없이 돌아서지만, ‘해변의 여인들’은 다르다. 문숙과 선희(송선미)는 남자의 돌변에, 배신에 운다. 이렇듯 여자들이 적극적으로 반응하다 보니 무게중심 역시 ‘여인들’에게 쏠린다. 문숙과 선희를 오가며 재미를 보는 이는 중래지만, 영화를 끌어가는 것은 여인들이고 그 중에서도 특히 문숙의 변화가 드라마를 지배한다. 이 영화로 스크린 데뷔를 한 고현정은 그런 문숙을 참 쫀득쫀득하게 연기했다. 회 한 점에 소주 한 잔 걸칠 때의 맛처럼 그의 연기는 화면에 착착 달라붙는다. 자유분방한 연애관을 가졌으면서도 평소 선망의 대상이었던 영화감독 중래와 하룻밤 만리장성을 쌓고 나자 소유욕에 휩싸이고, 그러다 결국은 스스로의 살풀이를 거쳐 정화된 모습으로 원래 자리로 돌아오는 문숙의 모습은 시종 사랑스럽다. 그 중 한바탕 ‘연애질’이 썰물처럼 지나간 후 배어나온 상쾌한 표정은 백미. 고현정의 힘이다. 송선미 역시 꾸미지 않는 모습으로 등장, 담백하고 맑은 모습으로 눈길을 끈다. 백치미를 띤 순진한 유부녀 선희 역시 회 먹을 때 꼭 필요한 고추냉이(와사비)처럼 톡 쏘는 맛이 좋다. 영화감독 중래는 “글이 안 써진다”며 후배 미술감독 창욱에게 서해안 여행을 가자고 조른다. 유부남 창욱은 “애인을 데려가도 되냐”며 싱어송라이터 문숙을 데리고 온다. 신두리 해변의 회와 술은 셋을 무장해제시키고, 눈이 맞은 문숙과 중래는 창욱의 눈을 피해 한 이불을 덮는다. 그러나 다음날 중래는 “머릿속이 클리어해지면 연락하겠다”며 문숙에게 선을 긋고, 이틀 후 다시 내려온 신두리에서 문숙과 비슷한 외양의 선희를 발견하고는 곧바로 다시 수작을 건다. ‘해변의 여인들’은 모두 기다렸다는 듯 중래에게 넘어온다. 중래는 여인들을 이름이 알려진 영화감독이라는 사회적 지위와 말도 안되는 궤변으로 살살 녹이며 미칠 것 같은 순간적인 감정에 충실한다. 그러면서도 나름대로 변명은 한다. 문숙에서 선희로 옮겨오기까지 이틀밖에 걸리지 않은 것에 대해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두 사람의 생김새가 닮았다”는 것. 문숙을 보고 싶던 차에 선희를 만나 사랑을 나눴다는 논리다. 그런 중래의 캐릭터는 기존 홍 감독 영화 속 남자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비겁하고 치사하며 말이 많고, 순간의 쾌락을 향한 기대에 몸이 후끈 달아올라 인사불성이 된다는 점이다. 김승우는 그런 중래를 무리없이 소화하며 또 한명의 ‘홍상수 군단’ 단원의 탄생을 예고했다. 이렇듯 남자의 캐릭터는 변함없지만 영화는 그 점을 빼고는 상당부문 홍 감독의 변화를 읽게 했다. 여성에게 주체성을 부여한 것에 이어, 한동안 상승곡선을 그리던 유머는 다소 덜어내고 그 자리에 캐릭터 나름의 고민을 불어넣었다. 비록 그 고민마저 유머로 받아들일 소지가 있긴 해도 말이다. 여자의 과거 잠자리가 끊임없이 불쾌한 이미지로 떠오른다는 중래의 고민은 치사하지만 현실감이 있고, 의절한 아버지를 “산낙지 같아. (날) 뒤에서 꼭 잡고 쥐어짜는 것 같아”라며 눈물을 삼키는 문숙의 모습은 사랑 외에도 이들에게는 고민거리가 있다고 알려준다. 철 지난 해변에는 가족 단위 관광객이 오지 않는다. 연애를 꿈꾸거나 가슴이 뻥 뚫린 성인들만이 온다. 그래서 뜨거운 여름보다도 어쩌면 더 화끈한 로맨스가 펼쳐진다. 그리고 그들은 극중 버려진 진돗개가 결국은 다른 주인 품에 안기듯 로맨스의 배신 역시 스스로 치유해나갈 줄 안다. 홍 감독의 전작들에 비해 유머가 퇴색한 탓인지 ‘해변의 여인’은 좀 섭섭한 감이 있다. 남자가 아닌 남녀가 꿈꾸는 로맨스를 만나 반갑긴 하지만 지나치게 느린 발걸음과 그 진정성에도 불구하고 다소 뜬금없는 눈물들이 시선을 분산시킨다. 전체적으로 예전 같은 화끈함(꼭 베드신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과 영화적 재치가 반감됐다는 점도 아쉽다. 15세 이상 관람가.

