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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박수소리, 가족 유랑 즐길 수 있는 힘"

모자를 쓰자 소녀의 뚱보 인형이 악마가 된다. 장난감 연구실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악마의 모자를 벗기고, 예전의 착한 인형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을까. 익산시 초청으로 지난 22~23일 익산 솜리문화예술회관에 올려진 넌버벌 퍼포먼스 '장난감 연구실 대소동'이 화제를 모았다. 대사 없이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낸 돌파구는 바로 '몸'. 여기에 서커스를 일부 가미했다. 일본 마임이스트 다이스케(53)씨와 공연을 기획한 국내 유일한 부토 무용가 아내 서승아(47)씨, 그의 딸 서우림(13·김제초 6)양의 합작품이다."몰라서 공연을 못 찾아오는 것이 아쉽지, 한 번 보고 나면 관객들이 너도 나도 찾아요."서 씨는 '2012 춘천 마임 축제(5월 20~28일 춘천) 초청작이라고 소개했다. 마임을 하는 뚱보 인형, 우스꽝스런 마법을 시도하는 홀쭉이 인형, 아크로바틱을 자랑하는 빡빡이 인형이 주인공. 모자 때문에 악마 인형으로 변한 뚱보 인형이 소녀를 납치하면서 흥미진진한 모험이 벌어진다. 동심의 세계로 안내하는 몸짓은 대중적이고 어느 정도 깊이도 있다. 악마 인형과의 대결에서 선보이는 외줄타기에 유머러스한 저글링 등으로 끝막음될 때마다 객석에선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몸으로 빚어내는 묘기와 천진한 광대극으로 긴장·이완의 리듬을 이어간 것. 동작이 조명, 음악과 어우러지며 아름다운 몸의 무늬를 찍어낸 이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다이스케 씨는 "곡예·춤·음악이 어우러지는 쇼를 추구한다"면서 "일상 바깥에서 특별하고 즐거운 체험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여기서의 특별한 체험이란 어른의 마음 속에 사는 아이들을 불러 들여 행복한 꿈을 깨어나게 하는 것이다. 1960년대 일본 현대무용의 한 갈래로 가부키 등 전통극에 표현주의와 모더니즘, 허무주의가 뒤섞인 부토를 해온 서 씨는 춤에 관한 조언을 해주고 효과음을 집어넣는 등 극적 효과를 높이는 데 신경을 썼다. 그는 "지방 공연을 다니면서 관객들이 늘다 보니 힘이 나고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라면서 "무대에서 내가 하는 일이 즐겁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된서리를 맞고 관객이 급감된 서커스나 대중화 단계에 있는 마임 공연은 여전히 수입이 들쭉날쭉하다. 다이스케 씨는 "포기할 핑계를 찾다 보면, 끝이 없다"면서 "관객들의 박수 소리는 우리의 유랑을 즐길 수 있게 하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 사람들
  • 이화정
  • 2012.06.25 23:02

"라켓 잡은지 40년, 운동하는 시간 제일 행복"

20일 무주 반딧불체육관에서는 '2012 전북어르신생활체육대회'가 열려 도내 1500여명의 어르신 선수들이 저마다 평소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60세 이상 어르신들만 참가할 수 있는 대회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경기장 주변은 넘치는 열정과 함성, 그리고 승부욕으로 충만했다.이번 대회 테니스종목에 출전한 고창군이순협회 조금자 회장(69·고창군의원).보통사람 같으면 경로당을 오가며 시간을 보낼 나이지만 조금자 선수는 왜소한 체구지만 젊은이 못지않은 파워풀한 스매싱을 날리며 테니스코트를 휩쓸고 다녔다."테니스 라켓을 잡은 지 어느 덧 40년이 흘렀네요. 운동하는 시간만큼은 다른 어떤 시간보다 행복해요" 기자와 만난 조 씨는 가벼운 미소와 함께 생활체육을 통해 느끼는 행복을 전했다.처음 라켓을 잡던 70년대초만 해도 테니스라는 운동은 그야말로 귀족 스포츠취급을 받았다.조금자 어르신은 이후 운동을 계속하면서 1984년 창단된 전북여성테니스연합회의 초창기 멤버로 참가했다.그 후 해마다 열리는 연령별 전국대회 등에 여성복식조 전북대표로 출전해 한 번도 메달을 놓쳐 본적이 없을 정도로 탄탄한 실력을 인정받았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기도 한 어르신은 새벽 4시에 일어나 교회를 다녀온 후 곧바로 코트로 가는게 하루 일과가 된지 오래다."코트에서 15명의 회원들과 만나 함께 운동하고 아침도 같이먹고, 자식자랑, 가족들 이야기로 하루가 시작되는 거지요"그는 운동을 오래해온데다 특유의 친화력 덕분에 지난 2000년 고창군테니스연합회 회장을 거쳐 지금은 고창군 이순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벌써 8년째다.부군 김덕진씨(75세)와의 슬하에 4남매를 둔 그는 "항상 운동하는 어머니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면서 며느리들이 어디를 가든 제 자랑을 많이 해준다"고 귀띔했다."체력이 생기면 자신감도 생겨요. 테니스를 통해 다져진 체력으로 늦은 나이지만 내 고장을 위해 일할 수 기회도 얻었고요."그는 테니스를 통해 건강과 자신감을 얻었고, 이를 바탕으로 비례대표 군의원이 돼 의정활동 또한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한다.운동을 통해 아름다운 황혼기를 다듬어 나가시는 어르신의 모습은 옆에서 보기에도 참 부러워보였다."인생은 60부터라는 말, 결코 틀린 말 아닙니다. 용기내서 운동장으로 나가서 꼭 건강 챙기세요. 몸과 마음 모두가 젊어집니다"조금자 회장은 집을 지키는 어르신들이 지금부터라도 운동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람들
  • 김효종
  • 2012.06.21 23:02

