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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회 전라예술제]단골관객 대신 시민들 끌어안기

전라예술제가 다시 돌아왔다.사단법인 한국예총 전북연합회(회장 황병근)가 주최하는 ‘제45회 전라예술제’가 9월 1일부터 5일까지 전라북도청 야외공연장과 덕진공원 야외특설무대에서 열린다. 올해 주제는 ‘민중 속으로 예술의 향기를’. 황병근 전북예총 회장은 “단골관객으로 제한됐던 실내행사 대신 소외계층과 대중들에게 개방된 야외행사를 택했다”며 “대중과 함께 호흡하기 위해 예술인들이 사람들이 몰리는 곳으로 직접 찾아간다”고 말했다. 지난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지역개최는 예술인들과 시민 모두가 외면하면서 올해 다시 전주로 판을 옮겼다. 대신 행사 장소를 도청과 덕진공원으로 이원화시켰다. 노년층이 주로 찾는 덕진공원에서는 국악협회의 ‘국악 대제전’과 연극협회의 ‘콩쥐야 훨훨’, 연예협회의 ‘제15회 전라예술가요제’가 열리고, 비교적 젊은층이 모이는 도청에서는 개막식을 비롯 건축가·무용·문인·미술·사진작가·영화인·음악 등 나머지 협회의 행사가 진행된다. 올해 예술제는 2년 전 500여명의 회원이 한꺼번에 무대에 올랐던 종합예술공연을 기억하며 개막공연(개막식 9월 1일 오후 6시 도청 야외공연장)에 힘을 실었다. 서양음악에 집중했던 지난해와 달리 국악에 무게를 둔 것도 특징. 전북도립국악관현악단의 반주에 맞춰 안숙선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장이 ‘심청가’ 중 ‘심봉사 황성가는 대목’을, 강영란 김공주 김세미 최경희 최애란이 민요 ‘풍년가’를 부른다. 전북예총과 전북예술을 주제로 영화인협회가 제작한 영상물도 이날 상영된다. 무용협회의 한국무용 공연 ‘天·地·人’과 ‘왕가행렬 패션쇼’도 큰 볼거리. 이수동의상실의 협찬을 받아 진행되는 패션쇼에는 황회장이 직접 왕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르며, 예총 산하 각 협회장들도 역사적 고증을 거친 왕가 의상 모델로 나선다. 문인협회는 시화전 이외에도 ‘엄마가 들려주는 고향이야기’ ‘물길 따라 풀어내는 전주이야기’ ‘시민이 띄우는 새만금 기원시’ 등 테마가 있는 행사로 문학의 소통을 시도한다. 건축가협회는 전북지역 건축가들의 작품전을 여는 동시에 ‘목조건축’을 주제로 ‘2006전북건축포럼’을 열어 예술제로서의 의미를 더한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는 사진작가협회의 3대가족사진·영정사진 촬영과 미술협회의 부채그림 제작, 페이스페인팅 등이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6.08.30 23:02

고전문화 연구 전주를 메카로

최근 사단법인으로 등록한 한국고전문화연구원(원장 조광 고려대 교수)이 전주에 사무실을 마련, 전주를 한국문화 연구의 중심으로 만드는 데 본격적으로 나섰다. 한국고전문화연구원은 전국 각 대학 문학·철학·역사분야 교수와 해당 분야 전문가 및 박사급 연구가 50여명이 활동하고 있는 전문 한국학 연구원. 1992년 전남 장성에서 출발한 한국고문연구회와 한국천주교사자료팀이 1997년 통합된 뒤 2000년 3월 완주군 비봉면 천호성지내 호남교회사연구소에서 한국고전문화연구원을 결성했다. 국학고전 국역과 한국학 연구, 전통문화콘텐츠 사업을 목적으로 지난 10년 동안 한국 국학고전을 우리말로 번역하는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대한 개항기 상황을 담은 「대한계년사」와 조선후기 전국 353개 읍의 읍지를 모아놓은 「여지도서」 번역을 끝내고 출판을 앞두고 있다. 현재 한국학술진흥재단으로부터 9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조선후기 범죄 심문조서에 해당하는 「추국급국안」을 번역하고 있다. 연구원의 국학고전국역팀을 이끌고 있는 변주승 부원장(전주대 교수)은 “전국적인 연구단체인 연구원이 전주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사단법인으로 출발하게 된 것은 전통문화중심도시인 전주의 역량을 드러낸 것”이라며 “연구원 개소를 계기로 이 지역에서 한국학 고급인력들이 양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회, 자문위원회, 연구위원회, 연구원으로 구성된 한국고전문화연구원은 앞으로 국학고전 번역 연구, 학술 저서 발간, 문화컨텐츠 사업, 한국학 아카데미 개설, 한국학 정보화 도서관 설립, 학술(공로)상 제정, 소식지 출간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연구원 사무실은 전주시 경원동 제세한방의원 2층. 현판식은 9월 2일 오후 4시 사무실에서 열리며, 개원식은 오후 5시부터 한옥마을 동락원으로 자리를 옮겨 진행된다. 문의 063) 286-3005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6.08.30 23:02