  • 문화일반
  • 연합
  • 2006.09.01 23:02

"객석과 감동의 공감" 성악가 이우진씨 독창회

“테너 니콜라이 겟다의 ‘남 몰래 흘리는 눈물’이 성악가 이우진을 만들었습니다. 고2때 처음 그 노래를 듣고 ‘나도 불러 보고 싶다’ 생각했거든요.”1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독창회 ‘감동의 공감지대’를 여는 이우진씨. 음악을 전공한 가정 환경과 교회 성가대 지휘 등 어려서부터 음악에 대한 동기가 충분했던 이씨. 그러나 그가 음악과 직접적인 인연을 맺는 데는 어려움이 많았다. 부모님의 반대로 뒤늦게서야 전북대 음악교육과에 입학할 수 있었던 것. 작곡을 공부하다 성악으로 방향을 틀었다. 독일 유학 후 처음 여는 독창회에서 그는 오페라 ‘사랑의 묘약’ 중 ‘남 몰래 흘린 눈물’을 레퍼토리 중 가장 먼저 정했다. ‘오 감미로운 나의 사랑’(파리데와 엘레나 中)과 ‘여자의 마음’(리골레토 中) ‘그녀를 떠나서’(춘희 中) 등 자신을 음악과 맺어준 오페라 곡들과 여러 나라의 가곡도 부른다. “음악이란 연주되는 그 공간에서만 공유될 수 있는 특별한 울림”이라는 이씨. 객석과 감정의 공감지대를 만들고 싶은 그는 이번 무대를 혼자만의 무대가 아닌, 관객과 함께하는 무대로 생각했다.반주는 서울대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미국과 불가리아에서 유학한 김윤미씨가 맡는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6.09.01 23:02

자아성찰 통한 본질탐구...'존재하라, 그리고 너 자신이어라'

“18년만의 고향에서의 전시입니다. 지인들과 그림으로 인사도 나누고 싶고, 변화된 화풍도 보여주고 싶어 바짝 준비했습니다.”90년, 서울로 직장을 옮기면서 한동안 고향을 떠나있었던 중견화가 박종수(60)씨. 그가 18년만에 고향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1일부터 7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오랜만의 고향 전시여서 그런지 작가는 살풋 설레여 있었다. “올해초 교단에서 물러났습니다. ‘명예퇴직’을 한 거죠. 곧바로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대학시절부터 꿈궈왔던 고향에 대한 그리움, 환상을 화폭에 담아봤습니다.”이번 전시에서 그는 이전과는 전혀다른 작품경향을 보인다. 작가의 절친한 벗 강상기시인은 그의 그림이 “암울한 독재시대의 '현실고발성 짙은 분노의 그림'에서, 민주화 이후 재 창조한 '민화적인 풍경'에 이어 이번엔 '자아성찰을 통한 본질 탐구'에 이르렀다”고 평했다. "관점에 따라서는 실험성이 보이기도 하겠지만 퍽 안정적이다. 어쩌면 이번 전시회에 나온 대부분의 작품들은 오래도록 잊고 지냈던 저 원초적인 그리움의 편린인듯 하다"고 설명했다. 작가 역시 말한다. “전에는 반추상작업을 했습니다. 싫증이 나기도 했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특히나 고향전시를 준비하면서 달라진 면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사실적인 표현을 통한 환상을 이야기하려 준비한 것이죠. 신작들은 꿈의 세계, 이상의 세계, 환상의 세계를 담아낸 것입니다. 초현실주의 작품입니다.” 작가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시간여행을 떠났다. 주제를 '어제와 오늘 사이, 그 잊혀진 환상의 공간'으로 잡은 이유다. 하염없이 푸른 하늘밑,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말, 척박하고 황량한 사막, 망망대해의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갈매기, 사회상황에 분노하던 일그러진 들개, 부처님 앞의 물총새…,이 모든 자연물의 소재가 작가의 자화상이다. 도시인의 고뇌와 인간심리 저변에 흐르는 고향의식에 대한 날카로운 탐구가 창조행위로 표출된 것이다. 전주전시에서는 신작외에도 이전 작업의 주조였던 ‘민화적인 풍경’ 10여점이 함께 선보인다. 작가는 서울생활을 정리하고 그의 그림처럼 고향으로 돌아올 계획이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6.09.01 23:02