"비참한 전쟁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강가에 비친 달빛을 보면서 고향생각 정말 많이 했었죠."지난 1950년 신흥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이천수씨(82·신흥중 21회). 19일 6·25 참전용사 명패를 받은 그는 6·25전쟁이 나자 240여명의 동료들과 함께 전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62년의 세월이 흐른 19일 다시 교정에 모인 동료들은 11명에 불과했다. 오랜만에 전우를 만난 이씨의 감회는 남달랐다. 전쟁이 발발하자 학도병으로 낙동강 전선에 투입된 그는 "그때(당시 19세)는 철도 없고 아무것도 모르는 시절이었죠. 친구들과 후배들은 나라를 구해야겠다는 신념밖에 없었고 그대로 전장으로 향했습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당시 낙동강 전선을 사수하기 위해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가운데 그의 동료들 또한 죽음의 그림자를 빗겨 갈 수 없었다. "하루에도 수 십 명씩 동료들이 죽어갔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살기 위해 적을 죽이는 수밖에 없었죠." 낙동강 전선에서 살아남은 그는 북진하는 국군을 따라 '북으로 북으로' 정처 없는 발걸음을 옮겼다. 힘들고 고독한 여정이었지만 남은 동료들과 고향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고단함을 잊곤 했다. "이북도 우리나라 땅하고 다를 게 없었어요. 강, 산, 바다 모두 눈에 익숙해 고향생각이 많이 나더군요." 전장에서 마주한 중공군은 이씨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에 기름을 부었다. 중공군들이 국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해 밤만 되면 슬픈 음악을 연주했던 것. 이 전술은 의외로 잘 먹혀들어갔다고 한다. 이씨는 "중공군이 부는 피리소리에 고향에 있는 어머니가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일단은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을 다 잡았지요. 그런데 강가에 비친 달을 보니 서러운 마음이 북받쳐 왔어요"라고 말했다. 전쟁이 끝나고 목사가 된 그에게 나라 전체가 폐허가 된 모습보다 더 힘든 것은 소중한 생명을 죽였다는 자책감이다.그는 "전쟁 중에는 살아야겠다는 생각밖에 못했어요. 하지만 동료가 죽고 상대방이 죽었을 때는 마음이 너무 아팠지요. 다 가정에서는 소중한 자녀들이고 아들들인데…"라며 서글픈 심정을 전했다. 이어 "이런 비참한 전쟁이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과거의 역사를 똑똑히 기억해야 하고 전쟁을 미리 막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덧붙였다.

  • 사람들
  • 김정엽
  • 2012.06.20 23:02

"자식처럼 정성껏 보살필 때 최고의 품질 나온다"

"뜨거운 뙤악볕에서 흘린 땀방울의 결실이 이렇게 큰 상으로 돌아와 말할 수 없이 기쁩니다. 적극 지원해준 고창군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저와함께 동거동락하는 토성수박 작목반원들과 이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15일 서울 롯데백화점 노원점에서 열린 제3회 고창군 황토배기 명품수박 출시전에서 황토배기 수박 탑3호로 선정되어 즉석에서 26만원에 경매된 수박 경작자 박형남씨(53·무장면)."이 상을 받고 보니 '땅은 절대 거짓말을 안한다. 뿌린 만큼 거두는 것이 농사다'라고 하시던 옛 어른들의 말씀이 새삼 떠 오른다"며 "노력한 만큼 결실을 가져다 준 땅에 새삼 고마움을 느낀다."고 박씨는 말한다. 박씨는 이곳에서 나고 자라 한눈 한번 팔지않고 오직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지금까지 살아온 알짜배기 농사꾼으로, 30여년 전 남들보다 일찍이 수박농사에 눈을 뜬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박씨는 수박과 멜론을 재배하는 13명으로 구성된 무장면 토성수박작목반원으로, 1.65ha 규모에 수박과 멜론을 재배하여 연 1억30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성공한 농사꾼이 되기 위해 친환경농산물(저농약)· GAP 인증 획득, 농촌개발대학 특산품개발과 수료, 유기농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다.박씨는 고창군이 농촌진흥청과 함께 친환경농법을 통해 당도 높은 수박을 생산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탑과채 명품수박 만들기' 프로젝트 회원(13명)이기도 하다.박씨는 탑3호 생산 비결을 묻는 질문에 "지금은 재배기술이 일반화 되어 누구나 좋은 품질의 수박을 생산할 수 있지만 볍집관리나 토양관리, 물관리 등을 얼마나 적기에 하느냐에 따라 품질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무엇보다도 내 자식처럼 사랑으로 정성껏 보살필 때 최고의 품질이 만들어 지지 않겠는가."고 반문했다.한편 군은 고창만의 최고 기술, 최상의 재배환경과 최적의 자연조건, 창의적인 농업인들이 만들어내는 고품질의 수박을 2010년 6ha에서 3만6천통, 2011년에는 10ha 6만통, 올해에는 30ha에서 18만통을 생산할 예정이며, 생산면적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농촌진흥청에서 주관하는 탑과채 프로젝트 우수단지 현장평가에서 황토배기 수박단지가 2010년부터 2년 연속 대상에 선정되는 쾌거를 올려 총 3억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 사람들
  • 김성규
  • 2012.06.18 23:02

"결혼이주여성, 한국 생활 정착하도록 힘 보탤터"

"결혼이주여성들이 한국생활의 어려움을 딛고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입니다."익산시청 여성청소년과 결혼이주여성 상담사 누엔티빛 타오(31)가 국내에 정착하려는 이주여성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익산시 최초 결혼이주여성 공무원으로 2011년 8월에 임용돼 결혼이주여성들의 한국 정착을 돕고 있는 베트남 출신의 그에게 최근 잊지 못할 큰 상이 수여됐다.한국-베트남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성공 정착한 다문화가정상 수상자로 확정된 것.주한베트남대사관과 G20정상회의국민지원단이 주최하고 한-베트남 수교 20주년 기념행사 추진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기념식이 열린 국회 헌정기념관에는 주인공이 된 타오씨의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각계각층의 많은 축하객이 참석했다.이날 다문화가정상을 수상한 타오씨는 계약직 공무원으로서 주변의 많은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해 일해 왔다.특히 그는 지난 2월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해 합법적 체류자격, 안정적 생활 정착 등 이들이 일상생활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한권의 책에 담은 '다문화가정을 위한 가이드북'을 발간해 당시 큰 화제를 낳기도 했다.타오씨는 외국인 안내와 상담, 통·번역, 다문화가족 사례관리 등의 행정사무보조업무를 통해 다문화가족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2007년 한국인 남편(43·회사원)과 결혼해 슬하에 아들 1명(4)을 두고 있는 타오씨는 베트남에서 호치민 외국어대학교 한국어과를 전공한 재원으로 졸업 후 무역회사에서 근무한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익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2년6개월간 통·번역사로 근무하기도 했다.또한 베트남 자조모임을 이끄는 등 다문화가족 여성들이 한국생활에 정착하는데 큰 역할을 해 왔다.한국의 매력에 빠져 사는 타오씨는 지난해 네일 아트, 두피맛사지 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따는 등 이주여성들의 정착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직접 체험하는 열정을 보이고 있다.타오씨는 "한-베트남수교 20주년을 기념해 이런 뜻 깊은 상을 수상하게 되어 감사하다"며 "다문화가정이 정착하는데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욱 노력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한편, 익산에서 활동하는 베트남인은 결혼이민여성 423명 등 모두 620명에 달하고 있다.