"환자 스스로 만드는 한방성형"

‘한방성형. 한방성형은 보다 본래적인 모습, 건강과 아름다움 두 가지를 모두 갖게 하는 것이다. 한의학적인 시스템인 경락 침 뜸 약침 부항 좌훈 한약이 도구가 된다. 한방성형으로 환자들은 스스로 갖고 태어나야 할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신한다.’ ‘한방성형’이란 치료법을 앞세워 여성병치료에 특기를 보이고 있는 심용섭박사(서울 십장생한의원 원장)가 여성의 병과 그 치료법 등을 소개하는 「속꽃핀 여자」(중앙m&b)를 출간했다. 원광대 한의과대학을 졸업한 저자는 대학원에서 산후풍 자궁암 등 여성병을 전공하면서 이 분야에 이론적 깊이를 더하고 이후 불임환자 전문치료를 통해 여성병 전문의로 명성을 쌓았다. 저자는 “불임환자들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한방성형이라는 치료법을 개발하게 됐다”며 “한방성형은 환자가 본인 스스로 만들어가는 치료법”이라고 소개했다.저자는 여성의 병은 호르몬 균형이 깨지고 전신의 상하 좌우 전주 내외가 틀어져 생기는 것이므로 증상을 치료하는 단순치료보다 근원적인 균형치료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책은 몸을 근본으로 되돌리는 방법을 일러준다. 몸매를 다스리는 법, 자궁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법 등과 각종 여성의 질병과 그 치료법 및 예방법을 일러준다. 「여성질환 동의보감」「여성불임 동의보감」「불임을 극복한 사람들」등의 저서가 있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6.08.29 23:02

출간 60주년 다시 펴낸 '지용시선'

"넓은 벌 동쪽 끝으로/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얼룩백이 황소가/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향수'의 시인 정지용이 해방 이듬해 자신의 시집 '정지용 시집'(1935)과 '백록담'(1941) 수록작 가운데 직접 고른 시들로 엮은 '지용시선'이 출간 60주년을 맞아 을유문화사에서 다시 펴냈다. 책 앞 부분에는 현행 맞춤법에 맞게 엮은 시를 실었고 뒷 부분에는 1946년 출간한 초판본을 수록했다. '유리창', '임종', '백록담', '진달래', '노인과 꽃' 등 25편이 실렸다. 정지용은 섬세한 언어로 대상을 독특하게 묘사해 한국 현대시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시인으로 평가받는다. 1902년 충북 옥천에서 태어난 시인은 1923년 휘문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한뒤 일본도시샤(同志社)대학에 입학했다. 초기 대표작 '향수'는 일본 유학시절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시다. '지용시선' 수록작 가운데 '유리창'은 슬픔을 회화적으로 표현한 시로 꼽힌다. "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중략)/새까만 별이 밤에 밀려 나가고 밀려와 부딪치고,/물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이상, 조지훈, 박두진, 박목월, 윤동주의 시를 문예지 등에 소개하기도 했던 정지용은 한국전쟁 때 납북됐다. 북한이 발간한 '조선대백과사전'에는 1950년 9월25일사망했다고 기록됐다. 문학평론가인 최동호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정지용 이전 김소월과 한용운이 있었지만 이들은 정지용 만큼 투명한 눈으로 사물을 투시해 감각적 언어로 묘사하는 동시에 향토적 어휘를 구사한 시인들은 아니었다"며 "정지용 시에 이르러 한국어는 모국어로서 민족언어의 완성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172쪽. 9천원.