[개봉영화 브리핑] 일본 침몰

△일본 침몰(감독 히구치 신지/출연 도요카와 에츠시·쿠사나기 츠요시·타이이치 마오/SF)= 일본이 가라앉는다. 바라던 일이다? ‘아시아판 재난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선전치고는 드라마가 빈약한게 흠이라면 흠.△레이크하우스(감독 알레한드로 아그레스티/출연 키아누 리브스·샌드라 블럭/멜로)= ‘시월애’의 헐리우드 버전. 시간을 이어주는 우체통을 매개로 2년의 시간을 사이에 둔 남녀가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느낀다. 한국판에 비해 출연진이 조금 늙어보인다.△천하장사 마돈나(감독 이해영·이해준/출연 류덕환·백윤식·이상아/코미디)=여자가 되고 싶은 소년 오동구의 파란만장 성장기. 뚱보소년 동구의 장래희망은 마돈나처럼 완벽한 여자가 되는 것. 성전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씨름부에 들어간다. ‘퀴어’라기 보다는 성장통을 다룬 웰메이드코믹영화.△아이스케키(감독 여인광/출연 신애라·박재빈/드라마)= 여수에 사는 10살짜리 영래는 죽은 줄만 알았던 아빠가 서울에 살아 있다는 소리를 듣고 서울행을 결심한다. 그리고 서울행 기차삯을 벌기 위해 엄마 몰래 아이스케키 장사에 나선다. MK픽쳐스가 ‘안녕, 형아’에 이어 다시한번 가족영화에 도전했다. ‘안녕, 형아’에 비해 덜 어른스러운 듯.△원탁의 천사(감독 권성국/주연 이민우·임하룡/코미디)= 환생한 전과자 아빠와 사고뭉치 아들, 과연 화해할수 있을까. 그룹 신화의 멤버 이민우가 처음 스크린에 도전한다.△13구역(감독 피에르 모렐/출연 시릴 라피엘리/액션)= 정부가 골칫덩어리들이 모여사는 13구역을 폐쇄시키려고 음모를 꾸민다. 특수효과가 아닌 몸의 액션에 눈에 간다. 액션을 빼면….△예의없는 것들(감독 박철희/출연 신하균·윤지혜/코미디)=제목대로 혀 짧은 소리를 내며 사느니 차라리 말 없이 살기로 한 ‘킬라’가 세상의 예의없는 것들을 차례로 제거한다. 감독의 독특한 시선으로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간다.△신데렐라(감독 봉만대/출연 도지원·신세경/공포)= 여자들의 예뻐지고 싶어하는 욕망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한 시대를 풍미한 에로비디오영화 감독(봉만대) 출신 답지않게 설득력 있는 스토리가 촘촘하다. 다만 엄마역의 도지원이 너무 젊어보이는 듯.△각설탕(감독 이환경/출연 임수정·김유정/드라마)=어려서 어머니를 잃은 소녀와 어미를 잃은 망아지 천둥의 우정과 교감을 담아낸 휴먼드라마. 우리나라 영화로는 최초로 말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원톱’ 임수정을 만나는 재미가 쏠쏠.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6.09.01 23:02