  • 사람들
  • 김진만
  • 2012.06.14 23:02

"문화산업 사회적 책임 중시·지속가능한 모델 관심"

"지금은 문화콘텐츠의 시대이고, 우리는 알게 모르게 문화콘텐츠에 포위돼 살아갑니다. K-POP도 콘텐츠고, 스마트폰 속의 볼거리나 텔레비전 프로그램도 콘텐츠덩어리입니다. 한국에서 비롯된 한류문화가 세계속으로 파고들수록 진정한 의미의 콘텐츠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12일 제7회 전주시 열린시민강좌를 책임진 중앙대 박양우 교수가 던진 화두는 '문화산업의 사회적 책임'이었다.이날 박양우 교수는 전주시청 강당을 가득 메운 시민들에게 "문화콘텐츠산업을 삶의 의미나 인류의 가치와는 무관한, 가치중립적인 돈벌이로만 치부하는 시각은 경계해야 한다"면서 "콘텐츠가 회자되는 지금, 정부와 문화산업계는 콘텐츠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며 지속가능한 문화산업모델을 만드는데 온 힘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한류시대, 문화가 곧 힘이다'를 주제로 마련한 이날 특강에서 박 교수는 "최근의 콘텐츠 특성을 꼽는다면 재미와 자극성으로 압축된다"면서 "적당한 재미와 자극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청량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지나치면 말초적이고 가벼워지기 쉽다"고 설명했다."이미 출판, 방송, 광고, 영화, 게임, 음악, 애니메이션, 캐릭터, 만화 등 세계 문화콘텐츠시장의 연간 매출은 2000조원을 훌쩍 넘어설 만큼 거대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우리나라 시장도 82조원을 넘었습니다. 정부도 문화콘텐츠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해 다각적으로 지원하고 있고, 한류의 해외 진출도 활발합니다."그는 "정도에서 벗어난 문화콘텐츠는 청소년들의 생각과 행동에 고스란히 영향을 끼치고,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심대한 만큼 관련업계와 소비자들은 지속가능한 문화산업 모델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그는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영국 런던시티대 예술행정학 석사, 한양대 대학원 관광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또 행시 23회로 공직에 입문한 이래 문화관광부 공보관, 주(駐)뉴욕한국문화원장, 문화관광부 문화산업국장, 문화관광부 차관 등을 거친 정통관료출신이다. 그는 또 중앙대 부총장, 인천세계도시축전 부위원장을 거쳐 현재 (사)한국영상산업협회장, (사)한국예술경영학회장,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장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예술경제란 무엇인가'와 '기업의 문화예술지원과 방법' 등이 있으며, 대통령표창, 녹조근정훈장, 황조근정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 사람들
  • 정진우
  • 2012.06.13 23:02

"학생들 스스로 자연의 소중함 깨닫게 해주고파"

학생들 스스로 자연의 소중함을 인식할 수 있도록 환경보전 교육에 앞장서고 있는 교사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전주근영여자고등학교 오희상 교사(48)가 그 주인공이다.올해로 18년째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오 교사는 학생들에게 생태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기 위해 1995년 동료 교사들과 함께 교내 환경 탐사단을 만들어 현재까지 운영해 오며 학생들에게 생태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오 교사는 매년 한 차례 학생들과 우리나라 주요 습지와 갯벌 등의 탐사활동을 통해 인간이 자연의 일부임을 알게 하고, 학생들이 직접 관찰기록해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의 소중함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몸소 체험을 하면 가장 빨리 깨달을 수 있다고 말하는 그는 "대학시절 해 온 각종 연구와 조사, 탐사 등을 토대로 학생들이 체험을 통해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면서 "틀에 박힌 교육보다는 직접 보고 체험을 하면 환경의 중요성을 쉽게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또 환경보전을 위해서는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게 오 교사의 지론이다.그는 "매년 엄청난 양의 음식물쓰레기가 바다에 수장되고 있다"며 "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잔반 제로화' 운동을 하고 있는데 우리 어른들도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처럼 학생들에게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해 노력해 온 오 교사는 세계 환경의 날인 5일 전주지방환경청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환경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오 교사는 "앞으로도 학생들에게 체험학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줘 지구온난화의 심각성과 생태계의 중요성에 대해 스스로 깨닫고 느끼게 하고 싶다"면서 "스스로 깨달은 학생들이 10년, 20년 뒤 성인이 되면 자연스레 환경보전을 위해 앞장서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 사람들
  • 강정원
  • 2012.06.06 23:02

"로컬푸드로 농촌·농업과 소비자 밥상 살리겠다"

"완주군내 1천곳 이상의 농가가 연 1천만원 이상의 추가 소득을 올리도록 하는 것이 저의 핵심 임무입니다"1일 출범한 (주)완주로컬푸드의 안대성 대표이사(43)는 "로컬푸드의 활성화를 통해 농촌·농업과 소비자의 밥상을 함께 살려나가겠다"고 다짐했다."전주시의 도시 소비자들의 농가의 생산을 배려하는 소비를 해주면 농민들은 좋은 품질의 농산물로 보답할 것"이라는 안 대표는 "로컬푸드가 더욱 확산되도록 많은 관심과 격려를 바란다"고 말했다.서강대 대학원에서 광고홍보를 전공하고 서울에서 마케팅대행사에 다니던 중 선배들의 권유로 2005년 가족 모두가 완주로 이사온 그는 "마케팅이라는 전문성을 지역 농업·농촌의 분야에 적용시켜보고 싶어 완주군 소양면 대흥리에 집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그동안 농업·농촌 현장컨설팅 회사인 '커뮤니티링크'를 운영해온 안 대표는 (주)완주로컬푸드를 맡아 앞으로 1일 유통직매장, 농가레스토랑, 거점가공센터를 책임경영하게 된다.완주군 농식품 6차산업화 전략 수립 및 시행을 위한 정책 연계, 완주군 기획생산 공동체 및 농가를 조직화하고 각종 사업을 발굴 추진하는 등 많은 일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주)완주로컬푸드는 지난 2월 13개 읍면별, 품목별 생산자 25개 공동체, 263농가가 조직화를 시작했다. 사업의 적정성 판단과 사업별 수지분석, 사업의 공공성 및 경제성 분석을 위해 농업회사법인 설립 군 출자타당성 연구용역을 거쳤고 4월에는 생산자단체가 6억7500만원 공동출자를 확약하며 완주군 6차산업화 추진단 운영위 및 발기인 대회를 가졌다.5월에는 농업회사 법인 설침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됐고 전문경영인 공개 모집으로 안대성 대표가 선임됐으며 1일 창립총회, 임원선출, CEO공모결과 인준, 법인설립 등록 등이 처리된다.총 사업비는 40억원 규모이며 내년에 완주 구이면에 로컬푸드 직매장, 농가레스토랑, 농촌정보센터, 거점가공센터, 영농체험장 등을 개장, 운영할 예정이다.