  • 문화일반
  • 연합
  • 2006.08.29 23:02

사람과의 소통 '편지' 엮어내다

한자한자 꾹 꾹 눌러쓴 ‘종이편지’. 컴퓨터 좌판을 두드려 ‘보내기’로 부치는 전자메일. 아날로그와 디지털시대의 ‘편지’는 외형은 달리하지만 소통의 매개로서의 기능은 이어진다. 순창출신으로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황갑주씨는 「애리조나 사막에서 고국의 벗들에게」(신아출판사)보내는 ‘서간집’을, 군산경포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중인 김준기씨는 ‘e편지글 모음집’「여울 섶다리에서 부르는 노래」(신아출판사)를 각각 엮어냈다. 형식은 다르지만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이자, 저자의 삶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작은 자서전이기도 하다.황씨는 순창농림학교 교사와 기독교 아동복리회 번역실장 등으로 활동하다, 1970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이역만리서 지인들에게 보냈던 편지글을 엮은 것이다.“동인지를 만드느라 공적인 활동에 참고하기 위해 복사한 것과 일기삼아서 가끔씩 복사해 놓은 것들이 태산이 됐다. 기사글 전보문 같은 것들도 있고, 격동기를 살아온 편지글은 역사기록이 될 것도 같고, 문학차원의 글들도 있다. 개인의 입장에서 서간집을 문학의 영역으로 향상시킬수 있는가 자문도 해보았다. 편지글은 함부로 갈겨쓴 낙서나 다름없지만 자서전도 될 수 있다는 생각도 이어졌다.”저자는 부치는 말을 통해 서간집은 개인적으로는 자서전이 될 것 같고, 공적으로는 단편적인 역사의 기록도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서간집에 수록된 편지글중에는 박남수의 시집 「그리고 그 이후」에 소개된 글도 있고, 이희호여사에게 보내는 글도 있다. 저자는 “정작 가까운 친지들과는 자주 만나고 전화 통화를 일삼으니 서간집에서는 친교란 증거가 없게 되었다”며 “외롭기만 한 생애였는데 서간집은 ‘나더로 행복한 사람이다’라고 위로해준다”고 털어놓았다. 미주문학상 재미시인상을 등을 수상했다.김씨가 e편지를 접한 것은 10여년전이다. “서툴지만 받는이들이 전자편지에 익숙한 사람들이기도 하고 실제로 여러가지로 편리해 전자편지를 애용하겠 됐다"고 밝혔다. 전자편지는 종이편지처럼 글쓴이의 체온이 느껴지거나 감정이 살갗으로 묻어나는 것처럼 인간적이지는 않지만 짧은 글귀에서 감동을 느낄수 있는게 매력이란다.지난 2003년 교단수기 「혼돈의 시대에 그리워지는 교장의 그림자」를 엮은 이후 여러 사람들로부터 받은 격려의 편지를 시발로 많은 이들과 주고 받았던 메일을 모았다. 저자는 “소중한 편지를 컴퓨터에 사장시키는 것이 아깝고 정성을 버리는 것 같아서 전자편지를 종이편지로 바꾸어 보았다”고 서한집을 묶은 배경을 밝혔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6.08.29 23:02

[읽고 싶은 이 책] 다시 태어난 '청록집'

향토적 서정을 노래한 박목월, 민족정서와 전통에의 향수를 담은 조지훈, 시대적인 고난과 절망을 불멸의 생명력으로 초극하려 한 박두진. ‘광복 직후 혼란한 시대 상황 속에서도 한국 서정시가 도달할 수 있는 탁월한 시적 성취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청록파’로 불린 세 시인을 우린 아직 기억하고 있다. 일제 말기 정지용의 추천을 받아 「문장」지를 통해 등단한 세 시인이 광복 직후 1946년 공동으로 펴낸 「청록집」(을유문화사)이 환갑을 맞아 다시 태어났다. 출판사는 60년 전에도 「청록집」을 펴냈던 을유문화사. 사실 작고한 시인들의 책을 펴내는 것은 출판사에게 그리 큰 장사가 못 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다시 펴내는 것은 문학적 자산을 지켜가고 싶어하는 역사있는 출판사의 사명감일 것이다.독자들에게도 이 책을 다시 읽는 감동은 여전하다. 일반적으로 「청록집」에서 알려진 시는 ‘청노루’와 ‘승무’ ‘낙화’ ‘도봉’ 정도. 학교에서 공부했던 시, 저편에 남아있던 시들을 이제라도 찬찬히 읽어볼 때다.소장 가치도 크다. 뒷편에 「청록집」 초간본 원문을 수록해 놓아 누런 종이를 넘기는 재미에 자꾸 앞장보다 뒷장을 기웃거리게 된다. 문득 시인의 얼굴이 궁금해 진다면 72쪽을 펴보아라. 향토성 짙은 토속어로 선명한 이미지로 섬세한 내면을 형상화한 박목월은 파이프를 입에 문 말끔한 모습이 영락 없는 예술가이며, 전통문화를 소재로 절제된 율격미를 유지하며 민족적 정서를 담아낸 조지훈은 검은 뿔테 안경과 미간에서부터 굳게 다문 입 언저리까지 무게감이 느껴진다. 기독교적 세계관에 기반해 산문적인 문체로 자연과 인간의 이상적 조화를 노래한 박두진은 외모만으로는 왠지 셋 중 가장 개방적이었을 것 같다. 「청록집」 출판기념회 사진과 이듬해 박두진의 시집 「해」 출판기념회 사진도 실렸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6.08.29 23:02