전주 서부신시가지 유물 추가 발굴

전주시와 호남문화재연구원은 31일 전주시 효자동 서부 신시가지 조성단지 내 마전(馬田)유적 4구역 발굴현장에서 5세기 중반 것으로 추정되는 고분 유구와 토기.옥 등 유물을 추가로 발굴했다고 31일 밝혔다. 문화재연구원은 이날 발굴현장에서 '전주 서부 신시가지 내 문화유적 발굴조사 6차 지도위원회 및 현장 설명회'를 열고 1-5호 고분과 이곳에서 출토된 유물 일부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4구역 유적에서는 석곽 6기, 토광 15기, 옹관 6기 등 다양한 형태의 묘제가 확인됐으며 옥류 1천여점과 호형.병형 토기 등 토기류 20여점, 환두대도.철부 등 철기류 20여점 등도 발굴됐다. 문화재 연구원은 지금까지 마전 4구역에서 발굴된 유물을 모두 합하면 1천300여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특히 보존상태가 좋은 3호분의 경우 당시 지방 유력세력이 사용하던 양식인 수혈식 석곽묘와 중앙 권력세력이 사용하던 횡혈식 석실분이 순차적으로 나타나 묘제의 변화상을 통해 당시 백제의 지방세력이 중앙 세력에 동화되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화재 연구원 관계자는 "마전고분군은 묘 형식의 변화양상과 출토 유물로 미뤄 5세기 중.후반에 걸쳐 조성된 것으로 보이며 인근의 효자 택지개발지구 유적과 봉동.여의동.덕진동 유적과 더불어 삼국시대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문화재연구원은 이날 6차 지도위원회에서 발굴성과를 점검하고 유구 보존 및 복원방안, 서부 신시가지 개발과 유적 발굴 문제 등을 놓고 토의를 벌인 뒤 정리된 의견을 문화재청과 전주시에 전달할 방침이다. 한편 문화재연구원은 지난해부터 마전 유적 발굴조사 작업에 착수, 지난 4월 4차 지도위원회회의 때 1.2호분과 옥류와 철기.토기류 등 유물 50여점을 공개했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6.09.01 23:02

[시가 있는 아침] 智異山에서(-피아골) - 송희철

임걸령 허리 잡고목매 누운 피아골가슴 열고 내려가면 살 발린 갈비뼈 사이머리는 머리대로몸통은 몸통대로버거운 몸뚱이 여기저기 잘라 던지며서럽게 나뒹구는 돌덩어리들죽은 듯 엎드려주둥아리 문질러 버린 벙어리들이그래도 할 말은 있는지앙가슴 훑고 훑어 꽃을 피운다살아서 말 못한 말도모두 뱉아 버리듯선홍의 핏빛으로 진달래 피운다 - 시집 <智異山에 무릎꿇고 머리 수그리고> 에서역사의 증언자로서의 ‘산’이른바 민족의 영산이라고 하는 지리산은 단순히 추억이 깃든 공간이 아닌, 여 ? 순 사건을 위시하여 저 피비린내 나는 6.25의 상흔을 고스란히 보듬고 있는 역사의 증언자로서의 산이 된 것이다. 시인은 5년여 동안이나 이곳에 머물면서 누구보다 생생히 지리산의 애환을 가슴에 담을 수가 있었다. 특히 피아를 떠나 인간 생명의 존엄이 이데올로기보다 상위개념이라는 신념속에, 높낮이 없는 민족 화해까지를 염원한 시집 『지리산-』은 동일소재의 여타의 작품집 중 단연 압권이 아닌가 싶다.본 작품의 첫 시작 ‘임걸령 허리잡고 / 목매 누운 피아골’, 단 2행만 가지고도 ‘피아골’의 지리적 공간과 당시의 참상이 당장 손에 잡힐 듯하다. 이어 머리와 몸통이 잘라져 나뒹구는 돌덩이들과 주둥아리 문질러진 벙어리들이, 살아 못한 말을 ‘핏빛 진달래’로 피운다는 마무리에 이르러선 독자로 하여금 새삼 옷깃을 여미게 한다. / 허소라 (시인)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6.08.31 23:02