  • 사람들
  • 백기곤
  • 2012.06.04 23:02

"건강 허락되는 한 365일 고객들 위해 불 밝힐 것"

365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늦은 밤까지 아픈 사람들을 위해 불을 밝히고 있는 익산시 중앙동 우성약국 강태욱 약사(51).처음 주변에선 얼마나 돈을 많이 벌려고 욕심을 부리냐는 비아냥거림까지 들었지만 아침8시부터 밤12시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강씨가 약국 문을 밝힌 지 12년째를 맞는 지금은 중앙동의 '희망의 등대'로 통한다. 늦은 밤 아프거나 약국 찾을 일이 있는 시민들은 이미 소문난 우성약국으로 향한다.강씨가 늦은 밤까지 약국을 운영하게 된 건 2000년 8월 의약분업이 시작되면서부터다. 의약분업으로 일찍 문을 닫는 약국이 늘었고, 약을 사지 못하고 시내를 헤매는 안타까운 시민들을 접하면서 일요일과 휴일을 반납할 결심을 했다.이런 소문은 택시기사들과 24시간 응급실을 운영하는 병원들에게 삽시간에 퍼지면서 많은 환자들이 이곳을 찾으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사실 아이들과 부인에게 미안하지요. 그래도 모두 이해해 주니깐 지금껏 버티는 것 아니겠어요."약국 일을 보며 틈틈이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우석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93년 이곳에서 약국을 개원해 운영하고 있는 강씨의 마음속에는 항상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이 자리하고 있다.365일 문을 열어야 한다는 고객들과의 서약 없는 약속을 핑계로 아이들과 부인에게 제대로 된 가장의 역할을 했던 기억이 가물가물하기 때문이다.게다가 약국을 운영하며 우연히 알게 된 무연고 노인들을 돌보고, 소년소녀가장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며, 수재민이 발생하거나, 학교에서 의약품 지원을 요구하면 항상 앞장서면서 정작 가족들에게는 소홀했다는 자괴감도 가족들을 향한 강씨 마음속의 미안함이다.강씨는 "하루도 쉬지 않고 12년을 생활해오면서 아이들도 많이 성장해 이젠 아버지의 건강을 걱정해 줄 땐 오히려 내가 미안한 마음이 든다"면서 "마음 놓고 여행 한번 다녀오지 못한 부인에겐 정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하지만 강씨는 건강이 허락되면 365일 계속되는 고객과의 약속을 지켜나갈 계획이다."익산에서 태어나 살아오면서 지역에 내가 필요로 한다는 게 얼마나 뿌듯함을 주는지 모른다"는 그는 "가진 능력으로 시민들이 좀 더 편안해 하는 것을 보람으로 알고 살아가겠다"며 "가족들도 모두 이해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 사람들
  • 김진만
  • 2012.05.31 23:02

"학교 구성원 한 뜻 이룰 때 진정한 교육혁신 완성"

"혁신학교에서는 교장도 하나의 구성원에 불과합니다. 민주적 의사결정 체제에서 모두가 협력하고 소통할 때 진정한 교육혁신이 이뤄집니다"막 전북도교육청의 혁신학교 컨설팅을 끝낸 이리부송초등학교의 정형순(60) 교장에게 혁신학교가 성공할 수 있는 길을 물어보자, 그는 명쾌한 논리로 학생과 학부모, 교사 모두가 한 뜻으로 나아갈때 진정한 교육혁신이 완성된다고 거듭 강조했다.도교육청은 올해 50개 혁신학교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 혁신학교로 신규 지정된 부송초도 학교 운영에서 교육 과정까지 전문가의 지도를 받아왔다.이 과정에서 혁신학교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에 대한 정 교장의 신념도 굳어졌다. 교사가 변하기에 앞서 교장 스스로 자신의 권위를 내려 놓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된 것.지난해 9월 이 학교에 부임한 그는 '참된 배움과 소통으로 모두가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학교상으로 정하고 연수를 통한 교원 능력신장과 예체능 체험활동 활성화에 그의 표현대로'작은 힘'을 보태고 있다."교사들은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통해 수업의 질을 높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불필요한 행사를 줄이고 각종 업무를 경감하는 방향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또한, 교실수업 개선을 위해'수업친구 만들기' 프로그램을 통해 교사간 공동·공개수업 준비와 의견 공유를 일상화하고 연극, 음악줄넘기, 마술, 영화, 댄스, 태권무, 오카리나 등의 동아리 활동을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학교는 교육의 본질을 찾아서 실천하고 배우는 곳입니다. 학생들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살릴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서로 어울려 행복하고 남을 배려하는 학교가 될 때 자연스레 교육혁신도 이뤄집니다"신학기나 학부모 총회 때 학교에 들렀던 학부모들의 발걸음도 최근에는 부쩍 잦아졌다고 한다. 학교를 황폐화하는'치맛바람'이 아닌 교육현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치맛바람'이란 것.학부모들은 동아리 활동, 공개수업 참관, '책 읽어 주는 어머니회'등에 적극 참여해 교육혁신에 힘을 보태고 있다."학부모들의 학교 활동 참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내 아이가 다니는 학교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학부모가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녀와 교사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습니다"하지만 요즘 그에게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최근 도의회 교육위원회가 추경예산 심의과정에서 혁신학교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해 2학기 학사 운영에 차질이 빚어진 것."혁신학교는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기초를 두고 운영되기 때문에 예산 삭감으로 그 열정이 식지는 않습니다. 다만 학습 부진아에 대한 학습 도우미, 교무실무 보조 도입 등의 사업 추진에 수정이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 사람들
  • 최명국
  • 2012.05.30 23:02