"향토사는 지역민의 귀중한 자산"

군산만큼 근현대사의 흔적들이 남아있는 곳도 흔치 않다. 이런 흔적들은 길 가는 길목마다, 무엇보다 사람들의 삶의 모습에 찾을 수 있다. 잘 만들어진 관광용 지도나 안내책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들이다. ‘역사’가 고리타분하게 들릴 수 있다면 지역 향토사는 현재형이라는 점에서 매력있다. 여전히 우리의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지역의 역사와 삶, 흔적들을 책으로 만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지역민들에겐 자부심이다.군산이 한 눈에 쏘옥 들어오는 책들로 관심을 모은 군산의 젊은 향토사 연구자 김중규씨(40·군산시청 문화관광과 학예연구사). 대학에서 역사와 민속학을 공부하고, 20년 가까이 군산 일원을 중심으로 향토사 연구를 이어오고 있는 그는 ‘군산사랑’(공저), ‘잊혀진 백제, 사라진 강’, ‘군산역사이야기’, ‘군산-답사와 여행의 길잡이’등의 책을 발간했다. 군산시민의 삶을 정리하고, 또 한편으론 재발견하는 내용들이다. 군산대 김민영교수와 함께 쓴 이번에 나온 책 ‘강과 수운의 사회경제사’(도서출판 선인)에서는 군산-강경 간 금강하구 수운의 역사 변천을 통해 이 지역 근대 상업의 역학관계와 변용과정을 고찰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책은 백제문화권이 충남과 익산이 한정돼 있는데 대해 당시 융성했던 금강의 포구와 나룻터를 근거로 ‘군산의 백제문화’를 재발견하고 있다. 발품의 냄새가 역력한 이전의 책들처럼 이번 역시 옛 이야기 같지만 흔적들은 여전한 현재의 이야기들이다. 2004년부터 금강 하구 나포면에서 충남 부여 낙화암에는 이르는 옛 뱃길을 누빈 결과물이다.이 책은 포괄적 의미의 군산 향토사에서는 그의 관심이 각론에 들어감을 의미한다.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2002년 이후 군산시에서 발간한 ‘군산의 전통가옥 조사’, ‘도서지’등으로 군산시는 자연스레 지역향토사의 넝쿨을 캐내고 있는 것.그는 지난해부터 새로운 작업에 도전하고 있다. 100년이 넘는 군산 개항의 역사 속에서 존재했던 외국인에 대한 연구다. 일본인과 중국인, 특히 일제강점기 ‘피해자라는 동변상련 속에서도 한국인들과 묘한 관계를 갖고 있었던 중국인(화교)’에 대한 연구가 그것이다.김씨는 “대학에서 역사와 민속학(동아리활동)을 겸하면서 자연스레 향토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향토사는 지역민의 자부심이자 귀중한 자산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북대 대학원 고고문화인류학과 박사과정중에 있으며 군산향토문화연구회 부회장, 국사편찬위원회의 지역사료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 문화일반
  • 이성각
  • 2006.08.29 23:02

[최승범시인의 향수어린 책] 빛나는 지역(地域)