[전북아트페어 31일 개막]미술시장 나섰다

침체된 전북 미술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로 시작된 ‘전북아트페어(Art Fair)’. 올해로 세번째 미술시장을 여는 전북아트페어의 성격이 달라졌다. 당초 지역의 청년작가를 발굴하고, 이들에게 관객과 만날수 있는 기회를 제공, 청년작가들이 미술시장에서 설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함과 동시에 활로를 열어주자는 취지에서 시작됐지만 올해는 그 자리를 지역의 중견작가들에게 내어줬다. 전북아트페어를 주관하는 한국미술협회 전북지회 이강원회장은 “지역 청년작가들의 수가 한정된데다 중견작가들의 아트페어 참여 요청이 잇따라 올해는 전북에서 10년이상 활동한 40대 이상의 중견작가들을 아트페어에 초대했다”고 설명했다. 중견작가들이 참여하면서 행사명칭도 ‘전북아트페어-프로페셔널’로 명명했다. 이를 두고 미술계 일각에서는 당초 취지가 훼손됐다며 아쉬움을 보였다. 한 미술가는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한데 모아놓는 아트페어는 미술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을 제고한다는 점에서 반길만한 일이지만 청년작가들을 배제했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2006 전북아트페어-프로페셔널’은 31일부터 9월13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열린다. 참여작가는 한국화 서양화 입체 등 전 장르에 걸쳐 63명. 참가규모가 많은 만큼 두차례로 나눠 시장을 연다. 31일부터 9월6일까지 1부, 9월7일부터 13일까지 2부. 1부에는 강승완 고미영 고상준 김성실 류일지 박경렬 박운섭 백금자 성민홍 송재영 신세자 신정자 심홍재 양현자 유승옥 이경섭 이경태 이남석 이순애 임성욱 임택준 전량기 정강희 정동규 정문배 정봉기 정이순 조상현 조헌 최분아 표영용이 참여하며, 2부에는 강경자 강우석 권태석 김동영 김상태 김옥경 김철수 문재성 문종권 문주호 박태홍 백승관 서혜연 성태식 성혁진 소기호 유성남 윤양호 이명복 이한우 이형구 이희춘 장석수 전병관 전혜령 정미현 조재천 최동순 최영문 최유미 홍선기가 참여한다. 참여작가들은 각각의 부스에 작품 10여점씩을 전시하게 된다.지난해 유명을 달리한 故서일석 원광대교수의 회고전이 특별전 형식으로 1부 행사장 한켠에 마련되며, 지난해 아트페어 특별상 수상작가인 최유미씨의 부스도 별도로 준비된다.올해도 작품 판매율과 관객 인기투표 등을 거쳐 특별상 수상작가를 선정한다. 전시장 한 켠에는 참여작가들의 소장품으로 채워지는 아트샵도 마련된다.31일 오후 5시에는 재즈그룹 데자부와 임택준씨의 퍼포먼스도 열린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6.08.31 23:02

'프로인데 창단연주회' 31일 소리전당

독일어로 ‘친구들’을 뜻하는 ‘프로인데’(Freunde).전주에서 음악활동을 해 온 ‘친구들’이 모여 ‘프로인데’를 만들었다. 31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열리는 ‘프로인데 창단연주회’.“90년대 후반부터 함께 연주활동을 해 온 친구들입니다. 예술하는 사람들이 대개 자존심이 강해 서로에 대해 이야기하기 어려운데, 저희는 서로의 음악에 대해 자연스럽게 조언할 수 있는 친구들이거든요.”‘프로인데’는 회장인 테너 정기주씨(40, 광주시립합창단 테너 수석)를 비롯해 바리톤 김성민(39, 광주대 겸임교수) 테너 박일권(39, 목포대·한영신학대 겸임교수) 소프라노 신선경(39, 전주대 출강) 피아니스트 임정아씨(36)로 구성됐다. 이들은 “프로인데만의 ‘Freunde’가 아니라 음악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Freunde’가 되고싶다”고 말했다. 창단연주회는 올해로 서거 250주년을 맞은 모짜르트의 곡들이 중심이다. ‘오 아름다운 이 모습’ ‘카탈로그의 노래’ ‘바위처럼’ ‘그대 행복하기를’ ‘영원한 이별이런가’ 등 모짜르트의 주옥같은 아리아와 중창이 1부를 채운다. 2부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모았다. “불러주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고, 만약 불러주지 않는다면 우리가 찾아가겠다”는 ‘프로인데’. 그들에게서 진정한 ‘프로’의 모습이 보인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6.08.31 23:02