"제자들 일자리 고심, 사회적 기업 설립 추진했죠"

최근 각 대학들이 졸업생들의 취업율을 높이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군산대학교 미술학과 김정숙(51·사진) 교수가 대학 내 예비사회적기업인 방과후 학교 '아리울 애듀'를 설립해 화제이다.김 교수는 30일 오전 10시 30분 군산대 황룡문화원에서 '군산대학교 방과후 학교 (주)아리울애듀' 개소식을 갖는다.지난 3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된 '아리울애듀'는 군산지역을 중심으로 각 초중고에서 실시 중인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수탁해 군산대 졸업생들로 구성된 국·영·수·과·음·미·체 등 각 분야별 전공 강사들을 파견한다.이를 통해 각 학교에는 국립대학의 공신력있는 양질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제공되며, 대학은 취업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게 된다.이날 (주)아리울애듀 대표이사 직함까지 갖게 되는 김정숙 교수는 평소 제자들의 사회진출 문제를 마음 속 걸림돌로 여기며 그동안 사회적기업 설립을 주도해 왔다.국내 유수의 사립대학에서 12년을 근무하다 4년전 군산대에 부임한 김 교수는 학생들이 평가하는 교내 '우수 수업상'까지 받는 등 여느 교수 못지 않게 후학양성에 열정을 쏟아 왔다.'학생은 나의 소중한 고객이다. 끝까지 책임진다'는 소신으로 제자들의 사회진출을 위해 동분서주하던 김 교수는 취업의 벽에 부딪힌 제자들을 바라보며 일자리 대부분을 수동적으로 기다려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이런 김 교수에게 지난해 11월 교육과학기술부의 '대학주도형 방과후 학교 사업' 공모 소식이 들려 왔다. 단숨에 채정룡 총장을 찾아간 김 교수는 사회적기업 설립을 제안하고 겨울방학도 반납한 채 115쪽 분량의 사업계획서를 직접 작성 제출하는 등의 노력으로 지난 2월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아리울애듀'는 현재 군산 서해초와 문창초, 동산중, 산북중, 진안 부귀중 둥 5개교 300여명을 대상으로 강사 13명을 파견해 10개 돌봄 및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 중으로 오는 6월부터 수요조사를 실시해 새로운 프로그램과 교재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수익금은 올 연말 대학발전기금으로 기탁하는 등 '아리울애듀' 설립의 근간인 대학에 모두 환원한다는 목표이다.김정숙 교수는 "학생이 있기에 교수인 내가 존재한다는 생각으로 항상 제자들에게 감사하며 살아왔다"며 "우선 사업 첫해인 올해 10개 학교 강사 20명, 연매출 2억5000만원을 목표로 삼았지만 50명까지 취업시키기 위해 노력 중으로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사람들
  • 이일권
  • 2012.05.29 23:02

"지혜와 자비 실천할 때 부처님 오신날 빛 발한다"

오는 28일 불기(佛紀) 2556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태공 송월주 큰 스님이 봉축 법어를 발표했다. '마음에 평화를, 세상에 행복을'을 표어로 삼은 도내 부처님 오신날 봉축법요식은 28일 오전 11시 김제 금산사를 비롯한 전국 사찰에서 열린다. 월주 큰 스님은 무엇보다 '자기 안에 불성(佛性)을 들여다볼 것'을 강조했다. 부처가 태어나 외친 첫 마디 '천상천하유아독존 삼계개고아당안지'(天上天下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를 예로 들면서 이는 "부처의 자화자찬이 아니라, 그 생명 각자가 존귀하다는 경책"이라고 설명했다. "부처의 지혜로 세상을 바라보고 부처의 자비로 중생을 보살필 때 스스로가 바로 부처"라는 가르침이다. 큰 스님을 이를 위해 '자등명법등명'(自燈明法燈明) 실천을 통해 깨달음의 사회화 운동이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자등명(自燈明)은 자기 마음의 등불을 밝히는 것입니다.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을 떨쳐 버리고 본래 마음의 진리를 깨달아 지혜의 등불을 밝히는 것이죠. 법등명(法燈明)은 이웃에게 진리를 전해 모든 중생들이 자비를 실천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지혜와 자비를 실천할 때 부처님 오신 날의 궁극적인 의미가 빛을 발한다는 뜻입니다." 큰 스님은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다시 한 번 부처가 이 땅에 오신 진정한 뜻을 되새겨봐야 한다. 모든 생명을 부처처럼 받들 때, 내가 곧 부처"라고 요약했다. 수행과 더불어 종단개혁과 사회봉사에 삶의 대부분을 바친 큰 스님은 두 차례에 걸쳐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을 역임한, 한국 현대불교의 산 증인이다. 종교 간 화합에도 힘써 한국종교지도자 협의회 대표의장 겸 이사장을 역임했고, 국민훈장 모란장과 무궁화장, 조계종 포교대상, 제1회 민세상, 제16회 만해상(평화 부문), 제6회 자랑스러운 전북인상 등을 수상했다.전라북도봉축위원회는 석가탄신일을 맞아 봉축법요식을 비롯해 백일장·사생대회 등을 아우른 전북 어린이 큰 잔치(12일), 전북도립국악원과 팔만대장경 공연(15일), 연등축제(19일)를 열었으며, 청소년 모악축제(6월9일 금산사 특설무대)를 앞두고 있다.