「빛나는 지역」(조선창문사, 1933)은 모윤숙(毛允淑, 1910∼1990)의 처녀시집이다. 이화여전을 졸업한 다음다음해에 상재한 시집이다. 이때 ‘영운(嶺雲)’의 아호도 사용하고 있었다. 46판, 204면의 양장본이다. 도안·제자·장정은 취운몽인(翠雲夢人)이 맡았고, 내표지 다음에서 ‘저자소조’도 볼 수 있다. 김활란(金活蘭)·이광수(李光洙)의 서문과 자서도 곁들였다. 미려한 시집이다.춘원 이광수는 서문에서 다음과 같은 찬사다. ‘(영운은) 조선시단의 중요한 재산이다. 그의 시를 읽는이는 그의 놀라운 상상력과 날카로운 인생관과 자연의 관찰과 향토애를 기조로한 열정에 깊은 감격을 받지 아니치 못할 것이다.’모시인은 자서에서 ‘저는 생명의 닻줄을 조선이란 외로운 땅에 던져놓고 운명의 전주곡을 타보았으면 하는 자입니다./갈대강변을 지나는 듯한 제 영혼의 적막한 하소연을 이 가슴 한편 구석에서 내어놓는 것이 이 조각글들입니다.‘고 하였다. 무엇보다도 1930년대 조국과 민족의 현실에 대한 가슴앓이였던 것을 볼 수 있다.‘이 마음 물결에 고요치 못할 때/미쁘신 그의 음성 내 곁으로 날라와/내 영혼의 귓가를 흔들어 줍니다/「너는 지금 무엇을 생각하느냐」고.’ 4련으로 된 ‘조선의 딸’의 첫련이다. 2·3·4련의 맺음 시행도 ‘「너는 왜 잠이들지 못 하느냐」고’ ‘「너는 조선의 딸이 아니냐」고’ ‘「인생의 전부는 사랑이 아니라」고’ 시인의 영혼을 흔드는 미쁘신 누군가의 음성으로 맺고 있다. 이 시로 하여 모시인은 경기도 경찰서에 구류된 바도 있었다.나는 모시인을 몇 차례 뵈온 바 있다. 그때마다 웃어른의 다스한 정을 느끼곤 하였다. 모시인 최후의 서사시집 「논개」(광명출판사, 1974)를 서명본(署名本)으로 가지고 있음도 자랑이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6.08.29 23:02

'소리 파라다이스'

‘2006전주세계소리축제’가 전야제와 개막공연을 하나로 합쳐 9월 16일 오후 8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야외공연장에서 ‘소리 파라다이스’를 연다. 국악과 양악, 대중음악을 대표하는 뮤지션들이 출연, 장르와 장르의 소통을 보여줄 개막공연은 ‘소리, 놀이’라는 올해 주제에 맞게 대중적으로 채워진다. 전북도립국악원 예술단의 길놀이를 시작되는 공연은 힙합그룹 원썬과 맥시멈크루 등 비보이 군단의 힘있는 댄스와 대중가수 김수철의 목소리, 가야금병창과 도립국악원 창극단의 민요가 이어가며 소리의 조화를 만들어낸다. 해외뮤지션 사이먼 바커가 이끄는 ‘다오름’은 한국의 전토적 리듬과 컨템포러리 재즈의 자연스러운 결합으로 한국 전통음악가와 호주 현대즉흥연주가의 흥미로운 문화 교류를 보여준다. 올해 개막창작곡은 이경섭 중앙국악관현악단 부지휘자가 작곡한 ‘공(空)놀이’. ‘소리, 놀이’를 주제로 한 이 곡은 긴 호흡 속에 민족의 성음을 담아내 ‘여백의 미’를 살렸다. 정세희 소리축제 홍보팀장은 “지난해 난해하다는 평을 받았던 개막작에 비하면 올해는 곡도 대중적이며, 도립국악원 예술단이 총출연해 관객들이 좀더 쉽게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여섯번째를 맞는 소리축제 개막선언은 안숙선 조직위원장과 김완주 전라북도지사, 피터 로우 주한 호주대사가 한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6.08.28 23:02

"필봉농악 자리 지켜준 모든 명인들을 위한 것"