한국민속예술 정읍 총집합

문화관광부 주최로 9월27일부터 5일간 정읍시에서 열리는 ‘제47회 한국민속예술축제’와 ‘제13회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에 참가할 각 시도대표팀이 확정됐다.한국민속예술제 추진위원회(총연출 정성엽)에 따르면 올해 대회에 참가하는 일반부 경연팀은 16개 광역시도및 이북5도 21개팀에 1천469명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전년도 최우수상(대통령상) 수상팀등 4개 초청시연팀 316명도 별도로 참석한다.청소년부 경연에는 16개 광역시도 16개팀 780명과 지난대회 최우수상 수상팀등 2개팀 135명이 참석한다.대표팀 확정과 함께 행사프로그램도 차질없이 준비되고 있다. 각시도 참가팀들의 경연과 함께 시민참여공연, 전야제와 폐막제, 길꼬내기(퍼레이드), 무형문화재 초청공연, 시립정읍사국악단공연등이 다채롭게 선보인다. 이와함께 행사장의 축제화를 위해 정읍체육공원내 공설운동장에 민속장터를 비롯 농특산물 전시장및 체험부스, 특설무대가 들어선다.한편 정읍시와 추진위는 30일 시청대회의실에서 전국시도관계자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예술제준비상황 보고회를 가졌다. 이날 참석자들은 준비상황을 점검한뒤 주행사장인 체육공원등지를 둘러봤다.출전종목은 다음과 같다.△서울특별시=수표교다리밟기,노원풍물굿△부산광역시=고분도리걸립,좌수영어방놀이△대구광역시=달성이천농악,공산농요△인천광역시=인천서곶들노래, 범패와 작법무△광주광역시=응암당산굿놀이, 고싸움놀이△대전광역시=갑천춘사새신,웃다리농악△울산광역시=병영서낭치기,울산학춤△경기도=정승달굿이,광지원농악△강원도=용평성황굿농악,매지농악△충청북도=음성거북놀이, 청주신촌풍장△충청남도=상원면대명리일소리, 웃다리풍물△전라북도=고창오거리당산제,남원농악△전라남도=신안뜀뛰기강강술래,남한산성도척놀이△경상북도=김천광천농악,아화풍물△경상남도=산청메구농악,고성오광대놀이△제주도=곳바구리물통파는놀이,멜후리는소리△황해도=해주본영대동굿△평안남도=평양검무△평안북도=평안도 다리굿△함경남도=북청돈돌날이△함경북도=두만강뗏목놀이

  • 문화일반
  • 손승원
  • 2006.08.31 23:02

"전시와 함께 차와 와인...젊은이들 위한 문화선물"