  • 사람들
  • 이화정
  • 2012.05.28 23:02

"직원과 간부 같은 책 읽고 허물없이 대화"

"책은 읽고 습득하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느낀 점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전주시가 일선 직원들과 간부가 함께하는 '독서 번개팅'을 통해 토론과 소통의 장을 만들어 화제가 되고 있다.독서 번개팅의 총 책임자는 전주시 이용호 총무과장으로 24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직원 50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회 독서 번개팅을 주관했다.독서 번개팅은 3多운동(많이 보고 듣고 읽고)의 일환으로 시작됐으며, 같은 책을 읽고 토론함으로서 직원들과 소통하고 시정전반에 관한 의견과 개진사항을 자유롭게 논의하기 위해 시작됐다.또한 직원들과의 스스럼없는 대화를 통해 합리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로 시민에 대한 행정서비스를 향상하기 위한 취지에서 도입됐다.독서 번개팅은 '전 직원 매월 책 1권 이상 읽기' 참여를 위해 간부추천도서 선정 이벤트를 실시, 이번 1회 모임은 정태현 기획조정국장의 추천도서인 '남자의 물건'이었다.남자의 물건은 중년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물품 가운데 가장 아끼고 소중하게 여기는 물건이 뭔지를 통해 중년남성의 고민과 생활사를 보여주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책에서 가슴에 와 닿는 문장들에 대한 토론과 대화가 진행됐다.토론 이후 직원들의 업무상 애로사항에 관한 의견수렴과 함께 김밥과 부침개 등의 음식도 준비됐다.이 같은 '소통 행정'을 준비하고 기획한 이용호 총무과장은 "독서 번개팅의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정태현 기획조정국장으로 미처 생각하지 못한 세심한 부분을 일깨워줘 감사하다"며 "오늘 번개팅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평소 대면 기회가 적었던 직원들과 대화하며 소통의 시간을 가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늘 주변에서 '책은 눈이 아닌 가슴으로 느껴야한다'는 말을 듣곤 했는데 오늘에서야 그 의미를 알게 됐다"며 "누구나 하나의 주제를 바라보는 관점은 비슷하면서도 이들이 가진 생각은 제각각으로 독서 번개팅을 통해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얻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이 과장은 "오전에 내부전산망을 통해 독서 번개팅 신청자를 모집했는데 뜻밖에도 많은 직원들이 참석해줬다"며 "이번 기회를 계기로 서로가 서로를 보듬고 위하는 대민 행정을 펼쳐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사람들
  • 이강모
  • 2012.05.25 23:02

"한센인, 친구이자 이웃인 그들과 정 나누며 살 터"

"한센인 정착마을에서 사업을 하면서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우고 고마워하며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한센인들과 정을 나누며 살고 싶습니다."6년간 소리 없이 한센인들을 지원해 온 신평산업(주) 송웅빈 회장(73)이 한센가족의 날을 맞아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지난 17일 전남 고흥군 소록도 중앙운동장에서 열린 한센가족의 날 기념식에서 송 회장은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꾸준히 한센인들을 지원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장관 표창을 받았다.송 회장은 6년 전 익산시 왕궁면의 한센인 정착마을에 자리 잡은 신평산업을 운영하며 한센인들과 인연을 맺은 뒤 익산지역 4개 한센인 정착마을에 물품 등을 꾸준히 전달하며 최근에는 전북지역 12개 한센인 정착마을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한센인들의 아픔을 함께하는 기업인이다.특히 송 회장은 한센인들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고령에도 불구, 직접 농장 봉사활동을 펼치는 등 한센인의 진정한 친구로 평가받고 있다.한센인들 사이에서 이미 유명인사가 된 송 회장의 이런 활동 탓에 최근에는 남원의 한센인 정착마을에서까지 의자 몇 개가 필요하다며 찾아와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신평산업 직원들도 한센인들을 위해 매년 체육대회를 개최하고, 경로당 살림살이 지원, 장학금 전달, 농장 인력봉사 등 한센인들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몇 해 전부턴 아예 왕궁면민의 날 행사까지 도맡아 주관하고 있다.한센인들의 모임 한빛복지재단 윤세창 전북지부장은 "소외와 편견 속에서 외롭게 살고 있는 한센인들이 마음을 열고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주신 고마우신 분"이라며 "한센인들의 마음을 모아 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송 회장은 "왕궁에서 사업을 하면서 알게 되었지만 이제는 이웃에 사는 친구이고, 후배이고, 이웃사촌들이다"면서 "조그마한 사업체이지만 열심히 운영해 한센인 친구들과 마음과 정을 나누며 서로 도우며 살아가겠다"고 말했다.이어 "부족한 사람을 적극 추천해 장관상까지 받게 해준 이웃들(한센인)에게 오히려 제가 정말 감사드린다"며 "사업을 더욱 열심히 해서 어려운 이웃들이 많이 웃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신평산업은 현대자동차 봉동공장에 화물차와 버스의 후륜 구동축과 적재함, 운전석 모듈을 생산해 납품하는 자동차 부품 제조사다.

  • 사람들
  • 김진만
  • 2012.05.24 23:02

"새만금, 전북도와 우리나라 훌륭한 자원 될 터"

새만금사업과 관련된 기사를 읽을 때면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사람, 전북출신이 아니면서도 3년 3개월간을 새만금과 함께 했던 인물. 이병국 전 국무총리실 새만금사업추진단장이 136호 명예도민증의 주인이 됐다. 이 전 단장은 22일 서울 전북투자유치사무소에서 열린 명예도민증 수여 행사에서 김완주 지사로부터 명예도민증 받았다."개인적으로 전북엔 연고가 없습니다. 새만금 일을 시작하면서 전북과 인연을 맺게 됐는데, 이렇게 명예도민까지 됐네요. 전북도에서 잘 봐주셔서 명예도민증까지 받아 기쁘지만 한 편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아 부끄럽기도 합니다."그는 지난 2009년 3월 새만금사업추진기획단장으로 부임하면서 새만금사업에 남다른 애정을 보여 왔다. 새만금 방조제 준공을 비롯해 새만금 종합개발계획 수립 및 확정, 익산 왕궁 정착농원 환경개선 정부대책 마련, 삼성과 투자유치 MOU체결 등 새만금과 관련된 주요 사업을 막후에서 성사시킨 주인공이다."제가 일을 잘 할 수 있었던 건 전북도민들 덕분이었습니다. 전북도에서 이뤄지고는 있지만 새만금은 결국 국책사업이잖아요. 당장의 가시적인 결과도 없이 긴 시간동안 묵묵하게 지켜봐주시고 협조해 주셔서 감사할 뿐입니다."이 전 단장은 "큰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전북도나 도민들이 분명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국정과제를 계속 추진할 수 있게끔 도와주신 도와 도민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장시절부터 거론하던 민간 투자 활성화를 다시금 강조했다."새만금사업은 그 어떤 사업보다도 규모가 큽니다. 그렇다보니 정부나 관공서, 그리고 민간이 맡아야 할 부분이 명확하게 나눠지고요. 제 생각에는 정부나 도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은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요. 이제 민간이 힘을 보태줘야 합니다."이 전 단장은 "요즘 경기가 어려우니 쉽지 않겠지만 새만금의 장점을 부각시켜 여건을 잘 조성하면 문제 없을 것"이라면서 "특별법 개정을 비롯해 여러 노력들을 통해 민간이 적정 수익을 가져 갈 수 있는 수준을 정부와 도가 만들어줘야한다"고 말했다.지난 달 정기인사에서 국무총리실 규제개혁실장으로 영전한 그는'새만금 서포터즈'를 자처했다."총리실 출입기자들에게 새만금은 가 봐야 한다고 말해요.(웃음) 그렇게 다녀온 사람들은 다 좋다고 합니다. 저도 자리는 옮겼지만 항상 새만금을 염두해 두고 있습니다. 공직을 떠나서도 새만금은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그 동안 오랜 시간이 걸렸고 또 많은 일들을 해결해야 하겠지만 새만금은 전북도와 우리나라의 훌륭한 자원이 될거라 믿습니다." 서울=이지연기자 jiyeonwithu@△ 이병국 전 단장은= 성균관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 정책학 석사를 마쳤다. 2004년에는 대통령 경제정책비서관실 행정관을 역임했으며,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 의정심의관(2006)·기후변화대응기획단 기획부장(2007)·기후변화대책기획단 기후정책기획관(2008) 을 지냈다. 2009년 2월부터 새만금사업추진기획단장으로 3년 3개월간 재직하며 새만금 내부개발의 초석을 다지는데 힘썼고, 새만금 방조제 준공과 새만금 종합개발계획 확정 등 새만금사업의 주요 현안을 해결하는데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 사람들
  • 이지연
  • 2012.05.23 23:02