“못난 제자들이 준비해 온 추모 행사가 이제는 제법 스승이 바라던 걸진 굿판으로 결실을 맺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일처럼 여기고 함께 해 준 이들이 없었다면 혼자서는 절대 시작도 못 했을 일이죠.”넉넉한 필봉산 산그늘에 안긴 ‘필봉풍물굿 축제’. 그 안에서는 모두가 다 똑같다. “아버지를 기리기 위해 시작된 추모제가 축제로 커져서 좋겠다”는 질문에 故 양순용 선생 아들이기도 한 양진성 임실필봉농악보존회장은 “필봉농악에서 아버지를 뺄 수는 없겠지만 또 아버지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며 “축제는 필봉농악을 이어오는 데 자리를 지켜준 모든 명인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중요무형문화재들의 공연인 ‘강산의 신명이 한자리에’도 마찬가지다. 양회장은 “자칫 자기네 풍물이 최고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 곳에 모인 농악단들은 지역성 없이 하나로 어우러져서 좋다”고 덧붙였다. 26일 임실군 강진면 임실필봉농악전수관에서 열린 ‘제11회 필봉풍물굿 축제’. ‘天·地·人 하나되는 신명의 소리’를 주제로 한 올해 축제에는 진주삼천포농악보존회, 평택농악보존회, 강릉농악보존회, 고성오광대가 한 데 어우러져 모래판에 꽃을 피워냈다. 고성오광대는 초대된 문화재들 중 유일한 탈춤. 구경꾼들의 신명을 돋우고 풍물패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는 탈춤을 빠뜨리지 않도록 했다.‘필봉굿의 명인들 추모제’에는 올해 이름이 하나 더 올랐다. “힘이 부쳐 지치다가도 흥이 나면 신들린 사람 마냥 힘든지 모르겠다”며 “풍물이 마술같다”던 소고잽이 채규병 할아버지. 필봉농악판의 최고령이었던 그가 올 초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단원들은 “옛날에는 풍물을 귀하게 생각하지 않아서 사람들이 죽고나면 악기도 버려지곤 했다”며 “풍물도 역사가 될 수 있다는 걸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전 10시부터 밤 12시까지 하루종일 계속된 축제는 허허로운 뱃 속을 덥히고 굿가락과 춤과 익살과 재담으로 사람의 인연을 튼튼하게 동여맨 자리였다. 사람을 살찌우는 굿판이 바로 여기였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6.08.28 23:02

세계적인 첼리스트 독주회로 고향찾다

“한 인간으로 성장하면서 그리고 음악가로 성장하면서 저는 전주에서 많은 경험과 배움을 받았습니다. 신흥중학교를 다닐 적에는 사춘기를 보내고 있었죠.”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한국의 젊은 첼리스트 고봉인(21). 그의 고향은 전주다. “성장과정에서 정신적, 물질적으로 많은 도움을 준 분들에게 이번 연주를 통해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그에게서 음악가의 감성적인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독주회 프로그램을 짤 때면 생각할 게 너무 많아서 힘이 듭니다. 이번 연주회도 처음에는 ‘수직과 수평’이란 주제로 준비했지만 한국 청중들에겐 너무 무겁겠다 싶어 ‘첼리스트 고봉인과 떠나는 유럽 음악여행’으로 바꿨습니다.”자신의 이름을 걸고 여는 첫 독주회. 청중들의 감정을 치밀하게 고민하는 모습에선 과학자의 지적인 날카로움이 풍긴다.“고집스럽더라도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고 싶었어요. 음악을 시작하기 전에는 아버지 뒤를 이어 의과학자가 되고 싶었고, 음악을 시작한 후에는 음악가가 되고 싶었죠.”그의 아버지는 전북대 교수를 지낸 고귀영 포항공대 교수. 하버드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있는 그는 “공부가 아니라 내 인생을 사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두 가지를 모두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음악과 생물학을 함께 공부하는 ‘하버드대생 첼리스트’로 가리워진 그의 이력은 그러나 화려하다. 제3회 차이코프스키국제청소년콩쿠르에서 첼로부문 1위를 차지했으며, 독일 크론베르그 첼로 마스터클라스 란드그라프 폰 헷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제까지는 ‘첼리스트 고봉인’ 보다 ‘하버드대생’ ‘금호영재’ 등 다른 타이틀들이 많이 따라다녔죠. 독주회가 주는 부담도 크지만, 저에게는 늘 따라붙던 타이틀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29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리는 ‘첼리스트 고봉인과 떠나는 유럽 음악여행’에서는 베토벤의 ‘소나타 5번 D장조’와 마누엘 데 파야의 ‘스페인 민요 모음곡’, 라흐마니노프의 ‘소나타 19번 G단조’를 연주한다. 청중들이 자신의 연주를 들었을 때 ‘좋은 연주회다’ ‘좋은 첼리스트다’라는 평보다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다’는 소감을 듣고싶다는 그. 1998년 데뷔, 8년이 지나서야 독주회를 열게 된 젊은 첼리스트는 “청중들이 음악으로 독일과 스페인, 러시아를 여행한 기분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처음 그의 기획대로 두터운 화성과 대위법이 특징인 베토벤의 곡과 광활하고 무한한 멜로디와 리듬의 흐름을 보여주는 라흐마니노프 곡으로 수직과 수평의 음악을 비교해 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그는 “이번 독주회가 끝나면 한동안 전주를 찾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슬프거나 열정적인 연주를 잘하는 한국인들. 그러나 고봉인은 슬프거나 열정적인 연주에 한국인이 부족한 유머까지 갖추고 있다. 이 매력적인 첼리스트를 아무래도 이번 독주회에서 만나둬야 또 얼마간의 시간을 기다릴 수 있을 것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6.08.28 23:02