‘밤길을 달리는데 / 자동차 불빛 속으로 벌레들이 날아와 / 유리창에 부딪쳐 죽는다. // 필사적이다.’젊은이들로 흥청거리는 거리. 전북대학교 앞 ‘판테온 레스토랑’ 자리에 어느날 김용택의 시 ‘사랑’이 내걸렸다. ‘필사적이다’는 마지막 행이 젊음과 닮았다는 이정임씨(55). ‘판테온’을 운영하던 그가 젊은이들에게 문화공간을 선물하기로 결심했다. “옛날에는 학교 앞에 서점들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생겼다 하면 소주방이나 비디오방이에요. 저 역시 곧 대학에 들어가는 아이가 있는데, 젊은이들이 자꾸 정서적으로 매말라가는 것 같아 늘 안타까웠죠.”이씨 역시 밖으로 활동하진 않았지만, 어려서 부터 다양한 예술 장르를 즐겨왔다. 가야금과 서예, 한국화 등을 두루 익힌 그는 그러나 자신은 예술을 업으로 삼을 만큼 천부적인 재능은 없는 것 같다며 뒤에서 문화예술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20여년 동안 세상을 바라만 보고 살았어요. 최근에는 여성들의 사회 참여도 많아졌고 아이들도 크고나니 내 일을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죠.”11월 초 개관을 목표로 현재 공사중인 공간은 40평짜리 갤러리가 중심. 공간 이름은 아직 정하지 못했지만, 개관전은 조각전으로 할 생각이다. 그는 “전시와 함께 차와 와인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때로는 공간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소규모 공연도 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공간 디자인은 오스갤러리와 오스하우스 등으로 감각을 인정받은 전해갑 오스아트그룹 대표가 맡았다. 노출 콘크리트 기법으로 현대적인 느낌을 주면서도 격식을 차리기 보다는 편안하고 대중적인 느낌을 살릴 계획이다. 이씨는 “특정인들만 찾는 어려운 공간이 아니라 누구나 들어오고 싶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꿈이 하나 더 있다. 이 곳이 젊은이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잘 자리잡고 나면, 전주 객사 근처와 한옥마을에도 복합문화공간을 여는 것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6.08.30 23:02

이주리 세번째 개인전 ‘침묵’

인간 내면으로 천착하는 실험적인 작업으로 주목받아온 청년 작가 이주리. 힘과 속도가 느껴지는 터치와 다소 무거운 색채로 남성적인 화풍을 견지해온 그는 이번 전시에서도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드러냈다. 늘상 그림의 주제가 되어온 ‘사람’에서 아직 비껴서지 않았다. 더욱 깊어진 모습이다.“남자 누드에서부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람을 그리다보니 점차 세밀한 한 부분만으로도 소통이 가능하다는 걸 느꼈죠. 제가 발견한 소통의 도구는 ‘손’이었습니다.”첫번째 개인전 ‘군상의 남자누드전’에 이어 두번째 전시 ‘크로키전’을 하면서 ‘손’을 발견한 것이 성과다. 손 만으로도 사람의 감정 느낌 의사전달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세번째 개인전은 손에 ‘집착’했다.“사람에 관심이 많아요. 솔직히 표현하자면 내 자신에게 진실하고 싶은 욕망이 큰 거겠죠. 세상을 살면서 생각 행위 언어가 세상의 유혹으로 혼란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과 거리를 두고 내 안으로 깊이 들어가면 ‘나’를 찾을수 있지 않을까요.”두번째 전시이후 한동안 붓을 잡지 않았다. ‘외도’라는 표현을 빌었지만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그곳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은 그림이라는 것을 되레 선명하게 깨달았고, 그래서 세번째 개인전을 준비했다. “진실한 자아를 찾으면 개인의 삶도 나아질 거고 그러한 개인들이 모여 있는 세상도 나아지지 않을까요. 제 그림의 화두입니다.”전시장은 발가벗은 손과 얼굴, 뒷모습, 그리고 감아버린 눈만 있지만 무수한 언어로 채워져있다. ‘침묵’ ‘독백’ ‘대화’라는 이름표를 단 작품들은 더 큰 외침을 위한 기다림·준비의 시간을 말하기도 하고, 때로는 외로움을, 또는 ‘말’이 없어도 소통이 가능하다는 메세지를 조용하게 전한다. “그림이라는게 작가를 표현하는 도구라고 생각해요. 때문에 내 그림엔 ‘나’이상의 것은 나오지 않는거죠. 아직 참다운 나를 발견하지 못했어요. 당분간은 나를, 사람을 테마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을 이해한 후 관계로 확장해 나가야지요.”  원광대 서양화과를 졸업했으며,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한국미술협회 전북인물작가회 평면회화회 중작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31일까지 전북예술회관.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6.08.3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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