"노란 행복 손수레로 안전운행하세요"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생계를 위해 작은 유모차에 폐지를 위험하도록 높게 쌓아 운반하는 모습을 보며 행복 손수레를 생각했습니다."익산 시내권에서 폐지를 모아 생계를 유지하는 독거노인들에게 다양한 안전장치를 설치한 노란 행복 손수레를 직접 제작해 전달한 (유)행복나누미 김형섭 대표. 사회적기업인 탓에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는 일에 빠지지 않는 김 대표는 이번에도 독특한 아이디어를 통해 어르신들의 안전 생활을 유도하는 일에 앞장섰다.김 대표가 제작해 어르신들에게 전달한 노란색의 손수레에는 한쪽 면에 주인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큼지막이 적혀있다. 앞쪽 바퀴 아래쪽에는 손수레가 내리막길에서 미끌리지 않도록 브레이크 같은 작은 보조 바퀴를 달아 안전감을 더했다. 뒤쪽에는 야광 스티커로 야간 사고예방에도 신경을 썼다.김 대표가 꼼꼼히 체크하며 손수레를 제작하는데 걸린 시간은 한 달. 손수레가 완성되기에 앞서 익산시청 주민생활지원과도 손수레 주인을 찾기 위해 각 동사무소에 의뢰해 적합한 대상자를 찾는데 열을 올렸다. 동마다 1명씩 모두 14대의 행복 손수레가 새 주인을 찾았다.대상자가 찾아지면서 행복 손수레를 기다리는 어르신들은 부푼 마음속에 며칠을 기다려 지난주 노란 행복 손수레를 건네받고 안정감 있게 활용하고 있다.손수레 한 대에 들어간 비용은 50만원으로 모두 700만원이 소요됐지만 14명의 어르신들의 안전과 생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비슷한 손수레를 제작하려는 어르신들도 늘고 있다.김 대표는 "어르신들이 내리막길에 미끌리지 않고, 오르막길에서도 힘들지 않게 보조 바퀴를 달았다"며 "인도와 차도를 넘나들며 위험하게 폐지를 운반하시는 어르신들에게 행복 손수레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한편, 사회에 희망을 심고 나눔을 실천하는 사회적 기업 (유)행복나누미는 1996년 2월 설립돼 재활용품 수거와 민간위탁용역 관련 사업을 펼치며, 지난 2010년 고용노동부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 받은 착한기업이다.지역의 재활용품을 수거해 선별과 압축, 분쇄를 거쳐 재활용 제품의 원료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직원 35명 중 장애인 9명, 취약계층 10명, 새터민 등이 일하며 매월, 분기별로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의 쌀과 생활용품 등을 전달하며 이웃들에게 희망을 전달하는 전도사가 되고 있다.

  • 사람들
  • 김진만
  • 2012.05.22 23:02

"타로는 점술 아닌 타인과 소통하는 도구"

그림 카드'타로'가 점술일까. 이성자 심리상담연구소'SAC'(싹) 대표(42)는 여기에 반기를 든다. 타인과 원만하게 소통하고 진로 탐색까지 돕는 도구로 타로를 활용하고 있어서다. 5월, 가정의 달. 가족 간 하루에 한마디도 나누지 않는 무언가족(無言家族)이 늘고 있다. 위기의 자아를 구하고 가정의 행복을 찾을 방안은 없는 걸까.전북대 교육심리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그는 지난 10년 간 현장에서 내담자들을 관찰해왔다. 마음 속 상처를 받은 이들이 불화에 대처하는 방식은 제각각. 상대방 탓으로 돌리기도 하고, 스스로를 끝없이 자책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가의 상담료를 내고 몇 개월씩 상담을 할 만한 여유있는 사람들은 적다는 것. 결국 "사람들은 상담실을 찾기 보다는 점집에 가서 즉각적인 답변을 얻곤 한다".그 때 그가 '타로'를 만났다. '타로'의 활용 여부를 두고 왈가왈부하는 상담가들도 있으나, 그는 이를 상담 도구로 활용한 결과 기대 이상의 효과를 봤다.10대부터 70대까지 마음의 장벽이 높아 상담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서 특히 반응이 좋았다. "속 마음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재밌는 놀이를 한다는 심정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타로를 통해 자신을 파악하려면 태어난 연도와 월·일을 더해 '나만의 카드'를 찾는다. 카드에 나타난 21가지 성향에 따라 내담자에게 맞는 소통법을 찾기 위해서다. 이후 총 78장의 카드 중 내담자가 원하는 몇 장의 카드를 선택하도록 한 뒤 카드 속 그림을 설명해보도록 한다. "자신의 심리상태에 따라 그림 속 카드가 긍정적으로 읽히기도 하고, 한없이 부정적으로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공대를 가고자 아들과 공무원이 되길 바라는 아버지가 상담을 하러 온 적이 있었어요. 착한 아이라 부모가 과도하게 기대하는 부분 때문에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그 때 아이가 뽑은 게 '악마 카드'였어요. 그 카드를 아버지에게 보여주면서 자녀 마음이 이렇다고 하면 어떻게 하실 거냐고 물었죠. 그랬더니 눈물을 뚝뚝 흘리시더라구요.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아들한테 보상받고 싶었다고…."특히 그는 타로가 진로 상담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을 통해 성취감과 행복감을 동시에 얻고 싶어하는 이들이 늘면서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찾는 게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덕분에 학계에 한국타로학회가 생겼을 만큼 상담과 타로를 접목시키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타로를 음악·미술치료처럼 심리학의 도구로 봐줬으면 좋겠습니다. 타로가 점술이었다면, 기독교 신자인 제가 사용할 수 없었을 거거든요. 앞으로 가족들이 함께 모이는 날엔 화투보다 타로를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웃음)"