지리산에서 만난 작가와 독자

"왜 작가가 됐나요?", "좋은 문장이란 어떤 건가요?" 20대 학생부터 61세 주부까지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 80명이 24일과 25일 국내 인기작가 3명과 지리산 자락에서 문학과 인생, 우리 시대를 이야기했다.인터넷 서점 '예스 24'가 마련한 행사에는 '예스 24'가 지난달 실시한 네티즌 투표에서 '장차 한국을 대표할 큰 작가'로 선정된 정읍 출신 신경숙과 지난해 선정된 공지영, 2004년 선정된 김훈이 함께 했다."요즘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이 사회에서 소외받는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독자 질문에 공지영은 자신의 문학관을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했다."1980년대 내 문학관은 사회문제를 파헤쳐 사회에 기여하는 의식있는 작가가 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시대는 변했는데 20년 동안 왜 내 문학관은 바뀐게 없을까' 하는 생각을 재작년에 하게 됐다. 살아있는 것들은 환경에 따라 변화해야 한다. 요즘의 진보운동은 그런 고민이 덜한 것 같다." 고 말했다.좋은 문장이란 무엇인가를 묻자 "인생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어 독자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글"을 꼽았다. 김훈은 코믹하고 유쾌한 답변을 내놨다.집필습관을 묻는 질문에 "오늘 글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면 자전거를 끌고 나가 강가나 들에서 뛰어논다"며 "연필로만 글을 쓰는데 글이 안 써지면 새 연필을 사오지만 그래도 안되더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신경숙은 어머니가 어떤 의미를 갖는가를 묻는 독자 정하늬씨의 질문에 문학의 '어머니 역할론'을 강조했다."내 작품 속 어머니가 주인공을 보살피기보다 상처를 주는 사람으로 나오는 것은 어머니가 문학의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저녁상을 차려주는 어머니처럼 성숙한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 문학의 역할이지 않나." 신씨의 집필 스타일은 찻집에 앉아 우연히 옆자리에서 하는 얘기를 듣는 것처럼사람들 속에서 소재를 얻게 되면 "끝을 낼 때까지, 매일 잠이 올 때까지" 계속 쓴다는 것. 남녀 간의 사랑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남자 독자의 수줍은 질문에는 "'내가 이런 사람이었구나' 하고 정말 깊게 알게 되는 것이며 자신의 가장 폐허같은 부분을 정면으로 바라보게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7월1-21일 예스24가 실시한 인터넷 투표에서는 '장차 한국을 대표할 큰 작가' 후보로 제시된 16명 가운데 신경숙이 1만8천388표를 얻어 1위였다. 또 올해 '노벨 문학상 후보감'으로 제시된 12명 가운데는 박완서가 1만8천698표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6.08.28 23:02

"지역발물관 활성화 관심" 신광섭 국립전주박물관장

신광섭 국립전주박물관장(55)이 25일 국립민속박물관장에 임명됐다. 신관장은 “전주가 민속쪽으로 많은 역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체계적으로 조사되지 않은 게 늘 아쉬웠다”며 “서울에 올라가면 전주에서 할 수 있는 사업들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록 전주에 있었던 기간은 짧았지만 전통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열의와 지역 안에서 일어나는 유익한 프로그램들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민속박물관에서도 ‘한브랜드’에 한국인의 생활을 담아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짜볼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충남 부여 출신으로 중앙대에서 백제 고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신관장은 부여박물관장, 중앙박물관 유물관리부장·역사부장 등을 지냈다. 국보로 지정된 백제 금동대향로와 창왕 이름이 새겨진 사리감을 직접 발굴하기도 했으며, 지난 1월 전주박물관 6대 관장으로 취임한 이후 ‘터치 뮤지엄’ ‘전북지역 박물관·미술관 협력망 구축’ 등으로 지역박물관 활성화에도 적극적이었다. 신관장은 “중앙박물관과 민속박물관이 각각 추진하고 있는 협력망 사업을 함께 진행, 낙후된 지역박물관 활성화에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이번 인사는 김홍남 민속박물관장이 국립중앙박물관장으로 옮기면서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으로, 1993년 두 박물관이 분리된 이후 교차인사는 처음이다. 한편, 전주박물관장에는 중앙박물관 부장급에서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6.08.28 23:02

[休+48] 흙집 어떻게 지을까

김승철씨가 짓는 흙집은 옛 흙집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은 보완한 자연친화적인 생태주택이다. 환경과 인간이 공생하는 자연친화적인 집으로는 옛 흙집이 제격이지만 아무래도 생활의 편리함이나 여러가지 변화된 환경속에서는 아무래도 상당부분 보완되어야 할 단점이 적지 않다. 그가 짓는 흙집은 옛 흙집의 단점을 다른 건축물로부터 찾아낸 장점으로 보완했다.여기에 새로 개발한 공법까지 더해 내구성과 견고성, 건축과 거주의 편의성, 경제성과 건축의 아름다움까지를 고루 갖추었다. 모두가 혼자짓는 흙집을 개발한 목천 조영길씨의 20여년 노력의 결실이다. 혼자 짓는 흙집은 대부분 원형이다. 건축 구조물의 특성상 견고함을 위해서다. 근래들어 공법의 한계를 보완해 직사각형태의 집들도 지어지기 시작했지만 자연과의 조화로움으로도 원형은 선호의 대상이다. 그의 집에 사용하는 흙은 신태인에서 가져온 황토다. 그러나 여기에 마사토와 짚, 닥나무를 섞었다. 짚과 닥을 석은 것은 흙이 마르면서 터지고 균열이 생기기 때문에 끊임없이 메워줘야 하는 수고로움을 다소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나무는 향이 좋고 단단한 편백을 쓴다. 편백은 나무껍질을 벗겨 쓰는데 껍질은 껍질대로 지붕을 이는데 쓰여진다. 이래 저래 경제적인 셈이다. 그의 계산대로라면 재료비를 비롯해 건축에 들어간 비용은 줄잡아도 평당 150만원을 넘지 않는다.흙집의 또하나 특징은 전문적인 설계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 그도 직접 설계를 했다. "모든 과정이 복잡하거나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정성과 노력만 있으면 지을 수 있죠. ” 그는 그 대신 창의성이 발휘되어야 아름다운 흙집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흙집은 터다지기도 쉽고 흙벽을 쌓아가는 과정도 어렵지 않다. 그는 맨땅에 기초를 놓고 반죽한 흙을 40cm 두께로 쌓아 흑벽을 만들었다. 그 중간중간에 일정한 크기로 자른 통나무를 잘라 넣었다. '목천공법'이란 이름이 붙은 이 공법은 밋밋한 흙벽의 단조로움을 보완하는 미적 기능과 함께 집안공기를 정화하는 역할까지 하는 금상첨화의 공법이다. 흙집의 가장 큰 어려움은 비. 올 여름엔 유난히 장마가 길어 날마다 덮개를 덮고 벗겨야 하는 노동을 더해야 했다. 김씨의 집은 45평 규모. 6개 방을 가진 원형이다. 2층에는 전망좋은 방을 만들어 지인들이 차를 마시며 쉬어갈 수 있게 할 생각이다. 봄부터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들어와 산지 5개월째. 처음엔 서먹서먹했던 마을 어르신들도 지금은 정겨운 이웃이 되었다.산막마을 이장은 품앗이를 위해 들어온 그의 동기들에게 마을 회관을 숙소로 내주었다. 마을 어귀에 있는 그의 집과 산 중턱에 자리잡은 마을은 걸어서 20분 거리. 김씨는 밤이 되면 서로에게 빛을 주는 존재라고 말했다.주말을 맞아 가족들이 왔다. 아내 송연희씨(38)와 지웅(서곡중 1) 지호(서곡초 5)는 이제 콘테이너 박스로 지어진 임시 거처에서도 1박 2일 즐겁게 주말을 날 줄 안다. 김씨에게는 자연이 준 고마운 선물이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6.08.25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