  • 사람들
  • 이화정
  • 2012.05.17 23:02

"허브향 느끼며 환경보호 되새겼으면…"

버려진 1회용 종이컵에 자연사랑을 담아내고 있는 '허브 소년'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종이컵에 자신이 직접 재배한 허브를 심어 지리산 탐방객들에 무료로 증정하고 있는 남원 성원고등학교 서경범 학생(2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올해 17세인 경범 군은 '아름다운 산과 깨끗한 환경 만들기'에 기여하고 싶어 지리산국립공원에서 청결도우미 자원봉사활동을 하던 중 '종이컵 허브 화분'을 생각했다. "썩는데 20년이나 걸리는 1회용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면…." 그가 때 묻은 종이컵에 향기로운 허브를 담게 된 것은 이 같은 판단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허브를 길러낼 공간이 마땅치 않았다. 이 고민을 접한 아버지의 지인(허브농장 사장)이 경범 군에게 일부 공간을 내주었고, 경범 군은 그 곳에서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을 보냈다. 그렇게 만들어진 1000여개의 '종이컵 허브 화분'은 최근 지리산국립공원 북부사무소 입구 쪽에서 전개된 흡연 제로화 캠페인에 사용됐다. 지리산국립공원 북부사무소와 화분을 무료로 제공받은 탐방객들은 "고등학생의 자연사랑이 대단하다"며 경범 군의 정성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범 군은 "손때와 커피, 립스틱 등이 묻어있는 볼품없는 1회용 종이컵에 불과하지만, 그 안에 정성을 가득 담아 허브를 키웠다"면서 "탐방객들이 집 베란다와 창틀에 종이컵 허브 화분을 놓아두고 그 향을 느끼면서, 아름다운 지리산과 환경보호의 필요성을 같이 기억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범 군은 지금도 식당과 휴게실을 기웃거린다. 버려진 종이컵을 수거하기 위해서다. 또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자신의 허브 농장과 지리산에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올해 1만개 가량의 '종이컵 허브 화분'을 만들어 무료로 증정해야겠다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이다. "지리산과 덕유산 등지에서 무료 증정을 계속적으로 실시할 것입니다. 또 학교 친구와 선후배, 선생님, 이웃들에게도 허브 화분을 전해주고 싶어요." 아름다운 산 만들기에 많은 시민들이 동참하기를 바라는 고등학생의 정성이 허브 향으로 전파될 것으로 보인다.

  • 사람들
  • 홍성오
  • 2012.05.16 23:02

38년동안 이장 맡아온 진안 동향면 장전마을 전기홍 씨 "고향서 이웃들과 두터운 정 맺으며 사는게 행복"

"농촌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정부에서 더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좋겠습니다" 임기 2년의 이장을 38년간 해 온 진안군 동향면 장전마을의 전기홍 이장(72)은 진안군의 최장수 이장이다.한창인 서른 네살 때(1974년)부터 이장일을 맡아 왔으니, 마을을 위해 반평생을 헌신한 셈이다.전 이장은 마을 안에 일이 생겨 힘을 합칠 필요가 있으면 마을사람들을 하나로 모았다. 마을에 자동차를 가진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읍내에 나갈 때도 주민들에게 필요한 생필품을 조사해 한번에 사오곤 했다. 경조사를 주도해 치르고 공동 청소도 이끌고 있다. 사소한 싸움은 중간 입장에서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중재했다.마을주민들은 이 같은 전 이장을 '주민들에게 가장 친한 벗이요, 어른이자 후배'라고 말한다. 장전마을 새마을지도자 송상진 씨는 "우리 이장님은 농촌마을의 대소사를 책임지고 일하는 황소처럼 우직한 일꾼"이라며 "마을주민의 신망이 아주 두텁다"고 했다.행정의 말초신경 역할도 전 이장의 몫이다. 정부의 농업·농촌 정책을 현장에 구체 적으로 알리는 농업인-정부의 가교가 되어주기도 하고, 농민들의 어려움을 행정에 알리고 지원을 이끌어내기도 한다.그는 "지난 1986년 주민들의 숙원사업이었던 49번 지방도가 뚫렸을 때 가장 기뻤다"며 "이 도로가 뚫리기 전에는 9km 정도의 산길을 2~3시간 걸어야 읍내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는 정류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지난 2000년에는 해마다 7~8건의 사고가 발생하는 성산교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행정기관에 개선을 요구했다. 이후 10년 동안 줄기차게 건의하고 설득한 결과 100억원을 들여 교량을 새로 놓고 노선을 음지에서 양지로 바꾸는 사업이 지난 2011년 시작됐다. 그는 "내송에서 고개로 넘어오는 도로가 있는데, 급커브가 몇 군데 있어서 교통사고 위험이 높다."며 "도로 선형개선 작업을 건의해서 도로답게 만들어 보는 것도 요즘 희망사항"이라고 말했다. 전 이장은 1980년대에 아내를 위암으로 먼저 보내고, 2남2녀의 자녀들도 모두 출가해 지금은 고향집에 홀로 남아 생활한다. 그런 이장을 이웃주민들은 살뜰히 챙겨준다. 전 이장은 "가족보다 두터운 정으로 맺어진 이웃들과 고향땅에 정 붙이고 고향바람 맞으며 사는 게 가장 큰 행복이다"고 말했다.

  • 사람들
  • 이재문
  • 2012.05.1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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